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적어(目的語)에 대하여
목적어는 다 알 듯이 문장에서 주체(주어)의 행위(동사)의 목적이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누가(무엇이) 누구(무엇)를 어떻게 하다.’에서 ‘누구를’에 해당하는 것이 대략 목적어가 된다.
▶ ‘(주어)+ 서술어+ 목적어’ 구조
우리가 다 알다시피, 한문은 서술어가 목적어보다 먼저 오는 서술어+목적어(술목) 구조로 [목적어+서술어]인 우리말 어순과 다르다.
a) 讀 書. -책을 읽다.
a-1) 速讀 良書. -좋은 책을 빨리 읽다.(읽어라)
a-2) 勿讀 不欲讀之書. -읽고 싶지 않은 책은 읽지 마라.
a-3) 常讀 人所不讀書, 不讀 人所讀書. -늘상 남들이 읽지 않은 책을 읽고, 남들이 읽은 책은 읽지 않는다.
예문이 적잖이 작위적이지만, 위는 아주 간단한 술목 구조부터 다소 복잡한 술목 구조를 예시한 것이다.
▶ 목적어인지 아닌지 모호한 경우
한문은 우리말이나 영어처럼 목적어가 분명하지 않다. 왜냐하면 한문에서 한 단어가 여러 품사나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구문이 서로 얽히다 보면 구문상의 모호함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아래를 보라.
a. 信賞必罰. -상을 어김없이 주고 벌을 반드시 시행한다.
a-1. 信賞必罰. -어김없이 상을 주고, 반드시 벌을 시행한다.
b. 博學多識. -널리 배우고 많이 안다.
b-1. 博學多識. -배움이 넓고 앎이 많다.
b-2. 博學多識. -배우기를 널리 하고 알기를 많게 한다.
위에서 a처럼 賞을 ‘상’으로 해석하면, 賞은 목적어가 되어 信賞必罰은 ‘술+목, 술+목’ 구조처럼 보인다. 그러나 a-1처럼 賞을 ‘상을 주다’로 해석하면, 信賞必罰은 전혀 다른 문장 구조가 된다. 그러나 a나 a-1 문장은 문장 구조를 달리하여 해석해도 의미에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b와 b-2의 해석의 결과는 다소 의미의 차이가 있다.
이처럼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한 구문에서 어떤 단어가 목적어로 쓰였는지 구분하기가 혼란스러워, 문법적인 분석으로 의미를 파악함에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목적어의 도치(倒置)
한문에서 목적어가 평소 어순인 [주어+서술어+목적어] 구조와는 다르게, 위치가 바뀌어 쓰이는 경우(도치)가 생기기도 한다. 목적어에는 밑줄을 침.
a) 君子義之求也, 凡夫利之貪也. (군자는 의를 구하고 보통 사람은 이익을 탐한다.)
a-1) 君子求義也, 凡夫貪利也. ( 위와 같음.)
a문장은 평소 어순 형태인 a-1문장을 의미를 강조하기 위함인지 잘 모르겠으나, 하여간 a-1문장을 도치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목적어가 우리말 어순과 비슷하게 서술어 앞에 위치하여 쓰이기도 한다. 이때 목적어 뒤에 之자를 붙는 경우가 많은데, 之자가 붙지 않을 때도 있다.
a) 美女男好之也. (미녀는 남자가 좋아한다.)
a-1) 男好美女也. (남자는 미녀를 좋아한다.)
b) 爲善者天報之以福. (선을 행한 자는 하늘이 복으로 보답한다.)
a 문장은 본래 목적어로 쓰일 수 있는 美女를 문장 맨 앞으로 빼서 위치시켜 마치 주어처럼 쓰이는데, 이것은 우리말에도 흔히 있다. 이렇게 목적어를 문장 가장 앞에 놓을 때에, 그 문장 안에서 이것을 다시 받는 之자가 aㆍb 예문처럼 자주 쓰인다. 이것은 문장 앞에 있는 단어가 본래 之자 자리에 있었음을 알려 주는 듯하다.
▶ 기타 목적어가 들어가는 구조
a) 兄授弟黃金矣. (형은 동생에게 황금을 주었다.)
a-1) 兄授黃金於弟矣. (형은 황금을 동생에게 주었다.)
a-2) 兄以黃金授弟矣. (형은 황금을 동생에게 주었다.)
위의 a문장은 마치 목적어를 두개를 취하는 영어의 4형식 문형인 [주+술+목+목] 구조와 비슷해 보인다. 그리고 a문장은 a-1, a-2 문장으로 바꾸어 표현이 가능하다.
a) 兄投黃金於江矣. (형은 황금을 강에 던졌다.)
a-1) 兄投於江黃金矣. (형은 강에 황금을 던졌다.)
a) 문장은 한문 교과서에는 이른바 ‘주어+서술어+목적어+보어’ 구조로 나오는 형태이다. 이런 형태에서 우리말이나 영어에서는 보어는 부사어로 본다. 우리나라 사람이 지은 한문에는 a-1문장처럼 보어(?)인 於江을 목적어 앞으로 위치하여 쓰이는 경우가 많다.
a) 人謂興夫無能者也. (사람들은 흥부를 무능력자라고 한다.)
a-1) 人興夫之謂無能者也. ( = )
위의 a 문장은 영어의 이른바 5형식 문형 '주어+서술어+목적어+목적보어'와 비슷해 보인다. 그리고 a-1처럼 도치되어 우리말 어순과 비슷한 형태로 많이 쓰이기도 한다. 아마도 이것은 a 문장은 명사가 두개 연속 나열되어 구조적으로 복잡해 보여 의미 파악에 혼란을 줄 수 있어 두 명사를 따로 띄워 놓은 듯하다.
▶ 갖은 목적어 쓰임의 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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