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스크랩] 小學 稽古第四

장안봉(微山) 2013. 4. 13. 09:42

.

 

小學

 

稽古第四

 

稽古 옛일을 상고(詳考)(고찰(考察))함

稽 상고할 계 ㉠상고하다(詳考--), 조사하다(調査--) ㉡헤아리다 ㉢논의하다(論議--), 상의하다(相議ㆍ商議--) ㉣묻다, 점을 치다 ㉤셈하다, 세다 ㉥견주다 ㉦맞다, 서로 같다 ㉧머무르다, 멈추다

 

 

稽古,000

孟子道性善, 言必稱堯舜. 其言曰, 舜爲法於天下, 可傳於後世, 我猶未免爲鄕人也. 是則可憂也. 憂之如何, 如舜而已矣. 摭往行實前言, 述此篇, 使讀者, 有所興起.

 

맹자는 성선(性善)을 말했는데 말 할때마다 반드시 요. 순.(堯.,舜)을 예로 들었다. 그가 말하기를 " 순 임금은 천하에 법이 되어 후세에 이름을 전할 수 있었는데 나는 아직도 범인(凡人)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근심할 만한 것이다. 근심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순 임금과 같게 할 따름이다 ." 하였다. 이에 옛 어진 이들의 행실을 수록하여 이 편을 지어서 앞에 나온 말들을 실증하는 동시에 읽는 자로 하여금 감동하여 분발함이 있게 하고자 한다.

 

爲法於天下 : 그 행실이 세상사람의 본이 된다는 것

*<중용>에 "하늘이 명(命)한 것을 성(性), 성에 좇는 것을 도(道), 도를 닦는 것을 교(敎)라고 한다.(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는 말이 있는 데, 이미 입교편에서 설명한 바 있고, <중용>은 맹자 이전의 사람인 공자의 손자 자사(子思)가 지었으니, 성선설(性善說)은 맹자가 체계화했을 뿐 그 전에 벌써 유가(儒家)의 근본 이념으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맹자의 말을 인용하여 사람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또 옛사람의 어여쁜 행실을 수록(蒐錄)하여 이편을 만들어 사람들이 읽고 느껴 분발함이 있기를 바라는 의도를 설명했다.

 

 

稽古,001

太任, 文王之母. 摯任氏之中女也. 王季娶以爲妃. 太任之性, 端一誠莊, 惟德之行.

及其娠文王, 目不視惡色, 耳不聽淫聲, 口不出敖言. 生文王而明聖, 太任敎之以一而識百.

卒爲周宗. 君子謂太任爲能胎敎.

 

태임(太任)은 문왕의 어머니다. 지(摯)나라 임(任)씨의 둘째 딸이었는데, 왕계(王季)가 장가들어 비(妃)를 삼았다. 태임의 성품은 단정하고 할결같으며 정성스럽고 장중(莊重)하여 오직 덕(德)을 행했다.

문왕을 임신해서는 눈으로 사악(邪惡)한 빛을 보지 않고,귀로 음란한 소리를 듣지 않고, 입에서는 오만한 말을 내지 않았다. 문왕을 낳으매 총명하고 사물의 이치에 통달하여 태임이 하나를 가르치면 백을 알았다.

마침내 주(周)나라의 으뜸 임금이 되었다. 군자가 말하기를 "태임이 능히 태교(胎敎)를 했다." 하였다.

-열녀전(烈女傳)-

 

*太任 :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는 경칭(敬稱), 고대 중국에서는 부인의 경칭은 위에 붙이고 성은 밑에 붙였음.

*王季 : 이름은 계력(季歷). 문왕의 아버지. 문왕의 아들 무왕(武王)이 은(殷)을 멸하여 중국을 통일한뒤 왕계(王季)로 추존(追尊)되었음.

*周宗 : 덕이 있고 공로가커서 신주(神主)를 영원히 종묘(宗廟)에서 옮기지 않는 이를 종이라 했다.

 

 

稽古,002

孟軻之母, 其舍近墓. 孟子之少也, 嬉戱爲墓間之事, 踊躍築埋,

孟母曰, 此非所以居子也. 乃去舍市. 其嬉戱爲賈衒,

孟母曰, 此非所以居子也. 乃徙舍學宮之旁. 其嬉戱乃設俎豆, 揖讓進退,

孟母曰, 此眞可以居子矣. 遂居之.

孟子幼時, 問東家殺猪何爲. 母曰, 欲啖汝.

旣而悔曰, 吾聞古有胎敎. 今適有知而欺之, 是敎之不信. 乃買猪肉, 以食之.

旣長就學, 遂成大儒.

 

맹가(孟軻) 어머니의 그 집은 무덤에 가까웠다. 맹자가 어렸을 때 놀이하는 것이 뫼 쓰는 일을 흉내내어 뛰며, 쌓으며, 묻으며 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말 하기를 "여기는 아들을 살게 할 곳이 못된다."하고 그곳을 떠나서 시장에 집을 정했다. 이번에는 장사꾼 물건파는 놀이를 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말하기를 " 여기도 아들을 살게 할 곳이 못 된다." 하고 다시 학궁(學宮) 곁으로 집을 옮겼다. 비로소 제기(祭器)를 벌려 놓고 읍(揖)하고 사양하며, 나아가고 물러가는 놀이를 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말하기를 " 여기는 참으로 아들을 살게 할 만하다." 하고 드디어 그곳에서 살았다.

맹자가 어릴 때 묻기를 " 동쪽 집에서 돼지를 잡는 것은 무었하려는 것입니까?" 하니, 어머니가 농으로 말하기를 "너를 먹이려는 것이다." 했다.

그러나 곧 뉘우치고 말하기를 "나는 태교(胎敎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이제 바야흐로 지각(知覺)이 나려고 하는데 이를 속인다면 이것을 불신(不信)을 가르치는 것이다." 하고 곧 돼지고기를 사서 먹였다.

장성(長成)하자 취학(就學)하면서 마침내 큰 선비가 되었다. -열녀전(烈女傳)-

 

*孟軻 맹가 : 가는 맹자의 이름,

*踊躍築埋용약축매 : 뛰면서 애통해하고 시체를 파묻고 무덤을 쌓는 것.

*俎豆조두 : 조는 고기를 올려 놓는 제기. 두는 나무로 만든 제기.

 

이 글이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하여 후세 사람들이 입에서 회자(會炙)되어 왔으며, 아들의 물음에 장난삼아 대답한 것을 뉘우쳐 그 말을 실천에 옮긴 그 교육적인 깊은 사려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만하다.

 

 

稽古,003

孔子嘗獨立, 鯉趨而過庭. 曰, 學詩乎. 對曰, 未也. 不學詩無以言. 鯉退而學詩.

他日又獨立, 鯉趨而過庭. 曰, 學禮乎. 對曰, 未也. 不學禮無以立. 鯉退而學禮.

 

공자가 일찍이 혼자 서 있을 때 이가 빨리 걸어 뜰을 지나 갔다. 공자가 말하기를 " 시(詩)를 배웠느냐?" 하니, 대답하기를 " 아직 배우지 않았읍니다." 하였다. "시를 배우지 않으면 능히 말을 하지 못한다." 하니 이가 물러나와 시를 배웠다.

다른 날 또 혼자 서 있는데 이가 빨리 걸어 뜰을 지나갔다. 공자가 말하기를 " 예(禮)를 배웠느냐?" 하니 대답하기를 " 아직 배우지 않았읍니다." 하였다. "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세상에 서지 못한다." 하니 이가 물러나와 예를 배웠다. -논어, 계씨(論語, 季氏)-

 

리(鯉)는 공자의 아들로 이름은 백어(佰魚)이며 리(鯉)는 그의 자이다.

 

 

稽古,004

孔子謂伯魚曰, 女爲周南召南矣乎.

人而不爲周南召南, 其猶正墻面而立與也.

右, 立敎.

 

공자가 백어(伯魚)에게 말하기를 " 너는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배웠느냐?

사람이 되어 주남과 소남을 배우지 않으면 그것은 바로 담을 바라보고 선것과 같다." 하였다. -論語, 陽貨-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은 시경의 첫머리에 나오는 내용으로 이남(二南)이라고도 한다. 모두 25편의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대부분 부부간의 도를 노래한 것이다. 부부는 시작이므로 천하 국가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우선 부부의 도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稽古,005

虞舜父頑母嚚, 象傲, 克諧以孝, 烝烝乂, 不格姦.

 

우순(虞舜)의 아버지는 완악(頑惡)하고, 어머니는 사나웠으며, 아우 상(象)은 오만(傲慢)했지만 능히 효도로써 조절하고 유화하게 만드니, 점차로 바로잡아서 간악(姦惡)한 데 이르지 않게 했다.

-서경, 요전(書經, 堯典)-

 

*虞舜: 순(舜)이 우(虞)나라 사람임. *象 :순의 이복(異腹) 아우.

*諧: 다 해. 나쁜 성격을 조절하여 유화하게 만드는 것.

*烝烝乂: 증은 앞으로 나아가는것. 예는 다스리는 것이니 점진적으로 바로잡아 나가는 것.

 

이 글은 순이 효도로써 부모와 아우를 감화시킨 일화로서 순의 어머니가 일찍죽어 아버지 고수가 계모를 얻었는데 성품이 포악했고 계모의 몸에서 난 아우 象은 오만했다. 아버지와 계모,상등은 힘을 합하여 순을 죽이려고 했으나 순은 더욱 효성으로 부모를 섬겨서 마침내 아버지 고수를 인자하게 변했다는 이야기다.

 

 

稽古,006

萬章問曰, 舜往于田, 號泣于旻天. 何爲其號泣也. 孟子曰, 怨慕也. 我竭力耕田, 共爲子職而已矣. 父母之不我愛, 於我何哉.

帝使其子九男二女, 百官牛羊倉廩備, 以事舜於畎畝之中. 天下之士多就之者, 帝將胥天下而遷之焉. 爲不順於父母, 如窮人無所歸.

天下之士悅之, 人之所欲也, 而不足以解憂,

好色, 人之所欲, 妻帝之二女, 而不足以解憂,

富, 人之所欲, 富有天下, 而不足以解憂.

貴, 人之所欲, 貴爲天子, 而不足以解憂.

人悅之, 好色, 富貴, 無足以解憂者, 惟順於父母, 可以解憂.

人少則慕父母, 知好色則慕少艾, 有妻子則慕妻子, 仕則慕君, 不得於君則熱中.

大孝終身慕父母. 五十而慕者, 子於大舜見之矣.

 

만장(萬章)이 묻기를 "순이 밭에 가서 하늘을 부르짖어 울었다고 하는데 무엇 때문에 부르짖어 울었습니까? " 하니, 맹자가 말하기를 " 자신을 원망하고 부모를 사모한 것이다. '나는 힘을 다하여 농사지어서 삼가 자식의 직분을 다했을 뿐이다. 그런데 부모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심은 내게 무슨 잘못이 있는 것인가' 한 것이다." 하였다.

요 임금이 아홉 아들과 두 딸을 시켜 백관(百官)과 우양(牛羊)과 창름(倉廩)을 갖추어 농사짓는 들 가운데서 순을 섬기게 하니, 천하의 선비가 순에게로 돌아가는 이가 많았다. 요 임금이 천하를 순에게 옮겨 주려 했으나, 순은 부모에게 순종치 못했다 하여 마치 궁(窮)한 사람이 돌아갈 곳이 없는 것 같았다.

천하의 선비가 기뻐서 따르는 것은 사람이면 원하는 바이나, 그러므로써 풀지는 못했으며,

아름다운 여색(女色)은 사람이면 원하는 바이나, 요 임금의 두 딸을 아내로 삼았어도 그것으로 근심을 풀지 못했다.

부(富)는 사람이면 원하는 바이나, 부유함이 온 천하를 가져왔어도 그것으로 근심을 풀지 못했으며,

귀(貴)는 사람이 원하는 바이나, 존귀함이 천자가 되었어도 그것으로 근심을 풀지 못했다.

천하 사람이 따르는 것과 아름다운 여색과 부(富)와 귀(貴)가 모두 따랐지만 그것으로도 근심을 풀 수 없었고, 오직 부모에게 순종(順從)하는 것만이 근심을 풀 수 있었다.

사람이 어려서는 부모를 사모하고, 여색이 좋은줄 알면 젊고 어여쁜 여자를 사모하고, 처자가 있으면 처자를 사모하고, 벼슬하면 임금을 사모하며, 임금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면 열중하게 된다.

그러나 대효(大孝)는 몸이 마칠때 까지 부모를 사모하니, 나이 50세에 부모를 사모하는 것을 나는 대순(大舜)에게서 보았다. -맹자, 만장상(孟子, 萬章上)-

 

*萬章 : 맹자의 제자. *旻天 : 어진 하늘의 뜻.

*子職 : 자식의 직분. *怨慕 :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고 부모를 사모함.

*倉廩창름 :고간(庫間)  . *畎畝견무 : 견은 밭고랑. 무는 밭 이랑이니 농사짖는 들팔을 말함.

*胥 : 서로 서. 여기서는 거느림.

 

포악한 부모와 오만한 이복동생이 순을 미워하고 해치려 했으나, 순은 부모의 뜻을 기쁘게 해드리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할 뿐 부모를 사모했다. 이때 요 임금이 순의 덕을 사모하여 두딸을 순에게 시집보내고, 아홉 아들을 시켜 순의 농사를 돕고 섬기게하니, 천하 사람이 순에게 돌아가므로 순으로 하여금 천자가되게 하였다. 아름다운 여인과 권력과 부귀를 손안에 쥐었어도 순은 늙어서 까지 부모를 사랑하고 효도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는 전설적인 좋은 글이다.

 

 

稽古,007

楊子曰, 事父母, 自知不足者, 其舜乎. 不可得而久者, 事親之謂也. 孝子愛日.

 

양자가 말하기를 " 부모를 섬기는 데 스스로 부족함을 아는 사람은 순(舜)이다. 오래 할 수 없다는 것은 부모를 섬기는 일을 말한 것이니 효자는 날(日)을 사랑한다." 하였다. -법언, 지효(法言, 至孝)-

 

*양자(楊子)는 서한(西漢)사람으로 이름은 웅(雄), 자는 자운(子雲)이다.

 

옛글에 "부모의 나이를 알아야 하니, 한편으로는 기쁜 마음으로 알고,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으로 안다. (父母之年 不可不知 一則以喜 一則以懼)."> 는 말이 있는데, 부모가 오랜 수(壽)를 누리심은 기뻐할 일이지만 앞으로 섬길 날이 오래지 못함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글에는 오래 섬길 수 없음을 탄식하며, 날을 사랑한다는 말이 나왔다. 부모는 한번 가시면 그만이니 살아 계신 동안에 시간을 아껴 그 마음을 즐겁게 해드리고, 힘을 다하여 봉양해서 유감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論語 里仁21章

 

 

稽古,008

文王之爲世子, 朝於王季日三. 鷄初鳴而衣服. 至於寢門外, 問內竪之御者曰, 今日安否何如. 內竪曰, 安, 文王乃喜. 及日中又至, 亦如之. 及莫又至, 亦如之. 其有不安節, 則內竪以告文王, 文王色憂, 行不能正履.

王季復膳然後亦復初. 食上, 必在視寒暖之節, 食下, 問所膳, 命膳宰曰, 末有原, 應曰, 諾然後退.

 

문왕이 세자(世子)로 있을 때 하루에 세 번 왕계(王季)에게 문안 드렸다. 닭이 처음 울면 일어나서 옷 입고 침전(寢前)문 밖에 이르러 내수(內竪)의 시자(侍者)에게 묻기를 " 오늘 안부(安否)가 어떠신가?" 하면 내수가 발하기를 " 편안 하십니다." 하면 문왕이 기뻐 했다. 해가 한낮이 되면 또 가서 이와같이 하고, 날이 저물면, 또 가서 이와 같이 했다. 만일 그절도(節度)에 편안치 않음이 있어서 내수가 그것을 문왕에게 알리면 문왕은 얼굴빛이 근심에 잠기고, 길을 걸어도 발을 바로 디디지 못했다.

왕계가 평시대로 회복한 연후에야 또한 전의 모습으로 되 돌아왔다. 밥상을 올릴 때에는 반드시 차고 더운 정도를 살피고, 밥상이 물려 나오면 잡수신 분량을 물었다. 선재(膳宰)에게 명하기를 " 남은 것은 두 번 다시 올리지 마라," 하고 " 그렇게 하겠읍니다." 란 대답을 들은 뒤에야 물러 나왔다. -예기, 문왕세자(禮記, 文王世子)-

 

*內竪 : 궁중의 임금 측근에서 근무하는 신복. *莫은 없을 막. 나물 모, 여기는 暮(저물 모)

*불안절(不安節): 병이 있어서 기거와 음식이 평시의 절도에 맞지 않음.

*正履  리는 디딘다는 뜻이니 땅을 바로 디디지 못함. *復膳 : 선은 식사이니 식사를 평시대로 회복하는 것

*膳宰 : 궁중의 음식을 맡은 벼슬아치. *末有原 : 末은 勿로 봐야 하며, 原은 再와 통하니 거듭한다는 뜻이니 두번 다시 올리지 말라는 뜻임.

 

註 : 문왕은 주나라의 건국자이다. 성은 희(姬)이며, 이름은 창(昌)이다. 은나라 말기에 기산(岐山)에 있었는데, 주위의 제후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은나라 왕에게 일시 유리에 유폐되기도 하였지만, 풀려난 다음에 서쪽에서 세력을 확대하여 서백(西伯)이란 칭호를 얻어 주나라 건설의 토대를 닦았다.(윤호창의 소학)

 

 

稽古,009

文王有疾, 武王不說冠帶而養. 文王一飯, 亦一飯. 文王再飯, 亦再飯.

 

문왕이 병이 있으면 무왕이 관(冠)과 띠를 풀지 않고 봉양하더니, 문왕이 한 번 먹으면 무왕도 한 번 먹고, 문왕이 두 번 먹으면 무왕도 또한 두 번 먹었다. -예기, 문왕세자(禮記, 文王世子)-

*說 : 脫.

 

註 : 무왕(武王)은 주나라의 건국자이다. 문왕의 아들로, 성은 희(姬)이며 이름은 발(發)이다. 은나라의 폭군인 주왕(紂王)을 멸망시키고 주나라를 건국하였다.

 

 

稽古,010

孔子曰, 武王, 周公, 其達孝矣乎. 夫孝者,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者也. 踐其位, 行其禮, 奏其樂, 敬其所尊, 愛其所親, 事死如事生, 事亡如事存, 孝之至也.

 

공자가 말하기를 " 무왕과 주공(周公)은 온 천하 사람이 모두 칭찬하는 효자다. 대체로 효도라는 것은 선인(先人)의 뜻을 잘 계승하고, 선인의 일을 잘 수행하는 것이다. 선왕의 지위를 계승하여 그 예법을 그대로 준행(遵行)하며, 그 음악을 연주하며, 그 존경하던 이를 존경하며, 그 친애하던 이를 친애 하며, 죽은 이 섬기기를 산사람 섬김같이 하며, 없는 이 섬기기를 생존한 이 성김같이 하는 것이 지극한 효도인 것이다." 하였다. -중용(中庸)-

 

*周公 : 문왕의 아들이고 무왕의 아우이며 이름은 단(旦)이다. *繼志 : 선대에서 이루지 못한 뜻을 계승하여 이루어짐 *述事 : 이루어 놓은 사업을 발전시키는 것. *踐其位 : 선왕의 지위를 계승함.

 

註 : 주공(周公)은 주나라의 건국 공신이다. 문왕의 셋째 아들이며, 무왕의 동생으로 이름은 단(旦)이다. 무왕을 도와 은나라를 정복했으며, 무왕 사후에는 성왕의 섭정을 맡았다. 주나라의 제도를 정비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稽古,011

淮南子曰, 周公之事文王也, 行無專制, 事無由己, 身若不勝衣, 言若不出口. 有奏持於文王, 洞洞屬屬, 如將不勝, 如恐失之. 可謂能子矣.

 

회남자(淮南子) 말하기를 " 주공이 문왕을 섬길 때에는 행동을 전제(專制)하는 일이 없고, 일을 제 마음대로 하지 않았다. 몸가짐을 공손히 하여 옷도 이기지 못하는 것 같았으며, 말이 입에서 나오지 못하는것 같았다. 물건을 문왕에게 받들어 올릴 때에는 삼가고 조심하여 마치 그 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 같았고, 떨어뜨리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자식의 도리를 잘 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였다.-회남자, 법론(淮南子, 法論)-

 

*淮南子 : 漢나라 淮南王 劉安이 학자들에게 명하여 저술한 책. *身若不勝衣 : 몸을 이기지 못하는 것 같음. *洞洞屬屬 동동촉촉: 겁내고 조심하는 모습. 

 

 

稽古,012

孟子曰, 曾子養曾晳, 必有酒肉. 將徹, 必請所與. 問有餘, 必曰有.

曾晳死. 曾元養曾子, 必有酒肉. 將徹, 不請所與. 問有餘, 曰亡矣. 將以復進也.

此所謂養口體者也. 若曾子, 則可謂養志也. 事親, 若曾子者, 可也.

 

맹자가 말하기를 " 증자가 증석(曾晳)을 봉양할 때 반드시 술과 고기가 있었고, 상을 물릴때 반드시 줄 사람을 물었으며, 남은 것이 있느냐고 물으면 반드시 있다고 대답했다.

증석이 죽고 증원(曾元)이 증자를 봉양할 때에도 반드시 술과 고기가 있었으나, 상을 물릴 때 줄 사람을 묻지 않았으며, 남은 곳이 있느냐고 물으면 없다고 했으니 그것은 장차 다시 올리려는 것이다.

이것은 이른바 입과 몸만을 기르는 것이다. 증자와 같다면 뜻도 기른다고 말할 수 있다. 어버이 섬김은 증자와 같이 하는 것이 옳다." 하였다. -맹자, 이루하(孟子, 離婁上)-

 

*曾晳 : 증자의 아버지로 이름은 점(點), 자는 석(晳)이다.

*必請所與 : 남은 음식을 줄 사람을 묻는 것.

 

 

稽古,013

孔子曰, 孝哉, 閔子騫. 人不間於其父母昆弟之言.

 

공자가 말하기를 " 효자로다, 민자건이여, 사람들이 그 부모 형제가 그의 효도와 우애를 칭찬하는 말에 대하여 다른 말을 하지 못하는구나!" 하였다. -논어, 선진(論語, 先進)-

 

*閔子騫 :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손(損), 자건은 자(字)임.

*父母昆弟之言 : 곤제는 형제이니 민자건의 부모 형제가 민자건의 효도와 우애를 칭찬하는 말임.

 

註 : 민자건(閔子騫)은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손(損)이며, 자건은 그의 자다. 공자의 문하에서 덕있는 행동으로 이름을 떨쳤다. 민자건은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계모 밑에서 자랐다. 겨울에 계모는 자기가 낳은 두 아들은 솜 넣은 옷을 만들어 입히고, 민자건의 옷은 갈꽃(蘆花)을 넣어 만들어 입혔다. 어느 추운 날, 민자건이 수레를 몰고 가다 고삐를 놓치는 것을 보고 그제야 아버지는 자건의 손이 동상에 걸려 있고 겨울인데도 얇은 옷만 입고 있는 것을 알고 후처를 내쫓으려 했다, 그러자 민자건이 울면서 말하기를 "어머니가 계시면 한 아들이 춥고, 안 계시면 세 아들이 춥습니다." 하여 그 아버지의 뜻을 돌리게 하였다. 계모도 깊이 감동하고 생각을 고쳐서 착한 어머니가 되었다하여 민자건의 지극한 효도와 우애를 높이 회자하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稽古,014

老萊子孝奉二親. 行年七十, 作嬰兒戱, 身著五色斑斕之衣. 嘗取水上堂, 詐跌仆臥地, 爲小兒啼. 弄雛於親側, 欲親之喜.

 

노래자(老萊子)가 두 어버이를 효성으로 섬겼다. 나이 70세에 어린애처럼 재롱을 부리며 채색이 영롱한 옷을 입었다. 일찍이 물을 들고 마루에 오르다가 짐짓 넘어져 땅에 누워서 어린애 울음소리를 냈으며, 어버이 곁에서 병아리를 희롱했다. 이것은 모두 두 어버이를 기쁘게 하려는 것이었다.-고사전(高士傳)-

 

*老萊子 : 초나라 사람으로 도가(道家)에 속한 사람.

*身著五色斑斕신착오색반란 : 著착은 옷을 입는 것이니 오색무늬 옷을 입음. 斕 아롱질 란. 문채날 란.

*跌仆질부 : 넘어지는 것. *弄雛농추 : 어린 새를 희롱하는것.

 

註 : 노래자(老萊子)는 춘추시대 초(楚)나라의 학자. 공자와 같은 시기의 사람이다. 난세(亂世)를 피하여 몽산(蒙山) 기슭에서 농사를 지었다. 초왕이 그가 현재(賢才)임을 듣고 불렀으나 응하지 않고, 강남(江南)에 머물렀다. 그가 거처하는 곳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부락을 이루기를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서(書) 15편을 저술하였는데, 일설에는 그가 노자(老子)라는 말도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 중국의 24명의 효행자(孝行者)중의 한 사람이다.

 

중국 원(元)나라 곽거경(郭居敬)이 선정한 스물네 명의 효행자에는 우순(虞舜) · 한문제(漢文帝) · 증삼(曾參) · 민손(閔損) · 중유(仲由 )· 동영(董永) · 염자(剡子) · 강혁(江革) · 육적(陸績) · 당부인(唐夫人) · 오맹(吳猛) · 왕상(王祥) · 곽거(郭巨) · 양향(楊香) · 주수창(朱壽昌) · 유검루(庾黔婁) · 노래자(老萊子) · 채순(蔡順) · 황향(黃香) · 강시(姜詩) · 왕포(王褒) · 정난(丁蘭 · 맹종(孟宗) · 황정견(黃庭堅) 등이다. 중유와 강혁 대신 장효(張孝)와 전진(田眞)이 들어 있으며, 24명의 순서가 바뀐 24孝도 있다.

 

 

稽古,015

樂正子春下堂而傷其足, 數月不出, 猶有憂色. 門弟子曰, 夫子之足瘳矣. 數月不出, 猶有憂色何也. 樂正子春曰, 善如, 爾之問也. 善如, 爾之問也.

吾聞諸曾子, 曾子聞諸夫子. 曰, 天之所生, 地之所養, 惟人爲大. 父母全而生之. 子全而歸之, 可謂孝矣. 不虧其體, 不辱其身, 可謂全矣.

故君子頃步而不敢忘孝也. 今予忘孝之道. 予是以有憂色也. 一擧足而不敢忘父母. 是故道而不徑, 舟而不游, 不敢以先父母之遺體, 行殆, 一出言而不敢忘父母.

是故惡言不出於口, 忿言不反於身. 不辱其身, 不羞其親, 可謂孝矣.

 

악정자춘(樂正子春)이 마루를 내리다가 그 발을 다치고 몇 달동안 문 밖에 나가지 않았으며 오히려 근심하는 빛이 있었다. 제자가 묻기를 " 선생님의 발이 이미 나았는데도 몇 달 동안 문 밖에 나가지 않으시고 오히려 근심하는 빛이 있음은 어찌된 것입니가?" 하였다. 악정자춘이 말하기를 " 좋도다. 그대의 물음이여! 좋도다 그대의 물음이여!

나는 증자에게서 듣고, 증자는 공자에게서 들은 것인데 말하기를' 하늘이 낳고 땅이 길러주는 만물중에서 오직 사람이 귀중하다. 부모가 몸을 온전히 하여 낳아주셨으니 자식도 몸을 온전히 하여 돌아가야만 효도라고 말 할 수 있다. 그 형체를 손상하지 않고, 그 몸을 욕되게 하지 않아야만 온전히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였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 걸음이라도 감히 효도를 잊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 나는 효도하는 도리를 잊었으니 내가 이것 때문에 근심하는 빛이 있는 것이다. 발을 한 번 들어 옮길 때에는 부모의 몸인 것을 잊지 못한다. 이런 까닭에 큰 길로 가고 지름길을 가지 않으며, 배로 건너고 혜엄치지 않아서 감히 부모가 주신 몸을 가지고 위태로운 일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입에서 말을 할 때에는 감히 부모를 잊지 못한다.

이런 까닭에 나쁜 말이 입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며, 분노의 말이 몸에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 몸을 욕되게 하지 않으며, 그 부모를 부끄럽게 만들지 않는다면 효도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였다.-예기, 제의(禮記, 祭義)-

 

*瘳 나을 추  *頃步 규보 : 반걸음 .발 한번 들면 규. 두번 드는 것을 보라함. [부] 잠시 잠깐. 

註 : 악정자춘(樂正子春)은 춘추시대 노나라 사람이다. 증자의 제자로 성은 악정(樂正)이고 이름은 자춘(子春)이다.

 

 

稽古,016

伯兪有過, 其母笞之, 泣. 其母曰, 他日笞子, 未嘗泣, 今泣何也. 對曰, 兪得罪笞常痛. 今母之力不能使痛. 是以泣. 故曰, 父母怒之, 不作於意. 不見於色, 深受其罪, 使可哀憐上也. 父母怒之, 不作於意. 不見於色, 其次也. 父母怒之, 作於意. 見於色下也.

 

백유(伯兪)가 잘못이 있어서 그 어머니가 종아리를 치니 유가 울었다. 그 어머니가 말하기를 " 다른 날은 종아리를 처도 울지 않더니 이제 우는 것은 무슨 까닭이냐?" 하니, 대답하기를 "유가 죄(罪)를 얻어 종아리 치시면 늘 아프더니, 이제 어머니의 힘이 약해 아프게 하지 못하시니 이런 까닭에 우는 것입니다." 하였다. 그러므로 부모가 성내시거든 마음에 반발하지 않고 얼굴빛에 나타내지않으며, 깊이 그 죄를 받아서 부모로 하여금 애처럽게 여기시도록 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로써 최상(最上)이다. 부모가 성내시거든 마음에 반발하지 않고 얼굴빛에 나타내지 않는 것이 그 다음이며, 부모가 성내시거든 마음에 반발하고 얼굴빛에 나타내는 것이 최하(最下)이다. -설원, 건본(說苑, 建本)-

 

*不作於意 : 마음에 반발을 일으키지 않는 것. *不見於色 : 원망하는 빛을 얼굴에 나타내지 않은 것.

*深受其罪 : 깊이 뉘우치는 마음으로 죄를 받음.

 

註1 : 백유(伯兪)는 한나라 사람으로 성은 한(韓). 이름은 유(兪)이고 伯은 맏아들의 뜻임.

註2 : 유향(劉向)은 중국 전한(前漢) 시대의 학자(?B.C.77~B.C.6). 본명은 갱생(更生)·자는 자정(子政). 〈춘추곡량전 春秋穀梁傳〉을 연구하기도 했으며, 간대부(諫大夫)·종정(宗正) 등을 지냈다. 한(漢)나라 원제(元帝) 때 음양재이설(陰陽災異說)을 가지고 정치적인 상황의 득실을 추론했으며, 외척과 환관의 전횡을 탄핵하다가 2차례의 옥고를 치렀다. 성제(成帝)가 즉위한 후 다시 등용되어 이름을 향(向)이라 바꾸었다. 여러 서적을 교열하여 〈별록 別錄〉 20권을 완성했다. 작품으로는 〈구탄 九嘆〉 등의 사(辭)·부(賦) 33편이 있으나 대부분 유실되었다. 또한 〈오경통의 五經通義〉가 있으나 유실되었으며 청나라 마국한(馬國翰)의 〈옥함산방집일서 玉函山房輯佚書〉 속에 1권이 집록되어 있다. 이외에도 명대(明代) 사람이 그의 작품을 모아놓은 〈유중루집 劉中壘集〉이 있다. 유향의 저서 가운데 현존하는 것으로는 〈홍범오행전 洪範五行傳〉·〈신서 新序〉·〈설원 說苑〉·〈열녀전 列女傳〉 등이 있다.

위 내용은 유향의 설원(說苑)의 건본(建本)에 나오는 내용으로 앞부분은 다른 책에서 인용을 하고 뒷부분은 자신이 논평을 했다.

 

 

 

稽古,017

公明宣學於曾子, 三年不讀書. 曾子曰, 宣而居參之門三年, 不學何也.

公明宣曰, 安敢不學. 宣見夫子居庭. 親在, 叱咤之聲未嘗之於犬馬, 宣說之, 學而未能, 宣見夫子之應賓客. 恭儉而不懈惰, 宣說之, 學而未能, 宣見夫子之居朝廷. 嚴臨下而不毁傷, 宣說之, 學而未能. 宣說此三者, 學而未能. 宣安敢不學而居夫子之門乎.

 

공명선(公明宣)이 증자의 문하(門下)에 있은지 3년이 되도록 글을 읽지 않으니 증자가 말하기를 " 선아 네가 삼(參)의 문하에 있은지 3년이 되었지만 배우지 않음은 무슨 까닭이냐?" 하였다.

공명선이 대답하기를 " 어찌 감히 배우지 않겠습니까, 선이 선생님께서 가정에 계실 때 보니 어버이가 계시면 일찍이 개나 말에게도 성내어 꾸짖지 않으셨습니다. 선이 기뻐하여 배우고 있으나 아직도 잘 되지 않습니다. 선이 선생님께서 손님 접대하시는 것을 보니, 공손하고 검소하며 게을리 하지 않으셨습니다. 선이 기뻐하여 배우고 있으나 아직도 잘 하지 못합니다. 선이 선생님께서 조정에 계실 때를 보니 엄격하게 아랫사람에게 대하시지만 그들을 헐뜻거나 손상하지 않으셨습니다. 선이 기뻐하여 배우고 있으나 아직도 잘하지 못하고 있읍니다. 선이 어찌 감히 배우지 않으면서 선생님의 문하에 있겟습니까." 하였다. -설원, 반질(說苑, 反質)-

 

*參  증자의 이름. *說 기쁠 열. 말씀 설. 달랠 세. 여기서는 기뻐할 열.

註 : 공명선(公明宣)은 춘추시대 노나라의 남무성(南武城) 사람이다. 曾子의 제자로 성은 公明, 이름은 宣이다.

 

 

稽古,018

少連大連, 善居喪, 三日不怠, 三月不解, 期悲哀, 三年憂, 東夷之子也.

 

소련(少連) 대련(大連)이 거상(居喪)을 잘했다. 어버이가 돌아가신 뒤에 사흘 동안 매우 슬퍼했으나 예절을 게을리하지 않고, 석달 동안 해이(懈弛)하지 않았으며, 기년(期年)까지 슬퍼하고 3년까지 근심했다. 그는 동이(東夷)사람이었다. -예기, 잡기(禮記, 雜記)-

 

期는 기년(朞年). 일주년을 말함.

 

 

稽古,019

高子皐之執親之喪也, 泣血三年, 未嘗見齒. 君子以爲難.

 

고자고(高子皐)가 친상(親喪)을 당하여 집상(執喪)하는 3년동안 피눈물을 흘리듯 슬퍼 울었으며, 이를 들어내서 웃지 않았으니 군자가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했다. -예기, 단궁(禮記, 檀弓)-

 

*高子皐 :공자의 제자, 이름은 시(柴),자는 자고로 子羔로 쓰기도함.

 

 

稽古,020

顔丁善居喪,

始死皇皇焉如有求而弗得.

旣殯望望焉如有從而弗及.

旣葬慨然如不及其反而息.

 

안정(顔丁)은 거상(居喪)을 잘 했다.

어버이가 처음 돌아가시니, 황황(遑遑)하여 마치 어버이를 찾아 헤매다가 찾지 못한 것 같았고,

빈소에서 마음이 아득하여 부지런히 달려 좇아갔으나 따라가지 못한 것 같았고 .

장사지내고 나서는 마음에 사무쳐 돌아오실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오히려 기다리는 것 같았다.

-예기, 단궁하(禮記, 檀弓下)-

 

*안정(顔丁): 노(魯) 나라 사람. *황황언(皇皇焉): 황황(遑遑) 매우 급함. 황급한 모양.皇皇.

*殯빈소 빈. (영구를) 안치(安置)하다. [영구(靈柩)를 매장지나 화장터로 옮기는 것을 가리킴].

*望望 [형] 아득히 바라보는 모양. 그리워하는 모양.

*慨然 개연 : 感慨 감격하여 탄식함. 마음속에 깊이 사무침.  

 

 

稽古,021

曾子有疾. 召門弟子曰, 啓予足. 啓予手. 詩云,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冰. 而今而後, 吾知免夫. 小子.

 

증자가 병이 위중할 때 제자들을 불러놓고 말하기를 " 내 발을 열어보고 내 손을 열어보라. <시경>에 이르기를 '두려워하고 삼가기를 깊은 못에 임한 듯이 , 엷은 얼음을 밟는 듯이 한다.' 고 했다. 내 오늘 이후에야 불효를 면한 것을 알게 되었다. 제자들아." 하였다.-논어, 태백(論語, 泰伯)-

 

*啓予足 : 이불을 열어서 내발을 보라는 뜻.

 

 

稽古,022

箕子者紂親戚也. 紂始爲象箸, 箕子嘆曰, 彼爲象箸, 必爲玉杯. 爲玉杯, 則必思遠方珍怪之物, 而御之矣. 輿馬宮室之漸, 自此始不可振也.

紂爲淫泆, 箕子諫. 紂不聽而囚之. 人或曰, 可以去矣. 箕子曰, 爲人臣, 諫不聽而去, 是彰君之惡, 而自說於民. 吾不忍爲也. 乃被髮佯狂而爲奴, 遂隱而鼓琴, 以自悲. 故傳之曰, 箕子操.

王子比干者, 亦紂之親戚也. 見箕子諫不聽, 而爲奴, 則曰, 君有過, 而不以死爭, 則百姓何辜. 乃直言諫紂, 紂怒曰, 吾聞聖人之心, 有七窺. 信有諸乎. 乃遂殺王子比干, 刳視其心.

微子曰, 父子有骨肉, 而臣主以義屬, 故父有過, 子三諫而不聽則隨而號之. 人臣三諫而不聽, 則其義可以去矣. 於是遂行. 孔子曰, 殷有三仁焉.

 

기자(箕子)는 주(紂)의 친척이다. 주가 처음에 상아(象牙) 젓가락을 만드니 기자가 탄식하여 말하기를 "그가 상아 젓가락을 만들었으니 반드시 옥(玉) 술잔을 만들 것이고, 옥 술잔을 만들고 나면 반드시 먼 곳의 진기(珍奇)하고 괴이한 물건을 생각하여 사용하게 될 것이니, 수레와 말과 궁실을 사치하게 할 조짐이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어 구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였다.

주가 음란하고 방탕하므로 기자가 간(諫)하니 주가 듣지 않고 옥에 가두었다. 사람들이 혹 말하기를 " 떠나가는 것이 좋다." 하니; 기자가 말하기를 " 남의 신하가 되어, 간하여 듣지 않는다고 떠나간다면 이는 임금의 악을 드러내서 스스로 백성에게 환심(歡心)을 사는 것이니 나는 차마 할 수 없다." 하고 머리를 풀어 헤쳐 미친 사람 행세를 하여 종이 되었다. 드디어 숨어 살면서 거문고를 타서 자신의 슬픈 마음을 달랬으니, 이를 전하기를 " 기자조(箕子操)" 라고 한다.

왕자 비간(比干)도 또한 주의 친척이다. 기자가 간하다가 듣지 않아 종이 된 것을 보고 말하기를 " 임금이 허물이 있는데도 죽음으로써 다투지 않는다면 백성이 무슨 죄랴." 하고 바른말로 주에게 간했다. 주가 노(怒)하여 말하기를 " 내 들으니 성인(聖人)의 염통에는 일곱 구멍이 있다고 하던데 과연 있을까?" 하고 곧 왕자 비간을 죽여서 그 염통을 쪼개 보았다.

미자(微子)가 말하기를 " 부자는 골육의 친함이 있고, 임금과 신하는 의리(義理)로 맺어졌으므로, 아비가 허물이 있어 자식이 세 번 간하여 듣지 않으면 따라다니면서 울부짖지만, 남의 신하가 된자는 세 번 간하여 듣지 않으면 그 의리가 떠나갈 수 있다." 하고 드디어 가버렸다. 공자가 말하기를 " 은(殷) 나라에 세 어진이가 있다." 하였다. -사기, 송미자세가(史記, 宋微子世家)-

 

刳視 : 쪼개 봄.刳 가를 고. 

 

기자,왕자 비간, 미자, 이 세사람은 모두 은나라 주의 친척이며 신하다. 주가 백성을 괴롭히고 사치를 일삼아서 나라가 어지러워졌으므로 기자는 그 잘못을 간하다가 종이 되었고, 비간은 끝까지 다투다가 죽음을 당했으며,미자는 간해도 듣지 않으니 떠나가 버렸다, 비록 거취를 달리했지만 신하로써 임금의 잘못을 간하는 대의를 지킴은 일치한 것이다. 공자는 이 세 사람을 찬양하여 "세 어진이(三仁)" 이라 칭했다.

 

註1 기자(箕子) : 기는 나라 이름이며, 자는 벼슬이름이다. 기자는 주왕의 이복 형제이며 이름은 서여(胥餘)라고 한다. 자작(子爵)으로 기 땅에 봉해졌으므로 기자라고 부른 것이다. 주왕에게 자신의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거짓으로 미친 체 하였다. 주나라의 무왕이 은을 정복하고 기자에게 통치에 대한 자문을 구하자, 기자는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말해 주었다.

 

註2 : 주왕(紂王)은 은(殷)나라 최후의 왕이다. 제을(帝乙)의 아들로 이름은 신(辛)이다. 하(夏)나라의 걸왕(桀王)과 함께 대표적인 폭군으로 알려져 있다.

 

註3 : 비간(比干)은 주왕의 숙부이다. 주왕의 음란함을 간하면서 삼일 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않다가 주왕에게 죽음을 당했다.

 

註1 미자(微子) : 미는 나라이름이며 자는 벼슬이름이다. 이름은 계(啓)이며 주왕의 이복형이다. 은나라가 멸망하자 은나라의 제기를 가지고 주나라에 항복했다. 주공은 미자에게 은나라의 제사를 지내고 은나라의 백성들을 다스리도록 했다.

 

 

 

稽古,023

武王伐紂, 伯夷叔齊叩馬而諫. 左右欲兵之. 太公曰, 此義人也. 扶而去之.

武王已平殷亂. 天下宗周, 而伯夷叔齊恥之, 義不食周粟. 隱於首陽山, 採薇而食之. 遂餓而死.

 

무왕(武王)이 주(紂)를 치니 백이(伯夷). 숙제(叔齊)가 말을 붙들고 간(諫)했다.좌우에서 죽이려고 하니, 태공(太公)이 말하기를 " 이들은 의로운 사람이다." 하고 부축하여 보냈다.

무왕이 이미 은나라의 난을 평정하니 천하가 주(周)나라를 받들었다. 그러나 백이. 숙제는 부끄럽게 여겨 의리(義理)상 주나라의 곡식을 먹을 수 없다 하여 수양산(首陽山)에 숨어 고비를 캐 먹더니 드디어 굶어 죽었다. -사기, 백이열전(史記, 伯夷列傳)-

 

*伯夷叔齊 : 고죽(孤竹)임금의 두 형제임. *叩馬 : 말을 붙드는것.

*太公 : 여상(呂尙)을 말하며 무왕을 도와 은을 멸하고 중국을 통일함.

 

 

稽古,024

衛靈公與夫人夜坐. 聞車聲轔轔, 至闕而止, 過闕復有聲. 公問夫人曰, 知此爲誰. 夫人曰, 此蘧伯玉也.

公曰, 何以知之. 夫人曰, 妾聞, 禮下公門, 式路馬, 所以廣敬也. 夫忠臣與孝子, 不爲昭昭信節, 不爲冥冥惰行. 蘧伯玉衛之賢大夫也. 仁而有智, 敬於事上. 此其人必不以闇味廢禮. 是以知之. 公使人視之, 果伯玉也.

 

위 영공(衛靈公)이 부인과 함께 밤에 앉았는데 수레 소리가 드르르 하고 들리더니 대궐에 이르러 그치고, 대궐을 지나고 나서 다시 소리가 있었다. 공이 부인에게 묻기를 " 이는 누구인지 아시겠소?" 하니 부인이 말하기를 " 이사람은 거백옥(蘧伯玉)입니다." 하였다,

공이 말하기를 " 무엇으로 아시요?" 하니, 부인이 말하기를 "첩(妾)이 들으니 예법에 공문(公門)에서 수레를 내리고, 로마(路馬)에 대하여 식(式)하는 것은 공경하는 마음을 넓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체로 충신과 효자는 밝은 곳이라고하여 예절을 펴지 않으며, 어두운 곳이라고 하여 행실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거백옥은 위(衛)나라의 어진 대부(大夫)입니다. 어질고 지혜 있으며, 윗사람을 공경히 하니, 그 사람은 반드시 어두운 때라고 하여 예절을 폐(廢)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는 것입니다. " 하였다. 공이 사람을 시켜 알아보게 했는데 과연 백옥이었다. -열녀전(烈女傳)-

 

*衛靈公 : 춘추시대 위나라 임금으로 이름은 원(元)이다. *夫人 :제후의 정실 아내를 일컬음.영공의 부인은송나라 이름은 南子임. *轔轔 린린 :수레가 굴러가는 소리 .덜커덩 덜커덩. 

*거(초두밑에遽)는 패랭이꽃 거. 석죽화 거. 마음에 든든할 거.

*式路馬 : 말의 수레 앞 가로막이 나무에 의지하여 경의를 표함.

 

 

稽古,025

趙襄子殺知伯, 漆其頭, 以爲飮器. 知懿之臣豫讓欲爲之報仇, 乃詐爲刑人, 挾匕首, 入襄子宮中, 塗厠左右欲殺之. 襄子曰, 知伯死無後, 而此人欲爲報仇. 眞義士也. 吾謹避之耳.

讓又漆身爲癩, 呑炭爲啞, 行乞於市. 其妻不識也, 其友識之, 爲之泣曰, 以子之才, 臣事趙孟, 必得近幸. 子乃爲所欲爲願不易邪, 何乃自苦如此.

讓曰, 委質爲臣, 而求殺之, 是二心也. 吾所以爲此者, 將以愧天下後世之爲人臣而懷二心者也. 後又伏於橋下, 欲殺襄子, 襄子殺之.

 

조양자(趙襄子)가 지백(智伯)을 죽이고 그 두개골(頭蓋骨)에 칠하여 술 마시는 그릇을 만들었다. 지백의 신하 예양(豫讓)이 조양자를 죽여 원수를 갚기 위해 거짓 형인(刑人)이 되어 비수(匕首)를 품고 양자의 궁 안으로 들어가 변소의 벽을 바르니, 좌우의 사람들이 그를 죽이려고 했다. 양자가 말하기를 " 지백이 죽고 뒤가 없는데, 이 사람이 원수를 갚으려고 하니, 참으로 의사(義士)다. 내 삼가 몸을 피할 뿐이다." 하였다.

양(讓)이 또 몸에 옷칠을 하여 문둥이처럼 하고 숯을 입에 물고 벙어리가 되어서 저자에 다니며 구걸을 하니 그 아내도 알아보지 못했다. 그 벗이 알아보고 울면서 말하기를 " 그대의 재주를 가지고 신하가 되어 조맹(趙孟)을 섬긴다면 반드시 측근에 두어 총행(寵幸)함을 얻을 것이니, 그대가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룸이 참으로 쉽지 않으랴. 어찌하여 스스로 몸을 괴롭게 함이 이와 같은가?" 하니

양이 말하기를 " 무릅을 꿇고 신하가 되어서 그를 죽이기를 구한다면 이는 두가지 마음이다. 내가 이러한 일을 하는 것은 후세에 남의 신하가 된 자로써 두 가지 마음을 품는 것을 부끄럽게 하려는 것이다." 하였다. 후에 또 다리 밑에 엎드렸다가 양자를 죽이려고 하니, 양자가 드디어 그를 죽였다. -사기, 자객열전(史記, 刺客列傳)-

 

*趙襄子 : 진(晉) 나라의 대부(大夫) 조무휼(趙無恤)을 말함. *刑人 : 죄가 있어서 형을 받고 천역(賤役)하는 사람. *塗厠 : 변소의 벽을 바름. 厠 :뒷간 측, 뒷간 칙.

*趙孟 : 조양자를 가리킴. *委質爲臣위지위신 : 지(質)를 맡겨서 신하가 되는 것.(무릅을 꿇어 몸을 맡겨)

 

註 : 조양자(趙襄子) : 조(趙) 나라의 제후. 이름은 무휼(無恤)이며, 양자는 그의 시호이다. 지백(智伯)이 한(韓)나라•위(魏)나라와 연합하여 조나라를 공격하자 도리어 한나라 위나라와 연합하여 지백을 공격하고 그를 죽였다.

 

 

稽古,026

王孫賈事齊閔王. 王出走, 賈失王之處. 其母曰, 女朝去而晩來, 則吾倚門而望. 女莫出而不還, 則吾倚閭而望. 女今事王. 王出走, 女不知其處. 女尙何歸.

王孫賈乃入市中. 曰, 淖齒亂齊國, 殺閔王. 欲與我誅齒者, 袒右. 市人從之者, 四百人. 與誅淖齒, 刺而殺之.

 

왕손가(王孫賈)가 제 민왕(齊閔王)을 섬겼다.왕이 달아났으나 가(賈)는 왕이 간 곳을 모르니, 그의 어머니가 말하기를 " 네가 아침에 나가서 늦게 오면 내가 문에 기대어 기다리고 네가 저녁 때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마을 어구에 나가서 기다렸다, 네가 이제 임금을 섬기다가 임금이 달아났건만 너는 그 간 곳을 모르니 네가 오히려 어찌 돌아오랴." 하였다

왕손가가 저자 가운데 들어가서 말하기를 " 요치(요齒)가 제(齊)나라에 난을 일으키고 민왕(閔王)을 죽였다. 나와 함께 요치를 죽이고저 하는 자는 오른편 어깨를 벗어라." 하니 저자 사람으로 따르는 자가 400명이었다. 함께 요치를 처서 찔러 죽였다. -전국책, 제책(戰國策, 齊策)-

 

*王孫賈 : 제(齊)나라의 대부로 성은 王孫 이름은 賈임.*倚門而望 의문이망 : 문에 기대어 오는 곳을 바라보면서 기다림. *莫 나물 모. 푸성귀 모. 여기서는 暮(저물 모)로 해석됨. *淖齒 요치. 초(楚)나라의 장수.

註 : 왕손(王孫)은 성이고, 가(賈)는 그의 이름이다. 전국시대 제나라의 대부로서 제의 민왕을 시해한 요치(淖齒)를 죽였다.

 

춘추전국시대 변나라의 악의(樂毅)가 제나라를 치니, 제 민왕은 서울인 임치를 버리고 거로 달아났다. 초나라 장수 뇨치가 제나라를 구원한다고 거로 들어와서 도리어 민왕을 죽였다. 왕손가는 민왕의 신하로써 민왕의 간 곳을 모르니 그 어머니가 의리를 가지고 나무라니, 어머니의 훈계하는 말에 크게 깨달은 왕손가는 곧 제나라 사람들을 격동시켜 힘을 모아 마침내 뇨치를 죽이고 제나라를 회복했다.

 

 

稽古,027

臼季使過冀, 見郤缺耨, 其妻饁之, 敬, 相侍如賓, 與之歸, 言諸文公曰, 敬德之聚也. 能敬, 必有德. 德以治民. 君請用之. 臣聞, 出門如賓, 承事如祭, 仁之則也. 文公以爲下軍大夫.

 

구계(臼季)가 사신(使臣)이 되어 기 라는 곳을 지나가고 있었다. 극결(郤缺)이 밭에서 김을 매고 있는데, 그 아내가 점심을 가지고 와서 먹이면서 공경하기를 서로 손(賓)과 같이 하는것을 보고, 극결을 데리고 돌아가서 문공(文公)에게 말하기를 " 공경한다는 것은 덕(德)이 모인 것이니, 능히 공경한다면 반드시 덕이있습니다. 덕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니, 등용(登用)하시기를 청합니다. 신이 들으니 문을 나와서는 손(賓)을 대하듯이 공경하고, 일을 받들기를 제사 받드는 것같이 하는 것이 인(仁)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하였다. 문공은 극결을 하군대부(下軍大夫)에 임명했다.

 

*饁之: 들에 점심을 가지고가서 먹이는 것.饁 들밥 엽 *文公 : 춘추시대의 진(晉)나라의 임금, 이름은 중이(重耳),오패(五覇)의 한사람.

註1 : 구계(臼季)는 진(晉)나라의 대부로 이름은 서신(胥臣)이며 자는 계자(季子)이다. 구(臼)땅을 영지로 가지고 있었으므로 구계라 불렀다.

註2 : 극결(郤缺)은 춘추시대 진나라의 대부로 시호는 성자(成子)이다. 진나라 문공이 천하의 패자가 되도록 도운 인물로 기(冀)를 봉지로 가졌기 때문에 기결(冀缺)이라고도 불렀다.

 

극결이 부부사이에 손님처럼 서로 공경함으로 구계의 추천으로 진 문공에게 등용되어 어진 대부가 되었다는 미담으로 부부사이에 서로 공경할 것을 논했다.

 

 

稽古,028

公父文伯之母季康子之從祖叔母也. 康子往焉*위門而與之言, 皆不踰閾. 仲尼聞之, 以爲別於男女之禮矣.

 

공보문백의 어머니는 계강자(季康子)의 종조숙모인데, 강자가 가서 뵈니 문을 열고 함께 말했으나 모두 문지방을 넘지 않았다. 중니가 듣고 "남녀를 분별하는 예절을 행했다." 하였다. -국어, 노어(國語, 魯語)-

 

*公父文伯 공보문백 : 노(魯)나라의 대부로 이름은 촉. *父는 여기서는 남자의미칭 보.

*위문(위門): 문을 여는 것.  위(門下爲): 문열 위. *閾 : 문지방 역.

註 : 계강자(季康子)는 노(魯)나라의 대부로 이름은 비(肥)이며 시호는 강(康)이다.

 

 

稽古,029

衛共姜者, 衛世子共伯之妻也. 共伯蚤死, 共姜守義. 父母欲奪而嫁之, 共姜不許, 作栢舟之詩, 以死自誓.

 

위(衛) 나라의 공강(共姜)은 위나라 세자 공백(共伯)의 아내다. 공백이 일찍 죽고 공강이 절개를 지키니, 그 부모가 뜻을 꺽어 시집보내려 했으나 공강이 허락치 않고 백주(栢舟)의 시를 지어 죽음으로써 스스로 맹세했다. -시경, 용풍, 백주(詩經, 鄘風, 栢舟)-

 

*共姜 : 齊나라 여자로서 성이 강(姜) 이고 공백에게 시집갔기 때문에 공강으로 일컬어짐. *共伯 : 위나라의 세자로 이름은 여(餘). *栢舟之詩 백주지시: <시경> 용풍편의 백주를 말함.

註 : 공강(共姜)의 성이 강(姜)이고 공백(共伯)의 아내이므로 공강(共姜)이라 불렀다.

 

 

稽古,030

蔡人妻宋人之女也. 旣嫁而夫有惡疾, 其母將改嫁之. 女曰, 夫之不幸乃妾之不幸也. 奈何去之. 適人之道, 一與之醮, 終身不改. 不幸遇惡疾, 彼無大故, 又不遣妾. 何以得去. 終不聽.

 

채(蔡)나라 사람의 한 아내는 송나라 사람의 딸이다. 이미 시집가고 나서 남편이 나쁜 병이 있었다. 그 어머니가 고쳐 시집보내려고 하니 딸이 말하기를 " 남편의 불행은 곧 첩의 불행이니, 어찌 버리고 가겠습니까. 남에게 시집가는 도리(道理)는 한번 초례를 치루면 죽을 때까지 고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불행히도 나쁜 병에 걸렸다고 하지만 그가 큰 잘못이 없고 또 첩도 보내지 않으니 어찌 갈 수 있겠습니까." 하고 끝까지 듣지 않았다.-열녀전(烈女傳)-

 

*適人之道 : 남에게 시집가는 도리.

 

 

稽古,031

萬章問曰, 象日以殺舜爲事, 立爲天子, 則放之何也. 孟子曰, 封之也, 或曰放焉. 仁人之於弟也, 不藏怒焉, 不宿怨焉. 親愛之而已矣.

 

만장(萬章)이 묻기를 " 상(象)은 날마다 순(舜)을 죽이려는 것을 일로 삼았는데도, 순이 천자가 되어서 그를 그대로 방치(放置)한 것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하니, 맹자가 대답하기를 "실은 그를 제후(諸侯)에 봉(封)한 것인데, 어떤 사람은 그를 방치해 둔 것이라고 한다. 어진 이는 그 아우에 대하여 노여움을 마음에 감추어 두지않고, 원망을 묵히지 않는다, 오직 친애할 따름이다." 하였다.

 

 

稽古,032

伯夷叔齊, 孤竹君之二子也. 父欲立叔齊, 及父卒, 叔齊讓伯夷. 伯夷曰, 父命也. 遂逃去, 叔齊亦不肯立而逃之, 國人立其中子.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고죽(孤竹)임금의 두 아들인데, 아버지가 숙제를 임금으로 세우고자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숙제는 백이에게 사양했으나, 백이가 말하기를 " 아버지의 명령이다." 하고 드디어 도망가 버렸다. 숙제도 또한 임금되기를 즐겨하지 않아서 도피(逃避)하니 나라 사람이 그 가운데 아들을 임금으로 세웠다. -사기, 백이열전(史記, 伯夷列傳)-

 

숙제는 맏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계승하는 인륜의 질서임을 존중하여 임금의 자리를 형 백이에게 사양했고, 백이는 아버지의 뜻을 존중하여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모두 나라 밖으로 도피했다. 두 사람의 행동이 모두 인간의 길에 맞는다 하여 후세 사람들은 이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稽古,033

虞芮之君, 相與爭田, 久而不平. 乃相謂曰, 西伯仁人也. 盍往質焉. 乃相與朝周. 入其境, 則耕者讓畔, 行者讓路. 入其邑, 男女異路, 斑白者不提挈. 入其朝, 士讓爲大夫, 大夫讓爲卿. 二國之君感而相謂曰, 我等小人, 不可以履君子之庭. 乃相讓, 以其所爭田, 爲閒田而退. 天下聞而歸之者, 四十餘國.

 

우(虞)나라와 예(芮)나라의 임금이 서로 전지(田地)의 경계를 다투어서 오래도록 해결을 보지 못하므로 서로 말하기를 " 서백은 어진 사람이다. 어찌 우리가 찾아가 물어서 일을 바로 잡지 않으랴." 하고 주 나라에 갔다. 그 지경(地境)에 들어가니, 밭을 가는 자는 밭이랑을 양보하고, 길을가는 자는 길을 양보했다. 그 고을에 들어가니 남녀가 길을 달리하고, 머리 털이 반백인자가 손에 물건을 들고 다니지 않았다. 조정(朝廷)에 들어가니 사(士)는 대부가 되기를 사양했고, 대부는 경(卿)이 되기를 사양했다. 두 나라 임금이 감동하여 서로 말하기를 " 우리들은 소인(小人)이니 군자의 뜰을 밟을 수 없다." 하고, 서로 사양하여 그 다투던 전지를 한전(閒田)으로 만들고 물러갔다. 천하에서 이 말을 듣고, 주나라에 귀속(歸屬)한 자가 40 여 나라나 됐다. -공자가어, 호생(孔子家語, 好生)-

 

*西伯 : 서백은 서방의 제후를 통솔했음, 주 문왕이 서백에 봉해짐.

*盍 : 덮을 합. 여기서는 어찌 아니할 합.(何不 어찌 아니하다)

*畔 : 밭이랑 반. 여기서는 두둑 반.

*班白不提挈 : 반백은 머리가 반쯤 센사람. 제설은 물건을 손에 들고 다니는것. 설은 끌설 달아올릴 설.

*閒田  농사짓지 않고 비워는 땅.

註 : 서백(西伯): BC 12세기 중국 주(周:BC 1111~256/255)의 창건자인 무왕(武王)의 아버지. 이름 창(昌). 계왕(季王)의 아들, 무왕의 아버지, 어머니는 상(商)나라에서 온 태임(太任). 서백(西伯)이라고도 한다. 유교 역사가들이 칭송하는 성군(聖君) 가운데 하나이다.

상나라에서 크게 덕을 베풀고 강국으로서 이름을 떨친 계(季)의 업을 계승. 우(虞) ·예(芮) 등 두 나라의 분쟁을 중재하여 제후들의 신뢰를 얻어 천하 제후의 대다수가 그를 따랐다. 죽은 뒤 그의 아들 무왕(발 發)이 상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를 창건하였으며, 그에게 문왕이라는 시호를 추존하였다.

 

밭가는 자가 밭 경계를 양보하며, 길가는 자가 길을 양보하며, 젊은이들이 어른을 공경해서 머리털이 반백된사람이 손에 짐을 들고 다니지 않으며, 자기의 능력을 생각해서 높은 벼슬을 사양하는 사회야말로 도덕적인 이상 사회라 하겠다.

 

 

稽古,034

曾子曰, 以能問於不能, 以多問於寡, 有若無, 實若虛, 犯而不校. 昔者吾友, 嘗從事於斯矣.

 

증자가 말하기를 "유능하면서 유능하지 않은 사람에게 물으며, 식견이 많으면서 식견이 적은 사람에게 물으며, 있으면서도 없는 것같이 하며, 충실하면서도 비어 있는 것같이 하며, 남이 나를 침범해도 그것을 교계(較計)하지 않는 것, 옛날에 우리 벗들이 일찍이 이 일에 종사했다." 하였다. -논어, 태백(論語, 泰伯)-

 

*犯而不校 : 남이 나를 침범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교계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음을 말함.

 

 

稽古,035

孔子曰, 晏平仲, 善與人交. 久而敬之. 右, 明倫.

 

공자가 말하기를 " 안평중(晏平仲)은 남과 사귀기를 잘한다. 오래도록 공경한다." 하였다. -논어, 공야장(論語, 公冶長)-

 

註 : 안평중(晏平仲)은 춘추시대 제(齊)나라 재상이다. 성은 안(晏)이고 이름은 영(嬰), 자는 중(仲)이다. 당시 제나라가 처한 국내외적 어려움을 잘 처리했으며, 제경공이 공자를 등용하려 할 때는 반대 했다.

 

 

稽古,036

孟子曰, 伯夷目不視惡色, 耳不聽惡聲.

 

맹자가 말하기를 " 백이(伯夷)는 눈으로 악(惡)한 빛을 보지 않았고, 귀로 악한 소리를 듣지 않았다." 하였다. -맹자, 만장하(孟子, 萬章下)-

 

백이의 청백한 생활의 일면을 볼 수 있는데 악한 빛이란 비례(非禮)의 빛이고, 악한 소리란 비례의 소리를 말함이다.

 

 

稽古,037

子游爲武城宰. 子曰, 女得人焉爾乎. 曰, 有澹臺滅明者. 行不由徑, 非公事, 未嘗至於偃之室也.

 

자유(子游)가 무성(武城)의 재(宰)가 되었다. 공자가 말하기를 " 너는 사람을 얻었느냐?" 하니, 대답하기를 " 담대멸명(澹臺滅明)이라는 자가 있으니, 길을 다닐때 지름길을 가지 않으며, 공적인 일이 아니면 일찍이 언(偃)의 방에 오지 않았습니다. " 하였다.-논어, 옹야(論語, 雍也)-

 

*澹臺滅明 담대멸명: 담대는 성이고, 멸명은 이름, 자는 자우(自羽). 偃之室 저의 집

註 : 자유(子游)는 공자의 제자로 성은 언(言)이며, 이름은 언(偃)이다. 공자보다 46세 연하였으며, 문학에 뛰어났다.

 

 

稽古,038

高柴自見孔子, 足不履影, 啓蟄不殺, 方長不折. 衛輒之難, 出而門閉. 或曰, 此有徑. 子羔曰, 吾聞之, 君子不徑. 曰, 此有竇. 子羔曰, 吾聞之, 君子不竇. 有間使者至, 門啓而出.

 

고시(高柴)가 공자를 만나뵌 뒤부터 발로 사람의 그림자를 밟지 않고, 동면에서 처음 깨어나오는 동물을 죽이지 않으며, 바야흐로 자라나는 초목을 꺽지 않았다. 위첩(衛輒)의 난에 성을 나가려고 했으나 문이 닫혀 있었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 여기에 지름길이 있습니다." 하니 자고(子羔)가 말하기를 " 내가 들으니 군자는 지름길을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였다. " 여기에 구멍이 있습니다." 하니,자고가 말하기를 " 내가 들으니 군자는 구멍으로 다니지 않은다고 합니다," 하였다. 조금뒤에 사자(使者)가 와서 문을 여니 성을 나갔다. -공자가어, 제자행(孔子家語, 弟子行)-

 

註 : 고시(高柴)는 공자의 제자로 자는 자고(子羔).

*衛輒之難 위첩지난 : 첩은 위나라 임금의 이름으로 그의 아버지인 태자(太子) 괴외가 국외에서 입국하는 것을 거부하여 부자 사이에 나라를 빼앗기 위한 싸움을 말한다.

 

 

稽古,039

南容三復白圭. 孔子以其兄之子妻之.

 

남용(南容)이 하루에 세 번씩 "흰 구슬(白圭))의 구절을 외우니, 공자가 그의 형의 딸을 아내로 삼게 했다. -논어, 선진(論語, 先進)-

 

*白圭 : 시경 대아(大雅)편의 억(抑)에 " 흰구슬의 티는 갈아서 없이할 수 있지만 이 내 말의 흠은 어찌할 수 없네(白圭之玷 尙可磨也 斯言之玷 不可爲也)." 라고 한 귀절이 있는데 말을 삼가라는 뜻이다. 玷은 옥티 점.

 

입은 재앙의 문이니 시경 대아에 억(抑)에 나오는 것처럼 흰구슬의 티는 갈아서 없이 할 수 있지만 말의 티는 지울수 없다는 고사처럼 우리가 처세 하는데 있어 말을 극히 삼가라는 교훈이며 아래글은 남과 약속한 일은 반드시 꼭 지키라는 말이다.

 

註1 : 남용(南容)은 공자의 제자로 성은 남궁(南宮)이며, 이름은 괄(适)이고, 자는 자용(子容)이라고 한다. 성과 자를 함께 불러 남용이라 했다.

註2 : 백규(白珪)는 시경(詩經), 대아(大雅)편의 억(抑)에 나오는 다음의 구절로 말에 대한 경계를 강조하고 있다. “흰 구슬의 티는 갈아서 없앨 수 있으나 내뱉은 말의 티는 없앨 수가 없다”

白珪之玷은 尙可磨也이니라 斯言之玷은 不可爲也라

 

 

 

稽古,040

子路無宿諾.

 

자로(子路)는 허락한 일을 묵혀두는 일이 없었다. (자로는 자기 마음속으로 하기로 한 일은 실행하지 않고 묵혀두는 경우가 없었다. )-논어, 안연(論語, 顔淵)-

 

 

稽古,041

孔子曰, 衣敝縕袍, 與衣狐貉者立而不恥者, 其由也與.

 

공자가 말하기를 " 떨어진 솜옷을 입고서, 여우나 담비 가죽으로 만든 좋은 옷을 입은 자와 함께 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는 유(由)로다." 하였다. -논어, 자한(論語, 子罕)-

 

*衣敝縕袍의폐온포 : 떨어진 솜옷이나 떨어진 솜옷을 입는 것. *狐貉 호학: 여우가죽이나 담비가죽으로 만든 좋은 옷. 학은 담비 학.

 

 

稽古,042

鄭子臧出奔宋. 好聚鷸冠, 鄭伯聞而惡之, 使盜殺之. 君子曰, 服之不衷, 身之灾也. 詩曰, 彼己之子, 不稱其服. 子臧之服, 不稱也夫.

 

정(鄭)나라의 자장(子臧)이 송나라로 달아나 있었는데, 취휼관(聚鷸冠) 쓰기를 좋아하니, 정백(鄭伯)이 듣고 미워하여 도적을 시켜 죽였다. 군자가 말하기를 " 옷이 신분에 맞지 않는 것은 몸의 재앙이다." 하였고 시(詩)에 말하기를 " 저 사람이여, 그 옷이 분에 맞지 않네." 하였다, 자장의 옷은 분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좌전(左傳)-

 

*鄭子臧 : 정나라의 자장 정문공의 아들. *聚鷸冠 : 물총새의 깃을 모아서 장식한 관.

 

 

稽古,043

公父文伯退朝, 朝其母. 其母方續. 文伯曰, 以歜之家而主猶績乎. 其母嘆曰, 魯其亡乎. 使僮子備官, 而未之聞邪. 居. 吾語女.

民勞則思. 思則善心生, 逸則淫. 淫則忘善, 忘善則惡心生. 沃土之民不材淫也. 瘠土之民莫不嚮義勞也.

是故王后親織玄紞, 公候之夫人加以紘綖, 卿之內子爲大帶, 命婦成祭服, 列士之妻加之以朝服, 自庶士以下皆衣其夫. 社而賦事, 烝而獻功, 男女效績, 愆則有辟古之制也.

吾冀而朝夕修我曰, 必無廢先人. 爾今曰, 胡不自安. 以是承君之官, 子懼穆伯之絶嗣也.

 

공보문백(公父文伯)이 조정에서 물러나와 그 어머니를 뵈니 그 어머니가 바야흐로 길쌈을 하고 있었다. 문백이 말하기를 " 촉의 집안에서 더구나 주모(主母)께서 길쌈을 하시는 것입니까?" 하였다. 그 어머니가 탄식하여 말하기를 "노나라가 망하리라. 철모르는 아이로 하여금 벼슬 자리를 채우게 하고 아직도 바른 도리(道理)를 듣지 못했구나. 앉으라 내 너에게 말하리라.

백성이 근로하면 생각하게 되고 생각하면 선한 마음이 생긴다. 편안하면 음탕하게 되고 음탕하면 선을 잊게 되며, 선을 잊으면 악한 마음이 생긴다. 비옥(肥沃)한 땅에 사는 백성이 재목이 되지 못하는 것은 음탕하기 때문이고, 척박(척薄)한 땅에 사는 백성이 의를 행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근로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왕후(王后)는 친히 현담(玄담)을 짜고, 공후(公侯)의 부인은 그 위에 굉(紘)과 현을 더 짜며, 경(卿)의 내자(內子)는 대대(大帶)를 만들고, 명부(命婦)는 제복(祭服)을 만들며, 원사(元士)의 아내는 그 위에 조복을 더 만들며, 하사(下士) 이하는 모두 그 남편 옷을 만든다. 사제(社祭)를 지내는 날에 남녀에게 각기 일을 부여(賦與)하고, 증제(烝祭)를 지내는 날에 공적(功績)을 바친다. 남자와 여자가 모두 그 실적(實績)을 평가받아 허물이 있으면 벌을 받는 것이 옛날의 제도다.

나는 네가 아침 저녁으로 나를 신칙하여 말하기를 반드시 선인의 법도를 떨어뜨림이 없게 하기를 바라더니, 네가 이제 와서 말하기를 '왜 스스로 몸을 편안히 하지 않느냐' 고 하니, 네가 이런 생각으로 임금을 받드는 벼슬자리에 있다면 나는 목백(穆伯)의 후사가 끊어질까 두려워한다." 하였다. -국어, 노어(國語, 魯語)-

 

*朝其母 : 문백의 어머니(敬姜)를 문안 드리다. 뵙다. *歜 크게 성낼 촉. 여기서는 공보문백의 이름.

*未之聞 : 벼슬아치로써 알아야 할 바른 도릴를 듣지 못함. *嚮義 : 의리의 길로 향함. 의리를 행함.

*현담(玄紞): 현은 검은 빛. 담은 관(冠)의 앞뒤에 드리우는 것. *紞 귀막이 끈 담.면류관앞 드릴 담.

*紘 갓끈 굉. *綖  면류관 싸게 연. *社祭 : 봄에 지내는 제사. *烝祭: 겨울에 지내는 제사.

*辟피할피.여기서는 법 벽. *穆伯 : 문백의 아버지.

 

공보문백의 집안은 대대로 노나라의 공족(公族)인데 조정에서 물러나와 어머니의 길쌈하는 모습을 보고 못마따하게 말하므로 어머니(敬姜)는 아들이 부귀영화에 빠져 교만한 모습을 보고 노나라의 앞날을 근심하고 탄식하면서 크게 나무란 말이다.

 

 

稽古,044

孔子曰, 賢哉回也.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回也. 右, 敬身.

 

공자가 말하기를 " 어질도다, 회(回)여. 한 그릇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로 누추한 골목에 사는 것을, 사람들은 그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건만, 회는 그 즐거움을 고치지 않으니, 어질도다 회여." 하였다. -논어, 옹야(論語, 雍也)-

 

*회(回): 공자의 제자로 자는 자연(子淵)인 안회(顔回)를 말함. *簞食 한 그릇의 밥.

 

 

稽古,045

衛莊公娶于齊東宮得臣之妹. 曰, 莊姜. 美而無子. 其娣戴嬀生桓公, 莊姜以爲己子.

公子州吁嬖人之子也. 有寵以好兵, 公弗禁. 莊姜惡之.

石碏諫曰, 臣聞愛子, 敎之以義方, 弗納於邪. 驕奢淫佚, 所自邪也.

四者謹來, 寵祿過也. 夫寵而不驕, 驕而能降, 降而不憾, 憾而能眕者鮮矣.

且夫賤妨貴, 少陵長, 遠閒親, 新閒舊, 小加大, 淫破義, 所謂六逆也.

君義臣行, 父慈子孝, 兄愛弟敬, 所謂六順也.

去順效逆, 所以速禍也. 君人者, 將禍是務去, 而速之. 無乃不可乎.

 

위 장공(衛莊公)이 제(齊)나라의 동궁(東宮) 득신(得臣)의 누이를 아내로 맞이하니 장강(莊姜)이라고 했는데, 얼굴이 아름다웠으나 아들이 없었다. 그 아우 대규(戴규)가 환공을 낳으니 장강이 자기 아들로 삼았다. 공자(公子) 주우(州旴)는 사랑하는 첩의 아들이다.장공의 총애가 있어서 병기(兵器)를 가지고 싸우는 일을 좋아했건만 공이 이를 금하지 않으니 장강이 그를 미워했다.

석작(石작)이 간(諫)하기를 " 신은 들으니 자식을 사랑하되 바른 도리를 가르쳐서 사도(邪道)로 들지 않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교만, 사치, 음탕, 방종은 사특한 것입니다.

이 네가지가 생기는 것은 총애와 작록(爵祿)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대체로 총애를 받아도 교만하지 않고 교만해도 능히 마음을 억제하며, 억제를 당해도 반감(反感)을 품지 않고, 반감을 품어도 능히 진중하는 자는 드뭅니다.

또 천한 자가 존귀한 자를 방해하며, 나이 어린 자가 나이 많은 자를 업신여기며, 소원(疏遠)한 자가 친근한 자를 이간하며, 새 사람이 옛사람을 이간하며, 적은 것이 큰 것 위에 서며, 음란한 것이 의리(義理)를 파괴하는 것은 이른바 여섯가지 역리(逆理)이고,

임금은 의롭고 신하는 충성하며, 아버지는 자애(慈愛)하고 아들은 효도하며, 형은 사랑하고 아우는 공경하는 것은 여섯가지 순리(順理)입니다.

순리를 버리고 역리를 본받음은 재앙을 부르는 것입니다. 남의 임금된 자는 앞으로 다가올 재앙(災殃)을 제거하기에 힘써야 하거늘, 도리어 재앙을 부르는 것은 옳지 않은 것 아니겠습니까?" 하였다.

 

*衛莊公 : 위나라 임금으로 이름은 양(揚). *得臣 : 제(齊) 나라 태자 이름이다. *娣제 : 손아래 누이 제.

*戴嬀 대규: 대규는 여규를 따라 시집온 여규의 아우. *嬀 : 성씨 규,고을이름 규.

*桓公 : 이름은 完. 위장공의 아들. *嬖人폐인 : 총애하는 첩(妾) *石碏 : 위나라의 어진 대부.

*眕 : 한껏 볼 진. 진중할 진.*賤妨貴 : 천한 자가 존귀한 자를 방해한 것이니. 천한자는 公子주우를 말하며 귀한자는 환공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위나라의 장공이 장강에게 장가들었으나 아들이 없어 다시 진나라에 장가들어 대규의 몸에서 환공이 태어나자 장강의 아들로 정해 장고의 장자이고 적자(嫡子)다.그뒤 총첩의 몸에서 태어난 주우가 장공의 총애를 받아 행동이 방자하고 난폭하여 후일 재앙의 조짐이보이자 대부 석작이 장공에게 간언하는 말이다.

석작은 장공에게 여섯가지 역리와 여섯가지 순리를 논하고 주우를 바른길로 교도(敎導)하여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기를 간언했으나 듣지 않아 후일 주우가 난을 일읕켜 환공을 시해하니 석작이 주우를 토벌하여 죽였다.

 

 

稽古,046

劉康公成肅公會晉侯, 伐奏. 成子受脤于社, 不敬. 劉子曰, 吾聞之. 民受天地之中, 以生. 所謂命也. 是以有動作禮義威儀之則. 以定命也. 能子養之以福, 不能者敗以取禍.

是故君子勤禮, 小人盡力. 勤禮莫如敦敬, 盡力莫如敦篤. 敬在養神, 篤在守業. 國之大事, 在祀與戎. 祀有執膰, 戎有受脤, 神之大節也. 今成子惰. 棄其命矣. 其不反乎.

 

유(劉)의 강공(康公)과 성(成)의 숙공(肅公)이 진후(晉侯)와 모여 진(秦)나라를 치기로 했다. 성자(成子)가 사제(社祭)에서 제사에 쓴 고기를 받는 태도가 불경(不敬)하니, 유자(劉子)가 말하기를 " 나는 들으니 사람은 천지중정(天地中正)의 기운을 받아서 태어났는데, 이것을 천명의 성(性)이라고 한다. 이런 까닭에 동작(動作), 예의(禮義), 위의(威儀)의 법칙이 있어서 천명의 성을 설립한다. 이것을 능히 하는 자는 천명을 길러서 복을 받고, 능히 하지 못하는 자는 천명을 파괴하여 화(禍)를 부른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예를 지키기에 부지런하고, 소인은 농사짓는 일에 힘쓴다. 예를 지키는 것은 공경하는 마음을 돈독(敦篤)하게 하는 것만 같음이 없고, 농사에 힘쓰는 것은 독실하게 하는 것보다도 나은 것이 없다. 공경하는 마음은 신을 받드는데 있고 독실한 것은 본업(本業)을 지키는데 있다. 종묘(宗廟)의 제사에는 번을 받고, 출병(出兵)의 제사에는 신을 받는 것이 신(神)을 받드는 큰 예절이다. 이제 성자가 신을 받드는 예절을 게을리하여 천명(天命)을 버렸으니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하였다. - 좌전(左傳) -

 

*劉康公 : 劉는 고을 이름, 康은 시호(諡號).

*晉朽 진후:진경공(晉景公)의 아들로 진여공(晉勵共)을 말하며 이름은 州滿.

*脤 : 제육 신.사직제 지낸고기 신. *養神 : 신을 받드는 것. 

*執膰 집번): 膰은 제사에 쓰는 구운 고기, 제사가 끝난 뒤에 고기를 받음.

*脤신 : 사제때 제사에 쓴 고기를 말함,신 이란 제기에 담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말하며 출병 할 때에는 반드시 사(社)에서 의제(宜祭)를 행하고 제사가 끝나면 신을 받음.

 

유강공과 성숙공이 진나라의 여공과 모여 진나라를 치기로 함에 사에서 출병을 알리고 승리를 기원하는 제사를 올릴때 성숙공이 제사에 쓴고기인 신을 받는 태도가 불경하여 유강공이 그 불경을 논하며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할것을 예언했는데 그 뒤 하(瑕)라는 곳에서 전사했다.

이글은 무슨 일이든지 공경하는 마음으로 극진히 하면 일이 도리에 맞아 이루어지나 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소홀해져서 반드시 실패한다는 교훈이다.

 

 

稽古,047

衛侯在楚. 北宮文子, 見令尹圍之威儀. 言於衛侯曰, 令尹其將不免. 詩云, 敬愼威儀, 維民之則. 令尹無威儀. 民無則焉. 民所不則. 以在民上, 不可以終.

公曰, 善哉何謂威儀. 對曰, 有威而可畏謂之威. 有儀而可象謂之儀. 君有君之威儀, 其臣, 畏而愛之, 則而象之, 故能有其國家, 令聞, 長世,

臣, 有臣之威儀, 其下, 畏而愛之, 故能守其官職, 保族宜家. 順是以下皆如是. 是以上下, 能相固也.

衛詩曰, 威儀棣棣, 不可選也. 言君臣上下父子兄弟內外大小, 皆有威儀也.

周詩曰, 朋友攸攝, 攝以威儀. 言朋友之道, 必相敎訓以威儀也.

故君子在位可畏, 施舍可愛, 進退可度, 周旋可則,

容止可觀, 作事可法, 德行可象, 聲氣可樂, 動作有文, 言語有章,

以臨其下. 謂之有威儀也.

 

右, 通論.

 

위후(衛侯)가 초(楚)나라에 있을때 북궁문자(北宮文子)가 영윤(令尹) 위(圍)의 위의(威儀)를 보고, 위후에게 말하기를 " 영윤은 장차 화(禍)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시(詩)에 이르기를 ' 위의를 공경히 하고 삼가니 백성의 법이로다.' 하였는데, 영윤은 위의가 없으니 백성이 법으로 삼을 것이 없습니다. 백성이 법으로 삼을 것이 없는 몸으로 백성의 위에 있으니 제 명에 죽지 못할 것입니다." 하였다.

공이 발하기를 " 좋도다. 그 말이여, 무엇을 위의라고 하는가?" 하니 대답하기를 " 위엄이 있어서 두려워할 만한 것을 위(威), 거동이 훌륭하여 본받을 만한 것을 의(儀) 라고 합니다. 임금이 임금의 위의가 있으면 그 신하가 두려워하고 사랑하며, 법으로 삼아 본받는 까닭에 능히 그 나라를 보전하고, 아름다운 이름이 길이 세상에 전해집니다.

신하가 신하의 위의가 있으면 그 아랫사람이 두려워하고 사랑하는 까닭에 능히 그 관직을 지켜서 일족(一族)을 보전하고 집안을 편안하게 합니다, 이로부터 이하가 모두 같습니다. 이런 까닭에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편안하고 튼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위시(衛詩)에 말하기를 ' 위의가 아름다워 가릴 것이 없네.' 하였습니다. 임금과 신하, 위사람과 아랫사람, 아버지와 아들, 형과 아우, 안과 밖, 크고 작은 것이 모두 위의가 있음을 말한 것입니다.

주시(周詩)에 말하기를 ' 벗이 서로 돕는 것은 위의로써 돕는다' 하였으니 벗의 길을 반드시 위의를 가지고 서로 권면(勸勉)하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벼슬 자리에 있으면 두려워할 만하고, 취사선택(取捨選擇)하는 것을 사랑할 만하며, 나아가고 물러가는 것이 법도 있으며, 사람을 대하고 사물에 접하는 것이 법으로 삼을 만하며,

용모와 거동을 보아서 느낄 만하며, 일하는 것이 법이 될만하며, 덕행이 본받을 만하며, 소리와 기운이 즐거워할 만하며, 동작이 절문(節文)이 있으며, 말이 도리에 밝습니다.

이러한 모습으로 아랫사람을 대하기 때문에 위의가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 좌전(左傳) -

 

*衛侯 : 위 나라의 양공(襄公)을 말함, 이름은 악(惡).

*北宮文子 : 이름은 타(타). 위나라의 대부, 성은 북궁(北宮)임.

*令尹 : 초나라의 정사를 맡아보는 상경(上卿)임.

*不可以終  끝까지 몸을 잘 보전할 수 없음을 뜻함.

*棣棣태태 : 엄숙하고 빛나는 모습. 태는 익숙할 태.

*不可選 : 어느 것이나 잘하여 우열을 가릴 수 없음.

*周詩 : 주나라의시, 여기서는 <시경>대아(大雅)편의 기취(旣醉)를 말함.

*攝 돕는 것.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메모 :

'소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小學 明倫第二  (0) 2013.04.13
[스크랩] 小學 敬身第三  (0) 2013.04.13
[스크랩] 小學 嘉言第五 1~50  (0) 2013.04.13
[스크랩] 小學 嘉言第五 51~91  (0) 2013.04.13
[스크랩] 小學 善行第六? 1~40  (0) 2013.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