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大宗師)-장자(莊子)
知天之所爲(지천지소위) : 자연이 하는 일을 알고
知人之所爲者(지인지소위자) : 사람이 하는 일을 알면
至矣(지의) : 인지의 최고이다
知天之所爲者(지천지소위자) : 자연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天而生也(천이생야) : 자연 그대로 살아가고
知人之所爲者(지인지소위자) : 사람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以其知之所知(이기지지소지) : 자기 지식이 아는 것으로써
以養其知之所不知(이양기지지소부지) : 그 지식이 알지 못하는 바를 키워 나간다
終其天年而不中道夭者(종기천년이부중도요자) : 그 천수를 다하고 도중에 일찍 죽지 않는 것이
是知之盛也(시지지성야) : 바로 인지로서 훌륭한 것이다
雖然有患(수연유환) : 그러나 아직 결함이 있다
夫知有所待而後當(부지유소대이후당) : 대체 지식이란 의거하는 표준이 있은 다음 비로소 옳은 것이 된다
其所待者特未定也(기소대자특미정야) : 그 표준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庸詎知吾所謂天之非人乎(용거지오소위천지비인호) : 내가 말하는 자연이 사람이 아닌지
所謂人之非天乎(소위인지비천호) : 내가 말하는 사람이 자연이 아닌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且有眞人而後有眞知(차유진인이후유진지) : 그러니 진인이 있어야만 비로소 참된 지식이 있는 것이다
何謂眞人(하위진인) : 무엇을 진인이라 하는가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不逆寡(불역과) : 역경을 거역하지 않았고
不雄成(불웅성) : 성공을 자랑하지 않았으며
不謨士(불모사) : 아무일도 꾀하지 않았다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사람은
過而弗悔(과이불회) : 비록 잘못을 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고
當而不自得也(당이불자득야) : 잘 되어도 자랑하지 않는다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사람은
登高不慄(등고불률) : 또 높은 곳을 올라가도 두려워하지 않고
入水不濡(입수불유) :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으며
入火不熱(입화불열) : 불에 들어가도 뜨겁지 않는다
是知之能登假於道者也若此(시지지능등가어도자야약차) : 이는 그 지식이 세속을 초월하여 자연의 도리에 도달 수 있었으므로 그런 것이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其寢不夢(기침불몽) : 잠을 자도 꿈꾸지 않고
其覺無憂(기각무우) : 깨어 있어도 근심이 없으며
其食不甘(기식불감) : 식사를 해도 맛있는 것을 찾지 않고
其息深深(기식심심) : 숨을 쉬는 것이 깊고 고요했다
眞人之息以踵(진인지식이종) : 진인은 발꿈치로 깊이 숨쉬고
衆人之息以喉(중인지식이후) : 범인은 목구멍으로 숨쉰다
屈服者(굴복자) : 외물에 굴복한 자는
其嗌言若哇(기익언약왜) : 그 목에서 자는 소리가 마치 무엇을 토하는 것 같고
其耆欲深者(기기욕심자) : 욕망이 깊은 자는
其天機淺(기천기천) : 그 마음의 작용이 얕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不知說生(부지설생) : 삶을 새삼 기뻐할 줄 모르고
不知惡死(부지오사) : 죽음을 새삼 미워할 줄고 모른다
其出不訢(기출불흔) : 태어남을 기뻐하지 않고
其入不距(기입불거) : 죽음을 거역하지도 않는다
翛然而往(소연이왕) : 무심히 자연을 따라 가고
翛然而來而已矣(소연이래이이의) : 무심히 자연을 따라 올 뿐이다
不忘其所始(불망기소시) : 그 태어난 시초를 모르고
不求其所終(불구기소종) : 그 끝을 알려 하지 않는다
受而喜之(수이희지) : 삶을 받으면 그것을 기뻐하고
忘而復之(망이복지) : 죽으면 그것을 돌려보낸다
是之謂不以心損道(시지위불이심손도) : 이런 것을 ‘분별심으로 도를 버리지 않고
不以人助天(불이인조천) : 인위로 자연을 돕지 않음’이라고 하고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 : 이런 사람을 지인이라고 한다
若然者(약연자) : 그러한 사람은
其心忘(기심망) : 그 마음이 모든 것을 잊고
其容寂(기용적) : 그 모습이 호젓하며
其顙頯(기상규) : 그 이마가 널찍하다
凄然似秋(처연사추) : 시원하기가 가을 같고
煖然似春(난연사춘) : 아늑하기는 봄과 같다
喜怒通四時(희노통사시) : 기쁨이나 노여움의 감정이 사시와 같고
與物有宜而莫知其極(여물유의이막지기극) : 외계의 사물과 조화되어 그 끝을 알 수 없다
故聖人之用兵也(고성인지용병야) : 그래서 성인이 군대를 동원하여
亡國而不失人心(망국이불실인심) : 적의 나라를 멸망시켜도 인심을 잃지 않고
利澤施乎萬世(이택시호만세) : 은혜가 만세에 미쳐도
不爲愛人(불위애인) : 각별히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없다
故樂通物(고락통물) : 그러므로 사물을 뜻대로 하기를 바라는 자는
非聖人也(비성인야) : 성인이 아니다
有親(유친) : 친밀감이 있는 자는
非仁也(비인야) : 인자가 아니다
天時(천시) : 자연을 시간으로 구분하는 자는
非賢也(비현야) : 군자가 아니다
利害不通(리해불통) : 이해에 통하지 않는 자는
非君子也(비군자야) : 군자가 아니다
行名失己(행명실기) : 명예를 행하다 자기를 잃는 자는
非士也(비사야) : 선비가 아니다
亡身不眞(망신부진) : 몸을 망치며 참된 삶을 잃고 있는 자는
非役人也(비역인야) : 남을 부리지 못하는 자이다
若狐不偕(약호불해) : 청렴한 호불해
務光(무광) : 무광
伯夷(백이) : 백이
叔齊(숙제) : 숙제
箕子(기자) : 기자
胥餘(서여) : 서여
紀他(기타) : 기타
申徒狄(신도적) : 신도적 같은 사람들은
是役人之役(시역인지역) : 남의 일에 쓰여지고
適人之適(적인지적) : 남의 즐거움을 부러워하여
而不自適其適者也(이불자적기적자야) : 스스로의 참된 즐거움을 즐기지 못한 자들이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其狀義而不崩(기상의이불붕) : 그 모습이 우뚝 높이 솟아도 무너지지 않고
若不足而不承(약부족이불승) : 모자라는 듯하면서도 아주 충일하여 받지 않았다
與乎其觚而不堅也(여호기고이불견야) : 한가하게 홀로 있어도 완고하지 않고
張乎其虛而不華也(장호기허이불화야) : 휑하니 넓고 비어 있으면서도 겉치례를 하지 않는다
邴邴乎其似喜也(병병호기사희야) : 환이 밝게 기뻐하는 듯하고
崔乎其不得已也(최호기부득이야) : 무슨 일이나 닥쳐야 하는 수 없이 한다
滀乎進我色也(축호진아색야) : 덕이 가득차서 그 얼굴빛을 더욱 돋우고
與乎止我德也(여호지아덕야) : 한가로이 그 덕에 머문다
厲乎其似世也(려호기사세야) : 널찍하여 매우 큰 것 같고
謷乎其未可制也(오호기미가제야) : 초연하여 얽매이지 않는다
連乎其似好閉也(연호기사호폐야) : 줄곧 입을 다물고 있기를 좋아하는 듯하고
忟乎忘其言也(민호망기언야) : 멍하니 말을 잊고 있다
以刑爲體(이형위체) : 진인은 형벌을 몸으로 삼고
以禮爲翼(이예위익) : 예의를 날개로 삼으며
以知爲時(이지위시) : 지혜를 때를 아는 방편으로 여기며
以德爲循(이덕위순) : 덕성을 자연에 따르는 것으로 여긴다
以刑爲體者(이형위체자) : 형벌을 몸으로 삼는다 함은
綽乎其殺也(작호기살야) : 여유 있게 죄인을 죽이는 것이다
以禮爲翼者(이례위익자) : 예의를 날개로 삼는다 함은
所以行於世也(소이행어세야) : 이상이 세상에 널리 시행 되기 위한 것이다
以知爲時者(이지위시자) : 지혜를 때를 아는 방편으로 여긴다 함은
不得已於事也(부득이어사야) : 할 수 없이 일을 할 때를 위해서이다
以德爲循者(이덕위순자) : 덕성을 자연에 따르는 것으로 삼는다 함은
言其與有足者至於丘也(언기여유족자지어구야) : 발 있는 자와 함께 언덕에 이름을 말한 것이다
而人眞以爲勤行者也(이인진이위근행자야) : 세상 사람은 결과만 보고 진인이 세상 일에 열중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故其好之也一(고기호지야일) : 그러므로 좋아하는 것도 하나의 입장이고
其弗好之也一(기불호지야일) :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입장이다
其一也(기일야) : 하나라고 하는 것은 의당 하나의 입장이지만
其不一也(기불일야) : 하나가 아니라고 하는 것도 같은 하나의 입장이다
其一與天爲徒(기일여천위도) : 그 하나라는 것으로 하늘의 무리가 되고
其不一與人爲徒(기불일여인위도) : 하나가 아니라는 것으로 사람의 무리가 된다
天與人不相勝也(천여인불상승야) : 하늘과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 : 이런 사람을 진인이라고 한다
死生命也(사생명야) : 죽음과 삶은 운명이다
其有夜旦之常(기유야단지상) : 저 밤과 아침의 일정한 과정이 있음은
天也(천야) : 자연이다
人之有所不得與(인지유소부득여) :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바가 있는 것이
皆物之情也(개물지정야) : 모든 만물의 진상이다
彼特以天爲父(피특이천위부) : 사람들은 하늘조차도 아버지로 여기고
而身猶愛之(이신유애지) : 몸소 그를 사랑하는데
而況其卓乎(이황기탁호) : 하물며 그보다 훌륭한 것을 어찌 사랑하지 않겠는가
人特以有君爲愈乎己(인특이유군위유호기) : 사람들은 군주조차도 자기보다 났다고 여기어
而身猶死之(이신유사지) : 몸소 그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데
而況其眞乎(이황기진호) : 하물며 그보다 진실한 것을 위해 어찌 목숨을 던지지 않겠는가
泉涸(천학) : 샘물이 말라
魚相與處於陸(어상여처어륙) : 물고기가 땅위에 모여
相呴以濕(상구이습) : 서로 물기를 끼얹고
相濡以沫(상유이말) : 서로 물거품으로 적셔 줌은
不如相忘於江湖(불여상망어강호) : 드넓은 강이나 호수에서 서로의 존재를 잊고 있는 것만 못하다
與其譽堯而非桀也(여기예요이비걸야) : 요임금을 칭찬하고 걸왕을 헐뜯기보다는
不如兩忘而化其道(불여량망이화기도) : 양 쪽을 다 잊고 도와 하나가 되는 것만 못하다
夫大塊載我以形(부대괴재아이형) : 자연은 우리에게 모습을 주었다
勞我以生(로아이생) : 또 우리에게 삶을 주어 수고하게 하고
佚我以老(일아이로) : 우리에게 늙음을 주어 편하게 하며 우
息我以死(식아이사) : 리에게 죽음을 주어 쉬게 한다
故善吾生者(고선오생자) : 그러므로 스스로의 삶을 좋다고 하는 것은
乃所以善吾死也(내소이선오사야) : 곧 스스로의 죽음도 좋다고 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夫藏舟於壑(부장주어학) : 배를 골짜기에 감추고
藏山於澤(장산어택) : 그물을 못에 감추고서
謂之固矣(위지고의) : 그것으로 튼튼하다고 한다
然而夜半有力者負之而走(연이야반유력자부지이주) : 그렇지만 한밤중에 장사가 그것을 메고 달려가 버린다
昧者不知也(매자부지야) : 어리석은 자는 알지 못한다
藏小大有宜(장소대유의) : 작은 것을 큰 것에 잘 감추었다 해도
猶有所遯(유유소둔) : 역시 가지고 가 버릴 데는 있다
若夫藏天下於天下而不得所遯(약부장천하어천하이부득소둔) : 만약 온 세상을 온 세상에 감춘다면 가져갈 데란 없게 된다
是恒物之大情也(시항물지대정야) : 이것이 바로 만물의 커다란 진리이다
特犯人之形而猶喜之(특범인지형이유희지) : 그저 사람의 형체를 얻고 태어나도 기뻐하지만
若人之形者(약인지형자) : 사람의 형체 따위는
萬化而未始有極也(만화이미시유극야) : 갖가지로 변화하여 끝이 없는 것이다
其爲樂可勝計邪(기위락가승계사) : 그 즐거움은 헤아릴 수 없지 않겠는가
故聖人將遊於物之所不得遯而皆存(고성인장유어물지소부득둔이개존) : 그래서 성인은 어떤 것도 빠져 나갈 수 없는 경지에서 노릴며 만물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려 한다
善夭善老(선요선노) : 그러니 일찍 죽어도 좋고 오래 살아도 좋으며
善始善終(선시선종) : 태어나도 좋고 죽는 것도 좋다
人猶效之(인유효지) : 사람들은 이러한 성인도 본받으려 하는데
又況萬物之所係(우황만물지소계) : 더구나 만물이 매이고
而一化之所待乎(이일화지소대호) : 모든 변화가 의존하는 것을 어찌 더욱 본받으며 하지 않겠는가
夫道(부도) : 데체 도란
有情有信(유정유신) : 실제로 나타나는 작용이 있고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으나
無爲無形(무위무형) : 행동도 없고 형체도 없다
可傳而不可受(가전이불가수) : 전할 수는 있으나 주고 받을 수는 없다
可得而不可見(가득이불가견) : 터득할 수는 있으나 볼 수는 없다
自本自根(자본자근) : 스스로 근본이 되어 있고
未有天地(미유천지) : 천지가 아직 생기기 전의
自古以固存(자고이고존) : 옛날부터 본래 존재하며 귀
神鬼神帝(신귀신제) : 신이나 상제를 영묘하게 하고
生天生地(생천생지) : 하늘과 땅을 낳고 있다
在太極之上而不爲高(재태극지상이불위고) : 가장 높은 곳은 곳보다 더 위에 있으면서 높은 척하지 않고
在六極之下而不爲深(재육극지하이불위심) : 가장 깊은 곳보다 밑에 있으면서 깊은 척하지 않는다
先天地生而不爲久(선천지생이불위구) : 천지보다 먼저 생겨났으면서도 오랜 세월이라 여기지 않고
長於上古而不爲老(장어상고이불위노) : 까마득한 옛날보다 더 오래면서도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狶韋氏得之(희위씨득지) : 희위씨는 도를 터득하여
以挈天地(以설천지) : 천지를 들고 다니고
伏羲氏得之(복희씨득지) : 복희씨는 도를 터득하여
以襲氣母(이습기모) : 생성의 기운 속에 들어갔다
維斗得之(유두득지) : 북두성은 도를 터득하여
終古不忒(종고불특) : 영원히 변함 없고
日月得之(일월득지) : 해와 달은 도를 터득하여
終古不息(종고불식) : 영원히 꺼지지 않고
堪坏得之(감배득지) : 감배는 도를 터득하여
以襲崑崙(이습곤륜) : 곤륜산에 들어가고
馮夷得之(풍이득지) : 풍이는 도를 터득하여
以遊大川(이유대천) : 황하에 노닐며
肩吾得之(견오득지) : 견오는 도를 터득하여
以處大山(이처대산) : 태산에 살고
皇帝得之(황제득지) : 황제는 도를 터득하여
以登雲天(이등운천) : 하늘에 오르며
전頊得之(전욱득지) : 전욱은 도를 터득하여
以處玄宮(이처현궁) : 현궁에 살고
禺强得之(우강득지) : 우강은 도를 터득하여
立乎北極(립호북극) : 북극에 서 있다
西王母得之(서왕모득지) : 서왕모는 도를 터득하여
坐乎少廣(좌호소광) : 소광산에 앉았으나
莫知其始(막지기시) : 태어난 때도 모르고
莫知其終(막지기종) : 죽은 때도 알지 못한다
彭祖得之(팽조득지) : 팽조는 도를 터득하여
上及有虞(상급유우) : 위로는 유우 때부터
下及五伯(하급오백) : 밑으로는 오패 때까지 살았고
傅說得之(부설득지) : 부열은 도를 터득하여
以相武丁(이상무정) : 무정을 도와 천하를
奄有天下(엄유천하) : 차지하고
乘東維(승동유) : 별이 되어 동유를 타고
騎箕尾(기기미) : 기미에 올라
而比於列星(이비어열성) : 많은 성신과 나란히 있게 되었다
南伯子葵問乎如偊曰(남백자규문호여우왈) : 남백자규가 여우에게 물었다
子之年長矣(자지년장의) : 당신은 나이가 많은데
而色若孺子(이색약유자) : 얼굴빛은 마치 어린애 같은 것은
何也(하야) : 어째서입니까
曰吾聞道矣(왈오문도의) : 여우가 대답하기를 나는 도를 들었기 때문이오
南伯子葵曰(남백자규왈) : 남백자규가 물었다
道可得學邪(도가득학사) : 도란 배울 수가 있는 것입니까
曰惡(왈악) : 여우가 대답하기를 아, 아
惡可(악가) :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子非其人也(자비기인야) : 당신은 그런 사람이 못 됩니다
夫卜梁倚有聖人之才(부복량의유성인지재) : 저 복량의는 성인의 재능은 있으면서도
而无聖人之道(이무성인지도) : 성인의 도가 없습니다
我有聖人之道(아유성인지도) : 그런데 나는 성인의 도는 있으면서
而无聖人之才(이무성인지재) : 성인의 재능이 없습니다
吾欲以敎之(오욕이교지) : 그를 가르치고는 싶지만
庶幾其果爲聖人乎(서기기과위성인호) : 과연 성인이 될 수 있을까
不然(불연) : 그렇게는 못 되더라도
以聖人之道告聖人之才(이성인지도고성인지재) : 성인의 도를 성인의 재능이 있는 자에게 가르치기는
亦易矣(역이의) : 그래도 쉬운 거요
吾猶告而守之(오유고이수지) : 나는 신중히 대하다가 그에게 가르쳐 주었소
三日而候能外天下(삼일이후능외천하) : 사흘이 지나자 그는 천하를 잊게 되었소
已外天下矣(이외천하의) : 천하를 잊게 되었으므로
吾又守之(오우수지) : 나는 다시 신중히 하였는데
七日而後能外物(칠일이후능외물) : 7일이 지나니까 그는 사물을 잊게 되었소
已外物矣(이외물의) : 사물을 잊게 되었으므로
吾又守之(오우수지) : 나는 또 신중히 하였는데
九日而後能外生(구일이후능외생) : 9일이 지나니까 그는 삶을 잊게 되었소
已外生矣(이외생의) : 삶을 잊게 되자
而後能朝徹(이후능조철) : 비로소 깨달음을 얻게 되었소
朝徹(조철) : 깨달음을 얻게 되자
而後能見獨(이후능견독) : 도의 절대적인 경지를 보게 되고
見獨(견독) : 절대적인 경지를 보게 되자
而後能无古今(이후능무고금) : 고금을 초월하게 되며
无古今(무고금) : 고금을 초월하게 되자
而後能入於不死不生(이후능입어불사불생) : 죽음도 삶도 없는 경지에 들어가게 되었소
殺生者不死(살생자불사) : 삶을 죽이는 자에게 죽음은 없고
生生者不生(생생자불생) : 삶을 살려는 자에게 삶은 없소
其爲物(기위물) : 그 도의 사물 됨은
無不將也(무불장야) : 모든 것을 보내지 않음이 없고
無不迎也(무불영야) : 모든 것을 맞아들이지 않음이 없고
無不毁也(무불훼야) : 모든 것을 파괴하지 않음이 없고
無不成也(무불성야) : 모든 것을 이룩하지 않음이 없다
其名爲攖寧(기명위영녕) : 그런 것을 변화 속의 안정이라 하오
攖寧也者(영녕야자) : 변화 속의 안정이란
攖而後成者也(영이후성자야) : 변화가 있은 후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오
南伯子葵曰(남백자규왈) : 남백자규가 물었다
子獨惡乎聞之(자독악호문지) : 당신은 대체 어디서 그러한 것을 들었소
曰聞諸副墨之子(왈문제부묵지자) : 여우는 대답하기를 그것을 부묵의 아들에게서 들었는데
副墨之子聞諸洛誦之孫(부묵지자문제락송지손) : 부묵의 아들은 그것을 낙송의 손자에게서 들었고
洛誦之孫聞之瞻明(락송지손문지첨명) : 낙송의 손자는 그것을 첨명에게서 들었으며
瞻明聞之聶許(첨명문지섭허) : 첨명은 그것을 섭허에게서 들었고
聶許聞之需役(섭허문지수역) : 섭허는 그것을 수역에게서 들었으며
需役聞之於謳(수역문지오구) : 수역은 그것을 오구에게서 드었고
於謳聞之玄冥(어구문지현명) : 오구는 그것을 현명에게서 들었으며
玄冥聞之參寥(현명문지참료) : 현명은 그것을 삼료에게서 들었고
參寥聞之疑始(참료문지의시) : 삼료는 그것을 의시에게서 들었소
子祀子輿子犁子來(자사자여자리자래) : 자사, 자여, 자려, 자래
四人相與語曰(사인상여어왈) : 네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孰能以無爲首(숙능이무위수) : 누가 무를 머리로 삼고
以生爲脊(이생위척) : 삶을 등골로 알며
以死爲구尻(이사위고) : 죽음을 꽁무니로 여길 수 있을까
孰知死生存亡之一體者(숙지사생존망지일체자) : 누가 죽음과 삶 있음과 없어짐이 하나임을 알 수 있을까
吾與之友矣(오여지우의) : 그런 자와 벗삼고 싶구나
四人相視而笑(사인상시이소) : 네 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웃고
莫逆於心(막역어심) : 마음 속에서 거역함이 없어
遂相與爲友(수상여위우) : 이윽고 벗이 되었다
俄而子輿有病(아이자여유병) : 갑자기 자여에게 병이 생겨
子祀往問之(자사왕문지) : 자사가 문병을 갔다
曰偉哉夫造物者(왈위재부조물자) : 자여는 말하기를 저 조물자란 위대하다
將以予爲此拘拘也(장이여위차구구야) : 내 몸을 이처럼 오그라들게 하려한다
曲僂發背(곡루발배) : 과연 굽은 등은 불쑥 나오고
上有五管(상유오관) : 오장은 위로 올라가 있으며
頤隱於齊(이은어제) : 턱은 배꼽에 가려지고
肩高於頂(견고어정) : 어깨는 정수리보다 높이 올라 갔으며
句贅指天(구췌지천) : 목덜미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陰陽之氣有沴(음양지기유려) : 몸속의 음양의 기가 어지러워졌으나
其心閒而無事(기심한이무사) : 그 마음은 고요하여 아무 일도 없었다
변선而鑑於井曰(변선이감어정왈) : 비틀거리며 우물 물에 비추어 보고 말했다
嗟乎(차호) : 아,
夫造物者又將以予爲此拘拘也(부조물자우장이여위차구구야) : 저 조물자가 내 몸을 이처럼 오그라 들게 한단 말이야
子祀曰(자사왈) : 자사가 말했다
女惡之乎(여오지호) : 자넨 그게 싫은가
曰亡(왈망) : 자여는 대답하기를 아니
予何惡(여하악) : 내가 어찌 싫어하겠나
浸假而化予之左臂而爲鷄(침가이화여지좌비이위계) : 조물자가 내 왼팔을 차츰 바꾸어서 닭으로 만들면
予因以求時也(여인이구시야) : 난 그 것이 새벽을 알리기를 바라겠네
浸假而化予之右臂以爲彈(침가이화여지우비이위탄) : 내 오른팔을 차츰 바꾸어서 활로 만들면
予因以求鴞灸(여인이구효구) : 난 그것으로 올빼미구이를 바라겠네
浸假而化予之尻以爲輪(침가이화여지고이위륜) : 내 꽁무니를 차츰 바꾸어서 수레바퀴로 만들고
以神爲馬(이신위마) : 마음을 말로 만들면
予因以乘之(여인이승지) : 난 그것을 타겠네
豈更駕哉(기갱가재) : 딴 마차가 뭐 필요하겠나
且夫得者(차부득자) : 대체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時也(시야) : 그런 때를 만났음이며
失者(실자) : 삶을 잃는다는 것은
順也(순야) : 죽음의 도리를 따를 따름이다
安時而處順(안시이처순) : 태어난 때에 편안히 머물고 자연의 도리에 따르면
哀樂不能入也(애락불능입야) : 슬픔이나 즐거움이 끼어들 수가 없다네
此古之所謂縣解也(차고지소위현해야) : 이것이 옛날에 말하던 현해라는 걸세
而不能自解者(이불능자해자) : 그런데 스스로 풀려나지 못하는 것은
物有結之(물유결지) : 외계의 사물이 얽혀 매듭져 있기 때문이지
且夫物不勝天久矣(차부물불승천구의) : 대체 사물이 자연의 도리에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옛날부터의 사실일세
吾又何惡焉(오우하오언) : 내 또한 이 병을 싫어찌 다하겠나
俄而子來有病(아이자래유병) : 갑자기 자래가 병이 났다
喘喘然將死(천천연장사) : 숨이 차서 헐떡거리며 곧 죽을 것 같았다
其妻子環而泣之(기처자환이읍지) : 그 아내와 자식들이 둘러싸고 울고 있었다
子ꝃ往問之(자려왕문지) : 자려가 문병을 가서
曰叱(왈질) : 말하여 꾸짓기를
避無怛化(피무달화) : 죽는 사람을 놀라게 하지 마시오
倚其戶與之語曰(의기호여지어왈) : 문가에 기대서서 자래에게 말했다
偉哉造化(위재조화) : 위대하구나, 조화의 힘은
又將奚以汝爲(우장해이여위) : 또 자네를 무엇으로 만들고
將奚以汝適(장해이여적) :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일까
以汝爲鼠肝乎(이여위서간호) : 자네를 쥐의 간으로 만들려나
以汝爲蟲臂乎(이여위충비호) : 벌레의 팔뚝으로 만들려는 것인가
子來曰(자래왈) : 자래가 대답했다
父母於子(부모어자) : 부모는 자식에 대해
東西南北(동서남북) : 동서남북 어디든
唯命之從(유명지종) : 그 명령을 따르게 하지
陰陽於人(음양어인) : 음양의 자연의 변화가 사람을 따르게 함은
不翅於父母(불시어부모) :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정도의 것이 아닐게
彼近吾死而我不聽(피근오사이아불청) : 조화가 내 죽음을 바라는데 내가 듣지 않으면
我則悍矣(아칙한의) : 나는 곧 순종하지 않는 것이 되네
彼何罪焉(피하죄언) : 그 조화에 무슨 죄가 있겠는가
夫大塊載我以形(부대괴재아이형) : 자연은 내게 형체를 주었지
勞我以生(로아이생) : 삶으로 나를 수고롭게 하고
佚我以老(일아이로) : 늙음으로 나를 편하게 하며
息我以死(식아이사) : 죽음으로 나를 쉬게 해주네
故善吾生者(고선오생자) : 그러므로 내 삶을 좋다 함은
乃所以善吾死也(내소이선오사야) : 바로 내 죽음도 좋다고 하는 것이 되는 것일세
今之大冶鑄金(금지대야주금) : 지금 훌륭한 대장장이가 쇠붙이를 녹여 주물을 만들려는데
金踊躍曰(금용약왈) : 쇠붙이가 뛰어 오르며 말하기를
我且必爲鏌鎁(아차필위막야) : 나는 꼭 막야가 되겠다고 한다면
大冶必以爲不祥之金(대야필이위불상지금) : 대장장이는 반드시 불길한 쇠붙이라 생각할 것이다
今一犯人之形(금일범인지형) : 지금 사람의 형태로 태어났는데
而曰(이왈) : 그런데 이르기를
人耳人耳(인이인이) : 사람으로 사람으로만 있겠다고 한다면
夫造化者必以爲不祥之人(부조화자필이위불상지인) : 저 조화자는 반드시 불길한 인간이라 생각할 것이다
今一以天地爲大鐪(금일이천지위대로) : 지금 천지를 커다란 화로로 여기고
以造化爲大冶(이조화위대야) : 조화를 훌륭한 대장장이로 생각한다면
惡乎往而不可哉(오호왕이불가재) : 무엇이 된건 좋지 않은가
成然寐(성연매) : 죽으면 편안히 잠들고
蘧然覺(거연각) : 살면 빨리 깨어나는 것일세
子桑戶(자상호) : 자상호와
孟子反(맹자반) : 맹자반
子琴張三人相與語曰(자금장삼인상여어왈) : 자금장 등 세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孰能相與於無相與(숙능상여어무상여) : 누가 과연 새삼 서로 사귀는 것이 아니면서도 사귀고
相爲於無相爲(상위어무상위) : 서로 돕는 것이 아니면서도 도울 수 있을까
孰能登天遊霧(숙능등천유무) : 어느 누가 과연 하늘에 올라 안개 속에 노닐며
撓挑無極(요도무극) : 무궁한 곳을 돌아다니고
相忘以生(상망이생) : 서로 삶도 잊은 채
無所終窮(무소종궁) : 다함이 없을 수 있을까
三人相視而笑(삼인상시이소) : 세 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웃고
莫逆於心(막역어심) : 뜻이 맞아
遂相與爲友(수상여위우) : 이윽고 벗이 되었다
莫然有間而子桑戶死(막연유간이자상호사) : 아무 일 없이 얼마 동안 지나다가 자상호가 죽었다
未葬(미장) : 아직 장사지내기 전에
孔子聞之(공자문지) : 공자가 이 소식을 듣고
使子貢往侍事焉(사자공왕시사언) : 자공을 시켜 가서 일을 돕게 했다
或編曲(혹편곡) : 하나는 누에 채반을 엮고
或鼓琴(혹고금) : 또 하나는 거문고를 뜯으며
相和而歌曰(상화이가왈) : 목소리를 맞추어 노래하고 있었다
嗟來桑戶乎(차래상호호) : 아, 상호여
嗟來桑戶乎(차래상호호) : 아, 상호여
而已反其眞(이이반기진) : 그대는 이미 그대의 진실로 돌아갔는데
而我猶爲人猗(이아유위인의) : 우리만 아직 사람이구나
子貢趨而進曰(자공추이진왈) : 자공이 종종걸음으로 나아가 말했다
敢問臨尸而歌(감문림시이가) : 감히 묻겠습니다, 주검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禮乎(례호) : 예의입니까
二人相視而笑曰(이인상시이소왈) :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웃으며 말했다
是惡知禮矣(시악지례의) : 이 친구들이 어찌 예의 뜻을 알습니까
子貢反(자공반) : 자공이 돌아와
以告孔子曰(이고공자왈) : 공자에게 그 일을 고하면서 말했다
彼何人者邪(피하인자사) :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修行無有(수행무유) : 예절 바른 행동은 전혀 없고
而外其形骸(이외기형해) : 자기 몸 따위는 도외시한 채
臨尸而歌(림시이가) : 주검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顔色不變(안색불변) : 얼굴빛조차 변하지 않으니
無以命之(무이명지) :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彼何人者邪(피하인자사) : 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彼遊方之外者也(피유방지외자야) : 그들은 이 세상 밖에서 노니는 사람들이고
而丘遊方之內者也(이구유방지내자야) : 나는 이 세상 안에서 노니는 사람이다
外內不相及(외내불상급) : 이 세상 밖과 안은 서로 미치지 못하는 것인데
而丘使女往弔之(이구사녀왕조지) : 난 자네를 조상하려 보냈네
丘則陋矣(구칙루의) : 내가 생각이 모자랐다네
彼方且與造物者爲人(피방차여조물자위인) : 그들은 이제부터 조물자와 벗이 되어
而遊乎天地之一氣(이유호천지지일기) : 천지에서 노닐려 한다
彼以生爲附贅縣疣(피이생위부췌현우) : 그들은 삶을 군살이나 혹이 달라붙고 매달린 것처럼 생각하며
以死爲決환潰癰(이사위결환궤옹) : 죽음을 붓거나 곪은 데가 터졌다고 여긴다
夫若然者(부약연자) : 대체 이런 인물들이
又惡知死生先後之所在(우악지사생선후지소재) : 어찌 죽음과 삶의 우열의 소재 따위를 아랑곳하겠느냐
假於異物(가어이물) : 갖가지 다른 것을 빌어
托於同體(탁어동체) : 하나의 몸이 되고
忘其肝膽(망기간담) : 간이나 쓸개 따위를 잊고
遺其耳目(유기이목) : 눈이나 귀도 잊은 채
反覆終始(반복종시) : 삶과 죽음을 끝없이 되풀이하며
不知端倪(부지단예) : 그 처음과 끝을 알지 못한다
芒然彷徨乎塵垢之外(망연방황호진구지외) : 구애되지 않는 모양으로 속세 밖을 유유히 돌아다니며
逍遙乎無爲之業(소요호무위지업) : 무위자연의 경지를 한가로이 노닌다
彼又惡能궤궤然爲世俗之禮(彼又惡能궤궤연위세속지례) : 그들이 어찌 또 성가신 세속의 예의를 따라 함으로써
以觀衆人之耳目哉(이관중인지이목재) : 세상 사람들의 이목에 뜨이게 하겠는가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물었다
然則夫子何方之依(연칙부자하방지의) : 그럼 선생님은 어떤 세계를 따르고 있습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丘天之戮民也(구천지륙민야) : 나는 하늘의 벌을 받고있는 사람이다
雖然(수연) : 하지만
吾與汝共之(오여여공지) : 나는 자네와 함께 이 세상에 머물겠다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또 물었다
敢問其方(감문기방) : 이 세상에 무무는 그 방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魚相造乎水(어상조호수) : 물고기는 물에서 살고
人相造乎道(인상조호도) : 사람은 도에서 산다
相造乎水者(상조호수자) : 물에 사는 자는
穿池而養給(천지이양급) : 못을 파 주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고
相造乎道者(상조호도자) : 도에 사는 자는
無事而生定(무사이생정) : 세상 일을 버리므로 마음이 편안하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魚相忘乎江湖(어상망호강호) : 물고기는 강이나 호수 속에서 서로를 잊고
人相忘乎道術(인상망호도술) : 사람은 도의 세계에서 서로를 잊는다고 하는 것이다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다시 물었다
敢問畸人(감문기인) : 그럼 기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曰畸人者(왈기인자) : 공자른 대답하기를, 기인이란
畸於人而侔於天(기어인이모어천) : 보통 사람과는 다르며 하늘과 같은 것이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天之小人(천지소인) : 하늘의 입장에서의 소인이
人之君子(인지군자) : 사람의 세계에서 군자이고
天之君子(천지군자) : 하늘의 군자는
人之小人也(인지소인야) : 사람의 세계에서 소인이다고 하는 것이다
顔回問仲尼曰(안회문중니왈) : 안회가 중니에게 물었다
孟孫才(맹손재) : 맹손재는
其母死(기모사) : 그 어머니가 죽었을 때 소
哭泣無涕(곡읍무체) : 리 내어 울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고
中心不戚(중심불척) : 마음속이 우울해지지도 않았으며
居喪不哀(거상불애) : 상중에도 애통해 하지 않았습니다
無是三者(무시삼자) : 이 세 가지가 없었는데도
以善處喪蓋魯國(이선처상개로국) : 훌륭하게 초상을 치렀다는 소문이 온 노나라에 퍼졌습니다
固有無其實而得其名者乎(고유무기실이득기명자호) : 애초 그러한 사실이 없는데도 소문이 좋아지는 일이 있는 것입니다
回壹怪之(회일괴지) : 저는 정말 그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夫孟孫氏盡之矣(부맹손씨진지의) : 저 맹손씨는 훌륭히 잘 처리한 것이다
進於知矣(진어지의) : 상례를 아는 자보다 앞서 있다
唯簡之而不得(유간지이부득) : 다만 그 일을 간단히 하려해도 할 수가 없는데
夫已有所簡矣(부이유소간의) : 그는 이미 간단하 해 버렸다
孟孫氏不知所以生(맹손씨부지소이생) : 맹손씨는 태어나는 까닭을 모르고
不知所以死(부지소이사) : 죽는 까닭을 모른도
不知孰先(부지숙선) : 또 삶을 쫓을 줄도 모르며
不知孰後(부지숙후) : 죽음을 쫓을 줄도 모른다
若化爲物(약화위물) : 그저 자연의 변화를 따라
以待其所不知之化已乎(이대기소부지지화이호) : 어떤 것이든 되고 그리하여 미지의 변화를 기다릴 뿐이다
且方將化(차방장화) : 대체 일단 변해 버리면
惡知不化哉(악지불화재) : 변하기 전의 일을 어지 알겠으며
方將不化(방장불화) : 아직 변하지 않았으면
惡知已化哉(악지이화재) : 변한 뒤의 일을 어찌 알겠느냐
吾特與汝(오특여여) : 나와 너만이
其夢未始覺者邪(기몽미시각자사) :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자가 아닐까
且彼有駭形而無損心(차피유해형이무손심) : 또한 그는 외형의 변화에 놀라기는 하지만 마음이 상하지는 않고
有旦宅而無耗精(유단택이무모정) : 있는 곳을 옮길 뿐 정말로 죽는 일은 없다
孟孫氏特覺(맹손씨특각) : 맹손씨야말로 도를 깨닫고 있다
人哭亦哭(인곡역곡) : 남이 제사 때 곡을 하면 역시 그도 곡을 했지만
是自其所以乃(시자기소이내) : 이것이야말로 그에게 알맞은 바이다
且也相與吾之耳矣(차야상여오지이의) : 또한 사람들은 서로 현실의 자기를 자기라고 할 뿐이다
庸거知吾所謂吾之非吾乎(庸거지오소위오지비오호) : 그러나 자기가 말하는 자기라는 것이 과연 자기 아닌지 어찌 알겠느냐
且汝夢爲鳥而厲乎天(차여몽위조이려호천) : 그런데 또 자네는 꿈에 새가 되어 하늘에 이르기도 하고
夢爲魚而沒於淵(몽위어이몰어연) : 꿈에 물고기가 되어 연못 속으로 가라앉기도 하겠지
不識今之言者(불식금지언자) : 그러면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도
其覺者乎(기각자호) : 깨어 있는 것인지
其夢者乎(기몽자호) : 꿈구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 않느냐
造適不及笑(조적불급소) : 남의 결점을 고자질함은 웃는 것만 못하고
獻笑不及排(헌소불급배) : 웃음을 즐김은 사물의 추이에 그대로 맡기는 것만 못하다
安排而去化(안배이거화) : 추이에 편히 몸을 맡긴채 변화를 따르면
乃入於료寥天一(내입어료천일) : 곧 고요한 하늘과 하나인 경지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意而子見許由(의이자견허유) : 의이자가 허유를 찾아가 만나자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물었다
堯何以資汝(요하이자여) : 요는 자네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나
意而子曰(의이자왈) : 의이자가 대답했다
堯謂我(요위아) : 요는 나에게 이르기를
汝必躬服仁義(여필궁복인의) : 넌 반드시 몸소 인의의 덕을 실천하고
而明言是非(이명언시비) : 시비를 분명히 말하라고 했습니다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말했다 자네는
而奚來爲軹(이해래위지) : 어째서 여기에 왔나
夫堯旣已黥汝以仁義(부요기이경여이인의) : 저 요가 이미 인의의 덕으로 자네에게 묵형을 가했고
而劓汝以是非矣(이의여이시비의) : 시비로 코 베는 형벌을 가했다
汝將何以遊夫遙蕩恣睢轉徙之塗乎(여장하이유부요탕자휴전사지도호) : 그런데 자네는 저 자유분방하고 변화 많은 길에서 어찌 노닐 수 있겠느냐
意而子曰(의이자왈) : 이의자가 대답했다
雖然(수연) : 그렇기는 하지만
吾願遊於其藩(오원유어기번) : 저는 도의 언저리에서라도 노닐고 싶습니다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말했다 그
不然(불연) : 렇지 않아
夫盲者無以與乎眉目顔色之好(부맹자무이여호미목안색지호) : 대체 장님은 옷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고
瞽者無以與乎靑黃黼黻之觀(고자무이여호청황보불지관) : 또한 장님은 옷의 아름다운 빛깔이나 무늬를 보지 못하는 거야
意而者曰(의이자왈) : 의이자가 말했다
夫无莊之失其美(부무장지실기미) : 대체 미인인 무강이 그 미모를 잊게 되고
據梁之失其力(거량지실기력) : 자아인 거량이 그 힘을 잊게 되며
皇帝之亡其知(황제지망기지) : 박식한 황제가 그 지혜를 잊게 된 것은
皆在鑪捶之間耳(개재로추지간이) : 모두 천지의 호로 속에서 도의 힘에 단련됐기 때문입니다
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용거지부조물자지불식아경) : 어찌 알겠는가, 조불자가 저의 묵형을 지워 주고
而補我劓(이보아의) : 베어진 코를 붙여 주어서
使我乘成以隨先生邪(사아승성이수선생사) : 저를 온전한 몸으로 만들어 선생임을 따라오게 했는지를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대답했다
噫未可知也(희미가지야) : 아, 그랬을지도 모르겠군요
我爲汝言其大略(아위여언기대략) : 내 자네를 위해 그 대강을 말해 주지
吾師乎(오사호) : 내 스승
吾師乎(오사호) : 내 스승이란
齏萬物而不爲義(재만물이불위의) : 만물을 이뤄 놓으면서도 의롭게 여기지 않고
澤及萬世而不爲仁(택급만세이불위인) : 만세에 미치는 혜책을 베풀면서도 어질다 생각하지 않는다
長於上古而不爲老(장어상고이불위로) : 아득한 옛날 보다 더 오래 살면서도 늙었다 하지 않고
覆載天地刻雕衆形而不爲攷(복재천지각조중형이불위고) : 천지를 싣고 감싸서 갖가지 모양을 조각해 내면서도 재주라고 여기지 않는다
此所遊已(차소유이) : 이것이 바로 마음을 노닐게 하는 경지일세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는 물었다
何謂也(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忘禮樂矣(왈회망예악의) : 저는 예악을 잊었습니다
曰可矣(왈가의) : 말하기를, 좋다
猶未也(유미야) :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他日(타일) : 다른 날
復見曰(부견왈) : 다시 안회가 만나서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曰何謂也(왈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忘仁義矣(왈회망인의의) : 저는 예악을 잊었습니다
曰可矣(왈가의) : 말하기를, 좋다
猶未也(유미야) :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他日(타일) : 다른 날
復見曰(부견왈) : 또 안회가 만나서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曰何謂也(왈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坐忘矣(왈회좌망의) : 말하기를, 저는 좌망하게 되었습니다
仲尼蹴然曰(중니축연왈) : 중니는 놀라서 물었다
何謂坐忘(하위좌망) : 무엇을 좌망이라고 하느냐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대답했다
墮肢體(타지체) : 손발이나 몸이란 것을 잊고
黜聰明(출총명) : 귀나 눈의 작용을 물리쳐서
離形去知(리형거지) : 형체를 떠나서 지식을 버리고
同於大通(동어대통) : 저 위대한 도와 하나가 되는 것
此謂坐忘(차위좌망) : 이것을 좌망이라 합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는 말했다
同則無好也(동칙무호야) : 도와 하나가 되면 좋다 하는 것이 없어지고
化則無常也(화칙무상야) : 변하면 한 군데 집착하지 않게 된다
而果其賢乎(이과기현호) : 너는 정말 훌륭하구나
丘也請從而後也(구야청종이후야) : 나도 네 귀를 다라야겠다
子輿與子桑友(자여여자상우) : 자여와 자상은 벗이었다
而霖雨十日(이림우십일) : 그런데 장마가 열흘이나 계속되었다
子輿曰(자여왈) : 자여가 말했다
子桑殆病矣(자상태병의) : 자상은 아마 병인 났으리라
裏飯而往食之(리반이왕식지) : 밥을 싸 가지고 가서 먹이려 했다
至子桑之門(지자상지문) : 자상의 집 문앞에 이르자
則若歌若哭(칙약가약곡) : 안에서 노래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는 것 같기도 한 목소리로
鼓琴曰(고금왈) : 거문고를 뜯으며 이르기를
父邪(부사) : 아비지일까
母邪(모사) : 어머니일가
天乎(천호) : 하늘일까
人乎(인호) : 사람일가 하고 읊조리고 있었다
有不任其聲而趨擧其詩焉(유불임기성이추거기시언) : 소리를 내는 것도 힘에 겨운 듯 가사를 서둘러 읊조린다
子輿入曰(자여입왈) : 자여는 들어가 물었다
子之歌詩(자지가시) : 자네의 노래는
何故若是(하고약시) : 어찌하여 그런가
曰吾思夫使我至此極者而不得也(왈오사부사아지차극자이불득야) : 자상이 대답하기를, 난 나를 이런 막바지에 몰아 넣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만 전혀 알 수가 없네
父母豈欲吾貧哉(부모기욕오빈재) : 부모가 어찌 내가 가난하길 바랐겠나
天無私覆(천무사복) : 하늘은 공평하게 만물을 뒤덮고
地無私載(지무사재) : 땅은 공평하게 만물을 실어준다
天地豈私貧我哉(천지기사빈아재) : 그러니 하늘과 땅이 어찌 나만을 가난하게 하겠나
求其爲之者而不得也(구기위지자이부득야) : 나를 가난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가 하고 애써 생각해 보지만 전혀 알 수가 없어
然而至此極者(연이지차극자) : 그런데도 이런 막바지에 몰린 것은
命也夫(명야부) : 운명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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