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왕능)

[스크랩] 왕릉 여행 [03] 정자각

장안봉(微山) 2012. 12. 26. 18:00

왕릉 여행(3) - 정자각                                                                               written by 한국의 능원묘

▲ 서오릉의 익릉 정자각(정면 좌우에 한 칸씩 더 튀어 나온 것이 익랑입니다.)

어도를 따라서 곧장 걸어 들어가면(30 ~50 여 미터 정도) 정자각을 만나게 됩니다. 능의 중심 건물인 정자각(丁字閣)은 형태가 '장정 정(丁)'자의 모양을 하고 있어서 정자각이라고 하며, 전체적으로 붉은 색을 띄고, 단청이 되어 있습니다. 정자각은 대부분의 정면 3칸에 측면 2칸 그리고 벽이 없이 기둥만 있는 앞 부분은 정면 1칸에 측면 2칸으로 되어 있습니다.

 

조선조 왕릉 정자각의 지붕 형태는 위의 사진과 같이 모두 맞배지붕입니다. 그러나 동구릉에 있는 숭릉(조선 제18대 현종) 한 곳만 팔작지붕입니다. 왕릉이나 조상을 모신 사당같은 곳은 엄숙하고 단아한 느낌을 주는 맞배지붕으로, 부처님을 모시는 대웅전이나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은 화려하면서도 장엄한 팔작지붕으로 짓습니다.

 

정자각은 능에서 제례를 지낼때 정자각 내부에 제례 음식을 차리고 모든 의식을 진행하는 곳으로, 일반 묘의 상석(床石)과 같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곳입니다. 정자각의 내부에는 전돌 바닥 위에 화문석을 깔고 그 위에 신위를 모시는 신어평상(神御平床) 1좌, 제상(祭床) 2좌, 향상(香床) 1좌, 촉대상(燭臺床) 2좌, 축상(祝床) 1좌, 준소상(遵所床) 1좌를 둔다고 합니다.

정자각의 크기는...

▲ 익랑이 있는 정자각

▲ 앞 부분만 3칸인 정자각

▲ 숭릉의 정자각(팔작지붕)

정자각의 크기가 모두 같은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맨 윗 사진의 익릉과 의릉 그리고 팔작지붕(위 우측 사진)인 숭릉의 정자각은 본채의 정면 3칸의 좌우로 한 칸씩이 더 있습니다. 

 

좌우로 한 칸씩 더 있는 것(위 좌측 사진)을 날개 익자를 써서 익랑(翼廊)이라고 합니다. 익랑이 있는 곳은 당연히 앞 부분도 2칸이 아닌 3칸으로 다른 곳에 비해서 정자각이 큽니다. 익랑이 없으면서 앞 부분이 3칸 인 곳(위 중앙 사진)도 몇 곳 있습니다. 조선 후기로 들면서 정자각의 크기가 커지더군요.

신계, 동계, 서계란...

▲ 정자각 단청

▲ 신계와 동계

▲ 서계

이미, 보셨던 참도는 정자각의 오른쪽(동쪽)으로 이어져서 신도는 왼쪽 계단으로, 어도는 오른쪽 계단으로 따로 오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신도에서 연결되어 오르는 왼쪽 계단을 신계(神階)라고 하며, 어도에서 연결되어 왕이 오르는 오른쪽 계단은 동계(東階)라고 합니다.

 

정자각 왼쪽(서쪽)으로는 내려가는 계단이 하나 뿐인데, 이는 제례가 끝나면 임금만 내려 갈 수 있는 계단으로 서계(西階)라고 합니다. 신(영혼)은 들어가는 길만 있지 나가는 길은 없다고 합니다. 서계는 제관이 예감으로 내려갈 때도 사용하며, 사당이나 사묘에서도 동입서출(東入西出)의 법도를 따릅니다.

▲ 명릉 신계 3태극(일반적인 신계)

▲ 동구릉의 건원릉 신계(2태극)

▲ 선정릉의 정릉(태극 문양이 아님)

신계의 소맷돌(돌계단의 난간이란 순 우리말입니다)의 양 옆에는 구름((雲文)과 태극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소맷돌 맨 아래의 고석에 새겨진 태극 문양은 대부분 3태극입니다. 그러나 동구릉에 있는 태조의 건원릉은 2태극이며, 융건릉의 건릉은 4태극입니다. 태극이 아닌 다른 문양이 새겨진 곳도 일부(선정릉의 정릉) 있습니다.

 

신계의 소맷돌 문양은 대부분 풍화로 인하여 잘 보이지 않는 곳이 많으며, 헌인릉의 헌릉 신계는 모양이 이상한 것을 보면 일부 땅속에 묻혀 있는 것 같습니다. 여주의 영릉과 녕릉은 동계가 신계 양 옆으로 있더군요.

▲ 헌인릉의 헌릉 신계

▲ 융건릉의 건릉 신계(4태극)

▲ 여주 영릉의 신계와 동계 2개

황제의 능으로 조성된 홍유릉의 유릉은 능제가 달라서 그런지 침전 정면에서 침전으로 바로 올라가는 신계와 동계가 신계 양옆으로 있고, 동쪽에도 신계와 동계가, 서쪽에는 서계만 있는 것이 아니고 신계도 있습니다.

▲ 홍유릉의 유릉 침전 및 중앙의 신계 및 계단

▲ 홍유릉의 유릉 서계(신계도 있음)

정자각이 다른 곳도...

홍유릉(조선 제26대 고종, 27대 순종)만은 새로운 능 제도에 따라서 정자각 대신에 일자로된 침전(寢殿)을 세웠습니다. 이는 고종, 순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승하(昇遐)했기 때문에 명나라 황제의 능을 본 떠서 조성했다고 하며, 조선조 왕릉의 정자각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 일반적인 왕릉의 정자각

▲ 홍유릉의 유릉 전경

▲ 홍유릉의 유릉 침전

출처 : 한국의 능원묘
글쓴이 : 광나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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