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91) 상주 함창 호연정(浩然亭)

장안봉(微山) 2019. 7. 25. 18:43
(91) 상주 함창 호연정(浩然亭)
번호94작성일2016.09.01조회수510
작성자김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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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주 함창 호연정(浩然亭)

    갈령작약지맥이 은점봉에서 東으로 줄기를 뻗어 함창에 닿아 北으로 아담하게 빚어 놓은 산이 있으니, 이곳 사람들은 금대산 이라 부른다. 이 산 동쪽에 모양이 용머리처럼 생겼다고 하여 “머리미산(東頭山)”이라한다. 당교의 무사기백과 선비정신을 신조로 하기 위하여 이름을 지었으니 그 리(里) 명이 윤직(允直)이요. 산 끝자락에 나한천을 옆으로 두르고, 영신들을 가로질러 멀리 마리산을 바라보고 앉은 「호연정(浩然亭)」은 함창읍 윤직리 336으로, 선비정신은 바로 이곳에서 부터 시작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함창군읍지에는 「浩然亭 在郡東五里進士申裕所搆有自詠詩後孫進士鎭元重建權遂菴尙夏書楣今後孫榥又重建有記」라 적고 있는데,

    이 정은 1534년에 신유(申裕1496~1541)가 지었는데, 본관은 평산(平山)이고, 자는 중서(仲舒)이며, 호는 호연정(浩然亭)이다.
    한천처사(寒泉處士) 신숙빈(申叔彬)의 손자로, 사임당(師任堂) 申씨와는 재종간으로 17세 중종1525년에 사마양시에 합격하여, 성균관 진사로서 간신을 논핵(論劾)한 후 벼슬길에서 물러나 귀향, 이곳 머리미산에다 정자를 짓고 은거함에, 나라에서 예를 갖추어 9번이나 불러도 나아가지 아니하였다고 하는 곧은 선비입니다. 호연정은 대곡(大谷) 성운(成運). 남명(南冥) 조식(曺植)과 도의로 교유한 선비로 정자 이름은 조식이 짓고, 현판은 권상하(權尙夏)가 썼으며, 원운(原韻)외에 권섭(權燮)의 팔경시(八景詩)가 있다.

    이에 호연정의 원운을 소개하면
    「幽居無事但吟哦 한가히 살매 일 없어 시나 읊조리니 興味悠然雨後多 유연한 흥미가 비 뒤에 더하네. 苔滿前溪人不到 앞개울에 이끼 그득해도 사람 이르지 않으니, 隔林終日聽鶯歌 막힌 숲에서 종일토록 꾀꼬리 소리만 듣네」이다.
    이 정은 중간에 폐정(癈亭)되어 호연정이 손수 심었다고 전해지는 은행나무만 있었는데, 1752년 후손 신진원(申鎭元)이 중건하고,
    1891년 후손 황(榥)이 또 중건하고, 근년에 들어 1984년 후손 광현(光鉉)이 또다시 중수를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지요.

    정자는 산 끝자락 바위 비탈의 언덕배기에 서 있는데, 찾는 이 적어도 관리에 정성이 가득하여 깨끗하게 단장을 해놓았으며, 입구에 ‘호연정중수기념비’가 길손을 맞네요. 앞 좌측으로 보면 넓은 들판이 가슴속을 후련하게 하고, 오른쪽으로는 나이를 알 수 없는 배롱나무가 그 꽃을 만발하여 정자를 향하여 들어가는 제방 에서 보면 아주 장관입니다.
    정자 앞 비탈면에는 대나무가 이 가뭄에도 싱싱함으로 그 지조를 드러내고, 대나무 사이에 아주 큰 살구나무가 버티고 있어 그 연륜을 짐작 하고도 남습니다. 건물은 시멘트 기단 위에 앞면 툇기둥만 한 단 낮추어 두리기둥을 세우고, 주상부는 초익공으로 꾸며 처마를 받았네요. 평면 구성은 중앙대청 한 칸에 좌우로 온돌방 한 칸씩을 배치시킨 전형적인 3칸 중당협실형이고, 앞면에는 툇마루 앞쪽으로 난간을 세워 누마루처럼 꾸몄고, 툇마루 왼쪽으로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툇마루 오른쪽이 또 무너져 내려 긴급히 보수를 요하고 있네요. 건실한 5량가 이고 지붕가구는 중도리를 측면 중앙기둥 바로 위에 놓은 3분변작법 입니다.

    현판은 정면에 ‘浩然亭’으로, 중앙마루 안쪽에는 ‘首陽薇軒(수양미헌)’이라 걸었네요. 윤직마을은 가전충효(家傳忠孝) 세수인경(世守仁敬)의 전통을 자랑하고, 영남대로 옛 과거 길로 지나는 과객들이 마셨다는 우물이 아직 남아 있어 역사성이 있는 마을입니다.
    누구나 마을을 찾아오기 쉽도록 2010년 5월, 4차선 도로변 마을입구에 표지석을 크게 설치했지요. 호연정에 관해서도 수필가 백인(百忍) 신광현(申光鉉)씨가 찬(撰)한 글을 함께 실었네요. 이 정은 문경방향으로 진행 중 신광주유소 지나 오른쪽으로 확․포장된 진입로로 들어서면 얼마가지 않아 바로 찾을 수가 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쯤 들리셔서 그 멋을 느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뉴스상주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