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유(逍遙遊)-장자(莊子)
北冥有魚(북명유어) : 북명에 물고기가 있었다.
其名爲鯤(기명위곤) : 이름은 곤이다.
鯤之大(곤지대) : 곤은 크기가
不知其幾千里也(불지기기천리야) :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 없었
다.
化而爲鳥(화이위조) : 이 물고기가 변해 새가 되었는데
其名爲鵬(기명위붕) : 새의 이름은 붕이다.
鵬之背(붕지배) : 붕의 등 넓이도
不知其幾千里也(불지기기천리야) : 몇 천리에 달하는지 알 수 없
었다.
怒而飛(노이비) : 붕이 힘차게 날아오르면
其翼若垂天之雲(기익약수천지운) : 그 날개는 마치 하늘을 가득
뒤덮은 구름 같다.
是鳥也(시조야) : 이 새는
海運則將徙於南冥(해운칙장사어남명) : 바다 기운을 타고 남명으
로 옮아가려 한다.
南冥者(남명자) : 남명은
天池也(천지야) : 바다이다.
齊諧者(제해자) : 제해는
志怪者也(지괴자야) : 괴이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諧之言曰(해지언왈) : 제해에서 말했다
鵬之徙於南冥也(붕지사어남명야) : “붕이 남쪽 바다로 옮아갈
때
水擊三千里(수격삼천리) : 파도는 삼천리나 솟구치고
搏扶搖而上者九萬里(박부요이상자구만리) : 붕새는 회오리 바람
을 타고 위로구만리까지 날아오르는데
去以六月息者也(거이육월식자야) : 6월의 바람을 타고 간다.”
野馬也(야마야) : 아지랑이와
塵埃也(진애야) : 먼지는
生物之以息相吹也(생물지이식상취야) : 생물이 호흡으로 뿜어내
는 것이다.
天之蒼蒼(천지창창) : 푸르른 하늘빛은
其正色邪(기정색사) : 바로 하늘이 띠고있는 빛깔일까?
其遠而無所至極邪(기원이무소지극사) : 아득하게 멀어서 끝이 없
어 그런 것은 아닐까?
其視下也(기시하야) : 그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아도
亦若是則已矣(역약시칙이의) : 또한 이와 같을 따름이다.
且夫水之積也不厚(차부수지적야불후) : 예컨대 물이 많이 고이지
않으면
則其負大舟也無方(칙기부대주야무방) : 큰 배를 띄울 수 없는 법
이다.
覆杯水於坳堂之上(복배수어요당지상) : 한 잔의 물을 움푹 패인
곳에 부으면
則芥爲之舟(칙개위지주) : 겨자씨를 배로 삼을 수는 있으나,
置杯焉則膠(치배언칙교) : 잔을 그곳에 띄우면 곧바로 바닥에 닿
아버린다.
水淺而舟大也(수천이주대야) : 물은 앝고 배는 크기 때문이다
風之積也不厚(풍지적야불후) : 이와 마찬가지로 바람이 두텁게
쌓이지 않으면
則其負大翼也無力(칙기부대익야무력) : 붕과 같이 큰 날개를 지
탱할 수가 없다.
故九萬里(고구만리) : 따라서 붕은 단번에 구만리를 솟구쳐
則風斯在下矣(칙풍사재하의) : 바람이 아래에 충분히 쌓이게 하
는 것이다.
而後乃今培風(이후내금배풍) : 그런다음에야 비로소 바람을 타고
背負靑天而莫之夭閼者(배부청천이막지요알자) : 푸른 하늘을 등
에 진 채 도중에 아무런 장애없이
而後乃今將圖南(이후내금장도남) : 남쪽으로날아가는 것이다.
蜩與學鳩笑之曰(조여학구소지왈) : 매미와 비둘기가 붕을 비웃으
면서 말했다.
我決起而飛(아결기이비) :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날아도
搶楡枋而止(창유방이지) : 박달나무나 느릅나무에 부딪힌다.
時則不至而控於地而已矣(시칙불지이공어지이이의) : 게다가 종종
나무에도 이르지못한 채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기 일쑤지.
奚以之九萬里而南爲(해이지구만리이남위) : 그런데 어찌하여 붕
은 구만리나 솟구쳐 남쪽으로가는 것일가?
適莽蒼者(적망창자) : 교외로 나가는 사람은
三飡而反(삼손이반) : 세끼 식사만 하고 돌아와도
腹猶果然(복유과연) : 여전히 배는 부르다.
適百里者(적백리자) : 백리길을 가려는 사람은
宿舂糧(숙용량) : 밤새도록 식량을 찧어야 하고,
適千里者(적천리자) : 천리길을 떠나는 나그네는
三月聚糧(삼월취량) :세달 동안 식량을 모아야 한다.
之二蟲又何知(지이충우하지) : 이 두벌레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小知不及大知(소지불급대지) : 편협한 지혜는 탁트인 지혜에 미
치지 못하고,
小年不及大年(소년불급대년) : 짧은 목숨은 긴 수명에 이르지 못
한다.
奚以知其然也(해이지기연야) : 어찌 이를아는가
朝菌不知晦朔(조균불지회삭) : 하루살이 버섯은 한 달을 알지 못
하고
蟪蛄不知春秋(혜고불지춘추) : 쓰르라미는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한
다.
此小年也(차소년야) : 이 하루살이와 쓰르라미가 바로 수명이 짧
은 생명체이다.
楚之南有冥靈者(초지남유명령자) : 초나라 남쪽에 명령이 살고
있었는데
以五百歲爲春(이오백세위춘) : 5백년 동안을 봄,
五百歲爲秋(오백세위추) : 5백년 동안을 가을로 삼고 살았다.
上古有大椿者(상고유대춘자) : 또아주 오랜 옛날에 대춘이란 나
무가 있었다.
以八千歲爲春(이팔천세위춘) : 8천 년 동안을 봄,
八千歲爲秋(팔천세위추) : 8천 년 동안을 가을로 삼았다 한다.
此大年也(차대년야) : 이것이 수명이 긴 생명채이다
而彭祖乃今以九特聞(이팽조내금이구특문) : 그런데 팽조는 요즈
음, 오래 산 인무로 특히 유명해 많은
衆人匹之(중인필지) : 사람들이 그와 짝하려 한다.
不亦悲乎(불역비호) : 이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湯之問棘也是已(탕지문극야시이) : 탕왕이 그의 훌륭한 재상인
극에게 질문했던 것도 바로 이 일이었다
湯問棘曰(탕문극왈) : 탕이 극에게 물었다
上下四方有極乎(상하사방유극호) : 상하 사방에 극이 있는가
棘曰(극왈) : 극이 말했다
無極之外(무극지외) : 무극의 밖에는
復無極也(복무극야) : 다시 극이 없습니다
窮髮之北有冥海者(궁발지북유명해자) : 궁발이 북쪽에 명해라는
바다가 있다.
天池也(천지야) : 천지라고 합니다
有魚焉(유어언) : 그곳에 물고기가 살고 있는데
其廣數千里(기광수천리) : 크기가 수천리에 달해
未有知其修者(미유지기수자) : 정확한 길이를 아는 사람이 없었
다.
其名爲鯤(기명위곤) : 그 물고기 이름은 곤이다.
有鳥焉(유조언) : 거기에는 새가 한 마리 있었는데
其名爲鵬(기명위붕) : 그 이름은 붕이다.
背若太山(배약태산) : 붕의 등은 태산과도 같고
翼若垂天之雲(익약수천지운) : 날개는 하늘을 드리운 구름과도
같아서
搏扶搖羊角而上者九萬里(박부요양각이상자구만리) : 회오리 바람
을 일으켜 구만리나 솟아오른다.
絶雲氣(절운기) : 구름 위로 솟구쳐
負靑天(부청천) : 푸른 하늘을 등에 진
然後圖南(연후도남) : 연후에 남쪽으로날아간다.
且適南冥也(차적남명야) : 이처럼 남명으로 날아가는 붕을
斥鴳笑之曰(척안소지왈) : 연못의 메추라기가 비웃으며 말했다.
彼且奚適也(피차해적야) : "저놈은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我騰躍而上(아등약이상) : 나는 힘껏 날아올라도
不過數仞而下(불과수인이하) : 몇길 지나지 않아 아래로 다시 떨
어져
翶翔蓬蒿之間(고상봉호지간) : 숙대밭 사이를 나는 것이 고작인데
此亦飛之至也(차역비지지야) : 이도 역시 내가 날 수 있는 한계
점에 이른 것이다
而彼且奚適也(이피차해적야) : 저녀석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
까?"
此小大之辯也(차소대지변야) : 이것이 바로 작은 것과 큰 것의
차이다.
故夫知效一官(고부지효일관) : 무릇 스스로 지닌 지식은 단 한가
지 일에만 효험이 있고,
行比一鄕(행비일향) : 행동거지는 오직 한 마을에 유용하고,
德合一君而徵一國者(덕합일군이징일국자) : 재주는 겨우 한 왕의
눈에만 들 정도이고, 소신은 단지 한 나라에만 쓸모가 있다.
其自視也亦若此矣(기자시야역약차의) : 이런 인물은 소견머리 또
한 이와 같을 뿐이다.
而宋榮子猶然笑之(이송영자유연소지) : 송영자는 이런 부류의 인
물을 싱긋이 비웃었다.
且擧世而譽之而不加勸(차거세이예지이불가권) : 그는 온 세상 사
람들이 칭찬해도 더 애쓰는 일이없고,
擧世而非之而不加沮(거세이비지이불가저) : 모두가 헐뜯어도 실
망하지 않는다.
定乎內外之分(정호내외지분) : 그는 안과 밖을 분명하게 구분하
고
辯乎榮辱之境(변호영욕지경) : 칭찬과 비난에 추호라도
斯已矣(사이의) : 흔들리지 않을 따름이다.
彼其於世未數數然也(피기어세미수수연야) : 그는 세상일에 조금
도 연연해 하지 않는다.
雖然(수연) : 하지만
猶有未樹也(유유미수야) : 그도 여전히근본이 수립되지는 못했다
.
夫列子御風而行(부열자어풍이행) : 그런데 열자는 가뿐하게 바람
을 타고 다니는 일을
冷然善也(냉연선야) : 경쾌하게 잘하여
旬有五日而後反(순유오일이후반) : 15일이 지난 뒤에야 되돌아온
다.
彼於致福者(피어치복자) : 그는 복을 구하는일에
未數數然也(미삭삭연야) : 집착하지 않는다.
此雖免乎行(차수면호행) : 하지만 몸소 걸어다니는 번거로움은
면했으나
猶有所待者也(유유소대자야) : 여전히 의존할 대상이 있는 자였
다
若夫乘天地之正(약부승천지지정) : 만일 천지의 근본을 타고
而御六氣之辯(이어육기지변) : 육기를 있는 상태로 분별하는 능
력을 타고
以遊无窮者(이유무궁자) : 노니는 사람이라면
彼且惡乎待哉(피차악호대재) : 무엇에 의지하려 하겠는가
故曰(고왈) : 따라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다.
至人无己(지인무기) : '지인은 자기가 없고,
神人无功(신인무공) : 신인은 공을 세우지 않으며,
聖人无名(성인무명) : 성인은 이름을 구하지 않는다."
堯讓天下於許由曰(요양천하어허유왈) :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
게 양도하려고 말했다.
日月出矣(일월출의) : "일월 광명 같은 선생께서 세상에 나오셨
거늘
而爝不息(이작불식) : 여전히 횃불을 끄지 않는다면
其於光也(기어광야) : 그것의 빛이 됨은
不亦難乎(불역난호) : 또한 헛되지 않을까요
時雨降矣(시우강의) : 때에 맞게 비가 내리거늘
而猶浸灌(이유침관) : 여전히 수고롭게 물을 대고 있다면
其於澤也(기어택야) : 물을 끌어오는 일은
不亦努乎(불역노호) : 또한 헛수고가 아닙니까
夫子立(부자립) : 선생께서 임금이 되시면
而天下治(이천하치) : 천하는 저절로 다스려질 것입니다.
而我猶尸之(이아유시지) : 외람되게도 제가 여전히 왕노릇을 하
고 있으니
吾自視缺然(오자시결연) : 제 스스로 부끄러움을 감당할 길이 없
습니다.
請致天下(청치천하) : 청컨대 천하를 맡아 주십시오."
許由曰(허유왈) : 허유가 말했다.
子治天下(자치천하) : "임금께서 천하를 다스림에
天下旣已治也(천하기이치야) : 천하가 이미 화평하거늘,
而我猶代子(이아유대자) : 내게 그대 대신 왕위에 오르라 하니
吾將爲名乎(오장위명호) : 왕이란 허명을가지란 말이십니까?
名者實之賓也(명자실지빈야) : 이름이란 실상에서 비롯되는 손님
이거늘
吾將爲賓乎(오장위빈호) : 내 어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허
명을가지겠습니까?
鷦鷯巢於深林(초료소어심림) : 뱁새가 깊은 숲에 보금자리를 마련
할 경우
不過一枝(불과일지) :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고,
偃鼠飮河(언서음하) :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不過滿腹(불과만복) : 자그마한 배를 채우면 충분하외다.
歸休乎君(귀휴호군) : 돌아가 쉬시오, 그대여
予无所用天下爲(여무소용천하위) : 임금님! 내게천하가 무슨 소
용이 있겠습니까.
庖人雖不治庖(포인수불치포) : 요리사가 음식을 잘못하더라도
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시축불월준조이대지의) : 성직자가 제기를
놓아둔 채 대신 부엌을
갈 수는 업는 법입니다."
肩吾問於連叔(견오문어연숙) : 견오가 연숙에게 물으니
曰吾聞言於接輿(왈오문언어접여) : 이르기를"접여에게서 들은 이
야기가 있는데
大而無當(대이무당) : 터무니없이 황당하고
往而不返(왕이불반) : 나아 갈 줄만 알고 되돌아올 줄 모르더군.
吾驚怖其言(오경포기언) : 나는 놀라고 두려웠으니, 그 이야기가
猶河漢而無極也(유하한이무극야) : 하늘나라 은하수같이 끝이 없
어
大有逕庭(대유경정) : 세상일과는 크게 어긋나
不近人情焉(불근인정언) : 사람의 상식과 맞지 까깝지 않더군."
連叔曰(연숙왈) : 연숙이 물었다.
其言謂何哉(기언위하재) :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그러는가?"
曰邈姑射之山(왈막고사지산) : 이르기를, "막고야하는 산에
有神人居焉(유신인거언) : 신인이 살고 있는데
肌膚若氷雪(기부약빙설) : 그의 피부는 눈이나 얼음처럼 하얗고
綽約若處子(작약약처자) : 처녀와도 같이아름답더군.
不食五穀(불식오곡) : 그는 오곡을 먹지 않고
吸風飮露(흡풍음로) : 바람이나 이슬을 마시며
乘雲氣(승운기) : 구름을 타고
御飛龍(어비룡) : 나는 용을 부려
而遊乎四海之外(이유호사해지외) : 사해 밖에서 노닌다는 게야.
其神凝(기신응) : 그 정신이 한 곳에 집중되면
使物不疵癩而年穀熟(사물불자라이년곡숙) : 만물을 병들지 않게
하고 해마다 곡식이 잘 익게 한다더군.
吾以是狂而不信也(오이시광이불신야) : 이렇게 허황되니 내가 믿
지 못하는 것이지.
連叔曰然(연숙왈연) : 이에 연숙이 말하기를, "그럴게야.
瞽者无以與文章之觀(고자무이여문장지관) : 장님은 아름다운 무
늬를 볼 수 없고,
聾者无以與乎鐘鼓之聲(농자무이여호종고지성) : 귀머거리는 음악
의 황홀한 가락이 안들리지만
豈唯形骸有聾盲哉(기유형해유농맹재) : 장님이나 귀머거리에게는
비단 육체에게만 한하겠는가!
夫知亦有之(부지역유지) : 사람 마음에도 또한 장님과 귀머거리
가 있다네.
是其言也(시기언야) : 마음이 귀머거리와 장님이란 이야기는
猶時女也(유시여야) : 바로 자네를 일컫는 말일세.
之人也(지인야) : 그 신인은
之德也(지덕야) : 자신의 덕으로
將旁礡萬物以爲一(장방박만물이위일) : 만믈을 화합시켜 하나로
만듦에
世蘄乎亂(세기호란) : 세상 사람이 다스려 주기를 바라지만,
孰弊弊焉以天下爲事(숙폐폐언이천하위사) : 무엇 때문에 초췌하
게 천하 다스리는 일을 하겠는가!
之人也(지인야) : 이런 사람은
物莫之傷(물막지상) : 어떤 사물에의해서도 해칠 수 없다네.
大浸稽天而不溺(대침계천이불익) : 큰 홍수가 나서 물이 하늘까
지 이르더라도 그를 적실 수조차 없고
大旱金石流(대한금석류) : 큰 가뭄이 들어 금속과 암석이 녹아내
리고
土山焦而不熱(토산초이불열) : 산이 불탈 지경이라도 그는 뜨거
운 줄도 모른다네.
是其塵垢粃糠(시기진구비강) : 신인은 먼지나 티끌 혹은 곡식의
빈 껍데기로도
將猶陶鑄堯舜者也(장유도주요순자야) : 요임금이나 순임금을 만
들어 낼 수 있는데
孰肯分分然以物爲事(숙긍분분연이물위사) : 무엇 때문에 천하 다
스리는 일 따위를 하겠는가!
宋人資章甫而適諸越(송인자장보이적제월) : 송나라 사람이 장보
라는 갓을 팔려고 월나라에 갔다.
越人斷髮文身(월인단발문신) : 월나라 사람들은 머리를 자르고
문신을 하고 있어서
无所用之(무소용지) : 장보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堯治天下之民(요치천하지민) : 요는 백성을 다스려
平海內之政(평해내지정) : 천하를 평정한 후에
往見四子邈姑射之山(왕견사자막고사지산) : 신인 네 사람을 만나
기 위해 막고야 산에 갔다.
汾水之陽(분수지양) : 분수의 북쪽인 도읍으로 돌아오자
窅然喪其天下焉(요연상기천하언) : 그만 멍하니 얼이 빠져 자기
가 다스리는 천하를 잊어 버리고 말았다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魏王胎我大瓠之種(위왕태아대호지종) : "위나라 왕이 내게 큰 박
씨를 주길래
我樹之成而實五石(아수지성이실오석) : 이를 심었더니 나무의 열
매가 다섯 석이나 될 정도로 열매가 열렸소
以盛水漿(이성수장) : 물을 담는 그릇으로 쓰자니
其堅不能自擧也(기견불능자거야) : 너무 무거워 쉽게 옮길 수 없
고
剖之以爲瓢(부지이위표) : 쪼개어 바가지로 쓸 경우
則瓠落無所容(칙호락무소용) : 납작해 아무 것도 담을 수 없었네
.
非不呺然大也(비불효연대야) : 확실히 크기가 크기만 컸지만
吾爲其無用而掊之(오위기무용이부지) :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부수어 버렸다네."
莊子曰(장자왈) : 이에 장자가 말해다.
夫子固拙於用大矣(부자고졸어용대의) : "자네는 큰 것을 쓰는 방
법이 너무 서툴다.
宋人有善爲不龜手之藥者(송인유선위불구수지약자) : 송나라 사람
가운데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약을 잘만드는 사람이 있었네.
世世以洴澼絖爲事(세세이병벽광위사) : 이 약을 손에 바르고 빨래
하는 일을 대대로 하고 있었지.
客聞之(객문지) : 어느 길손이이 소문을 듣고
請買其方以百金(청매기방이백금) : 그 약 만드는 비방을 많은 돈
을 주고 사려고 했네.
聚族而謀曰(취족이모왈) : 그러자 그는 가족을 모아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네.
我世世爲洴澼絖(아세세위병벽광) : '우리가 대대로 빨래하는 일을
해왔으나
不過數金(불과수금) : 돈벌이가 변변치 못했다.
今一朝而粥技百金(금일조이죽기백금) : 그러나 지금 이 기술을
팔면 하루 아침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
請與之(청여지) : 이 기술을 팔기로 하자'
客得之(객득지) : 그래서 나그네는 비법을 얻게 되었지.
以說吳王(이설오왕) : 그는 오나라 왕에게 약의 효능을 설명했는
데,
越有難(월유난) : 마침 월나라가 오나라를 침략하자
吳王使之將(오왕사지장) : 오나라 왕은 그를 장수로 삼았다네.
冬與越人水戰(동여월인수전) : 마침 겨울에 수전을 하게돼
大敗越人(대패월인) : 월나라를 크게 물리쳤다네.
裂地而封之(렬지이봉지) : 이에 오나라 왕은 그에게 땅을 주고
다스리게 했네.
能不龜手(능불구수) : 손 안트게 하는
一也(일야) : 약 하나로
或以封(혹이봉) : 어떤 사람은 벼슬을 얻게 되고
或不免於洴澼絖(혹불면어병벽광) : 어떤 사람은 빨래하는 일을 면
할 수 없었지.
則所用之異也(칙소용지이야) : 동일한 약이지만 쓰는 용도가 달
랐던 게야.
今子有五石之瓠(금자유오석지호) : 지금 자네에게 다섯 석이나
되는 커다란박이 있는데
何不慮以爲大樽而浮乎江湖(하불려이위대준이부호강호) : 어째서
그것으로 큰 배를 만들어 강이나 호수에 띄울 생각은 않고
而憂其瓠落無所用(이우기호락무소용) : 납작해 아무것도담을 수
없다고 걱정하는가!
則夫子猶蓬之心也夫(칙부자유봉지심야부) : 자네는 꽉 막힌 사람
이로군."하였다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吾有大樹(오유대수) : "나에게 큰 마루가 있는데
人謂之樗(인위지저) : 사람들은 이를 닥나무라고 부르더군.
其大本擁腫而不中繩墨(기대본옹종이불중승묵) : 그 큰 줄기는 울
퉁불퉁해서 먹줄로 쓸 수 없고
其小枝卷曲而不中規矩(기소지권곡이불중규구) : 작은 가지는 굽
어서 잣대로 삼을 수 없다네.
立之塗(입지도) : 나를 길가에 놓아도
匠者不顧(장자불고) : 목수장이는 쳐다보지도 않더군.
今子之言(금자지언) : 이와 마찬가지로 자네의 말은
大而無用(대이무용) : 크기만 했지 쓸모가 없어서
衆所同去也(중소동거야) :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외면하는 걸세."
莊子曰(장자왈) : 이에 장자가 말했다.
子獨不見狸猩乎(자독불견리성호) : "자네는 살쾡이를 보지 못했
는가.
卑身而伏以候敖者(비신이복이후오자) : 몸을 낮추어 어슬렁거리
는 짐승을 기다리지.
東西跳梁(동서도량) : 동으로 서로 날뛰며높고
不避高下(불피고하) : 높고 낮은 데를 가리지 않다가
中於其辟(중어기벽) : 덫에 치이거나
死於罔罟(사어망고) : 그물에 걸려 죽지.
今夫邰牛(금부태우) : 그런데 이우는
其大若垂天之雲(기대약수천지운) : 하늘을 뒤덮은 구름과도 같은
거대한 소라네.
此能爲大矣(차능위대의) : 이우는 크기는 하지만
而不能執鼠(이불능집서) : 쥐 한마리 잡지 못한다네.
今子有大樹(금자유대수) : 지금 자네는 큰 나무가 있어도
患其无用(환기무용) : 쓸모가 없다고 걱정하는데
何不樹之於无何有之鄕(하불수지어무하유지향) : 어째서 '소유가
필요없는 고향'이나
廣莫之野(광막지야) : '드넓은 들판'에
彷徨乎无爲其側(방황호무위기측) : 나무를 심어 그 주위를 자재
하게 노닐기도 하고
逍遙乎寢臥其下(소요호침와기하) : 평안하게 나무 아래 누우려
하지 않는가!
不夭斤斧(불요근부) : 그 나무는 쓸모가 없어 도끼질 당하지도
않고
物无害者(물무해자) :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네.
无所可用(무소가용) : 아무 쓸모가 없으니어찌
安所困苦哉(안소곤고재) : 어찌 근심 걱정이 있겠는가.
제물론(齊物論)-장자(莊子)
南郭子綦隱机而坐(남곽자기은궤이좌) : 남곽자기가 책상에 기대
어 앉아 있다가
仰天而噓(앙천이허) : 하늘을 우러러 보며 빙그레 미소지었다.
荅言似喪其耦(답언사상기우) : 육신이해체되어 흡사 몸이라는 짝
을 버린 듯했다.
顔成子游立侍乎前曰(안성자유립시호전왈) : 안성자유가 앞에서
모시고 있다가 물었다.
何居乎(하거호) : "무슨 까닭입니까?
形固可使如槁木(형고가사여고목) : 육신을 마른 장작 같게 하고
而心固可使如死灰乎(이심고가사여사회호) : 마음을 참으로 불꺼
진 재와 같게 할 수 있습니까?
今之隱机者(금지은궤자) : 지금 책상에 기대어 계신 모습은
非昔之隱机者也(비석지은궤자야) : 예전의 그 모습과는 아주 다
릅니다."
子綦曰(자기왈) : 남곽자기가 대답했다.
偃不亦善乎(언불역선호) : "언아, 어리석구나,
而問之也(이문지야) : 그런 질문을 하다니!
今者吾喪我(금자오상아) : 지금 나는 나를 잊었는데
汝知之乎(여지지호) : 자네가 이를 알겠는가!"
汝聞人籟而未聞地籟(여문인뢰이미문지뢰) : "자네는 사람의 피리
소리는 들었어도 땅의 피리 소리는 못 들었을 게야.
汝聞地籟而未聞天籟夫(여문지뢰이미문천뢰부) : 설령 땅의 피리
소리는 들었더라도 하늘이 내는 피리 소리는 못 들었을 것이네."
子游曰(자유왈) : 자유가 말했다 “
敢問其方(감문기방) : 부디 그 도리를 말씀해 주십시오.”
子綦曰(자기왈) : 자기는 대답했다 “
夫大塊噫氣(부대괴희기) : 대지가 내쉬는 숨결을
其名爲風(기명위풍) : 바람이라고 하지
是唯無作(시유무작) : 그게 일지 않으면 그뿐이지만
作則萬窺怒呺(작칙만규노효) : 일단 일었다 하면 온갖 구멍이 다
요란하게 울린다.
而獨不聞之翏翏乎(이독불문지료료호) : 너는 저 윙윙 울리는 소리
를 들어봤겠지
山陵之畏佳(산릉지외가) : 산림 높은 봉우리의
大木百圍之竅穴(대목백위지규혈) : 백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 구
멍은
似鼻似口似耳似枅(사비사구사이사계) : 코 같고 입 같고 귀 같고
옥로 같고
似圈似臼似洼者(사권사구사와자) : 술잔 같고 절구 같고 깊은 웅
덩이 같고
似汚者激者謞者叱者(사오자격자학자질자) : 앝은 웅덩이 같고 거
친 물소리 같고 씽씽 화살나는 소리 나직이 나무라는 소리 같다.
吸者叫者(흡자규자) : 흐흑 들이키는 소리 외치는 듯한 소리
譹者宎者咬者(호자요자교자) : 울부짖는 듯한소리 웅웅 깊은 데서
울려 나는 것 같은 소리
前者唱于而隨者唱喁(전자창우이수자창우) : 앞바람이 가볍게 소
리를 내면 뒤따르는 바람은 보다더 무거운 소리를낸다네.
冷風則小知(냉풍칙소지) : 바람이 살짝 불면 구멍들은 가볍게 응
답하고,
飄風則大和(표풍칙대화) : 바람이 사납게 불면 온갖 구멍들은 크
게 화답하다가
厲風濟則衆竅爲虛(려풍제칙중규위허) : 사나운 바람이 그치면 구
멍들은 고요해져
而獨不見之調調之刁刁乎(이독불견지조조지조조호) : 혼자 크게
흔들리기도 하고 가볍게 흔들리기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던가?"
子游曰(자유왈) : 자유가 말했다.
地籟則衆竅是已(지뢰칙중규시이) : "그렇다면 땅의 피리란 땅위
에 있는 온갖 구멍이 내는 소리이고,
人籟則比竹是已(인뢰칙비죽시이) : 사람의 피리란 대나무의 그것
이군요.
敢問天籟(감문천뢰) : 그런데 하늘의 피리란 어떤 것입니까?"
子綦曰(자기왈) : 자기가 대답했다.
夫天籟者(부천뢰자) : "하늘의 피리란 사람의 말이라네.
吹萬不同(취만부동) : 사람마다 하는 말이 각각 다르지만
而使其自己也(이사기자기야) : 스스로 소리를 내는것이라네.
咸其自取(함기자취) : 모두 스스로 얻은 소리인데
怒者其誰邪(노자기수사) : 말소리를 내는 건 그 누구인가!"
大知閑閑(대지한한) : 커다란 지혜는 아주 한가롭지만,
小知閒閒(소지한한) : 자그마한 지식은 몹시 바쁘다.
大言炎炎(대언염염) : 훌륭한 말은 담백하고 맑으나
小言詹詹(소언첨첨) : 하찮은 말은 따지고 헤아린다.
其寐也魂交(기매야혼교) : 잠들어서도 쉴새없이 꿈을 꾸고
其覺也形開(기각야형개) : 깨어나면 활동을 시작해
與接爲搆(여접위구) : 사물과 접촉하면서
日以心鬪(일이심투) : 나날이 서로 다툰다.
縵者(만자) : 싸우는 사람 중에는 우유부단한 사람,
窖者(교자) : 음흉한 사람,
密者(밀자) : 치밀한 사람등 갖가지이다.
小恐惴惴(소공췌췌) : 조금 두려운 일에도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도
大恐縵縵(대공만만) : 크게 무서운 일에는 두렵지 않은 체한다.
其發若機栝(기발약기괄) : 그 말투는 화살을 쏘는 것같이 모질어
其司是非之謂也(기사시비지위야) : 시비를 판결하는 재판관이라
도 된 것 같다.
其留如詛盟(기류여저맹) : 무언가를 감추는 경우 마치 목숨이라
도 되는 듯 마음 속에 꼭 품어 어떻게 해서든지 고집으로 이기려
한다.
其守勝之謂也(기수승지위야) :
其殺若秋冬(기살약추동) : 따라서 가을과 겨울의 차가운 기운과
도 같이
以言其日消也(이언기일소야) : 그는 나날이 소진해 간다.
其溺之所爲之(기익지소위지) : 이런 인물은 자기 주장에 푹 빠져
不可使復之也(불가사복지야) : 다시는 참됨을회복할 수 없으며
其厭也緘(기염야함) : 욕심에 억눌려 무언가에
以言其老洫也(이언기노혁야) : 꽉꽉 막히는데 늙을수록 더해진다
.
近死之心(근사지심) : 이 같은 사람은 죽음에 가까워진 마음을
莫使復陽也(막사복양야) : 원래대로 회복할 수 없는 것이다.
喜怒哀樂(희노애락) : 세상 사람들은 기뻐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
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한다.
慮嘆變慹(려탄변집) : 또한 걱정과 한탄을 하기고 하고 변덕을 부
리거나 집착하기도 한다
姚佚啓態(요일계태) : 또 재앙을 당하기도하고 교만을 부리기도
하며 솔직하기도 하고 꾸미기도 한다.
樂出虛(락출허) : 진정한 기쁨은 虛에서 나오지만
蒸成菌(증성균) : 곰팡이느 습한 곳에서 생긴다.
日夜相代乎前(일야상대호전) : 아침과 저녁이 바뀌어도
而莫知其所萌(이막지기소맹) : 왜 그런지 알지 못한다.
已乎(이호) : 그만두자.
已乎(이호) : 이제 그만두자.
旦暮得此(단모득차) : 아침과 저녁도 이를 얻어 생긴 것이다.
其所由以生乎(기소유이생호) : 저것이 없으면 내 몸이 있을 수
없고,
非彼無我(비피무아) : 육신이 없으면
非我無所取(비아무소취) : 저것이 가탁할 곳이 없다.
是亦近矣(시역근의) : 이것을 얻으면 도에 가까우리라.
而不知所爲使(이부지소위사) : 그렇지만 본래 그러하므로 따로
그 무엇이 부리는지는 모르겠다.
若有眞宰(약유진재) : 참된 자기가 있기는 있어도
而特不得其眹(이특부득기진) : 다만 그 조짐은 알수가 없고,
可行已信(가행이신) : 참된 자기의 움직임은 일상에 있어 또렸하
나
而不見其形(이불견기형) : 그 모습을 찾을 수는 없다.
有情而無形(유정이무형) : 참된 자기는 실재하지만 형체가 없을
뿐이다.
百骸九竅六藏(백해구규육장) : 100개가 넘는 뼈, 9개의 구멍, 6
가지 장기가
賅而存焉(해이존언) : 갖추어져 있는데
吾誰與爲親(오수여위친) : 이 가운데 어느 것을 나로 삼을까?
汝皆說之乎(여개설지호) : 그대는 이 모든 것을 자기로 삼겠는가
?
其有私焉(기유사언) : 그러면 자기가 여럿이 되므로 하나인 몸에
여러 사람이 있게 된다.
如是皆有爲臣妾乎(여시개유위신첩호) : 이와 같이 주인은 없고
신하와 첩만 있는 것일까?
其臣妾不足以相治乎(기신첩부족이상치호) : 신하와 첩은 다투기
만 할 뿐 서로 다스릴 수 없다.
其遞相爲君臣乎(기체상위군신호) : 교대로 왕이 되기도 하고 신
하가 되기도 하는 것일까?
其有眞君存焉(기유진군존언) : 그러나 참된 왕은 존재한다.
如求得其情與不得(여구득기정여부득) : 구했다고 늘지도 않고 구
하지 못했다고 줄지도않은 채
無益損乎其眞(무익손호기진) : 참된 주인은 의연히 존재한다.
一受其成形(일수기성형) : 일단 몸을 받았으므로
不化以待盡(불화이대진) : 잠시라도 이 육신에서 떠날 수 없으니
다 할 날을 기다리자.
與物相刃相靡(여물상인상미) : 사물과서로 다투어
其行進如馳(기행진여치) : 삶이 말을 달리듯 순식간에 지나가도
而莫之能止(이막지능지) : 싸움을 그치지 않으므로
不亦悲乎(불역비호) :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終身役役而不見其成功(종신역역이불견기성공) : 평생토록 애를
쓰지만 결국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苶然疲役而不知其所歸(날연피역이부지기소귀) : 피로에 지쳐도 돌
아갈 안식처가 없으므로
可不哀邪(가불애사) : 애달프지 아니한가!
人謂之不死(인위지불사) : 세상 사람들은 이를 아직 살아 있다고
좋아하지만
奚益(해익) :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겉
其形化(기형화) : 모습이 늙어감에 따라
其心與之然(기심여지연) : 그 마음도 함께 찌들어 가므로
可不謂大哀乎(가불위대애호) : 매우 가엾지 아니한가.
人之生也(인지생야) : 인간의삶이란
固若是芒乎(고약시망호) : 이다지도 무지 몽매한 것일까!
其我獨芒(기아독망) : 아니면 나만 혼자 어리석고
而人亦有不芒者乎(이인역유불망자호) :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지
않은 것일까!
夫隨其成心而死之(부수기성심이사지) : 본래 지니고 있는 참마음
을 좇아 스승으로 섬긴다면
誰獨且无師乎(수독차무사호) : 그 누가 스승이 없겠는가!
奚必知代而心自取者有之(해필지대이심자취자유지) : 어찌 육신이
거짓 자기임을 알고 자기 마음을 스스로 얻은 사람에게만 스승이
있겠는가!
愚者與有焉(우자여유언) : 어리석은 자에게도 똑같이 있는 법이
다.
未成乎心而有是非(미성호심이유시비) : 자기 참마음을 얻지 못하
고 시비 다툼을 벌이면,
是今日適越而昔至也(시금일적월이석지야) : 이는 오늘 월나라로
떠나면서 어제 도착했다는 궤변처럼 어처구니 없는 짓이다.
是以無有爲有(시이무유위유) : 이것은 실제로 있지 않은 일을 있
다고 억지로우기는 처사이다.
無有爲有(무유위유) : 없는 것을 있다고 고집하는 자는
雖有神禹(수유신우) : 성왕인 우왕이라 하더라도
且不能知(차불능지) : 어찌알아 줄 수 있겠는가!
吾獨且奈何哉(오독차내하재) : 하물며 내가 어찌 알아 줄 수 있
겠는가!
夫言非吹也(부언비취야) : 무릇 말이란 무심하게 불어서 나는 소
리가 아니다.
言者有言(언자유언) : 말이란 機心에서 나오므로
其所言者特未定也(기소언자특미정야) : 말한 내용은아직 옳은지
그른지 정해져 있지 않다.
果有言邪(과유언사) : 과연 말은 있는 것일까?
其未嘗有言邪(기미상유언사) : 아니면 없는 것일까?
其以爲異於鷇音(기이위이어구음) : 사람의말은 새끼 새의 울음
소리와는 다르다.
亦有辯乎(역유변호) : 그렇다면 과연 시비가 있는 것일까
其無辯乎(기무변호) : 아니면 없는 것일까?
道惡乎隱而有眞僞(도악호은이유진위) : 도는 왜 가리어져 참과
거짓이 발생하게 되고
言惡乎隱而有是非(언악호은이유시비) : 참된 말은 어디에 가리어
져 시비 다툼이 생기는것일까?
道惡乎往而不存(도악호왕이부존) : 도는 어디 가서 오지 않고
言惡乎存而不可(언악호존이불가) : 참된 말은 어디에 있기에 시
비 논란이 있는 것일까?
道隱於小成(도은어소성) : 도는 자그마한 분별 지식에 가려지고
言隱於榮華(언은어영화) : 참된 말은 허황된 말에 가려진다.
故有儒墨之是非(고유유묵지시비) : 따라서 유가와 묵가의 논쟁이
벌어져
以是其所非而非其所是(이시기소비이비기소시) : 상대가 주장하는
바를 비판하고 한쪽이 거부하는 것을 굳이 긍정한다.
欲是其所非而非其所是(욕시기소비이비기소시) : 상대가 틀리다고
하는 것을 옳다고 하고 한쪽이 옳다고 하는 것을 틀리다고 함은
則莫若以明(칙막약이명) : 대도에 밝음만 같지 못하다.
物无非彼(물무비피) : 사물을 저것 아닌 것이 없으며
物无非是(물무비시) : 옳지 않은 것이 없다.
自彼則不見(자피칙불견) : 저것으로부터 보면 자기의 허물은 보
이지않고
自是則知之(자시칙지지) : 스스로를 알면 모두를 알게 된다.
故曰彼出於是(고왈피출어시) : 그러므로 저것은 이것에서 비롯되
고
是亦因彼(시역인피) : 이것은 저것에서비롯된다고 한 것이다.
彼是方生之說也(피시방생지설야) : 저것과 이것은 상대적인 관계
에 있다.
雖然(수연) : 하지만
方生方死(방생방사) : 삶이 있으므로 죽음이 있고
方死方生(방사방생) : 죽음이 있는 곳에서 삶이 있는 것이다.
方可方不可(방가방불가) : 옳음이 있으므로 옳지 않음이 있다.
因是因非(인시인비) : 옳음에 연유해서 틀림이 있고
因非因是(인비인시) : 틀림을 근거로 옳음이 있는 것이다.
是以聖人不由(시이성인불유) : 따라서 성인은 상대적인 시시비비
를 떠나
而照之於天(이조지어천) : 홀로 도에 비추어 본다.
亦因是也(역인시야) : 이것이야말로 크나큰 긍정이다.
是亦彼也(시역피야) : 이것이 또한 저것이며
彼亦是也(피역시야) : 저것 또한 이것이다.
彼亦一是非(피역일시비) : 저것에 또한 하나의 옳고 그름이 있고
此亦一是非(차역일시비) : 이것에도 옳고 그름이 있는 것이다.
果且有彼是乎哉(과차유피시호재) : 과연 저것과 이것은 있는 것
일까?
果且无彼是乎哉(과차무피시호재) : 아니면 저것과 이것은 없는
것일까?
彼是莫得其偶(피시막득기우) : 저것과 이것의 대립이 그치는 것
을
謂之道樞(위지도추) : 도추하고 일컫는다.
樞始得其環中(추시득기환중) : 도추라야 비로서 환중을 얻어
以應无窮(이응무궁) : 무궁한 변화를 제어할 수 있다.
是亦一无窮(시역일무궁) : 옳음도 하나의 무궁한 변화이고
非亦一无窮也(비역일무궁야) : 틀림도 또한 하나의 무궁한 움직
임이다.
故曰莫若以明(고왈막약이명) : 그러므로 "대도에 밝음만 같지 못
하다"고 한 것이다.
以指喩指之非指(이지유지지비지) : 내 손가락으로 저 사람의 손
가락이 내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不若以非指喩指之非指也(불약이비지유지지비지야) : 내 손가락이
아닌 것으로 내 손가락이 저 사람의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
만 같지 못하다.
以馬喩馬之非馬(이마유마지비마) : 저 말을 가지고 나의 말이 저
말이 아니라고 가리키는 것은
不若以非馬喩馬之非馬也(불약이비마유마지비마야) : 나의 말을
가지고 저 말이 나의말이 아니라고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天地一指也(천지일지야) : 천지도 하나의 손가락에 불과하고
萬物一馬也(만물일마야) : 만물도 하나의 말일 따름이다.
可乎可(가호가) : 다른 사람이 옳다고 하면 나도 옳고
不可乎不可(불가호불가) : 다른 사람이 옳지 않다고 하면 나도
옳지 않은 것이다
道行之而成(도행지이성) : 이 모두를 도에 맡긴 채 행하는 자는
현재 이루어진 그대로일 뿐 시비의 분별이 필요하지 않다
惡乎可(악호가) : 어째서 그렇게 될까
可於可(가어가) : 좋은 것에는 본래 좋다고 할 것이 갖추어져 있
고
惡乎不可(악호불가) : 어째서 그렇지 않은 것이 있는가
不可於不可(불가어불가) : 좋지 않은 것은 원래 좋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이다
物固有所然(물고유소연) : 만물은 참으로 본래 그런 바가 있으며
物固有所可(물고유소가) : 사물마다 원래 쓰임새가 정해져 있다.
無物不然(무물불연) : 어떤 사물이건 본래그런 바가 없지 않으며
無物不可(무물불가) : 어느 것이라도 옳지 않음이 없는 것은 없
다.
故爲是擧莛與楹(고위시거정여영) : 따라서 더욱 분명히 하기 위
해 예를 들면 커다란 대들보와 자그마한 집기둥,
厲與西施(려여서시) : 문둥이와 서시라는 미인,
恢恑憰怪(회궤휼괴) : 그리고 허풍쟁이나 사기꾼이나 궤변가 혹은
괴이한 것을 말하는 사람,
道通爲一(도통위일) : 모두 道 가운데에서는 통하여 하나가 된다
.
其分也成也(기분야성야) : 파괴는 곧 완성이며
其成也毁也(기성야훼야) : 완성은 곧 파괴이다.
凡物無成與毁(범물무성여훼) : 하지만 만물은 본래 완성도 파괴
도 없이
復通爲一(복통위일) : 다 함께 하나이다.
唯達者知通爲一(유달자지통위일) : 오직 도에 능통한 사람이라야
만물과 하나됨을 알아
爲是不用而寓諸庸(위시불용이우제용) : 자기가 옳다고 고집하지
않고 일반 사람에게맡겨 둔다.
因是已(인시이) : 그대로 맡길 뿐으로
已而不知其然(이이부지기연) : 이미 그러면서도 왜 그런지 모르
는 것을
謂之道(위지도) : 道라고 일컫는다.
努神明爲一(노신명위일) : 정신을 수고롭게 하여 하나가 되려 해
도
而不知其同也(이부지기동야) : 끝내 하나됨을 이루지 못한다.
謂之朝三(위지조삼) : 이를 <조삼>이라 일컫는다.
何謂朝三(하위조삼) : <조삼>이란 무엇인가?
狙公賦芧曰(저공부서왈) : 원숭이 사육사가 상수리를 원숭이에게
주면서 말했다.
朝三而暮四(조삼이모사) :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겠다."
衆狙皆怒(중저개노) :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벌컥 화를 냈으므
로
曰然則朝四而暮三(왈연칙조사이모삼) : 사육사는 다음과 같이 말
하기를,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주겠다."하니
衆狙皆悅(중저개열) : 원숭이들이 한결같이 기뻐했다.
名實未虧而喜怒爲用(명실미휴이희노위용) : 명실은 달라지지 않
았으나 기쁨과 노여움이 생기게 되었다.
亦因是也(역인시야) : 또한 그대로 맡겨야 할 따름인 것이다.
是以聖人和之以是非(시이성인화지이시비) : 따라서 성인은 시비
를 조화시켜
而休乎天釣(이휴호천조) : "자연의 평등"에서 쉬게 하는데
是之謂兩行(시지위량행) : 이를 <양행>이라 일컫는다.
古之人(고지인) : 옛사람은
其知有所至矣(기지유소지의) : 지혜가 지극했다.
惡乎至(악호지) : 무엇을 지극하다고 하는가?
有以爲未始有物者(유이위미시유물자) : 본래 한 물건도 없는 자
리이므로
至矣盡矣(지의진의) : 지극하고 극진하다고 한다.
不可以加矣(불가이가의) : 아무것도 보탤 것이 없는 경지이다.
其次(기차) : 그 다음은
以爲有物矣(이위유물의) : 사물은 있으나
而未始有封也(이미시유봉야) : 구분하지 않는 경지이다.
其次(기차) : 그 다음은
以爲有封焉(이위유봉언) : 사물이 구분은 되지만
而未始有是非也(이미시유시비야) : 아직 시시비비가 없는 경계이
다.
是非之彰也(시비지창야) : 그러나 시비 분별이 횡행함에
道之所以虧也(도지소이휴야) : 도가 가리어졌고
道之所以虧(도지소이휴) : 도가 가려지자
愛之所以成(애지소이성) : 애욕이 발생하게 되었다.
果且有成與虧乎哉(과차유성여휴호재) : 그런데 완성과 파괴가 과
연 있는 것일까,
果且無成與虧乎哉(과차무성여휴호재) : 아니면 완성과 파괴가 과
연 없는 것일까?
有成與虧(유성여휴) : 완성과 파괴가 있는 것은
故昭氏之鼓琴也(고소씨지고금야) : 옛날 소씨소씨가 거문고를 연
주했기 때문이다.
無成與虧(무성여휴) : 완성과 파괴가 없는 것은
故昭氏之不鼓琴也(고소씨지불고금야) : 소씨의 거문고 연주 이전
이기 때문이다.
昭文之鼓琴也(소문지고금야) : 소씨가 거문고를 탄 행위,
師曠之枝策也(사광지지책야) : 사광이 북채로 박자를짚었던 일,
惠子之據梧也(혜자지거오야) : 혜자가 책상에 기댄 채 변론한 행
위,
三子之知(삼자지지) : 이 세 사람의 재주는
幾乎皆其盛者也(기호개기성자야) : 모두가 그 극치에 다다랐다.
故載之末年(고재지말년) : 따라서 말년에 이르기까지 그 일에 종
사했으나,
唯其好之也(유기호지야) : 이 세 사람의 좋아하는 바가
以異於彼(이이어피) : 세상 사람들과 달라
其好之也(기호지야) : 자신들이 즐기는 바로써
欲以明之(욕이명지) : 사람들을 계몽하려 했다.
彼非所明而明之(피비소명이명지) :
혜자의 경우 자신도 진리에 밝지 않으면서 남을 가르치려 했으므
로
故以堅白之昧終(고이견백지매종) : 견백론견백론이란 어리석은궤
변으로 시종한 것이다.
而其子又以文之綸終(이기자우이문지륜종) : 소씨의 경우도 아들
로서 아버지의 손재주만 흉내냈을 뿐
終身無成(종신무성) : 평생동안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다.
若是而可謂成乎(약시이가위성호) : 이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까?
雖我無成(수아무성) : 나에게 이룬 것이 없어도
亦可謂成矣(역가위성의) : 나 역시 성공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若是而不可謂成乎(약시이불가위성호) : 이렇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일까?
物與我無成也(물여아무성야) : 그렇다면 만물과 나는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으리라.
是故滑疑之耀(시고활의지요) : 따라서자신의 빛을 감추는 일은
聖人之所圖也(성인지소도야) : 바로 성인이 도모하는 바이다.
爲是不用而寓諸庸(위시불용이우제용) : 성인은 자기 의견을 내세
우는 대신 세상 사람들의 소견에 맡겨 둔다.
此之謂以明(차지위이명) : 이를 본래의 밝음에 따른다고 일컫는
다.
今且有言於此(금차유언어차) : 가령 여기에 한 변론자가 있다고
하자.
不知其與是類乎(부지기여시류호) : 그는 성인과 한 분류인가?
其與是不類乎(기여시불류호) : 아니면 다른 분류에 속하는가?
類與不類(류여불류) : 같은 부류이든 아니든간에
相與爲類(상여위류) : 그가 성인의 마음에 부합하면
則與彼无以異矣(칙여피무이이의) : 그는 성인과 아무런차이가 없
는 것이다.
雖然(수연)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請嘗言之(청상언지) : 한번 말해 보기로 하자.
有始也者(유시야자) : 처음이 있고,
有未始有始也者(유미시유시야자) : 처음이 아직 태동하지 않은
때가 있고,
有未始有夫未始有始也者(유미시유부미시유시야자) : 처음이 아지
기 태동하지 않은 때마저도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가 있다.
有有也者(유유야자) : 있음이 있고,
有无也者(유무야자) : 없음이 있고,
有未始有无也者(유미시유무야자) : 없음이 아직 형성되지 않음이
있고,
有未始有夫未始有无也者(유미시유부미시유무야자) : 없음이 아직
형성되지않음도 태동되지 않음이 있다.
俄而有无矣(아이유무의) : 그런데 홀연히 있음과 없음이 생긴다.
而未知有无之果孰有孰无也(이미지유무지과숙유숙무야) : 세상 사
람들은 있다혹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
알지 못하겠다.
今我則已有謂矣(금아칙이유위의) : 지금 나는 이미 말을하였으나
而未知吾所謂之其果有謂乎(이미지오소위지기과유위호) : 나의 말
이 과연 있는지
其果无謂乎(기과무위호) : 아니면 없는지 모르겠다.
天下莫大於秋毫之末(천하막대어추호지말) : 천하에 가을날 짐승
털의 끝보다 큰 것은 없고
而大山爲小(이대산위소) : 태산도 털 끝보다 작다.
莫壽於殤子(막수어상자) : 일찍 죽은 갓난아이보다 장수한 이는
없고
而彭祖爲夭(이팽조위요) : 팽조도 요절한 셈이다.
天地與我竝生(천지여아병생) : 천지도 나와 함께 생긴 것이고,
而萬物與我爲一(이만물여아위일) : 만물도 나와 더불어 하나를
이룬다.
旣已爲一矣(기이위일의) : 이미 하나가 되었는데
且得有言乎(차득유언호) : 이 밖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旣已謂之一矣(기이위지일의) : 이미 하나를 이루었다고 말했을진
대
且得无言乎(차득무언호) :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이는 또한 말
이 아니겠는가.
一與言爲二(일여언위이) : 하나의 말이 둘이 되고
二與一爲三(이여일위삼) : 둘과 하나가 셋이 된다.
自此以往(자차이왕) : 이렇게 나아가면
巧曆不能得(교력불능득) : 유능한 계산기라도 헤아릴 수 없거늘
而況其凡乎(이황기범호) : 어찌 일반 사람이 셈 할 수 있겠는가!
故自无適有以至於三(고자무적유이지어삼) : 따라서 無에서 有로
나아가는 셋이 되는데
而況自有適有乎(이황자유적유호) : 有에서 有로 진행하는 경우에
있어서랴!
无適焉(무적언) : 상대적 세계로 나아가지 않고
因是已(인시이) : 그대로 맡길 따름이다.
夫道未始有封(부도미시유봉) : 무릇 도는 한계가 없는 것이고
言未始有常(언미시유상) : 말에는 정해진 내용이 없는 것이다.
爲是而有畛也(위시이유진야) : 자기 주장을 함으로써 다툼이 생
기는 법이다.
請言其畛(청언기진) : 한 번 대해 논쟁에 이야기해 보자.
有左有右有倫有義(유좌유우유륜유의) : 왼쪽이 있으면 오른쪽이
있고,倫이 있으면 義가 있고,
有分有辯有競有爭(유분유변유경유쟁) : 분별이 있으면 변론이 있
고, 다툼이 있으면 경쟁이 있다.
此之謂八德(차지위팔덕) : 이를 <팔덕>이라 일컫는다.
六合之外(육합지외) : 육합 바깥을
聖人存而不論(성인존이불론) : 성인은 그대로 놓아둘 뿐 말하지
않고,
六合之內(육합지내) : 육합 안에 대해서도
聖人論而不議(성인론이불의) : 대강만 말할 뿐 자세하게 논의하
지 않는다.
春秋經世先王之志(춘추경세선왕지지) : <춘추>로 세상을 다스리
는 것이 선왕의 뜻이었으나,
聖人議而不辯(성인의이불변) : 성인은 이에 대해 명분과 품절만
밝힐 뿐 시비 곡절을 따지지는 않는다.
故分也者(고분야자) : 그러므로 나눌 경우
有不分也(유불분야) : 나눌 수 없는게 있고
辯也者(변야자) : 분별하더라도
有不辯也(유불변야) : 분별할 수 없는게 있다.
曰何也(왈하야) : 왜 그럴까?
聖人懷之(성인회지) : 성인은 만유를 품어 주지만
衆人辯之以相示也(중인변지이상시야) : 세상 사람들은 분별함으
로써 자기 소견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故曰辯也者(고왈변야자) : 따라서 "변론하는 사람은
有不見也(유불견야) : 보지 못하는게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夫大道不稱(부대도불칭) : 무릇 大道는 헤아릴 수 없고,
大辯不言(대변불언) : 참된 변론은 말하지 않고,
大仁不仁(대인불인) : 지극한 인은 어질지 않고,
大廉不嗛(대렴불겸) : 참다운 청렴은 가득 차지 않고,
大勇不忮(대용불기) : 진정한 용기는 해를 입히지 않는다.
道昭而不道(도소이불도) : 도를 말로 분명하게 드러내면 도가 아
니고,
言辯而不及(언변이불급) : 말이 시비 다툼에 쓰이면 도에 미치지
못하게 되며
仁常而不周(인상이불주) : 仁이 어딘가에 고착되면 아무것도 아
루지 못하고,
廉淸而不信(렴청이불신) : 청렴해 맑기만 하면 미덥지 못하고,
勇忮而不成(용기이불성) : 남을 해치는 용기는 참되지 못하다.
五者无棄而幾向方矣(오자무기이기향방의) : 이 다섯 가지는 원래
참된 實德이었으나 점차 한쪽에 치우쳐 모나게 되었다.
故知止其所不知(고지지기소불지) : 그러므로 알지 못하는 데에
그칠 줄 알면
至矣(지의) : 지극한 것이다.
孰知不言之辯(숙지불언지변) : 어느 누가 말없는 변론과
不道之道(부도지도) : 도가 아닌 도를 아는가
若有能知(약유능지) : 만일 이를 알면
此之謂天府(차지위천부) : <천부>라 이름하리라.
注焉而不滿(주언이불만) : 아무리 물을 거기에 퍼부어도 가득차
지 않고
酌焉而不竭(작언이불갈) : 마구 퍼내도 마르지 않는다.
而不知其所由來(이부지기소유래) : 그러나 왜 그런지는 알 수 없
으므로
此之謂葆光(차지위보광) : 이를 보광이라 일컫는다.
故昔者堯問於舜曰(고석자요문어순왈) : 옛날에 요가 순에게 물었
다.
我欲伐宗膾胥敖(아욕벌종회서오) : "나는 종, 회, 서오 세 나라
를 정벌하려 하네.
南面而不釋然(남면이불석연) : 그러나 임금 자리에 있으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확연하지 않으니
其故何也(기고하야) : 왜 그런 것일까?"
舜曰(순왈) : 순이 말했다.
夫三子者(부삼자자) : "세 나라는
猶存乎蓬艾之間(유존호봉애지간) : 아직 쑥풀이 무성한 미개한
부족 국가입니다.
若不釋然何哉(약불석연하재) : 마음이 꺼림칙한 것은 어쩐 일이
십니까?
昔者十日竝出(석자십일병출) : 옛적에 10개의 태양이 일시에
萬物皆照(만물개조) : 만물을 샅샅이 비춘 일이 있습니다.
而況德之進乎日者乎(이황덕지진호일자호) : 하물며 마음의 덕이
태양보다 밝다면 무슨 꺼리낌이 있겠습니까?"
齧缺問乎王倪曰(설결문호왕예왈) : 설결이 왕예에게 물었다.
子知物之所同是乎(자지물지소동시호) : "선생님은 만물이 하나임
을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 이르기를, "내가 어찌 알겠나."
子知子之所不知邪(자지자지소부지사) : "선생님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 이르기를, "내 어찌 알겠는가."
然則物无知邪(연칙물무지사) : "그렇다면 아는 게 없으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 이르기를, "어허, 어찌 알겠나.
雖然嘗試言之(수연상시언지)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어디 한번
말해 보기로 하지.
庸詎知吾所謂知之非不知邪(용거지오소위지지비부지사) : 안다고
하는 게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庸詎知吾所謂不知之非知邪(용거지오소위부지지비지사) : 또한 내
가 모른다는 것이 아는 게 아닌 줄은 어떻게 알겠나!
且吾嘗試問乎汝(차오상시문호여) : 이제 자네에게 한번 물어보겠
네.
民濕寢則腰疾偏死(민습침칙요질편사) :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허리병으로 반신 불수가 되어 죽게되지만
鰌然乎哉(추연호재) : 미꾸라지도 그렇던가?
木處則惴慄恂懼(목처칙췌률순구) : 사람은 나무 위에 있을 경우
벌벌 떨지만
猨猴然乎哉(원후연호재) : 원숭이는 무서워하던가?
三者孰知正處(삼자숙지정처) : 셋 가운데 어느 쪽이 바른 거처를
알고 있는 건가?
民食芻豢(민식추환) : 사람은 초식 동물의 고기를 먹고
麋鹿食薦(미록식천) : 순록은 풀을 뜯고
蝍蛆甘帶(즉저감대) : 지네는 뱀을 맛있게 먹고
鴟鴉嗜鼠(치아기서) : 올빼미는 쥐를 즐겨 먹지.
四者孰知正味(사자숙지정미) : 넷 가운데 어느 누가 올바를맛을
아는 것일까?
猨猵狙以爲雌(원편저이위자) : 원숭이는 편저를 짝으로 하고
麋與鹿交(미여록교) : 고라니는 사슴과 교배하고
鰌與魚游(추여어유) :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놀지.
毛嬙西施(모장서시) : 모장과 서희는
人之所美也(인지소미야) : 세상 사람들이 미녀라고 칭송하지만,
魚見之深入(어견지심입) : 그들을 보면 물고기는 물속 깊이 달아
나고
鳥見之高飛(조견지고비) : 새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麋鹿見之決驟(미록견지결취) : 순록과 사슴은 결사적으로 달아나
지.
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사자숙지천하지정색재) : 넷 가운데 누가
천하의 미인을 아는 것일까?
自我觀之(자아관지) : 내가 보건대
仁義之端(인의지단) : 사람들이 인의仁義와
是非之塗(시비지도) : 시비의 길을
樊然殽亂(번연효란) : 어지럽게주장하는데
吾惡能知其辯(오오능지기변) : 나라고 어찌 그것들을 가려낼 수
있겠나!
齧缺曰(설결왈) : 설결이 물었다.
子不知利害(자부지리해) : "선생님은 이해를 모르시는데
則至人固不知利害乎(칙지인고부지리해호) : 지인은 참으로 이해
를 모르는 것입니까?'
王倪曰(왕예왈) : 왕예가 대답했다.
至人神矣(지인신의) : "至人은 심묘한 사람이라네.
大澤焚而不能熱(대택분이불능열) : 커다란 연못을 다 태워도 그
를 태울 수는 없으며,
河漢冱而不能寒(하한호이불능한) : 황하와 한수를 꽁꽁얼려도 그
를 얼릴 수는 없다네.
疾雷破山而不能傷(질뢰파산이불능상) : 사나운 우뢰가 산을 부수
고 상하지 않고
飄風振海而不能驚(표풍진해이불능경) : 태풍이 파도를 몰아쳐도
그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지.
若然者(약연자) : 이런 인물은
乘雲氣(승운기) : 구름을 타고
騎日月(기일월) : 해와 달을 부리면서
而遊乎四海之內(이유호사해지내) : 四海바깥에서 노닌다네.
死生無變於己(사생무변어기) : 생사로도 그를 움직일 수 없거늘
而況利害之端乎(이황리해지단호) : 어찌 이해 따위에 꿈쩍이나
하겠는가!
瞿鵲子問乎長梧子曰(구작자문호장오자왈) :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물었다.
吾聞諸夫子(오문제부자) : "제가 공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만,
聖人不從事於務(성인불종사어무) : 성인은 세상일을 좇지 않고
不就利(불취리) : 이익을 추구하지도
不違害(불위해) : 해로움을 피하지도 않고
不喜求(불희구) : 아무 것도 얻으려 하지 않고
不緣道(불연도) : 도를 따르지도 않고
无謂有謂(무위유위) : 말은 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말하고
有謂无謂(유위무위) : 말을 해도 말하지 않은 것 같아
而遊乎塵垢之外(이유호진구지외) : 초연히 이 세상 밖에서 노닌
다고 합니다.
夫子以爲孟浪之言(부자이위맹랑지언) : 공자는 이를 맹랑한 소리
하고 일소에 붙였으나
而我以爲妙道之行(이아이위묘도지행) : 저는 묘도를 체득한 것이
라고 판단합니다.
吾子以爲奚若(오자이위해약) :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長梧子曰(장오자왈) : 장오자가 말했다.
是皇帝之所聽熒也(시황제지소청형야) : "이는 황제가 들어도 믿
지 않거늘
而丘也何足以知之(이구야하족이지지) : 공구 따위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且汝亦大早計(차여역대조계) : 자네도 지나치게 성급하네.
見卵而求時夜(견란이구시야) : 알을 보자마자 새벽 닭소리를 기
다리고,
見彈而求鴞炙(견탄이구효자) : 화살을 보자마자 올빼미 구이를 찾
는 격이군.
予嘗爲女妄言之(여상위여망언지) : 이제 자네에게 헛소리를 할
터이니
女以妄聽之奚(여이망청지해) : 자네도 그리 알고 망녕되게 듣는
게 어떻겠는가.
旁日月(방일월) : 성인은 해와 달과 나란히하고,
挾宇宙(협우주) : 우주를 손바닥에 든 채
爲其脗合(위기문합) : 두 입술을 합치듯 온갖 변화와 하나가 되고
,
置其滑涽(치기활혼) : 혼탁한 속세를 그대로 놓아 버려
以隸相尊(이예상존) : 노예 상태로 서로 멸시하거나 존대하게 되
지.
衆人役役(중인역역) : 모든 사람들이 부림을 당해 외물에 얽매이
게 되지.
聖人愚芚(성인우둔) : 성인만이 홀로 어리석고 우둔한 듯해서
參萬歲而一成純(참만세이일성순) : 천년 만년이 지나도 천연의
천진을 그대로 보전하지만
萬物盡然(만물진연) : 만물이 다하도록 사람들은 자기 주장에 집
착해
而以是相蘊(이이시상온) : 시비 다툼만 늘어 가지.
予惡乎知說生之非惑邪(여오호지설생지비혹사) : 삶을 좋아함이
미혹한 게 아닌지 내 어찌 알겠는가.
予惡乎知惡死之非弱喪而不知歸者邪(여오호지오사지비약상이부지
귀자사) : 죽음을 싫어하지만, 죽음이 어려서 떠난 고향으로 다
시 돌아감이 아닌지 내 어찌 알겠나?
麗之姬(려지희) : 여희는
艾封人之子也(애봉인지자야) : 예라는 지방의 관리의 딸이었네.
晉國之始得之也(진국지시득지야) : 진나라에서 강제로 끌고 갈
적에는
涕泣沾襟(체읍첨금) : 그녀는 눈물로 옷깃을 흠뻑 적셨지.
及其至於王所(급기지어왕소) : 진나라 왕궁에 이르러
與王同筐牀(여왕동광상) : 왕과 함께 화려한 생활을 하고
食芻豢(식추환) : 맛있는 고기 요리를 먹게 되자.
而後悔其泣也(이후회기읍야) : 그녀는 눈물 흘린 일을 후회했다
고 하네.
予惡乎知夫死者不悔其始之蘄生乎(여오호지부사자불회기시지기생
호) : 이와 마찬가지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살기를 고대했던
것을 나중에 후회할지 내 어찌 알겠나!
夢飮酒者(몽음주자) : 꿈속에서 유쾌하게 술을 마신 사람이
旦而哭泣(단이곡읍) : 아침에 일어나면 울게 되고,
夢哭泣者(몽곡읍자) : 꿈 속에서 구슬프게 운 사람은
旦而田獵(단이전렵) : 사냥놀이 갈 일이 생긴다네.
方其夢也(방기몽야) : 한창 꿈을 꾸고 있을 때에는
不知其夢也(부지기몽야) : 그것이 꿈인 줄도 모르고
夢之中又占其夢焉(몽지중우점기몽언) : 또한 꿈을 이리저리 풀어
보다가
覺而後知其夢也(각이후지기몽야) : 꿈에서 깨어난 뒤에야 꿈인
줄 알지.
且有大覺而後知此其大夢也(차유대각이후지차기대몽야) : 우리네
삶은 이와 같아서 진정한 깨달음이 있어야 삶이 한바탕 꿈 속인
줄 알게 되지.
而愚者自以爲覺(이우자자이위각) :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
로 깨달았다고 자처하여
竊竊然知之(절절연지지) : 짐짓 아는 체하면서,
君乎牧乎固哉(군호목호고재) : 왕입네, 재상입네 과시하려 들지.
丘也與女(구야여여) : 참으로 어리석구나, 공자여!
皆夢也(개몽야) : 자네도 또한 꿈구고 있는 사람이네.
予謂女夢(여위여몽) : 자네더러 꿈꾼다고 지적하는 나의 말도
亦夢也(역몽야) : 또한 꿈 속의 헛소리라네.
是其言也(시기언야) : 이런 이야기는
其名爲弔詭(기명위조궤) : 매우 기이하기는 하지만,
萬世之後而一遇大聖(만세지후이일우대성) : 오랜 뒤에라도 성인
이 한번 출현해
知其解者(지기해자) : 이 말의 의미를 알아 준다면
是旦暮遇之也(시단모우지야) : 이는 아침 저녁으로 만난 것과 다
름없겠네.
旣使我與若辯矣(기사아여약변의) : "내가 자네와 논쟁한다고 해
보세.
若勝我(약승아) : 자네가 나를 이기고
我不若勝(아불약승) : 내가 자네에게 지면,
若果是也(약과시야) : 진정 자네는 옳고
我果非也邪(아과비야사) : 나는 틀린 것일까?
我勝若(아승약) : 내가 자네를 이기고
若不吾勝(약불오승) : 자네가 내게 지면,
我果是也(아과시야) : 정녕 나는 옳고
而果非也邪(이과비야사) : 자네는 그른 것일까?
其或是也(기혹시야) : 한 쪽은 옳고
其或非也邪(기혹비야사) : 다른 쪽은 틀린 것일까?
其俱是也(기구시야) : 아니면 둘 다 옳거나
其俱非也邪(기구비야사) : 둘 다 틀린 것은 아닐까?
我與若不能相知也(아여약불능상지야) : 나도 자네도 어떤지 알
수 없네.
則人固受黮闇(칙인고수담암) : 그런데 사람마다 어둠속에 갇혀
있으므로
吾誰使正之(오수사정지) : 누구에게 물어 볼 수 있겠는가!
使同乎若者正之(사동호약자정지) : 자네와 의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보면,
旣與若同矣(기여약동의) : 이미 자네와 같은 생각이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찌 바르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者正之(사동호아자정지) : 나와 소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볼 경우,
旣同乎我矣(기동호아의) : 벌써 나와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으므
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使異乎我與若者正之(사이호아여약자정지) : 나와도 자네와도 다
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조회하면,
旣異乎我與若矣(기이호아여약의) : 이미 두 사람 모두와 의견이
다르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바르게 말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與若者正之(사동호아여약자정지) : 나와도 자네와도 입
장이 같은 사람에게 조회할 경우,
旣同乎我與若矣(기동호아여약의) : 우리 둘 모두와 입장이 같으
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然則我與若與人俱不能相知也(연칙아여약여인구불능상지야) : 그
렇다면 나도 자네도 또 어느 누구도 누가 옳은지 알 수 없는데,
而待彼也耶(이대피야야) : 그 누구를 기다려야만 할까?
化聲之相待(화성지상대) : 불안정하고 변하기 쉬운 소리에 기대
한다는 것은
若其不相待(약기불상대) :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음과 마찬가지
로서
和之以天倪(화지이천예) : 모든 것을 조화시키고
因之以曼衍(인지이만연) : 만연에 모든 것을 맡겨 둠이
所以窮年也(소이궁년야) : 천수를 다하는 방법이오
何謂和之以天倪(하위화지이천예) : 그러면 천연한 대도로 조화시
킨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曰是不是(왈시불시) : 대답하기를, 옳다는 주장이 있으면 옳지
않다는 주장이 따르고,
然不然(연불연) : 그렇다는 입장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생기지.
是若果是也(시약과시야) : 만일 옳다는 주장이 참으로 옳다면,
則是之異乎不是也(칙시지이호불시야) : 옳다는 주장이 옳지 않다
는 것과 다르다고
亦無辯(역무변) :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네.
然若果然也(연약과연야) : 그렇다는 입장이 실제로 그렇다면
則然之異乎不然也亦無辯(칙연지이호불연야역무변) : 그렇다는 입
장이 그렇지 않다는 입장과 다르다고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네
.
忘年忘義(망년망의) : 나이도 의리도 잊으면
振於無竟(진어무경) : 무궁한 경지로 뻗어나가게 되지요
故寓諸無竟(고우제무경) : 그래서 모든 것을 이 무한한 경지에
놓아 두는 것이요
罔兩問景曰(망량문경왈) : 바깥 그림자의 그림자가 안쪽 그림자
에게 물었다.
曩子行(낭자행) : "조금 전 그대는 걷더니
今子止(금자지) : 이제는 멈추고,
曩子坐(낭자좌) : 전에는 앉아 있다가
今子起(금자기) : 지금은 일어나는구나.
何其无特操與(하기무특조여) : 왜 그리도 지조가 없는 게야!"
景曰(경왈) : 안쪽 그림자가 대답했다.
吾有待而然者邪(오유대이연자사) : "의지하는 게 있어서 그런 것
이 아닌가.
吾所待又有待而然者邪(오소대우유대이연자사) : 또한 내가 의지
하는 것도 기대는게 있어서 그러네.
吾待蛇蚹蜩翼邪(오대사부조익사) : 혹시 나는 뱀의 비늘이나 매미
의 날개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닐까?
惡識所以然(악식소이연) : 어째서 그런 줄 알며
惡識所以不然(악식소이불연) : 왜 그렇지 않은 줄 알겠는가.
昔者莊周夢爲胡蝶(석자장주몽위호접) : 언젠가 장주가 꿈에 나비
가 되어
栩栩然胡蝶也(허허연호접야) :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된 채
自喩適志與(자유적지여) : 유쾌하게 즐기면서도
不知周也(부지주야) : 자기가 장주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俄然覺(아연각) :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나 보니
則蘧蘧然周也(칙거거연주야) : 자신이 분명히 누워 있는게 장주
였다네.
不知周之夢爲胡蝶(부지주지몽위호접) : 그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胡蝶之夢爲周與(호접지몽위주여) : 나비가 꿈에 그가 된 것인지
몰랐다네.
周與胡蝶(주여호접) : 장주와 나비는
則必有分矣(칙필유분의) : 틀림없이 다른 존재일 것이므로
此之謂物化(차지위물화) : 이를 <물화>라고 일컫는다네."
양생주(養生主)-장자(莊子)
吾生也有涯(오생야유애) : 우리의 삶은 언젠가 종말이 있으나
而知也无涯(이지야무애) : 지식은 끝이 없다.
以有涯隨无涯(이유애수무애) : 각자에게 부여된 유한한 삶의 시
간 동안 끝이 없는 지식을 추구하면
殆已(태이) : 오직 위태로울 뿐이다.
已而爲知者(이이위지자) : 이미 위태로운데도 스스로 안다고 자
처하니
殆而已矣(태이이의) : 더욱 위험할 따름이다.
爲善无近名(위선무근명) : 그러나 착한 일을 해도 그런 명예의
개의치 않고
爲惡无近刑(위악무근형) : 악한 일을 해도 형벌 따위에 얽매이지
않으며
緣督以爲經(연독이위경) : 중간의 입장을 따라 그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可以保身(가이보신) : 몸을 온전히 할 수 있고
可以全生(가이전생) : 생명을 보존할 수 있고
可以養親(가이양친) : 자기 양친을 봉양할 수 있고
可以盡年(가이진년) : 천수를 누릴 수 있으리라.
庖丁爲文惠君解牛(포정위문혜군해우) : 소잡는 포정이 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다.
手之所觸(수지소촉) : 그때 손을 대고
肩之所倚(견지소의) : 어깨를 기울이고
足之所履(족지소리) : 발로 밝고
膝之所踦(슬지소기) :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에 따라
砉然嚮然(획연향연) : 휙휙 울리는 뼈 발라내는 소리,
奏刀騞然(주도획연) : 칼로 가르는 소리가
莫不中音(막불중음) : 절도에 모두 맞았다.
合於桑林之舞(합어상림지무) : 포정의 몸놀림은 상림의 무악에도
조화되며
乃中經首之會(내중경수지회) : 칼을 움직이는 소리는 경수의 음
절에도 맞았다.
文惠君曰(문혜군왈) : 이를 본 문혜군이 말했다.
譆善哉(희선재) : " 참으로 훌륭하구나.
技蓋至此乎(기개지차호) : 소잡는 기술이 어떻게 해서 이런 경지
에 이르렀는가?"
庖丁釋刀對曰(포정석도대왈) : 포정이 칼을 놓고 대답했다.
臣之所好者道也(신지소호자도야) : " 제가 즐기는 바는 <도>입니
다.
進乎技矣(진호기의) : <도>는 기술보다 우월합니다.
始臣之解牛之時(시신지해우지시) :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에는
所見无非全牛者(소견무비전우자) : 보이는 소밖에 없었읍니다.
三年之後(삼년지후) : 3년이 지나자
未嘗見全牛也(미상견전우야) : 소가 온전한 모습 그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方今之時(방금지시) : 요즘에 이르러서는
臣以神遇而不以目視(신이신우이불이목시) : 저는 마음으로 만나
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官知之而神欲行(관지지이신욕행) : 눈의 감각 기능을 멈추고 마
음의 눈에 따라 손을 놀립니다.
依乎天理(의호천리) : 천리에 따라
批大卻(비대각) : 큰 틈새를 열어제치고
導大窾因其固然(도대관인기고연) : 빈 곳에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 몸의 생긴 그대로를 따라갑니다
枝經肯綮之未嘗(지경긍계지미상) : 그 기술의 미묘함은 아직 한
번도 뼈와 살이 연결된 곳을 지나지 않았습니다.
而況大軱乎(이황대고호) : 하물며 큰 뼈가 무슨 장애가 되겠습니
까!
良庖歲更刀(량포세갱도) : 재주있는 소잡이가 해마다 칼을 바꾸
는 것은
割也(할야) :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族庖月更刀(족포월갱도) : 많은 소잡이가 다달이 칼을 교체하는
것은
折也(절야) : 뼈를 자르기 때문입니다.
今臣之刀十九年矣(금신지도십구년의) : 저의 칼은 지난 19년 줄
곧 사용했어도
所解數千牛矣(소해수천우의) : 소 수천마리를 잡았어도
而刀刃若新發於硎(이도인약신발어형) : 칼날이 지금 막 새로 숫돌
에 간 것 같습니다.
彼節者有閒(피절자유한) : 소의 뼈마디에는 틈새가 있고
而刀刃者無厚(이도인자무후) : 칼날은 두께가 없을 정도로 날카
롭습니다.
以無厚入有閒(이무후입유한) : 두께 없는 칼로 벌어져 있는 뼈마
디 사이에 삽입하므로
恢恢乎其於遊刃必有餘地矣(회회호기어유인필유여지의) : 공간이
널찍해서 칼날을 움직이는 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是以十九年而刀刃若新發於硎(시이십구년이도인약신발어형) : 그래
서 19년이 되어도 칼날을 방금 숫돌에 간 듯합니다.
雖然(수연) : 하지만
每至於族(매지어족) : 칼날이 근육과 골반이 연결된 곳에 이를
때마다
吾見其難爲(오견기난위) : 어려움을 절감합니다.
怵然爲戒(출연위계) : 저는 근심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서
視爲止(시위지) : 눈길을 고정시키고
行爲遲(행위지) : 손놀림을 천천히 하면서
動刀甚微(동도심미) : 칼날을 매우 세심하게 움직입니다.
謋然已解(획연이해) : 어느 결에 뼈와 살이 확연하게 갈라져
牛不知其死也(우부지기사야) : 소는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如士委地(여사위지) : 살이 뼈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흙덩이
가 땅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提刀而立(제도이립) : 칼을 든 채 일어나서
爲之四顧(위지사고) : 사방 둘레를 살펴보며
爲之躊躇滿志(위지주저만지) : “잠시 머뭇거리다가 만족한 기
분으로
善刀而藏之(선도이장지) : 칼을 씻어 챙겨 넣습니다."
文惠君曰(문혜군왈) : 문혜군은 말했다
善哉(선재) : " 훌륭하구나.
吾聞庖丁之言(오문포정지언) : 내가 포정의 말을 듣고
得養生焉(득양생언) : 양생의 이치를 얻었도다."
公文軒見右師而驚曰(공문헌견우사이경왈) : 공문헌이 우사를 보
자 놀라 말했다.
是何人也(시하인야) : " 이 어찌된 사람인가!
惡乎介也(악호개야) : 왜 발이 잘렸을까?
天與(천여) : 하늘이 그런 것일까?
其人與(기인여) : 사람의 짓일까?"
曰天也非人也(왈천야비인야) : 스스로 대답하기를, " 사람이 그
런 것은 아니야.
天之生是使獨也(천지생시사독야) : 하늘이 그를 세상에 보낼 때
외발로 만든거야.
人之貌有與也(인지모유여야) : 사람의 모양에는 두 다리가 있게
마련이다.
以是知其天也(이시지기천야) : 것으로도 외발인 것은 하늘의 조
화이지
非人也(비인야) : 이사람의 짓은 아니야.
澤雉十步一啄(택치십보일탁) : 연못에 사는 꿩은 열 발자국을 가
야만 한번 먹이를 쪼을 수 있고,
百步一食(백보일식) : 백 걸음을 옮겨야 겨우 물 한모금을 마실
수 있지.
不蘄畜乎樊中(불기축호번중) : 그래도 꿩은 우리 안에서 길러지
기를 바라지는 않아.
神雖王(신수왕) : 기력은 비록 왕성하나
不善也(불선야) :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老聃死(노담사) : 노담이 죽자
秦失弔之(진실조지) : 진일이 조문 가서
三號而出(삼호이출) : 세 번 곡만 하고 나왔다.
弟子曰(제자왈) : 이에 제자가 물었다.
非夫子之友邪(비부자지우사) : " 선생님의 친구가 아닌가요?"
曰然(왈연) : 말하기를, " 친구지."
然則弔焉若此(연칙조언약차) : " 그렇다면 이처럼 소홀하게 조문
하는 것이
可乎(가호) : 옳은 일입니까?"
曰然(왈연) : " 그렇다네.
始也吾以爲至人也(시야오이위지인야) : 처음에 나는 그를 도인으
로 알았으나
而今非也(이금비야) : 이제 보니 그렇지 않더군.
向吾入而弔焉(향오입이조언) : 조금 전 들어가서 조문을 할 때,
有老者哭之(유노자곡지) : 늙은이는 곡을 하기를
如哭其子(여곡기자) : 마치 자기 자식이 죽은 듯이 하고
少者哭之(소자곡지) : 젊은이는 곡하기를
如哭其母(여곡기모) : 흡사 자기 어버이라도 죽은 듯이 하였다
彼其所以會之(피기소이회지) : 그가 죽자 저처럼 사람이 모인 것
은
必有不蘄哭而哭者(필유불기곡이곡자) : 반드시 그가 말로서 바라
지는 않았더라도
是遁天倍情(시둔천배정) : 무언중에 자기 의사를 표시했고, 곡하
기를 요구하지는 않았어도 은연중에 그렇게 하기를 바랐기 때문
이지.
忘其所受(망기소수) : 이는 하늘을 어기고 진실을 배반한 채 부
여받은 본성을 망각한 처사라네.
古者謂之遁天之刑(고자위지둔천지형) : 옛날에는 이를 '천연에서
벗어난 죄'라고 일컬었다네.
適來夫子時也(적래부자시야) : 그가 어쩌다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때를 만난 것이고,
適去夫子順也(적거부자순야) : 우연히 세상을 떠난 것도 생명이
다했기 때문이라네.
安時而處順(안시이처순) : 시간의 변화에 편안히 머물러 자연의
도리를 따라가면
哀樂不能入也(애락불능입야) : 슬픔도 즐거움도 끼어들지 못하지
.
古者謂是帝之懸解(고자위시제지현해) : 옛날에는 이런 경지를 '
본래 면목의 육신의 구속에서 풀려났다'고 이름하였네.
指窮於爲薪(지궁어위신) : 기름은 장작더미 속에서 다 타도
火傳也(화전야) : 불은 계속 번져
不知其盡也(부지기진야) : 그것이 꺼질 줄 무른다.
인간세(人間世)-장자(莊子)
顔回見仲尼(안회견중니) : 안회가 중니를 만나
請行(청행) : 여행을 떠나겠다고 청했다.
曰奚之(왈해지) : 이에 중니가 묻기를, " 어디로 가려는가?"
曰將之衛(왈장지위) : " 위나라로 떠나려 합니다."
曰奚爲焉(왈해위언) : " 어째서 위나라로 가려 하는가?"
曰回聞衛君(왈회문위군) : " 제가 듣기에 위나라 왕은
其年壯(기년장) : 나이가 젊은데다가
其行獨(기행독) : 행실이 사나워
輕用其國(경용기국) : 나라일을 가벼이 경영하고
而不見其過(이불견기과) : 자기 허물을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輕用民死(경용민사) : 또한 그는 백성을 죽도록 함부로 내버려
두어
死者以國量乎澤(사자이국량호택) : 시체가 흡사 연못에 무성한
若蕉(약초) : 파초와도 같이 많다고 합니다.
民其無如矣(민기무여의) : 백성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
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回嘗聞之夫子曰(회상문지부자왈) : 저는 일찍이 선생님께서, 이
르기를
治國去之(치국거지) : '잘 다스려지는 나라는 떠나고
亂國就之(난국취지) : 어지러운 나라로 들어가라,
醫門多疾(의문다질) : 어진 의사에게는 환자가 많이 모이는 법이
다'라고
願以所聞(원이소문) : 말씀하신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思其所行(사기소행) : 제가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대로 다스리는
방법을 강구하면
則庶幾其國有瘳乎(칙서기기국유추호) : 위나라도 나아지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仲尼曰譆(중니왈희) : 중니가 말했다." 어허!
若殆往而刑耳(약태왕이형이) : 자네가 가면 필시 형벌을 받을 걸
세.
夫道不欲雜(부도불욕잡) : 무릇 도란 번거로움을 멀리 해야 되는
법이네.
雜則多(잡칙다) : 번거로움이 있으면 일이 많아지고
多則擾(다칙요) : 일이 많으면 혼란해지고
擾則憂(요칙우) : 혼란해지면 근심이 생기고
憂而不救(우이불구) : 근심이 생기면 남을 구할 수가 없다
古之至人(고지지인) : 옛날의 지인은
先存諸己而後存諸人(선존제기이후존제인) : 먼저 자신이 도를 갖
춘 연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나아갔다네.
所存於己者未定(소존어기자미정) : 자네 자신도 아직 본래 면목
을 회복하지 못했으면서
何暇至於暴人之所行(하가지어폭인지소행) : 난폭한 사람의 행동
을 어느 겨를에 막겠는가?'
且若亦知夫德之所蕩(차약역지부덕지소탕) : 또한 자네는 덕이 어
떻게 흩어지고
而知之所爲出乎哉(이지지소위출호재) : 지식이 어떻게 해서 발생
하는지 알고 있는가?
德蕩乎名(덕탕호명) : 덕은 명예욕으로 인해 유실되고
知出乎爭(지출호쟁) : 지식은 경쟁심에서 생기는 법이라네.
名也者(명야자) : 명예란
相軋也(상알야) : 서로를 반목시키고
知者也(지자야) : 지식은
爭之器也(쟁지기야) : 경쟁 도구에 불과하지.
二者凶器(이자흉기) : 명예와 지식은 사람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흉기이므로
非所以盡行也(비소이진행야) : 세상에 횡행하게 해서는 안 되네.
且德厚信矼(차덕후신강) : 자네는 후덕하고 신망이 두텁기는 하
지만
未達人氣(미달인기) : 사람의 기운 변화는 아직까지 간파하지 못
하고,
名聞不爭(명문부쟁) : 명예와 지식을 얻기 위해 다투지는 않으나
未達人心(미달인심) :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지는 못하지.
而强以仁義繩墨之言衒暴人之前者(이강이인의승묵지언현폭인지전
자) : 그런데도 억지로 인의 혹은 도덕 규범 따위의 현학적 언사
를 사나운 왕 앞에 늘어 놓은 것은
是以人惡育其美也(시이인악육기미야) : 남의 결점을 빙자해 자신
을 아름답게 꾸미는 짓이라네.
命之曰災人(명지왈재인) : 이런 자를 이름하여 남을 해치는 자라
고 하지.
災人者(재인자) : 타인을 해치면
人必反災之(인필반재지) : 그로부터 해침을 당하는 법,
若殆爲人災夫(약태위인재부) : 자네도 이와 마찬가지로 해를 입
게될 걸세.
且苟爲悅賢而惡不肖(차구위열현이악불초) : 또한 위나라 왕이 어
진 신하를 가까이하고 불초한 자를 미워한다면
惡用而求有以異(악용이구유이이) : 그 나라에도 어진 사람이 있
을 터인데 어찌 자네를 등용하겠는가!
若唯無詔(약유무조) : 자네는 부름을 받고 위나라에 가는 것이
아니네.
王公必將乘人而鬪其捷(왕공필장승인이투기첩) : 따라서 위나라
왕은 필시 권세로 누르고 능숙한 말재주로 압도하려 할 것이네.
而目將熒之(이목장형지) : 그러면 자네의 눈의 초점을 잃고
而色將平之(이색장평지) : 얼굴색은 변하고
口將營之(구장영지) : 입으로는 온갖 변명을 늘어 놓고
容將形之(용장형지) : 태도는 비굴해지고
心且成之(심차성지) : 마음도 또한 상대를 따르게 되지.
是以火救火(시이화구화) : 이것은 불로써 불을 끄고
以水救水(이수구수) : 물로써 물을 막는 격이라네.
名之曰益多(명지왈익다) : 이를 이름하여 상대의 잘못을 조장하
는 행위라고 하지.
順始無窮(순시무궁) : 처음부터 끌려 가면 왕의 과오는 끝없이
늘어갈 것이네.
若殆以不信厚言(약태이불신후언) : 자네가 신임도 받지 못하면서
충직한 언사만 쏟아 붓는다면,
必死於暴人之前矣(필사어폭인지전의) : 필시 사나운 왕에게 죽임
을 당할 것이네.
且昔者桀殺關龍逢(차석자걸살관룡봉) : " 또한 옛날에 걸왕은 관
용봉을 죽였고
紂殺王子比干(주살왕자비간) : 주왕은 왕자 비간을 죽였네.
是皆修其身以下傴拊人之民(시개수기신이하구부인지민) : 두 인물
은 덕망있는인사였으나 신하의 몸으로 분수에 맞지 않게 백성을
모았으며
以下拂其上者也(이하불기상자야) : 왕의 신하이면서도 왕을거역
한 자라네.
故其君因其修以擠之(고기군인기수이제지) : 그래서 군주는 그들
의 덕행이 훌륭한 때문에 모함하여 죽여버린 것이다
是好名者也(시호명자야) : 죽음을 당한 것은 두 인물이 충신이라
는 명예를 좋아한 허물 탓이지.
昔者堯攻叢枝胥敖(석자요공총지서오) : 옛적에 요임금은 총기와
서오를 공격했고,
禹攻有扈(우공유호) : 우임금은 유호를 침공한 적이 있지.
國爲虛厲(국위허려) : 세 나라는 모두 폐허가 되었다네.
身爲刑戮(신위형륙) : 두 왕은 직접 백성들을 몰살시켰고,
其用兵不止(기용병부지) : 그들이 군대를 동원하고 끊임없이 재
물을 쫓길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其求實無已(기구실무이) : 그들이 끝없이 어질다는 실질을 구하
려 했다더군.
是皆求名實者也(시개구명실자야) : 이들이 모두 명예와 재물을
쫓은 사람들이다
而獨不聞之乎(이독불문지호) : 너도 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겠
지
名實者(명실자) : 명과 실은
聖人之所不能勝也(성인지소불능승야) : 성인이라 해도 온전히 하
기가 어려운데
而況若乎(이황약호) : 하물며 자네에 있어서야 어떻겠는가!"
雖然(수연) :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若必有以也(약필유이야) : 자네가 굳이 위나라에 가려 할 때는
필시 방책이 있을 게야.
嘗以語我來(상이어아래) : 자, 한번 말이나 해보게."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端而虛(단이허) : " 몸을 단아하게 하고, 마음을 비우며,
勉而一則可乎(면이일칙가호) : 뜻을 힘써 한결같이 하면 되겠읍
니까?"
曰惡惡可(왈악악가) : " 안되네. 어찌 가능하겠는가!
夫以陽爲充孔揚(부이양위충공양) : 위왕은 기세가 등등해 사나운
기운으로 충만하고 자만심에 차 있으며
采色不定(채색부정) : 굴빛이 매 순간 변화무쌍하지.
常人之所不違(상인지소불위) : 얼평범한 사람은 감히 그를 감당
하지 못한다네.
因案人之所感(인안인지소감) :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의 감정을
짓밟아
以求容與其心(이구용여기심) : 상대를 제멋대로 가지고 놀 걸세.
名之曰日漸之德不成(명지왈일점지덕불성) : 이런 인물을 일컬어
' 작은 덕마저 성취할 수 없다'고 하는데,
而況大德乎(이황대덕호) : 하물며 큰 덕에 있어서랴!
將執而不化(장집이불화) : 그는 자기 소견에 집착할 뿐 남의 감
화를 받지 않고
外合而內不訾(외합이내불자) : 겉으로는 좇는 듯해도 내심으로는
고려조차 않을 것이므로,
其庸거可乎(其庸거가호) : 어찌 자네의 뜻이 성취될 수 있겠는가
!"
然則我內直而外曲(연칙아내직이외곡) : " 그렇다면 제가 안으로
는 곧게 하고 밖으로는 부드럽게 하며
成而上比(성이상비) : 옛 사람의 말을 인용하여 그 말을 좇겠읍
니다.
內直者(내직자) : 속마음이 곧은 것은
與天爲徒(여천위도) : 하늘과 더불어 한 무리가 되는 것입니다.
與天爲徒者(여천위도자) : 하늘과 하나가 되면
知天子之與己皆天之所子(지천자지여기개천지소자) : 천자도 자기
자신도 모두 하늘의 자손임을 알게 됩니다.
而獨以己言蘄乎而人善之(이독이기언기호이인선지) : 따라서 위왕
이 유독 자기 말에 대해 그가 내 말을 옳다고 하기를 바라겠습니
까
蘄乎而人不善之邪(기호이인불선지사) : 아니면 그가 옳지지 않다
고 헐뜯기를 바라겠습니까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인물을
人謂之童子(인위지동자) : 사람들은 이런어린 아이라 일컫기도
하고
是之謂與天爲徒(시지위여천위도) : 하늘과 하나가 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外曲者(외곡자) : 외모를 부드럽게 하는 자는
與人爲徒也(여인위도야) : 사람과 한 무리가 된 자입니다
擎跽曲拳(경기곡권) : 손을 높이 들어 무릎을 꿇고 몸을 굽혀서
절을 하는 것은
人臣之禮也(인신지례야) : 신하로서의 예의입니다
人皆爲之(인개위지) : 세상 사람들 누구나가 그렇게 하는데
吾敢不爲邪(오감불위사) : 저라고 어찌 않겠습니까
爲人之所爲者(위인지소위자) : 남이 하는 대로 하고 있으면
人亦無疵焉(인역무자언) : 남도 헐뜯지 않을 것입니다
是之謂與人爲徒(시지위여인위도) : 이런 것을 사람과 한무리가
되었가도 합니다
成而上比者(성이상비자) : 자기 의견을 말하더라도 옛 사람의 말
에 붙여서 하는 자는
與古爲徒(여고위도) : 옛 사람과 한 무리가 된 것입니다
其言雖敎(기언수교) : 그러한 사람의 말은 옛날의 가르침이지만
讁之實也(적지실야) : 실은 상대방을 꾸짓고 있는 것입니다
古之有也(고지유야) : 그러면서도 어디까지난 그것은 옛 사람 것
이지
非吾有也(비오유야) : 제 것이 아닙니다
若然者(약연자) : 이렇게 하면
雖直而不病(수직이불병) : 아무리 솔직한 발언을 해도 해를 입지
않습니다
是之謂與古爲徒(시지위여고위도) : 이런 것을 옛 사람과 한 무리
가 되었다고 합니다
若是則可乎(약시칙가호) :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惡惡可(악악가) : " 안 되지, 당치도 않아.
大多政法而不諜(대다정법이불첩) : 이유가 너무 많아 적당하지
않네.
雖固亦無罪(수고역무죄) : 고루하다고 하여 벌 받을 일이야 없겠
지만
雖然(수연) : 그렇게 한다면
止是耳矣(지시이의) : 단지 그 정도에 그칠 뿐이지.
夫胡可以及化(부호가이급화) : 어찌 위왕을 감화시킬 수 있겠는
가?
猶師心者也(유사심자야) : 자네는 아직 자기 생각에만 얽매여 있
네."
顔回曰(안회왈) : 이에 안회가 말했다.
吾无以進矣(오무이진의) : " 저는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읍니다.
敢問其方(감문기방) : 선생님의 방법을 받고 싶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齋吾將語若(재오장어약) : " 먼저 마음을 재계하게, 그러면 자네
에게 한번 말해 주겠네.
有心而爲之(유심이위지) : 사심을 품은 채로 재계를 하면
其易邪(기역사) : 쉽게 이루어지겠는가?
易之者(역지자) : 쉽다고 여기는 자는
暭天不宜(희천불의) : 하늘을 마땅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네."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回之家貧(회지가빈) : " 저의 집은 가난해서
唯不飮酒(유불음주) : 술 먹을 생각조차 못하고
不茹葷者數月矣(불여훈자수월의) : 자극성있는 야채를 못 먹은
지가 여러 달입니다.
如此(여차) : 이렇게 하면
則可以爲齋乎(칙가이위재호) : 재계라 할 수 있겠습니까?"
曰時祭祀之齋(왈시제사지재) : " 이는 제사지내기 위한 재계이지
非心齋也(비심재야) : 마음의 재계는 아니네."
回曰(회왈) : 이에 안회가 물었다.
敢問心齋(감문심재) : " 감히 마음의 재계를 묻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若一志(약일지) : " 마음을 하나로 모아
无聽之以耳而聽之以心(무청지이이이청지이심) : 귀로 소리를 듣
지 말고 마음으로 듣게.
无聽之以心而聽之以氣(무청지이심이청지이기) : 또 마음으로 듣
지 말고 기운으로 듣게.
耳止於聽(이지어청) : 귀는 소리를 들을 뿐이고
心止於符(심지어부) : 마음은 밖에서 들어오는 것에 맞추어 깨달
을 뿐이지만
氣也者(기야자) : 기운은
虛而待物者也(허이대물자야) : 허령해서 무엇이나 그대로 받아들
이지.
唯道集虛(유도집허) : 진리는 오직 허령한 곳에 모이는 법이야.
虛者心齋也(허자심재야) : 허령함이 바로 마음의 재계라네."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回之未始得使(회지미시득사) : " 제가 아직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지 않았을 때는
實有回也(실유회야) : 참으로 제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得使之也(득사지야) : 그러나 선생님 말씀을 듣자마자
未始有回也(미시유회야) : 제 자신을 잊게 되었습니다.
可謂虛乎(가위허호) : 이를 허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夫子曰(부자왈) : 이에 공자가 말했다.
盡矣(진의) : " 지극하구나.
吾語若(오어약) : 자네에게 말해 주겠네.
若能入遊其樊(약능입유기번) : 세속의 울타리 안에서 소요하면서
而无感其名(이무감기명) : 명예 따위에는 흔들리지 말아야 되네.
入則鳴(입칙명) : 자네가 받아들여지면 말을 하고
不入則止(불입칙지) : 용납되지 않거든 그대로 있게나.
无門无毒(무문무독) : 자기 마음에 문을 세우지도 어떤 비방秘方
을 마련하지도 말고
一宅而寓於不得已(일택이우어부득이) : 마음을 전일하게 하여 어
쩔 수 없는 천연에 따른다면
則幾矣(칙기의) : 도에 가까워질 것이네.
絶迹易(절적이) :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기는 쉬워도
无行地難(무행지난) : 무심하게 소요하기란 어려운 일이네.
爲人使易以僞(위인사역이위) : 사람에게 부림을 당할 때는 속이
기 쉽지만,
爲天使難以僞(위천사난이위) : 하늘의 부림을 받으면 속이기 어
렵다네.
聞以有翼飛者矣(문이유익비자의) : 날개 달고 날았다는 말은 들
었어도,
未聞以无翼飛者也(미문이무익비자야) : 날개 없이 날았다는 이야
기는 듣지 못했을 걸세.
聞以有知知者矣(문이유지지자의) : 지식으로 사물 이치를 안다는
말은 들었어도
未聞以无知知者也(미문이무지지자야) : 무지로 모든 것을 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겠지.
瞻彼闋者(첨피결자) : 저 텅 빈 곳을 보게나.
虛室生白(허실생백) : 휑하니 빈 방이지만 환하게 밝지 않은가.
吉祥止止(길상지지) : 축복도 빈 마음에 모인다네.
夫且不止(부차불지) : 그런데도 그쳐야 할 곳에 그치지 않으면
是之謂坐馳(시지위좌치) : 이를 몸은 앉아 있어도 마음은 달린다
는 <좌치>라 이름하지.
夫徇耳目內通(부순이목내통) : 무릇 눈과 귀를 밖이 아닌 안으로
통하게 하고
而外於心知(이외어심지) : 마음의 작용을 안이 아닌 밖으로 쏠리
게 하면
鬼神將來舍(귀신장래사) : 귀신마저도 머무는데
而況人乎(이황인호) :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는 두말 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是萬物之化也(시만물지화야) : 이것이야말로 만물을 움직이는 힘
이라네.
禹舜之所紐也(우순지소뉴야) : 우임금과 순임금도 이를 따랐으며
伏羲戯几之所行終(복희희궤지소행종) : 복희와 궤거가 평생 행한
것이었지.
而況散焉者乎(이황산언자호) : 그러니 일반인에 있어서는 말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葉公子高將使於齊(엽공자고장사어제) : 섭공자고가 제나라에 사
신으로 가게 되자
問於仲尼曰(문어중니왈) : 중니에게 물었다.
王使諸梁也甚重(왕사제량야심중) : " 왕이 저를 사신으로 보내는
것은 일이 중대합니다.
齊之待使者(제지대사자) : 사신에 대한 제나라의 태도는
蓋將甚敬而不急(개장심경이불급) : 매우 정중한 데가 있지만 일
의 교섭에는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匹夫猶未可動(필부유미가동) : 필부의 마음도 움직이기 어려운데
而況諸侯乎(이황제후호) : 제후에 있어서는 말할 필요도 없지 않
겠습니까!
吾甚慄之(오심률지) : 저는 일을 그르칠까 매우 걱정합니다.
子常語諸梁也曰(자상어제량야왈) : 선생님께서는 일찍이 저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
凡事若小若大(범사약소약대) : ‘무릇 일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
이
寡不道以懽成(과부도이환성) :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취했다
면 만족스러운 경우는 드물다.
事若不成(사약불성) : 만일 일이 성취되지 못하면
則必有人道之患(칙필유인도지환) : 반드시 인간 도리의 벌을 왕
으로부터 받을 것입니다.
事若成(사약성) : 일을 성취한다 해도
則必有陰陽之患(칙필유음양지환) : 필시 음양의 부조화로 인한
병에 걸릴 것이다.
若成若不成(약성약불성) : 일을 이루거나 못 이루거나간에
而後無患者(이후무환자) : 사후에 근심 걱정이 없는 것은
唯有德者能之(유유덕자능지) : 오직 유덕한 인물만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吾食也執粗而不臧(오식야집조이불장) : 그런데 제가 먹는 것은
보잘것 없고 좋은 음식이 못 됩니다.
爨無欲淸之人(찬무욕청지인) : 음식 지을 때 요리사가 시원함을
바라지고 않습니다.
今吾朝受命而夕飮氷(금오조수명이석음빙) : 오늘 아침에저는 왕
으로부터 사신 임무를 부여받고 저녁에 얼음을 먹은 형편인데도
我其內熱與(아기내열여) : 오히려 저는 속에서는 열이 식을 줄
모릅니다.
吾未至乎事之情(오미지호사지정) : 아직 일에 착수하기도 전에
而旣有陰陽之患矣(이기유음양지환의) : 이미 음양의 부조화로 인
한 병에 걸렸습니다.
事若不成(사약불성) : 또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
必有人道之患(필유인도지환) : 반드시 왕은 인도의 환난을 내릴
것입니다.
是兩也(시량야) : 이 두 가지 재앙은
爲人臣者不足以任之(위인신자부족이임지) : 신하된 제가 임무를
감당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子其有以語我來(자기유이어아래) : 부디 선생님께서 저에게 가르
침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天下有大戒二(천하유대계이) : " 천하에 크게 경계할 일이 두 가
지 있습니다.
其一命也(기일명야) : 하나는 명이고
其一義也(기일의야) : 다른 하나는 의입니다.
子之愛親命也(자지애친명야) : 자식이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명
으로
不可解於心(불가해어심) : 사람의 마음에서 제거할 수 없습니다.
臣之事君義也(신지사군의야) : 신하가 왕을 섬김은 의로서
無適而非君也(무적이비군야) : 어떤 경우에도 왕은 왕인 것입니
다.
無所逃於天地之間(무소도어천지지간) : 이 둘은 하늘과 땅 사이
에서 피할 수 없는 것으로
是之謂大戒(시지위대계) : 이를 크게 경계할 일이라고 일컫습니
다.
是以夫事其親者(시이부사기친자) : 따라서 어버이를 섬김에 있어
서는
不擇地而安之(불택지이안지) : 어떠한 상황에서도 편안히 모셔아
만
孝之至也(효지지야) : 지극한 효도라 할 수 있습니다.
夫事其君者(부사기군자) : 또한 임금을 받드는 데 있어서
不擇事而安之(불택사이안지) :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편안히
섬겨야만
忠之盛也(충지성야) : 최고의 충성이라고 할 수 있읍니다.
自事其心者(자사기심자) : 스스로 자기 마음을 섬기는 사람은
哀樂不易施乎前(애락불역시호전) : 눈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슬픔과 즐거움으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知其不可奈何(지기불가내하) :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음
을 알고
而安之若命(이안지약명) : 마음을 편히 운명에 따르게 됩니다
德之至也(덕지지야) : 덕의 지극함 입니다.
爲人臣子者(위인신자자) : 왕의 신하이거나 사람의 아들이거나
固有所不得已(고유소부득이) : 참으로 부득이한 경우에 부딪히면
行事之情而忘其身(행사지정이망기신) : 주어진 바를 충실히 행하
고 자기 몸을 보살피지 않아야 합니다.
何暇至於悅生而惡死(하가지어열생이악사) : 그러니 어느 겨를에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겠습니까!
夫子其行可矣(부자기행가의) : 그대는 주저하지 말고 임무수행을
위해 제나라도 가는 게 좋겠습니다."
丘請復以所聞(구청복이소문) : " 제가 들은 바를 거듭 말씀드리
겠습니다.
凡交近則必相靡以信(범교근칙필상미이신) : 무릇 가까운 나라와
교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신의로서 서로 존중하고
交遠則必忠之以言(교원칙필충지이언) : 먼 나라와는 모름지기 말
로써 자기 뜻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言必或傳之(언필혹전지) : 말에는 그것을 전할 사신이 필요한데,
夫傳兩喜兩怒之言(부전량희량노지언) : 양쪽이 모두 기뻐하거나
화나게 하는 말을 하기는
天下之難者也(천하지난자야) : 천하에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夫兩喜必多溢美之言(부량희필다일미지언) : 양쪽이 모두 기뻐하
면 필시 지나치게 미사여구가 많은 것이고,
兩怒必多溢惡之言(량노필다일악지언) : 모두 화를 낸다면 틀림없
이 지나치게 헐뜯는 말이
凡溢之類妄(범일지류망) : 그것에 넘칠 정도로 많은 것입니다.
妄則其信之也莫(망칙기신지야막) : 말이 망령되면 말은 미덥지
않습니다.
莫則傳言者殃(막칙전언자앙) : 말에 믿음이 안 가면 이를 전한
사신은 처벌을 받게 마련입니다.
故法言曰(고법언왈) : 그러므로 격언에 말했습니다
傳其常情(전기상정) : '평소에 있는 진실된 말은 전하고
無傳其溢言(무전기일언) : 지나친 언사는 전하지 않으면
則幾乎全(칙기호전) : 우선은 안전하다고'고 했습니다.
且以巧鬪力者(차이교투력자) : " 또한 재주를 겨루는 경우,
始乎陽(시호양) : 처음에는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다가도
常卒乎陰(상졸호음) : 항상 끝에 가서는 화를 내게 되는데
泰至則多奇巧(태지칙다기교) : 지나치게 되면 간계가 많아지게
됩니다.
以禮飮酒者(이례음주자) : 예를 갖추고 술을 먹을 때도
始乎治(시호치) : 시작은 법도에 맞지만,
常卒乎亂(상졸호란) : 마지막에 가서는 늘 난잡해지고
泰至則多奇樂(태지칙다기락) : 지나칠 경우에는 추잡한 쾌락을
추구하게 됩니다.
凡事亦然(범사역연) : 모든 일에 이와 같아서
始乎諒(시호량) : 시초에는 상호 신뢰 속에서 진행되나,
常卒乎鄙(상졸호비) :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속이려는 마음이 생
깁니다.
其作始也簡(기작시야간) : 처음에는 간략하다가도
其將畢也必巨(기장필야필거) : 마지막에 이르면 복잡다단해집니
다.
言者風波也(언자풍파야) : 말이란 바람 따라 일어나는 물결과 같
고
行者實喪也(행자실상야) : 행동에는 득실이 있습니다.
夫風波易以動(부풍파역이동) : 풍파는 요동하기 쉽고
實喪易以危(실상역이위) : 득실은 위태롭기 십상입니다.
故忿設無由(고분설무유) : 따라서 화가 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巧言偏辭(교언편사) : 교묘한 언사와 왜곡된 말 때문입니다.
獸死不擇音(수사불택음) : 짐승이 죽음에 이를 경우 아무렇게나
악을 쓰게 되고
氣息茀然(기식불연) : 호흡은 거칠어집니다.
於是竝生心厲(어시병생심려) : 이에 마음이 병이 생기는 것입니
다.
剋核太至(극핵태지) : 남을 지나치게 비난하면
則必有不肖之心應之(칙필유불초지심응지) : 상대도 사납게 대응
하게 되지만
而不知其然也(이부지기연야) : 왜 그런지 까닭을 모르게 됩니다.
苟爲不知其然也(구위부지기연야) : 참으로 그 이유도 알지 못하
는데
孰知其所終(숙지기소종) : 누가 그 타툼의 종말을 알겠습니까!
故法言曰(고법언왈) : 그러므로 속담에 말했습니다
無遷令(무천령) : '왕의 명령을 고치지도 말고
無勸成(무권성) : 무리하게 명령을 수행하지도 말라'고 일렀습니
다.
過度益也(과도익야) : 지나친 것은 불필요함을 덧붙이는 격입니
다.
遷令勸成殆事(천령권성태사) : 왕의 명령을 바꾸거나 무리한 임
무를 수행하는 것은 위험을 자초합니다.
美成在久(미성재구) : 좋은 일은 이루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소
요되지만,
惡成不及改(악성불급개) : 한번 저지른 나쁜 일은 고칠 수 없으
므로
可不愼與(가불신여) : 어떻게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且夫乘物以遊心(차부승물이유심) : 그저 사물의 움직임에 마음을
싣고
託不得已以養中(탁부득이이양중) : 어쩔 수 없는 자연의 흐름에
따라 중도를 지키는 것이
至矣(지의) : 최상입니다.
何作爲報也(하작위보야) : 어찌 조작해 왕에게 보고하겠습니까.
莫若爲致命(막약위치명) : 사실 그대로 전하는 것이 제일이지만
此其難者(차기난자) : 이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顔闔將傅衛靈公太子(안합장부위령공태자) : 안합이 위나라 영공
의 태자를 보좌하게 되자
而問於蘧(이문어거) : 거백옥에게 물었다.
伯玉曰(백옥왈) : 백옥이 말했다
有人於此(유인어차) : "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
其德天殺(기덕천살) : 천성적으로 덕이 없는 인물입니다.
與之爲無方(여지위무방) : 그와 함께 법도를 지키지 않으면
則危吾國(칙위오국) : 나라가 위험하고,
與之爲有方(여지위유방) : 예법에 따르게 할 경우에는
則危吾身(칙위오신) : 저의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其知適足以知人之過(기지적족이지인지과) : 그의 지혜는 남의 허
물만 볼 뿐이고
而不知其所以過(이부지기소이과) : 자신의 잘못은 알지 못합니다
.
若然者(약연자) : 사람됨이 이와 같으니
吾奈之何(오내지하) : 제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
籧伯玉曰(거백옥왈) : 이에 거백옥이 말했다.
善哉問乎(선재문호) : " 잘 물으셨습니다.
戒之(계지) : 무엇보다도 경계하고
愼之(신지) : 삼가서
正汝身也哉(정여신야재) : 자신의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합니다.
形莫若就(형막약취) : 태도는 그에 순응하는 것이 제일이고
心莫若和(심막약화) : 마음은 함께 맞추는 것이 최상입니다.
雖然(수연)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之二者有患(지이자유환) : 여전히 두 가지망으로는 근심이 있습
니다.
就不欲入(취불욕입) : 따라서 몸으로는 따르더라도 말려들지는
和不欲出(화불욕출) : 마음은 맞추더라도 겉으로 두드러지게 해
서는 안 됩니다.
形就而入(형취이입) : 몸으로 그를 좇다가 아주 빠져들면
且爲顚爲滅(차위전위멸) : 뒤집혀 파멸하게 되고
爲崩爲蹶(위붕위궐) : 무너져 넘어지게 됩니다.
心和而出(심화이출) : 마음을 맞추다가 그의 단점이 두드러지게
되면
且爲聲爲名(차위성위명) : 소문이 나서 그의 허물이 알려지게 되
어
爲妖爲孼(위요위얼) : 재앙을 입게 됩니다.
彼且爲嬰兒(피차위영아) : 그가 간난아이처럼 놀면
亦與之爲嬰兒(역여지위영아) : 함께 갓난아이 노릇을 하고
彼且爲無町畦(피차위무정휴) : 그가 아무렇게나 굴면
亦與之爲無町畦(역여지위무정휴) : 함께 절제없이 놀아야 합니다
.
彼且爲無崖(피차위무애) : 또한 방탕하게 행동하면
亦與之爲無崖(역여지위무애) : 같이 제멋대로 해야만
達人入於無疵(달인입어무자) : 종내에는 그를 허물없는 인물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汝不知夫螳螂乎(여부지부당랑호) : 당신을 사마귀를 모르십니까?
怒其臂以當車轍(노기비이당차철) : 사마귀는 자기 팔을 휘두르며
수레바퀴에 맞서려 합니다.
不知其不勝任也(부지기불승임야) : 자기가 감당 못할 것을 모르
기 때문으로
是其才之美者也(시기재지미자야) : 이는 자기 재주를 과신한 탓
입니다.
戒之(계지) : 이런 짓을 경계하고.
愼之(신지) : 삼가야 합니다
績伐而美者以犯之(적벌이미자이범지) :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상
대를 거역하면
幾矣(기의) : 위태롭습니다.
汝不知夫養虎者乎(여부지부양호자호) : 당신은 호랑이 사육사를
보신 일이 있을 테지요?
不敢以生物與之(불감이생물여지) : 그가 짐승을 산 채로 호랑이
에게 주지 않는 것은
爲其殺之之怒也(위기살지지노야) : 산 짐승을 죽이고자 하는 호
랑이의 사나운 기운 때문입니다.
不敢以全物與之(불감이전물여지) : 또한 먹이를 통째로 주지 않
는 것은
爲其決之之怒也(위기결지지노야) : 먹이를 찢어 발기려 할 것이
기 때문입니다.
時其飢飽(시기기포) : 호랑이가 배고플 시기와 배부를 시기를 맞
춰
達其怒心(달기노심) : 그의 사나운 기운을 달래야 합니다.
虎之與人異類(호지여인이류) : 호랑이와 사람은 다른 종류입에도
불구하고
而媚養己者順也(이미양기자순야) : 호랑이가 양육하는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은 그의 본성대로 사육하기 때문입니다.
故其殺之者逆也(고기살지자역야) : 따라서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것은 그의 본성대로 양육하지 않은 탓입니다.
夫愛馬者(부애마자) : 그런데 말을 사랑하는 사람은
以筐盛矢(이광성시) : 값비싼 광주리에 말똥을 담고
以蜃盛溺(이신성익) : 대합조개로 장식된 그릇에 오줌을 받습니
다.
適有蚊虻僕緣(적유문맹복연) : 하지만 어쩌다 말의 등에 모기나
등에가 달라붙어
而拊之不時(이부지불시) : 갑자기 채찍을 내리치면,
則缺銜毁首碎胸(칙결함훼수쇄흉) : 놀란 말은 재갈을 물어 끊고
머리를 여기저기 부딪치고 가슴을 치고 받습니다.
意有所至而愛有所亡(의유소지이애유소망) : 따라서 마음속으로는
말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지만 결국 사랑하는 말은 읽게 되므로
可不愼邪(가불신사) :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匠石之齊(장석지제) : 장석이 제나라로 가다가
至於曲轅(지어곡원) : 곡원에 이르러
見櫟社樹(견력사수) : 사당에 심어진 상수리 나무를 보게 되었다
.
其大蔽數千牛(기대폐수천우) : 나무의 크기는 소를 가릴 정도로
컸는데,
絜之百圍(혈지백위) : 양손으로 재어 보니 백아름이나 되었다.
其高臨山(기고림산) : 높이는 산을 내려다볼 정도로 커서
十仞而後有枝(십인이후유지) : 열길 높이에서부터 가지가 나 있
었다.
其可以爲舟者旁十數(기가이위주자방십수) : 이나무의 가지만으로
도 배를 수십 척이나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觀者如市(관자여시) : 이 상수리나무를 구경하는 사람이 저자거
리처럼 북적거렸으나
匠伯不顧(장백불고) : 장석은 돌아보지도 않고
遂行不輟(수행불철) : 계속 길을 갔다.
弟子厭觀之(제자염관지) : 장석의 제자가 실컷 구경한 다음
走及匠石曰(주급장석왈) : 그에게 달려와 말했다.
自吾執斧斤以隨夫子(자오집부근이수부자) : " 제가 도끼를 들고
선생님을 좇아 다닌 이래로
未嘗見材如此其美也(미상견재여차기미야) : 아직까지 이처럼 아
름다운 재목을 본 적이 없습니다.
先生不肯視(선생불긍시) : 그런데도 선생님이 거들떠 보지고 않
은 채
行不輟何邪(행불철하사) : 가던 걸음을 멈추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曰已矣(왈이의) : 장석이 대답하기를" 그만두게.
勿言之矣(물언지의) : 그런 말은 하지도 말게나.
散木也(산목야) : 사당나무는 쓸모없는 나무라네.
以爲舟則沈(이위주칙침) : 그 나무로 배를 만들면 금방 가라앉고
以爲棺槨則速腐(이위관곽칙속부) : 널로 쓰면 곧 썩을 걸세.
以爲器則速毁(이위기칙속훼) : 그릇을 만들면 쉽게 부서지고
以爲門戶則液樠(이위문호칙액만) : 문으로 사용하면 진액이 흐르
고
以爲柱則蠹(이위주칙두) : 기둥으로 쓴다 해도 좀이 생기네.
是不材之木也(시부재지목야) : 따라서 이 상수리 나무는
無所可用(무소가용) :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서
故能若是之壽(고능약시지수) : 이처럼 장수를 누리는 것이라네."
匠石歸(장석귀) : 장석이 돌아와
櫟社見夢曰(력사견몽왈) : 잠을 자는데 꿈에 그 상수리나무가 나
타나 말했다.
女將惡乎比予哉(여장악호비여재) : " 자네는 도대체 나를 어디에
견주려 하는가.
若將比予於文木邪(약장비여어문목사) : 그래, 아름다운 무늬목에
비하려나?
夫柤梨橘柚(부사리귤유) : 저 아가위나무나 열매 열리는 과일나무
,
果蓏之屬(과라지속) : 오이 같은 밭작물 따위는
實熟則剝(실숙칙박) : 과실이 익으면 잡아뜯기고
剝則辱(박칙욕) : 욕을 당하게 되지.
大枝折(대지절) : 큰 가지는 꺽이고
小枝泄(소지설) : 작은 가지는 끌어 당겨지네.
此以其能苦其生者也(차이기능고기생자야) : 이는 과실을 맺는 재
주로 인해 괴로움을 받는 것일세.
故不終其天年而中道夭(고부종기천년이중도요) : 따라서 주어진
천수를 누리지 못한 채 도중에 요절해 버리지.
自掊擊於世俗者也(자부격어세속자야) : 세속에서 스스로 해침을
자초하는게지.
物莫不若是(물막불약시) : 세상의 사물은 모두 이 모양 이 꼴이
지.
且予求無所可用久矣(차여구무소가용구의) : 그런데 나는 쓸모없
기를 구한 지가 오래 되었다네.
幾死(기사) :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당했으나
乃今得之(내금득지) : 이제까지 뜻을 이루어
爲予大用(위여대용) : 내 큰 쓸모로 삼게 되었다.
使予也而有用(사여야이유용) : 내가 유용한 재목 이었더라면
且得有此大也邪(차득유차대야사) : 이처럼 크게 자랄 수는 없었
을 걸세.
且也若與予也皆物也(차야약여여야개물야) : 그런데 자네는 나와
똑같이 한 물건이면서
奈何哉其相物也(내하재기상물야) : 어째서 나를 하찮은 나무라고
구박하는가!
而幾死之散人(이기사지산인) : 그대는 곧 죽을 가치없는 존재인
데
又惡知散木(우악지산목) : 어찌 無用한 나무를 알아보겠는가!"
匠石覺而診其夢(장석교이진기몽) : 장석이 깨어나 꿈이야기를 제
자에게 전하자
弟子曰(제자왈) : 제자가 말했다.
趣取無用(취취무용) : " 무용에 뜻을 두었으면서
則爲社何邪(칙위사하사) : 사당나무가 된 것은 어째서입니까?"
曰密(왈밀) : 장석이 말하기를, " 말하지 말고
若無言(약무언) : 너는 잠자코 있게나.
彼亦直寄焉(피역직기언) : 사당이 상수리나무에 기탁하고 있는
걸세.
以爲不知己者詬厲也(이위부지기자후려야) : 세상 사람들은 왜 사
당나무가 되었는지 모른 채 그 나무를 헐뜯는 거라네.
不爲社者(불위사자) : 사당나무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면
且幾有翦乎(차기유전호) : 어찌 벌목되었겠는가.
且也彼其所保與衆異(차야피기소보여중이) : 저 나무가 천수를 누
리는 것이 다른 것들과는 이처럼 다른데도
而以義喩之(이이의유지) : 사당나무라고 받드는 것은
不亦遠乎(불역원호) : 또한 어리석지 않은가!"
南伯子綦遊乎商之丘(남백자기유호상지구) : 남백자기가 상구 지
방에 갔다가
見大木焉(견대목언) : 큰 나무를 보았는데
有異(유이) : 보통 나무와는 사뭇 달랐다.
結駟千乘(결사천승) : 말 네 필씩 끄는 수레 천대가
將隱芘其所藾(장은비기소뢰) : 나뭇가지와 잎사귀로 가려질 정도
였다.
子綦曰(자기왈) : 자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此何木也哉(차하목야재) : " 대체 이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此必有異材夫(차필유이재부) : 필시 이 나무는 좋은 재목일게
야."
仰而視其細枝(앙이시기세지) : 그러나 고개를 들어 가는 가지를
보자
則拳曲而不可以爲棟樑(칙권곡이불가이위동량) : 구부러져서 대들
보로는 쓸 수 없고,
俯而視其大根(부이시기대근) : 고개를 숙여 굵은 밑둥을 굽어보
니
則軸解而不可以爲棺槨(칙축해이불가이위관곽) : 속이 갈라져서
널로 사용할 수도 없었다.
舐其葉(지기엽) : 잎사귀를 핥아 보면
則口爛而爲傷(칙구란이위상) : 입 안이 헐어 상채기가 나고,
嗅之(후지) : 냄새를 맡으면
則使人狂酲(칙사인광정) : 사람을 취하게 해
三日而不已(삼일이불이) : 사흘이 지나도 깨어나지 못했다.
子綦曰(자기왈) : 자기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此果不材之木也(차과부재지목야) : " 이 나무는 분명 재목감이
아니어서
以至於此其大也(이지어차기대야) : 이처럼 커다랗게 자란 게야.
嗟乎神人(차호신인) : 아! 신인도
以此不材(이차부재) : 이 나무 같이 쓸모없는 까닭에 성인이 된
게로구나."
宋有荊氏者(송유형씨자) : 송나라에 형씨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宜楸柏桑(의추백상) : 그곳에 개오동나무, 잣나무, 뽕나무가 무
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其拱把而上者(기공파이상자) : 나무가 한 주먹 굵기로 자라자마
자
求狙猴之杙者斬之(구저후지익자참지) : 원숭이를 매어둘 말뚝 구
하는 이가 와서 베어갔다.
三圍四圍(삼위사위) : 서너 아름으로 자란 것은
求高名之麗者斬之(구고명지려자참지) : 커다란 대들보를 필요로
하는 자가 잘라 갔다
七圍八圍(칠위팔위) : 일곱이나 여덟 아름으로 자란 것은
貴人富商之家求樿傍者斬之(귀인부상지가구전방자참지) : 귀족이나
부잣집을 위해 널을 구하는 사람이 벌목했다.
故未終其天年(고미종기천년) : 따라서 천수를 마치지 못한 채
而中道之夭於斧斤(이중도지요어부근) : 도중에 도끼 자루에 찍히
는 것은
此材之患也(차재지환야) : 나무가 쓸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故解之以牛之白顙者與豚之亢鼻者(고해지이우지백상자여돈지항비
자) : 그러므로 제사를 지낼 때 이마가 흰 소, 코가 우뚝 솟은
돼지,
與人有痔病者不可以適河(여인유치병자불가이적하) : 그리고 치질
을 앓는 사람은 강가로 끌고가 제물로 바칠 수 없었다.
此皆巫祝以知之矣(차개무축이지지의) : 제사장인 무축이 무용함
을 알고
所以爲不祥也(소이위불상야) : 상서 롭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此乃神人之所以爲大祥也(차내신인지소이위대상야) : 그러나 神人
은 바로 이 쓸모없음을 아주 상서롭게 간주한다.
支離疏者(지리소자) : 지리소라는 인물은
頤隱於臍(이은어제) : 턱이 배꼽 아래 숨었고
肩高於頂(견고어정) : 어깨가 정수리보다 높고,
會撮指天(회촬지천) :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五管在上(오관재상) : 오장은 척추 위에 달렸고,
兩髀爲脇(량비위협) : 양넓적다리는 겨드랑이에 달린 불구자이다
.
挫鍼治繲足以糊口(좌침치해족이호구) : 그렇지만 그는 바느질과
빨래일로 먹고 살기에 충분하고
鼓莢播精(고협파정) : 키질을 해 곡식 고르는 일로
足以食十人(족이식십인) : 족히 열 명은 먹여 살릴 수 있었다.
上徵武士(상징무사) : 또한 나라에서 장정을 징벌할 경우,
則支離攘臂而遊於其間(칙지리양비이유어기간) : 지리소는 팔을
걷어 붙이고 큰 길을 활보하고 다녀도 되었다.
上有大役(상유대역) : 국가에 큰 토목공사가 있어도
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칙지리이유상질불수공) : 그는 불구자여서
소집이 면제되었다.
上與病者粟(상여병자속) : 나라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하사할 때
則受三鍾與十束薪(칙수삼종여십속신) : 그는 세 가지 곡식과 땔
나무 열 묶음을 받았다.
夫支離其形者(부지리기형자) : 이처럼 육신이 온전하지 못한 자
라도
猶足以養其身(유족이양기신) : 자기 몸을 보전하며
終其天年(종기천년) : 천수를 누리는데,
又況支離其德者乎(우황지리기덕자호) : 하물며 내면의 덕이 무용
한 사람에 있어서랴!
孔子適楚(공자적초) : 공자가 초나라에 갔는데,
楚狂接輿遊其門曰(초광접여유기문왈) : 그 나라의 광접여가 공자
가 머문 집 앞에서 노래하여 이르기를
鳳兮鳳兮(봉혜봉혜) : " 봉황이여! 봉황이여!
何如德之衰也(하여덕지쇠야) : 쇠잔해진 덕을 어찌하겠는가.
來世不可待(내세불가대) : 앞날은 아직 오지 않았고
往世不可追也(왕세불가추야) : 지난 시간은 되돌릴 수 없구나.
天下有道(천하유도) : 천하에 도가 있으면
聖人成焉(성인성언) : 성인은 자신의 일을 이루고
天下無道(천하무도) : 천하에 도가 없으면
聖人生焉(성인생언) : 성인은 자신의 생명을 보전할 뿐이네.
方今之時(방금지시) : 지금 세상에 있어서는
僅免刑焉(근면형언) : 환난을 면하는 게 고작일세.
福輕乎羽(복경호우) : 행복은 깃털보다 가벼운데도
莫之知載(막지지재) : 거두어 들일 줄 모르고
禍重乎地(화중호지) : 재앙은 땅보다 무거우나
莫之知避(막지지피) : 이를 피하지 못하는구나.
已乎已乎(이호이호) :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臨人以德(림인이덕) : 도덕으로 남을 교화하려는 어리석은 짓거
리를.
殆乎殆乎(태호태호) : 위태롭구나! 위태롭구나!
畵地而趨(화지이추) : 땅에 금을 긋고 그 안에서 허둥지둥되는
일이.
迷陽迷陽(미양미양) : 가시밭이여! 가시밭이여!
無傷吾行(무상오행) : 내 나가는 길 막지 말아라.
卻曲卻曲(각곡각곡) : 내가 가는 길 구불구불하여도
無傷吾足(무상오족) : 나의 발은 다치지 않네.
山木自寇也(산목자구야) : 산 속 나무는 재앙을 자초하고
膏火自煎也(고화자전야) : 기름불은 제 몸을 사르는구나.
桂可食(계가식) :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으니
故伐之(고벌지) : 베어지고
漆可用(칠가용) : 옻나무는 쓸모가 있어서
故割之(고할지) : 쪼개지네.
人皆知有用之用(인개지유용지용) : 사람들은 유용만 알 뿐
而莫知無用之用也(이막지무용지용야) : 무용을 쓸 줄 모르는구나
."
덕충부(德充符)-장자(莊子)
魯有兀者王駘(노유올자왕태) : 노나라에 발 하나가 잘린 왕태라
는 자가 있었는데
從之遊者(종지유자) : 그를 따라 배우는 자가
與仲尼相若(여중니상약) : 중니와 맞먹을 정도였다
常季問於仲尼曰(상계문어중니왈) : 상계가 중니에게 물었다
王駘(왕태) : ‘왕태는
兀者也(올자야) : 외발이 병신입니다
從之遊者(종지유자) : 그를 따라 배우는 자가
與夫子中分魯(여부자중분로) : 선생님의 제자와 노나라 인구를
반씩 갈라 가질 정도입니다
立不敎(립불교) : 그는 서 있어도 별로 가르치는 건 아니고
坐不議(좌불의) : 앉아 있어도 무엇을 의논하는 것도 아닌데
虛而往(허이왕) : 빈 마음으로 찾아갔던 자가
實而歸(실이귀) : 무엇인가를 가득 얻고 돌아옵니다
固有不言之敎(고유불언지교) : 본래 말 없는 가르침이라는 것이
있어서
無形而心成者邪(무형이심성자사) : 겉으로 나타나지 않아도 마음
이 완성된 자일까요
是何人也(시하인야) :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夫子(부자) : ‘그분은
聖人也(성인야) : 성인이야
丘也直後而未往耳(구야직후이미왕이) : 나는 다만 꾸물대다가 뒤
져서 아직 찾아 뵙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丘將以爲師(구장이위사) : 나도 장차 스승으로 삼으려 하는데
而況不若丘者乎(이황불약구자호) : 하물며 나만도 못한 사람들이
야 더 말할것이 있겠느냐
奚假魯國(해가로국) : 노나라 사람뿐이 아니라
丘將引天下而與從之(구장인천하이여종지) : 나는 온 천하 사람을
이끌고 그를 따르려고 한다’
常季曰(상계왈) : 상계는 말했다 ‘
彼兀者也(피올자야) : 그는 한 쪽 발이 잘린 병신인데
而王先生(이왕선생) : 선생님보다도 덕이 훌륭하다고 합니다
其與庸亦遠矣(기여용역원의) : 그러니 보통 삶들보다야 훨씬 뛰
어날 것입니다
若然者(약연자) : 이런 사람은
其用心也獨若之何(기용심야독약지하) : 그 마음가짐을 도대체 어
떻게 하고 있는 것일까요’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
死生亦大矣(사생역대의) : 죽음과 삶 또한 중대한 일이다면
而不得與之變(이부득여지변) : 그는 그 변화와 함께 변하는 일이
없고
雖天地覆墜(수천지복추) : 하늘이 뒤집히고 땅이 꺼져도
亦裝不與之遺(역장불여지유) : 역시 그는 함께 떨어지지 않는다
審乎無假而不與物遷(심호무가이불여물천) : 그는 진리를 잘 깨닫
고 있어서 사물과 함께 변하는 일이 없으며
命物之化而守其宗也(명물지화이수기종야) : 사물의 변화를 자연
의 운명으로 알고 그대로 따르면서도 자기는 도의 근본을 지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常季曰(상계왈) : 상계는 말했다
何謂也(하위야) : ‘그건 무슨 뜻입니까’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自其異者視之(자기이자시지) : ‘서로 다른 입장에서 본다면
肝膽楚越也(간담초월야) : 한 몸 안에 있는 간과 쓸개도 멀리 떨
어진 초나라와 월나라 같고
自其同者視之(자기동자시지) : 같은 입장에서 본다면
萬物皆一也(만물개일야) : 만물은 모두 하나이다
夫若然者(부약연자) : 무릇 이와 같은 자는
且不知耳目之所宜(차부지이목지소의) : 귀나 눈이 좋아하는 것
따위를 모르며
而遊心乎德之和(이유심호덕지화) : 마음을 덕의 조화된 경지에서
노릴게 하여
物視其所一(물시기소일) : 만물에 대해 그 동일한 것을 보고
而不見其所喪(이불견기소상) : 외형상의 변화를 보지 않는다
視喪其足猶遺土也(시상기족유유토야) : 그러니 그 발을 잃은 것
따위는 흙을 떨어 버리는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常季曰(상계왈) : 상계는 다시 말했다
彼爲己(피위기) : ‘그는 스스로를 수양함에 있어서
以其知得其心(이기지득기심) : 자기의 지혜로 그 마음을 터득하
고
以其心得其常心(이기심득기상심) : 스스로의 마음으로 그 변함
없는 본심을 터득했습니다
物何爲最之哉(물하위최지재) : 그러고 보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한 수양인데도 세상 사람들이 그에게 모여드는 것은 어째
서입니까’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人莫鑑於流水(인막감어류수) : ‘사람은 흐르는 물을 거울삼지
않고
而鑑於止水(이감어지수) : 잔잔하게 가라앉은 물을 거울삼는다
唯止能止衆止(유지능지중지) : 잔잔하게 가라앉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가라앉은 것을 잔잔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受命於地(수명어지) : 삶을 대지로부터 받은 것 중에는
唯松柏獨也正(유송백독야정) : 오직 소나무와 측백나무만이 정기
를 지니고
在冬夏靑靑(재동하청청) : 겨울이건 여름이건 푸르다
受命於天(수명어천) : 이와 마찬가지로 삶을 하늘에서 받은 것
중에는
唯堯舜獨也正(유요순독야정) : 오직 순임금만이 정기를 지니고
在萬物之首(재만물지수) : 다행히도 그 올바른 마음으로
幸能正生(행능정생) : 능히 사람을 바르게 하고
而正衆生(이정중생) : 못 사람의 마음을 저절로 올바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夫保始之徵(부보시지징) : 대체로 도를 옳게 지키면
不懼之實(불구지실) : 세상 일에 일일이 신경을 쓰며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勇士一人(용사일인) : 용사가 혼자서
雄入於九軍(웅입어구군) : 용감하게 적의 대군 속으로 쳐들어가
는 일이 있다
將求名而能自要者(장구명이능자요자) : 기필코 용맹을 떨치게 되
리라 믿는 자도
而猶若是(이유약시) : 오히려 그러한데
而況官天地(이황관천지) : 하물며 천지를 뜻대로 다투고
府萬物(부만물) : 1만물을 내 것으로 삼으며
直寓六骸(직우육해) : 내 육체를 한갓 객사로 여기고
象耳目(상이목) : 귀와 눈을 가상으로 알며
一知之所知(일지지소지) : 모든 지적 인식을 통일시켜서 정신적
으로 죽음을 초월한 자가
而心未嘗死者乎(이심미상사자호) : 무엇을 일일이 신경을 쓰며
두려워하겠느냐
彼且擇日而登假(피차택일이등가) : 그는 길일을 택해 하늘로 오
르려 하므로
人則從是也(인칙종시야) : 사람들이 그를 좇으려고 하는 것일 것
이다
彼且何肯以物爲事乎(피차하긍이물위사호) : 그런 그가 감히 사람
들을 모으려는 따위 생각을 어찌하겠느냐
申徒嘉(신도가) : 신도가는
兀者也(올자야) : 형벌로 발 하나가 잘린 사람인데
而與鄭子産同師於伯昏无人(이여정자산동사어백혼무인) : 정나라
의 대신인 자산과 함께 백혼무인을 스승으로 삼고 배우고 있었다
子産謂申徒嘉曰(자산위신도가왈) : 자산이 병신과 함께 다니는
것이 싫어서 신도가에게 말했다
我先出則子止(아선출칙자지) :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 남아 있
고
子先出則我止(자선출칙아지) : 자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아 있을
테니’
其明日(기명일) : 그 다음날
又與合堂同席而坐(우여합당동석이좌) : 두 사람은 다시 한 집에
서 만나 한 자리에 앉았다
子産謂申徒嘉曰(자산위신도가왈) : 자산이 신도가에게 또 말했다
我先出則子止(아선출칙자지) :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가 남아
있게
子先出則我止(자선출칙아지) :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아 있
을 테니
今我將出(금아장출) : 지금 내가 나가려는데
子可以止乎(자가이지호) : 자네는 남아 있어 주겠나
其未邪(기미사) : 아니면 못하겠나
且子見執政而不違(차자견집정이불위) : 그런데 자네는 대신을 보
고도 공손히 피하려 하지 않거든
子齊執政乎(자제집정호) : 그래 자네가 대신과 동등하다는 것인
가’
申徒嘉曰(신도가왈) : 신도가가 대답했다 ‘
先生之門(선생지문) : 선생님의 문하에
固有執政焉如此哉(고유집정언여차재) : 본래 대신이라는 구별 따
위가 있었던가
子而悅子之執政而後人者也(자이열자지집정이후인자야) : 자네는
자기가 대신이라는 것을 좋아해서 그 때문에 남을 깔보고 있는
거다 이런 말이 있지 ’
聞之曰(문지왈) : 이를 듣고 말했다
鑑明則塵垢不止(감명칙진구불지) : ‘거울이 밝은 것은 먼지가
앉지 않아서이고
止則不明也(지칙불명야) : 먼지가 앉으면 흐려진다
久與賢人處則無過(구여현인처칙무과) : 이와 마찬가지로 오랫동
안 현인과 함께 있으면 잘못이 없어진다’고
今子之所取大者(금자지소취대자) : 지금 자네가 소중히 여길 것
은
先生也(선생야) : 선생님의 도일 것인데
而猶出言若是(이유출언약시) : 아직 그런 소리를 하다니
不亦過乎(불역과호) : 지나친 잘못이 아니겠는가
子産曰(자산왈) : 자산이 말했다
子旣若是矣(자기약시의) : 자네는 이미 그런 병신꼴인데도
猶與堯爭善(유여요쟁선) : ‘아직 요임금보다 훌륭해지려 하고
있군
計子之德(계자지덕) : 자네의 덕을 생각해 보고
不足以自反邪(부족이자반사) : 스스로 반성할 수가 없는 것인가
’
申徒嘉曰(신도가왈) : 신도가가 대답했다
自狀其過(자상기과) : ‘스스로 잘못을 변명하며
以不當亡者衆(이부당망자중) : 발을 잘리지 않았어야 했다고 한
자는 많아도
不狀其過(불상기과) : 그 잘못을 변명않고
以不當存者寡(이부당존자과) : 애초 발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고
하는 자는 적다
知不可奈何(지불가내하) :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수가 없음을 알
고
而安之若命(이안지약명) : 그러한 경지에 편안히 머물러 운명을
순순히 따르는 것은
唯有德者能之(유유덕자능지) : 덕이 있는 잠만이 할 수 있는 일
이다’
遊於羿之彀中(유어예지구중) : 예의 활 사정거리 안에서 놀고 있
다면
中央者(중앙자) : 한가운데는
中地也(중지야) : 화살이 명중하는 곳이다
然而不中者命也(연이부중자명야) : 그런데도 명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운이다
人以其全足笑吾不全足者多矣(인이기전족소오부전족자다의) : 세
상 사람들 중에는 그 두 발이 온전하다고 해서 내 온전하지 못한
발을 비웃는 자가 많다
我怫然而怒(아불연이노) : 나도 발끈 노하지만
而適先生之所(이적선생지소) : 선생님께 가면
則廢然而反(칙폐연이반) : 깡그리 잊고 평상시로 돌아온다
不知先生之洗我以善邪(부지선생지세아이선사) : 선생님이 훌륭한
덕으로 나를 씻어 주셨는지 모르겠다
吾與夫子遊十九年矣(오여부자유십구년의) : 나는 선생님과 19년
동안 사귀어 왔지만
而未嘗知吾兀者也(이미상지오올자야) : 아직 선생님은 내가 발
병신이란 것을 모른다
今子與我遊於形骸之內(금자여아유어형해지내) : 지금 자네와 나
는 정신적으로 사귀고 있을것인데
而子索我於形骸之外(이자색아어형해지외) : 내게서 외형적인 것
을 찾다니
不亦過乎(불역과호) : 어찌 잘못이 아니겠나’
子産蹴然改容更貌曰(자산축연개용갱모왈) : 자산은 조심스럽게
낯빛을 고치고 말했다
子無乃稱(자무내칭) : ‘자네 이제 그만해 주게나’
魯有兀者叔山無趾(로유올자숙산무지) : 노나라에 형벌로 발 하나
를 잘린 숙산무지라는 사나이가 있었는데
踵見仲尼(종견중니) : 한번은 다리를 비비적거리면서 중니를 만
러 왔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
子不謹(자불근) : 그대는 근신하지않아서
前旣犯患若是矣(전기범환약시의) : 전에 이미 죄를 짓고 이 꼴이
되었소
雖今來(수금래) : 그러니 지금 와 봤자
何及矣(하급의) : 어찌 미칠 수있겠나’
無趾曰(무지왈) : 무지는 대답했다
吾唯不知務而輕用吾身(오유부지무이경용오신) : ‘저는 다만 도
를 힘써 배울 줄도 모르고 경솔하게 처신하여
吾是以亡足(오시이망족) : 그 때문에 이렇게 발을 잃었습니다
今吾來也(금오래야) : 지금 제가 온 것은
猶有尊足者存焉(유유존족자존언) : 발보다 귀한 것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吾是以務全之也(오시이무전지야) : 그것을 온전하게 하고 싶어서
입니다
夫天無不覆(부천무불복) : 대저 하늘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地無不載(지무부재) : 땅은 모든 것을 실어 줍니다
吾以夫子爲天地(오이부자위천지) : 저는 선생인을 그런 하늘이나
땅같이 마음이 넓은 분으로 여겨 왔는데
安知夫子之猶若是也(안지부자지유약시야) : 선생님이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丘則陋矣(구칙루의) : ‘내가 생각이 좁았소
夫子胡不入乎(부자호불입호) : 자, 안으로 들어오시오
請講以所聞(청강이소문) : 내가 듣고 배워서 아는 바를 말씀하겠
소’ 라고 했으나
無趾出(무지출) : 무지는 듣지 않고 나가 버렸다
孔子曰(공자왈) : 그러자 공자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弟子勉之(제자면지) : ‘너희들도 애써 배워라
夫無趾(부무지) : 저 무지는
兀然者(올연자) : 발이 잘린 병신이지만
猶務學以複補前行之惡(유무학이복보전행지악) : 그래도 애써 배
워서 지난 잘못을 보상하려 하고 있다
而況全德之人乎(이황전덕지인호) : 그런데 하물며 아무 결점이
없는 너희들이야 더욱 그래야 할 것이 아니겠느냐’
無趾語老聃曰(무지어노담왈) : 무지가 노담에게 말했다
孔丘之於之人(공구지어지인) : ‘공구는 지인에 이르려면
其未邪(기미사) : 아직 멀더군요
彼何賓賓以學子爲(피하빈빈이학자위) : 그런데 그는 어째서 자꾸
만 당신에게 배우려 할까요
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피차기이숙궤환괴지명문) : 그는 매우 기
괴한 명성을 속이고 있겠지만
不知至人之以是爲己桎梏邪(부지지인지이시위기질곡사) : 지인은
그것을 스스로를 묶는 수갑과 차꼬라고 여긴다는 것을 모릅니다
’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말했다
胡不直使彼以死生爲一條(호불직사피이사생위일조) : ‘죽음과 삶
을 하나로 보고
以可不可爲一貫者(이가불가위일관자) : 옳다 옳지 않다를 한가지
로 여기는 만물제동의 경지에 있는 자로 하여금
解其桎梏(해기질곡) : 당장 그 수갑과 차꼬를 풀어 주도록 해 보
시지요
其可乎(기가호) : 그것이 가능하지 않나요’
無趾曰(무지왈) : 무지가 말했다 ‘
天刑之(천형지) : 하늘이 그를 벌하고 있는데
安可解(안가해) : 어찌 풀어 줄 수 있겠습니까’
魯哀公問於仲尼曰(로애공문어중니왈) : 노나라 애공이 중니에게
물었다
衛有惡人焉(위유악인언) : ‘위나라에 추남이 있는데
曰哀駘它(왈애태타) : 그의 이름은 애타타라 합니다
丈夫與之處者(장부여지처자) : 그와 함께 지낸 사내들은
思而不能去也(사이불능거야) : 그가 그리워 따르면서 곁에서 떠
나지를 못하고
婦人見之(부인견지) : 그를 본 여자들은
請於父母曰(청어부모왈) : 부모에게 간청 하오 그
與爲人妻(여위인처) : 다른 이의 아내가 되느니
寧爲夫子妾者(녕위부자첩자) : 차라리 그분의 첩이 되겠다고 하
는데
十數而未止也(십수이미지야) : 여자 수가 몇 십명으로 그치지 않
는다 하오
未嘗有聞其唱者也(미상유문기창자야) : 그가 자기 의견을 주장하
는 것을 아직 아무도 들은 적이 없고
常和人而矣(상화인이의) : 늘 남에게 동조할 뿐이라오
无君人之位以濟乎人之死(무군인지위이제호인지사) : 군주의 자리
에 있어 남의 죽음을 구해주는 것도 아니요
无聚祿以望人之腹(무취록이망인지복) : 쌓아 둔 재산이 있어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는 것도 아니오
又以惡駭天下(우이악해천하) : 게다가 그 흉한 꼴이란 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이며
和而不唱(화이불창) : 남에게 동조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주장하
지 않고
知不出乎四域(지불출호사역) : 그 지식은 사방 먼 데의 것까지
미치지는 못하오
且而雌雄合乎前(차이자웅합호전) : 그런데도 많은 남녀가 그 앞
에 모여드는 것은
是必有異乎人者也(시필유이호인자야) : 필경 범인과 다른 데가
있는 것일 것이요
寡人召而觀之(과인소이관지) : 내가 불러 들여 직접 그를 만나
봤더니
果以惡駭天下(과이악해천하) : 과연 그 흉한 꼴이란 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정도였소
與寡人處(여과인처) : 그러나 나와 함께 있으니
不至以月數(부지이월수) : 한 달도 안돼서
而寡人有意乎其爲人也(이과인유의호기위인야) : 나는 그의 사람
됨에 마음이 이끌리게 되었고
不至乎期年(부지호기년) : 일 년도 안 되어서
而寡人信之(이과인신지) : 그를 믿게 되었소
國無宰(국무재) : 나라에 대신이 없었으모로
寡人傳國焉(과인전국언) : 나라을 맡기려 했더니
悶然而後應(민연이후응) : 그는 내키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다가
이윽고 응락 했으나
氾然而若辭(범연이약사) : 멍한 모습으로 사양하는 것도 같았소
寡人醜乎(과인추호) : 난 그렇듯 서두른 것이 부끄러워졌으나
卒授之國(졸수지국) : 결국 나라를 맡겼소
無幾何也(무기하야) : 그랬더니 얼마 안 있어
去寡人而行(거과인이행) : 그는 내게서 떠나가 버렸소
寡人恤焉若有亡也(과인휼언약유망야) : 나는 마음이 언짢은 게
뭔가 소중한 것을 잃은 것만 같소
若無與樂是國也(약무여락시국야) : 마치 이 나라에 다스리는 즐
거움을 함께 누릴 사람이 없어진 것 같단 말이오
是何人者也(시하인자야) :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대답했다‘
丘也嘗使於楚矣(구야상사어초의) : 저는 언젠가 초나라에 사자로
간 적이 있는데
適見㹠子食於其死母者(적견돈자식어기사모자) : 그때 돼지 새끼가
죽은 어미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少焉絢若皆棄之而走(소언현약개기지이주) : 얼마 후 돼지 새끼는
놀란 표정으로 모두 죽은 어미를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不見己焉爾(불견기언이) : 그것은 어미 돼지가 자기들을 봐 주지
않고
不得類焉爾(부득유언이) : 자기들과는 전혀 다른 꼴이 되어 있었
기 때문입니다
所愛其母者(소애기모자) : 즉 그 어미를 사랑하는 것은
非愛其形也(비애기형야) : 그 외형이 아니고
愛使其形者也(애사기형자야) : 그 외형을 움직이고 있는 내부의
근본적인 것을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戰而死者(전이사자) : 싸우다 죽은 자는
其人之葬也不以翣資(기인지장야불이삽자) : 그 장례식에서 장식
달린 관을 쓰지 않고
刖者之屨(월자지구) : 형벌로 발이 잘린 자의 신은
無爲愛之(무위애지) : 소중하게여기지 않습니다
皆無其本矣(개무기본의) : 모두 관의 장식이나 신을 필요로 하는
그 근본이 되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爲天子之諸御(위천자지제어) : 천자의 후궁이 된 자는
不瓜鬋(불과전) : 손톱이나 밑머리나를 깎지 않고
不穿耳(불천이) : 구멍을 뚫거나 하지 않습니다
取妾者止於外(취첩자지어외) : 또 새 장가든 자는 집에서 쉬고
不得復使(부득복사) : 관의 일을 시키지 않습니다
形全猶足以爲爾(형전유족이위이) : 외형을 온전히 하는 것만으로
도 그처럼 주변의 도움을 받게 될 수 있는데
而況全德之人乎(이황전덕지인호) : 하물며 외형의 근본이 되는
온전한 덕을 갖춘 사람이야 더욱 그럴 것입니다
今哀駘它未言而信(금애태타미언이신) : 지금 애태타는 아무 말도
안하는데 신임을 얻고
無功而親(무공이친) : 공적이 없는데 친밀해지고
使人授己國(사인수기국) : 남이 자기 나라를 맡겨도
唯恐其不受也(유공기불수야) : 그가 그것을 안 받지나 않을까 해
서 염려 할 정도입니다
是必才全而德不形者也(시필재전이덕불형자야) : 이는 필경 재능
이 온전하고 덕이 겉에 나타나지 않는 인물일 것입니다’
哀公曰(애공왈) : 애공이 물었다
何謂才全(하위재전) : ‘재능이 온전하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死生存亡(사생존망) : ‘생사 존망
窮達貧富(궁달빈부) : 빈곤과 부귀
賢與不肖毁譽(현여불초훼예) : 현명과 어리석음 헐뜯음과 기림
飢渴寒暑(기갈한서) : 굶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더위
是事之變(시사지변) : 이런 것은 세상 일의 변화이며
命之行也(명지행야) : 운명의 흐름입니다
日夜相代乎前(일야상대호전) : 밤낮 눈앞에 교대로 나타나는데도
而知不能規乎其始者也(이지불능규호기시자야) : 우리의 지혜는
그 시초를 헤아리지 못합니다
故不足以滑和(고부족이활화) : 따라서 그러한 변화는 우리 마음
의 조화를 어지럽히지 못하고
不可入於靈府(불가입어영부) : 마음속에 들어올 수도 없는 것입
니다
使之和預通而不失於兌(사지화예통이불실어태) : 마음이 잘 조화
되어 있으면 언제나 시원히 트여서 즐거움을 잃지 않으며
使日夜無郤而與物爲春(사일야무극이여물위춘) : 밤이나 낮이나 변
화가 끼어들 틈이 없게 하면 만물과 화기어린 조화를 이루게 됩
니다
是接而生時於心者也(시접이생시어심자야) : 이것이야말로 만물에
접해서 봄 같은 화기가 마음에 생긴다고 하는 것입니다
是之謂才全(시지위재전) : 재능이 온전하다고 하는 게 바로 이런
것입니다’
何爲德不形(하위덕불형) : ‘덕이 겉에 나타나지 않는다함은 어
떤 것인가요’
曰平者(왈평자) : 말하기를 ‘수평이란
水停之盛也(수정지성야) : 물이 아주 담근 상태입니다
其可以爲法也(기가이위법야) : 그것이 본보기가 될 수 있음은
內保之而外不蕩也(내보지이외불탕야) : 안에 잔잔한 고요를 간직
하고 겉이 출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德者(덕자) : 덕이란
成和之修也(성화지수야) : 사물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상태입니
다
德不形者(덕불형자) : 덕이 전에 나타나지 않으면
物不能離也(물불능리야) : 사람들은 거기 이끌려 떨어질 수가 없
는 것입나다’
哀公異日以告閔子曰(애공이일이고민자왈) : 애공이 훗날 민자에
게 그 말을 했다
始也(시야) : ‘처음
吾以南面而君天下(오이남면이군천하) : 나는 임금의 자리에 있으
므로
執民之紀而憂其死(집민지기이우기사) : 백성을 다스리는 법을 지
키고 그들이 생활난이나 병으로 죽지 않도록 애를 썼소
吾自以爲至通矣(오자이위지통의) : 나는 그것으로써 최고의 도에
이르렀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今吾聞至人之言(금오문지인지언) : 이번에 지인의 말을 듣고
恐吾無其實(공오무기실) :
輕用吾身而亡吾國(경용오신이망오국) : 내게 그런 실력도 없으면
서 경솔하게 처신하여 드디어는 이 나라를 잃는 것이 아닌가 하
고 두려워졌소
吾與孔丘非君臣也(오여공구비군신야) : 나와 공구의 사이는 임금
과 신하가 아니고
德友已而矣(덕우이이의) : 덕으로 사귀는 벗일 뿐이오’
闉跂支離無脤(인기지리무신) : 인기지리무신이
說衛靈公(설위령공) : 위나라 영공에게 의견을 말했더니
靈公說之(영공설지) : 영공은 기뻐했다
而視全人(이시전인) : 온전한 사람을 보면
其脰肩肩(기두견견) : 그 목이 야위고 가냘프게 보였다
甕앙大癭說齊桓公(옹앙대영설제환공) : 옹앙대영이 제나라 환공
에게 의견을 말했더니
桓公說之(환공설지) : 환공은 기뻐했다
而視全人(이시전인) : 온전한 사람을 보면
其두肩肩(其두견견) : 그 목이 야위고 가냘프게 보였다
故德有所長(고덕유소장) : 그러므로 덕이 뛰어나면
而形有所忘(이형유소망) : 외형 따위는 잊게 되는 것이다
人不忘其所忘(인불망기소망) : 그러나 사람들은 그 잊어야 할 것
은 잊지 않고
而忘其所不忘(이망기소불망) :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잊고 있다
此謂誠忘(차위성망) : 이것을 ‘참으로 잊음’이라 한다
故聖人有所遊(고성인유소유) : 그러므로 성인은 ‘아무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자유로이 노닐게 한다
而知爲孼(이지위얼) : 그리고 일반적인 지식을 화의 근원으로 여
기고
約爲膠(약위교) : 예의 규범을 몸을 얽매는 갓풀로 생각하며
德爲接(덕위접) : 황간의 도덕을 교제의 수단으로 알고
工爲商(공위상) : 기교를 장사 솜씨로 여긴다
聖人不謀(성인불모) : 성인은 모략을 하지 않으니
惡用知(악용지) : 어찌 지식이 필요하리오
不斷(부단) : 깎고 다듬지 않으니
惡用膠(악용교) : 어찌 갓풀이 소용되라오
無喪(무상) : 도를 잃음이 없으니
惡用德(악용덕) : 어찌 도덕이 필요하리오
不貨(불화) : 물건 매매가 없으니
惡用商(악용상) : 어찌 장사가 소용되리오
四者(사자) : 이 네 가지는
天鬻也(천죽야) : 자연스런 양육이다
天鬻者(천죽자) : 자연스런 양육이란
天食也(천식야) : 하늘이 먹이는 것이다
旣受食於天(기수식어천) : 이미 하늘에게 먹을 것을 받았는데
又惡用人(우악용인) : 어찌 또 인위가 필요하랴
有人之形(유인지형) : 성인은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으나
无人之情(무인지정) : 사람의 정을 지니지 않는다
有人之形(유인지형) :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으므로
故群於人(고군어인) : 사람들과 함께 살지만
无人之情(무인지정) : 사람의 정이 없으므로
故是非不得於身(고시비부득어신) : 옳다 옳지 않다 하는 판단을
그 몸에서 구할 수는 없다
眇乎小哉(묘호소재) : 너무도 작은 것은
所以屬於人也(소이속어인야) : 사람들 속에 있기 때문이다
謷乎大哉(오호대재) : 그러나 얼마나 큰가
獨成其天(독성기천) : 홀로 그 자연의 덕을 이룩한 것은 말이다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人故无情乎(인고무정호) : ‘사람에게는 본래 정이 없는 것일까
’
莊子曰然(장자왈연) : 장자는 대답했다 ‘그렇다’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다시 말했다
人而无情(인이무정) : ‘사람이면서 정이 없으면
何以謂之人(하이위지인) : 어찌 그를 사람이라 하겠는가’
莊子曰(장자왈) : 장자는 또 대답했다
道與之貌(도여지모) : ‘자연의 도리가 얼굴 모습을 베풀어 주고
天與之形(천여지형) : 자연이 몸의 형태를 베풀어 주었는데
惡得不謂之人(악득불위지인) : 어찌 사람이라 아니할 수 있겠는
가’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旣謂之人(기위지인) : ‘이미 사람이라고 한 이상은
惡得無情(오득무정) : 어찌 정이 없다고 하는가’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대답했다
是非吾所謂情也(시비오소위정야) : ‘그건 내가 말하는 정이 아
니다
吾所謂无情者(오소위무정자) : 내가 정이 없다고 하는 것은
言人之不以好惡內傷其身(언인지불이호오내상기신) : 사람이 좋고
나쁨에 의해 스스로의 몸 속을 해치지 않고
常因自然而不益生也(상인자연이불익생야) : 언제나 자연을 그대
로 따르면서 부질없이 삶을 덧붙이려 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
’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不益生(불익생) : ‘삶을 덧붙이지 않고
何以有其身(하이유기신) : 어떻게 그 몸을 지켜 갈 수 있겠는가
’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대답하였다
道與之貌(도여지모) : ‘자연의 도리가 얼굴 모습을
天與之形(천여지형) : 베풀어 주고 자연이 몸의 형태를 베풀어
주었다
无以好惡內傷其身(무이호악내상기신) : 그리고 좋고 나쁨의 정에
의해 스스로의 몸속을 해치지 않게 한다
今子外乎子之神(금자외호자지신) : 지금 자네는 자기 마음을 밖
으로 향한채
勞乎子之精(노호자지정) : 자신의 정력을 지치게 하고
倚樹而吟(의수이음) : 나무에 기대 서서는 신음하며
據(槁)梧而瞑책상에 기대서는 졸고 있네
天選之形(천선지형) : 자연이 자네 형체를 가려내어 만들어 주었
는데
子以堅白鳴(자이견백명) : 자네는 그것도 모르고 쓸데없는 변론
으로 떠들고 있는 것일세’
대종사(大宗師)-장자(莊子)
知天之所爲(지천지소위) : 자연이 하는 일을 알고
知人之所爲者(지인지소위자) : 사람이 하는 일을 알면
至矣(지의) : 인지의 최고이다
知天之所爲者(지천지소위자) : 자연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天而生也(천이생야) : 자연 그대로 살아가고
知人之所爲者(지인지소위자) : 사람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以其知之所知(이기지지소지) : 자기 지식이 아는 것으로써
以養其知之所不知(이양기지지소부지) : 그 지식이 알지 못하는
바를 키워 나간다
終其天年而不中道夭者(종기천년이부중도요자) : 그 천수를 다하
고 도중에 일찍 죽지 않는 것이
是知之盛也(시지지성야) : 바로 인지로서 훌륭한 것이다
雖然有患(수연유환) : 그러나 아직 결함이 있다
夫知有所待而後當(부지유소대이후당) : 대체 지식이란 의거하는
표준이 있은 다음 비로소 옳은 것이 된다
其所待者特未定也(기소대자특미정야) : 그 표준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庸詎知吾所謂天之非人乎(용거지오소위천지비인호) : 내가 말하는
자연이 사람이 아닌지
所謂人之非天乎(소위인지비천호) : 내가 말하는 사람이 자연이
아닌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且有眞人而後有眞知(차유진인이후유진지) : 그러니 진인이 있어
야만 비로소 참된 지식이 있는 것이다
何謂眞人(하위진인) : 무엇을 진인이라 하는가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不逆寡(불역과) : 역경을 거역하지 않았고
不雄成(불웅성) : 성공을 자랑하지 않았으며
不謨士(불모사) : 아무일도 꾀하지 않았다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사람은
過而弗悔(과이불회) : 비록 잘못을 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고
當而不自得也(당이불자득야) : 잘 되어도 자랑하지 않는다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사람은
登高不慄(등고불률) : 또 높은 곳을 올라가도 두려워하지 않고
入水不濡(입수불유) :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으며
入火不熱(입화불열) : 불에 들어가도 뜨겁지 않는다
是知之能登假於道者也若此(시지지능등가어도자야약차) : 이는 그
지식이 세속을 초월하여 자연의 도리에 도달 수 있었으므로 그런
것이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其寢不夢(기침불몽) : 잠을 자도 꿈꾸지 않고
其覺無憂(기각무우) : 깨어 있어도 근심이 없으며
其食不甘(기식불감) : 식사를 해도 맛있는 것을 찾지 않고
其息深深(기식심심) : 숨을 쉬는 것이 깊고 고요했다
眞人之息以踵(진인지식이종) : 진인은 발꿈치로 깊이 숨쉬고
衆人之息以喉(중인지식이후) : 범인은 목구멍으로 숨쉰다
屈服者(굴복자) : 외물에 굴복한 자는
其嗌言若哇(기익언약왜) : 그 목에서 자는 소리가 마치 무엇을 토
하는 것 같고
其耆欲深者(기기욕심자) : 욕망이 깊은 자는
其天機淺(기천기천) : 그 마음의 작용이 얕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不知說生(부지설생) : 삶을 새삼 기뻐할 줄 모르고
不知惡死(부지오사) : 죽음을 새삼 미워할 줄고 모른다
其出不訢(기출불흔) : 태어남을 기뻐하지 않고
其入不距(기입불거) : 죽음을 거역하지도 않는다
翛然而往(소연이왕) : 무심히 자연을 따라 가고
翛然而來而已矣(소연이래이이의) : 무심히 자연을 따라 올 뿐이
다
不忘其所始(불망기소시) : 그 태어난 시초를 모르고
不求其所終(불구기소종) : 그 끝을 알려 하지 않는다
受而喜之(수이희지) : 삶을 받으면 그것을 기뻐하고
忘而復之(망이복지) : 죽으면 그것을 돌려보낸다
是之謂不以心損道(시지위불이심손도) : 이런 것을 ‘분별심으로
도를 버리지 않고
不以人助天(불이인조천) : 인위로 자연을 돕지 않음’이라고 하
고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 : 이런 사람을 지인이라고 한다
若然者(약연자) : 그러한 사람은
其心忘(기심망) : 그 마음이 모든 것을 잊고
其容寂(기용적) : 그 모습이 호젓하며
其顙頯(기상규) : 그 이마가 널찍하다
凄然似秋(처연사추) : 시원하기가 가을 같고
煖然似春(난연사춘) : 아늑하기는 봄과 같다
喜怒通四時(희노통사시) : 기쁨이나 노여움의 감정이 사시와 같
고
與物有宜而莫知其極(여물유의이막지기극) : 외계의 사물과 조화
되어 그 끝을 알 수 없다
故聖人之用兵也(고성인지용병야) : 그래서 성인이 군대를 동원하
여
亡國而不失人心(망국이불실인심) : 적의 나라를 멸망시켜도 인심
을 잃지 않고
利澤施乎萬世(이택시호만세) : 은혜가 만세에 미쳐도
不爲愛人(불위애인) : 각별히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없다
故樂通物(고락통물) : 그러므로 사물을 뜻대로 하기를 바라는
자는
非聖人也(비성인야) : 성인이 아니다
有親(유친) : 친밀감이 있는 자는
非仁也(비인야) : 인자가 아니다
天時(천시) : 자연을 시간으로 구분하는 자는
非賢也(비현야) : 군자가 아니다
利害不通(리해불통) : 이해에 통하지 않는 자는
非君子也(비군자야) : 군자가 아니다
行名失己(행명실기) : 명예를 행하다 자기를 잃는 자는
非士也(비사야) : 선비가 아니다
亡身不眞(망신부진) : 몸을 망치며 참된 삶을 잃고 있는 자는
非役人也(비역인야) : 남을 부리지 못하는 자이다
若狐不偕(약호불해) : 청렴한 호불해
務光(무광) : 무광
伯夷(백이) : 백이
叔齊(숙제) : 숙제
箕子(기자) : 기자
胥餘(서여) : 서여
紀他(기타) : 기타
申徒狄(신도적) : 신도적 같은 사람들은
是役人之役(시역인지역) : 남의 일에 쓰여지고
適人之適(적인지적) : 남의 즐거움을 부러워하여
而不自適其適者也(이불자적기적자야) : 스스로의 참된 즐거움을
즐기지 못한 자들이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其狀義而不崩(기상의이불붕) : 그 모습이 우뚝 높이 솟아도 무너
지지 않고
若不足而不承(약부족이불승) : 모자라는 듯하면서도 아주 충일하
여 받지 않았다
與乎其觚而不堅也(여호기고이불견야) : 한가하게 홀로 있어도 완
고하지 않고
張乎其虛而不華也(장호기허이불화야) : 휑하니 넓고 비어 있으면
서도 겉치례를 하지 않는다
邴邴乎其似喜也(병병호기사희야) : 환이 밝게 기뻐하는 듯하고
崔乎其不得已也(최호기부득이야) : 무슨 일이나 닥쳐야 하는 수
없이 한다
滀乎進我色也(축호진아색야) : 덕이 가득차서 그 얼굴빛을 더욱
돋우고
與乎止我德也(여호지아덕야) : 한가로이 그 덕에 머문다
厲乎其似世也(려호기사세야) : 널찍하여 매우 큰 것 같고
謷乎其未可制也(오호기미가제야) : 초연하여 얽매이지 않는다
連乎其似好閉也(연호기사호폐야) : 줄곧 입을 다물고 있기를 좋
아하는 듯하고
忟乎忘其言也(민호망기언야) : 멍하니 말을 잊고 있다
以刑爲體(이형위체) : 진인은 형벌을 몸으로 삼고
以禮爲翼(이예위익) : 예의를 날개로 삼으며
以知爲時(이지위시) : 지혜를 때를 아는 방편으로 여기며
以德爲循(이덕위순) : 덕성을 자연에 따르는 것으로 여긴다
以刑爲體者(이형위체자) : 형벌을 몸으로 삼는다 함은
綽乎其殺也(작호기살야) : 여유 있게 죄인을 죽이는 것이다
以禮爲翼者(이례위익자) : 예의를 날개로 삼는다 함은
所以行於世也(소이행어세야) : 이상이 세상에 널리 시행 되기 위
한 것이다
以知爲時者(이지위시자) : 지혜를 때를 아는 방편으로 여긴다 함
은
不得已於事也(부득이어사야) : 할 수 없이 일을 할 때를 위해서
이다
以德爲循者(이덕위순자) : 덕성을 자연에 따르는 것으로 삼는다
함은
言其與有足者至於丘也(언기여유족자지어구야) : 발 있는 자와 함
께 언덕에 이름을 말한 것이다
而人眞以爲勤行者也(이인진이위근행자야) : 세상 사람은 결과만
보고 진인이 세상 일에 열중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故其好之也一(고기호지야일) : 그러므로 좋아하는 것도 하나의
입장이고
其弗好之也一(기불호지야일) :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입장
이다
其一也(기일야) : 하나라고 하는 것은 의당 하나의 입장이지만
其不一也(기불일야) : 하나가 아니라고 하는 것도 같은 하나의
입장이다
其一與天爲徒(기일여천위도) : 그 하나라는 것으로 하늘의 무리
가 되고
其不一與人爲徒(기불일여인위도) : 하나가 아니라는 것으로 사람
의 무리가 된다
天與人不相勝也(천여인불상승야) : 하늘과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 : 이런 사람을 진인이라고 한다
死生命也(사생명야) : 죽음과 삶은 운명이다
其有夜旦之常(기유야단지상) : 저 밤과 아침의 일정한 과정이 있
음은
天也(천야) : 자연이다
人之有所不得與(인지유소부득여) :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
는 바가 있는 것이
皆物之情也(개물지정야) : 모든 만물의 진상이다
彼特以天爲父(피특이천위부) : 사람들은 하늘조차도 아버지로 여
기고
而身猶愛之(이신유애지) : 몸소 그를 사랑하는데
而況其卓乎(이황기탁호) : 하물며 그보다 훌륭한 것을 어찌 사랑
하지 않겠는가
人特以有君爲愈乎己(인특이유군위유호기) : 사람들은 군주조차도
자기보다 났다고 여기어
而身猶死之(이신유사지) : 몸소 그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데
而況其眞乎(이황기진호) : 하물며 그보다 진실한 것을 위해 어찌
목숨을 던지지 않겠는가
泉涸(천학) : 샘물이 말라
魚相與處於陸(어상여처어륙) : 물고기가 땅위에 모여
相呴以濕(상구이습) : 서로 물기를 끼얹고
相濡以沫(상유이말) : 서로 물거품으로 적셔 줌은
不如相忘於江湖(불여상망어강호) : 드넓은 강이나 호수에서 서로
의 존재를 잊고 있는 것만 못하다
與其譽堯而非桀也(여기예요이비걸야) : 요임금을 칭찬하고 걸왕
을 헐뜯기보다는
不如兩忘而化其道(불여량망이화기도) : 양 쪽을 다 잊고 도와 하
나가 되는 것만 못하다
夫大塊載我以形(부대괴재아이형) : 자연은 우리에게 모습을 주었
다
勞我以生(로아이생) : 또 우리에게 삶을 주어 수고하게 하고
佚我以老(일아이로) : 우리에게 늙음을 주어 편하게 하며 우
息我以死(식아이사) : 리에게 죽음을 주어 쉬게 한다
故善吾生者(고선오생자) : 그러므로 스스로의 삶을 좋다고 하는
것은
乃所以善吾死也(내소이선오사야) : 곧 스스로의 죽음도 좋다고
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夫藏舟於壑(부장주어학) : 배를 골짜기에 감추고
藏山於澤(장산어택) : 그물을 못에 감추고서
謂之固矣(위지고의) : 그것으로 튼튼하다고 한다
然而夜半有力者負之而走(연이야반유력자부지이주) : 그렇지만 한
밤중에 장사가 그것을 메고 달려가 버린다
昧者不知也(매자부지야) : 어리석은 자는 알지 못한다
藏小大有宜(장소대유의) : 작은 것을 큰 것에 잘 감추었다 해도
猶有所遯(유유소둔) : 역시 가지고 가 버릴 데는 있다
若夫藏天下於天下而不得所遯(약부장천하어천하이부득소둔) : 만
약 온 세상을 온 세상에 감춘다면 가져갈 데란 없게 된다
是恒物之大情也(시항물지대정야) : 이것이 바로 만물의 커다란
진리이다
特犯人之形而猶喜之(특범인지형이유희지) : 그저 사람의 형체를
얻고 태어나도 기뻐하지만
若人之形者(약인지형자) : 사람의 형체 따위는
萬化而未始有極也(만화이미시유극야) : 갖가지로 변화하여 끝이
없는 것이다
其爲樂可勝計邪(기위락가승계사) : 그 즐거움은 헤아릴 수 없지
않겠는가
故聖人將遊於物之所不得遯而皆存(고성인장유어물지소부득둔이개
존) : 그래서 성인은 어떤 것도 빠져 나갈 수 없는 경지에서 노
릴며 만물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려 한다
善夭善老(선요선노) : 그러니 일찍 죽어도 좋고 오래 살아도 좋
으며
善始善終(선시선종) : 태어나도 좋고 죽는 것도 좋다
人猶效之(인유효지) : 사람들은 이러한 성인도 본받으려 하는데
又況萬物之所係(우황만물지소계) : 더구나 만물이 매이고
而一化之所待乎(이일화지소대호) : 모든 변화가 의존하는 것을
어찌 더욱 본받으며 하지 않겠는가
夫道(부도) : 데체 도란
有情有信(유정유신) : 실제로 나타나는 작용이 있고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으나
無爲無形(무위무형) : 행동도 없고 형체도 없다
可傳而不可受(가전이불가수) : 전할 수는 있으나 주고 받을 수는
없다
可得而不可見(가득이불가견) : 터득할 수는 있으나 볼 수는 없다
自本自根(자본자근) : 스스로 근본이 되어 있고
未有天地(미유천지) : 천지가 아직 생기기 전의
自古以固存(자고이고존) : 옛날부터 본래 존재하며 귀
神鬼神帝(신귀신제) : 신이나 상제를 영묘하게 하고
生天生地(생천생지) : 하늘과 땅을 낳고 있다
在太極之上而不爲高(재태극지상이불위고) : 가장 높은 곳은 곳보
다 더 위에 있으면서 높은 척하지 않고
在六極之下而不爲深(재육극지하이불위심) : 가장 깊은 곳보다 밑
에 있으면서 깊은 척하지 않는다
先天地生而不爲久(선천지생이불위구) : 천지보다 먼저 생겨났으
면서도 오랜 세월이라 여기지 않고
長於上古而不爲老(장어상고이불위노) : 까마득한 옛날보다 더 오
래면서도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狶韋氏得之(희위씨득지) : 희위씨는 도를 터득하여
以挈天地(以설천지) : 천지를 들고 다니고
伏羲氏得之(복희씨득지) : 복희씨는 도를 터득하여
以襲氣母(이습기모) : 생성의 기운 속에 들어갔다
維斗得之(유두득지) : 북두성은 도를 터득하여
終古不忒(종고불특) : 영원히 변함 없고
日月得之(일월득지) : 해와 달은 도를 터득하여
終古不息(종고불식) : 영원히 꺼지지 않고
堪坏得之(감배득지) : 감배는 도를 터득하여
以襲崑崙(이습곤륜) : 곤륜산에 들어가고
馮夷得之(풍이득지) : 풍이는 도를 터득하여
以遊大川(이유대천) : 황하에 노닐며
肩吾得之(견오득지) : 견오는 도를 터득하여
以處大山(이처대산) : 태산에 살고
皇帝得之(황제득지) : 황제는 도를 터득하여
以登雲天(이등운천) : 하늘에 오르며
전頊得之(전욱득지) : 전욱은 도를 터득하여
以處玄宮(이처현궁) : 현궁에 살고
禺强得之(우강득지) : 우강은 도를 터득하여
立乎北極(립호북극) : 북극에 서 있다
西王母得之(서왕모득지) : 서왕모는 도를 터득하여
坐乎少廣(좌호소광) : 소광산에 앉았으나
莫知其始(막지기시) : 태어난 때도 모르고
莫知其終(막지기종) : 죽은 때도 알지 못한다
彭祖得之(팽조득지) : 팽조는 도를 터득하여
上及有虞(상급유우) : 위로는 유우 때부터
下及五伯(하급오백) : 밑으로는 오패 때까지 살았고
傅說得之(부설득지) : 부열은 도를 터득하여
以相武丁(이상무정) : 무정을 도와 천하를
奄有天下(엄유천하) : 차지하고
乘東維(승동유) : 별이 되어 동유를 타고
騎箕尾(기기미) : 기미에 올라
而比於列星(이비어열성) : 많은 성신과 나란히 있게 되었다
南伯子葵問乎如偊曰(남백자규문호여우왈) : 남백자규가 여우에게
물었다
子之年長矣(자지년장의) : 당신은 나이가 많은데
而色若孺子(이색약유자) : 얼굴빛은 마치 어린애 같은 것은
何也(하야) : 어째서입니까
曰吾聞道矣(왈오문도의) : 여우가 대답하기를 나는 도를 들었기
때문이오
南伯子葵曰(남백자규왈) : 남백자규가 물었다
道可得學邪(도가득학사) : 도란 배울 수가 있는 것입니까
曰惡(왈악) : 여우가 대답하기를 아, 아
惡可(악가) :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子非其人也(자비기인야) : 당신은 그런 사람이 못 됩니다
夫卜梁倚有聖人之才(부복량의유성인지재) : 저 복량의는 성인의
재능은 있으면서도
而无聖人之道(이무성인지도) : 성인의 도가 없습니다
我有聖人之道(아유성인지도) : 그런데 나는 성인의 도는 있으면
서
而无聖人之才(이무성인지재) : 성인의 재능이 없습니다
吾欲以敎之(오욕이교지) : 그를 가르치고는 싶지만
庶幾其果爲聖人乎(서기기과위성인호) : 과연 성인이 될 수 있을
까
不然(불연) : 그렇게는 못 되더라도
以聖人之道告聖人之才(이성인지도고성인지재) : 성인의 도를 성
인의 재능이 있는 자에게 가르치기는
亦易矣(역이의) : 그래도 쉬운 거요
吾猶告而守之(오유고이수지) : 나는 신중히 대하다가 그에게 가
르쳐 주었소
三日而候能外天下(삼일이후능외천하) : 사흘이 지나자 그는 천하
를 잊게 되었소
已外天下矣(이외천하의) : 천하를 잊게 되었으므로
吾又守之(오우수지) : 나는 다시 신중히 하였는데
七日而後能外物(칠일이후능외물) : 7일이 지나니까 그는 사물을
잊게 되었소
已外物矣(이외물의) : 사물을 잊게 되었으므로
吾又守之(오우수지) : 나는 또 신중히 하였는데
九日而後能外生(구일이후능외생) : 9일이 지나니까 그는 삶을 잊
게 되었소
已外生矣(이외생의) : 삶을 잊게 되자
而後能朝徹(이후능조철) : 비로소 깨달음을 얻게 되었소
朝徹(조철) : 깨달음을 얻게 되자
而後能見獨(이후능견독) : 도의 절대적인 경지를 보게 되고
見獨(견독) : 절대적인 경지를 보게 되자
而後能无古今(이후능무고금) : 고금을 초월하게 되며
无古今(무고금) : 고금을 초월하게 되자
而後能入於不死不生(이후능입어불사불생) : 죽음도 삶도 없는 경
지에 들어가게 되었소
殺生者不死(살생자불사) : 삶을 죽이는 자에게 죽음은 없고
生生者不生(생생자불생) : 삶을 살려는 자에게 삶은 없소
其爲物(기위물) : 그 도의 사물 됨은
無不將也(무불장야) : 모든 것을 보내지 않음이 없고
無不迎也(무불영야) : 모든 것을 맞아들이지 않음이 없고
無不毁也(무불훼야) : 모든 것을 파괴하지 않음이 없고
無不成也(무불성야) : 모든 것을 이룩하지 않음이 없다
其名爲攖寧(기명위영녕) : 그런 것을 변화 속의 안정이라 하오
攖寧也者(영녕야자) : 변화 속의 안정이란
攖而後成者也(영이후성자야) : 변화가 있은 후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오
南伯子葵曰(남백자규왈) : 남백자규가 물었다
子獨惡乎聞之(자독악호문지) : 당신은 대체 어디서 그러한 것을
들었소
曰聞諸副墨之子(왈문제부묵지자) : 여우는 대답하기를 그것을 부
묵의 아들에게서 들었는데
副墨之子聞諸洛誦之孫(부묵지자문제락송지손) : 부묵의 아들은
그것을 낙송의 손자에게서 들었고
洛誦之孫聞之瞻明(락송지손문지첨명) : 낙송의 손자는 그것을 첨
명에게서 들었으며
瞻明聞之聶許(첨명문지섭허) : 첨명은 그것을 섭허에게서 들었고
聶許聞之需役(섭허문지수역) : 섭허는 그것을 수역에게서 들었으
며
需役聞之於謳(수역문지오구) : 수역은 그것을 오구에게서 드었고
於謳聞之玄冥(어구문지현명) : 오구는 그것을 현명에게서 들었으
며
玄冥聞之參寥(현명문지참료) : 현명은 그것을 삼료에게서 들었고
參寥聞之疑始(참료문지의시) : 삼료는 그것을 의시에게서 들었소
子祀子輿子犁子來(자사자여자리자래) : 자사, 자여, 자려, 자래
四人相與語曰(사인상여어왈) : 네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
다
孰能以無爲首(숙능이무위수) : 누가 무를 머리로 삼고
以生爲脊(이생위척) : 삶을 등골로 알며
以死爲구尻(이사위고) : 죽음을 꽁무니로 여길 수 있을까
孰知死生存亡之一體者(숙지사생존망지일체자) : 누가 죽음과 삶
있음과 없어짐이 하나임을 알 수 있을까
吾與之友矣(오여지우의) : 그런 자와 벗삼고 싶구나
四人相視而笑(사인상시이소) : 네 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웃고
莫逆於心(막역어심) : 마음 속에서 거역함이 없어
遂相與爲友(수상여위우) : 이윽고 벗이 되었다
俄而子輿有病(아이자여유병) : 갑자기 자여에게 병이 생겨
子祀往問之(자사왕문지) : 자사가 문병을 갔다
曰偉哉夫造物者(왈위재부조물자) : 자여는 말하기를 저 조물자란
위대하다
將以予爲此拘拘也(장이여위차구구야) : 내 몸을 이처럼 오그라들
게 하려한다
曲僂發背(곡루발배) : 과연 굽은 등은 불쑥 나오고
上有五管(상유오관) : 오장은 위로 올라가 있으며
頤隱於齊(이은어제) : 턱은 배꼽에 가려지고
肩高於頂(견고어정) : 어깨는 정수리보다 높이 올라 갔으며
句贅指天(구췌지천) : 목덜미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陰陽之氣有沴(음양지기유려) : 몸속의 음양의 기가 어지러워졌으
나
其心閒而無事(기심한이무사) : 그 마음은 고요하여 아무 일도 없
었다
변선而鑑於井曰(변선이감어정왈) : 비틀거리며 우물 물에 비추어
보고 말했다
嗟乎(차호) : 아,
夫造物者又將以予爲此拘拘也(부조물자우장이여위차구구야) : 저
조물자가 내 몸을 이처럼 오그라 들게 한단 말이야
子祀曰(자사왈) : 자사가 말했다
女惡之乎(여오지호) : 자넨 그게 싫은가
曰亡(왈망) : 자여는 대답하기를 아니
予何惡(여하악) : 내가 어찌 싫어하겠나
浸假而化予之左臂而爲鷄(침가이화여지좌비이위계) : 조물자가 내
왼팔을 차츰 바꾸어서 닭으로 만들면
予因以求時也(여인이구시야) : 난 그 것이 새벽을 알리기를 바라
겠네
浸假而化予之右臂以爲彈(침가이화여지우비이위탄) : 내 오른팔을
차츰 바꾸어서 활로 만들면
予因以求鴞灸(여인이구효구) : 난 그것으로 올빼미구이를 바라겠
네
浸假而化予之尻以爲輪(침가이화여지고이위륜) : 내 꽁무니를 차
츰 바꾸어서 수레바퀴로 만들고
以神爲馬(이신위마) : 마음을 말로 만들면
予因以乘之(여인이승지) : 난 그것을 타겠네
豈更駕哉(기갱가재) : 딴 마차가 뭐 필요하겠나
且夫得者(차부득자) : 대체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時也(시야) : 그런 때를 만났음이며
失者(실자) : 삶을 잃는다는 것은
順也(순야) : 죽음의 도리를 따를 따름이다
安時而處順(안시이처순) : 태어난 때에 편안히 머물고 자연의 도
리에 따르면
哀樂不能入也(애락불능입야) : 슬픔이나 즐거움이 끼어들 수가
없다네
此古之所謂縣解也(차고지소위현해야) : 이것이 옛날에 말하던 현
해라는 걸세
而不能自解者(이불능자해자) : 그런데 스스로 풀려나지 못하는
것은
物有結之(물유결지) : 외계의 사물이 얽혀 매듭져 있기 때문이지
且夫物不勝天久矣(차부물불승천구의) : 대체 사물이 자연의 도리
에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옛날부터의 사실일세
吾又何惡焉(오우하오언) : 내 또한 이 병을 싫어찌 다하겠나
俄而子來有病(아이자래유병) : 갑자기 자래가 병이 났다
喘喘然將死(천천연장사) : 숨이 차서 헐떡거리며 곧 죽을 것 같
았다
其妻子環而泣之(기처자환이읍지) : 그 아내와 자식들이 둘러싸고
울고 있었다
子ꝃ往問之(자려왕문지) : 자려가 문병을 가서
曰叱(왈질) : 말하여 꾸짓기를
避無怛化(피무달화) : 죽는 사람을 놀라게 하지 마시오
倚其戶與之語曰(의기호여지어왈) : 문가에 기대서서 자래에게 말
했다
偉哉造化(위재조화) : 위대하구나, 조화의 힘은
又將奚以汝爲(우장해이여위) : 또 자네를 무엇으로 만들고
將奚以汝適(장해이여적) :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일까
以汝爲鼠肝乎(이여위서간호) : 자네를 쥐의 간으로 만들려나
以汝爲蟲臂乎(이여위충비호) : 벌레의 팔뚝으로 만들려는 것인가
子來曰(자래왈) : 자래가 대답했다
父母於子(부모어자) : 부모는 자식에 대해
東西南北(동서남북) : 동서남북 어디든
唯命之從(유명지종) : 그 명령을 따르게 하지
陰陽於人(음양어인) : 음양의 자연의 변화가 사람을 따르게 함은
不翅於父母(불시어부모) :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정도의 것이 아
닐게
彼近吾死而我不聽(피근오사이아불청) : 조화가 내 죽음을 바라는
데 내가 듣지 않으면
我則悍矣(아칙한의) : 나는 곧 순종하지 않는 것이 되네
彼何罪焉(피하죄언) : 그 조화에 무슨 죄가 있겠는가
夫大塊載我以形(부대괴재아이형) : 자연은 내게 형체를 주었지
勞我以生(로아이생) : 삶으로 나를 수고롭게 하고
佚我以老(일아이로) : 늙음으로 나를 편하게 하며
息我以死(식아이사) : 죽음으로 나를 쉬게 해주네
故善吾生者(고선오생자) : 그러므로 내 삶을 좋다 함은
乃所以善吾死也(내소이선오사야) : 바로 내 죽음도 좋다고 하는
것이 되는 것일세
今之大冶鑄金(금지대야주금) : 지금 훌륭한 대장장이가 쇠붙이를
녹여 주물을 만들려는데
金踊躍曰(금용약왈) : 쇠붙이가 뛰어 오르며 말하기를
我且必爲鏌鎁(아차필위막야) : 나는 꼭 막야가 되겠다고 한다면
大冶必以爲不祥之金(대야필이위불상지금) : 대장장이는 반드시
불길한 쇠붙이라 생각할 것이다
今一犯人之形(금일범인지형) : 지금 사람의 형태로 태어났는데
而曰(이왈) : 그런데 이르기를
人耳人耳(인이인이) : 사람으로 사람으로만 있겠다고 한다면
夫造化者必以爲不祥之人(부조화자필이위불상지인) : 저 조화자는
반드시 불길한 인간이라 생각할 것이다
今一以天地爲大鐪(금일이천지위대로) : 지금 천지를 커다란 화로
로 여기고
以造化爲大冶(이조화위대야) : 조화를 훌륭한 대장장이로 생각한
다면
惡乎往而不可哉(오호왕이불가재) : 무엇이 된건 좋지 않은가
成然寐(성연매) : 죽으면 편안히 잠들고
蘧然覺(거연각) : 살면 빨리 깨어나는 것일세
子桑戶(자상호) : 자상호와
孟子反(맹자반) : 맹자반
子琴張三人相與語曰(자금장삼인상여어왈) : 자금장 등 세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孰能相與於無相與(숙능상여어무상여) : 누가 과연 새삼 서로 사
귀는 것이 아니면서도 사귀고
相爲於無相爲(상위어무상위) : 서로 돕는 것이 아니면서도 도울
수 있을까
孰能登天遊霧(숙능등천유무) : 어느 누가 과연 하늘에 올라 안개
속에 노닐며
撓挑無極(요도무극) : 무궁한 곳을 돌아다니고
相忘以生(상망이생) : 서로 삶도 잊은 채
無所終窮(무소종궁) : 다함이 없을 수 있을까
三人相視而笑(삼인상시이소) : 세 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웃고
莫逆於心(막역어심) : 뜻이 맞아
遂相與爲友(수상여위우) : 이윽고 벗이 되었다
莫然有間而子桑戶死(막연유간이자상호사) : 아무 일 없이 얼마
동안 지나다가 자상호가 죽었다
未葬(미장) : 아직 장사지내기 전에
孔子聞之(공자문지) : 공자가 이 소식을 듣고
使子貢往侍事焉(사자공왕시사언) : 자공을 시켜 가서 일을 돕게
했다
或編曲(혹편곡) : 하나는 누에 채반을 엮고
或鼓琴(혹고금) : 또 하나는 거문고를 뜯으며
相和而歌曰(상화이가왈) : 목소리를 맞추어 노래하고 있었다
嗟來桑戶乎(차래상호호) : 아, 상호여
嗟來桑戶乎(차래상호호) : 아, 상호여
而已反其眞(이이반기진) : 그대는 이미 그대의 진실로 돌아갔는
데
而我猶爲人猗(이아유위인의) : 우리만 아직 사람이구나
子貢趨而進曰(자공추이진왈) : 자공이 종종걸음으로 나아가 말했
다
敢問臨尸而歌(감문림시이가) : 감히 묻겠습니다, 주검 앞에서 노
래를 부르는 것이
禮乎(례호) : 예의입니까
二人相視而笑曰(이인상시이소왈) :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웃으며
말했다
是惡知禮矣(시악지례의) : 이 친구들이 어찌 예의 뜻을 알습니까
子貢反(자공반) : 자공이 돌아와
以告孔子曰(이고공자왈) : 공자에게 그 일을 고하면서 말했다
彼何人者邪(피하인자사) :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修行無有(수행무유) : 예절 바른 행동은 전혀 없고
而外其形骸(이외기형해) : 자기 몸 따위는 도외시한 채
臨尸而歌(림시이가) : 주검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顔色不變(안색불변) : 얼굴빛조차 변하지 않으니
無以命之(무이명지) :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彼何人者邪(피하인자사) : 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彼遊方之外者也(피유방지외자야) : 그들은 이 세상 밖에서 노니
는 사람들이고
而丘遊方之內者也(이구유방지내자야) : 나는 이 세상 안에서 노
니는 사람이다
外內不相及(외내불상급) : 이 세상 밖과 안은 서로 미치지 못하
는 것인데
而丘使女往弔之(이구사녀왕조지) : 난 자네를 조상하려 보냈네
丘則陋矣(구칙루의) : 내가 생각이 모자랐다네
彼方且與造物者爲人(피방차여조물자위인) : 그들은 이제부터 조
물자와 벗이 되어
而遊乎天地之一氣(이유호천지지일기) : 천지에서 노닐려 한다
彼以生爲附贅縣疣(피이생위부췌현우) : 그들은 삶을 군살이나 혹
이 달라붙고 매달린 것처럼 생각하며
以死爲決환潰癰(이사위결환궤옹) : 죽음을 붓거나 곪은 데가 터
졌다고 여긴다
夫若然者(부약연자) : 대체 이런 인물들이
又惡知死生先後之所在(우악지사생선후지소재) : 어찌 죽음과 삶
의 우열의 소재 따위를 아랑곳하겠느냐
假於異物(가어이물) : 갖가지 다른 것을 빌어
托於同體(탁어동체) : 하나의 몸이 되고
忘其肝膽(망기간담) : 간이나 쓸개 따위를 잊고
遺其耳目(유기이목) : 눈이나 귀도 잊은 채
反覆終始(반복종시) : 삶과 죽음을 끝없이 되풀이하며
不知端倪(부지단예) : 그 처음과 끝을 알지 못한다
芒然彷徨乎塵垢之外(망연방황호진구지외) : 구애되지 않는 모양
으로 속세 밖을 유유히 돌아다니며
逍遙乎無爲之業(소요호무위지업) : 무위자연의 경지를 한가로이
노닌다
彼又惡能궤궤然爲世俗之禮(彼又惡能궤궤연위세속지례) : 그들이
어찌 또 성가신 세속의 예의를 따라 함으로써
以觀衆人之耳目哉(이관중인지이목재) : 세상 사람들의 이목에 뜨
이게 하겠는가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물었다
然則夫子何方之依(연칙부자하방지의) : 그럼 선생님은 어떤 세계
를 따르고 있습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丘天之戮民也(구천지륙민야) : 나는 하늘의 벌을 받고있는 사람
이다
雖然(수연) : 하지만
吾與汝共之(오여여공지) : 나는 자네와 함께 이 세상에 머물겠다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또 물었다
敢問其方(감문기방) : 이 세상에 무무는 그 방법을 말씀해 주십
시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魚相造乎水(어상조호수) : 물고기는 물에서 살고
人相造乎道(인상조호도) : 사람은 도에서 산다
相造乎水者(상조호수자) : 물에 사는 자는
穿池而養給(천지이양급) : 못을 파 주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고
相造乎道者(상조호도자) : 도에 사는 자는
無事而生定(무사이생정) : 세상 일을 버리므로 마음이 편안하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魚相忘乎江湖(어상망호강호) : 물고기는 강이나 호수 속에서 서
로를 잊고
人相忘乎道術(인상망호도술) : 사람은 도의 세계에서 서로를 잊
는다고 하는 것이다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다시 물었다
敢問畸人(감문기인) : 그럼 기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曰畸人者(왈기인자) : 공자른 대답하기를, 기인이란
畸於人而侔於天(기어인이모어천) : 보통 사람과는 다르며 하늘과
같은 것이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天之小人(천지소인) : 하늘의 입장에서의 소인이
人之君子(인지군자) : 사람의 세계에서 군자이고
天之君子(천지군자) : 하늘의 군자는
人之小人也(인지소인야) : 사람의 세계에서 소인이다고 하는 것
이다
顔回問仲尼曰(안회문중니왈) : 안회가 중니에게 물었다
孟孫才(맹손재) : 맹손재는
其母死(기모사) : 그 어머니가 죽었을 때 소
哭泣無涕(곡읍무체) : 리 내어 울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고
中心不戚(중심불척) : 마음속이 우울해지지도 않았으며
居喪不哀(거상불애) : 상중에도 애통해 하지 않았습니다
無是三者(무시삼자) : 이 세 가지가 없었는데도
以善處喪蓋魯國(이선처상개로국) : 훌륭하게 초상을 치렀다는 소
문이 온 노나라에 퍼졌습니다
固有無其實而得其名者乎(고유무기실이득기명자호) : 애초 그러한
사실이 없는데도 소문이 좋아지는 일이 있는 것입니다
回壹怪之(회일괴지) : 저는 정말 그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夫孟孫氏盡之矣(부맹손씨진지의) : 저 맹손씨는 훌륭히 잘 처리
한 것이다
進於知矣(진어지의) : 상례를 아는 자보다 앞서 있다
唯簡之而不得(유간지이부득) : 다만 그 일을 간단히 하려해도 할
수가 없는데
夫已有所簡矣(부이유소간의) : 그는 이미 간단하 해 버렸다
孟孫氏不知所以生(맹손씨부지소이생) : 맹손씨는 태어나는 까닭
을 모르고
不知所以死(부지소이사) : 죽는 까닭을 모른도
不知孰先(부지숙선) : 또 삶을 쫓을 줄도 모르며
不知孰後(부지숙후) : 죽음을 쫓을 줄도 모른다
若化爲物(약화위물) : 그저 자연의 변화를 따라
以待其所不知之化已乎(이대기소부지지화이호) : 어떤 것이든 되
고 그리하여 미지의 변화를 기다릴 뿐이다
且方將化(차방장화) : 대체 일단 변해 버리면
惡知不化哉(악지불화재) : 변하기 전의 일을 어지 알겠으며
方將不化(방장불화) : 아직 변하지 않았으면
惡知已化哉(악지이화재) : 변한 뒤의 일을 어찌 알겠느냐
吾特與汝(오특여여) : 나와 너만이
其夢未始覺者邪(기몽미시각자사) :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
는 자가 아닐까
且彼有駭形而無損心(차피유해형이무손심) : 또한 그는 외형의 변
화에 놀라기는 하지만 마음이 상하지는 않고
有旦宅而無耗精(유단택이무모정) : 있는 곳을 옮길 뿐 정말로 죽
는 일은 없다
孟孫氏特覺(맹손씨특각) : 맹손씨야말로 도를 깨닫고 있다
人哭亦哭(인곡역곡) : 남이 제사 때 곡을 하면 역시 그도 곡을
했지만
是自其所以乃(시자기소이내) : 이것이야말로 그에게 알맞은 바이
다
且也相與吾之耳矣(차야상여오지이의) : 또한 사람들은 서로 현실
의 자기를 자기라고 할 뿐이다
庸거知吾所謂吾之非吾乎(庸거지오소위오지비오호) : 그러나 자기
가 말하는 자기라는 것이 과연 자기 아닌지 어찌 알겠느냐
且汝夢爲鳥而厲乎天(차여몽위조이려호천) : 그런데 또 자네는 꿈
에 새가 되어 하늘에 이르기도 하고
夢爲魚而沒於淵(몽위어이몰어연) : 꿈에 물고기가 되어 연못 속
으로 가라앉기도 하겠지
不識今之言者(불식금지언자) : 그러면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도
其覺者乎(기각자호) : 깨어 있는 것인지
其夢者乎(기몽자호) : 꿈구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 않느냐
造適不及笑(조적불급소) : 남의 결점을 고자질함은 웃는 것만 못
하고
獻笑不及排(헌소불급배) : 웃음을 즐김은 사물의 추이에 그대로
맡기는 것만 못하다
安排而去化(안배이거화) : 추이에 편히 몸을 맡긴채 변화를 따르
면
乃入於료寥天一(내입어료천일) : 곧 고요한 하늘과 하나인 경지
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意而子見許由(의이자견허유) : 의이자가 허유를 찾아가 만나자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물었다
堯何以資汝(요하이자여) : 요는 자네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나
意而子曰(의이자왈) : 의이자가 대답했다
堯謂我(요위아) : 요는 나에게 이르기를
汝必躬服仁義(여필궁복인의) : 넌 반드시 몸소 인의의 덕을 실천
하고
而明言是非(이명언시비) : 시비를 분명히 말하라고 했습니다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말했다 자네는
而奚來爲軹(이해래위지) : 어째서 여기에 왔나
夫堯旣已黥汝以仁義(부요기이경여이인의) : 저 요가 이미 인의의
덕으로 자네에게 묵형을 가했고
而劓汝以是非矣(이의여이시비의) : 시비로 코 베는 형벌을 가했
다
汝將何以遊夫遙蕩恣睢轉徙之塗乎(여장하이유부요탕자휴전사지도
호) : 그런데 자네는 저 자유분방하고 변화 많은 길에서 어찌 노
닐 수 있겠느냐
意而子曰(의이자왈) : 이의자가 대답했다
雖然(수연) : 그렇기는 하지만
吾願遊於其藩(오원유어기번) : 저는 도의 언저리에서라도 노닐고
싶습니다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말했다 그
不然(불연) : 렇지 않아
夫盲者無以與乎眉目顔色之好(부맹자무이여호미목안색지호) : 대
체 장님은 옷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고
瞽者無以與乎靑黃黼黻之觀(고자무이여호청황보불지관) : 또한 장
님은 옷의 아름다운 빛깔이나 무늬를 보지 못하는 거야
意而者曰(의이자왈) : 의이자가 말했다
夫无莊之失其美(부무장지실기미) : 대체 미인인 무강이 그 미모
를 잊게 되고
據梁之失其力(거량지실기력) : 자아인 거량이 그 힘을 잊게 되며
皇帝之亡其知(황제지망기지) : 박식한 황제가 그 지혜를 잊게 된
것은
皆在鑪捶之間耳(개재로추지간이) : 모두 천지의 호로 속에서 도
의 힘에 단련됐기 때문입니다
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용거지부조물자지불식아경) : 어찌 알
겠는가, 조불자가 저의 묵형을 지워 주고
而補我劓(이보아의) : 베어진 코를 붙여 주어서
使我乘成以隨先生邪(사아승성이수선생사) : 저를 온전한 몸으로
만들어 선생임을 따라오게 했는지를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대답했다
噫未可知也(희미가지야) : 아, 그랬을지도 모르겠군요
我爲汝言其大略(아위여언기대략) : 내 자네를 위해 그 대강을 말
해 주지
吾師乎(오사호) : 내 스승
吾師乎(오사호) : 내 스승이란
齏萬物而不爲義(재만물이불위의) : 만물을 이뤄 놓으면서도 의롭
게 여기지 않고
澤及萬世而不爲仁(택급만세이불위인) : 만세에 미치는 혜책을 베
풀면서도 어질다 생각하지 않는다
長於上古而不爲老(장어상고이불위로) : 아득한 옛날 보다 더 오
래 살면서도 늙었다 하지 않고
覆載天地刻雕衆形而不爲攷(복재천지각조중형이불위고) : 천지를
싣고 감싸서 갖가지 모양을 조각해 내면서도 재주라고 여기지 않
는다
此所遊已(차소유이) : 이것이 바로 마음을 노닐게 하는 경지일세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는 물었다
何謂也(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忘禮樂矣(왈회망예악의) : 저는 예악을 잊었습니다
曰可矣(왈가의) : 말하기를, 좋다
猶未也(유미야) :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他日(타일) : 다른 날
復見曰(부견왈) : 다시 안회가 만나서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曰何謂也(왈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忘仁義矣(왈회망인의의) : 저는 예악을 잊었습니다
曰可矣(왈가의) : 말하기를, 좋다
猶未也(유미야) :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他日(타일) : 다른 날
復見曰(부견왈) : 또 안회가 만나서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曰何謂也(왈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坐忘矣(왈회좌망의) : 말하기를, 저는 좌망하게 되었습니다
仲尼蹴然曰(중니축연왈) : 중니는 놀라서 물었다
何謂坐忘(하위좌망) : 무엇을 좌망이라고 하느냐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대답했다
墮肢體(타지체) : 손발이나 몸이란 것을 잊고
黜聰明(출총명) : 귀나 눈의 작용을 물리쳐서
離形去知(리형거지) : 형체를 떠나서 지식을 버리고
同於大通(동어대통) : 저 위대한 도와 하나가 되는 것
此謂坐忘(차위좌망) : 이것을 좌망이라 합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는 말했다
同則無好也(동칙무호야) : 도와 하나가 되면 좋다 하는 것이 없
어지고
化則無常也(화칙무상야) : 변하면 한 군데 집착하지 않게 된다
而果其賢乎(이과기현호) : 너는 정말 훌륭하구나
丘也請從而後也(구야청종이후야) : 나도 네 귀를 다라야겠다
子輿與子桑友(자여여자상우) : 자여와 자상은 벗이었다
而霖雨十日(이림우십일) : 그런데 장마가 열흘이나 계속되었다
子輿曰(자여왈) : 자여가 말했다
子桑殆病矣(자상태병의) : 자상은 아마 병인 났으리라
裏飯而往食之(리반이왕식지) : 밥을 싸 가지고 가서 먹이려 했다
至子桑之門(지자상지문) : 자상의 집 문앞에 이르자
則若歌若哭(칙약가약곡) : 안에서 노래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는
것 같기도 한 목소리로
鼓琴曰(고금왈) : 거문고를 뜯으며 이르기를
父邪(부사) : 아비지일까
母邪(모사) : 어머니일가
天乎(천호) : 하늘일까
人乎(인호) : 사람일가 하고 읊조리고 있었다
有不任其聲而趨擧其詩焉(유불임기성이추거기시언) : 소리를 내는
것도 힘에 겨운 듯 가사를 서둘러 읊조린다
子輿入曰(자여입왈) : 자여는 들어가 물었다
子之歌詩(자지가시) : 자네의 노래는
何故若是(하고약시) : 어찌하여 그런가
曰吾思夫使我至此極者而不得也(왈오사부사아지차극자이불득야) :
자상이 대답하기를, 난 나를 이런 막바지에 몰아 넣은 것이 무엇
인지 생각해 보지만 전혀 알 수가 없네
父母豈欲吾貧哉(부모기욕오빈재) : 부모가 어찌 내가 가난하길
바랐겠나
天無私覆(천무사복) : 하늘은 공평하게 만물을 뒤덮고
地無私載(지무사재) : 땅은 공평하게 만물을 실어준다
天地豈私貧我哉(천지기사빈아재) : 그러니 하늘과 땅이 어찌 나
만을 가난하게 하겠나
求其爲之者而不得也(구기위지자이부득야) : 나를 가난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가 하고 애써 생각해 보지만 전혀 알 수가 없어
然而至此極者(연이지차극자) : 그런데도 이런 막바지에 몰린 것
은
命也夫(명야부) : 운명이리라
응제왕(應帝王)-장자(莊子)
齧缺問於王倪(설결문어왕예) : 설결이 왕예에게 물었다
四問而四不知(사문이사부지) : 네 번 물었으나 네 번 다 모른다
고 했다
齧缺因躍而大喜(설결인약이대희) : 설결은 그러자 껑충 뛰며 매
우 좋아하고
行以告蒲衣子(행이고포의자) : 포의자에게 가서 그것을 알렸다
蒲衣子曰(포의자왈) : 그러자 포의자가 말했다
而乃今知之乎(이내금지지호) : 너는 지금에야 그걸 알았느냐
有虞氏不及泰氏(유우씨불급태씨) : 세상에서 성군이라고 하는 유
우씨도 태씨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有虞氏(유우씨) : 유우씨는
其猶藏仁以要人(기유장인이요인) : 아직도 인을 마음속에 지닌
채 그것으로 사람들을 모으려 한다
亦得人矣(역득인의) : 그래도 인심은 얻을 수 있다
而未始出於非人(이미시출어비인) : 그러나 아직 조금도 남을 헐
뜯는 입장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泰氏其臥徐徐(태씨기와서서) : 태씨는 누워 자면 그지없이 편안
하고
其覺于于(기각우우) : 깨어나면 어수록하여
一以己爲馬(일이기위마) : 혹은 스스로 말이 되기도 하고
一以己爲牛(일이기위우) : 혹은 스스로 소가 되기도 한다
其知情信(기지정신) : 자연에 맡기므로 그 지혜는 아주 확실하고
其德甚眞(기덕심진) : 그 덕은 매우 진실하다
而未始入於非人(이미시입어비인) : 그러니 아직 조금도 남을 헐
뜯는 입장에는 빠져 들지 않는다
肩吾見狂接輿(견오견광접여) : 견오 가 광접여를 만났을 때
狂接輿曰(광접여왈) : 광접여가 물었다
日中始何以語女(일중시하이어여) : 전에 중시는 네게 무슨 말을
했느냐
肩吾曰(견오왈) : 견오가 대답했다
告我君人者以己出經式義度(고아군인자이기출경식의도) : 제게 말
하기를 남의 군주된 자가 자기 생각대로 갖가지 규범이나 법도를
지어 낸다면
人孰敢不聽而化諸(인숙감불청이화제) : 사람들이 어찌 그것을 따
르고 교화되지 않겠느냐 라고 했습니다
狂接輿曰(광접여왈) : 광접여는 말했다
是欺德也(시기덕야) : 그건 거짓 덕이다
其於治天下也(기어치천하야) : 그 따위로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
은
猶涉海鑿河(유섭해착하) : 바다를 걸어서 건너고 강을 손으로 파
헤치며
而使蚊負山也(이사문부산야) : 모기에게 산을 지게 하는 것이다
夫聖人之治也(부성인지치야) : 대체 성인의 정치란
治外乎(치외호) : 밖을 다스리는 걸까
正而後行(정이후행) : 스스로를 올바르게 한 뒤라야 잘 다스려지
는 것이니
確乎能其事者而已矣(확호능기사자이이의) : 성인의 정치는 다만
확고하게 자기 일을 해 내는 것뿐이다
且鳥高飛以避矰弋之害(차조고비이피증익지해) : 새는 높이 날아
화살의 위협을 피하고
혜鼠深穴乎神丘之下(혜서심혈호신구지하) : 생쥐는 신단 밑을 깊
숙이 굴을 파고서 연기에 그을리거나
以避熏鑿之患(이피훈착지환) : 파헤쳐지는 화를 피한다
而曾二蟲之無如(이증이충지무여) : 너는 저 두 새나 짐승만도 못
한 것이다
天根遊於殷陽(천근유어은양) : 천근이 은양에서 노닐며
至蓼水之上(지료수지상) : 요수 강가에 이르러
適遭無名人而問焉(적조무명인이문언) : 문득 무명인과 만나게 되
자 물었다
曰請問爲天下(왈청문위천하) : 이르기를, 천하를 다스리는 방법
을 묻고 싶습니다
無名人曰(무명인왈) : 무명인이 대답했다
去汝鄙人也(거여비인야) : 물러가라 넌야비한 인간이다
何問之不豫也(하문지불예야) : 얼마나 불쾌한 물음이냐
予方將與造物者爲人(여방장여조물자위인) : 난 지금 조물자와 벗
이 되려 하고 있다
厭則又乘夫莽眇之鳥(염칙우승부망묘지조) : 싫증이 나면 다시 아
득히 높이 나는 새를 타고
以出六極之外(이출육극지외) : 이 세계 밖으로 나아가
而遊無何有之鄕(이유무하유지향) :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노닐
며
以處壙垠之野(이처광은지야) : 끝없이 넓은 들판에서 살려 한다
汝又何帠以治天下感予之心爲(여우하예이치천하감여지심위) : 그런
데 너는 또 무엇 때문에 천하를 다스리는 일 따위로 내 마음을
움직이려 하느냐
又復問(우복문) : 천근이 또 묻자
無名氏曰(무명씨왈) : 무영인은 대답했다
汝遊心於淡(여유심어담) : 너는 마음을 담담한 경지에서 노닐게
하고
合氣於漠(합기어막) : 기를 막막한 세계에 맞추어
順物自然而無容私焉(순물자연이무용사언) : 모든 일을 자연에 따
르게 하며 사심을 개입시키지 않는다면
而天下治矣(이천하치의) : 천하는 잘 다스려질 것이다
陽子居見老聃曰(양자거견노담왈) : 양자거가 노담을 만나 물었다
有人於此(유인어차) : 여기한 사람이 있는데
嚮疾强梁(향질강량) : 재빠르고 억세며
物徹疏明(물철소명) : 사물의 도리에 밝고
學道不倦(학도불권) : 도를 부지런히 배우고 있습니다
如是者(여시자) : 이런 사람은
可比明王乎(가비명왕호) : 훌륭한 왕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老聃曰(노담왈) : 노담은 대답했다 그
是於聖人也(시어성인야) : 런 자른 성인의 입장에서 보면 지
胥易技係(서역기계) : 혜만 앞서고 재주에 얽매여
勞形怵心者也(노형출심자야) : 몸을 지치게 하고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자다
且也虎豹之文來田(차야호표지문래전) : 가령 호랑이나 표범의 무
늬는 사냥군을 부러 들이게 되고
猨狙之便來藉(원저지변래자) : 재빠른 원숭이나 너구리를 잡는
개는 노끈에 매이게 되는 것이다
如是者(여시자) : 이런 자가
可比明王乎(가비명왕호) : 훌륭한 왕에 비교될 수 있겠느냐
陽子居蹴然曰(양자거축연왈) : 양자거는 놀라며 물었다
敢問明王之治(감문명왕지치) : 그러면 부디 훌륭한 왕의 정치에
대해 들려 주십시오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대답했다
明王之治(명왕지치) : 훌륭한 왕의 정치란
功蓋天下而似不自己(공개천하이사부자기) : 그 공적이 온 세상에
미치면서도 자기에 의한 것이 아닌 것처럼 하고
化貸萬物而民弗恃(화대만물이민불시) : 만물에 교화를 베풀지만
백성은 의지 하지 않는다
有莫擧名(유막거명) : 선정이란 베풀어지고 있으나 뭐라고 나타
낼 수 없으며
使物自喜(사물자희) : 만물을 각기 만족하게 하고 있다
立乎不測(립호불측) : 그러한 왕은 짐작할 수 없는 지경에 서서
而遊於無有者也(이유어무유자야) : 무의 세계에 노니는 사람이다
鄭有神巫曰季咸(정유신무왈계함) : 정나라에 계함이라는 신들린
무당이 있어
知人之死生存亡(지인지사생존망) : 사람의 사생과 존망이며
禍福壽夭(화복수요) : 화복과 수명의 장단을 알고
期以歲月旬日若神(기이세월순일약신) : 마치 귀신처럼 연월일까
지 예언해서 맞혔다
鄭人見之(정인견지) :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자
皆棄而走(개기이주) : 모두 피해서 도망쳤다
列子見之而心醉歸(열자견지이심취귀) : 그러나 열자는 그를 만나
진심으로 매혹되어 돌아오자
以告壺子曰(이고호자왈) : 호자에게 알려 이르기를
始吾以夫子之道爲至矣(시오이부자지도위지의) : 애초 저는 선생
님의 도를 최고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則又有至焉者矣(칙우유지언자의) : 또한 그 이상적인 자가 있었
습니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가 말했다
吾與汝旣其文(오여여기기문) : 나는 네게 도의 표면은 가르쳤지
만
未旣其實(미기기실) : 아직 도의 내용을 충분히 가르치지 않았다
而固得道與(이고득도여) : 그런데 굳이 도를 터득했다고 할 것인
가
衆雌而无雄(중자이무웅) : 암컷이 많아도 수컷이 없으면
而又奚卵焉(이우해란언) : 어찌 알이 생기겠는가
而以道與世亢必信(이이도여세항필신) : 너는 도로 세상과 맞싸우
며 억지로 뻗어나가려 하느냐
夫故使人得而相汝(부고사인득이상여) : 그러니까 남이 네 관상을
보고 쉽사리 알아 맞히는 것이다
嘗試與來(상시여래) : 어디 시험삼아 데려다가
以予示之(이여시지) : 그에게 나를 보여 보자
明日(명일) : 다음날
列子與之見壺子(열자여지견호자) : 열자는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났다
出而謂列子曰(출이위열자왈) : 밖으로 나오자 열자에게 말했다
噫子之先生死矣(희자지선생사의) : 아, 당신의 선생은 죽을 것입
니다
弗活矣(불활의) : 살지 못해요
不以旬數矣(불이순수의) : 열흘을 못 넘깁니다
吾見怪焉(오견괴언) : 난 괴상한 상을 봤어요
見濕灰焉(견습회언) : 축축한 재의 상을 봤거든요
列子入(열자입) : 열자는 방에 들어가
泣涕沾襟以告壺子(읍체첨금이고호자) : 눈물로 옷깃을 적시며 그
것을 호자에게 알렸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했다
鄕吾示之以地文(향오시지이지문) : 아까 난 그에게 대지의 상을
보여 주었다
萌乎不震不止(맹호불진불지) : 산같이 육중하여 움직이지도 멈추
지도 않는다
是殆見吾杜德機也(시태견오두덕기야) : 즉 그는 거의 내 덕을 막
는 조짐을 봤을 것이다
嘗又與來(상우여래) : 어디 시험삼아 한 번 데려와 보아라
明日(명일) : 다음날
又與之見壺子(우여지견호자) : 열자는 다시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났다
出而謂列子曰(출이위열자왈) : 밖으로 나오자 열자에게 말했다
幸矣(행의) : 다행이군요
子之先生遇我也(자지선생우아야) : 당신의 선생은 날 만나서
有瘳矣(유추의) : 병이 나았습니다
全然有生矣(전연유생의) : 아주 생기가 있어요
吾見其杜權矣(오견기두권의) : 난 그의 생명의 싹을 봤어요
列子入(열자입) : 열자는 들어가
以告壺子(이고호자) : 그것을 호자에게 알렸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했다
鄕吾示之而天壤(향오시지이천양) : 아까 난 천지의 상을 보여 줬
지
名實不入(명실불입) : 명목도 실체도 끼어들지 못하며
而機發於踵(이기발어종) : 생명의 조짐이 몸의 깊은 데서 생겨나
는 것이다
是殆見吾善者機也(시태견오선자기야) : 그는 거의 내 생명의 조
짐을 봤을 것이다
嘗又與來(상우여래) : 어디서 시험삼아 또 데려와 보라
明日(명일) : 다음날
又與之見壺子(우여지견호자) : 열자는 또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
났다
出而謂列子曰(출이위열자왈) : 점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영자
에게 말했다
子之先生不齊(자지선생부제) : 당신의 선생은 상이 일정하지않아
요
吾无得而相焉(오무득이상언) : 그래서 나는 상을 볼 수가 없었습
니다
試齊(시제) : 만약 일정해지면
且復相之(차부상지) : 다시 한 번 점쳐 봅시다
列子入(열자입) : 열자는 들어가
以告壺子(이고호자) : 그것을 호자에게 알리니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하기를
鄕吾示之以太沖莫勝(향오시지이태충막승) : 나는 아까 차별이 없
는 허무의 상을 보여 주었다
是殆見吾衡氣機也(시태견오형기기야) : 그는 거의 내 조화 된 기
의 조짐을 봤을 것이다
예桓之審爲淵(예환지심위연) : 가령 소용돌이치는 깊은 물도 연
못이고
止水之審爲淵(지수지심위연) : 괴어 있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流水之審爲淵(류수지심위연) : 흐르는 깊은 물도 연못이다
淵有九名(연유구명) : 연못에는 아홉 가지가 있는데
此處三焉(차처삼언) : 이것은 그 중 세 가지일 뿐이다
嘗又與來(상우여래) : 어디 또 데려와 보아라
明日(명일) : 다음 날
又與之見壺子(우여지견호자) : 열자는 또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
났다
立未定(립미정) : 서기도 전에
自失而走(자실이주) : 계함은 얼이 빠져 도망쳤다
壺子曰追之(호자왈추지) : 호자가 쫓으라 하여
列子追之不及(열자추지불급) : 열자는 쫓아갔으나 잡지 못하고
反以報壺子曰(반이보호자왈) : 돌아와 호자에게 보고 하기를
已滅矣(이멸의) : 사라져 버렸습니다
已失矣(이실의) : 간 곳을 모르겠습니다
吾弗及已(오불급이) : 저는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했다
鄕吾示之以未始出吾宗(향오시지이미시출오종) : 아까 나는 내 본
질 그대로의 상을 보여 줬다
吾與之虛而委蛇(오여지허이위사) : 나는 스스로를 허심하게 하여
사물에 순종하였으므로
不知其誰何(부지기수하) : 그는 내 실체를 알지 못한 것이다
因以爲弟靡(인이위제미) : 바람 부는 대로 나부끼고
因以爲波流(인이위파류) : 파도 치는 대로 흐른다고 생각했기 때
문에
故逃也(고도야) : 점을 치지 못하고 도망친 것이다
然後列子自以爲未始學而歸(연후열자자이위미시학이귀) : 그런 일
이 있은 뒤에 열자는 비로소 자기가 아직 학문을 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갔다
三年不出(삼년불출) : 3년 동안 밖에 나가지 않으며
爲其妻爨(위기처찬) : 아내를 위해 밥도 짓고
食豕如食人(식시여식인) : 돼지 기르기를 사람 먹이듯이 하여
於事无與親(어사무여친) : 세상 일에 좋아하고 싫어함이 없어졌
다
雕琢復朴(조탁복박) : 허식을 깎아 버리고 본래의 소박함으로 돌
아가
塊然獨以其形立(괴연독이기형립) : 무심히 독립해 있으면서
紛而封哉(분이봉재) : 갖가지 일이 일어나도 거기 얽매이지 않았
다
一以是終(일이시종) : 그는 오로지 이와 같이 하여 일생을 마쳤
다
无爲名尸(무위명시) : 명예의 표적이 되지 말라
无爲謀府(무위모부) : 모략의 창고가 되지 말라
无爲事任(무위사임) : 일의 책임자가 되지 말라
无爲知主(무위지주) : 지혜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
體盡无窮(체진무궁) : 무궁한 도를 잘 터득하고
而遊无朕(이유무짐) : 자취 없는 경지에 노닐며
盡其所受乎天(진기소수호천) : 자연으로부터 받은 것을 온전하게
하고
而无見得(이무견득) : 스스로 얻는 바가 있었다고 생각지 말라
亦虛而已(역허이이) : 오직 허심해지는 것뿐이다
至人之用心若鏡(지인지용심약경) : 지인의 마음의 작용은 거울과
같다
不將不迎(불장불영) : 사물을 보내지도 맞아 들이지도 않는다
應而不藏(응이불장) : 사물에 따라 응하되 감추지 않는다
故能勝物而不傷(고능승물이불상) : 그러니까 사물에 대응하여 몸
을 손상시키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南海之帝爲倏(남해지제위숙) : 남해의 임금을 숙이라 하고
北海之帝爲忽(북해지제위홀) : 북해의 임금을 홀이라 하며
中央之帝爲混沌(중앙지제위혼돈) : 중앙의 임금을 혼돈이라 한다
숙與忽時相與遇於混沌之地(숙여홀시상여우어혼돈지지) : 숙과 홀
이 때마침 혼돈의 땅에서 만났는데
混沌待之甚善(혼돈대지심선) : 혼돈이 매우 융숭하게 그들을 대
접했으므로
倏與忽謀報混沌之德曰(숙여홀모보혼돈지덕왈) : 숙과 홀은 혼돈
의 은혜에 보답할 의논을 했다
人皆有七竅以視聽食息(인개유칠규이시청식식) : 사람은 누구나
일곱 구멍이 있어서 그것으로 보고 듣고 먹고 숨쉬는데
此獨無有(차독무유) : 이 혼돈에게만 그것이 없다
嘗試鑿之(상시착지) : 어디 시험삼아 구멍을 뚫어주자
日鑿一竅(일착일규) : 그래서 날마다 한 구멍씩 뚫었는데
七日而混沌死(칠일이혼돈사) : 7일이 지나자 혼돈은 죽고 말았다
騈拇(병무)
騈拇枝指(병무지지) : 병무와 지지는
出乎性哉(출호성재) : 성에서 나온 것이다.
而侈於德(이치어덕) : 그러나 그것은 덕에 있어서는 군더더기요
附贅縣疣(부췌현우) : 살에 붙은 사마귀나 달려 있는 혹은
出乎形哉(출호형재) : 형에서 생긴 것이다
而侈於性(이치어성) : 그러나 그것은 성에 있어서는 군더더기다
多方乎仁義而用之者(다방호인의이용지자) : 인과 의를 여러 방면
으로 쓰는 것은
列於五藏哉(열어오장재) : 오장에서 짜낸 지혜인 것이다
而非道德之正也(이비도덕지정야) : 그러나 그것은 도덕의 진정한
것은 아니다
是故(시고) : 그러므로
騈於足者(병어족자) : 네 발가락은
連無用之肉也(연무용지육야) : 쓸 데 없는 군살을 붙인 것이요
枝於手者(지어수자) : 여섯 손가락은
樹無用之指也(수무용지지야) : 쓸 데 없는 한 손가락을 덧붙인
것이요
騈枝於五藏之情者(병지어오장지정자) : 오장의 진성에서 인의를
짜내는 것은
淫僻於仁義之行(음벽어인의지행) : 인의의 행에 치우쳐 빠져서
而多方於聰明之用也(이다방어총명지용야) : 쓸 데 없는 총명의
활동을 덧붙이는 것이다
是故(시고) : 그러므로
騈於明者(병어명자) : 쓸 데 없이 눈을 쓰는 사람은
亂五色(란오색) : 오색을 어지럽히고
淫文章(음문장) : 아름다운 채색에 빠진 사람이다
靑黃黼黻之煌煌非乎(청황보불지황황비호) : 그래서 청황보불을
눈부시게 찬란하게 하였으니 그것도 또한 쓸데 없는 것으로서
而離朱是已(이이주시이) : 저 이주가 그 사람이 아니었던가
多於聰者(다어총자) : 또 쓸 데 없이 귀를 많이 쓰는 사람은
亂五聲(란오성) : 오음을 어지럽히고
淫六律(음육률) : 육률에 빠진 사람들이다
金石絲竹黃鐘大呂之聲非乎(금석사죽황종대려지성비호) : 그래서
금석사죽과 황종·대려를 지어냈으니 그것도 또한 쓸 데 없는 것
으로서
而師曠是已(이사광시이) : 저 사광이 그 사람이 아니었던가
枝於仁者(지어인자) : 또 쓸데 없이 인에 지나친 사람은
擢德塞性以收名聲(탁덕색성이수명성) : 덕을 해치고 성을 막아
서 그로써 이름을 거두어
使天下簧鼓以奉不及之法非乎(사천하황고이봉불급지법비호) : 천
하의 이목을 시끄러이 감하게 하여 사람이 미쳐가지 못할 법을
받들게 했으니 그것도 또한 쓸 데 없는 것으로서
而曾史是已(이증사시이) : 저 증참과 사유가 그 사람이 아니었던
가
騈於辯者(병어변자) : 또 쓸 데 없이 변론에 지나친 사람은
累瓦結繩竄句(루와결승찬구) : 재주 있고 끊임 없는 말과 아름다
운 글귀를 찾아서
遊心於堅白同異之閒(유심어견백동이지한) : 견백동이의 궤변을
놀려
而敝跬譽無用之言非乎(이폐규예무용지언비호) : 쓸데 없는 말을
칭찬하기에 지치었으니
而楊墨是已(이양묵시이) : 저 양주와 묵적이 그 사람들이 아디었
던가
故此皆多騈旁枝之道(고차개다병방지지도) : 그러므로 그들은 모
두 다병방지의 학설이라
非天下至至正也(비천하지지정야) : 천하의 왜곡이 아닌가
彼至正者(피지정자) : 저 천하의 지정은
不失其性命之情(불실기성명지정) : 그 성명의 정을 잃지 않은 것
이다
故合者不爲騈(고합자불위병) : 그러므로 합해도 네 발가락이라
하여 싫어하지 않고
而枝者不爲岐(이지자불위기) : 갈라져도 여섯 손가락이라 하여
싫어하지 않으며
長者不爲有餘(장자불위유여) : 길어도 남는다 생각하지 않고
短者不爲不足(단자불위부족) : �아도 모자란다 생각하지 않는다
是故鳧脛雖短(시고부경수단) : 그러므로 오리 다리가 비록 짧아
도
續之則憂(속지칙우) : 이어 주면 걱정할 것이요
鶴脛雖長(학경수장) : 학의 다리가 비록 길어도
斷之則悲(단지칙비) : 끊어주면 슬퍼할 것이다
故性長非所斷(고성장비소단) : 그러므로 그러므로 천성은 길어도
끊을 것이 아니요
性短非所續(성단비소속) : 짧아도 이을 것이 아니니
無所去憂也(무소거우야) : 만일 천성을 따라 실행한다면 걱정은
스스로 없어질 것이다
意仁義其非人情乎(의인의기비인정호) : 이렇게 생각한다면 저 인
의는 사람의 생명의 진실이 아닌 것 같다
彼仁人何其多憂也(피인인하기다우야) : 왜냐하면 저 인의에는 어
찌 그리 걱정도 많으가
且夫騈於拇者(차부병어무자) : 또한 저 붙은 발가락도
決之則泣(결지칙읍) : 갈라 째면 울 것이요
枝於手者(지어수자) : 여섯 손가락도
齕之則啼(흘지칙제) : 물어 끊으면 울 것이다
二者或有餘於數(이자혹유여어수) : 두 가지 중에서 하나는 수에
서 하나가 더 있고
或不足於數(혹부족어수) : 하나는 수에서 하나가 모자라지마는
其於憂一也(기어우일야) : 그 걱정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今世之仁人(금세지인인) : 오늘날 이 세상의 어진 이는
蒿目而憂世之患(호목이우세지환) : 근심스러운 눈으로 세상의 걱
정거리를 걱정하고 있는지마는
不仁之人(불인지인) : 그것은 저 어질지 않은 이가
決性命之情而饕貴富(결성명지정이도귀부) : 자기의 성명의 정을
어지럽히어 부귀에 탐을 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故曰仁義其非人情乎(고왈인의기비인정호) : 그러므로 저 인의는
사람의 성명의 진실이 아닌 것 같다
自三代以下者(자삼대이하자) : 왜냐 하면 삼대로부터 내려오면서
天下何其囂囂也(천하하기효효야) : 천하는 어찌 그리도 시끄러웠
던가
且夫待鉤繩規矩而正者(차부대구승규구이정자) : 또한 곡척이나
먹줄이나 정원기낭 정방기를 기다려서 비로소 그 모양을 바르게
하는 것은
是削其性者也(시삭기성자야) : 그 물의 성을 깎는 것이요
待繩約膠漆而固者(대승약교칠이고자) : 노끈으로 묶거나 아교불
로 붙쳐서 비로소 단단하게 하는 것은
是侵其德者也(시침기덕자야) : 그 사람의 본성을 잃어버리게 하
는 것이다
屈折禮樂(굴절예악) : 예악으로 다듬고
呴兪仁義(구유인의) : 인의로 달래어
以慰天下之心者(이위천하지심자) : 천하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은
此失其常然也(차실기상연야) : 그 사람의 본성을 잃어버리게 하
는 것이다
天下有常然(천하유상연) : 천하의 모든 물에는 그 본연의 성이
있는 것이다
常然者(상연자) : 그 본연의 성에 있어서는
曲者不以鉤(곡자불이구) : 굽은 것도 곡척으로써 된 것이 아니며
直者不以繩(직자불이승) : 곧은 것도 먹줄로 된 것이 아니며
圓者不以規(원자불이규) : 둥근 것도 규로 된 것도 아니며
方者不以矩(방자불이구) : 모난 것도 정방기로써 된 것이 아니다
附離不以膠漆(부리불이교칠) : 둘러 붙은 것도 아교불로써 된 것
이 아니요
約束不以纆索(약속불이묵색) : 단단한 것도 노끈으로써 묶어서 된
것이 아니다
故天下誘然皆生而不知其所以生(고천하유연개생이부지기소이생) :
그리하여 천하의 모든 물은 끊임없이 생겨나지마는 어떻게 생겨
나는 까닭을 모르고
同焉皆得而不知其所以得(동언개득이부지기소이득) : 그와 같이
천하의 모든 물은 그 덕성을 얻으면서도 어떻게 얻는 까닭을 모
르는 것이다
故古今不二(고고금불이) : 그러므로 그것은 예나 이제나 변함이
없어
不可虧也(불가휴야) : 사람의 힘으로는 없앨 수도 없는 것이다
則仁義又奚連連如膠漆纆索(칙인의우해연연여교칠묵색) : 그럴진대
또 어떻게 인의를 가지고 마치 아교풀이나 노끈처럼 사람을 묶어
서
而遊乎道德之間爲哉(이유호도덕지간위재) : 도덕의 사이에서 노
닐 수 있겠는가
使天下惑也(사천하혹야) : 그것은 오직 천하의 마음을 미혹시킬
뿐인 것이다
夫小惑易方(부소혹역방) : 대개 작은 미혹은 동서남북의 방위를
바꿀 뿐이지마는
大惑易性(대혹역성) : 큰 미혹은 사람의 성명의 진실을 바꾸게
하는 것이다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떻게 그러한 줄 아는가
有虞氏招仁義以撓天下也(유우씨초인의이요천하야) : 저 순임금이
인의를 내걸어 천하를 어지럽게 함으로부터
天下莫不奔命於仁義(천하막불분명어인의) : 온 천하는 모두 그
인의로 말미암아 분주했으니
是非以仁義易其性與(시비이인의역기성여) : 이것은 인의로써 그
성명의 진실과 바꾼 것이 아니겠는가
故嘗試論之(고상시론지) : 그러면 시험삼아 짐짓 말해 보리라
自三代以下者(자삼대이하자) : 하·은·주 삼대로부터 내려오면
서 천하는
天下莫不以物易其性矣(천하막불이물역기성의) : 모두 외물로써
그 성명의 진실과 바꾸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
小人則以身殉利(소인칙이신순리) : 소인은 이익을 위해 몸을 죽
였고
士則以身殉名(사칙이신순명) : 선비는 이름을 위해 몸을 죽였으
며
大夫則以身殉家(대부칙이신순가) : 대부는 국가를 위해 몸을 죽
였고
聖人則以身殉天下(성인칙이신순천하) : 성인은 천하를 위해 몸을
죽였던 것이다
故此數子者(고차수자자) : 그러므로 이들은
事業不同(사업부동) : 사업도 같지 않고
名聲異號(명성이호) : 명성도 달랐지마는
其於傷性以身爲殉(기어상성이신위순) : 그 성을 해치고 몸을 죽
인 데 있어서는
一也(일야) : 같은 것이다
臧與穀二人相與牧羊而俱亡其羊(장여곡이인상여목양이구망기양) :
어떤 종 내외가 염소를 먹이다가 다같이 염소를 잃어버렸다
問臧奚事(문장해사) : 계집종이 사내종에게 “어쩌다가 염소를
잃었는가?”고 물었다
則挾筴讀書(칙협협독서) : 사내종은 “책을 읽다가 잃었다”고 대
답했다
問穀奚事(문곡해사) : 다시 사내종이 계집종에게 “어쩌다가 염
소를 잃었는가.”고 물었다
則博塞以遊(칙박색이유) : 계집종은 “사위를 놀다가 잃었소.”
하고 대답했다 한다
二人者(이인자) : 이들은
事業不同(사업부동) : 그 한 일은 달랐지마는
其於亡羊均也(기어망양균야) : 염소를 잃은 데 있어서는 같다
伯夷死名於首陽之下(백이사명어수양지하) : 백이는 이름을 위하
여 수양산 밑에서 죽었고
盜跖死利於東陵之上(도척사리어동릉지상) : 도척은 이익을 휘해
서 동릉산 위에서 죽었으니
二人者(이인자) : 두 사람은
所死不同(소사부동) : 죽은 바 까닭은 다르지마는
其於殘生傷性均也(기어잔생상성균야) : 그 목숨을 죽이고 본성을
해친 데 있어서는 같은 것이다
奚必伯夷之是而盜跖之非乎(해필백이지시이도척지비호) : 그런데
어째서 백이는 옳다 하고 도척은 그르다 하는가
天下盡殉也(천하진순야) : 천하는 모두 그 “무엇”을 위하여 죽
는 것이다
彼其所殉仁義也(피기소순인의야) : 저 한 사람은 인의를 위해서
죽었다 하여
則俗謂之君子(칙속위지군자) : 세속에서는 그를 군자라 일컫고
其所殉貨財也(기소순화재야) : 또 한 사람은 재물을 위해서 죽었
다 하여
則俗謂之小人(칙속위지소인) : 세상에서는 그를 소인이라 일컫는
다
其殉一也(기순일야) : 그러나 그 “무엇을 위해서 죽음”은 하나
이건만
則有君子焉(칙유군자언) : 거기에 군자다
有小人焉(유소인언) : 소인이라 구별을 붙이는구나
若其殘生損性(약기잔생손성) : 그러나 그 목숨을 죽이고 본성을
해친데 있어서는
則盜跖亦伯夷已(칙도척역백이이) : 도척이나 백이가 다름이 없거
늘
又惡取君子小人於其間哉(우악취군자소인어기간재) : 거기에 또
무슨 군자니 소인이니 하는 구별을 붙일 것인가
且夫屬其性乎仁義者(차부속기성호인의자) : 또 저 본성을 억지로
인의에 따르게 한다면
雖通如曾史(수통여증사) : 비록 증참이나 사유처럼 인의에 통한
다해도
非吾所謂臧也(비오소위장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훌륭함이
아닌 것이다
屬其性於五味(속기성어오미) : 이와 같이 그 본성을 억지로 오미
에 따르게 한다면
雖通如兪也(수통여유야) : 비록 유아처럼 음식 맛에 통한다 해도
非吾所謂臧也(비오소위장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훌륭함이
아니요
屬其性乎五聲(속기성호오성) : 또 그 본성을 억지로 오성에 따
르게 한다면
雖通如師曠(수통여사광) : 비록 안광처럼 소에 통한다 해도
非吾所謂聰也(비오소위총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청이 아니
며
屬其性乎五色(속기성호오색) : 그 본성을 억지로 오색에 따르게
한다면
雖通如離朱(수통여이주) : 비록 이주처럼 빛깔에 통한다 해도
非吾所謂明也(비오소위명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면이 아닌
것이다
吾所謂臧者(오소위장자) : 내가 이르는 바 훌륭하다는 것은
非仁義之謂也(비인의지위야) : 인의를 말한 것이 아니다
臧於其德而已矣(장어기덕이이의) : 그 덕을 완전하게 하는 것을
말한 것뿐이요
吾所謂臧者(오소위장자) : 내가 이르는 바 훌륭하다는 것은
非所謂仁義之謂也(비소위인의지위야) : 저 인의를 말한 것이 아
니라
任其性命之情而已矣(임기성명지정이이의) : 자연의 정에 맡김을
말한 것 뿐이며
吾所謂聰者(오소위총자) : 내가 이르는 바 총이라 하는 것은
非謂其聞彼也(비위기문피야) : 저 사람이 만든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自聞而已矣(자문이이의) : 자기 스스로를 듣는 것을 말한 것뿐이
요
吾所謂明者(오소위명자) : 내가 이른바 명이라 하는 것은
非謂其見彼也(비위기견피야) : 저 사람이 만든 빛깔을 보는 것이
아니라
自見而已矣(자견이이의) : 자기 스스로를 보는 것을 말한 것뿐이
다
夫不自見而見彼(부불자견이견피) : 대개 자기 스스로 보지 못하
고 남의 본 것만을 본다거나
不自得而得彼者(불자득이득피자) : 자기 스스로 얻지 못하고 남
의 얻은 것만을 얻는다는 것은
是得人之得而不自得其得者也(시득인지득이불자득기득자야) : 이
것은 남의 얻은 것을 얻었을 뿐으로 자기의 얻은 것을 자기 스스
로 얻지 못한 것이요
適人之適而不自適其適者也(적인지적이불자적기적자야) : 남의 만
족을 만족할 뿐으로 자기의 만족으 자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夫適人之適而不自適其適(부적인지적이불자적기적) : 대개 남의
만족을 만족할 뿐으로 자기으리 만족을 자기 스스로 만족하지 못
한다면
雖盜跖與伯夷(수도척여백이) : 비록 도척과 백이의 차별은 있지
마는
是同爲淫僻也(시동위음벽야) : 다같이 바깥 물에 본성을 잃는 것
이다
余愧乎道德(여괴호도덕) : 내 도덕에 미치지 못함을 부그러워하
노니
是以上不敢爲仁義之操(시이상불감위인의지조) : 그러므로 위로는
감히 인의의 조종을 굳이 지키려고도 하지 않거니와
而下不敢爲淫僻之行也(이하불감위음벽지행야) : 아래로는 감히
바깥 물을 위하여 본성을 잃지도 않으려 한다
馬蹄(마제)
馬(마) : 말은
蹄可以踐霜雪(제가이천상설) : 발굼으로써 서리와 눈을 밟을 수
있고
毛可以禦風寒(모가이어풍한) : 털로써는 바람이나 추위를 막을
수 있다
齕草飮水(흘초음수) : 또 풀을 뜯고 물을 마시며
翹足而陸(교족이륙) : 발을 들어 뛰기도 한다
此馬之眞性也(차마지진성야) : 이것은 말의 진성으로서
雖有義臺路寢無所用之(수유의대로침무소용지) : 비록 의대와 노
침이 있어도 그에게는 아무 쓸 데가 없는 것이다
及至伯樂(급지백락) : 그런데 백락 이 세상에 나와서
曰我善治馬(왈아선치마) : <나는 말을 잘 다른다>하고는
燒之(소지) : 털을 불사르거나
剔之(척지) : 깎기도 하고
刻之(각지) : 발톱을 깍거나
雒之(락지) : 지지기도 하면
連之以羈馽(연지이기칩) : 또 여러 놈의 머리와 발을
編之以皁棧(편지이조잔) : 한 줄에 엮어 마판에 매어 놓으니
馬之死者十二三矣(마지사자십이삼의) : 죽는 놈이 10의 2, 3이나
되었다
飢之(기지) : 또 훈련을 시킨다 하여 굶주리고
渴之(갈지) : 목마르게 하기도 하고
馳之(치지) : 달리게 하기도 하여
驟之(취지) : 또 여러 가지로 다독거리고
整之(정지) : 길을 들이고
齊之(제지) : 가지런히 하기도 한다
前有橛(전유궐) : 앞에는 자갈과
飾之患(식지환) : 치레의 귀찬스러운 꾸밈이 있고
而後有鞭筴之威(이후유편협지위) : 뒤에는 채찍질의 무서움이 있
으니
而馬之死者已過半矣(이마지사자이과반의) : 이에 죽는 놈은 거의
반이 넘었다
陶者曰我善治埴(도자왈아선치식) : 또 도자는 <나는 진흙을 잘
다루는데
圓者中規(원자중규) : 둥근 그릇을 만들면 정원기에 맞고
方者中矩(방자중구) : 모난 그릇을 만들면 정방기에 맞는다>하고
匠人曰我善治木(장인왈아선치목) : 또 목수는 <나는 나무를 잘
다르는데
曲者中鉤(곡자중구) : 굽은 것을 만들면 곡척에 맞고
直者應繩(직자응승) : 곧은 것을 만들면 먹줄에 맞는다>고 한다
夫埴木之性(부식목지성) : 그러나 진흙이나 나무의 성질이
豈欲中規矩鉤繩哉(기욕중규구구승재) : 어찌 정원기나 방력기 곡
척이나 먹줄에 맞추어지기를 바랄 것인가
然且世世稱之曰(연차세세칭지왈) : 그런데 세상 사람은 오랜 세
월을 두고
伯樂善治馬(백락선치마) : 백락은 말을 잘 다루고
而陶匠善治埴木(이도장선치식목) : 도장은 진흙이나 나무를 잘
다른다고 칭찬하고 있으니
此亦治天下者之過也(차역치천하자지과야) : 이 또한 인의로써 천
하를 잘 다스린다는 사람의 허물과 같은 것이다
吾意善治天下者不然(오의선치천하자불연) : 그러나 내 생각에는
천하를 잘 다스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彼民有常性(피민유상성) : 저 백성들에게는 떳떳한 성질이 있는
것이다
織而衣(직이의) : 베 짜서 옷해 입고
耕而食(경이식) : 밭 갈아서 밥을 먹는다
是謂同德(시위동덕) : 이것을 동덕이라 하고
一而不黨(일이불당) : 오직 순일해서 치우치지 않으니
命曰天放(명왈천방) : 이것을 천방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故至德之世(고지덕지세) : 그러므로 지덕의 세상에 있어서는
其行塡塡(기행전전) : 백성들의 행동은 느리고 무거웠으며
其視顚顚(기시전전) : 그들의 보는 것은 한 곬으로 마음을 썼던
것이다
當是時也(당시시야) : 그리하여 이 때에는
山无蹊隧(산무혜수) : 산에는 아직 길이 없었고
澤无舟梁(택무주량) : 바다에는 배가 없었다
萬物群生(만물군생) : 사람들은 한데 모이어
連屬其鄕(연속기향) : 그 고장에서 추녀를 잇대어 살았을 뿐 아
니라
禽獸成群(금수성군) : 짐승들은 때를 짓고
草木遂長(초목수장) : 초목은 저절로 자랐던 것이다
是故禽獸可係羈而遊(시고금수가계기이유) : 그러므로 짐승들을
이끌어 같이 놀 수 있었고
鳥鵲之巢可攀援而闚(조작지소가반원이규) : 까막까치의 둥우리에
도 올라가 볼 수 있었던 것이다
夫至德之世(부지덕지세) : 대개 지덕의 세상에 있어서는
同與禽獸居(동여금수거) : 짐승과 한가지도 함께 살았고
族與萬物竝(족여만물병) : 만물과 겨레하여 구별이 없었으니
惡乎知君子小人哉(악호지군자소인재) : 군자와 소인을 어떻게 알
았겠는가
同乎无知(동호무지) : 한가지로 무지하여
其德不離(기덕불리) : 덕에서 떠남이 없었고
同乎无欲(동호무욕) : 한가지로 무욕했으니
是謂素樸(시위소박) : 이것을 일러 소박이라 하는 것이다
素樸而民性得矣(소박이민성득의) : 그렇게 소박하였기에 백성들
은 그 성명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及至聖人(급지성인) : 그러다가 성인이 나옴에 이르러
蹩躠爲仁(별설위인) : 허덕허덕 분주히 인을 지었고
踶跂爲義(제기위의) : 억지로 애를 써서 의를 삼으니
而天下始疑矣(이천하시의의) : 천하가 비로소 의심하게 된 것이
다
澶漫爲樂(단만위락) : 음탕한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고
摘僻爲禮(적벽위례) : 손발을 굽혀 예를 정하니
而天下始分矣(이천하시분의) : 천하는 여기서 갈라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故純樸不殘(고순박불잔) : 그러므로 순박을 깎지 않고서
孰爲犧樽(숙위희준) : 어떻게 희존을 만들겠으며
白玉不毁(백옥불훼) : 백옥을 부수지 않고서
孰爲珪璋(숙위규장) : 어떻게 규장을 만들겠는가
道德不廢(도덕불폐) : 그와 같이 도덕을 폐하지 않고서
安取仁義(안취인의) : 어떻게 인의를 내세울 것이며
性情不離(성정불리) : 본성을 떠나지 않고서
安用禮樂(안용예악) : 어떻게 예악을 쓸 것이겠는가
五色不亂(오색불란) : 또 오색을 어지럽히지 않고 서
孰爲文采(숙위문채) : 어떻게 문채를 지을 것이며
五聲不亂(오성불란) : 오성을 어지럽히지 않고서
孰應六律(숙응육률) : 어떻게 6율을 만들겠는가
夫殘樸以爲器(부잔박이위기) : 박을 해치어 그릇을 만든 것은
工匠之罪也(공장지죄야) : 이 공장의 허물이요
毁道德以爲仁義(훼도덕이위인의) : 도덕을 헐어 인의를 만든 것
은
聖人之過也(성인지과야) : 이 성인의 허물이다
夫馬(부마) :
陸居則食草飮(륙거칙식초음수) : 대개 말이 들에 있을 때에는 풀
을 뜯고 물을 마시며
喜則交頸相靡(희칙교경상미) : 기쁘면 목을 비비어 서로 친하고
怒則分背相踶(노칙분배상제) : 성이 나면 등을 나누어 서로 밟는
다
馬知已此矣(마지이차의) : 말의 지혜는 여기에 그쳤던 것이다
夫加之以衡扼(부가지이형액) : 그러다가 그 목에다가 명에를 지
우고
齊之以月題(제지이월제) : 그 이마에 월제를 붙이면
而馬知介倪(이마지개예) : 말의 지혜는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니
곁눈으로 달아날 틈을 엿보기도 하고
闉扼(인액) : 목을 굽혀 항거흘 하며
鷙曼(지만) : 재빨리 뛰어 치치기도 하고
詭銜(궤함) : 가만히 자갈을 �어 내거나
竊轡(절비) : 몰래 고삐를 풀어 뜯기도 한다
故馬之知而態至盜者(고마지지이태지도자) : 그러므로 말의 지혜
가 이처럼 간사하게 된 것은
伯樂之罪也(백락지죄야) : 백락의 허물이다
夫赫胥氏之時(부혁서씨지시) : 저 혁서씨 때에는
民居不知所爲(민거부지소위) : 백성들은 집에 있어도 할 일을 몰
랐고
行不知所之(행부지소지) : 밖으로 나가도 꼭 가야 할 곳을 몰랐
다
含哺而熙(함포이희) : 밥을 먹으면 즐거워하고
鼓腹而遊(고복이유) : 배를 두드리면서 놀았으니
民能以此矣(민능이차의) : 백성들의 능은 여기에 그쳤던 것이다
及至聖人(급지성인) : 그러다가 성인이 나움에 이르러
屈折禮樂以匡天下之形(굴절예악이광천하지형) : 예악으로써 손발
을 굽혀 꺽어 천하 사람의 모양을 바꾸고
縣跂仁義以慰天下之心(현기인의이위천하지심) : 인의를 높이 내
세워 천하 사람의 마음을 위로했다
而民乃始踶跂好知(이민내시제기호지) : 그리하여 백성들은 이에
준주히 지를 서로 좋아하고
爭歸於利(쟁귀어리) : 서로 다투어 이익으로 돌아가서
不可止也(불가지야) : 그것을 그치게할 수가 없었으니
此亦聖人過也(차역성인과야) : 이것은 또한 성인의 허물이다
胠篋(거협)
將爲胠篋探囊發匱之盜而爲守備(장위거협탐낭발궤지도이위수비) :
상자를 열고 푸대 주머니를 뒤지고 궤작을 들추는 도둑을 막기
위해서는
則必攝緘縢固扃鐍(칙필섭함등고경휼) : 반드시 노끈으로 잡아매거
나 비짱이나 자물쇠를 단단히 하면 되는 것이다
此世俗之所謂知也(차세속지소위지야) : 이것은 세상의 이른바 지
혜라는 것이다
然而巨盜至(연이거도지) : 그러나 큰 도둑은 오면
則負匱揭篋擔囊而趨(칙부궤게협담낭이추) : 궤짝을 지고 상자를
들고 주머니를 메고 달아나면서도
唯恐緘縢扃鐍之不固也(유공함등경휼지불고야) : 오히려 노끈이나
자물쇠가 실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然則鄕之所謂知者(연칙향지소위지자) : 그렇다면 앞에서 말한 바
지혜 있는 사람이란
不乃爲大盜積者也(불내위대도적자야) : 차라리 큰 도둑을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둔 사람이 되지 않는가
故嘗試論之(고상시론지) : 그러므로 이제 짐짓 시험삼아 논해 보
리라
世俗之所謂知者(세속지소위지자) : 세상에서 이르는 바 지혜있는
사람이란
有不爲大盜積者乎(유불위대도적자호) : 결국 큰 도둑을 위해서
재물을 쌓아 두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가
所謂聖者(소위성자) : 세상에서 이르는 바 성자란
有不爲大盜守者乎(유불위대도수자호) : 결국 큰 도둑을 위해서
문지기 노릇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가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째서 그런 줄을 아는가
昔者齊國隣邑相望(석자제국린읍상망) : 옛날 제나라는 이웃 고을
이 잇대어 있어서
鷄狗之音相聞(계구지음상문) : 닭이나 개소리가 서로 들리고
罔罟之所布(망고지소포) : 그물을 펴 고기를 잡고
耒耨之所刺(뢰누지소자) : 호미를 들어 밭을 가는 지경이
方二千餘里(방이천여리) : 사방 삼천 여 리나 되었다 그
闔四竟之內(합사경지내) : 래서 사방의 국경 안을 잘 통일하여
所以立宗廟社稷(소이립종묘사직) : 그 안에 종묘와 사직을 세우
고
治邑屋州閭鄕曲者(치읍옥주려향곡자) : 읍옥·주려·향곡을 다스
릴 때에
曷嘗不法聖人哉(갈상불법성인재) : 어찌 저 성인의 법을 본받지
않겠는가
然而田成子一旦殺齊君而盜其國(연이전성자일단살제군이도기국) :
그러나 전성자는 하루 아침에 제나라 임금을 죽이고 그 나라를
도둑질 했으니
所盜者豈獨其國邪(소도자기독기국사) : 그 도둑질한 것이 어찌
오직 그 제나라뿐이겠는가
竝與其聖知之法而盜之(병여기성지지법이도지) : 또한 그 성인지
자의 법도 아울러 도둑질한 것이었다
故田成子有乎盜賊之名(고전성자유호도적지명) : 그러므로 전성자
는 도둑의 이름은 가졌지만는
而身處堯舜之安(이신처요순지안) : 그 몸은 요·숨처럼 편안히
살았다
小國不敢非(소국불감비) : 그러나 작은 나라들은 감히 그를 그르
다고 하지 못했고
大國不敢誅(대국불감주) : 큰 나라들도 또한 감히 그를 죽이지
못해서
專有齊國(전유제국) : 12대로 제나라를 가지고 있었으니
則是不乃竊齊國(칙시불내절제국) : 이것은 곧 저 제나라와
竝與其聖知之法以守其盜賊之身乎(병여기성지지법이수기도적지신
호) : 또한 그 성인지자의 법과를 아울러 도둑질함으로써 그 도
둑의 몸을 보전한 것이 아니었던가
嘗試論之(상시론지) : 또한 짐짓 시험삼아 말래 보리라
世俗之所謂至知者(세속지소위지지자) : 세상의 이른바 지지로
有不爲大盜積者乎(유불위대도적자호) : 큰 도둑을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지 않은 사람이 이떤가
所謂至聖者(소위지성자) : 또 세상의 이른바 지성도
有不爲大盜守者乎(유불위대도수자호) : 큰 도둑을 위하여 문지기
노릇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던가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째서 그런 줄을 아는가
昔者龍逢斬(석자용봉참) : 옛날에 능봉은 목을 베이어 죽고
比干剖(비간부) : 비간은 가슴을 쪼개어 죽고
萇弘胣(장홍이) : 장홍은 창자를 오려 내여 둑고
子胥靡(자서미) : 자서는 불에 살리어 죽었으니
故四子之賢而身不免乎戮(고사자지현이신불면호륙) : 그러면 이
네 사람은 어짊으로 해서 그 몸이 죽음을 면하지 못한 것이다
故跖之徒問於跖曰(고척지도문어척왈) : 그러므로 도척의 무리들
이 도척에게
盜亦有道乎(도역유도호) : “도둑에도 도가 있습니까?”하고 물
었을 때에
跖曰(척왈) : 도척은
何適而无有道邪(하적이무유도사) : “어는 곳엔들 도가 없을 수
있겠는가?
夫妄意室中之藏(부망의실중지장) : 대개 사람의 집안에 간직해
있는 물건을 미루어 알아 맞치는 것은
聖也(성야) : 성이요
入先(입선) : 먼저 들어가는 것은
勇也(용야) : 용이요
出後(출후) : 뒤에 나오는 것은
義也(의야) : 의요
知可否(지가부) : 되고 안 될 것을 아는 것은
知也(지야) : 지요
分均(분균) : 고르게 나누는 것은
仁也(인야) : 인이다
五者不備而能成大盜者(오자불비이능성대도자) :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못하고는 큰 도둑이 된다는 것은
天下未之有也(천하미지유야) : 천하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하
였다
由是觀之(유시관지) : 이 대답으로써 보면
善人不得聖人之道不立(선인부득성인지도불립) : 착한 사람도 이
성인의 도를 얻지 못하면 세상에 설 수 없고
跖不得聖人之道不行(척부득성인지도불행) : 도척도 이 성인의 도
를 얻지 못하면 행할 수 없는 것이다
天下之善人少而不善人多(천하지선인소이불선인다) : 그런데 천하
에는 착한 사람은 적고 착하지 않는 사람은 많은 것이니
則聖人之利天下也少而害天下也多(칙성인지리천하야소이해천하야
다) : 그렇다면 성인으로서 천하를 이롭게 하는 일은 적고 천하
를 해롭게 하는 일이 도리어 많은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唇竭則齒寒(진갈칙치한) :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차고
魯酒薄而邯鄲圍(로주박이감단위) : 노나라 술이 박해서 조나라
한단이 에워싸이었으며
聖人生而大盜起(성인생이대도기) : 성인이 태어남으로 해서 큰
도욱이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
掊擊聖人(부격성인) : 그러므로 성인의 지혜를 물리치고
縱舍盜賊(종사도적) : 도둑을 놓아 주어야
而天下始治矣(이천하시치의) : 천하는 비로소 다스려질 것이다
夫谷虛而川竭(부곡허이천갈) : 시냇물이 마르면 골짜기 물이 없
어질 것이요
丘夷而淵實(구이이연실) : 언덕이 무너지면 깊은 못이 메일 것이
며
聖人已死(성인이사) : 성인이 죽으면
則大盜不起(칙대도불기) : 큰 도둑은 일어나지 않아서
天下平而无故矣(천하평이무고의) : 천하는 태평하여 스스로 일이
없을 것이다
聖人不死(성인불사) : 그러나 성인이 죽지 안흐면
大盜不止(대도부지) : 큰 도둑은 그치지 않을 것이니
雖重聖人而治天下(수중성인이치천하) : 아무리 성인이 잇달아 일
어나서 천하를 다스린다 해도
則是重利盜跖也(칙시중리도척야) : 그것은 곧 도척을 잇대어 이
롭게 하는 것이 될 것이다
爲之斗斛以量之(위지두곡이량지) : 섬나 말을 만들어 물건을 달
면
則竝與斗斛而竊之(칙병여두곡이절지) : 저울대마저 도둑질할 것
이요
爲之權衡以稱之(위지권형이칭지) : 권형을 만들어 믿는 표로 쓰
면
則竝與權衡而竊之(칙병여권형이절지) : 그 권형마저 도둑질 당할
것이요
爲之符璽以信之(위지부새이신지) : 부새를 만들어 믿는 표로 쓰
면
則竝與符璽而竊之(칙병여부새이절지) : 그 부새마저 도둑질 당할
것이요
爲之仁義以矯之(위지인의이교지) : 인의의 도를 내세워 사람을
고치려 하면
則竝與仁義而竊之(칙병여인의이절지) : 그 인의마저 도둑질 당할
것이다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째서 그런 줄을 아는가
彼竊鉤者誅(피절구자주) : 저 조그마한 갈고랑이쯤 도둑질한 사
람은 목을 베이고
竊國者爲諸侯(절국자위제후) : 큰 다라를 도둑질한 사람은 제후
가 되는데
諸侯之門而仁義存焉(제후지문이인의존언) : 제후의 문에 인의가
있으니
則是非竊仁義聖知邪(칙시비절인의성지사) : 그러면 이것은 곧 인
의의 성지를 도둑질한 것이 아닌가
故逐於大盜(고축어대도) : 그러므로 큰 도둑을 따르고
揭諸侯(게제후) : 제후를 내세우고
竊仁義竝斗斛權衡符璽之利者(절인의병두곡권형부새지리자) : 인
의와 몇 섬이나 말이나 저울대나 부새의 이익을 도둑질한 것을
빼앗을 수 있는 사람이면
雖有軒冕之賞弗能勸(수유헌면지상불능권) : 비록 큰 벼슬의 상을
주어 착한 일을 권해도 듣지 않을 것이요
斧鉞之威弗能禁(부월지위불능금) : 무거운 형벌을 주어 악한 일
을 금해도 듣지 않을 것이다
此衆利盜跖而使不可禁者(차중리도척이사불가금자) : 이렇게 도척
에게 거듭거듭 큰 이익을 주어 금할 수 없도록까지 한 것은
是乃聖人過也(시내성인과야) : 이 곧 성인의 허물이니라
故曰(고왈) : 그러므로
魚不可脫於淵(어불가탈어연) : “고기는 못을 떠나서는 안 되고
國之利器不可以示人(국지리기불가이시인) : 나라의 이기는 사람
에게 보여서는 안된다.”했으니
彼聖人者(피성인자) : 저 성자는
天下之利器也(천하지리기야) : 천하의 이기라
非所以明天下也(비소이명천하야) : 천하에 드러내어 보일 것이
아니다
故絶聖棄知大盜乃止(고절성기지대도내지) : 그러므로 성을 끊고
지를 버리면 큰 도둑이 그칠 것이요
擿玉毁珠(적옥훼주) : 옥을 던져 버리고 구슬을 깨어 버리면
小盜不起(소도불기) : 작은 도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요
焚符破璽而民朴鄙(분부파새이민박비) : 부를 불사르고 새를 부수
어 버리면 백성은 순박해질 것이요
掊斗折衡(부두절형) : 말을 쪼게고 저울대를 꺾어 버리면
而民不爭(이민부쟁) : 백성은 다투지 않을 것이다
殫殘天下之聖法(탄잔천하지성법) : 그리하여 저 천하의 성법을
모두 없애버리면
而民始可與論議(이민시가여론의) : 백성들은 비로소 도덕을 이야
기하게 될 것이다
擢亂六律鑠絶竽瑟(탁란육률삭절우슬) : 육율을 휘저어 버리고 젖
대나 거문고를 불살라 버리고
塞師曠之耳(색사광지이) : 사광의 귀를 막아 버려야
而天下始人含其聰矣(이천하시인함기총의) : 천하의 사람들은 비
로소 그 천진의 총명을 가질 수 있을 것이요
滅文章(멸문장) : 문장을 �애 버리고
散五采(산오채) : 오채를 흩어 버리고
膠離朱之目(교이주지목) : 이주의 눈을 봉해 버려야
而天下始人含其明矣(이천하시인함기명의) : 천하 사람들은 비로
소 그 천진의 밝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요
毁絶鉤繩而棄規矩(훼절구승이기규구) : 구승을 부수어 버리고 규
구를 던져 버리고
攦工倕之指(려공수지지) : 공수의 손가락을 꺾어 버려야
而天下始人含其巧矣(이천하시인함기교의) : 천하의 사람들은 비
로소 천진의 기교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削曾史之行(삭증사지행) :
故曰(고왈) : 그러므로
大巧若拙(대교약졸) : 옛말에 “큰 교는 졸과 같다.”고 한 것이
다
削曾史之學(삭증사지학) : 이와 같이 저 증참과 사추의 행을 깎
아 버리고
鉗楊墨之口(겸양묵지구) : 양주·묵적의 입을 봉해 버리고
攘棄仁義(양기인의) : 인의를 물리쳐 없애 버려야
天下之德始玄同矣(천하지덕시현동의) : 천하의 덕은 비로소 절대
의 천진으로 돌아갈 것이다
彼人含其明(피인함기명)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밝음을 가지면
則天下不鑠矣(칙천하불삭의) : 천하의 마음은 어지럽지 않을 것
이요
人含其聰(인함기총)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총명함을 가지면
則天下不累矣(칙천하불루의) : 천하의 마음은 얽매이지 않을 것
이요
人含其知(인함기지)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지를 가지면
則天下不惑矣(칙천하불혹의) : 천하의 마음은 혹하지 않을 것이
니
人含其德(인함기덕)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덕망을 가지면
則天下不僻矣(칙천하불벽의) : 천하의 마음은 치우치지 않을 것
이니
彼曾史(피증사) : 저 증사·
楊墨(양묵) : 양묵·
師曠(사광) : 사광·
工倕(공수) : 공수·
離朱(리주) : 이주 따위들은
皆外立其德而以爚亂天下者也(개외립기덕이이약란천하자야) : 밖
으로 덕을 세움으로써 천하를 어지럽힌 사람들이라
法之所无用也(법지소무용야) : 정법에 있어서는 쓸 데 없는 사람
들이었다
子獨不知至德之世乎(자독부지지덕지세호) : 자네는 저 지덕의 세
상을 모르는가
昔者容成氏(석자용성씨) : 옛날에는 용성씨
大庭氏(대정씨) : 대정씨
伯黃氏(백황씨) : 백황씨
中央氏(중앙씨) : 중앙씨
栗陸氏(률륙씨) : 율육씨
驪畜氏(려축씨) : 여축씨
軒轅氏(헌원씨) : 헌원시
赫胥氏(혁서씨) : 혁서씨
尊盧氏(존노씨) : 존로씨
祝融氏(축융씨) : 축용씨
伏羲氏(복희씨) : 복희씨
神農氏(신농씨) : 신농씨들이 있었으니
當是時也(당시시야) : 이 때에는
民結繩而用之(민결승이용지) : 백성들은 노끈을 맺어 문자로 썼
고
甘其食(감기식) : 먹는 밥은 달게 여겼으며
美其服(미기복) : 입는 옷은 아름답게 여겼고
樂其俗(락기속) : 그 풍속을 즐겨하였으며
安其居(안기거) : 그 거처는 편안히 여겼다
隣國相望(린국상망) : 이웃 나라의 경계를 같이하여
鷄狗之音相聞(계구지음상문) : 닭소리 개소리가 서로 들렸지마는
民至老死而不相往來(민지로사이불상왕래) : 백성들은 늙어 죽도
록 서로 오고가지 않았으니
若此之時(약차지시) : 이러한 때를
則至治已(칙지치이) : 지치의 세상이라 하는 것이다
今遂至使民延頸擧踵曰(금수지사민연경거종왈) : 그러나 지금 세
상은 어떠한가, 백성들로 하여금 목을 빼고 발꿈치를 들어
某所有賢者(모소유현자) : “아무 곳에는 어진 이가 있다.”하며
贏糧而趣之(영량이취지) : 양식을 걸머지고 찾아가게 하고 있다
則內棄其親而外去其主之事(칙내기기친이외거기주지사) : 그리하
여 안으로는 그 어버이를 버리고 밖으로는 나라의 일을 버리게
되어
足跡接乎諸侯之境(족적접호제후지경) : 그 발자취는 제후의 나라
에 이었고
車軌結乎千里之外(차궤결호천리지외) : 그 수레바퀴는 천리 밖에
뻗치게 되었으니
則是上好知之過也(칙시상호지지과야) : 이것은 곧 윗사람들이 지
를 좋아하는 허물이다
上誠好知而無道(상성호지이무도) : 이와 같이 윗사람이 지를 좋
아할 줄만 알고 도가 없으면
則天下大亂矣(칙천하대란의) : 곧 천하는 크게 어지러워질 것이
다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떻게 그런 줄을 아는가
夫弓弩畢弋機變之知多(부궁노필익기변지지다) : 대개 활이나 그
물이나 줄살 따위의 기계를 Tm는 지혜가 많으면
則鳥亂於上矣(칙조란어상의) : 새들은 공중에서 어지러울 것이요
鉤餌罔罟罾笱之知多(구이망고증구지지다) : 그물이나 통발 따위를
쓰는 지혜가 많으면
則魚亂於水矣(칙어란어수의) : 고기들은 물에서 어지러울 것이요
削格羅落罝罘之知多(삭격라락저부지지다) : 닻이나 새그물이나
토끼그물 따위의 기계가 많으면
則獸亂於澤矣(칙수란어택의) : 짐승들은 늪에서 어지러울 것이다
知詐漸毒頡滑堅白解垢同異變多(지사점독힐활견백해구동이변다) :
이와 같이 괴로써 남을 속여 사회에 해를 끼치고 간사와 거짓과
재주와 궤변을 쓰는 변화가 많으면
則俗惑於辯矣(칙속혹어변의) : 세상은 이론에서 미혹될 것이다
故天下每每大亂(고천하매매대란) : 그리하여 천하는 언제나 크게
어지러울 것이다
罪在於好知(죄재어호지) : 그 죄는 지를 좋아하는 데 있는 것이
다
故天下皆知求其所不知(고천하개지구기소부지) : 그러므로 천하는
모두 자기가 모르는 바깥 것을 구할 줄만 알고
而莫知求其所已知者(이막지구기소이지자) : 자기가 이미 아는 안
의 것은 구할 줄을 모르며
皆知非其所不善(개지비기소불선) : 그 옳지 못한 것을 그르다 할
줄만 알고
而莫知非其所已善者(이막지비기소이선자) : 이미 옳다고 생각한
것도 때로는 그름이 되는 줄은 모른다
是以大亂(시이대란) : 그러므로 천하는 크게 어지러워질 것이다
故上悖日月之明(고상패일월지명) : 그러므로 위로는 일월의 밝음
을 어기고
下爍山川之精(하삭산천지정) : 아래로는 산천의 정기를 녹히며
中墮四時之施(중타사시지시) : 중간으로는 사시의 순행을 해치어
惴耎之蟲(췌연지충) : 발 없는 벌레나
肖翹之物(초교지물) : 날으난 짐스으로서
莫不失其性(막불실기성) : 어느 것 하나 그 성을 잃지 않는 것이
없으니
甚矣夫好知之亂天下也(심의부호지지란천하야) : 지를 좋아함이
천하를 어지럽게 하느는 것도 너무나 심하구나
自三代以下者是已(자삼대이하자시이) : 저 3대로부터 내려오면서
는 언제나 이러했었다
舍夫種種之民(사부종종지민) : 저 소박하고 참된 백성들은 버리
고
而悅夫役役之佞(이열부역역지녕) : 저 힘써 꾸미는 간사를 즐겨
했으며
釋夫恬淡無爲(석부념담무위) : 저 조용하고 깨끗하여 욕심이 없
는 풍속은 버리고
而悅夫啍啍之意(이열부톤톤지의) : 말 많은 조그마한 지혜를 즐겨
했으니
啍啍已亂天下矣(톤톤이란천하의) : 말 많은 조그마한 지혜에 천하
는 이미 어지러워졌던 것이다
在宥(재유)
聞在宥天下(문재유천하) : 천하를 편안하게 두어야한 다는 말은
들었어도,
不聞治天下也(불문치천하야) : 천하를 다스려서 된다는 말은 듣
지 못했다.
在之也者(재지야자) : 천하를 있게 하는까닭은
恐天下之淫其性也(공천하지음기성야) : 천하로 하여금 그 본성을
어지럽게 할가 두려워 하기 때문이요
宥之也者(유지야자) : 천하를 너그러이 하는 까닭은
恐天下之遷其德也(공천하지천기덕야) : 천하로 하여금 그 덕을
변하게 할가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天下不淫其性(천하불음기성) : 천하가 그 본성을 어지럽게 하지
않고
不遷其德(불천기덕) : 그 덕을 변하지 않는다면
有治天下哉(유치천하재) : 거기에 또 무슨 다스림이 있을 것인가
昔堯之治天下也(석요지치천하야) : 옛날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에는
使天下欣欣焉人樂其性(사천하흔흔언인락기성) : 천하로 하여금
바쁘게 그 본성을 즐기게 였으니
是不恬也(시불념야) : 이것은 편안하게 하지 못한 것이요
桀之治天下也(걸지치천하야) : 하의 걸주가 천하를 다스릴 때에
는
使天下瘁瘁焉人苦其性(사천하췌췌언인고기성) : 천하로 하여금
최최히 그 본성을 괴롭게 하였으니
是不愉也(시불유야) : 이것은 즐겁게 하지 못한 것이다
夫不恬不愉(부불념불유) : 편안하지 못하고 즐겁지 못한 것은
非德也(비덕야) : 덕이 아니니
非德也而可長久者(비덕야이가장구자) : 덕이 아니고서 오래 가는
일은
天下無之(천하무지) : 천하에 없는 것이다
人大喜邪(인대희사) : 사람이 너무 기뻐하면
毗於陽(비어양) : 양에 치우친 것이요
大怒邪(대노사) : 너무 성내면
毗於陰(비어음) : 음에 치우친 것이다
陰陽竝毗(음양병비) : 양과 음이 아울러 치우치면
四時不至(사시부지) : 사시가 고르지 못하고
寒暑之和不成(한서지화불성) : 추위나 더위가 조화를 이루지 못
하는 것이다
其反傷人之形乎(기반상인지형호) :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도리어
사람의 몸을 해치는 것이니
使人喜怒失位(사인희노실위) : 사람으로 하여금 기뻐하고 성냄이
자리를 잃게 하고
居處無常(거처무상) : 거하고 처하기에 떳떳함이 없게 하며
思慮不自得(사려부자득) : 생각하고 헤아림에 결정을 짓지 못하
게 하고
中道不成章(중도불성장) : 하는 일을 중간에서 그쳐 끝을 내지
못하게 한다
於是乎天下始喬詰卓鷙(어시호천하시교힐탁지) : 여기에서 천하는
비로소 교만하고 꾸짓고 자랑하고 사납게 되는 것이니
而後有盜跖(이후유도척) : 그래서 도척과
曾史之行(증사지행) : 증사의 행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故擧天下以賞其善者不足(고거천하이상기선자부족) : 그러므로 온
천하를 가지고 그 착한 이에게 상을 주려해도 만족하지 못했고
擧天下以罰其惡者不給(거천하이벌기악자불급) : 온 천하를 가지
고 그 악한 이에게 벌을 주려 해도 끝이 없었던 것이다
故天下之大(고천하지대) : 그러므로 천하의 큰 것을 가지고도
不足以賞罰(부족이상벌) : 상 주고 벌 주기에 부족하거늘
自三代以下者(자삼대이하자) : 삼대로부터 내려오면서
匈匈焉終以賞罰爲事(흉흉언종이상벌위사) : 서둘러 떠들면서 상
주고 벌주기를 일삼았으니
彼何暇安其性命之情哉(피하가안기성명지정재) : 저 백성들이 어
느 겨를에 그 성명의 진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而且說明邪(이차열명사) : 그래서 밝음을 즐기는 것은
是淫於色也(시음어색야) : 색에 빠지는 것이요
說聰邪(열총사) : 총명을 즐기는 것은
是淫於聲也(시음어성야) : 성색에 빠지는 것이며
說仁邪(열인사) : 인애함을 즉기는 것은
是亂於德也(시란어덕야) : 덕성을 어지럽히는 것이요
說義邪(열의사) : 의를 즐기는 것은
是悖於理也(시패어리야) : 이치를 어기는 것이며
說禮邪(열예사) : 예를 즐기는 것은
是相於技也(시상어기야) : 기교를 돕는 것이요
說樂邪(열락사) : 음악을 즐기는 것은
是相於淫也(시상어음야) : 음탕함을 돕는 것이며
說聖邪(열성사) : 성스러움을 즉기는 것은
是相於禮也(시상어예야) : 재주를 돕는 것이요
說知邪(열지사) : 지혜를 즐기는 것은
是相於疵也(시상어자야) : 시비의 병을 돕는 것이다
天下將安其性命之情(천하장안기성명지정) : 천하가 장차 그 성명
의 진실에 편안할 수 있다면
之八者(지팔자) : 이 여덟 가지는
存可也(존가야) : 있어도 좋고
亡可也(망가야) : 없어도 좋겠지만
天下將不安其性命之情(천하장불안기성명지정) : 천하가 장차 그
성명의 진실에 편안할 수 없다면
之八者(지팔자) : 이 여덟 가지는
乃始臠券獊囊而亂天下也(내시련권창낭이란천하야) : 사람을 얽매
고 사람을 바쁘게 하여 천하를 어지럽게 할 것이다
而天下乃始尊之惜之(이천하내시존지석지) : 그러하거늘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들을 높이고 그것들을 아끼니
甚矣天下之惑也(심의천하지혹야) : 심하기도 하구나, 천하의 미
혹됨이여
豈直過也而去之邪(기직과야이거지사) : 더구나 그것을 존경하고
만 말면 그만이겠지만
乃齋戒以言之(내재계이언지) : 이제 사람들은 재계한 뒤에 그것
을 말하고
跪坐以進之(궤좌이진지) : 꿇어앉아서 그것을 주고 받고
鼓歌以儛之(고가이무지) : 북치고 노래하며 떠들어대니
吾若是何哉(오약시하재) : 내가 이것들을 어떻게 하겠는가
故君子不得已而臨莅天下(고군자부득이이림리천하) : 그러므로 군
자가 할 수 없어 천하에 나올 때는
莫若無爲(막약무위) : 무이가 제일이니
無爲也而後安其性命之情(무위야이후안기성명지정) : 무위한 뒤에
라야 그 성명의 진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貴以身爲天下(귀이신위천하) : 그 몸을 천하를 다스리는 거보다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면
則可以託天下(칙가이탁천하) : 천하를 부탁할 수 있을 것이요
愛以身爲天下(애이신위천하) : 그 몽을 천하를 다스리는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면
則可以寄天下(칙가이기천하) : 천하를 맡길 수 있을 것이다
故君子苟能无解其五藏(고군자구능무해기오장) : 그러므로 군자로
서 진실로 오장을 풀어헤침이 없고
无擢其聰明(무탁기총명) : 그 총명을 휘두름이 없으면
尸居而龍見(시거이룡견) : 신주처럼 앉아 있어도 용처럼 활동하
고
淵黙而雷聲(연묵이뢰성) : 깊은 못처럼 잠잠해 있어도 그 이름은
우뢰처럼 울리며
神動而天隨(신동이천수) : 정신이 한 번 움직이면 천기는 저절로
따르고
從容无爲而萬物炊累焉(종용무위이만물취루언) : 조용히 무위하여
만물이 스스로 피어날 것이니
吾又何暇治天下哉(오우하가치천하재) : 내 또 어느 겨를에 천하
를 다스린다 할 것인가
崔瞿問於老聃曰(최구문어노담왈) : 최구가 노염에게 물었다
不治天下(불치천하) : “천하를 다스리지 않고
安臧人心(안장인심) :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착하게 할 수 있겠
읍니까?”했던 것이다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女愼無攖人心(여신무영인심) : “자네는 부디 사람의 마음을 어지
럽게 하지 말라
人心排下而進上(인심배하이진상) : 사람의 마음은 누르면 가라앉
고 추키면 올라가며
上下囚殺(상하수살) : 또한 오르고 내릴 때에 그 괴로워하는 것
은 옥에 갇치거나 죽음을 당하는 것 같은 것이다
淖約柔乎剛疆(뇨약유호강강) : 부드럽고 아름다워서 강강을 부
드럽게 하며
廉劌彫琢(렴귀조탁) :팽팽하고 모난 것을 뚜렷하게 하는 것이다
其熱焦火(기열초화) : 그 뜨거움은 타는 불과 같고
其寒凝氷(기한응빙) : 그 차거움은 언 얼음과 같으며
其疾俛仰之間而再撫四海之內(기질면앙지간이재무사해지내) : 그
빠르기는 한 쳐다보고 내려보는 사이에 사해 밖을 두 번이나 돌
수 있는 것이다
其居也淵而靜(기거야연이정) : 거처함에는 깊은 못과 같고
其動也懸而天(기동야현이천) : 움직일 때에는 하늘에 오르는 것
같으며
僨驕而不可係者(분교이불가계자) : 억세고 방만하여 억누를 수 없
는 것은
其唯人心乎(기유인심호) : 오직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昔者皇帝始以仁義攖人之心(석자황제시이인의영인지심) : 옛날 황
제가 처음으로 인의로써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힌 뒤로
堯舜於是乎股無胈脛無毛(요순어시호고무발경무모) : 요·순은 그
뒤를 이어 종아리의 살과
다리의 털을 없애서까지 활동하여
以養天下之形(이양천하지형) : 천하의 백성을 길렀고
愁其五藏以爲仁義(수기오장이위인의) : 오장을 괴롭혀 인의를 지
어내고
矜其血氣以規法度(긍기혈기이규법도) : 혈기를 자랑삼아 법도를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然猶有不勝也(연유유불승야) : 그러나 그래도 오히려 천하를 이
기지 못했던 것이다
堯於是放讙兜於崇山(요어시방환두어숭산) : 그래서 요임금은 환투
를 숭산으로 쫓아내고
投三苗於三峗(투삼묘어삼위) : 삼묘를 삼흘산에 몰아 넣고
流共工於幽都(유공공어유도) : 공공씨를 유도 귀양보냈으니
此不勝天下也(차불승천하야) : 이것이 곧 천하를 이기지 못한 까
닭이다
夫施及三王而天下大駭矣(부시급삼왕이천하대해의) : 그러다가 삼
왕 때에 이르러서는 천하가 크게 놀랐으니
下有桀跖(하유걸척) : 밑으로는 걸주와 도척이 있었고
上有曾史(상유증사) 위로는 증참과 사유가 있었다
而儒墨畢起(이유묵필기) : 그리하여 유자 묵가의 무리가 한꺼번
에 일어났다
於是乎喜怒相疑(어시호희노상의) : 좋거니 밉거니 하여 서로 의
심하고
愚知相欺(우지상기) : 어리석거니 지혜로우니 하여 서로 속이고
善否相非(선부상비) : 착하니 그르니 하여 서로 나무라고 것이니
誕信相譏(탄신상기) : 참이니 하여 서로 비방앴으니
而天下衰矣(이천하쇠의) : 그래서 천하는 쇠퇴해졌다
大德不同(대덕부동) : 대덕은 고르지 못하여
而性命爛漫矣(이성명란만의) : 성명은 어지러이 흩어졌으니
天下好知(천하호지) : 천하는 갈수록 지식을 좋아하여
而百姓求竭矣(이백성구갈의) : 백성들은 살기에 허덕였던 것이다
於是乎釿鋸制焉(어시호근거제언) : 그러자 다시 대패나 톱과 같
은 형구를 베풀고
繩墨殺焉(승묵살언) : 먹줄 같은 법률로써 죽이고
椎鑿決焉(추착결언) : 방망이나 끌로써 살을 찢고 뼈를 끊는 육
형을 베풀어
天下脊脊大亂(천하척척대란) : 천하는 척척하여 크게 어지러웠우
니
罪在攖人心(죄재영인심) : 그 죄는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힌 데 있
는 것이다
故賢者伏處大山嵁巖之下(고현자복처대산감암지하) : 그러므로 어
진 사라은 높은 산 험한 바위 밑에 숨어 살고
而萬乘之君憂慄乎廟堂之上(이만승지군우률호묘당지상) : 큰 나라
의 임금은 묘당 위에서 걱정 근심에 떨고 있었던 것이다
今世殊死者相枕也(금세수사자상침야) : 그러나 지금은 세상은 칼
에 베이어 죽은 사람은 서로 베고 누웠고
桁陽者相推也(항양자상추야) : 차고에 채인 사람은 서로 밀치며
刑戮者相望也(형륙자상망야) : 매에 맞아 죽는 사람은 서로 바라
보고 있는 것이다
而儒墨乃始離跂攘臂乎桎梏之間(이유묵내시리기양비호질곡지간) :
그런데도 저 유묵들은 높은 발걸음으로 질곡 사이를 팔을 휘두르
며 다니고 있으니
噫甚矣哉(희심의재) : 슬프다, 심하구나
其無愧而不知恥也甚矣(기무괴이부지치야심의) : 남에 대한 부끄
럼도 없고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심하구나
吾未知聖知之不爲桁陽接槢也(오미지성지지불위항양접습야) : 내
아직 성지가 행양을 놀리는 기계가 아니요
仁義之不爲桎梏鑿枘也(인의지불위질곡착예야) : 인의가 질곡을
놀리는 기계가 아닌 줄을 모르기로
焉知曾史之不爲桀跖嚆矢也(언지증사지불위걸척효시야) : 어떻게
증참 사로가 걸왕 도척의 첫 출발이 아닌 줄을 알겠는가
故曰(고왈) : 그러므로
絶聖棄知而天下大治(절성기지이천하대치) : 성을 없애고 지를 버
려야 천하는 크게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皇帝立爲天子十九年(황제립위천자십구년) : 황제가 임금이 된 지
19년에
令行天下(영행천하) : 그 명령이 천항 행해졌다
聞廣成子在於空同之山(문광성자재어공동지산) : 광성자가 공동산
위에 있다는 말을 듣고
故往見之(고왕견지) : 일부러 찾아 보았다.
曰我聞吾子達於至道(왈아문오자달어지도) : 황제가 “내 들으니
당신은 지극한 도에 통했다고 하는데
敢問至道之精(감문지도지정) : 지극한 도의 정수는 어떠한 것입
니까
吾欲取天地之精(오욕취천지지정) : 나는 천지의 정기를 앗아
以佐五穀(이좌오곡) : 오곡을 풍성하게 하여
以養民人(이양민인) : 백성들을 기르고자 하며
吾又欲官陰陽(오우욕관음양) : 또 나는 음양을 조화시켜
以遂群生(이수군생) : 모든 중생을 기르고자 합니다
爲之奈何(위지내하) :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廣成子曰(광성자왈) : 광성자
而所欲問者(이소욕문자) : “그대여 묻고자 하는 것은
物之質也(물지질야) : 사물의 근본인데
而所欲官者(이소욕관자) : 그대의 관리하고자 하는 것은
物之殘也(물지잔야) : 물의 끄트머리이다
自而治天下(자이치천하) : 그대가 천하를 다스림으로
雲氣不待族而雨(운기부대족이우) : 구름 기운이 모이기 전에 비
가 나리고
草木不待黃而落(초목부대황이락) : 초목은 누렇게 물들기 전에
잎이 떨어지며
日月之光益以荒矣(일월지광익이황의) : 해·달의 빛은 더욱 거칠
어 졌다
而佞人之心翦翦者(이녕인지심전전자) : 그런데 너는 사람의 마음
을 맞추기에 바쁜 옹졸한 사람이거든
又奚足以語至道哉(우해족이어지도재) : 또 어떻게 지극한 도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皇帝退(황제퇴) : 황제는 물러나와
損天下(손천하) : 천하를 버리고
築特室(축특실) : 별다른 집을 짓고
席白茅(석백모) : 흰 떼풀을 깔고
閒居三月(한거삼월) : 석달 동안을 한가이 지내다가
復往邀之(복왕요지) : 다시 낭가 광성자를 찾았다
廣成子南首而臥(광성자남수이와) : 그때 광성자는 남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 있었다
皇帝順下風膝行而進(황제순하풍슬행이진) : 황제는 그 아랫목에
서 무릎 걸음으로 나아가
再拜稽首而問曰(재배계수이문왈) :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
며 물었다
聞吾子達於至道(문오자달어지도) : “당신은 지극한 도를 통했다
하오니
敢問(감문) : 감히 묻건대
治身奈何而可以長久(치신내하이가이장구) : 몸을 어떻게 다스려
야 하며 또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겠습니까?”
廣成子蹶然而起(광성자궐연이기) : 광성자는 놀란 듯 벌떡 일어
나 앉으면서
曰善哉問乎(왈선재문호) : “좋구나 그대의 물음이여
來吾語汝至道(래오어여지도) : 가까이 오라 내 그대에게 지극한
도를 일러주리라
至道之精(지도지정) : 지극한 도의 정기는
窈窈冥冥(요요명명) : 깊고 멀어서 어떻게 모양지을 수 없고
至道之極(요요명명지도지극) : 지극한 도의 극은
昏昏黙黙(혼혼묵묵) : 고요하고 아득하여 어떻게 눈으로 볼 수 없
는 것이다
無視無聽(무시무청) :그러므로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아서
拘神以靜(구신이정) : 오직 정신을 안고 고요히 있으면
形將自正(형장자정) : 몸도 정신과 함께 스스로 바르게 될 것이
다
必靜必淸(필정필청) : 어디까지나 고요하고 어디까지나 맑아서
無勞汝形(무로여형) : 그대의 몸을 괴롭히지 말고
無搖汝精(무요여정) : 그대의 정신을 어지럽히지 말아야
乃可以長生(내가이장생) : 비로소 오래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目无所見(목무소견) : 눈으로는 보는 것이 없고
耳无所聞(이무소문) : 귀로는 듣는 것이 없으며
心无所知(심무소지) : 마음으로는 아는 것이 없으면
汝神將守形(여신장수형) : 그대의 정신은 그대의 몸을 굳게 지킬
것이니
形乃長生(형내장생) : 그러면 그대의 몸은 오래 살 수 있을 것이
다
愼汝內(신여내) : 그래서 그대의 안을 삼가고
閉汝外(폐여외) : 그대의 바깥을 닫아 버려라
多知爲敗(다지위패) : 지혜가 많으면 반드시 패하리라
我爲汝遂於大明之上矣(아위여수어대명지상의) : 내 그대를 가르
쳐 저 태양의 위에 올라
至彼至陽之原也(지피지양지원야) : 저 지극한 양기의 근본에 이
르게 하리라
爲汝入於窈冥之門矣(위여입어요명지문의) : 내가 그대를 위해 저
깊도 어두운 땅의 문에 들어가서 지극한 음기의 군본에 이르게
하리라
至彼至陰之原也(지피지음지원야) :
天地有官(천지유관) : 원래 하늘과 땅은 맡은 바가 각각 있고
陰陽有藏(음양유장) : 음과 양은 간직한 바가 끝이 없는 것이다
愼守汝身(신수여신) : 그러므로 조김조심 너 몸을 지켜라
物將自壯(물장자장) : 그러면 만물도 또한 너와 함께 피어날 것
이다
我守其一以處其和(아수기일이처기화) : 나는 오직 하나의 근본을
지켜서 그 조화에 살기 때문에
故我修身千二百歲矣(고아수신천이백세의) : 내 몸을 닦기 시작해
서 1 천 2백년이 지났지마는
吾形未常衰(오형미상쇠) : 내 몸은 아직도 쇠하지 않은 것이다.
”
皇帝再拜稽首曰(황제재배계수왈) : 황제는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廣成子之謂天矣(광성자지위천의) : “광성자야말로 덕이 하늘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廣成子曰(광성자왈) : 광성자가
來余語汝(래여어여) : “가까이 오라 내 그대에게 다시 일러 주
리라
彼其物无窮(피기물무궁) : 저 도는 다함이 없건마는
而人皆以爲有終(이인개이위유종) : 사람들은 그 것을 마침이 있
다 하고
彼其物无測(피기물무측) : 저 도는 헤아릴 수 없건마는
而人皆以爲有極(이인개이위유극) : 사람들은 그것을 끝이 있다
하는구나
得吾道者(득오도자) : 내 도를 얻은 사람은
上爲皇而下爲王(상위황이하위왕) : 먼 옛날에는 황제가 되었고
내려와서는 왕이 되었으며
失吾道者(실오도자) : 내 도를 잃은 사람은
上見光而下爲土(상견광이하위토) : 살아서는 해·달의 빛을 볼
뿐이요 죽어서는 한 줌의 흙이 될 뿐이었다
今夫百昌皆生於土而反於土(금부백창개생어토이반어토) : 그런데
이 땅 위의 모든 만물도 모두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故余將去汝入无窮之門(고여장거여입무궁지문) : 그러므로 내 이
제 그대로 하여금 무궁의 문에 들어가
以遊無極之野(이유무극지야) : 무극의 들에서 놀도록 인도하리라
吾與日月參光(오여일월참광) : 나야말로 해·달과 함께 그 빛을
같이하고
吾與天地爲常(오여천지위상) : 천지와 더불어 항구한 것이다
當我(당아) : 물이 있어 내게 와도
緡乎(민호) : 나는 아랑곳할 것 없고
遠我(원아) : 물이 있어 내게서 떠나도
昏乎(혼호) : 나는 마음을 쓰지 않는다
人其盡死(인기진사) : 그러므로 사람들은 모두 그 몸뚱이와 함께
죽더라도
而我獨存乎(이아독존호) : 나는 홀로 우뚝히 살아있는 것이다.”
雲將東遊(운장동유) : 운장이 동으로 날아
過扶搖之枝而適遭鴻蒙(과부요지지이적조홍몽) : 부요 가지를 지
나다가 마침 홍몽을 만났다
鴻蒙方將拊脾雀躍而遊(홍몽방장부비작약이유) : 그때 홍몽은 한
창 신이 나서 다리를 두드리고 새처럼 뛰면서 기쁘게 놀고 있었
다
雲將見之(운장견지) : 운장은 그것을 보고
倘然止(당연지) : 놀라서 멈칫하고는
贄然立(지연립) : 가만히 서서 물었다
曰叟何人邪(왈수하인사) : “영감님은 어떤 사람이며
叟何爲此(수하위차) :또 무얼 하고 있는 것입니까?”
鴻蒙拊脾雀躍不輟對(홍몽부비작약불철대) : 홍몽은 기뻐 뛰놀기
를 계속하면서 대답했다
雲將曰遊(운장왈유) : 운장이 이르기를 “나는 이렇게 놀고 있지
”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朕願有問也(짐원유문야) : “나는 당신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鴻蒙仰而視雲將曰吁(홍몽앙이시운장왈우) : 운몽은 운장을 우러
러 보면서 “어히”운몽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天氣不和(천기불화) : “하늘 기운은 화하지 못하고
地氣鬱結(지기울결) : 땅 기운은 펴지 못하며
六氣不調(육기부조) : 육기는 고르지 못하고
四時不節(사시부절) : 사시는 차례가 없습니다
今我願合六氣之精以育群生(금아원합육기지정이육군생) : 그래서
이제 나는 육기의 정기를 모아 모든 중생을 기르고자 하는데
爲之奈何(위지내하) :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鴻蒙拊脾雀躍掉頭曰(홍몽부비작약도두왈) : 홍몽은 여전히 기뻐
뛰었다 그리고 머리를 흔들면서 이르기를
吾弗知(오불지) : “난 몰라,
吾弗知(오불지) : 난 몰라”
雲將不得問(운장부득문) : 운장은 다시 묻지 못했다.
又三年(우삼년) : 뒤 3년을
東遊(동유) : 그동쪽으로 다녔다
過有宋之野而適遭鴻蒙(과유송지야이적조홍몽) : 운장은 다시 송
아날의 어는 들을 지나다가 마침 또 홍몽을 만났다
雲將大喜(운장대희) : 운장은 못내 기뻐
行趨而進曰(행추이진왈) : 달려 앞으로 나와 이르기를
天忘朕邪(천망짐사) : “당신은 나를 잊었습니까?
天忘朕邪(천망짐사) : 나를 잊었습니까?”
再拜稽首(재배계수) :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願聞於鴻蒙(원문어홍몽) : 홍몽의 말을 기다렸다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浮遊(부유) : “자유로이 놀아
不知所求(부지소구) : 구할 바를 모르고
猖狂(창광) : 얽매임이 없어
不知所往(부지소왕) : 갈 바를 모르는 것이다
遊者鞅掌(유자앙장) : 이렇게 노는 사람은 스스로 얻고 스스로
유쾌하여
以觀无妄(이관무망) : 망녕됨이 없는 참된 활동을 볼 수 있는 것
이니
朕又何知(짐우하지) : 내 이 밖에 또 무엇을 안다 하겠는가?“
雲將曰(운장왈) : 운장도 이르기를
朕也自以爲猖狂(짐야자이위창광) : “나도 스스로 얻고 스스로
유쾌하다고 행각하고 있었습니다
而民隨予所往(이민수여소왕) : 그러니 백성들이 항상 나를 따르
기 때문에
朕也不得已於民(짐야부득이어민) : 나는 부득이 백성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今則民之放也(금칙민지방야) : 그래서 이제 나는 백성들의 법이
되어 있습니다
願聞一言(원문일언) : 원컨대 백성을 다스리는 법을 한 마디 일
러 주십시오.”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亂天下之經(란천하지경) : “천지의 큰 법을 어지럽게 하고
逆物之情(역물지정) : 생물의 참된 정을 거스르면
玄天弗成(현천불성) : 현천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解獸之群(해수지군) : 그러므로 짐승들은 그 때에서 흩어지고
而鳥皆夜鳴(이조개야명) : 새들은 밤중에 울고
災及草木(재급초목) : 그 재앙은 초목이나
禍及止蟲(화급지충) : 곤충에게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니
噫治人之過也(희치인지과야) : 아, 이것이 모두 사람을 다스리는
허물이다.”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然則吾奈何(연칙오내하) : “그러면 나는 어찌하면 좋습니까?”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噫毒哉(희독재) : “아, 할 수 없는 병이구나
倦倦乎歸矣(권권호귀의) : 그만 선선히 돌아가라.”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吾遇天難(오우천난) : “나는 좀처럼 당신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願聞一言(원문일언) : 꼭 한 마디 들어야 하겠습니다.”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噫心養(희심양) :“어허, 그래, 마음을 기르른 것 그저 그것 뿐
이야
汝徒處無爲(여도처무위) : 네가 만일 오직 무위에 살면
而物自化(이물자화) : 만물은 스스로 다스려질 것이다.
隨爾形體(수이형체) : 네 몸을 생각하지 말고
黜爾聰明(출이총명) : 네 총명을 떨어 버리고
倫與物忘(륜여물망) : 자기와 물을 함께 잊어버리면
大同乎涬溟(대동호행명) : 자연의 기운과 한 몸이 될 것이요
解心釋神(해심석신) : 마음의 집착을 풀어버리고 정신의 속박을
벗어버리고
莫然無魂(막연무혼) : 막연히 기운을 거두어 버리면
萬物云云(만물운운) : 만물은
各復其根(각부기근) : 제각기 그 근본으로 돌아갈 것이다
各復其根而不知(각부기근이불지) : 그러나 제각기 그 근본으로
돌아가면서도 스스로 그 까닭은 모르는 것이다
渾渾沌沌(혼혼돈돈) : 저들은 혼돈하기 때문에
終身不離(종신불리) : 몸이 다하도록 도에서 떠나지 않지마는
若彼知之(약피지지) : 만일 저들이 지혜를 쓰면
乃是離之(내시리지) : 곧 도에서 떠나게 될 것이다
無問其名(무문기명) : 그 이름도 묻지 말고
無闚其情(무규기정) : 그 정도 엿보지 말라
物固自生(물고자생) : 물은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다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天降朕以德(천강짐이덕) : “당신은 덕으로써 내게 내려 주셨고
示朕以黙(시짐이묵) : 묵으로써 내게 보였습니다
躬身求之(궁신구지) : 내몸소 애써서 이것을 구했더니
乃今也得(내금야득) : 이제야 끝내 얻었습니다.”
再拜稽首(재배계수) : 운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두 번 절하고 머
리를 조아리고
起辭而行(기사이행) : 일어나 하직하고 물러갔다
世俗之人(세속지인) : 세상 사람들은
皆喜人之同乎己(개희인지동호기) : 자기와 같은 사람을 좋아하고
而惡人之異於己也(이악인지이어기야) : 자기와 같지 않은 사람을
미워한다
同於己而欲之(동어기이욕지) : 자기와 같기를 바라고
異於己而不欲者(이어기이불욕자) : 자기와 다르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以出乎衆爲心也(이출호중위심야) : 여러 사람에서 뛰어나기를 애
쓰는 마음이다
夫以出乎衆爲心者(부이출호중위심자) : 대개 여러 사람에서 뛰어
나기를 애쓴다 해서
曷常出乎衆哉(갈상출호중재) : 어떻게 항상 뛰어날 수 있을 것인
가
因衆以寧(인중이녕) : 그러므로 여러 사람을 따르면 스스로 편안
할 수 있을 것이다
所聞不如衆技衆矣(소문불여중기중의) : 그렇다면 자기의 들은
바가 여러 사람의 많은 재주에 미치지 못하면서
而欲爲人之國者(이욕위인지국자) : 자기의 혼자 생각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은
此攬乎三王之利(차람호삼왕지리) : 삼왕이 이로움은 볼 줄 알면
서
而不見其患者也(이불견기환자야) : 그 환란은 보지 못하는 사람
이다
此以人之國僥倖也(차이인지국요행야) : 그것은 사람의 나라를 가
지고 요행을 바란 것이니
幾何僥倖(기하요행) : 요행을 바라서
而不喪人之國乎(이불상인지국호) : 그 나라를 망치지 않은 일이
얼마나 되던가?
其存人之國也(기존인지국야) : 그 나라를 보존한 것은
無萬分之一(무만분지일) : 만에 하나도 없었고
而喪人之國也(이상인지국야) : 그 나라를 망친 것은
一不成而萬有餘喪矣(일불성이만유여상의) : 만이 넘고도 하나가
못되었으니
悲夫(비부) :슬프다,
有土者之不知也(유토자지부지야) : 나라를 가진 사람의 지혜롭지
못함이여
夫有土者(부유토자) : 대개 한 나라를 가진 사람은
有大物也(유대물야) : 가장 <큰 것>을 가진 사람이다
有大物者(유대물자) : 그 큰 것을 가진 사람은
不可以物(불가이물) : 그 물을 <큰 것>으로 보지 말아야 하는 것
이다
物而不物(물이불물) : 그래서 그 물을 <큰 것>으로 보지 않기 때
문에
故能物物(고능물물) : 능히 물을 물할 수 있는 것이다
明乎物物者之非物也(명호물물자지비물야) : 그러나 다시 더 나아
가 물을 주관하는 물의 물이 아닌 것을 밝게 아는 사람이면
豈獨治天下百姓而已哉(기독치천하백성이이재) : 어찌 오직 천하
의 백성만을 다스리겠는가
出入六合(출입육합) : 그는 육합에 드나들고
遊乎九州(유호구주) : 구주에 노닐어 홀로 가고 홀로 오는 것이
다
獨往獨來(독왕독래) : 홀로 가고 홀로 오는 것을
是謂獨有(시위독유) : 독유라고하는데
獨有之人(독유지인) : 홀로 있는 사람을
是謂至貴(시위지귀) : 지귀라고 하는 것이다
大人之敎(대인지교) : 저 지귀의 대인의 가르침은
若形之於影(약형지어영) : 형체에 그림자와 같고
聲之於響(성지어향) : 소리에 울림과 같아서
有問而應之(유문이응지) : 물음이 있는대로 곧 응하되
盡其所懷(진기소회) : 그 생각한 바를 다해
爲天下配(위천하배) : 천하를 위하여 나누어 주는 것이다
處乎無響(처호무향) : 그래서 소리없는 데 처하고
行乎無方(행호무방) : 방위 없는 데 행해서
挈汝適復之撓撓(설여적부지요요) : 천하를 제각기 알맞은 곳으로
이끌어
以遊無端(이유무단) : 저 무극에 노닐며
出入無旁(출입무방) : 드나들기에 의지함이 없고
與日無始(여일무시) : 해와 더불어 항상 새로운 것이다
頌論形軀(송론형구) : 그의 형체를 한 말로 따진다면
合乎大同(합호대동) : 그는 곧 대동이다
大同而無己(대동이무기) : 대동이기에 자기가 없는 것이요
無己(무기) : 자기가 없는데
惡乎得有有(악호득유유) : 또 무슨 유가 있겠는가
覩有者(도유자) : 유를 본 사람은
昔之君子(석지군자) : 옛날의 군자요
覩无者(도무자) : 무를 본 사람은
天地之友(천지지우) : 천지의 벗이다
賤而不可不任者(천이불가불임자) : 천하기는 하지만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
物也(물야) : 물건이다
卑而不可不因者(비이불가불인자) : 비천하기는 하지만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民也(민야) : 백성들이다
匿而不可不爲者(닉이불가불위자) : 귀찮기는 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事也(사야) : 일이다
麤而不可不陳者(추이불가불진자) :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공포하
지 않을 수 없는 것이
法也(법야) : 법이다
遠而不可不居者(원이불가불거자) : 본성과 먼 것이지만 실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義也(의야) : 의이다
親而不可不廣者(친이불가불광자) : 인정에 가까운 것이지만 널리
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仁也(인야) : 인이다
節而不可不積者(절이불가불적자) : 절도가 있기는 하지만 쌓여서
복잡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禮也(예야) : 예이다
中而不可不高者(중이불가불고자) : 잘들어맞기는 하지만 높아지
지 않을 수 없는 것이
德也(덕야) : 덕이다
一而不可不易者(일이불가불역자) : 통일되어 있기는 하지만 변화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道也(도야) : 도이다
神而不可不爲者(신이불가불위자) : 신묘하기는 하지만 그것에 따
라 행동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天也(천야) : 하늘이다
故聖人觀於天而不助(고성인관어천이불조) : 그러므로 성인은 하
늘을 잘 살펴 따르기만 하지 힘들여 일을 돕지는 않는다
成於德而不累(성어덕이불루) : 덕을 이루지만 쌓아 올리지는 않
는다
出於道而不謀(출어도이불모) : 도를 따라가지만 모의하지는 않는
다
會於仁而不恃(회어인이불시) : 인에 합쳐지지만 그것에 의지하지
는 않는다
薄於義而不積(박어의이불적) : 의에 몸을 두고 있지만 그것을 쌓
지는 않는다
應於禮而不諱(응어례이불휘) : 예에 들어맞지만 꺼리는 것도 없
다
接於事而不辭(접어사이불사) : 일을 처리해도 사양하지 않는다
齊於德而不亂(제어덕이불란) : 덕에 따라 정제하여지되 어지러워
지지 않는다
恃於民而不輕(시어민이불경) : 백성들에게 의지하되 가볍게 여겨
지지 않는다
因於物而不去(인어물이불거) : 물건은 쓰기는 하되 버리지는 않
는다
物者莫足爲也(물자막족위야) : 일이란 할 만 한 것은 못되지만
而不可不爲(이불가불위) :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不明於天者(불명어천자) : 하늘에 밝지 않은 사람이란
不純於德(불순어덕) : 덕에 있어서 순수하지 않다
不通於道者(불통어도자) : 도에 통하지 않은 사람에게
無自而可(무자이가) : 잘 되는 것이라고는 없다
不明於道者(불명어도자) : 도를 잘 모른다는 것은
悲夫(비부) : 슬픈 일이다
何謂道(하위도) : 도란 무엇을 말하는가
有天道(유천도) : 하늘의 도가 있고
有人道(유인도) : 사람의 도가 있다
無爲而尊者(무위이존자) :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아도 존귀한 것은
天道也(천도야) : 하늘의 도이다
有爲而累者(유위이루자) : 인위적인 것으로서 번거로운 것이
人道也(인도야) : 사람의 도이다
主者(주자) : 임금이란
天道也(천도야) : 하늘의 도에 속하는 것이고
臣者(신자) : 신하란
人道也(인도야) : 사람의 도에 속하는 것이다
天道之與人道也(천도지여인도야) : 하늘의 도와 사람의 도란
相去遠矣(상거원의) : 서로 멀리 떨어짐이 머니
不可不察也(불가불찰야) : 살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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