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현공)

[스크랩] 술가(術家)의 연원

장안봉(微山) 2013. 5. 11. 21:01

술가(術家)의 연원


요즘에는 매복(賣卜)을 하는 사람들을 역술가(易術家) 또는 역술인이라고 부르는데 역술가란 말은 2?30년 사이에 만들어진 신조어(新造語)고 사실 이조때부터 현재까지도 일반인은 보통 점쟁이라고 불렀고 지금도 대부분 점쟁이라고 부르는 이가 많다.

그런데 이 근래에 점쟁이를 역술가라고 크게 존칭하게 된 것은 식모를 가정부라고 부르고 운전수를 기사라고 부르며 청소부를 환경미화원이라고 부르게 한 알량한 국어 순화운동가들 때문에 더불어 드높게 존칭해서 부르는 대열에 영광스럽게 동참하게 된 것이다.

원래 역술인들은 옛날에는 방술가(方術家), 술가(術家), 또는 술객(術客)이라고 불렀는데 그 연원은 춘추삼전(春秋三傳-左傳, 公羊傳, 穀梁傳) 중의 곡량전 서문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구체적으로 논한 것은 『한서예문지(漢書藝文志)』에서 공자의 많은 제자들이 학술상의 전공분야가 각자 독특한 경지에 이르렀으므로 이를 아홉가지로 분류한 데서부터 유래되었다.

『漢書藝文志云 孔子旣沒 諸弟子 各編成一家之言 凡爲九 一曰儒家流 二曰道家流 三曰陰陽家流 四曰法家流 五曰名家流 六曰墨家流 七曰縱橫家流 八曰雜家流 九曰農家流』라 했다.

이상과 같이 전공한 학문을 아홉가지로 나누어 보았는데 이 구가류(九家流) 중에서 음양가(陰陽家)란 곧 술가를 지칭하는 말인데 의복풍(?,卜,風) 삼술을 연구하는 술가들을 일명 구류 술객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이 구류가 중에서 술가는 음양가에 해당되므로 일명 구류술가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이 구류가 중에서 유가(儒家)나 도가(道家)는 동양사상의 중추가 되어 면면히 내려오고 있고 법가, 명가, 묵가, 종횡가 등은 사실 유가나 도가의 틀속으로 합류되거나 정치세력의 주체가 되어 영욕의 갈림길을 걷기도 했지만 오직 음양가 만은 홀로서기를 계속해 왔다고 본다.

음양가란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역술가 또는 술객, 술사, 방술가, 점술가라고 불려졌는데 역사적으로 볼 때 강태공(姜尙)이나 오자서(伍子胥) 손자(孫子), 장자방(張子房), 제갈공명(諸葛孔明), 유백온(劉基), 조보(趙普), 야율초재(野律楚才) 같은 일부 음양가들은 경천동지(驚天動地) 할 대공을 세우거나 나라를 창업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국사(國師)나 군사(軍師)로서 청사에 이름을 남겼지만 대개의 음양가들이란 호구지책을 위해서 술객노릇을 했거나 선천적으로 적성과 취미가 맞아서 술서에 심취한 나머지 그 점복술의 적중율에 탄복하여 술객이 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문복하러 오는 사람들이 운집(雲集)하므로 치부(致富)한 사람도 간혹 있었으나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음양가란 아세아권의 어느 나라보다 가장 초라한 모습으로 볼품없이 남아 있을 뿐이다.

왜냐하면 이조 오백년 간은 주자학을 받아 들였고 주자학은 국시로 정해져 정교합일이 됨으로서 유학(儒學) 이외의 학문은 배척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주학(程朱學)의 틀을 벗어나면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려 멸문지화를 당했기 때문에 자유분방한 사상가가 나오기는 애초부터 있을 수 없는 일이였다.

또 과거급제라는 등용문을 통과하지 않은 부류란 가난에 쪼들려 많은 책을 사서 볼 수 없는 신세가 되고 일반 상민의 처지에서는 목구멍 풀칠하기가 바빴으니 특별한 인연이 닿지 않고서는 사서삼경이나 복술(卜術)에 관한 책이란 있는 줄도 모르는 정도였다.

이조말 정조(正祖) 당시 실학자였던 박제가(朴齊家)는 그의 저서 『북학의(北學議)』라는 책에서 논하기를 서책이 유통되는 과정이 조선과 중국은 너무나 다르다고 통열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말하기를, 중국에서는 일반 백성 누구나 어떤 책이던 책값만 있으면 구득할 수가 있는데 조선은 역관들이 좋은 문헌을 들여오는데 그것도 많이 가져올 수도 없고 가지고 오는 즉시 권문세가들의 차지가 되고 만다 하면서 한탄을 하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도 이 역관이란 사람들이 일반 경제적인 물품에는 안목이 밝았을 지는 몰라도 서지학(書誌學)에 관해서는 그 지식이 국한되어 있었을 것이고 세도 있는 몇몇 부류가 부탁을 해서 사 가지고 들여오는 것이 고작이니 일반 백성들에게 돌아갈 책은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조시대란 현재와 달라 일반인이 출판한다는 것은 생각해 볼 수 없는 시대였고 국가나 지방에서 학인 들에게 보급하고자 출판하는 내각판(內閣版)이나 지방판(地方版)들이 고작인데 그것도 사서삼경이나 대학자들의 문집을 출판하는 정도였으므로 일반인이 음양술수에 관한 책을 알고 있어도 구할 수가 없고 대부분의 일반 대중은 무지하여 음양술수에 관한 책이 있는 줄도 몰랐다.

예를 들어 관상감에서 선출하는 지관(地官-풍수사) 시험의 교재가 겨우 금랑경(錦囊經-장경(葬經), 명산론(明山論), 호신순(胡臣舜), 탁옥부(琢玉賦) 등 네종류에 불과했으니 국가에서 국사라는 칭호를 받는 자라 하더라도 풍수에 대한 지식은 국한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중국은 송나라 때(고려말기), 이미 양구빈 선생의『감룡경(?龍經)』,『의룡경(疑龍經)』,『도장법(倒杖法)』,『일립속(一立粟)』과 오경란 선생의

『망룡경(望龍經)』,『도법쌍담(道法?談)』사마두타(司馬頭陀)의『천원일기우형론(天元一氣寓形論)』과『달승문답(達僧問答)』사자경(謝自敬)의 『일촌금혈법(一寸金穴法)』등을 일반인도 소지하고 있었을 정도이니 한국과 중국의 일반 대중들의 문화차이란 비교도 되지 못할 정도였다고 본다.

그 시대는 한번 중국을 왕복하는데 몇 달씩 걸렸고 또 국가의 사신이나 역관들 외에는 감히 중국을 갈 생각도 할 수 없는 시대였기 때문에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이 시대는 중국은 아침에 떠나서 볼일을 다 보고 그 다음날 돌아 올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천지에 깔려 있는 것이 책이고 돈만 있으면 외국인이라도 비결이라고 생각되는 책까지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는데도 한국의 술사들은 무슨 책이 유통되는 지도 모르고 자가당착에 빠져 있으니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한국의 서점가(書店家)를 두루 돌아보면 술수에 관한 책은 나열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많지만 정말로 볼 만한 책이란 눈을 씻고 보아도 그 많은 책 중에 한 두 권 정도밖에 보이지 않으니 한심스러울 뿐이다.

또 문화센타나 학원 등에서 역리나 풍수를 강의하는 자들은 남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가르치는 선생부터 재교육을 받아야 할 정도니 말해서 무엇하리요.

예를 들어 사주로 말하면 신살(神煞) 나부랭이나 가르치고 어느 날에 낳은 사람은 고집이 세다느니 팔자가 드세다느니 하는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학리를 가르치고 있다. 어떤 풍수책을 서점에 가서 읽어보았더니 요(曜)라는 풍수상의 용어를 설명해 놓기를 명당(明堂-산소 앞 안대 사이에 있는 작은 밭이나 논 등을 말함)을 밝히는 산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으니 기도 않차는 말을 주절거리고 있다.

요(曜)란 원래 대간룡(大幹龍)으로 내려온 산소자리는 그 기세가 너무 세서 말을 타고 달리는 장군이나 일반 사람도 갑옷이나 복장이 뒤로 휘날리는 것처럼 청룡(靑龍)과 백호(白虎)가 산소를 향에 완전히 감싸주는 것이 아니라, 혈 자리는 약간 감아 주는 듯 하고 수리나 수 십리는 더 내려가 감싸주므로 속사들은 그런 자리를 분별하기 어렵게 혈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러한 모양새를「요(曜)」,「여기(餘氣)」또는「이향사(離向砂)」라고도 해서 반드시 고향을 떠나서 고생하다가 종내 대성(大成)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그러한 뜻도 모르고 요(曜)자란 밝다는 뜻이므로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뜻인지를 모르겠으므로 명당을 밝게 비추는 산봉오리다 라는 얼토당토 않은 헛소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니 한심스럽지 않겠는가.

부처님 말씀에 그릇된 지식을 남에게 전파하는 것처럼 큰 죄악은 없다고 했는데 요즘 역학계의 선생이라고 하는 자들을 두고 하는 말씀 같다.

어떤 풍수 책이라도 요(曜)라는 단어를 설명해준 적이 없고 선생에게서도 배우지 않았으니 요(曜)라는 단어를 밝게 비추는 산이라 풀이해 놓고 있는데, 해도 아니요, 달도 아닌 무명(無明)의 산이 어디를 어떻게 밝게 비춘 단 말인가.

현재 풍수학의 논리는 아세아권은 물론 구미(歐美) 까지도 대현공학(大玄空學)의 비밀이 대중화되다시피 되어 소재피구(消災避咎)하고 초길영복(招吉迎福)하는 권능을 부리고 있는 시대가 됐는데도 자칭 풍수의 대가라고 하는 자들도 대현공학(大玄空學)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자가 대부분이니 말해서 무엇하리요. 그러므로 음택(陰宅)은 아직도 지리오결(地理五訣)의 수준을 넘지 못했고 양택은 여전히 양택삼요(陽宅三要)나 생기복덕론이나 따지고 있는 실정이니 어찌 한심스럽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지리오결의 삼합수법이라도 제대로 알고 지관 노릇을 하는 자는 양심가에 속하는데 2, 3개월이면 완전히 깨달을 수 있는 삼합수법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 행술을 하는 술사가 대부분이니 이러한 술사에게 속아넘어가는 것 또한 우리나라 뿐이다.


耳山. 장태상

출처 : 정산풍수명리학회
글쓴이 : 大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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