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가정 이곡.목은 이색

[스크랩] 이색(李穡) 목은(牧隱) 은 시와 문이 구비되어 함께 우수하다 하나-《용재총화》-

장안봉(微山) 2013. 5. 28. 23:17

연려실기술 별집 제14권   
 
 
 문예전고(文藝典故)
 
 
문장(文章) 
 

○ 우리나라 문장이 최치원(崔致遠)에서 처음으로 발휘(發揮)되었다. 김부식(金富軾)은 풍부하면서도 화려하지는 못하였고, 정지상(鄭知常)은 화려하였으나 떨치지는 못하였으며, 이규보(李奎報)는 눌러 다졌으나 거두지는 못하였고, 이인로(李仁老)는 단련하였으나 펴지는 못하였으며, 임춘(林椿)은 면밀하였으나 윤택하지는 못하였고,

 

이곡(李穀) 가정(稼亭) 은 적실하였으나 슬기롭지 못하였으며, 이제현(李齊賢) 익재(益齋) 은 노련하고 기운찼으나 문채롭지는 못하였고, 이숭인(李崇仁) 도은(陶隱) 은 온자(溫藉)하여 기운이 부족하였으며, 정몽주 포은(圃隱) 는 순수하였으나 요약(要約)하지는 못하였고, 정도전(鄭道傳) 삼봉(三峯) 은 확대하였으나 검속하지는 않았다.

 

세상에서 일컫기를 이색(李穡) 목은(牧隱) 은 시와 문이 구비되어 함께 우수하다 하나, 더럽고 엉성한 태도가 많이 있어서 원(元) 나라 사람의 시율(詩律)에 견주더라도 미치지 못하는데, 어찌 당(唐)ㆍ송(宋)의 경지에야 비길 수 있으랴. 권근(權近)ㆍ변계량(卞季良)이 비록 문병(文柄)을 잡았으나, 이색에게도 미치지 못하였고, 변계량은 더욱 비천하고 연약하였다.

 

세종(世宗)이 처음으로 집현전(集賢殿)을 설치하고 문학하는 선비를 맞이하였는데, 신숙주(申叔舟)ㆍ최항(崔恒)ㆍ이석형(李石亨)과 박팽년(朴彭年)ㆍ성삼문(成三問)ㆍ유성원(柳誠源)ㆍ이개(李塏)ㆍ하위지(河緯地) 같은 이는 모두 한때 이름을 날렸다. 성삼문은 문장이 호방하나 시(詩)에는 모자랐으며, 하위지는 대책(對策)과 소장(疏章)은 잘하여도 시를 몰랐다. 유성원은 타고난 재주로 학문을 일찍 성취하였으나 견식이 넓지 못하였으며, 이개는 문장이 맑고 발월(發越)하였으며 시도 또한 정묘ㆍ기절하였으나, 동료들은 모두 박팽년을 집대성(集大成)하였다고 하니, 그의 경술과 문장ㆍ필법이 모두 훌륭한 것을 말한 것이었다. 그러나 모두 죽음을 당하여서 그들의 저술이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최항(崔恒)은 사륙체의 변려문에 정묘하였고, 이석형은 과거의 글에 능하였으며, 오직 신숙주의 문장ㆍ도덕은 온 세상에서 모두 높이고 우러러 보았다. 그 뒤를 이을 자는 서거정(徐居正)ㆍ김수온(金守溫)ㆍ강희맹(姜希孟)ㆍ이승소(李承召)ㆍ김수녕(金壽寧) 및 성임(成任)뿐이었다. 서거정은 문장이 화려하고 시는 오로지 한유(韓愈)ㆍ육유(陸游)의 체를 공부하여 손을 대면 문득 글이 만들어져서 화려하기 짝이 없었고, 오랫동안 문형을 맡았다. 김수온은 글을 읽으면 반드시 외웠으므로 문장이 체재를 얻었으며, 그 문장은 호방하고 웅건하여서 아무도 그와 더불어 기세를 다투지 못하였다. 그러나 성질이 단속할 줄 모르므로 시의 운에 착오가 많고 격식에 맞지 않았다. 희맹은 시와 문이 전중 아담(典重雅淡)하고 타고난 재질이 제대로 무르익어서 여러 학자 중에 가장 뛰어났다. 이승소는 시와 문이 함께 아름다워서 공교한 장인이 조각하여도 도끼로 찍은 흔적이 없는 것과 같았고, 김수녕은 타고난 자질로 일찍 성취하였으며 반고(班固)를 본받아 문장이 노련하고 힘찼다. 《세조실록(世祖實錄)》을 편수할 때에 사실을 서술한 것은 그의 솜씨에서 많이 나왔던 것이다. 성임의 시는 만당(晩唐 당의 후기)의 체재를 본받아서 구름가듯 물흐르듯 걸림이 없었다. 이 몇 사람이 모두 이름이 났으며 당대의 문학이 빛났다. 《용재총화》

 


○ 국조의 문장이 대개 고려보다는 못하였다. 명가라고 일컫는 자가 셋인데, 괴애(乖崖) 김수온(金守溫)ㆍ점필재(?畢齋) 김종직(金宗直)ㆍ간이재(簡易齋) 최립(崔?)이다. 세 사람의 장단점은 신흠(申欽)이 《간이집(簡易集)》 서문에서 대략 논하였는데, “점필재가 가장 우수한 것은 그의 글에는 논리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간이집》의 글은 좋은 곳은 가끔 가다가 전인을 능가할 만하나, 낮은 것은 속에 감추어진 것이 모두 드러나서 남이 쉽사리 싫증을 낸다.” 하였다. 《상촌휘언(常村彙言)》

출처 : ▒ 한 산 草 堂 ▒
글쓴이 : 천하한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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