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문법

[스크랩] 뜻이 많은 한자(다의자) 해석하는 요령.

장안봉(微山) 2014. 11. 6. 09:26

**. 아래 내용은 아래 주소(같은 블로그)에 있는 문서 파일에 있는 일부 내용이니, 관심 있으면 파일을 다운받기 바란다.

 

 

뜻이 많은 다의자(多義字) 해석하기

 

뜻이 많은 한자를 다의자(多義字)라고 한다. 아마 한문을 풀이함에 다의자를 제대로 해석하기가 가장 어려운 듯싶다.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틀리고 아는 사람은 알아서 틀리는 것이 다의자이다. 모르는 사람은 해석할 때 주로 그 한자의 ‘주된 의미’만을 대입하여 해석하기 때문에 그 한자가 ‘생소한 의미’로 쓰이면 틀리게 된다. 반면, 한문을 제법 아는 사람은 그 한자의 ‘생소한 의미’를 대입해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어, 그 한자가 ‘주된 의미’로 쓰일 때에 틀리는 경우가 생긴다.


1) 孟子齊而之趙矣.(맹자가 제를 떠나서 조로 갔다.)

 全國時代今二千餘年.(전국 시대는 지금과 사이가 뜸이 2천여 년이다.)

 不如禍根.(화근은 제거함이 낫다)

2) 孟子過門而入室.(맹자가 문을 지나 방에 들어갔다)

 好視人之過, 不視己之過.(남의 허물은 잘 봐도 자기의 허물은 살피지 못한다)

 聖人過凡人, 猶鳳凰出衆鳥.(성인이 범인보다 뛰어난 것은 봉황이 뭇 새보다 뛰어남과 같다)

3) 學而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學而習之, 不亦說乎.(배우고 제때에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위 예문 1에서 去자가 각각 ‘떠나다’, ‘사이가 뜨다(때가 벌어지다. =距)’, ‘없애다(=除)’로 다른 의미로 쓰였다. 예 2도 過자가 각기 다른 의미로 쓰였다. 그러나 이런 뜻이 많은 한자(다의자)에 그리 겁먹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아무리 뜻이 많은 한자라도 대개 서내 개 이내의 의미가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의자의 의미를 다 알 수는 없어도, 주된 의미로 쓰이는 것은 잘 알도록 해야 한다. 예문 3에서 時자는 ‘때로’로 해석해도, ‘제때에’로 해석해도 둘 다 말이 된다. 이처럼 한 한자가 각각 다른 의미로 해석해도 다 그 문장의 의미가 통하는 경우가, 다의자를 해석하기가 아주 애매해진다. 이렇게 주된 의미가 두세 개 이상 되고 빈도가 높은 한자는 可, 去, 擧, 見, 經, 故, 寧, 道, 果, 過, 幾, 當, 得, 令, 亡, 無, 反, 發, 方, 便, 使, 傷, 說, 相, 上, 所, 勝, 是, 惡, 焉, 若, 如, 與, 說, 易, 爲, 猶, 以, 已, 子, 者̌, 將, 適, 足, 從, 之, 至, 致, 何, 乎, 會 등이다.


1) 崔氏有子, 永植也.(최씨에게 아들이 있는데, 영식이라고 한다)

  男女老少, 人皆好財.(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은 모두 재물을 좋아한다)

2) 乘船則不可泳, 而可海.(배를 타면 수영을 하지 못해도, 바다를 건널 수 있다)

  童惡臭, 掩鼻.(아이가 악취를 맡고 코를 가렸다)


예문 1에서 曰자가 ‘라고 하다’는 의미로, 無자는 ‘할 것 없이’라는 의미로 쓰였는데, 이것들의 기본적인 의미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고, 의미가 약간 다르게 변형됐다. 이렇게 문맥에 따라 의미가 약간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예문 2에서 絶자가 ‘건너다’는 의미로 쓰였는데, 絶자의 기본적인 의미인 ‘끊다’에서 ‘건너다’를 유추하기는 쉽지 않지만, 앞뒤 문맥을 잘 살피고 어학적인 센스가 있다면 굳이 옥편을 안 보고도 絶자가 ‘건너다’는 의미도 있음을 알아낼 수도 있다.


1) 我雨聲而閉窓門.(나는 빗소리를 듣고 창문을 닫았다)

1-a) 諜者審敵陣, 以具將也.(첩자가 적진을 살피고는, (그것을) 장군에게 자세히 들려줬다.)


위 예문 1에서 聞자가 ‘듣다’의 의미로도 쓰였지만, 한편으론 1-a에서는 聞자가 ‘들려주다(말해주다)’는 의미로도 쓰여, 聞자가 서로 상반되는 의미로 쓰였다고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서로 반대, 대비되는 의미를 갖는 한자는 聞(듣다. 들려주다), 反(돌아가다(따르다). 거꾸로 하다(반대하다)), 等(동등. 차등), 舍(머무르다. 버리다) 등이다.

 옥편에 있는 다의자의 의미를 모두 다 암기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이보다는 문장을 많이 접하여, 다의자의 여러 의미를 자연스레 터득하되, 주된 의미 위주로 학습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결론적으로 다의자의 정복도 많은 문장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석하기 곤란한 다의자는 옥편을 보고 각각 그 의미를 대입해 보고, 그 중에 문맥에 맞는 의미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그 문맥에 대하여 전혀 감을 못 잡고, 이렇게 대입하여 해석하는 것은 엉뚱할 풀이가 될 가능성이 많으니, 신중해야 한다.

출처 : 한문을 알자
글쓴이 : 한문궁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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