- 「하남우향」새 터 열고 4반세기.
안동에서 상주에 정착 하고자 새 터를 연 곳이 있으니 중동면 오상2리 대비마을이다. 낙동강 상주보 뒤편의 비봉산 자락 구무질산을 뒤로 하고 남향을 한 전형적인 조용한 농촌마을이다. 이 마을 입구 중앙에 『하남우향(河南寓鄕)』의 애절한 비(碑)가 서 있는데, 비(碑)의 오른쪽은 기존의 마을이고, 왼쪽은 이주한 마을이다. 1984.12에 착공하여 1990.12에 완공한 안동의 임하댐 건설로 인하여 정든 고향을 물속에 묻고 1990년도에 34 가구가 이주하여 정착한 곳이지요. 향수를 씻기 어려워 숱한 마음고생을 한지도 어언 4반세기가 지나가네요. 고향의 그리움을 달래고 잊지 않으려고 1990.5에 이 비를 세웠는데(중동면 대비1길 2) 그 내용을 소개하면
- 河南寓鄕 - "흘러 흐르거라 비봉(飛鳳)을 감아 돌아라, 하남(河南) 구곡상류(九曲上流) 반천년(半千年) 열두동네 이끼 묻은 주춧돌 벌레 먹은 서까래 갈앉은 임하다목적(臨河多目的) 댐을 뒤 돌아 보던 날, 약산(藥山) 아기산(鵝岐山) 뼈마디가 들석거리고 소쩡도 부엉도 차마 설워 목을 태웠지, 안동(安東)땅 동쪽 반변(半邊) 구곡상류(九曲上流) 하남(河南) 악사(岳沙) 도연(陶淵) 국란(菊蘭) 화곡(花谷) 지풍(芝풍) 후평(後坪) 천곡(川曲) 지동(枝洞)아, 세세년년(歲歲年年) 글 읽으며 밭갈던 가향(家鄕),
낯설고 물설은 땅 상주(尙州) 중동(中東) 오상리(梧上里) 꿈에선 아기산(鵝岐山) 솔소리 깨면 낙연(落淵) 물소리 저산마루 뜬 구름 신산(辛酸)을 삭이고 삼키면서 비봉산하(飛鳳山下) 낙강(洛江) 물머리 대비(大飛)마을 여기에 보아라, 육성우향(六姓寓鄕) 서른넷집 새 터 열고서 웅비(雄飛)할 기상으로 나래 접고 앉아라 흘러라 흘러 흐르거라 비봉(飛鳳)을 감아 돌아라 하남(河南) 구곡상류(九曲上流) 산자락이여 물구비여. 1990.5 文學博士 金鱗九 글, 金時雄 씀."
25년 전 이곳에 정착할 때는 낙동강 제방축조로 인하여 하천부지가 경작지가 된 토지를 한 세대 당 3,000평씩을 불하 받고 이주하여 정착하게 된 것이다. 생활풍속과 관습, 살아온 환경 등이 달라 초기에 정 붙이고 정착 하느라 누구보다도 마음고생도 많았을 것이다. 가뭄이 심하여 임하댐이 바닥을 드러내면 내가 살던 고향을 보러 간다고 모두 달려가기도 했던 주민들이다. 어릴 때의 추억과 조상의 숨결이 느껴지고 내가 태어나 자란 곳, 정든 고향을 꿈에서라도 잊을 수가 있을까 마는 그래도 자기네들의 고향과 여러 가지로 닮은 점이 많아 이곳을 새 터로 삼았다고 하니 이웃한 주민들이 늘 이해로서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이곳보다도 먼저 안동댐 건설로 구미시 해평면 일선리에 정착한 주민은 마을 앞에 "수류우향(水柳寓鄕)"이라 세워 놓고 향수를 달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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