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음산(露陰山: 728.5m) 이야기 입니다.
상주의 서쪽을 호위하고 있는 노음산이 걸어 온 길은 백두대간(상주구간: 69.5km)이 상주에 들어와 문장대를 솟구치고, 드디어 최고봉 속리산 천왕봉(天王峰: 1,058m)을 꽃 피우고, 이어 화령재에서 東西로 길을 내주고, 겸허하게 그 몸을 급격히 낮추어 윤지미산(538m)을 빗는다. 이어 윤지미산 아래 438m峰에서 신의터재로 나아가기 前에, 東으로 가지를 쳐 밤원재(220m)에서 상주~청원간 고속도로를 또 다시 東西로 열고, 이어 소머리산(牛頭山)을 낳는다. 다시 장서방재를 넘어 다시 자세를 높혀 北으로 밤원숭덕지맥을 이어 나가기 전에 마침내 상산(商山)삼악(三岳)의 하나인 명산 노음산을 들어 올린다.
이 산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주 서쪽 10리에 있는데 서로악(西露岳)이라고도 부른다. 북석악(北石岳)· 남연악(南淵岳)과 함께 상산삼악(商山三岳)이라고 일컫는다."라는 기록에 처음 등장하는데 예로부터 상주를 대표하는 명산임을 알 수 있다.
상산지에도 "주(州) 서방 10리에 있고 상산삼악중의 하나이니 삼악은 서에는 노악, 북에는 석악, 남은 연악등이다. 층봉(層峰)이 추줄(崷崒)하여 울울(鬱鬱) (蒼蒼)하며 멀리 읍성을 애워싸고 있다. 조석간(趙石澗)이 살고 있었다."라고 적고 있다.
또한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 대감의 시도 전 하는데
懷露陰山(趙石澗寓居處也)(노음산을 그리며)
『何許露陰山州西十里間騎牛石澗逕惟有月同閒』이다.
(노음산이 어디 쯤이던가 상주의 서쪽 십리에 있었다.
소 타고 가는 돌 틈 길에 한가한 달만이 함께 있었다)
국도 25호선에서 남장마을로 진입하여 마을을 지나 오르막에 오르면 우측에 남장지(재실지)가 청정수를 자랑하고, 왼쪽에는 들어오는 손님을 맞이하는 듯 석장승((石長丞:민속자료제33호)이 손짓을 하는데, 이 산에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두 사찰, 東으로 남장사(南長寺)와 西로 북장사(北長寺)를 품고 있다. 남장사는 신라 흥덕왕 7년(832년)에 진감국사(眞鑑國師)가 창건하여 처음에는 장백사(長栢寺)라 했으나, 고려명종 16년(1186년)에 각원화상(覺圓和尙)이 현재의 자리로 옮겨 짓고 남장사라 했다고 한다. 또한 최초로 부처님 공덕을 찬양한 노래, 범패(梵唄)가 보급된 곳이기도 하다. 지근거리에 관음선원, 중궁암등이 함께 하고 있으며 일주문, 범종루, 극락전, 보광전등 천년의 향 내음이 늘 우리의 마음을 맑게 한다.
또한 남장사에는 귀한 불교문화의 보물이 많아 철조 비로자나불(보물 990호)외 4점이 있어, 상주의 한 곳에서 보물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이곳 뿐 이다. 그리고 이 산의 서편 북장사 뒷산을 천주산(天柱山)이라고도 하는데 이곳에도 북장사, 상련암 등의 많은 사암이 있었다고 전 한다. 북장사의 창건 연대는 남장사와 비슷하리라 추정되고 있는데, 이곳에는 파랑새(중국승)가 그렸다는 화법이 절묘한 보물괘불이 있고, 식산(息山) 이만부 선생의 문집인 목판을 보관하고 있기도 하다.
이 산은 영남 8경의 하나로, 고려 말에는 대 시인 조운흘(趙云仡)이 우거하여 명시를 남겼는가 하면, 보광전에 연해 있는 청천료(淸泉寮, 교남 강당)는 승려만이 아니라 상산 선비들의 문회, 시회의 공간이 되어 많은 시문을 탄생시키기도 하였다고 한다.
비록 700m대의 낮은 산이지만 조망이 좋아 중궁암에서 보면 갑장산이 손에 잡힐 듯 하고 국사봉, 식산이 바로 앞이며, 그 너머로 낙동강 건너 만경· 청화· 태조산 등이 한눈에 어림되며, 그 뒤의 팔각정에 서면 천봉산과 그 너머로 의성의 비봉산, 안동의 학가산을 쉽게 볼 수 가 있으며, 정상에 서면 백화· 팔음· 구병· 청계· 도장· 속리산이 조망되고, 상주 시가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동으로 산줄기가 구불구불 힘 있게 달려 내려가 흥암서원 뒤의 지네산까지 이어진 것을 쉽게 볼 수가 있지요.
이 노음산의 정기(精氣)를 이어받고자 옛 상주대학교를 비롯 상주· 외서초등학교 등의 교가(校歌)에 실려 있기도 하다. 이 산은 동서로 경사가 심하고. 암릉과 계곡이 많아 봄에는 진달래요, 여름에는 두터운 녹음이요, 가을에는 만산홍엽(滿山紅葉)이고, 겨울에는 하얀 설산을 자랑한다.
거기에 다가 이 산 초입의 남장마을은 곶감마을로 감나무가 많아 짙푸른 감나무에서 가을에 붉은 감이 제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마치 감나무에 작은 전구를 매달은 놓은 듯 누구나 아주 넉넉한 마음을 갖도록 해주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어 곶감을 만들기 위하여 건조장에 길게 드리운 깍은 감의 모습은 황태덕장이나 과메기덕장이 아닌 감덕장으로서 상주만의 독특한 볼거리임에 틀림이 없다 할 것이다. 지난해 10.26 “한국철도산악연맹회원” 800여명이 기차를 이용하여 남장마을을 지나 노음산을 찾기도 하였다. 평일에는 가족 단위로, 주말에는 관광버스로 산행객이 많이 찾는 우리 상주의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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