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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몽일의 영남신풍수기행 . 27] 아파트

장안봉(微山) 2013. 11. 25. 22:52
이몽일의 영남신풍수기행 . 27] 아파트

1994년 봄 서울 강남 일대에 희한한 소문이 나돈 적이 있다. 주로 주부 들의 입과 입으로 전해진 그 소문의 내용인즉, 자식을 서울대에 수석 합격 시키고 싶거나 혹은 남편이 출세하길 바란다면 송파에 있는 모(某) 아파트 로 이사를 하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곳에서 두 해 연거푸 서울대 수석 합격생이 나오고 또 거기에 살고 있는 정.관계 인사들이 때맞춰 승진 내지 요직에 발탁되는 행운을 맞 는 바람에 그 아파트 단지는 저절로 명당으로 소문이 났던 모양이다.

그뿐 아니다. 그 이전에도 이미 서울의 어느 아파트에는 접객업소에 다 니는 아가씨들이 많은데 어느 아파트에는 부잣집이 많다거나, 혹은 어느 아파트에는 자살하는 일이 많이 일어난 반면, 또 어느 아파트에는 도둑이 많이 든다는 등 온갖 일들을 아파트 터의 길흉 탓으로 돌리는 얘기들이 많 이 나돌았다. 알고 보면 그런 황당한 얘기들은 풍수발복론에 바탕한 한낱 반(半)풍수론적인 우스갯소리들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다소 그럴듯해 보이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아파트 풍수론이 바로 동(棟) 배치를 사신사(四神砂)와 결부시켜 해석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파트 단지의 한가운데에 들어앉은 동을 혈(穴)로 보면 서, 그 앞.뒤 동을 주작(朱雀)과 현무(玄武)로, 또 그 좌.우 동을 청룡(靑 龍)과 백호(白虎)로 각각 여기는 것인데, 보온이 탁월한 아파트 건축물에 서 굳이 좋은 전망을 무시한 채 건물들로 둘러싸인 그같은 장풍세(臧風勢) 를 갖추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면 풍수에 까막눈인 사람일지라도 비웃을 일이 아니겠는가.

아파트 좌향(坐向)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몸채가 남향이나 동.서남향 이면 되었지 굳이 실내에까지 패철(佩鐵 혹은 羅經)을 들고 들어가 그 내 부 구조를 가지고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논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파트 풍수의 본령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지기론(地氣論)이 다. 혹자는 지기개념을 그저 단순히 땅 속을 흐르는 보이지 않는 생기(生 氣)로 정의하지만 지기는 결코 그런 의미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청오 경(靑烏經)'에서 "천기(天氣)가 하강하고 지기가 상승하는 곳에 풍수는 스 스로 이루어진다"라고 한 것은 결국 지기의 징표인 물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고, 또 그 구름이 비로 하강하면서 만물을 생장시키는,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을 지기 개념이 모두 포괄한다는 뜻인즉, 어찌 보면 대기 역시 지기의 또다른 변용(變容)에 다름아닌 것이다.

어쨌든 이 지기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는 아파트 풍수론은 크게 두 가지 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아파트가 입지해 있는 장소와 관련된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아 파트 높이와 관련된 것이다. 앞의 경우는 필자가 몇 해 전에 서울시내 아 파트에 대한 풍수해석을 놓고 한 건축학자와 벌인 논쟁이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당시에 그 학자는, 북의 북한산과 북악산, 동의 낙산, 서의 인왕산과 안 산, 남의 남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데다 남산 너머로는 한강이 띠를 두른 듯 유유히 흐르고 있는, 옛 한양도성 4대문 안쪽에 들어서 있는 아파 트가 최고의 명당에 자리잡은 아파트들이며, 산자락에 기대고 있지 않은 한강변의 아파트들은 강물이 양기(陽氣)를 빼앗아가고 있는 형상이기 때문 에 결코 명당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그와 정반대였다. 지세설(地勢說)에 우선하는 것 이 기감(氣感)인 바, 옛 4대문안 터는 원래는 천기와 지기를 잘 갈무리하 는 장풍국(局)의 길지였지만 그동안의 과밀개발로 인해 시도때도 없이 탁 기(濁氣)가 꽉 들어차는 흉지(凶地)로 변해버린 지 이미 오래이기 때문에 특히 대기오염이 심한 겨울철을 생각하자면 차라리 북악산과 인왕산을 잇 는 자하문 고갯길 지맥을 파손시켜서라도 서북풍의 한기(寒氣)를 받아들이 는 것이 오히려 4대문안 삶터 환경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바로 필자의 논지였다.

그리고 한강변의 아파트는 이미 국제올림픽 위원회가 88올림픽 마라톤 코스의 대기오염 상황을 측정할 때에 증명된 사실이지만, 끊임없이 강바람 이 주변의 오염된 대기들을 걷어내 주고 있어 4대문안 대기보다 훨씬 더 깨끗하다는 반론을 제시하였다.

어차피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의 대기상태가과거와 달리 늘상 오염물질로 뒤덮여 있는 이상 고전적인 풍수 보국(保國)논리를 서울에 적용한다는 것 은 무리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요컨대 서울의 경우에는 취기처(聚氣處)에 자리잡은 아파트보다는 산기 처(散氣處)에 자리잡은 아파트가 비록 풍수에서 말하는 명당은 될 수 없을 지언정 현실적으로 훨씬 더 좋다는 뜻이었던 셈이다.

서울의 옛 4대문안 터가 잘못된 개발로 인해 그같은 환경적인 고초를 겪 고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대구지역만 해도 지산.범물지구와 칠곡지구가 똑 같은 전철을 밟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장풍이 잘 되는 분지형 골짜기에서는 난방연료나 자동차 배기로 인한 각종 오염물 질이 빠져나가기 어렵게 마련이다.

때문에 대규모 인구를 끌어들이는 고층 아파트를 그런 골짜기에 밀집 개 발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토지이용 의 효율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할지는 모르나, 삶터의 총 체적인 질이 자꾸만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는 그런 개발논리도 신중 히 재검토해 봐야 할 시점이 되지 않았는가.

아파트 층별 높이에 관한 지기론은 한층 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내용 이다. 1998년말 현재 우리 나라 전체 가구의 42.7%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명실공히 아파트가 우리 나라 사람들의 가장 주된 주거형태로 자리매 김하게 된 까닭도 있거니와, 무엇보다도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층이 본인 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개인적인 궁금증이 그런 관심 을 더욱 증폭시킨 것으로 짐작된다.

과학적인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는 땅의 기가 아직까지는 지자기(地磁氣)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미 서구과학계에서는 사람을 위시한 대부분 동식물 들이 지자기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고, 특히 인체에 지자기가 계 속 결핍되면 두통, 요통, 불면증, 습관성변비 등을 포함한 각종 질병이 생 길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른바 자기 치료법, 즉 인체의 산소 운반 능력을 증대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또한 칼슘이온 및 내분비액의 수소이온농도를 변화시켜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 는 것도 알고보면 모두 그런 까닭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전통 종가(宗家)와 아파트 터의 지자기를 비교 분석한 결과 를 보면, 16곳의 종가에서 측정한 지자기의 평균치는 491-495m가우스로 표 준편차가 작은 반면, 아파트의 지자기 평균치는 401-455m가우스로 표준편 차가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자연계의 지자기가 총계량 490m가우 스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흙과 나무를 사용하여 우리의 전통 양택 론에 따라 지어진 종가가 최적의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게다가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이 연구는, 아파트의 지기가 3층 이하에서는 0.5가우스(500m가우스)이지만 4층 이상으로 올라가면 0.25가우 스로 떨어진다는 종래의 학설을 뒤엎고, 아파트 주거는 내장된 콘크리트와 철근, 전기 배선 등이 기본적으로 지자기를 왜곡시키는 외에도 엘리베이터 를 위시한 각종 문명의 이기(利器)들이 발생하는 유해전자파 때문에 층 높 이에 상관없이 지자기가 크게 교란되고 있음을 아울러 밝히는 개가를 올린 것으로 판단된다. 지자기론으로 보자면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아파트 로 열층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어머니의 자궁이 우리를 낳은 제1의 모태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집과 땅은 우리를 길러주는 제2의 모태나 다름없다. 혹자는 아파트식 주거형태 를 '닭장'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그동안 우리 나라의 주택보급률과 국토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해 왔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다. 그런 의미에서 아파트 주거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요즘 아파트 거실바 닥에 나무를 깔거나, 혹은 방바닥에 황토를 바르는 것 등은 전통과 현대를 함께 아우르면서 새로운 아파트 주거문화를 창출해 나가고자 하는 매우 바 람직한 형태로 받아들여진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아파트는 결코 명당이 있을 수 없다. 다만 그 위치나 주변 지세, 방위, 환경오염 등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보다 나은 터에 자 리잡은 아파트가 있을 따름인 것이다.

풍수학자.지리학 박사

출처 : 대한현공풍수지리학회
글쓴이 : 초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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