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스크랩]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상

장안봉(微山) 2013. 4. 30. 22:44

소요유(逍遙遊)-장자(莊子)

 

北冥有魚(북명유어) : 북명에 물고기가 있었다.

其名爲鯤(기명위곤) : 이름은 곤이다.

鯤之大(곤지대) : 곤은 크기가

不知其幾千里也(불지기기천리야) :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 없었

다.

化而爲鳥(화이위조) : 이 물고기가 변해 새가 되었는데

其名爲鵬(기명위붕) : 새의 이름은 붕이다.

鵬之背(붕지배) : 붕의 등 넓이도

不知其幾千里也(불지기기천리야) : 몇 천리에 달하는지 알 수 없

었다.

怒而飛(노이비) : 붕이 힘차게 날아오르면

其翼若垂天之雲(기익약수천지운) : 그 날개는 마치 하늘을 가득

뒤덮은 구름 같다.

是鳥也(시조야) : 이 새는

海運則將徙於南冥(해운칙장사어남명) : 바다 기운을 타고 남명으

로 옮아가려 한다.

南冥者(남명자) : 남명은

天池也(천지야) : 바다이다.

 


齊諧者(제해자) : 제해는

志怪者也(지괴자야) : 괴이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諧之言曰(해지언왈) : 제해에서 말했다

鵬之徙於南冥也(붕지사어남명야) : “붕이 남쪽 바다로 옮아갈

水擊三千里(수격삼천리) : 파도는 삼천리나 솟구치고

搏扶搖而上者九萬里(박부요이상자구만리) : 붕새는 회오리 바람

을 타고 위로구만리까지 날아오르는데

去以六月息者也(거이육월식자야) : 6월의 바람을 타고 간다.”

 


野馬也(야마야) : 아지랑이와

塵埃也(진애야) : 먼지는

生物之以息相吹也(생물지이식상취야) : 생물이 호흡으로 뿜어내

는 것이다.

天之蒼蒼(천지창창) : 푸르른 하늘빛은

其正色邪(기정색사) : 바로 하늘이 띠고있는 빛깔일까?

其遠而無所至極邪(기원이무소지극사) : 아득하게 멀어서 끝이 없

어 그런 것은 아닐까?

其視下也(기시하야) : 그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아도

亦若是則已矣(역약시칙이의) : 또한 이와 같을 따름이다.

 


且夫水之積也不厚(차부수지적야불후) : 예컨대 물이 많이 고이지

않으면

則其負大舟也無方(칙기부대주야무방) : 큰 배를 띄울 수 없는 법

이다.

覆杯水於坳堂之上(복배수어요당지상) : 한 잔의 물을 움푹 패인

곳에 부으면

則芥爲之舟(칙개위지주) : 겨자씨를 배로 삼을 수는 있으나,

置杯焉則膠(치배언칙교) : 잔을 그곳에 띄우면 곧바로 바닥에 닿

아버린다.

水淺而舟大也(수천이주대야) : 물은 앝고 배는 크기 때문이다

風之積也不厚(풍지적야불후) : 이와 마찬가지로 바람이 두텁게

쌓이지 않으면

則其負大翼也無力(칙기부대익야무력) : 붕과 같이 큰 날개를 지

탱할 수가 없다.

故九萬里(고구만리) : 따라서 붕은 단번에 구만리를 솟구쳐

則風斯在下矣(칙풍사재하의) : 바람이 아래에 충분히 쌓이게 하

는 것이다.

而後乃今培風(이후내금배풍) : 그런다음에야 비로소 바람을 타고

背負靑天而莫之夭閼者(배부청천이막지요알자) : 푸른 하늘을 등

에 진 채 도중에 아무런 장애없이

而後乃今將圖南(이후내금장도남) : 남쪽으로날아가는 것이다.

 


蜩與學鳩笑之曰(조여학구소지왈) : 매미와 비둘기가 붕을 비웃으

면서 말했다.

我決起而飛(아결기이비) :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날아도

搶楡枋而止(창유방이지) : 박달나무나 느릅나무에 부딪힌다.

時則不至而控於地而已矣(시칙불지이공어지이이의) : 게다가 종종

나무에도 이르지못한 채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기 일쑤지.

奚以之九萬里而南爲(해이지구만리이남위) : 그런데 어찌하여 붕

은 구만리나 솟구쳐 남쪽으로가는 것일가?

適莽蒼者(적망창자) : 교외로 나가는 사람은

三飡而反(삼손이반) : 세끼 식사만 하고 돌아와도

腹猶果然(복유과연) : 여전히 배는 부르다.

適百里者(적백리자) :  백리길을 가려는 사람은

宿舂糧(숙용량) : 밤새도록 식량을 찧어야 하고,

適千里者(적천리자) : 천리길을 떠나는 나그네는

三月聚糧(삼월취량) :세달 동안 식량을 모아야 한다.

之二蟲又何知(지이충우하지) : 이 두벌레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小知不及大知(소지불급대지) : 편협한 지혜는 탁트인 지혜에 미

치지 못하고,

小年不及大年(소년불급대년) : 짧은 목숨은 긴 수명에 이르지 못

한다.

奚以知其然也(해이지기연야) : 어찌 이를아는가

朝菌不知晦朔(조균불지회삭) : 하루살이 버섯은 한 달을 알지 못

하고

蟪蛄不知春秋(혜고불지춘추) : 쓰르라미는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한

다.

此小年也(차소년야) : 이 하루살이와 쓰르라미가 바로 수명이 짧

은 생명체이다.

楚之南有冥靈者(초지남유명령자) : 초나라 남쪽에 명령이 살고

있었는데

以五百歲爲春(이오백세위춘) : 5백년 동안을 봄,

五百歲爲秋(오백세위추) : 5백년 동안을 가을로 삼고 살았다.

上古有大椿者(상고유대춘자) : 또아주 오랜 옛날에 대춘이란 나

무가 있었다.

以八千歲爲春(이팔천세위춘) : 8천 년 동안을 봄,

八千歲爲秋(팔천세위추) : 8천 년 동안을 가을로 삼았다 한다.

此大年也(차대년야) : 이것이 수명이 긴 생명채이다

而彭祖乃今以九特聞(이팽조내금이구특문) : 그런데 팽조는 요즈

음, 오래 산 인무로 특히 유명해 많은

衆人匹之(중인필지) : 사람들이 그와 짝하려 한다.

不亦悲乎(불역비호) : 이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湯之問棘也是已(탕지문극야시이) : 탕왕이 그의 훌륭한 재상인

극에게 질문했던 것도 바로 이 일이었다

湯問棘曰(탕문극왈) : 탕이 극에게 물었다

上下四方有極乎(상하사방유극호) : 상하 사방에 극이 있는가

棘曰(극왈) : 극이 말했다

無極之外(무극지외) : 무극의 밖에는

復無極也(복무극야) : 다시 극이 없습니다

窮髮之北有冥海者(궁발지북유명해자) : 궁발이 북쪽에 명해라는

바다가 있다.

天池也(천지야) : 천지라고 합니다

有魚焉(유어언) : 그곳에 물고기가 살고 있는데

其廣數千里(기광수천리) : 크기가 수천리에 달해

未有知其修者(미유지기수자) : 정확한 길이를 아는 사람이 없었

다.

其名爲鯤(기명위곤) : 그 물고기 이름은 곤이다.

有鳥焉(유조언) : 거기에는 새가 한 마리 있었는데

其名爲鵬(기명위붕) : 그 이름은 붕이다.

背若太山(배약태산) : 붕의 등은 태산과도 같고

翼若垂天之雲(익약수천지운) : 날개는 하늘을 드리운 구름과도

같아서

搏扶搖羊角而上者九萬里(박부요양각이상자구만리) : 회오리 바람

을 일으켜 구만리나 솟아오른다.

絶雲氣(절운기) : 구름 위로 솟구쳐

負靑天(부청천) : 푸른 하늘을 등에 진

然後圖南(연후도남) : 연후에 남쪽으로날아간다.

且適南冥也(차적남명야) : 이처럼 남명으로 날아가는 붕을

斥鴳笑之曰(척안소지왈) : 연못의 메추라기가 비웃으며 말했다.

彼且奚適也(피차해적야) : "저놈은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我騰躍而上(아등약이상) : 나는 힘껏 날아올라도

不過數仞而下(불과수인이하) : 몇길 지나지 않아 아래로 다시 떨

어져

翶翔蓬蒿之間(고상봉호지간) : 숙대밭 사이를 나는 것이 고작인데

此亦飛之至也(차역비지지야) : 이도 역시 내가 날 수 있는 한계

점에 이른 것이다

而彼且奚適也(이피차해적야) : 저녀석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

까?"

此小大之辯也(차소대지변야) : 이것이 바로 작은 것과 큰 것의

차이다.

 


故夫知效一官(고부지효일관) : 무릇 스스로 지닌 지식은 단 한가

지 일에만 효험이 있고,

行比一鄕(행비일향) : 행동거지는 오직 한 마을에 유용하고,

德合一君而徵一國者(덕합일군이징일국자) : 재주는 겨우 한 왕의

눈에만 들 정도이고, 소신은 단지 한 나라에만 쓸모가 있다.

其自視也亦若此矣(기자시야역약차의) : 이런 인물은 소견머리 또

한 이와 같을 뿐이다.

而宋榮子猶然笑之(이송영자유연소지) : 송영자는 이런 부류의 인

물을 싱긋이 비웃었다.

且擧世而譽之而不加勸(차거세이예지이불가권) : 그는 온 세상 사

람들이 칭찬해도 더 애쓰는 일이없고,

擧世而非之而不加沮(거세이비지이불가저) : 모두가 헐뜯어도 실

망하지 않는다.

定乎內外之分(정호내외지분) : 그는 안과 밖을 분명하게 구분하

辯乎榮辱之境(변호영욕지경) : 칭찬과 비난에 추호라도 

斯已矣(사이의) : 흔들리지 않을 따름이다.

彼其於世未數數然也(피기어세미수수연야) : 그는 세상일에 조금

도 연연해 하지 않는다.

雖然(수연) : 하지만

猶有未樹也(유유미수야) : 그도 여전히근본이 수립되지는 못했다

.

夫列子御風而行(부열자어풍이행) : 그런데 열자는 가뿐하게 바람

을 타고 다니는 일을

冷然善也(냉연선야) : 경쾌하게 잘하여

旬有五日而後反(순유오일이후반) : 15일이 지난 뒤에야 되돌아온

다.

彼於致福者(피어치복자) : 그는 복을 구하는일에

未數數然也(미삭삭연야) : 집착하지 않는다.

此雖免乎行(차수면호행) : 하지만 몸소 걸어다니는 번거로움은

면했으나

猶有所待者也(유유소대자야) : 여전히 의존할 대상이 있는 자였

若夫乘天地之正(약부승천지지정) : 만일 천지의 근본을 타고

而御六氣之辯(이어육기지변) : 육기를 있는 상태로 분별하는 능

력을 타고

以遊无窮者(이유무궁자) : 노니는 사람이라면

彼且惡乎待哉(피차악호대재) : 무엇에 의지하려 하겠는가

故曰(고왈) : 따라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다.

至人无己(지인무기) : '지인은 자기가 없고,

神人无功(신인무공) : 신인은 공을 세우지 않으며,

聖人无名(성인무명) : 성인은 이름을 구하지 않는다."

 


堯讓天下於許由曰(요양천하어허유왈) :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

게 양도하려고 말했다.

日月出矣(일월출의) : "일월 광명 같은 선생께서 세상에 나오셨

거늘

而爝不息(이작불식) : 여전히 횃불을 끄지 않는다면

其於光也(기어광야) : 그것의 빛이 됨은

不亦難乎(불역난호) : 또한 헛되지 않을까요

時雨降矣(시우강의) : 때에 맞게 비가 내리거늘

而猶浸灌(이유침관) : 여전히 수고롭게 물을 대고 있다면

其於澤也(기어택야) : 물을 끌어오는 일은

不亦努乎(불역노호) : 또한 헛수고가 아닙니까

夫子立(부자립) : 선생께서 임금이 되시면

而天下治(이천하치) : 천하는 저절로 다스려질 것입니다.

而我猶尸之(이아유시지) : 외람되게도 제가 여전히 왕노릇을 하

고 있으니

吾自視缺然(오자시결연) : 제 스스로 부끄러움을 감당할 길이 없

습니다.

請致天下(청치천하) : 청컨대 천하를 맡아 주십시오."

許由曰(허유왈) : 허유가 말했다.

子治天下(자치천하) : "임금께서 천하를 다스림에

天下旣已治也(천하기이치야) : 천하가 이미 화평하거늘,

而我猶代子(이아유대자) : 내게 그대 대신 왕위에 오르라 하니

吾將爲名乎(오장위명호) : 왕이란 허명을가지란 말이십니까?

名者實之賓也(명자실지빈야) : 이름이란 실상에서 비롯되는 손님

이거늘

吾將爲賓乎(오장위빈호) : 내 어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허

명을가지겠습니까?

鷦鷯巢於深林(초료소어심림) : 뱁새가 깊은 숲에 보금자리를 마련

할 경우

不過一枝(불과일지) :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고,

偃鼠飮河(언서음하) :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不過滿腹(불과만복) : 자그마한 배를 채우면 충분하외다.

歸休乎君(귀휴호군) : 돌아가 쉬시오, 그대여

予无所用天下爲(여무소용천하위) : 임금님! 내게천하가 무슨 소

용이 있겠습니까.

庖人雖不治庖(포인수불치포) : 요리사가 음식을 잘못하더라도

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시축불월준조이대지의) : 성직자가 제기를

놓아둔 채 대신 부엌을

갈 수는 업는 법입니다."

 


肩吾問於連叔(견오문어연숙) : 견오가 연숙에게 물으니

曰吾聞言於接輿(왈오문언어접여) : 이르기를"접여에게서 들은 이

야기가 있는데

大而無當(대이무당) : 터무니없이 황당하고

往而不返(왕이불반) : 나아 갈 줄만 알고 되돌아올 줄 모르더군.

吾驚怖其言(오경포기언) : 나는 놀라고 두려웠으니, 그 이야기가

猶河漢而無極也(유하한이무극야) : 하늘나라 은하수같이 끝이 없

大有逕庭(대유경정) : 세상일과는 크게 어긋나

不近人情焉(불근인정언) : 사람의 상식과 맞지 까깝지 않더군."

連叔曰(연숙왈) : 연숙이 물었다.

其言謂何哉(기언위하재) :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그러는가?"

曰邈姑射之山(왈막고사지산) : 이르기를, "막고야하는 산에

有神人居焉(유신인거언) : 신인이 살고 있는데

肌膚若氷雪(기부약빙설) : 그의 피부는 눈이나 얼음처럼 하얗고

綽約若處子(작약약처자) : 처녀와도 같이아름답더군.

不食五穀(불식오곡) : 그는 오곡을 먹지 않고

吸風飮露(흡풍음로) : 바람이나 이슬을 마시며

乘雲氣(승운기) : 구름을 타고

御飛龍(어비룡) : 나는 용을 부려

而遊乎四海之外(이유호사해지외) : 사해 밖에서 노닌다는 게야.

其神凝(기신응) : 그 정신이 한 곳에 집중되면

使物不疵癩而年穀熟(사물불자라이년곡숙) : 만물을 병들지 않게

하고 해마다 곡식이 잘 익게 한다더군.

吾以是狂而不信也(오이시광이불신야) : 이렇게 허황되니 내가 믿

지 못하는 것이지.

 


連叔曰然(연숙왈연) : 이에 연숙이 말하기를, "그럴게야.

瞽者无以與文章之觀(고자무이여문장지관) : 장님은 아름다운 무

늬를 볼 수 없고,

聾者无以與乎鐘鼓之聲(농자무이여호종고지성) : 귀머거리는 음악

의 황홀한 가락이 안들리지만

豈唯形骸有聾盲哉(기유형해유농맹재) : 장님이나 귀머거리에게는

비단 육체에게만 한하겠는가!

夫知亦有之(부지역유지) : 사람 마음에도 또한 장님과 귀머거리

가 있다네.

是其言也(시기언야) : 마음이 귀머거리와 장님이란 이야기는

猶時女也(유시여야) : 바로 자네를 일컫는 말일세.

之人也(지인야) : 그 신인은

之德也(지덕야) : 자신의 덕으로

將旁礡萬物以爲一(장방박만물이위일) : 만믈을 화합시켜 하나로

만듦에

世蘄乎亂(세기호란) : 세상 사람이 다스려 주기를 바라지만,

孰弊弊焉以天下爲事(숙폐폐언이천하위사) : 무엇 때문에 초췌하

게 천하 다스리는 일을 하겠는가!

之人也(지인야) : 이런 사람은

物莫之傷(물막지상) : 어떤 사물에의해서도 해칠 수 없다네.

大浸稽天而不溺(대침계천이불익) : 큰 홍수가 나서 물이 하늘까

지 이르더라도 그를 적실 수조차 없고

大旱金石流(대한금석류) : 큰 가뭄이 들어 금속과 암석이 녹아내

리고

土山焦而不熱(토산초이불열) : 산이 불탈 지경이라도 그는 뜨거

운 줄도 모른다네.

是其塵垢粃糠(시기진구비강) : 신인은 먼지나 티끌 혹은 곡식의

빈 껍데기로도

將猶陶鑄堯舜者也(장유도주요순자야) : 요임금이나 순임금을 만

들어 낼 수 있는데

孰肯分分然以物爲事(숙긍분분연이물위사) : 무엇 때문에 천하 다

스리는 일 따위를 하겠는가!

 


宋人資章甫而適諸越(송인자장보이적제월) : 송나라 사람이 장보

라는 갓을 팔려고 월나라에 갔다.

越人斷髮文身(월인단발문신) : 월나라 사람들은 머리를 자르고

문신을 하고 있어서

无所用之(무소용지) : 장보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堯治天下之民(요치천하지민) : 요는 백성을 다스려

平海內之政(평해내지정) : 천하를 평정한 후에

往見四子邈姑射之山(왕견사자막고사지산) : 신인 네 사람을 만나

기 위해 막고야 산에 갔다.

汾水之陽(분수지양) : 분수의 북쪽인 도읍으로 돌아오자

窅然喪其天下焉(요연상기천하언) : 그만 멍하니 얼이 빠져 자기

가 다스리는 천하를 잊어 버리고 말았다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魏王胎我大瓠之種(위왕태아대호지종) : "위나라 왕이 내게 큰 박

씨를 주길래

我樹之成而實五石(아수지성이실오석) : 이를 심었더니 나무의 열

매가 다섯 석이나 될 정도로 열매가 열렸소

以盛水漿(이성수장) : 물을 담는 그릇으로 쓰자니 

其堅不能自擧也(기견불능자거야) : 너무 무거워 쉽게 옮길 수 없

剖之以爲瓢(부지이위표) : 쪼개어 바가지로 쓸 경우

則瓠落無所容(칙호락무소용) : 납작해 아무 것도 담을 수 없었네

.

非不呺然大也(비불효연대야) : 확실히 크기가 크기만 컸지만

吾爲其無用而掊之(오위기무용이부지) :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부수어 버렸다네."

莊子曰(장자왈) : 이에 장자가 말해다.

夫子固拙於用大矣(부자고졸어용대의) : "자네는 큰 것을 쓰는 방

법이 너무 서툴다.

宋人有善爲不龜手之藥者(송인유선위불구수지약자) : 송나라 사람

가운데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약을 잘만드는 사람이 있었네.

世世以洴澼絖爲事(세세이병벽광위사) : 이 약을 손에 바르고 빨래

하는 일을 대대로 하고 있었지.

客聞之(객문지) : 어느 길손이이 소문을 듣고

請買其方以百金(청매기방이백금) : 그 약 만드는 비방을 많은 돈

을 주고 사려고 했네.

聚族而謀曰(취족이모왈) : 그러자 그는 가족을 모아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네.

我世世爲洴澼絖(아세세위병벽광) : '우리가 대대로 빨래하는 일을

해왔으나

不過數金(불과수금) : 돈벌이가 변변치 못했다.

今一朝而粥技百金(금일조이죽기백금) : 그러나 지금 이 기술을

팔면 하루 아침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

請與之(청여지) : 이 기술을 팔기로 하자'

客得之(객득지) : 그래서 나그네는 비법을 얻게 되었지.

以說吳王(이설오왕) : 그는 오나라 왕에게 약의 효능을 설명했는

데,

越有難(월유난) : 마침 월나라가 오나라를 침략하자

吳王使之將(오왕사지장) : 오나라 왕은 그를 장수로 삼았다네.

冬與越人水戰(동여월인수전) : 마침 겨울에 수전을 하게돼

大敗越人(대패월인) : 월나라를 크게 물리쳤다네.

裂地而封之(렬지이봉지) : 이에 오나라 왕은 그에게 땅을 주고

다스리게 했네.

能不龜手(능불구수) : 손 안트게 하는

一也(일야) : 약 하나로

或以封(혹이봉) : 어떤 사람은 벼슬을 얻게 되고

或不免於洴澼絖(혹불면어병벽광) : 어떤 사람은 빨래하는 일을 면

할 수 없었지.

則所用之異也(칙소용지이야) : 동일한 약이지만 쓰는 용도가 달

랐던 게야.

今子有五石之瓠(금자유오석지호) : 지금 자네에게 다섯 석이나

되는 커다란박이 있는데

何不慮以爲大樽而浮乎江湖(하불려이위대준이부호강호) : 어째서

그것으로 큰 배를 만들어 강이나 호수에 띄울 생각은 않고

而憂其瓠落無所用(이우기호락무소용) : 납작해 아무것도담을 수

없다고 걱정하는가!

則夫子猶蓬之心也夫(칙부자유봉지심야부) : 자네는 꽉 막힌 사람

이로군."하였다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吾有大樹(오유대수) : "나에게 큰 마루가 있는데

人謂之樗(인위지저) : 사람들은 이를 닥나무라고 부르더군.

其大本擁腫而不中繩墨(기대본옹종이불중승묵) : 그 큰 줄기는 울

퉁불퉁해서 먹줄로 쓸 수 없고

其小枝卷曲而不中規矩(기소지권곡이불중규구) : 작은 가지는 굽

어서 잣대로 삼을 수 없다네.

立之塗(입지도) : 나를 길가에 놓아도

匠者不顧(장자불고) : 목수장이는 쳐다보지도 않더군.

今子之言(금자지언) : 이와 마찬가지로 자네의 말은

大而無用(대이무용) : 크기만 했지 쓸모가 없어서

衆所同去也(중소동거야) :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외면하는 걸세."

莊子曰(장자왈) : 이에 장자가 말했다.

子獨不見狸猩乎(자독불견리성호) : "자네는 살쾡이를 보지 못했

는가.

卑身而伏以候敖者(비신이복이후오자) : 몸을 낮추어 어슬렁거리

는 짐승을 기다리지.

東西跳梁(동서도량) : 동으로 서로 날뛰며높고

不避高下(불피고하) : 높고 낮은 데를 가리지 않다가

中於其辟(중어기벽) : 덫에 치이거나

死於罔罟(사어망고) : 그물에 걸려 죽지.

今夫邰牛(금부태우) : 그런데 이우는

其大若垂天之雲(기대약수천지운) : 하늘을 뒤덮은 구름과도 같은

거대한 소라네.

此能爲大矣(차능위대의) : 이우는 크기는 하지만

而不能執鼠(이불능집서) : 쥐 한마리 잡지 못한다네.

今子有大樹(금자유대수) : 지금 자네는 큰 나무가 있어도

患其无用(환기무용) : 쓸모가 없다고 걱정하는데

何不樹之於无何有之鄕(하불수지어무하유지향) : 어째서 '소유가

필요없는 고향'이나

廣莫之野(광막지야) : '드넓은 들판'에

彷徨乎无爲其側(방황호무위기측) : 나무를 심어 그 주위를 자재

하게 노닐기도 하고

逍遙乎寢臥其下(소요호침와기하) : 평안하게 나무 아래 누우려

하지 않는가!

不夭斤斧(불요근부) : 그 나무는 쓸모가 없어 도끼질 당하지도

않고

物无害者(물무해자) :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네.

无所可用(무소가용) : 아무 쓸모가 없으니어찌

安所困苦哉(안소곤고재) : 어찌 근심 걱정이 있겠는가.

 

제물론(齊物論)-장자(莊子)

 


南郭子綦隱机而坐(남곽자기은궤이좌) : 남곽자기가 책상에 기대

어 앉아 있다가

仰天而噓(앙천이허) : 하늘을 우러러 보며 빙그레 미소지었다.

荅言似喪其耦(답언사상기우) : 육신이해체되어 흡사 몸이라는 짝

을 버린 듯했다.

顔成子游立侍乎前曰(안성자유립시호전왈) : 안성자유가 앞에서

모시고 있다가 물었다.

何居乎(하거호) : "무슨 까닭입니까?

形固可使如槁木(형고가사여고목) : 육신을 마른 장작 같게 하고

而心固可使如死灰乎(이심고가사여사회호) : 마음을 참으로 불꺼

진 재와 같게 할 수 있습니까?

今之隱机者(금지은궤자) : 지금 책상에 기대어 계신 모습은

非昔之隱机者也(비석지은궤자야) : 예전의 그 모습과는 아주 다

릅니다."

子綦曰(자기왈) : 남곽자기가 대답했다.

偃不亦善乎(언불역선호) : "언아, 어리석구나,

而問之也(이문지야) : 그런 질문을 하다니!

今者吾喪我(금자오상아) : 지금 나는 나를 잊었는데

汝知之乎(여지지호) : 자네가 이를 알겠는가!"

汝聞人籟而未聞地籟(여문인뢰이미문지뢰) : "자네는 사람의 피리

소리는 들었어도 땅의 피리 소리는 못 들었을 게야.

汝聞地籟而未聞天籟夫(여문지뢰이미문천뢰부) : 설령 땅의 피리

소리는 들었더라도 하늘이 내는 피리 소리는 못 들었을 것이네."

 

 

 

子游曰(자유왈) : 자유가 말했다 “

敢問其方(감문기방) : 부디 그 도리를 말씀해 주십시오.”

子綦曰(자기왈) : 자기는 대답했다 “

夫大塊噫氣(부대괴희기) : 대지가 내쉬는 숨결을

其名爲風(기명위풍) :  바람이라고 하지

是唯無作(시유무작) : 그게 일지 않으면 그뿐이지만

作則萬窺怒呺(작칙만규노효) : 일단 일었다 하면 온갖 구멍이 다

요란하게 울린다.

而獨不聞之翏翏乎(이독불문지료료호) : 너는 저 윙윙 울리는 소리

를 들어봤겠지

山陵之畏佳(산릉지외가) : 산림 높은 봉우리의

大木百圍之竅穴(대목백위지규혈) : 백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 구

멍은

似鼻似口似耳似枅(사비사구사이사계) : 코 같고 입 같고 귀 같고

옥로 같고

似圈似臼似洼者(사권사구사와자) : 술잔 같고 절구 같고 깊은 웅

덩이 같고

似汚者激者謞者叱者(사오자격자학자질자) : 앝은 웅덩이 같고 거

친 물소리 같고 씽씽 화살나는 소리 나직이 나무라는 소리 같다.

吸者叫者(흡자규자) : 흐흑 들이키는 소리 외치는 듯한 소리

譹者宎者咬者(호자요자교자) : 울부짖는 듯한소리 웅웅 깊은 데서

울려 나는 것 같은 소리

前者唱于而隨者唱喁(전자창우이수자창우) : 앞바람이 가볍게 소

리를 내면 뒤따르는 바람은 보다더 무거운 소리를낸다네. 

冷風則小知(냉풍칙소지) : 바람이 살짝 불면 구멍들은 가볍게 응

답하고,

飄風則大和(표풍칙대화) : 바람이 사납게 불면 온갖 구멍들은 크

게 화답하다가

厲風濟則衆竅爲虛(려풍제칙중규위허) : 사나운 바람이 그치면 구

멍들은 고요해져

而獨不見之調調之刁刁乎(이독불견지조조지조조호) : 혼자 크게

흔들리기도 하고 가볍게 흔들리기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던가?"

 


子游曰(자유왈) : 자유가 말했다.

地籟則衆竅是已(지뢰칙중규시이) : "그렇다면 땅의 피리란 땅위

에 있는 온갖 구멍이 내는 소리이고,

人籟則比竹是已(인뢰칙비죽시이) : 사람의 피리란 대나무의 그것

이군요.

敢問天籟(감문천뢰) : 그런데 하늘의 피리란 어떤 것입니까?"

子綦曰(자기왈) : 자기가 대답했다.

夫天籟者(부천뢰자) : "하늘의 피리란 사람의 말이라네.

吹萬不同(취만부동) : 사람마다 하는 말이 각각 다르지만

而使其自己也(이사기자기야) : 스스로 소리를 내는것이라네.

咸其自取(함기자취) : 모두 스스로 얻은 소리인데

怒者其誰邪(노자기수사) : 말소리를 내는 건 그 누구인가!"

 


大知閑閑(대지한한) : 커다란 지혜는 아주 한가롭지만,

小知閒閒(소지한한) : 자그마한 지식은 몹시 바쁘다.

大言炎炎(대언염염) : 훌륭한 말은 담백하고 맑으나

小言詹詹(소언첨첨) : 하찮은 말은 따지고 헤아린다.

其寐也魂交(기매야혼교) : 잠들어서도 쉴새없이 꿈을 꾸고

其覺也形開(기각야형개) : 깨어나면 활동을 시작해

與接爲搆(여접위구) : 사물과 접촉하면서

日以心鬪(일이심투) : 나날이 서로 다툰다.

縵者(만자) : 싸우는 사람 중에는 우유부단한 사람,

窖者(교자) : 음흉한 사람,

密者(밀자) : 치밀한 사람등 갖가지이다.

小恐惴惴(소공췌췌) : 조금 두려운 일에도 어쩔 줄 몰라 하면서

大恐縵縵(대공만만) : 크게 무서운 일에는 두렵지 않은 체한다.

其發若機栝(기발약기괄) : 그 말투는 화살을 쏘는 것같이 모질어

其司是非之謂也(기사시비지위야) : 시비를 판결하는 재판관이라

도 된 것 같다.

其留如詛盟(기류여저맹) : 무언가를 감추는 경우 마치 목숨이라

도 되는 듯 마음 속에 꼭 품어 어떻게 해서든지 고집으로 이기려

한다.

其守勝之謂也(기수승지위야) :

其殺若秋冬(기살약추동) : 따라서 가을과 겨울의 차가운 기운과

도 같이

以言其日消也(이언기일소야) : 그는 나날이 소진해 간다.

其溺之所爲之(기익지소위지) : 이런 인물은 자기 주장에 푹 빠져

不可使復之也(불가사복지야) : 다시는 참됨을회복할 수 없으며

其厭也緘(기염야함) : 욕심에 억눌려 무언가에

以言其老洫也(이언기노혁야) : 꽉꽉 막히는데 늙을수록 더해진다

.

近死之心(근사지심) : 이 같은 사람은 죽음에 가까워진 마음을

莫使復陽也(막사복양야) : 원래대로 회복할 수 없는 것이다.

 


喜怒哀樂(희노애락) : 세상 사람들은 기뻐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

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한다.

慮嘆變慹(려탄변집) : 또한 걱정과 한탄을 하기고 하고 변덕을 부

리거나 집착하기도 한다

姚佚啓態(요일계태) : 또 재앙을 당하기도하고 교만을 부리기도

하며 솔직하기도 하고 꾸미기도 한다.

樂出虛(락출허) : 진정한 기쁨은 虛에서 나오지만

蒸成菌(증성균) : 곰팡이느 습한 곳에서 생긴다.

日夜相代乎前(일야상대호전) : 아침과 저녁이 바뀌어도

而莫知其所萌(이막지기소맹) : 왜 그런지 알지 못한다.

已乎(이호) : 그만두자.

已乎(이호) : 이제 그만두자.

旦暮得此(단모득차) : 아침과 저녁도 이를 얻어 생긴 것이다.

其所由以生乎(기소유이생호) : 저것이 없으면 내 몸이 있을 수

없고,

非彼無我(비피무아) : 육신이 없으면 

非我無所取(비아무소취) : 저것이 가탁할 곳이 없다.

是亦近矣(시역근의) : 이것을 얻으면 도에 가까우리라.

而不知所爲使(이부지소위사) : 그렇지만 본래 그러하므로 따로

그 무엇이 부리는지는 모르겠다.

若有眞宰(약유진재) : 참된 자기가 있기는 있어도

而特不得其眹(이특부득기진) : 다만 그 조짐은 알수가 없고,

可行已信(가행이신) : 참된 자기의 움직임은 일상에 있어 또렸하

而不見其形(이불견기형) : 그 모습을 찾을 수는 없다.

有情而無形(유정이무형) : 참된 자기는 실재하지만 형체가 없을

뿐이다.

 


百骸九竅六藏(백해구규육장) : 100개가 넘는 뼈, 9개의 구멍, 6

가지 장기가

賅而存焉(해이존언) : 갖추어져 있는데

吾誰與爲親(오수여위친) : 이 가운데 어느 것을 나로 삼을까?

汝皆說之乎(여개설지호) : 그대는 이 모든 것을 자기로 삼겠는가

?

其有私焉(기유사언) : 그러면 자기가 여럿이 되므로 하나인 몸에

여러 사람이 있게 된다.

如是皆有爲臣妾乎(여시개유위신첩호) : 이와 같이 주인은 없고

신하와 첩만 있는 것일까?

其臣妾不足以相治乎(기신첩부족이상치호) : 신하와 첩은 다투기

만 할 뿐 서로 다스릴 수 없다.

其遞相爲君臣乎(기체상위군신호) : 교대로 왕이 되기도 하고 신

하가 되기도 하는 것일까? 

其有眞君存焉(기유진군존언) : 그러나 참된 왕은 존재한다.

如求得其情與不得(여구득기정여부득) : 구했다고 늘지도 않고 구

하지 못했다고 줄지도않은 채

無益損乎其眞(무익손호기진) : 참된 주인은 의연히 존재한다.

 


一受其成形(일수기성형) : 일단 몸을 받았으므로

不化以待盡(불화이대진) : 잠시라도 이 육신에서 떠날 수 없으니

다 할 날을 기다리자.

與物相刃相靡(여물상인상미) : 사물과서로 다투어

其行進如馳(기행진여치) : 삶이 말을 달리듯 순식간에 지나가도

而莫之能止(이막지능지) : 싸움을 그치지 않으므로

不亦悲乎(불역비호) :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終身役役而不見其成功(종신역역이불견기성공) : 평생토록 애를

쓰지만 결국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苶然疲役而不知其所歸(날연피역이부지기소귀) : 피로에 지쳐도 돌

아갈 안식처가 없으므로

可不哀邪(가불애사) : 애달프지 아니한가!

人謂之不死(인위지불사) : 세상 사람들은 이를 아직 살아 있다고

좋아하지만

奚益(해익) :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其形化(기형화) : 모습이 늙어감에 따라

其心與之然(기심여지연) : 그 마음도 함께 찌들어 가므로

可不謂大哀乎(가불위대애호) : 매우 가엾지 아니한가.

人之生也(인지생야) : 인간의삶이란

固若是芒乎(고약시망호) : 이다지도 무지 몽매한 것일까!

其我獨芒(기아독망) : 아니면 나만 혼자 어리석고

而人亦有不芒者乎(이인역유불망자호) :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지

않은 것일까!

 


夫隨其成心而死之(부수기성심이사지) : 본래 지니고 있는 참마음

을 좇아 스승으로 섬긴다면

誰獨且无師乎(수독차무사호) : 그 누가 스승이 없겠는가!

奚必知代而心自取者有之(해필지대이심자취자유지) : 어찌 육신이

거짓 자기임을 알고 자기 마음을 스스로 얻은 사람에게만 스승이

있겠는가!

愚者與有焉(우자여유언) : 어리석은 자에게도 똑같이 있는 법이

다.

未成乎心而有是非(미성호심이유시비) : 자기 참마음을 얻지 못하

고 시비 다툼을 벌이면,

是今日適越而昔至也(시금일적월이석지야) : 이는 오늘 월나라로

떠나면서 어제 도착했다는 궤변처럼 어처구니 없는 짓이다.

是以無有爲有(시이무유위유) : 이것은 실제로 있지 않은 일을 있

다고 억지로우기는 처사이다.

無有爲有(무유위유) : 없는 것을 있다고 고집하는 자는

雖有神禹(수유신우) : 성왕인 우왕이라 하더라도

且不能知(차불능지) : 어찌알아 줄 수 있겠는가!

吾獨且奈何哉(오독차내하재) : 하물며 내가 어찌 알아 줄 수 있

겠는가!

 


夫言非吹也(부언비취야) : 무릇 말이란 무심하게 불어서 나는 소

리가 아니다.

言者有言(언자유언) : 말이란 機心에서 나오므로

其所言者特未定也(기소언자특미정야) : 말한 내용은아직 옳은지

그른지 정해져 있지 않다.

果有言邪(과유언사) : 과연 말은 있는 것일까?

其未嘗有言邪(기미상유언사) : 아니면 없는 것일까?

其以爲異於鷇音(기이위이어구음) : 사람의말은 새끼 새의 울음

소리와는 다르다.

亦有辯乎(역유변호) : 그렇다면 과연 시비가 있는 것일까

其無辯乎(기무변호) : 아니면 없는 것일까?

 


道惡乎隱而有眞僞(도악호은이유진위) : 도는 왜 가리어져 참과

거짓이 발생하게 되고

言惡乎隱而有是非(언악호은이유시비) : 참된 말은 어디에 가리어

져 시비 다툼이 생기는것일까?

道惡乎往而不存(도악호왕이부존) : 도는 어디 가서 오지 않고

言惡乎存而不可(언악호존이불가) : 참된 말은 어디에 있기에 시

비 논란이 있는 것일까?

道隱於小成(도은어소성) : 도는 자그마한 분별 지식에 가려지고

言隱於榮華(언은어영화) : 참된 말은 허황된 말에 가려진다.

故有儒墨之是非(고유유묵지시비) : 따라서 유가와 묵가의 논쟁이

벌어져

以是其所非而非其所是(이시기소비이비기소시) : 상대가 주장하는

바를 비판하고 한쪽이 거부하는 것을 굳이 긍정한다.

欲是其所非而非其所是(욕시기소비이비기소시) : 상대가 틀리다고

하는 것을 옳다고 하고 한쪽이 옳다고 하는 것을 틀리다고 함은

則莫若以明(칙막약이명) : 대도에 밝음만 같지 못하다.

 


物无非彼(물무비피) : 사물을 저것 아닌 것이 없으며

物无非是(물무비시) : 옳지 않은 것이 없다.

自彼則不見(자피칙불견) : 저것으로부터 보면 자기의 허물은 보

이지않고

自是則知之(자시칙지지) : 스스로를 알면 모두를 알게 된다.

故曰彼出於是(고왈피출어시) : 그러므로 저것은 이것에서 비롯되

是亦因彼(시역인피) : 이것은 저것에서비롯된다고 한 것이다.

 


彼是方生之說也(피시방생지설야) : 저것과 이것은 상대적인 관계

에 있다.

雖然(수연) : 하지만

方生方死(방생방사) : 삶이 있으므로 죽음이 있고

方死方生(방사방생) : 죽음이 있는 곳에서 삶이 있는 것이다.

方可方不可(방가방불가) : 옳음이 있으므로 옳지 않음이 있다.

 


因是因非(인시인비) : 옳음에 연유해서 틀림이 있고

因非因是(인비인시) : 틀림을 근거로 옳음이 있는 것이다.

是以聖人不由(시이성인불유) : 따라서 성인은 상대적인 시시비비

를 떠나

而照之於天(이조지어천) : 홀로 도에 비추어 본다.

亦因是也(역인시야) : 이것이야말로 크나큰 긍정이다.

 


是亦彼也(시역피야) : 이것이 또한 저것이며

彼亦是也(피역시야) : 저것 또한 이것이다.

彼亦一是非(피역일시비) : 저것에 또한 하나의 옳고 그름이 있고

 


此亦一是非(차역일시비) : 이것에도 옳고 그름이 있는 것이다.

果且有彼是乎哉(과차유피시호재) : 과연 저것과 이것은 있는 것

일까?

果且无彼是乎哉(과차무피시호재) : 아니면 저것과 이것은 없는

것일까?

彼是莫得其偶(피시막득기우) : 저것과 이것의 대립이 그치는 것

謂之道樞(위지도추) : 도추하고 일컫는다.

樞始得其環中(추시득기환중) : 도추라야 비로서 환중을 얻어

以應无窮(이응무궁) : 무궁한 변화를 제어할 수 있다.

是亦一无窮(시역일무궁) : 옳음도 하나의 무궁한 변화이고

非亦一无窮也(비역일무궁야) : 틀림도 또한 하나의 무궁한 움직

임이다.

故曰莫若以明(고왈막약이명) : 그러므로 "대도에 밝음만 같지 못

하다"고 한 것이다.

 


以指喩指之非指(이지유지지비지) : 내 손가락으로 저 사람의 손

가락이 내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不若以非指喩指之非指也(불약이비지유지지비지야) : 내 손가락이

아닌 것으로 내 손가락이 저 사람의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

만 같지 못하다.

以馬喩馬之非馬(이마유마지비마) : 저 말을 가지고 나의 말이 저

말이 아니라고 가리키는 것은

不若以非馬喩馬之非馬也(불약이비마유마지비마야) : 나의 말을

가지고 저 말이 나의말이 아니라고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天地一指也(천지일지야) : 천지도 하나의 손가락에 불과하고

萬物一馬也(만물일마야) : 만물도 하나의 말일 따름이다.

可乎可(가호가) : 다른 사람이 옳다고 하면 나도 옳고

不可乎不可(불가호불가) : 다른 사람이 옳지 않다고 하면 나도

옳지 않은 것이다

道行之而成(도행지이성) : 이 모두를 도에 맡긴 채 행하는 자는

현재 이루어진 그대로일 뿐 시비의 분별이 필요하지 않다

惡乎可(악호가) : 어째서 그렇게 될까

可於可(가어가) : 좋은 것에는 본래 좋다고 할 것이 갖추어져 있

惡乎不可(악호불가) : 어째서  그렇지 않은 것이 있는가

不可於不可(불가어불가) : 좋지 않은 것은 원래 좋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이다

物固有所然(물고유소연) : 만물은 참으로 본래 그런 바가 있으며

物固有所可(물고유소가) : 사물마다 원래 쓰임새가 정해져 있다.

無物不然(무물불연) : 어떤 사물이건 본래그런 바가 없지 않으며

無物不可(무물불가) : 어느 것이라도 옳지 않음이 없는 것은 없

다.

故爲是擧莛與楹(고위시거정여영) : 따라서 더욱 분명히 하기 위

해 예를 들면 커다란 대들보와 자그마한 집기둥,

厲與西施(려여서시) : 문둥이와 서시라는 미인,

恢恑憰怪(회궤휼괴) : 그리고 허풍쟁이나 사기꾼이나 궤변가 혹은

괴이한 것을 말하는 사람,

道通爲一(도통위일) : 모두 道 가운데에서는 통하여 하나가 된다

.

其分也成也(기분야성야) : 파괴는 곧 완성이며

其成也毁也(기성야훼야) : 완성은 곧 파괴이다.

凡物無成與毁(범물무성여훼) : 하지만 만물은 본래 완성도 파괴

도 없이

復通爲一(복통위일) : 다 함께 하나이다.

唯達者知通爲一(유달자지통위일) : 오직 도에 능통한 사람이라야

만물과 하나됨을 알아

爲是不用而寓諸庸(위시불용이우제용) : 자기가 옳다고 고집하지

않고 일반 사람에게맡겨 둔다.

因是已(인시이) : 그대로 맡길 뿐으로

已而不知其然(이이부지기연) : 이미 그러면서도 왜 그런지 모르

는 것을

謂之道(위지도) : 道라고 일컫는다.

努神明爲一(노신명위일) : 정신을 수고롭게 하여 하나가 되려 해

而不知其同也(이부지기동야) : 끝내 하나됨을 이루지 못한다.

謂之朝三(위지조삼) : 이를 <조삼>이라 일컫는다.

何謂朝三(하위조삼) : <조삼>이란 무엇인가?

狙公賦芧曰(저공부서왈) : 원숭이 사육사가 상수리를 원숭이에게

주면서 말했다.

朝三而暮四(조삼이모사) :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겠다."

衆狙皆怒(중저개노) :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벌컥 화를 냈으므

曰然則朝四而暮三(왈연칙조사이모삼) : 사육사는 다음과 같이 말

하기를,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주겠다."하니

衆狙皆悅(중저개열) : 원숭이들이 한결같이 기뻐했다.

名實未虧而喜怒爲用(명실미휴이희노위용) : 명실은 달라지지 않

았으나 기쁨과 노여움이 생기게 되었다.

亦因是也(역인시야) : 또한 그대로 맡겨야 할 따름인 것이다.

是以聖人和之以是非(시이성인화지이시비) : 따라서 성인은 시비

를 조화시켜

而休乎天釣(이휴호천조) : "자연의 평등"에서 쉬게 하는데

是之謂兩行(시지위량행) : 이를 <양행>이라 일컫는다.

 


古之人(고지인) : 옛사람은

其知有所至矣(기지유소지의) : 지혜가 지극했다.

惡乎至(악호지) : 무엇을 지극하다고 하는가?

有以爲未始有物者(유이위미시유물자) : 본래 한 물건도 없는 자

리이므로

至矣盡矣(지의진의) : 지극하고 극진하다고 한다.

不可以加矣(불가이가의) : 아무것도 보탤 것이 없는 경지이다.

其次(기차) : 그 다음은

以爲有物矣(이위유물의) : 사물은 있으나

而未始有封也(이미시유봉야) : 구분하지 않는 경지이다.

其次(기차) : 그 다음은

以爲有封焉(이위유봉언) : 사물이 구분은 되지만

而未始有是非也(이미시유시비야) : 아직 시시비비가 없는 경계이

다.

是非之彰也(시비지창야) : 그러나 시비 분별이 횡행함에

道之所以虧也(도지소이휴야) : 도가 가리어졌고

道之所以虧(도지소이휴) : 도가 가려지자

愛之所以成(애지소이성) : 애욕이 발생하게 되었다.

果且有成與虧乎哉(과차유성여휴호재) : 그런데 완성과 파괴가 과

연 있는 것일까,

果且無成與虧乎哉(과차무성여휴호재) : 아니면 완성과 파괴가 과

연 없는 것일까?

 


有成與虧(유성여휴) : 완성과 파괴가 있는 것은

故昭氏之鼓琴也(고소씨지고금야) : 옛날 소씨소씨가 거문고를 연

주했기 때문이다.

無成與虧(무성여휴) : 완성과 파괴가 없는 것은

故昭氏之不鼓琴也(고소씨지불고금야) : 소씨의 거문고 연주 이전

이기 때문이다.

昭文之鼓琴也(소문지고금야) : 소씨가 거문고를 탄 행위,

師曠之枝策也(사광지지책야) : 사광이 북채로 박자를짚었던 일,

惠子之據梧也(혜자지거오야) : 혜자가 책상에 기댄 채 변론한 행

위,

三子之知(삼자지지) : 이 세 사람의 재주는

幾乎皆其盛者也(기호개기성자야) : 모두가 그 극치에 다다랐다.

故載之末年(고재지말년) : 따라서 말년에 이르기까지 그 일에 종

사했으나,

唯其好之也(유기호지야) : 이 세 사람의 좋아하는 바가

以異於彼(이이어피) : 세상 사람들과 달라

其好之也(기호지야) : 자신들이 즐기는 바로써

欲以明之(욕이명지) : 사람들을 계몽하려 했다.

彼非所明而明之(피비소명이명지) :

혜자의 경우 자신도 진리에 밝지 않으면서 남을 가르치려 했으므

故以堅白之昧終(고이견백지매종) : 견백론견백론이란 어리석은궤

변으로 시종한 것이다.

而其子又以文之綸終(이기자우이문지륜종) : 소씨의 경우도 아들

로서 아버지의 손재주만 흉내냈을 뿐

終身無成(종신무성) : 평생동안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다.

若是而可謂成乎(약시이가위성호) : 이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까?

雖我無成(수아무성) : 나에게 이룬 것이 없어도

亦可謂成矣(역가위성의) : 나 역시 성공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若是而不可謂成乎(약시이불가위성호) : 이렇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일까?

物與我無成也(물여아무성야) : 그렇다면 만물과 나는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으리라.

是故滑疑之耀(시고활의지요) : 따라서자신의 빛을 감추는 일은

聖人之所圖也(성인지소도야) : 바로 성인이 도모하는 바이다.

爲是不用而寓諸庸(위시불용이우제용) : 성인은 자기 의견을 내세

우는 대신 세상 사람들의 소견에 맡겨 둔다.

此之謂以明(차지위이명) : 이를 본래의 밝음에 따른다고 일컫는

다.

 


今且有言於此(금차유언어차) : 가령 여기에 한 변론자가 있다고

하자.

不知其與是類乎(부지기여시류호) : 그는 성인과 한 분류인가?

其與是不類乎(기여시불류호) : 아니면 다른 분류에 속하는가?

類與不類(류여불류) : 같은 부류이든 아니든간에

相與爲類(상여위류) : 그가 성인의 마음에 부합하면

則與彼无以異矣(칙여피무이이의) : 그는 성인과 아무런차이가 없

는 것이다.

 


雖然(수연)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請嘗言之(청상언지) : 한번 말해 보기로 하자.

有始也者(유시야자) : 처음이 있고,

有未始有始也者(유미시유시야자) : 처음이 아직 태동하지 않은

때가 있고,

有未始有夫未始有始也者(유미시유부미시유시야자) : 처음이 아지

기 태동하지 않은 때마저도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가 있다.

有有也者(유유야자) : 있음이 있고,

有无也者(유무야자) : 없음이 있고,

有未始有无也者(유미시유무야자) : 없음이 아직 형성되지 않음이

있고,

有未始有夫未始有无也者(유미시유부미시유무야자) : 없음이 아직

형성되지않음도 태동되지 않음이 있다.

俄而有无矣(아이유무의) : 그런데 홀연히 있음과 없음이 생긴다.

而未知有无之果孰有孰无也(이미지유무지과숙유숙무야) : 세상 사

람들은 있다혹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

알지 못하겠다.

今我則已有謂矣(금아칙이유위의) : 지금 나는 이미 말을하였으나

而未知吾所謂之其果有謂乎(이미지오소위지기과유위호) : 나의 말

이 과연 있는지

其果无謂乎(기과무위호) : 아니면 없는지 모르겠다.

 


天下莫大於秋毫之末(천하막대어추호지말) : 천하에 가을날 짐승

털의 끝보다 큰 것은 없고

而大山爲小(이대산위소) : 태산도 털 끝보다 작다.

莫壽於殤子(막수어상자) : 일찍 죽은 갓난아이보다 장수한 이는

없고

而彭祖爲夭(이팽조위요) : 팽조도 요절한 셈이다.

天地與我竝生(천지여아병생) : 천지도 나와 함께 생긴 것이고,

而萬物與我爲一(이만물여아위일) : 만물도 나와 더불어 하나를

이룬다.

旣已爲一矣(기이위일의) : 이미 하나가 되었는데

且得有言乎(차득유언호) : 이 밖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旣已謂之一矣(기이위지일의) : 이미 하나를 이루었다고 말했을진

且得无言乎(차득무언호) :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이는 또한 말

이 아니겠는가.

一與言爲二(일여언위이) : 하나의 말이 둘이 되고

二與一爲三(이여일위삼) : 둘과 하나가 셋이 된다.

自此以往(자차이왕) : 이렇게 나아가면 

巧曆不能得(교력불능득) : 유능한 계산기라도 헤아릴 수 없거늘

而況其凡乎(이황기범호) : 어찌 일반 사람이 셈 할 수 있겠는가!

故自无適有以至於三(고자무적유이지어삼) : 따라서 無에서 有로

나아가는 셋이 되는데

而況自有適有乎(이황자유적유호) : 有에서 有로 진행하는 경우에

있어서랴!

无適焉(무적언) : 상대적 세계로 나아가지 않고

因是已(인시이) : 그대로 맡길 따름이다.

 


夫道未始有封(부도미시유봉) : 무릇 도는 한계가 없는 것이고

言未始有常(언미시유상) : 말에는 정해진 내용이 없는 것이다.

爲是而有畛也(위시이유진야) : 자기 주장을 함으로써 다툼이 생

기는 법이다.

請言其畛(청언기진) : 한 번 대해 논쟁에 이야기해 보자.

有左有右有倫有義(유좌유우유륜유의) : 왼쪽이 있으면 오른쪽이

있고,倫이 있으면 義가 있고,

有分有辯有競有爭(유분유변유경유쟁) : 분별이 있으면 변론이 있

고, 다툼이 있으면 경쟁이 있다.

此之謂八德(차지위팔덕) : 이를 <팔덕>이라 일컫는다.

 


六合之外(육합지외) : 육합 바깥을

聖人存而不論(성인존이불론) : 성인은 그대로 놓아둘 뿐 말하지

않고,

六合之內(육합지내) : 육합 안에 대해서도

聖人論而不議(성인론이불의) : 대강만 말할 뿐 자세하게 논의하

지 않는다.

春秋經世先王之志(춘추경세선왕지지) : <춘추>로 세상을 다스리

는 것이 선왕의 뜻이었으나,

聖人議而不辯(성인의이불변) : 성인은 이에 대해 명분과 품절만

밝힐 뿐 시비 곡절을 따지지는 않는다.

故分也者(고분야자) : 그러므로 나눌 경우

有不分也(유불분야) : 나눌 수 없는게 있고

辯也者(변야자) : 분별하더라도

有不辯也(유불변야) : 분별할 수 없는게 있다.

曰何也(왈하야) : 왜 그럴까?

聖人懷之(성인회지) : 성인은 만유를 품어 주지만

衆人辯之以相示也(중인변지이상시야) : 세상 사람들은 분별함으

로써 자기 소견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故曰辯也者(고왈변야자) : 따라서 "변론하는 사람은

有不見也(유불견야) : 보지 못하는게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夫大道不稱(부대도불칭) : 무릇 大道는 헤아릴 수 없고,

大辯不言(대변불언) : 참된 변론은 말하지 않고,

大仁不仁(대인불인) : 지극한 인은 어질지 않고,

大廉不嗛(대렴불겸) : 참다운 청렴은 가득 차지 않고,

大勇不忮(대용불기) : 진정한 용기는 해를 입히지 않는다.

道昭而不道(도소이불도) : 도를 말로 분명하게 드러내면 도가 아

니고,

言辯而不及(언변이불급) : 말이 시비 다툼에 쓰이면 도에 미치지

못하게 되며

仁常而不周(인상이불주) : 仁이 어딘가에 고착되면 아무것도 아

루지 못하고,

廉淸而不信(렴청이불신) : 청렴해 맑기만 하면 미덥지 못하고,

勇忮而不成(용기이불성) : 남을 해치는 용기는 참되지 못하다.

五者无棄而幾向方矣(오자무기이기향방의) : 이 다섯 가지는 원래

참된 實德이었으나 점차 한쪽에 치우쳐 모나게 되었다.

故知止其所不知(고지지기소불지) : 그러므로 알지 못하는 데에

그칠 줄 알면

至矣(지의) : 지극한 것이다.

孰知不言之辯(숙지불언지변) : 어느 누가 말없는 변론과

不道之道(부도지도) : 도가 아닌 도를 아는가

若有能知(약유능지) : 만일 이를 알면

此之謂天府(차지위천부) : <천부>라 이름하리라.

注焉而不滿(주언이불만) : 아무리 물을 거기에 퍼부어도 가득차

지 않고

酌焉而不竭(작언이불갈) : 마구 퍼내도 마르지 않는다.

而不知其所由來(이부지기소유래) : 그러나 왜 그런지는 알 수 없

으므로

此之謂葆光(차지위보광) : 이를 보광이라 일컫는다.

 


故昔者堯問於舜曰(고석자요문어순왈) : 옛날에 요가 순에게 물었

다.

我欲伐宗膾胥敖(아욕벌종회서오) : "나는 종, 회, 서오 세 나라

를 정벌하려 하네.

南面而不釋然(남면이불석연) : 그러나 임금 자리에 있으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확연하지 않으니

其故何也(기고하야) : 왜 그런 것일까?"

舜曰(순왈) : 순이 말했다.

夫三子者(부삼자자) : "세 나라는

猶存乎蓬艾之間(유존호봉애지간) : 아직 쑥풀이 무성한 미개한

부족 국가입니다.

若不釋然何哉(약불석연하재) : 마음이 꺼림칙한 것은 어쩐 일이

십니까?

昔者十日竝出(석자십일병출) : 옛적에 10개의 태양이 일시에

萬物皆照(만물개조) : 만물을 샅샅이 비춘 일이 있습니다.

而況德之進乎日者乎(이황덕지진호일자호) : 하물며 마음의 덕이

태양보다 밝다면 무슨 꺼리낌이 있겠습니까?"

 


齧缺問乎王倪曰(설결문호왕예왈) : 설결이 왕예에게 물었다.

子知物之所同是乎(자지물지소동시호) : "선생님은 만물이 하나임

을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 이르기를, "내가 어찌 알겠나."

子知子之所不知邪(자지자지소부지사) : "선생님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 이르기를, "내 어찌 알겠는가."

然則物无知邪(연칙물무지사) : "그렇다면 아는 게 없으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 이르기를, "어허, 어찌 알겠나.

雖然嘗試言之(수연상시언지)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어디 한번

말해 보기로 하지.

庸詎知吾所謂知之非不知邪(용거지오소위지지비부지사) : 안다고

하는 게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庸詎知吾所謂不知之非知邪(용거지오소위부지지비지사) : 또한 내

가 모른다는 것이 아는 게 아닌 줄은 어떻게 알겠나!

且吾嘗試問乎汝(차오상시문호여) : 이제 자네에게 한번 물어보겠

네.

民濕寢則腰疾偏死(민습침칙요질편사) :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허리병으로 반신 불수가 되어 죽게되지만

鰌然乎哉(추연호재) : 미꾸라지도 그렇던가?

木處則惴慄恂懼(목처칙췌률순구) : 사람은 나무 위에 있을 경우

벌벌 떨지만

猨猴然乎哉(원후연호재) : 원숭이는 무서워하던가?

三者孰知正處(삼자숙지정처) : 셋 가운데 어느 쪽이 바른 거처를

알고 있는 건가?

民食芻豢(민식추환) : 사람은 초식 동물의 고기를 먹고

麋鹿食薦(미록식천) : 순록은 풀을 뜯고

蝍蛆甘帶(즉저감대) : 지네는 뱀을 맛있게 먹고

鴟鴉嗜鼠(치아기서) : 올빼미는 쥐를 즐겨 먹지.

四者孰知正味(사자숙지정미) : 넷 가운데 어느 누가 올바를맛을

아는 것일까?

猨猵狙以爲雌(원편저이위자) : 원숭이는 편저를 짝으로 하고

麋與鹿交(미여록교) : 고라니는 사슴과 교배하고

鰌與魚游(추여어유) :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놀지.

毛嬙西施(모장서시) : 모장과 서희는

人之所美也(인지소미야) : 세상 사람들이 미녀라고 칭송하지만,

魚見之深入(어견지심입) : 그들을 보면 물고기는 물속 깊이 달아

나고

鳥見之高飛(조견지고비) : 새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麋鹿見之決驟(미록견지결취) : 순록과 사슴은 결사적으로 달아나

지.

 


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사자숙지천하지정색재) : 넷 가운데 누가

천하의 미인을 아는 것일까?

自我觀之(자아관지) : 내가 보건대

仁義之端(인의지단) : 사람들이 인의仁義와 

是非之塗(시비지도) : 시비의 길을

樊然殽亂(번연효란) : 어지럽게주장하는데

吾惡能知其辯(오오능지기변) : 나라고 어찌 그것들을 가려낼 수

있겠나!

齧缺曰(설결왈) : 설결이 물었다.

子不知利害(자부지리해) : "선생님은 이해를 모르시는데

則至人固不知利害乎(칙지인고부지리해호) : 지인은 참으로 이해

를 모르는 것입니까?'

王倪曰(왕예왈) : 왕예가 대답했다.

至人神矣(지인신의) : "至人은 심묘한 사람이라네.

大澤焚而不能熱(대택분이불능열) : 커다란 연못을 다 태워도 그

를 태울 수는 없으며,

河漢冱而不能寒(하한호이불능한) : 황하와 한수를 꽁꽁얼려도 그

를 얼릴 수는 없다네.

疾雷破山而不能傷(질뢰파산이불능상) : 사나운 우뢰가 산을 부수

고 상하지 않고

飄風振海而不能驚(표풍진해이불능경) : 태풍이 파도를 몰아쳐도

그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지.

若然者(약연자) : 이런 인물은

乘雲氣(승운기) : 구름을 타고

騎日月(기일월) : 해와 달을 부리면서

而遊乎四海之內(이유호사해지내) : 四海바깥에서 노닌다네.

死生無變於己(사생무변어기) : 생사로도 그를 움직일 수 없거늘

而況利害之端乎(이황리해지단호) : 어찌 이해 따위에 꿈쩍이나

하겠는가!

 


瞿鵲子問乎長梧子曰(구작자문호장오자왈) :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물었다.

吾聞諸夫子(오문제부자) : "제가 공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만,

聖人不從事於務(성인불종사어무) : 성인은 세상일을 좇지 않고

不就利(불취리) : 이익을 추구하지도

不違害(불위해) : 해로움을 피하지도 않고

不喜求(불희구) : 아무 것도 얻으려 하지 않고

不緣道(불연도) : 도를 따르지도 않고

无謂有謂(무위유위) : 말은 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말하고

有謂无謂(유위무위) : 말을 해도 말하지 않은 것 같아

而遊乎塵垢之外(이유호진구지외) : 초연히 이 세상 밖에서 노닌

다고 합니다.

夫子以爲孟浪之言(부자이위맹랑지언) : 공자는 이를 맹랑한 소리

하고 일소에 붙였으나

而我以爲妙道之行(이아이위묘도지행) : 저는 묘도를 체득한 것이

라고 판단합니다.

吾子以爲奚若(오자이위해약) :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長梧子曰(장오자왈) : 장오자가 말했다.

是皇帝之所聽熒也(시황제지소청형야) : "이는 황제가 들어도 믿

지 않거늘

而丘也何足以知之(이구야하족이지지) : 공구 따위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且汝亦大早計(차여역대조계) : 자네도 지나치게 성급하네.

見卵而求時夜(견란이구시야) : 알을 보자마자 새벽 닭소리를 기

다리고,

見彈而求鴞炙(견탄이구효자) : 화살을 보자마자 올빼미 구이를 찾

는 격이군.

予嘗爲女妄言之(여상위여망언지) : 이제 자네에게 헛소리를 할

터이니

女以妄聽之奚(여이망청지해) : 자네도 그리 알고 망녕되게 듣는

게 어떻겠는가.

旁日月(방일월) : 성인은 해와 달과 나란히하고,

挾宇宙(협우주) : 우주를 손바닥에 든 채

爲其脗合(위기문합) : 두 입술을 합치듯 온갖 변화와 하나가 되고

,

置其滑涽(치기활혼) : 혼탁한 속세를 그대로 놓아 버려

以隸相尊(이예상존) : 노예 상태로 서로 멸시하거나 존대하게 되

지.

衆人役役(중인역역) : 모든 사람들이 부림을 당해 외물에 얽매이

게 되지.

聖人愚芚(성인우둔) : 성인만이 홀로 어리석고 우둔한 듯해서

參萬歲而一成純(참만세이일성순) : 천년 만년이 지나도 천연의

천진을 그대로 보전하지만

萬物盡然(만물진연) : 만물이 다하도록 사람들은 자기 주장에 집

착해

而以是相蘊(이이시상온) : 시비 다툼만 늘어 가지.

予惡乎知說生之非惑邪(여오호지설생지비혹사) : 삶을 좋아함이

미혹한 게 아닌지 내 어찌 알겠는가.

予惡乎知惡死之非弱喪而不知歸者邪(여오호지오사지비약상이부지

귀자사) : 죽음을 싫어하지만, 죽음이 어려서 떠난 고향으로 다

시 돌아감이 아닌지 내 어찌 알겠나?

麗之姬(려지희) : 여희는

艾封人之子也(애봉인지자야) : 예라는 지방의 관리의 딸이었네.

晉國之始得之也(진국지시득지야) : 진나라에서 강제로 끌고 갈

적에는

涕泣沾襟(체읍첨금) : 그녀는 눈물로 옷깃을 흠뻑 적셨지.

及其至於王所(급기지어왕소) : 진나라 왕궁에 이르러

與王同筐牀(여왕동광상) : 왕과 함께 화려한 생활을 하고

食芻豢(식추환) : 맛있는 고기 요리를 먹게 되자.

而後悔其泣也(이후회기읍야) : 그녀는 눈물 흘린 일을 후회했다

고 하네.

予惡乎知夫死者不悔其始之蘄生乎(여오호지부사자불회기시지기생

호) : 이와 마찬가지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살기를 고대했던

것을 나중에 후회할지 내 어찌 알겠나!

夢飮酒者(몽음주자) : 꿈속에서 유쾌하게 술을 마신 사람이

旦而哭泣(단이곡읍) : 아침에 일어나면 울게 되고,

夢哭泣者(몽곡읍자) : 꿈 속에서 구슬프게 운 사람은

旦而田獵(단이전렵) : 사냥놀이 갈 일이 생긴다네.

方其夢也(방기몽야) : 한창 꿈을 꾸고 있을 때에는

不知其夢也(부지기몽야) : 그것이 꿈인 줄도 모르고

夢之中又占其夢焉(몽지중우점기몽언) : 또한 꿈을 이리저리 풀어

보다가

覺而後知其夢也(각이후지기몽야) : 꿈에서 깨어난 뒤에야 꿈인

줄 알지.

且有大覺而後知此其大夢也(차유대각이후지차기대몽야) : 우리네

삶은 이와 같아서 진정한 깨달음이 있어야 삶이 한바탕 꿈 속인

줄 알게 되지.

而愚者自以爲覺(이우자자이위각) :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

로 깨달았다고 자처하여

竊竊然知之(절절연지지) : 짐짓 아는 체하면서,

君乎牧乎固哉(군호목호고재) : 왕입네, 재상입네 과시하려 들지.

丘也與女(구야여여) : 참으로 어리석구나, 공자여!

皆夢也(개몽야) : 자네도 또한 꿈구고 있는 사람이네.

予謂女夢(여위여몽) : 자네더러 꿈꾼다고 지적하는 나의 말도

亦夢也(역몽야) : 또한 꿈 속의 헛소리라네.

是其言也(시기언야) : 이런 이야기는

其名爲弔詭(기명위조궤) : 매우 기이하기는 하지만,

萬世之後而一遇大聖(만세지후이일우대성) : 오랜 뒤에라도 성인

이 한번 출현해

知其解者(지기해자) : 이 말의 의미를 알아 준다면

是旦暮遇之也(시단모우지야) : 이는 아침 저녁으로 만난 것과 다

름없겠네.

 


旣使我與若辯矣(기사아여약변의) : "내가 자네와 논쟁한다고 해

보세.

若勝我(약승아) : 자네가 나를 이기고

我不若勝(아불약승) : 내가 자네에게 지면,

若果是也(약과시야) : 진정 자네는 옳고

我果非也邪(아과비야사) : 나는 틀린 것일까?

我勝若(아승약) : 내가 자네를 이기고

若不吾勝(약불오승) : 자네가 내게 지면,

我果是也(아과시야) : 정녕 나는 옳고

而果非也邪(이과비야사) : 자네는 그른 것일까?

其或是也(기혹시야) : 한 쪽은 옳고

其或非也邪(기혹비야사) : 다른 쪽은 틀린 것일까?

其俱是也(기구시야) : 아니면 둘 다 옳거나

其俱非也邪(기구비야사) : 둘 다 틀린 것은 아닐까?

我與若不能相知也(아여약불능상지야) : 나도 자네도 어떤지 알

수 없네.

則人固受黮闇(칙인고수담암) : 그런데 사람마다 어둠속에 갇혀

있으므로

吾誰使正之(오수사정지) : 누구에게 물어 볼 수 있겠는가!

使同乎若者正之(사동호약자정지) : 자네와 의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보면,

旣與若同矣(기여약동의) : 이미 자네와 같은 생각이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찌 바르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者正之(사동호아자정지) : 나와 소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볼 경우,

旣同乎我矣(기동호아의) : 벌써 나와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으므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使異乎我與若者正之(사이호아여약자정지) : 나와도 자네와도 다

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조회하면,

旣異乎我與若矣(기이호아여약의) : 이미 두 사람 모두와 의견이

다르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바르게 말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與若者正之(사동호아여약자정지) : 나와도 자네와도 입

장이 같은 사람에게 조회할 경우,

旣同乎我與若矣(기동호아여약의) : 우리 둘 모두와 입장이 같으

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然則我與若與人俱不能相知也(연칙아여약여인구불능상지야) : 그

렇다면 나도 자네도 또 어느 누구도 누가 옳은지 알 수 없는데,

而待彼也耶(이대피야야) : 그 누구를 기다려야만 할까?

化聲之相待(화성지상대) : 불안정하고 변하기 쉬운 소리에 기대

한다는 것은

若其不相待(약기불상대) :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음과 마찬가지

로서

和之以天倪(화지이천예) : 모든 것을 조화시키고

因之以曼衍(인지이만연) : 만연에 모든 것을 맡겨 둠이

所以窮年也(소이궁년야) : 천수를 다하는 방법이오

何謂和之以天倪(하위화지이천예) : 그러면 천연한 대도로 조화시

킨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曰是不是(왈시불시) : 대답하기를, 옳다는 주장이 있으면 옳지

않다는 주장이 따르고,

然不然(연불연) : 그렇다는 입장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생기지.

是若果是也(시약과시야) : 만일 옳다는 주장이 참으로 옳다면,

則是之異乎不是也(칙시지이호불시야) : 옳다는 주장이 옳지 않다

는 것과 다르다고

亦無辯(역무변) :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네.

然若果然也(연약과연야) : 그렇다는 입장이 실제로 그렇다면

則然之異乎不然也亦無辯(칙연지이호불연야역무변) : 그렇다는 입

장이 그렇지 않다는 입장과 다르다고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네

.

忘年忘義(망년망의) : 나이도 의리도 잊으면  

振於無竟(진어무경) : 무궁한 경지로 뻗어나가게 되지요

故寓諸無竟(고우제무경) : 그래서 모든 것을 이 무한한 경지에

놓아 두는 것이요

 


罔兩問景曰(망량문경왈) : 바깥 그림자의 그림자가 안쪽 그림자

에게 물었다.

曩子行(낭자행) : "조금 전 그대는 걷더니

今子止(금자지) : 이제는 멈추고,

曩子坐(낭자좌) : 전에는 앉아 있다가

今子起(금자기) : 지금은 일어나는구나.

何其无特操與(하기무특조여) : 왜 그리도 지조가 없는 게야!"

景曰(경왈) : 안쪽 그림자가 대답했다.

吾有待而然者邪(오유대이연자사) : "의지하는 게 있어서 그런 것

이 아닌가.

吾所待又有待而然者邪(오소대우유대이연자사) : 또한 내가 의지

하는 것도 기대는게 있어서 그러네.

吾待蛇蚹蜩翼邪(오대사부조익사) : 혹시 나는 뱀의 비늘이나 매미

의 날개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닐까?

惡識所以然(악식소이연) : 어째서 그런 줄 알며

惡識所以不然(악식소이불연) : 왜 그렇지 않은 줄 알겠는가.

昔者莊周夢爲胡蝶(석자장주몽위호접) : 언젠가 장주가 꿈에 나비

가 되어

栩栩然胡蝶也(허허연호접야) :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된 채

自喩適志與(자유적지여) : 유쾌하게 즐기면서도

不知周也(부지주야) : 자기가 장주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俄然覺(아연각) :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나 보니

則蘧蘧然周也(칙거거연주야) : 자신이 분명히 누워 있는게 장주

였다네.

不知周之夢爲胡蝶(부지주지몽위호접) : 그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胡蝶之夢爲周與(호접지몽위주여) : 나비가 꿈에 그가 된 것인지

몰랐다네.

周與胡蝶(주여호접) : 장주와 나비는

則必有分矣(칙필유분의) : 틀림없이 다른 존재일 것이므로

此之謂物化(차지위물화) : 이를 <물화>라고 일컫는다네."

 

 

양생주(養生主)-장자(莊子)

 

吾生也有涯(오생야유애) : 우리의 삶은 언젠가 종말이 있으나

而知也无涯(이지야무애) : 지식은 끝이 없다.

以有涯隨无涯(이유애수무애) : 각자에게 부여된 유한한 삶의 시

간 동안 끝이 없는 지식을 추구하면

殆已(태이) : 오직 위태로울 뿐이다.

已而爲知者(이이위지자) : 이미 위태로운데도 스스로 안다고 자

처하니

殆而已矣(태이이의) : 더욱 위험할 따름이다.

爲善无近名(위선무근명) : 그러나 착한 일을 해도 그런 명예의

개의치 않고

爲惡无近刑(위악무근형) : 악한 일을 해도 형벌 따위에 얽매이지

않으며

緣督以爲經(연독이위경) : 중간의 입장을 따라 그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可以保身(가이보신) : 몸을 온전히 할 수 있고

可以全生(가이전생) : 생명을 보존할 수 있고

可以養親(가이양친) : 자기 양친을 봉양할 수 있고

可以盡年(가이진년) : 천수를 누릴 수 있으리라.

 


庖丁爲文惠君解牛(포정위문혜군해우) : 소잡는 포정이 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다.

手之所觸(수지소촉) : 그때 손을 대고

肩之所倚(견지소의) : 어깨를 기울이고

足之所履(족지소리) : 발로 밝고

膝之所踦(슬지소기) :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에 따라

砉然嚮然(획연향연) : 휙휙 울리는 뼈 발라내는 소리,

奏刀騞然(주도획연) : 칼로 가르는 소리가

莫不中音(막불중음) : 절도에 모두 맞았다.

合於桑林之舞(합어상림지무) : 포정의 몸놀림은 상림의 무악에도

조화되며

乃中經首之會(내중경수지회) : 칼을 움직이는 소리는 경수의 음

절에도 맞았다.

文惠君曰(문혜군왈) : 이를 본 문혜군이 말했다.

譆善哉(희선재) : " 참으로 훌륭하구나.

技蓋至此乎(기개지차호) : 소잡는 기술이 어떻게 해서 이런 경지

에 이르렀는가?"

庖丁釋刀對曰(포정석도대왈) : 포정이 칼을 놓고 대답했다.

臣之所好者道也(신지소호자도야) : " 제가 즐기는 바는 <도>입니

다.

進乎技矣(진호기의) : <도>는 기술보다 우월합니다.

始臣之解牛之時(시신지해우지시) :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에는

所見无非全牛者(소견무비전우자) : 보이는 소밖에 없었읍니다.

三年之後(삼년지후) : 3년이 지나자

未嘗見全牛也(미상견전우야) : 소가 온전한 모습 그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方今之時(방금지시) : 요즘에 이르러서는

臣以神遇而不以目視(신이신우이불이목시) : 저는 마음으로 만나

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官知之而神欲行(관지지이신욕행) : 눈의 감각 기능을 멈추고 마

음의 눈에 따라 손을 놀립니다.

依乎天理(의호천리) : 천리에 따라

批大卻(비대각) : 큰 틈새를 열어제치고

導大窾因其固然(도대관인기고연) : 빈 곳에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 몸의 생긴 그대로를 따라갑니다

枝經肯綮之未嘗(지경긍계지미상) : 그 기술의 미묘함은 아직 한

번도 뼈와 살이 연결된 곳을 지나지 않았습니다.

而況大軱乎(이황대고호) : 하물며 큰 뼈가 무슨 장애가 되겠습니

까!

良庖歲更刀(량포세갱도) : 재주있는 소잡이가 해마다 칼을 바꾸

는 것은

割也(할야) :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族庖月更刀(족포월갱도) : 많은 소잡이가 다달이 칼을 교체하는

것은

折也(절야) : 뼈를 자르기 때문입니다.

今臣之刀十九年矣(금신지도십구년의) : 저의 칼은 지난 19년 줄

곧 사용했어도

所解數千牛矣(소해수천우의) : 소 수천마리를 잡았어도

而刀刃若新發於硎(이도인약신발어형) : 칼날이 지금 막 새로 숫돌

에 간 것 같습니다.

彼節者有閒(피절자유한) : 소의 뼈마디에는 틈새가 있고

而刀刃者無厚(이도인자무후) : 칼날은 두께가 없을 정도로 날카

롭습니다.

以無厚入有閒(이무후입유한) : 두께 없는 칼로 벌어져 있는 뼈마

디 사이에 삽입하므로

恢恢乎其於遊刃必有餘地矣(회회호기어유인필유여지의) : 공간이

널찍해서 칼날을 움직이는 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是以十九年而刀刃若新發於硎(시이십구년이도인약신발어형) : 그래

서 19년이 되어도 칼날을 방금 숫돌에  간 듯합니다.

雖然(수연) : 하지만

每至於族(매지어족) : 칼날이 근육과 골반이 연결된 곳에 이를

때마다

吾見其難爲(오견기난위) : 어려움을 절감합니다.

怵然爲戒(출연위계) : 저는 근심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서

視爲止(시위지) : 눈길을 고정시키고

行爲遲(행위지) : 손놀림을 천천히 하면서

動刀甚微(동도심미) : 칼날을 매우 세심하게 움직입니다.

謋然已解(획연이해) : 어느 결에 뼈와 살이 확연하게 갈라져

牛不知其死也(우부지기사야) : 소는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如士委地(여사위지) : 살이 뼈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흙덩이

가 땅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提刀而立(제도이립) : 칼을 든 채 일어나서

爲之四顧(위지사고) : 사방 둘레를 살펴보며

爲之躊躇滿志(위지주저만지) : “잠시 머뭇거리다가  만족한 기

분으로

善刀而藏之(선도이장지) : 칼을 씻어 챙겨 넣습니다." 

文惠君曰(문혜군왈) : 문혜군은 말했다

善哉(선재) : " 훌륭하구나.

吾聞庖丁之言(오문포정지언) : 내가 포정의 말을 듣고

得養生焉(득양생언) : 양생의 이치를 얻었도다."

 


公文軒見右師而驚曰(공문헌견우사이경왈) : 공문헌이 우사를 보

자 놀라 말했다.

是何人也(시하인야) : " 이 어찌된 사람인가!

惡乎介也(악호개야) : 왜 발이 잘렸을까?

天與(천여) : 하늘이 그런 것일까?

其人與(기인여) : 사람의 짓일까?"

曰天也非人也(왈천야비인야) : 스스로 대답하기를, " 사람이 그

런 것은 아니야.

天之生是使獨也(천지생시사독야) : 하늘이 그를 세상에 보낼 때

외발로 만든거야.

人之貌有與也(인지모유여야) : 사람의 모양에는 두 다리가 있게

마련이다.

以是知其天也(이시지기천야) : 것으로도 외발인 것은 하늘의 조

화이지

非人也(비인야) : 이사람의 짓은 아니야.

澤雉十步一啄(택치십보일탁) : 연못에 사는 꿩은 열 발자국을 가

야만 한번 먹이를 쪼을 수 있고,

百步一食(백보일식) : 백 걸음을 옮겨야 겨우 물 한모금을 마실

수 있지.

不蘄畜乎樊中(불기축호번중) : 그래도 꿩은 우리 안에서 길러지

기를 바라지는 않아.

神雖王(신수왕) : 기력은 비록 왕성하나

不善也(불선야) :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老聃死(노담사) : 노담이 죽자

秦失弔之(진실조지) : 진일이 조문 가서

三號而出(삼호이출) : 세 번 곡만 하고 나왔다.

弟子曰(제자왈) : 이에 제자가 물었다.

非夫子之友邪(비부자지우사) : " 선생님의 친구가 아닌가요?"

曰然(왈연) : 말하기를, " 친구지."

然則弔焉若此(연칙조언약차) : " 그렇다면 이처럼 소홀하게 조문

하는 것이

可乎(가호) : 옳은 일입니까?"

曰然(왈연) : " 그렇다네.

始也吾以爲至人也(시야오이위지인야) : 처음에 나는 그를 도인으

로 알았으나

而今非也(이금비야) : 이제 보니 그렇지 않더군.

向吾入而弔焉(향오입이조언) : 조금 전 들어가서 조문을 할 때,

有老者哭之(유노자곡지) : 늙은이는 곡을 하기를

如哭其子(여곡기자) : 마치 자기 자식이 죽은 듯이 하고

少者哭之(소자곡지) : 젊은이는 곡하기를

如哭其母(여곡기모) : 흡사 자기 어버이라도 죽은 듯이 하였다

彼其所以會之(피기소이회지) : 그가 죽자 저처럼 사람이 모인 것

必有不蘄哭而哭者(필유불기곡이곡자) : 반드시 그가 말로서 바라

지는  않았더라도

是遁天倍情(시둔천배정) : 무언중에 자기 의사를 표시했고, 곡하

기를 요구하지는 않았어도 은연중에 그렇게 하기를 바랐기 때문

이지.

忘其所受(망기소수) : 이는 하늘을 어기고 진실을 배반한 채 부

여받은 본성을 망각한 처사라네.

古者謂之遁天之刑(고자위지둔천지형) : 옛날에는 이를 '천연에서

벗어난 죄'라고 일컬었다네.

適來夫子時也(적래부자시야) : 그가 어쩌다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때를 만난 것이고,

適去夫子順也(적거부자순야) : 우연히 세상을 떠난 것도 생명이

다했기 때문이라네.

安時而處順(안시이처순) : 시간의 변화에 편안히 머물러 자연의

도리를 따라가면

哀樂不能入也(애락불능입야) : 슬픔도 즐거움도 끼어들지 못하지

.

古者謂是帝之懸解(고자위시제지현해) : 옛날에는 이런 경지를 '

본래 면목의 육신의 구속에서 풀려났다'고 이름하였네.

指窮於爲薪(지궁어위신) : 기름은 장작더미 속에서 다 타도

火傳也(화전야) : 불은 계속 번져

不知其盡也(부지기진야) : 그것이 꺼질 줄 무른다.

 

인간세(人間世)-장자(莊子)

 

顔回見仲尼(안회견중니) : 안회가 중니를 만나

請行(청행) : 여행을 떠나겠다고 청했다.

曰奚之(왈해지) : 이에 중니가 묻기를, " 어디로 가려는가?"

曰將之衛(왈장지위) : " 위나라로 떠나려 합니다."

曰奚爲焉(왈해위언) : " 어째서 위나라로 가려 하는가?"

曰回聞衛君(왈회문위군) : " 제가 듣기에 위나라 왕은

其年壯(기년장) : 나이가 젊은데다가

其行獨(기행독) : 행실이 사나워

輕用其國(경용기국) : 나라일을 가벼이 경영하고

而不見其過(이불견기과) : 자기 허물을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輕用民死(경용민사) : 또한 그는 백성을 죽도록 함부로 내버려

두어

死者以國量乎澤(사자이국량호택) : 시체가 흡사 연못에 무성한

若蕉(약초) : 파초와도 같이 많다고 합니다.

民其無如矣(민기무여의) : 백성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

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回嘗聞之夫子曰(회상문지부자왈) : 저는 일찍이 선생님께서, 이

르기를

治國去之(치국거지) : '잘 다스려지는 나라는 떠나고

亂國就之(난국취지) : 어지러운 나라로 들어가라,

醫門多疾(의문다질) : 어진 의사에게는 환자가 많이 모이는 법이

다'라고

願以所聞(원이소문) : 말씀하신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思其所行(사기소행) : 제가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대로 다스리는

방법을 강구하면

則庶幾其國有瘳乎(칙서기기국유추호) : 위나라도 나아지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仲尼曰譆(중니왈희) : 중니가 말했다." 어허!

若殆往而刑耳(약태왕이형이) : 자네가 가면 필시 형벌을 받을 걸

세.

夫道不欲雜(부도불욕잡) : 무릇 도란 번거로움을 멀리 해야 되는

법이네.

雜則多(잡칙다) : 번거로움이 있으면 일이 많아지고

多則擾(다칙요) : 일이 많으면 혼란해지고

擾則憂(요칙우) : 혼란해지면 근심이 생기고

憂而不救(우이불구) : 근심이 생기면 남을 구할 수가 없다

古之至人(고지지인) : 옛날의 지인은

先存諸己而後存諸人(선존제기이후존제인) : 먼저 자신이 도를 갖

춘 연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나아갔다네.

所存於己者未定(소존어기자미정) : 자네 자신도 아직 본래 면목

을 회복하지 못했으면서

何暇至於暴人之所行(하가지어폭인지소행) : 난폭한 사람의 행동

을 어느 겨를에 막겠는가?'

 


且若亦知夫德之所蕩(차약역지부덕지소탕) : 또한 자네는 덕이 어

떻게 흩어지고

而知之所爲出乎哉(이지지소위출호재) : 지식이 어떻게 해서 발생

하는지 알고 있는가?

德蕩乎名(덕탕호명) : 덕은 명예욕으로 인해 유실되고

知出乎爭(지출호쟁) : 지식은 경쟁심에서 생기는 법이라네.

名也者(명야자) : 명예란

相軋也(상알야) : 서로를 반목시키고

知者也(지자야) : 지식은

爭之器也(쟁지기야) : 경쟁 도구에 불과하지.

二者凶器(이자흉기) : 명예와 지식은 사람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흉기이므로

非所以盡行也(비소이진행야) : 세상에 횡행하게 해서는 안 되네.

 


且德厚信矼(차덕후신강) : 자네는 후덕하고 신망이 두텁기는 하

지만

未達人氣(미달인기) : 사람의 기운 변화는 아직까지 간파하지 못

하고,

名聞不爭(명문부쟁) : 명예와 지식을 얻기 위해 다투지는 않으나

未達人心(미달인심) :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지는 못하지.

而强以仁義繩墨之言衒暴人之前者(이강이인의승묵지언현폭인지전

자) : 그런데도 억지로 인의 혹은 도덕 규범 따위의 현학적 언사

를 사나운 왕 앞에 늘어 놓은 것은

是以人惡育其美也(시이인악육기미야) : 남의 결점을 빙자해 자신

을 아름답게 꾸미는 짓이라네.

命之曰災人(명지왈재인) : 이런 자를 이름하여 남을 해치는 자라

고 하지.

災人者(재인자) : 타인을 해치면

人必反災之(인필반재지) : 그로부터 해침을 당하는 법,

若殆爲人災夫(약태위인재부) : 자네도 이와 마찬가지로 해를 입

게될 걸세.

 


且苟爲悅賢而惡不肖(차구위열현이악불초) : 또한 위나라 왕이 어

진 신하를 가까이하고 불초한 자를 미워한다면

惡用而求有以異(악용이구유이이) : 그 나라에도 어진 사람이 있

을 터인데 어찌 자네를 등용하겠는가!

若唯無詔(약유무조) : 자네는 부름을 받고 위나라에 가는 것이

아니네.

王公必將乘人而鬪其捷(왕공필장승인이투기첩) : 따라서 위나라

왕은 필시 권세로 누르고 능숙한 말재주로 압도하려 할 것이네.

而目將熒之(이목장형지) : 그러면 자네의 눈의 초점을 잃고

而色將平之(이색장평지) : 얼굴색은 변하고

口將營之(구장영지) : 입으로는 온갖 변명을 늘어 놓고

容將形之(용장형지) : 태도는 비굴해지고

心且成之(심차성지) : 마음도 또한 상대를 따르게 되지.

是以火救火(시이화구화) : 이것은 불로써 불을 끄고

以水救水(이수구수) : 물로써 물을 막는 격이라네.

名之曰益多(명지왈익다) : 이를 이름하여 상대의 잘못을 조장하

는 행위라고 하지.

順始無窮(순시무궁) : 처음부터 끌려 가면 왕의 과오는 끝없이

늘어갈 것이네.

若殆以不信厚言(약태이불신후언) : 자네가 신임도 받지 못하면서

충직한 언사만 쏟아 붓는다면,

必死於暴人之前矣(필사어폭인지전의) : 필시 사나운 왕에게 죽임

을 당할 것이네.

 


且昔者桀殺關龍逢(차석자걸살관룡봉) : " 또한 옛날에 걸왕은 관

용봉을 죽였고

紂殺王子比干(주살왕자비간) : 주왕은 왕자 비간을 죽였네.

是皆修其身以下傴拊人之民(시개수기신이하구부인지민) : 두 인물

은 덕망있는인사였으나 신하의 몸으로 분수에 맞지 않게 백성을

모았으며

以下拂其上者也(이하불기상자야) : 왕의 신하이면서도 왕을거역

한 자라네.

故其君因其修以擠之(고기군인기수이제지) : 그래서 군주는 그들

의 덕행이 훌륭한 때문에 모함하여 죽여버린 것이다

是好名者也(시호명자야) : 죽음을 당한 것은 두 인물이 충신이라

는 명예를 좋아한 허물 탓이지.

昔者堯攻叢枝胥敖(석자요공총지서오) : 옛적에 요임금은 총기와

서오를 공격했고,

禹攻有扈(우공유호) : 우임금은 유호를 침공한 적이 있지.

國爲虛厲(국위허려) : 세 나라는 모두 폐허가 되었다네.

身爲刑戮(신위형륙) : 두 왕은 직접 백성들을 몰살시켰고,

其用兵不止(기용병부지) : 그들이 군대를 동원하고 끊임없이 재

물을 쫓길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其求實無已(기구실무이) : 그들이 끝없이 어질다는 실질을 구하

려 했다더군.

是皆求名實者也(시개구명실자야) : 이들이 모두 명예와 재물을

쫓은 사람들이다

而獨不聞之乎(이독불문지호) : 너도 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겠

名實者(명실자) : 명과 실은

聖人之所不能勝也(성인지소불능승야) : 성인이라 해도 온전히 하

기가 어려운데

而況若乎(이황약호) : 하물며 자네에 있어서야 어떻겠는가!"

 


雖然(수연) :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若必有以也(약필유이야) : 자네가 굳이 위나라에 가려 할 때는

필시 방책이 있을 게야.

嘗以語我來(상이어아래) : 자, 한번 말이나 해보게."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端而虛(단이허) : " 몸을 단아하게 하고, 마음을 비우며,

勉而一則可乎(면이일칙가호) : 뜻을 힘써 한결같이 하면 되겠읍

니까?"

曰惡惡可(왈악악가) : " 안되네. 어찌 가능하겠는가!

夫以陽爲充孔揚(부이양위충공양) : 위왕은 기세가 등등해 사나운

기운으로 충만하고 자만심에 차 있으며

采色不定(채색부정) : 굴빛이 매 순간 변화무쌍하지.

常人之所不違(상인지소불위) : 얼평범한 사람은 감히 그를 감당

하지 못한다네.

因案人之所感(인안인지소감) :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의 감정을

짓밟아

以求容與其心(이구용여기심) : 상대를 제멋대로 가지고 놀 걸세.

名之曰日漸之德不成(명지왈일점지덕불성) : 이런 인물을 일컬어

' 작은 덕마저 성취할 수 없다'고 하는데,

而況大德乎(이황대덕호) : 하물며 큰 덕에 있어서랴!

將執而不化(장집이불화) : 그는 자기 소견에 집착할 뿐 남의 감

화를 받지 않고

外合而內不訾(외합이내불자) : 겉으로는 좇는 듯해도 내심으로는

고려조차 않을 것이므로,

其庸거可乎(其庸거가호) : 어찌 자네의 뜻이 성취될 수 있겠는가

!"

 


然則我內直而外曲(연칙아내직이외곡) : " 그렇다면 제가 안으로

는 곧게 하고 밖으로는 부드럽게 하며

成而上比(성이상비) : 옛 사람의 말을 인용하여 그 말을 좇겠읍

니다.

內直者(내직자) : 속마음이 곧은 것은

與天爲徒(여천위도) : 하늘과 더불어 한 무리가 되는 것입니다.

與天爲徒者(여천위도자) : 하늘과 하나가 되면

知天子之與己皆天之所子(지천자지여기개천지소자) : 천자도 자기

자신도 모두 하늘의 자손임을 알게 됩니다.

而獨以己言蘄乎而人善之(이독이기언기호이인선지) : 따라서 위왕

이 유독 자기 말에 대해 그가 내 말을 옳다고 하기를 바라겠습니

蘄乎而人不善之邪(기호이인불선지사) : 아니면 그가 옳지지 않다

고 헐뜯기를 바라겠습니까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인물을

人謂之童子(인위지동자) : 사람들은 이런어린 아이라 일컫기도

하고

是之謂與天爲徒(시지위여천위도) : 하늘과 하나가 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外曲者(외곡자) : 외모를 부드럽게 하는 자는

與人爲徒也(여인위도야) : 사람과 한 무리가 된 자입니다

擎跽曲拳(경기곡권) : 손을 높이 들어 무릎을 꿇고 몸을 굽혀서

절을 하는 것은

人臣之禮也(인신지례야) : 신하로서의 예의입니다

人皆爲之(인개위지) : 세상 사람들 누구나가 그렇게 하는데

吾敢不爲邪(오감불위사) : 저라고 어찌 않겠습니까 

爲人之所爲者(위인지소위자) : 남이 하는 대로 하고 있으면

人亦無疵焉(인역무자언) : 남도 헐뜯지 않을 것입니다

是之謂與人爲徒(시지위여인위도) : 이런 것을 사람과 한무리가

되었가도 합니다

成而上比者(성이상비자) : 자기 의견을 말하더라도 옛 사람의 말

에 붙여서 하는 자는

與古爲徒(여고위도) : 옛 사람과 한 무리가 된 것입니다

其言雖敎(기언수교) : 그러한 사람의 말은 옛날의 가르침이지만

讁之實也(적지실야) : 실은 상대방을 꾸짓고 있는 것입니다

古之有也(고지유야) : 그러면서도 어디까지난 그것은 옛 사람 것

이지

非吾有也(비오유야) : 제 것이 아닙니다

若然者(약연자) : 이렇게 하면

雖直而不病(수직이불병) : 아무리 솔직한 발언을 해도 해를 입지

않습니다

是之謂與古爲徒(시지위여고위도) : 이런 것을 옛 사람과 한 무리

가 되었다고 합니다

若是則可乎(약시칙가호) :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惡惡可(악악가) : " 안 되지, 당치도 않아.

大多政法而不諜(대다정법이불첩) : 이유가 너무 많아 적당하지

않네.

雖固亦無罪(수고역무죄) : 고루하다고 하여 벌 받을 일이야 없겠

지만

雖然(수연) : 그렇게 한다면

止是耳矣(지시이의) : 단지 그 정도에 그칠 뿐이지.

夫胡可以及化(부호가이급화) : 어찌 위왕을 감화시킬 수 있겠는

가?

猶師心者也(유사심자야) : 자네는 아직 자기 생각에만 얽매여 있

네."

 


顔回曰(안회왈) : 이에 안회가 말했다.

吾无以進矣(오무이진의) : " 저는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읍니다.

敢問其方(감문기방) : 선생님의 방법을 받고 싶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齋吾將語若(재오장어약) : " 먼저 마음을 재계하게, 그러면 자네

에게 한번 말해 주겠네.

有心而爲之(유심이위지) : 사심을 품은 채로 재계를 하면

其易邪(기역사) : 쉽게 이루어지겠는가?

易之者(역지자) : 쉽다고 여기는 자는

暭天不宜(희천불의) : 하늘을 마땅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네."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回之家貧(회지가빈) : " 저의 집은 가난해서

唯不飮酒(유불음주) : 술 먹을 생각조차 못하고

不茹葷者數月矣(불여훈자수월의) : 자극성있는 야채를 못 먹은

지가 여러 달입니다.

如此(여차) : 이렇게 하면

則可以爲齋乎(칙가이위재호) : 재계라 할 수 있겠습니까?"

曰時祭祀之齋(왈시제사지재) : " 이는 제사지내기 위한 재계이지

非心齋也(비심재야) : 마음의 재계는 아니네."

 


回曰(회왈) : 이에 안회가 물었다.

敢問心齋(감문심재) : " 감히 마음의 재계를 묻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若一志(약일지) : " 마음을 하나로 모아

无聽之以耳而聽之以心(무청지이이이청지이심) : 귀로 소리를 듣

지 말고 마음으로 듣게.

无聽之以心而聽之以氣(무청지이심이청지이기) : 또 마음으로 듣

지 말고 기운으로 듣게.

耳止於聽(이지어청) : 귀는 소리를 들을 뿐이고

心止於符(심지어부) : 마음은 밖에서 들어오는 것에 맞추어 깨달

을 뿐이지만

氣也者(기야자) : 기운은

虛而待物者也(허이대물자야) : 허령해서 무엇이나 그대로 받아들

이지.

唯道集虛(유도집허) : 진리는 오직 허령한 곳에 모이는 법이야.

虛者心齋也(허자심재야) : 허령함이 바로 마음의 재계라네."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回之未始得使(회지미시득사) : " 제가 아직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지 않았을 때는

實有回也(실유회야) : 참으로 제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得使之也(득사지야) : 그러나 선생님 말씀을 듣자마자

未始有回也(미시유회야) : 제 자신을 잊게 되었습니다.

可謂虛乎(가위허호) : 이를 허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夫子曰(부자왈) : 이에 공자가 말했다.

盡矣(진의) : " 지극하구나.

吾語若(오어약) : 자네에게 말해 주겠네.

若能入遊其樊(약능입유기번) : 세속의 울타리 안에서 소요하면서

而无感其名(이무감기명) : 명예 따위에는 흔들리지 말아야 되네.

入則鳴(입칙명) : 자네가 받아들여지면 말을 하고

不入則止(불입칙지) : 용납되지 않거든 그대로 있게나.

无門无毒(무문무독) : 자기 마음에 문을 세우지도 어떤 비방秘方

을 마련하지도 말고

一宅而寓於不得已(일택이우어부득이) : 마음을 전일하게 하여 어

쩔 수 없는 천연에 따른다면

則幾矣(칙기의) : 도에 가까워질 것이네.

絶迹易(절적이) :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기는 쉬워도

无行地難(무행지난) : 무심하게 소요하기란 어려운 일이네.

爲人使易以僞(위인사역이위) : 사람에게 부림을 당할 때는 속이

기 쉽지만,

爲天使難以僞(위천사난이위) : 하늘의 부림을 받으면 속이기 어

렵다네.

聞以有翼飛者矣(문이유익비자의) : 날개 달고 날았다는 말은 들

었어도,

未聞以无翼飛者也(미문이무익비자야) : 날개 없이 날았다는 이야

기는 듣지 못했을 걸세.

聞以有知知者矣(문이유지지자의) : 지식으로 사물 이치를 안다는

말은 들었어도

未聞以无知知者也(미문이무지지자야) : 무지로 모든 것을 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겠지.

瞻彼闋者(첨피결자) : 저 텅 빈 곳을 보게나.

虛室生白(허실생백) : 휑하니 빈 방이지만 환하게 밝지 않은가.

吉祥止止(길상지지) : 축복도 빈 마음에 모인다네.

夫且不止(부차불지) : 그런데도 그쳐야 할 곳에 그치지 않으면

是之謂坐馳(시지위좌치) : 이를 몸은 앉아 있어도 마음은 달린다

는 <좌치>라 이름하지.

 


夫徇耳目內通(부순이목내통) : 무릇 눈과 귀를 밖이 아닌 안으로

통하게 하고

而外於心知(이외어심지) : 마음의 작용을 안이 아닌 밖으로 쏠리

게 하면

鬼神將來舍(귀신장래사) : 귀신마저도 머무는데

而況人乎(이황인호) :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는 두말 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是萬物之化也(시만물지화야) : 이것이야말로 만물을 움직이는 힘

이라네.

禹舜之所紐也(우순지소뉴야) : 우임금과 순임금도 이를 따랐으며

伏羲戯几之所行終(복희희궤지소행종) : 복희와 궤거가 평생 행한

것이었지.

而況散焉者乎(이황산언자호) : 그러니 일반인에 있어서는 말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葉公子高將使於齊(엽공자고장사어제) : 섭공자고가 제나라에 사

신으로 가게 되자

問於仲尼曰(문어중니왈) : 중니에게 물었다.

王使諸梁也甚重(왕사제량야심중) : " 왕이 저를 사신으로 보내는

것은 일이 중대합니다.

齊之待使者(제지대사자) : 사신에 대한 제나라의 태도는

蓋將甚敬而不急(개장심경이불급) : 매우 정중한 데가 있지만 일

의 교섭에는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匹夫猶未可動(필부유미가동) : 필부의 마음도 움직이기 어려운데

而況諸侯乎(이황제후호) : 제후에 있어서는 말할 필요도 없지 않

겠습니까!

吾甚慄之(오심률지) : 저는 일을 그르칠까 매우 걱정합니다.

子常語諸梁也曰(자상어제량야왈) : 선생님께서는 일찍이 저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

凡事若小若大(범사약소약대) : ‘무릇 일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

寡不道以懽成(과부도이환성) :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취했다

면 만족스러운 경우는 드물다.

事若不成(사약불성) : 만일 일이 성취되지 못하면

則必有人道之患(칙필유인도지환) : 반드시 인간 도리의 벌을 왕

으로부터 받을 것입니다.

事若成(사약성) : 일을 성취한다 해도

則必有陰陽之患(칙필유음양지환) : 필시 음양의 부조화로 인한

병에 걸릴 것이다.

若成若不成(약성약불성) : 일을 이루거나 못 이루거나간에

而後無患者(이후무환자) : 사후에 근심 걱정이 없는 것은

唯有德者能之(유유덕자능지) : 오직 유덕한 인물만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吾食也執粗而不臧(오식야집조이불장) : 그런데 제가 먹는 것은

보잘것 없고 좋은 음식이 못 됩니다.

爨無欲淸之人(찬무욕청지인) : 음식 지을 때 요리사가 시원함을

바라지고 않습니다.

今吾朝受命而夕飮氷(금오조수명이석음빙) : 오늘 아침에저는 왕

으로부터 사신 임무를 부여받고 저녁에 얼음을 먹은 형편인데도

我其內熱與(아기내열여) : 오히려 저는 속에서는 열이 식을 줄

모릅니다.

吾未至乎事之情(오미지호사지정) : 아직 일에 착수하기도 전에

而旣有陰陽之患矣(이기유음양지환의) : 이미 음양의 부조화로 인

한 병에 걸렸습니다.

事若不成(사약불성) : 또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

必有人道之患(필유인도지환) : 반드시 왕은 인도의 환난을 내릴

것입니다.

是兩也(시량야) : 이 두 가지 재앙은

爲人臣者不足以任之(위인신자부족이임지) : 신하된 제가 임무를

감당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子其有以語我來(자기유이어아래) : 부디 선생님께서 저에게 가르

침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天下有大戒二(천하유대계이) : " 천하에 크게 경계할 일이 두 가

지 있습니다.

其一命也(기일명야) : 하나는 명이고

其一義也(기일의야) : 다른 하나는 의입니다.

子之愛親命也(자지애친명야) : 자식이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명

으로

不可解於心(불가해어심) : 사람의 마음에서 제거할 수 없습니다.

臣之事君義也(신지사군의야) : 신하가 왕을 섬김은 의로서

無適而非君也(무적이비군야) : 어떤 경우에도 왕은 왕인 것입니

다.

無所逃於天地之間(무소도어천지지간) : 이 둘은 하늘과 땅 사이

에서 피할 수 없는 것으로

是之謂大戒(시지위대계) : 이를 크게 경계할 일이라고 일컫습니

다.

是以夫事其親者(시이부사기친자) : 따라서 어버이를 섬김에 있어

서는

不擇地而安之(불택지이안지) : 어떠한 상황에서도 편안히 모셔아

孝之至也(효지지야) : 지극한 효도라 할 수 있습니다.

夫事其君者(부사기군자) : 또한 임금을 받드는 데 있어서

不擇事而安之(불택사이안지) :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편안히

섬겨야만

忠之盛也(충지성야) : 최고의 충성이라고 할 수 있읍니다.

自事其心者(자사기심자) : 스스로 자기 마음을 섬기는 사람은

哀樂不易施乎前(애락불역시호전) : 눈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슬픔과 즐거움으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知其不可奈何(지기불가내하) :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음

을 알고

而安之若命(이안지약명) : 마음을 편히 운명에 따르게 됩니다 

德之至也(덕지지야) : 덕의 지극함 입니다.

爲人臣子者(위인신자자) : 왕의 신하이거나 사람의 아들이거나

固有所不得已(고유소부득이) : 참으로 부득이한 경우에 부딪히면

行事之情而忘其身(행사지정이망기신) : 주어진 바를 충실히 행하

고 자기 몸을 보살피지 않아야 합니다.

何暇至於悅生而惡死(하가지어열생이악사) : 그러니 어느 겨를에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겠습니까!

夫子其行可矣(부자기행가의) : 그대는 주저하지 말고 임무수행을

위해 제나라도 가는 게 좋겠습니다."

 


丘請復以所聞(구청복이소문) : " 제가 들은 바를 거듭 말씀드리

겠습니다.

凡交近則必相靡以信(범교근칙필상미이신) : 무릇 가까운 나라와

교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신의로서 서로 존중하고

交遠則必忠之以言(교원칙필충지이언) : 먼 나라와는 모름지기 말

로써 자기 뜻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言必或傳之(언필혹전지) : 말에는 그것을 전할 사신이 필요한데,

夫傳兩喜兩怒之言(부전량희량노지언) : 양쪽이 모두 기뻐하거나

화나게 하는 말을 하기는

天下之難者也(천하지난자야) : 천하에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夫兩喜必多溢美之言(부량희필다일미지언) : 양쪽이 모두 기뻐하

면 필시 지나치게 미사여구가 많은 것이고,

兩怒必多溢惡之言(량노필다일악지언) : 모두 화를 낸다면 틀림없

이 지나치게 헐뜯는 말이

凡溢之類妄(범일지류망) : 그것에 넘칠 정도로  많은 것입니다.

妄則其信之也莫(망칙기신지야막) : 말이 망령되면 말은 미덥지

않습니다.

莫則傳言者殃(막칙전언자앙) : 말에 믿음이 안 가면 이를 전한

사신은 처벌을 받게 마련입니다.

故法言曰(고법언왈) : 그러므로 격언에 말했습니다

傳其常情(전기상정) : '평소에 있는 진실된 말은 전하고

無傳其溢言(무전기일언) : 지나친 언사는 전하지 않으면

則幾乎全(칙기호전) : 우선은 안전하다고'고 했습니다.

 


且以巧鬪力者(차이교투력자) : " 또한 재주를 겨루는 경우,

始乎陽(시호양) : 처음에는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다가도

常卒乎陰(상졸호음) : 항상 끝에 가서는 화를 내게 되는데

泰至則多奇巧(태지칙다기교) : 지나치게 되면 간계가 많아지게

됩니다.

以禮飮酒者(이례음주자) : 예를 갖추고 술을 먹을 때도

始乎治(시호치) : 시작은 법도에 맞지만,

常卒乎亂(상졸호란) : 마지막에 가서는 늘 난잡해지고

泰至則多奇樂(태지칙다기락) : 지나칠 경우에는 추잡한 쾌락을

추구하게 됩니다.

凡事亦然(범사역연) : 모든 일에 이와 같아서

始乎諒(시호량) : 시초에는 상호 신뢰 속에서 진행되나,

常卒乎鄙(상졸호비) :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속이려는 마음이 생

깁니다.

其作始也簡(기작시야간) : 처음에는 간략하다가도

其將畢也必巨(기장필야필거) : 마지막에 이르면 복잡다단해집니

다.

 


言者風波也(언자풍파야) : 말이란 바람 따라 일어나는 물결과 같

行者實喪也(행자실상야) : 행동에는 득실이 있습니다.

夫風波易以動(부풍파역이동) : 풍파는 요동하기 쉽고

實喪易以危(실상역이위) : 득실은 위태롭기 십상입니다.

故忿設無由(고분설무유) : 따라서 화가 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巧言偏辭(교언편사) : 교묘한 언사와 왜곡된 말 때문입니다.

獸死不擇音(수사불택음) : 짐승이 죽음에 이를 경우 아무렇게나

악을 쓰게 되고

氣息茀然(기식불연) : 호흡은 거칠어집니다.

於是竝生心厲(어시병생심려) : 이에 마음이 병이 생기는 것입니

다.

剋核太至(극핵태지) : 남을 지나치게 비난하면

則必有不肖之心應之(칙필유불초지심응지) : 상대도 사납게 대응

하게 되지만

而不知其然也(이부지기연야) : 왜 그런지 까닭을 모르게 됩니다.

苟爲不知其然也(구위부지기연야) : 참으로 그 이유도 알지 못하

는데

孰知其所終(숙지기소종) : 누가 그 타툼의 종말을 알겠습니까!

故法言曰(고법언왈) : 그러므로 속담에 말했습니다

無遷令(무천령) : '왕의 명령을 고치지도 말고

無勸成(무권성) : 무리하게 명령을 수행하지도 말라'고 일렀습니

다.

過度益也(과도익야) : 지나친 것은 불필요함을 덧붙이는 격입니

다.

遷令勸成殆事(천령권성태사) : 왕의 명령을 바꾸거나 무리한 임

무를 수행하는 것은 위험을 자초합니다.

美成在久(미성재구) : 좋은 일은 이루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소

요되지만,

惡成不及改(악성불급개) : 한번 저지른 나쁜 일은 고칠 수 없으

므로

可不愼與(가불신여) : 어떻게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且夫乘物以遊心(차부승물이유심) : 그저 사물의 움직임에 마음을

싣고

託不得已以養中(탁부득이이양중) : 어쩔 수 없는 자연의 흐름에

따라 중도를 지키는 것이

至矣(지의) : 최상입니다.

何作爲報也(하작위보야) : 어찌 조작해 왕에게 보고하겠습니까.

莫若爲致命(막약위치명) : 사실 그대로 전하는 것이 제일이지만

此其難者(차기난자) : 이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顔闔將傅衛靈公太子(안합장부위령공태자) : 안합이 위나라 영공

의 태자를 보좌하게 되자

而問於蘧(이문어거) : 거백옥에게 물었다.

伯玉曰(백옥왈) : 백옥이 말했다

有人於此(유인어차) : "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

其德天殺(기덕천살) : 천성적으로 덕이 없는 인물입니다.

與之爲無方(여지위무방) : 그와 함께 법도를 지키지 않으면

則危吾國(칙위오국) : 나라가 위험하고,

與之爲有方(여지위유방) : 예법에 따르게 할 경우에는

則危吾身(칙위오신) : 저의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其知適足以知人之過(기지적족이지인지과) : 그의 지혜는 남의 허

물만 볼 뿐이고

而不知其所以過(이부지기소이과) : 자신의 잘못은 알지 못합니다

.

若然者(약연자) : 사람됨이 이와 같으니

吾奈之何(오내지하) : 제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

 


籧伯玉曰(거백옥왈) : 이에 거백옥이 말했다.

善哉問乎(선재문호) : " 잘 물으셨습니다.

戒之(계지) : 무엇보다도 경계하고

愼之(신지) : 삼가서

正汝身也哉(정여신야재) : 자신의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합니다.

形莫若就(형막약취) : 태도는 그에 순응하는 것이 제일이고

心莫若和(심막약화) : 마음은 함께 맞추는 것이 최상입니다.

雖然(수연)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之二者有患(지이자유환) : 여전히 두 가지망으로는 근심이 있습

니다.

就不欲入(취불욕입) : 따라서 몸으로는 따르더라도 말려들지는

和不欲出(화불욕출) : 마음은 맞추더라도 겉으로 두드러지게 해

서는 안 됩니다.

形就而入(형취이입) : 몸으로 그를 좇다가 아주 빠져들면

且爲顚爲滅(차위전위멸) : 뒤집혀 파멸하게 되고

爲崩爲蹶(위붕위궐) : 무너져 넘어지게 됩니다.

心和而出(심화이출) : 마음을 맞추다가 그의 단점이 두드러지게

되면

且爲聲爲名(차위성위명) : 소문이 나서 그의 허물이 알려지게 되

爲妖爲孼(위요위얼) : 재앙을 입게 됩니다.

彼且爲嬰兒(피차위영아) : 그가 간난아이처럼 놀면

亦與之爲嬰兒(역여지위영아) : 함께 갓난아이 노릇을 하고

彼且爲無町畦(피차위무정휴) : 그가 아무렇게나 굴면

亦與之爲無町畦(역여지위무정휴) : 함께 절제없이 놀아야 합니다

.

彼且爲無崖(피차위무애) : 또한 방탕하게 행동하면

亦與之爲無崖(역여지위무애) : 같이 제멋대로 해야만

達人入於無疵(달인입어무자) : 종내에는 그를 허물없는 인물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汝不知夫螳螂乎(여부지부당랑호) : 당신을 사마귀를 모르십니까?

怒其臂以當車轍(노기비이당차철) : 사마귀는 자기 팔을 휘두르며

수레바퀴에 맞서려 합니다.

不知其不勝任也(부지기불승임야) : 자기가 감당 못할 것을 모르

기 때문으로

是其才之美者也(시기재지미자야) : 이는 자기 재주를 과신한 탓

입니다.

戒之(계지) : 이런 짓을 경계하고.

愼之(신지) : 삼가야 합니다

績伐而美者以犯之(적벌이미자이범지) :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상

대를 거역하면

幾矣(기의) : 위태롭습니다.

 


汝不知夫養虎者乎(여부지부양호자호) : 당신은 호랑이 사육사를

보신 일이 있을 테지요?

不敢以生物與之(불감이생물여지) : 그가 짐승을 산 채로 호랑이

에게 주지 않는 것은

爲其殺之之怒也(위기살지지노야) : 산 짐승을 죽이고자 하는 호

랑이의 사나운 기운 때문입니다.

不敢以全物與之(불감이전물여지) : 또한 먹이를 통째로 주지 않

는 것은

爲其決之之怒也(위기결지지노야) : 먹이를 찢어 발기려 할 것이

기 때문입니다.

時其飢飽(시기기포) : 호랑이가 배고플 시기와 배부를 시기를 맞

達其怒心(달기노심) : 그의 사나운 기운을 달래야 합니다.

虎之與人異類(호지여인이류) : 호랑이와 사람은 다른 종류입에도

불구하고

而媚養己者順也(이미양기자순야) : 호랑이가 양육하는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은 그의 본성대로 사육하기 때문입니다.

故其殺之者逆也(고기살지자역야) : 따라서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것은 그의 본성대로 양육하지 않은 탓입니다.

 


夫愛馬者(부애마자) : 그런데 말을 사랑하는 사람은

以筐盛矢(이광성시) : 값비싼 광주리에 말똥을 담고

以蜃盛溺(이신성익) : 대합조개로 장식된 그릇에 오줌을 받습니

다.

適有蚊虻僕緣(적유문맹복연) : 하지만 어쩌다 말의 등에 모기나

등에가 달라붙어

而拊之不時(이부지불시) : 갑자기 채찍을 내리치면,

則缺銜毁首碎胸(칙결함훼수쇄흉) : 놀란 말은 재갈을 물어 끊고

머리를 여기저기 부딪치고 가슴을 치고 받습니다. 

意有所至而愛有所亡(의유소지이애유소망) : 따라서 마음속으로는

말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지만 결국 사랑하는 말은 읽게 되므로

可不愼邪(가불신사) :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匠石之齊(장석지제) : 장석이 제나라로 가다가

至於曲轅(지어곡원) : 곡원에 이르러

見櫟社樹(견력사수) : 사당에 심어진 상수리 나무를 보게 되었다

.

其大蔽數千牛(기대폐수천우) : 나무의 크기는 소를 가릴 정도로

컸는데,

絜之百圍(혈지백위) : 양손으로 재어 보니 백아름이나 되었다.

其高臨山(기고림산) : 높이는 산을 내려다볼 정도로 커서

十仞而後有枝(십인이후유지) : 열길 높이에서부터 가지가 나 있

었다.

其可以爲舟者旁十數(기가이위주자방십수) : 이나무의 가지만으로

도 배를 수십 척이나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觀者如市(관자여시) : 이 상수리나무를 구경하는 사람이 저자거

리처럼 북적거렸으나

匠伯不顧(장백불고) : 장석은 돌아보지도 않고

遂行不輟(수행불철) : 계속 길을 갔다.

 


弟子厭觀之(제자염관지) : 장석의 제자가 실컷 구경한 다음

走及匠石曰(주급장석왈) : 그에게 달려와 말했다.

自吾執斧斤以隨夫子(자오집부근이수부자) : " 제가 도끼를 들고

선생님을 좇아 다닌 이래로

未嘗見材如此其美也(미상견재여차기미야) : 아직까지 이처럼 아

름다운 재목을 본 적이 없습니다.

先生不肯視(선생불긍시) : 그런데도 선생님이 거들떠 보지고 않

은 채

行不輟何邪(행불철하사) : 가던 걸음을 멈추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曰已矣(왈이의) : 장석이 대답하기를" 그만두게.

勿言之矣(물언지의) : 그런 말은 하지도 말게나.

散木也(산목야) : 사당나무는 쓸모없는 나무라네.

 


以爲舟則沈(이위주칙침) : 그 나무로 배를 만들면 금방 가라앉고

以爲棺槨則速腐(이위관곽칙속부) : 널로 쓰면 곧 썩을 걸세.

以爲器則速毁(이위기칙속훼) : 그릇을 만들면 쉽게 부서지고

以爲門戶則液樠(이위문호칙액만) : 문으로 사용하면 진액이 흐르

以爲柱則蠹(이위주칙두) : 기둥으로 쓴다 해도 좀이 생기네.

是不材之木也(시부재지목야) : 따라서 이 상수리  나무는

無所可用(무소가용) :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서

故能若是之壽(고능약시지수) : 이처럼 장수를 누리는 것이라네."

 


匠石歸(장석귀) : 장석이 돌아와

櫟社見夢曰(력사견몽왈) : 잠을 자는데 꿈에 그 상수리나무가 나

타나 말했다.

女將惡乎比予哉(여장악호비여재) : " 자네는 도대체 나를 어디에

견주려 하는가.

若將比予於文木邪(약장비여어문목사) : 그래, 아름다운 무늬목에

비하려나?

夫柤梨橘柚(부사리귤유) : 저 아가위나무나 열매 열리는 과일나무

,

果蓏之屬(과라지속) : 오이 같은 밭작물 따위는

實熟則剝(실숙칙박) : 과실이 익으면 잡아뜯기고

剝則辱(박칙욕) : 욕을 당하게 되지.

大枝折(대지절) : 큰 가지는 꺽이고

小枝泄(소지설) : 작은 가지는 끌어 당겨지네.

此以其能苦其生者也(차이기능고기생자야) : 이는 과실을 맺는 재

주로 인해 괴로움을 받는 것일세.

故不終其天年而中道夭(고부종기천년이중도요) : 따라서 주어진

천수를 누리지 못한 채 도중에 요절해 버리지.

自掊擊於世俗者也(자부격어세속자야) : 세속에서 스스로 해침을

자초하는게지.

物莫不若是(물막불약시) : 세상의 사물은 모두 이 모양 이 꼴이

지.

 


且予求無所可用久矣(차여구무소가용구의) : 그런데 나는 쓸모없

기를 구한 지가 오래 되었다네. 

幾死(기사) :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당했으나

乃今得之(내금득지) : 이제까지 뜻을 이루어

爲予大用(위여대용) : 내 큰 쓸모로 삼게 되었다.

使予也而有用(사여야이유용) : 내가 유용한 재목 이었더라면

且得有此大也邪(차득유차대야사) : 이처럼 크게 자랄 수는 없었

을 걸세.

且也若與予也皆物也(차야약여여야개물야) : 그런데 자네는 나와

똑같이 한 물건이면서

奈何哉其相物也(내하재기상물야) : 어째서 나를 하찮은 나무라고

구박하는가!

而幾死之散人(이기사지산인) : 그대는 곧 죽을 가치없는 존재인

又惡知散木(우악지산목) : 어찌 無用한 나무를 알아보겠는가!"

 


匠石覺而診其夢(장석교이진기몽) : 장석이 깨어나 꿈이야기를 제

자에게 전하자

弟子曰(제자왈) : 제자가 말했다.

趣取無用(취취무용) : " 무용에 뜻을 두었으면서

則爲社何邪(칙위사하사) : 사당나무가 된 것은 어째서입니까?"

曰密(왈밀) : 장석이 말하기를, " 말하지 말고

若無言(약무언) : 너는 잠자코 있게나.

彼亦直寄焉(피역직기언) : 사당이 상수리나무에 기탁하고 있는

걸세.

以爲不知己者詬厲也(이위부지기자후려야) : 세상 사람들은 왜 사

당나무가 되었는지 모른 채 그 나무를 헐뜯는 거라네.

不爲社者(불위사자) : 사당나무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면

且幾有翦乎(차기유전호) : 어찌 벌목되었겠는가.

且也彼其所保與衆異(차야피기소보여중이) : 저 나무가 천수를 누

리는 것이 다른 것들과는 이처럼 다른데도

而以義喩之(이이의유지) : 사당나무라고 받드는 것은

不亦遠乎(불역원호) : 또한 어리석지 않은가!"

 


南伯子綦遊乎商之丘(남백자기유호상지구) : 남백자기가 상구 지

방에 갔다가

見大木焉(견대목언) : 큰 나무를 보았는데

有異(유이) : 보통 나무와는 사뭇 달랐다.

結駟千乘(결사천승) : 말 네 필씩 끄는 수레 천대가

將隱芘其所藾(장은비기소뢰) : 나뭇가지와 잎사귀로 가려질 정도

였다.

子綦曰(자기왈) : 자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此何木也哉(차하목야재) : " 대체 이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此必有異材夫(차필유이재부) : 필시 이 나무는 좋은 재목일게

야."

仰而視其細枝(앙이시기세지) : 그러나 고개를 들어 가는 가지를

보자

則拳曲而不可以爲棟樑(칙권곡이불가이위동량) : 구부러져서 대들

보로는 쓸 수 없고,

俯而視其大根(부이시기대근) : 고개를 숙여 굵은 밑둥을 굽어보

則軸解而不可以爲棺槨(칙축해이불가이위관곽) : 속이 갈라져서

널로 사용할 수도 없었다.

舐其葉(지기엽) : 잎사귀를 핥아 보면

則口爛而爲傷(칙구란이위상) : 입 안이 헐어 상채기가 나고,

嗅之(후지) : 냄새를 맡으면

 


則使人狂酲(칙사인광정) : 사람을 취하게 해

三日而不已(삼일이불이) : 사흘이 지나도 깨어나지 못했다.

子綦曰(자기왈) : 자기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此果不材之木也(차과부재지목야) : " 이 나무는 분명 재목감이

아니어서

以至於此其大也(이지어차기대야) : 이처럼 커다랗게 자란 게야.

嗟乎神人(차호신인) : 아! 신인도

以此不材(이차부재) : 이 나무 같이 쓸모없는 까닭에 성인이 된

게로구나."

 


宋有荊氏者(송유형씨자) : 송나라에 형씨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宜楸柏桑(의추백상) : 그곳에 개오동나무, 잣나무, 뽕나무가 무

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其拱把而上者(기공파이상자) : 나무가 한 주먹 굵기로 자라자마

求狙猴之杙者斬之(구저후지익자참지) : 원숭이를 매어둘 말뚝 구

하는 이가 와서 베어갔다.

三圍四圍(삼위사위) : 서너 아름으로 자란 것은

求高名之麗者斬之(구고명지려자참지) : 커다란 대들보를 필요로

하는 자가 잘라 갔다

七圍八圍(칠위팔위) : 일곱이나 여덟 아름으로 자란 것은

貴人富商之家求樿傍者斬之(귀인부상지가구전방자참지) : 귀족이나

부잣집을 위해 널을 구하는 사람이  벌목했다.

故未終其天年(고미종기천년) : 따라서 천수를 마치지 못한 채

而中道之夭於斧斤(이중도지요어부근) : 도중에 도끼 자루에 찍히

는 것은

此材之患也(차재지환야) : 나무가  쓸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故解之以牛之白顙者與豚之亢鼻者(고해지이우지백상자여돈지항비

자) : 그러므로 제사를 지낼 때 이마가 흰 소, 코가 우뚝 솟은

돼지,

與人有痔病者不可以適河(여인유치병자불가이적하) : 그리고 치질

을 앓는 사람은 강가로 끌고가 제물로 바칠 수 없었다.

此皆巫祝以知之矣(차개무축이지지의) : 제사장인 무축이 무용함

을 알고

所以爲不祥也(소이위불상야) : 상서 롭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此乃神人之所以爲大祥也(차내신인지소이위대상야) : 그러나 神人

은 바로 이 쓸모없음을 아주 상서롭게 간주한다.

 


支離疏者(지리소자) : 지리소라는 인물은

頤隱於臍(이은어제) : 턱이 배꼽 아래 숨었고

肩高於頂(견고어정) : 어깨가 정수리보다 높고,

會撮指天(회촬지천) :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五管在上(오관재상) : 오장은 척추 위에 달렸고,

兩髀爲脇(량비위협) : 양넓적다리는 겨드랑이에 달린 불구자이다

.

挫鍼治繲足以糊口(좌침치해족이호구) : 그렇지만 그는 바느질과

빨래일로 먹고 살기에 충분하고

鼓莢播精(고협파정) : 키질을 해 곡식 고르는 일로

足以食十人(족이식십인) : 족히 열 명은 먹여 살릴 수 있었다.

上徵武士(상징무사) : 또한 나라에서 장정을 징벌할 경우,

 


則支離攘臂而遊於其間(칙지리양비이유어기간) : 지리소는 팔을

걷어 붙이고 큰 길을 활보하고 다녀도 되었다.

上有大役(상유대역) : 국가에 큰 토목공사가 있어도

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칙지리이유상질불수공) : 그는 불구자여서

소집이 면제되었다.

上與病者粟(상여병자속) : 나라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하사할 때

則受三鍾與十束薪(칙수삼종여십속신) : 그는 세 가지 곡식과 땔

나무 열 묶음을 받았다.

夫支離其形者(부지리기형자) : 이처럼 육신이 온전하지 못한 자

라도

猶足以養其身(유족이양기신) : 자기 몸을 보전하며

終其天年(종기천년) : 천수를 누리는데,

又況支離其德者乎(우황지리기덕자호) : 하물며 내면의 덕이 무용

한 사람에 있어서랴!

 


孔子適楚(공자적초) : 공자가 초나라에 갔는데,

楚狂接輿遊其門曰(초광접여유기문왈) : 그 나라의 광접여가 공자

가 머문 집 앞에서 노래하여 이르기를

鳳兮鳳兮(봉혜봉혜) : " 봉황이여! 봉황이여!

何如德之衰也(하여덕지쇠야) : 쇠잔해진 덕을 어찌하겠는가.

來世不可待(내세불가대) : 앞날은 아직 오지 않았고

往世不可追也(왕세불가추야) : 지난 시간은 되돌릴 수 없구나.

天下有道(천하유도) : 천하에 도가 있으면

聖人成焉(성인성언) : 성인은 자신의 일을 이루고

天下無道(천하무도) : 천하에 도가 없으면

聖人生焉(성인생언) : 성인은 자신의 생명을 보전할 뿐이네.

方今之時(방금지시) : 지금 세상에 있어서는

僅免刑焉(근면형언) : 환난을 면하는 게 고작일세.

福輕乎羽(복경호우) : 행복은 깃털보다 가벼운데도

莫之知載(막지지재) : 거두어 들일 줄 모르고

禍重乎地(화중호지) : 재앙은 땅보다 무거우나

莫之知避(막지지피) : 이를 피하지 못하는구나.

已乎已乎(이호이호) :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臨人以德(림인이덕) : 도덕으로 남을 교화하려는 어리석은 짓거

리를.

殆乎殆乎(태호태호) : 위태롭구나! 위태롭구나!

畵地而趨(화지이추) : 땅에 금을 긋고 그 안에서 허둥지둥되는

일이.

迷陽迷陽(미양미양) : 가시밭이여! 가시밭이여!

無傷吾行(무상오행) : 내 나가는 길 막지 말아라.

卻曲卻曲(각곡각곡) : 내가 가는 길 구불구불하여도

無傷吾足(무상오족) : 나의 발은 다치지 않네.

山木自寇也(산목자구야) : 산 속 나무는 재앙을 자초하고

膏火自煎也(고화자전야) : 기름불은 제 몸을 사르는구나.

桂可食(계가식) :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으니

故伐之(고벌지) : 베어지고

漆可用(칠가용) : 옻나무는 쓸모가 있어서

故割之(고할지) : 쪼개지네.

人皆知有用之用(인개지유용지용) : 사람들은 유용만 알 뿐

而莫知無用之用也(이막지무용지용야) : 무용을 쓸 줄 모르는구나

."

 

 

덕충부(德充符)-장자(莊子)

 

魯有兀者王駘(노유올자왕태) : 노나라에 발 하나가 잘린 왕태라

는 자가 있었는데

從之遊者(종지유자) : 그를 따라 배우는 자가

與仲尼相若(여중니상약) : 중니와 맞먹을 정도였다

常季問於仲尼曰(상계문어중니왈) : 상계가 중니에게 물었다

王駘(왕태) : ‘왕태는

兀者也(올자야) : 외발이 병신입니다

從之遊者(종지유자) : 그를 따라 배우는 자가

與夫子中分魯(여부자중분로) : 선생님의 제자와 노나라 인구를

반씩 갈라 가질 정도입니다

立不敎(립불교) : 그는 서 있어도 별로 가르치는 건 아니고

坐不議(좌불의) : 앉아 있어도 무엇을 의논하는 것도 아닌데

虛而往(허이왕) : 빈 마음으로 찾아갔던 자가

實而歸(실이귀) : 무엇인가를 가득 얻고 돌아옵니다

固有不言之敎(고유불언지교) : 본래 말 없는 가르침이라는 것이

있어서

無形而心成者邪(무형이심성자사) : 겉으로 나타나지 않아도 마음

이 완성된 자일까요

是何人也(시하인야) :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夫子(부자) : ‘그분은

聖人也(성인야) : 성인이야

丘也直後而未往耳(구야직후이미왕이) : 나는 다만 꾸물대다가 뒤

져서 아직 찾아 뵙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丘將以爲師(구장이위사) : 나도 장차 스승으로 삼으려 하는데

而況不若丘者乎(이황불약구자호) : 하물며 나만도 못한 사람들이

야 더 말할것이 있겠느냐

奚假魯國(해가로국) : 노나라 사람뿐이 아니라

丘將引天下而與從之(구장인천하이여종지) : 나는 온 천하 사람을

이끌고 그를 따르려고 한다’

 


常季曰(상계왈) : 상계는 말했다 ‘

彼兀者也(피올자야) : 그는 한 쪽 발이 잘린 병신인데

而王先生(이왕선생) : 선생님보다도 덕이 훌륭하다고 합니다

其與庸亦遠矣(기여용역원의) : 그러니 보통 삶들보다야 훨씬 뛰

어날 것입니다

若然者(약연자) : 이런 사람은

其用心也獨若之何(기용심야독약지하) : 그 마음가짐을 도대체 어

떻게 하고 있는 것일까요’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

死生亦大矣(사생역대의) : 죽음과 삶 또한 중대한 일이다면

而不得與之變(이부득여지변) : 그는 그 변화와 함께 변하는 일이

없고

雖天地覆墜(수천지복추) : 하늘이 뒤집히고 땅이 꺼져도

亦裝不與之遺(역장불여지유) : 역시 그는 함께 떨어지지 않는다

審乎無假而不與物遷(심호무가이불여물천) : 그는 진리를 잘 깨닫

고 있어서 사물과 함께 변하는 일이 없으며

命物之化而守其宗也(명물지화이수기종야) : 사물의 변화를 자연

의 운명으로 알고 그대로 따르면서도 자기는 도의 근본을 지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常季曰(상계왈) : 상계는 말했다

何謂也(하위야) : ‘그건 무슨 뜻입니까’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自其異者視之(자기이자시지) : ‘서로 다른 입장에서 본다면

肝膽楚越也(간담초월야) : 한 몸 안에 있는 간과 쓸개도 멀리 떨

어진 초나라와 월나라 같고

自其同者視之(자기동자시지) : 같은 입장에서 본다면

萬物皆一也(만물개일야) : 만물은 모두 하나이다

夫若然者(부약연자) : 무릇 이와 같은 자는

且不知耳目之所宜(차부지이목지소의) : 귀나 눈이 좋아하는 것

따위를 모르며

而遊心乎德之和(이유심호덕지화) : 마음을 덕의 조화된 경지에서

노릴게 하여

物視其所一(물시기소일) : 만물에 대해 그 동일한 것을 보고

而不見其所喪(이불견기소상) : 외형상의 변화를 보지 않는다

視喪其足猶遺土也(시상기족유유토야) : 그러니 그 발을 잃은 것

따위는 흙을 떨어 버리는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常季曰(상계왈) : 상계는 다시 말했다

彼爲己(피위기) : ‘그는 스스로를 수양함에 있어서

以其知得其心(이기지득기심) : 자기의 지혜로 그 마음을 터득하

以其心得其常心(이기심득기상심) : 스스로의 마음으로 그 변함

없는 본심을 터득했습니다

物何爲最之哉(물하위최지재) : 그러고 보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한 수양인데도 세상 사람들이 그에게 모여드는 것은 어째

서입니까’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人莫鑑於流水(인막감어류수) : ‘사람은 흐르는 물을 거울삼지

않고

而鑑於止水(이감어지수) : 잔잔하게 가라앉은 물을 거울삼는다

唯止能止衆止(유지능지중지) : 잔잔하게 가라앉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가라앉은 것을 잔잔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受命於地(수명어지) : 삶을 대지로부터 받은 것 중에는

唯松柏獨也正(유송백독야정) : 오직 소나무와 측백나무만이 정기

를 지니고

在冬夏靑靑(재동하청청) : 겨울이건 여름이건 푸르다

受命於天(수명어천) : 이와 마찬가지로 삶을 하늘에서 받은 것

중에는

唯堯舜獨也正(유요순독야정) : 오직 순임금만이 정기를 지니고

在萬物之首(재만물지수) : 다행히도 그 올바른 마음으로

幸能正生(행능정생) : 능히 사람을 바르게 하고

而正衆生(이정중생) : 못 사람의 마음을 저절로 올바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夫保始之徵(부보시지징) : 대체로 도를 옳게 지키면

不懼之實(불구지실) : 세상 일에 일일이 신경을 쓰며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勇士一人(용사일인) : 용사가 혼자서

雄入於九軍(웅입어구군) : 용감하게 적의 대군 속으로 쳐들어가

는 일이 있다

將求名而能自要者(장구명이능자요자) : 기필코 용맹을 떨치게 되

리라 믿는 자도 

而猶若是(이유약시) : 오히려 그러한데

而況官天地(이황관천지) : 하물며 천지를 뜻대로 다투고

府萬物(부만물) : 1만물을 내 것으로 삼으며

直寓六骸(직우육해) : 내 육체를 한갓 객사로 여기고

象耳目(상이목) : 귀와 눈을 가상으로 알며

一知之所知(일지지소지) : 모든 지적 인식을 통일시켜서 정신적

으로 죽음을 초월한 자가

而心未嘗死者乎(이심미상사자호) : 무엇을 일일이 신경을 쓰며

두려워하겠느냐

彼且擇日而登假(피차택일이등가) : 그는 길일을 택해 하늘로 오

르려 하므로

人則從是也(인칙종시야) : 사람들이 그를 좇으려고 하는 것일 것

이다

彼且何肯以物爲事乎(피차하긍이물위사호) : 그런 그가 감히 사람

들을 모으려는 따위 생각을 어찌하겠느냐

 


申徒嘉(신도가) : 신도가는

兀者也(올자야) : 형벌로 발 하나가 잘린 사람인데

而與鄭子産同師於伯昏无人(이여정자산동사어백혼무인) : 정나라

의 대신인 자산과 함께 백혼무인을 스승으로 삼고 배우고 있었다

子産謂申徒嘉曰(자산위신도가왈) : 자산이 병신과 함께 다니는

것이 싫어서 신도가에게 말했다

我先出則子止(아선출칙자지) :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 남아 있

子先出則我止(자선출칙아지) : 자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아 있을

테니’

其明日(기명일) : 그 다음날

又與合堂同席而坐(우여합당동석이좌) : 두 사람은 다시 한 집에

서 만나 한 자리에 앉았다

子産謂申徒嘉曰(자산위신도가왈) : 자산이 신도가에게 또 말했다

我先出則子止(아선출칙자지) :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가 남아

있게

子先出則我止(자선출칙아지) :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아 있

을 테니

今我將出(금아장출) : 지금 내가 나가려는데

子可以止乎(자가이지호) : 자네는 남아 있어 주겠나

其未邪(기미사) : 아니면 못하겠나

且子見執政而不違(차자견집정이불위) : 그런데 자네는 대신을 보

고도 공손히 피하려 하지 않거든

子齊執政乎(자제집정호) : 그래 자네가 대신과 동등하다는 것인

가’

 


申徒嘉曰(신도가왈) : 신도가가 대답했다 ‘

先生之門(선생지문) : 선생님의 문하에

固有執政焉如此哉(고유집정언여차재) : 본래 대신이라는 구별 따

위가 있었던가

子而悅子之執政而後人者也(자이열자지집정이후인자야) : 자네는

자기가 대신이라는 것을 좋아해서 그 때문에 남을 깔보고 있는

거다 이런 말이 있지 ’

聞之曰(문지왈) : 이를 듣고 말했다

鑑明則塵垢不止(감명칙진구불지) : ‘거울이 밝은 것은 먼지가

앉지 않아서이고

止則不明也(지칙불명야) : 먼지가 앉으면 흐려진다

久與賢人處則無過(구여현인처칙무과) : 이와 마찬가지로 오랫동

안 현인과 함께 있으면 잘못이 없어진다’고

今子之所取大者(금자지소취대자) : 지금 자네가 소중히 여길 것

先生也(선생야) : 선생님의 도일 것인데

而猶出言若是(이유출언약시) : 아직 그런 소리를 하다니

不亦過乎(불역과호) : 지나친 잘못이 아니겠는가

 


子産曰(자산왈) : 자산이 말했다

子旣若是矣(자기약시의) : 자네는 이미 그런 병신꼴인데도

猶與堯爭善(유여요쟁선) : ‘아직 요임금보다 훌륭해지려 하고

있군

計子之德(계자지덕) : 자네의 덕을 생각해 보고

不足以自反邪(부족이자반사) : 스스로 반성할 수가 없는 것인가

申徒嘉曰(신도가왈) : 신도가가 대답했다

自狀其過(자상기과) : ‘스스로 잘못을 변명하며

以不當亡者衆(이부당망자중) : 발을 잘리지 않았어야 했다고 한

자는 많아도

不狀其過(불상기과) : 그 잘못을 변명않고

以不當存者寡(이부당존자과) : 애초 발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고

하는 자는 적다

知不可奈何(지불가내하) :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수가 없음을 알

而安之若命(이안지약명) : 그러한 경지에 편안히 머물러 운명을

순순히 따르는 것은

唯有德者能之(유유덕자능지) : 덕이 있는 잠만이 할 수 있는 일

이다’

 


遊於羿之彀中(유어예지구중) : 예의 활 사정거리 안에서 놀고 있

다면

中央者(중앙자) : 한가운데는

中地也(중지야) : 화살이 명중하는 곳이다

然而不中者命也(연이부중자명야) : 그런데도 명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운이다

人以其全足笑吾不全足者多矣(인이기전족소오부전족자다의) : 세

상 사람들 중에는 그 두 발이 온전하다고 해서 내 온전하지 못한

발을 비웃는 자가 많다

我怫然而怒(아불연이노) : 나도 발끈 노하지만

而適先生之所(이적선생지소) : 선생님께 가면

則廢然而反(칙폐연이반) : 깡그리 잊고 평상시로 돌아온다

不知先生之洗我以善邪(부지선생지세아이선사) : 선생님이 훌륭한

덕으로 나를 씻어 주셨는지 모르겠다

吾與夫子遊十九年矣(오여부자유십구년의) : 나는 선생님과 19년

동안 사귀어 왔지만

而未嘗知吾兀者也(이미상지오올자야) : 아직 선생님은 내가 발

병신이란 것을 모른다

今子與我遊於形骸之內(금자여아유어형해지내) : 지금 자네와 나

는 정신적으로 사귀고 있을것인데

而子索我於形骸之外(이자색아어형해지외) : 내게서 외형적인 것

을 찾다니

不亦過乎(불역과호) : 어찌 잘못이 아니겠나’

子産蹴然改容更貌曰(자산축연개용갱모왈) : 자산은 조심스럽게

낯빛을 고치고 말했다

子無乃稱(자무내칭) : ‘자네 이제 그만해 주게나’

 


魯有兀者叔山無趾(로유올자숙산무지) : 노나라에 형벌로 발 하나

를 잘린 숙산무지라는 사나이가 있었는데

踵見仲尼(종견중니) : 한번은 다리를 비비적거리면서 중니를 만

러 왔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

子不謹(자불근) : 그대는 근신하지않아서

前旣犯患若是矣(전기범환약시의) : 전에 이미 죄를 짓고 이 꼴이

되었소

雖今來(수금래) : 그러니 지금 와 봤자

何及矣(하급의) : 어찌 미칠 수있겠나’

無趾曰(무지왈) : 무지는 대답했다

吾唯不知務而輕用吾身(오유부지무이경용오신) : ‘저는 다만 도

를 힘써 배울 줄도 모르고 경솔하게 처신하여

吾是以亡足(오시이망족) : 그 때문에 이렇게 발을 잃었습니다

今吾來也(금오래야) : 지금 제가 온 것은

猶有尊足者存焉(유유존족자존언) : 발보다 귀한 것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吾是以務全之也(오시이무전지야) : 그것을 온전하게 하고 싶어서

입니다

夫天無不覆(부천무불복) : 대저 하늘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地無不載(지무부재) : 땅은 모든 것을 실어 줍니다

吾以夫子爲天地(오이부자위천지) : 저는 선생인을 그런 하늘이나

땅같이 마음이 넓은 분으로 여겨 왔는데

安知夫子之猶若是也(안지부자지유약시야) : 선생님이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丘則陋矣(구칙루의) : ‘내가 생각이 좁았소

夫子胡不入乎(부자호불입호) : 자, 안으로 들어오시오

請講以所聞(청강이소문) : 내가 듣고 배워서 아는 바를 말씀하겠

소’ 라고 했으나

無趾出(무지출) : 무지는 듣지 않고 나가 버렸다

孔子曰(공자왈) : 그러자 공자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弟子勉之(제자면지) : ‘너희들도 애써 배워라

夫無趾(부무지) : 저 무지는

兀然者(올연자) : 발이 잘린 병신이지만

猶務學以複補前行之惡(유무학이복보전행지악) : 그래도 애써 배

워서 지난 잘못을 보상하려 하고 있다

而況全德之人乎(이황전덕지인호) : 그런데 하물며 아무 결점이

없는 너희들이야 더욱 그래야 할 것이 아니겠느냐’

 


無趾語老聃曰(무지어노담왈) : 무지가 노담에게 말했다

孔丘之於之人(공구지어지인) : ‘공구는 지인에 이르려면

其未邪(기미사) : 아직 멀더군요

彼何賓賓以學子爲(피하빈빈이학자위) : 그런데 그는 어째서 자꾸

만 당신에게 배우려 할까요

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피차기이숙궤환괴지명문) : 그는 매우 기

괴한 명성을 속이고 있겠지만

不知至人之以是爲己桎梏邪(부지지인지이시위기질곡사) : 지인은

그것을 스스로를 묶는 수갑과 차꼬라고 여긴다는 것을 모릅니다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말했다

胡不直使彼以死生爲一條(호불직사피이사생위일조) : ‘죽음과 삶

을 하나로 보고

以可不可爲一貫者(이가불가위일관자) : 옳다 옳지 않다를 한가지

로 여기는 만물제동의 경지에 있는 자로 하여금

解其桎梏(해기질곡) : 당장 그 수갑과 차꼬를 풀어 주도록 해 보

시지요

其可乎(기가호) : 그것이 가능하지 않나요’

無趾曰(무지왈) : 무지가 말했다 ‘

天刑之(천형지) : 하늘이 그를 벌하고 있는데

安可解(안가해) : 어찌 풀어 줄 수 있겠습니까’

 


魯哀公問於仲尼曰(로애공문어중니왈) : 노나라 애공이 중니에게

물었다

衛有惡人焉(위유악인언) : ‘위나라에 추남이 있는데

曰哀駘它(왈애태타) : 그의 이름은 애타타라 합니다

丈夫與之處者(장부여지처자) : 그와 함께 지낸 사내들은

思而不能去也(사이불능거야) : 그가 그리워 따르면서 곁에서 떠

나지를 못하고

婦人見之(부인견지) : 그를 본 여자들은

請於父母曰(청어부모왈) : 부모에게 간청 하오 그

與爲人妻(여위인처) : 다른 이의 아내가 되느니

寧爲夫子妾者(녕위부자첩자) : 차라리 그분의 첩이 되겠다고 하

는데  

十數而未止也(십수이미지야) : 여자 수가 몇 십명으로 그치지 않

는다 하오

未嘗有聞其唱者也(미상유문기창자야) : 그가 자기 의견을 주장하

는 것을 아직 아무도 들은 적이 없고

常和人而矣(상화인이의) : 늘 남에게 동조할 뿐이라오

无君人之位以濟乎人之死(무군인지위이제호인지사) : 군주의 자리

에 있어 남의 죽음을 구해주는 것도 아니요

无聚祿以望人之腹(무취록이망인지복) : 쌓아 둔 재산이 있어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는 것도 아니오

又以惡駭天下(우이악해천하) : 게다가 그 흉한 꼴이란 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이며

和而不唱(화이불창) : 남에게 동조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주장하

지 않고

知不出乎四域(지불출호사역) : 그 지식은 사방 먼 데의 것까지

미치지는 못하오

且而雌雄合乎前(차이자웅합호전) : 그런데도 많은 남녀가 그 앞

에 모여드는 것은

是必有異乎人者也(시필유이호인자야) : 필경 범인과 다른 데가

있는 것일 것이요

 


寡人召而觀之(과인소이관지) : 내가 불러 들여 직접 그를 만나

봤더니

果以惡駭天下(과이악해천하) : 과연 그 흉한 꼴이란 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정도였소

與寡人處(여과인처) : 그러나 나와 함께 있으니

不至以月數(부지이월수) : 한 달도 안돼서

而寡人有意乎其爲人也(이과인유의호기위인야) : 나는 그의 사람

됨에 마음이 이끌리게 되었고

不至乎期年(부지호기년) : 일 년도 안 되어서

而寡人信之(이과인신지) : 그를 믿게 되었소

國無宰(국무재) : 나라에 대신이 없었으모로

寡人傳國焉(과인전국언) : 나라을 맡기려 했더니

悶然而後應(민연이후응) : 그는 내키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다가

이윽고 응락 했으나

氾然而若辭(범연이약사) : 멍한 모습으로 사양하는 것도 같았소

寡人醜乎(과인추호) : 난 그렇듯 서두른 것이 부끄러워졌으나

卒授之國(졸수지국) : 결국 나라를 맡겼소

無幾何也(무기하야) : 그랬더니 얼마 안 있어

去寡人而行(거과인이행) : 그는 내게서 떠나가 버렸소

寡人恤焉若有亡也(과인휼언약유망야) : 나는 마음이 언짢은 게

뭔가 소중한 것을 잃은 것만 같소

若無與樂是國也(약무여락시국야) : 마치 이 나라에 다스리는 즐

거움을 함께 누릴 사람이 없어진 것 같단 말이오

是何人者也(시하인자야) :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대답했다‘

丘也嘗使於楚矣(구야상사어초의) : 저는 언젠가 초나라에 사자로

간 적이 있는데

適見㹠子食於其死母者(적견돈자식어기사모자) : 그때 돼지 새끼가

죽은 어미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少焉絢若皆棄之而走(소언현약개기지이주) : 얼마 후 돼지 새끼는

놀란 표정으로 모두 죽은 어미를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不見己焉爾(불견기언이) : 그것은 어미 돼지가 자기들을 봐 주지

않고

不得類焉爾(부득유언이) : 자기들과는 전혀 다른 꼴이 되어 있었

기 때문입니다

所愛其母者(소애기모자) : 즉 그 어미를 사랑하는 것은

非愛其形也(비애기형야) : 그 외형이 아니고

愛使其形者也(애사기형자야) : 그 외형을 움직이고 있는 내부의

근본적인 것을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戰而死者(전이사자) : 싸우다 죽은 자는

其人之葬也不以翣資(기인지장야불이삽자) : 그 장례식에서 장식

달린 관을 쓰지 않고

刖者之屨(월자지구) : 형벌로 발이 잘린 자의 신은

無爲愛之(무위애지) : 소중하게여기지 않습니다

皆無其本矣(개무기본의) : 모두 관의 장식이나 신을 필요로 하는

그 근본이 되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爲天子之諸御(위천자지제어) : 천자의 후궁이 된 자는

不瓜鬋(불과전) : 손톱이나 밑머리나를 깎지 않고

不穿耳(불천이) : 구멍을 뚫거나 하지 않습니다

取妾者止於外(취첩자지어외) : 또 새 장가든 자는 집에서 쉬고

不得復使(부득복사) : 관의 일을 시키지 않습니다

形全猶足以爲爾(형전유족이위이) : 외형을 온전히 하는 것만으로

도 그처럼 주변의 도움을 받게 될 수 있는데

而況全德之人乎(이황전덕지인호) : 하물며 외형의 근본이 되는

온전한 덕을 갖춘 사람이야 더욱 그럴 것입니다

今哀駘它未言而信(금애태타미언이신) : 지금 애태타는 아무 말도

안하는데 신임을 얻고

無功而親(무공이친) : 공적이 없는데 친밀해지고

使人授己國(사인수기국) : 남이 자기 나라를 맡겨도

唯恐其不受也(유공기불수야) : 그가 그것을 안 받지나 않을까 해

서 염려 할 정도입니다

是必才全而德不形者也(시필재전이덕불형자야) : 이는 필경 재능

이 온전하고 덕이 겉에 나타나지 않는 인물일 것입니다’

 


哀公曰(애공왈) : 애공이 물었다

何謂才全(하위재전) : ‘재능이 온전하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死生存亡(사생존망) : ‘생사 존망

窮達貧富(궁달빈부) : 빈곤과 부귀

賢與不肖毁譽(현여불초훼예) : 현명과 어리석음 헐뜯음과 기림

飢渴寒暑(기갈한서) : 굶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더위

是事之變(시사지변) : 이런 것은 세상 일의 변화이며

命之行也(명지행야) : 운명의 흐름입니다

日夜相代乎前(일야상대호전) : 밤낮 눈앞에 교대로 나타나는데도

而知不能規乎其始者也(이지불능규호기시자야) : 우리의 지혜는

그 시초를 헤아리지 못합니다

故不足以滑和(고부족이활화) : 따라서  그러한 변화는 우리 마음

의 조화를 어지럽히지 못하고

不可入於靈府(불가입어영부) : 마음속에 들어올 수도 없는 것입

니다

使之和預通而不失於兌(사지화예통이불실어태) : 마음이 잘 조화

되어 있으면 언제나 시원히 트여서 즐거움을 잃지 않으며

使日夜無郤而與物爲春(사일야무극이여물위춘) : 밤이나 낮이나 변

화가 끼어들 틈이 없게 하면 만물과 화기어린 조화를 이루게 됩

니다

是接而生時於心者也(시접이생시어심자야) : 이것이야말로 만물에

접해서 봄 같은 화기가 마음에 생긴다고 하는 것입니다

是之謂才全(시지위재전) : 재능이 온전하다고 하는 게 바로 이런

것입니다’

 


何爲德不形(하위덕불형) : ‘덕이 겉에 나타나지 않는다함은 어

떤 것인가요’

曰平者(왈평자) : 말하기를 ‘수평이란

水停之盛也(수정지성야) : 물이 아주 담근 상태입니다

其可以爲法也(기가이위법야) : 그것이 본보기가 될 수 있음은

內保之而外不蕩也(내보지이외불탕야) : 안에 잔잔한 고요를 간직

하고 겉이 출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德者(덕자) : 덕이란

成和之修也(성화지수야) : 사물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상태입니

德不形者(덕불형자) : 덕이 전에 나타나지 않으면

物不能離也(물불능리야) : 사람들은 거기 이끌려 떨어질 수가 없

는 것입나다’

 


哀公異日以告閔子曰(애공이일이고민자왈) : 애공이 훗날 민자에

게 그 말을 했다

始也(시야) : ‘처음

吾以南面而君天下(오이남면이군천하) : 나는 임금의 자리에 있으

므로

執民之紀而憂其死(집민지기이우기사) : 백성을 다스리는 법을 지

키고 그들이 생활난이나 병으로 죽지 않도록 애를 썼소

吾自以爲至通矣(오자이위지통의) : 나는 그것으로써 최고의 도에

이르렀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今吾聞至人之言(금오문지인지언) : 이번에 지인의 말을 듣고

恐吾無其實(공오무기실) :

輕用吾身而亡吾國(경용오신이망오국) : 내게 그런 실력도 없으면

서 경솔하게 처신하여 드디어는 이 나라를 잃는 것이 아닌가 하

고 두려워졌소

吾與孔丘非君臣也(오여공구비군신야) : 나와 공구의 사이는 임금

과 신하가 아니고

德友已而矣(덕우이이의) : 덕으로 사귀는 벗일 뿐이오’

 


闉跂支離無脤(인기지리무신) : 인기지리무신이

說衛靈公(설위령공) : 위나라 영공에게 의견을 말했더니

靈公說之(영공설지) : 영공은 기뻐했다

而視全人(이시전인) : 온전한 사람을 보면

其脰肩肩(기두견견) : 그 목이 야위고 가냘프게 보였다

甕앙大癭說齊桓公(옹앙대영설제환공) : 옹앙대영이 제나라 환공

에게 의견을 말했더니

桓公說之(환공설지) : 환공은 기뻐했다

而視全人(이시전인) : 온전한 사람을 보면

其두肩肩(其두견견) : 그 목이 야위고 가냘프게 보였다

故德有所長(고덕유소장) : 그러므로 덕이 뛰어나면

而形有所忘(이형유소망) : 외형 따위는 잊게 되는 것이다

人不忘其所忘(인불망기소망) : 그러나 사람들은 그 잊어야 할 것

은 잊지 않고

而忘其所不忘(이망기소불망) :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잊고 있다

此謂誠忘(차위성망) : 이것을 ‘참으로 잊음’이라 한다

故聖人有所遊(고성인유소유) : 그러므로 성인은 ‘아무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자유로이 노닐게 한다

而知爲孼(이지위얼) : 그리고 일반적인 지식을 화의 근원으로 여

기고

約爲膠(약위교) : 예의 규범을 몸을 얽매는 갓풀로 생각하며

德爲接(덕위접) : 황간의 도덕을 교제의 수단으로 알고

工爲商(공위상) : 기교를 장사 솜씨로 여긴다

聖人不謀(성인불모) : 성인은 모략을 하지 않으니

惡用知(악용지) : 어찌 지식이 필요하리오

不斷(부단) : 깎고 다듬지 않으니

惡用膠(악용교) : 어찌 갓풀이 소용되라오

無喪(무상) : 도를 잃음이 없으니

惡用德(악용덕) : 어찌 도덕이 필요하리오

不貨(불화) : 물건 매매가 없으니

惡用商(악용상) : 어찌 장사가 소용되리오

四者(사자) : 이 네 가지는

天鬻也(천죽야) : 자연스런 양육이다

天鬻者(천죽자) : 자연스런 양육이란

天食也(천식야) : 하늘이 먹이는 것이다

旣受食於天(기수식어천) : 이미 하늘에게 먹을 것을 받았는데

又惡用人(우악용인) : 어찌 또 인위가 필요하랴

 


有人之形(유인지형) : 성인은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으나

无人之情(무인지정) : 사람의 정을 지니지 않는다

有人之形(유인지형) :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으므로

故群於人(고군어인) : 사람들과 함께 살지만

无人之情(무인지정) : 사람의 정이 없으므로

故是非不得於身(고시비부득어신) : 옳다 옳지 않다 하는 판단을

그 몸에서 구할 수는 없다

眇乎小哉(묘호소재) : 너무도 작은 것은 

所以屬於人也(소이속어인야) : 사람들 속에 있기 때문이다

謷乎大哉(오호대재) : 그러나 얼마나 큰가

獨成其天(독성기천) : 홀로 그 자연의 덕을 이룩한 것은 말이다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人故无情乎(인고무정호) : ‘사람에게는 본래 정이 없는 것일까

莊子曰然(장자왈연) : 장자는 대답했다 ‘그렇다’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다시 말했다

人而无情(인이무정) : ‘사람이면서 정이 없으면

何以謂之人(하이위지인) : 어찌 그를 사람이라 하겠는가’

莊子曰(장자왈) : 장자는 또 대답했다

道與之貌(도여지모) : ‘자연의 도리가 얼굴 모습을 베풀어 주고

天與之形(천여지형) : 자연이 몸의 형태를 베풀어 주었는데

惡得不謂之人(악득불위지인) : 어찌 사람이라 아니할 수 있겠는

가’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旣謂之人(기위지인) : ‘이미 사람이라고 한 이상은

惡得無情(오득무정) : 어찌 정이 없다고 하는가’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대답했다

是非吾所謂情也(시비오소위정야) : ‘그건 내가 말하는 정이 아

니다

吾所謂无情者(오소위무정자) : 내가 정이 없다고 하는 것은

言人之不以好惡內傷其身(언인지불이호오내상기신) : 사람이 좋고

나쁨에 의해 스스로의 몸 속을 해치지 않고

常因自然而不益生也(상인자연이불익생야) : 언제나 자연을 그대

로 따르면서 부질없이 삶을 덧붙이려 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不益生(불익생) : ‘삶을 덧붙이지 않고

何以有其身(하이유기신) : 어떻게 그 몸을 지켜 갈 수 있겠는가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대답하였다

道與之貌(도여지모) : ‘자연의 도리가 얼굴 모습을

天與之形(천여지형) : 베풀어 주고 자연이 몸의 형태를 베풀어

주었다

无以好惡內傷其身(무이호악내상기신) : 그리고 좋고 나쁨의 정에

의해 스스로의 몸속을 해치지 않게 한다

今子外乎子之神(금자외호자지신) : 지금 자네는 자기 마음을 밖

으로 향한채

勞乎子之精(노호자지정) : 자신의 정력을 지치게 하고

倚樹而吟(의수이음) : 나무에 기대 서서는 신음하며

據(槁)梧而瞑책상에 기대서는 졸고 있네

天選之形(천선지형) : 자연이 자네 형체를 가려내어 만들어 주었

는데

子以堅白鳴(자이견백명) : 자네는 그것도 모르고 쓸데없는 변론

으로 떠들고 있는 것일세’

 

 

대종사(大宗師)-장자(莊子)

 


知天之所爲(지천지소위) : 자연이 하는 일을 알고

知人之所爲者(지인지소위자) : 사람이 하는 일을 알면

至矣(지의) : 인지의 최고이다

知天之所爲者(지천지소위자) : 자연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天而生也(천이생야) : 자연 그대로 살아가고

知人之所爲者(지인지소위자) : 사람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以其知之所知(이기지지소지) : 자기 지식이 아는 것으로써

以養其知之所不知(이양기지지소부지) : 그 지식이 알지 못하는

바를 키워 나간다

終其天年而不中道夭者(종기천년이부중도요자) : 그 천수를 다하

고 도중에 일찍 죽지 않는 것이

是知之盛也(시지지성야) : 바로 인지로서 훌륭한 것이다

 


雖然有患(수연유환) : 그러나 아직 결함이 있다

夫知有所待而後當(부지유소대이후당) : 대체 지식이란 의거하는

표준이 있은 다음 비로소 옳은 것이 된다

其所待者特未定也(기소대자특미정야) : 그 표준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庸詎知吾所謂天之非人乎(용거지오소위천지비인호) : 내가 말하는

자연이 사람이 아닌지

所謂人之非天乎(소위인지비천호) : 내가 말하는 사람이 자연이

아닌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且有眞人而後有眞知(차유진인이후유진지) : 그러니 진인이 있어

야만 비로소 참된 지식이 있는 것이다

何謂眞人(하위진인) : 무엇을 진인이라 하는가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不逆寡(불역과) : 역경을 거역하지 않았고

不雄成(불웅성) : 성공을 자랑하지 않았으며

不謨士(불모사) : 아무일도 꾀하지 않았다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사람은

過而弗悔(과이불회) : 비록 잘못을 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고

當而不自得也(당이불자득야) : 잘 되어도 자랑하지 않는다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사람은

登高不慄(등고불률) : 또 높은 곳을 올라가도 두려워하지 않고

入水不濡(입수불유) :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으며

入火不熱(입화불열) : 불에 들어가도 뜨겁지 않는다

是知之能登假於道者也若此(시지지능등가어도자야약차) : 이는 그

지식이 세속을 초월하여 자연의 도리에 도달 수 있었으므로 그런

것이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其寢不夢(기침불몽) : 잠을 자도 꿈꾸지 않고

其覺無憂(기각무우) : 깨어 있어도 근심이 없으며

其食不甘(기식불감) : 식사를 해도 맛있는 것을 찾지 않고

其息深深(기식심심) : 숨을 쉬는 것이 깊고 고요했다

眞人之息以踵(진인지식이종) : 진인은 발꿈치로 깊이 숨쉬고

衆人之息以喉(중인지식이후) : 범인은 목구멍으로 숨쉰다

屈服者(굴복자) : 외물에 굴복한 자는

其嗌言若哇(기익언약왜) : 그 목에서 자는 소리가 마치 무엇을 토

하는 것 같고

其耆欲深者(기기욕심자) : 욕망이 깊은 자는

其天機淺(기천기천) : 그 마음의 작용이 얕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不知說生(부지설생) : 삶을 새삼 기뻐할 줄 모르고

不知惡死(부지오사) : 죽음을 새삼 미워할 줄고 모른다

其出不訢(기출불흔) : 태어남을 기뻐하지 않고

其入不距(기입불거) : 죽음을 거역하지도 않는다

翛然而往(소연이왕) : 무심히 자연을 따라 가고

翛然而來而已矣(소연이래이이의) : 무심히 자연을 따라 올 뿐이

不忘其所始(불망기소시) : 그 태어난 시초를 모르고

不求其所終(불구기소종) : 그 끝을 알려 하지 않는다

受而喜之(수이희지) : 삶을 받으면 그것을 기뻐하고

忘而復之(망이복지) : 죽으면 그것을 돌려보낸다

是之謂不以心損道(시지위불이심손도) : 이런 것을 ‘분별심으로

도를 버리지 않고

不以人助天(불이인조천) : 인위로 자연을 돕지 않음’이라고 하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 : 이런 사람을 지인이라고 한다

 


若然者(약연자) : 그러한 사람은

其心忘(기심망) : 그 마음이 모든 것을 잊고

其容寂(기용적) : 그 모습이 호젓하며

其顙頯(기상규) : 그 이마가 널찍하다

凄然似秋(처연사추) : 시원하기가 가을 같고

煖然似春(난연사춘) : 아늑하기는 봄과 같다

喜怒通四時(희노통사시) : 기쁨이나 노여움의 감정이 사시와 같

與物有宜而莫知其極(여물유의이막지기극) : 외계의 사물과 조화

되어 그 끝을 알 수 없다

 


故聖人之用兵也(고성인지용병야) : 그래서 성인이 군대를 동원하

亡國而不失人心(망국이불실인심) : 적의 나라를 멸망시켜도 인심

을 잃지 않고

利澤施乎萬世(이택시호만세) : 은혜가 만세에 미쳐도

不爲愛人(불위애인) : 각별히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없다

故樂通物(고락통물) : 그러므로 사물을  뜻대로 하기를 바라는

자는

非聖人也(비성인야) : 성인이 아니다

有親(유친) : 친밀감이 있는 자는

非仁也(비인야) : 인자가 아니다

天時(천시) : 자연을 시간으로 구분하는 자는

非賢也(비현야) : 군자가 아니다

利害不通(리해불통) : 이해에 통하지 않는 자는

非君子也(비군자야) : 군자가 아니다

行名失己(행명실기) : 명예를 행하다 자기를 잃는 자는

非士也(비사야) : 선비가 아니다

亡身不眞(망신부진) : 몸을 망치며 참된 삶을 잃고 있는 자는

非役人也(비역인야) : 남을 부리지 못하는 자이다

若狐不偕(약호불해) : 청렴한 호불해

務光(무광) : 무광

伯夷(백이) : 백이

叔齊(숙제) : 숙제

箕子(기자) : 기자 

胥餘(서여) : 서여

紀他(기타) : 기타

申徒狄(신도적) : 신도적 같은 사람들은

是役人之役(시역인지역) : 남의 일에 쓰여지고

適人之適(적인지적) : 남의 즐거움을 부러워하여

而不自適其適者也(이불자적기적자야) : 스스로의 참된 즐거움을

즐기지 못한 자들이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其狀義而不崩(기상의이불붕) : 그 모습이 우뚝 높이 솟아도 무너

지지 않고

若不足而不承(약부족이불승) : 모자라는 듯하면서도 아주 충일하

여 받지 않았다

與乎其觚而不堅也(여호기고이불견야) : 한가하게 홀로 있어도 완

고하지 않고

張乎其虛而不華也(장호기허이불화야) : 휑하니 넓고 비어 있으면

서도 겉치례를 하지 않는다

邴邴乎其似喜也(병병호기사희야) : 환이 밝게 기뻐하는 듯하고

崔乎其不得已也(최호기부득이야) : 무슨 일이나 닥쳐야 하는 수

없이 한다

滀乎進我色也(축호진아색야) : 덕이 가득차서 그 얼굴빛을 더욱

돋우고

與乎止我德也(여호지아덕야) : 한가로이 그 덕에 머문다

厲乎其似世也(려호기사세야) : 널찍하여 매우 큰 것 같고

謷乎其未可制也(오호기미가제야) : 초연하여 얽매이지 않는다

連乎其似好閉也(연호기사호폐야) : 줄곧 입을 다물고 있기를 좋

아하는 듯하고

忟乎忘其言也(민호망기언야) : 멍하니 말을 잊고 있다

 


以刑爲體(이형위체) : 진인은 형벌을 몸으로 삼고

以禮爲翼(이예위익) : 예의를 날개로 삼으며

以知爲時(이지위시) : 지혜를 때를 아는 방편으로 여기며

以德爲循(이덕위순) : 덕성을 자연에 따르는 것으로 여긴다

以刑爲體者(이형위체자) : 형벌을 몸으로 삼는다 함은

綽乎其殺也(작호기살야) : 여유 있게 죄인을 죽이는 것이다

以禮爲翼者(이례위익자) : 예의를 날개로 삼는다 함은

所以行於世也(소이행어세야) : 이상이 세상에 널리 시행 되기 위

한 것이다

以知爲時者(이지위시자) : 지혜를 때를 아는 방편으로 여긴다 함

不得已於事也(부득이어사야) : 할 수 없이 일을 할 때를 위해서

이다

以德爲循者(이덕위순자) : 덕성을 자연에 따르는 것으로 삼는다

함은

言其與有足者至於丘也(언기여유족자지어구야) : 발 있는 자와 함

께 언덕에 이름을 말한 것이다

而人眞以爲勤行者也(이인진이위근행자야) : 세상 사람은 결과만

보고 진인이 세상 일에 열중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故其好之也一(고기호지야일) : 그러므로 좋아하는 것도 하나의

입장이고

其弗好之也一(기불호지야일) :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입장

이다

其一也(기일야) : 하나라고 하는 것은 의당 하나의 입장이지만

其不一也(기불일야) : 하나가 아니라고 하는 것도 같은 하나의

입장이다

其一與天爲徒(기일여천위도) : 그 하나라는 것으로 하늘의 무리

가 되고

其不一與人爲徒(기불일여인위도) : 하나가 아니라는 것으로 사람

의 무리가 된다

天與人不相勝也(천여인불상승야) : 하늘과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 : 이런 사람을 진인이라고 한다

 


死生命也(사생명야) : 죽음과 삶은 운명이다

其有夜旦之常(기유야단지상) : 저 밤과 아침의 일정한 과정이 있

음은

天也(천야) : 자연이다

人之有所不得與(인지유소부득여) :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

는 바가 있는 것이

皆物之情也(개물지정야) : 모든 만물의 진상이다

彼特以天爲父(피특이천위부) : 사람들은 하늘조차도 아버지로 여

기고

而身猶愛之(이신유애지) : 몸소 그를 사랑하는데

而況其卓乎(이황기탁호) : 하물며 그보다 훌륭한 것을 어찌 사랑

하지 않겠는가

人特以有君爲愈乎己(인특이유군위유호기) : 사람들은 군주조차도

자기보다 났다고 여기어

而身猶死之(이신유사지) : 몸소 그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데

而況其眞乎(이황기진호) : 하물며 그보다 진실한 것을 위해 어찌

목숨을 던지지 않겠는가

 


泉涸(천학) : 샘물이 말라

魚相與處於陸(어상여처어륙) : 물고기가 땅위에 모여

相呴以濕(상구이습) : 서로 물기를 끼얹고

相濡以沫(상유이말) : 서로 물거품으로 적셔 줌은

不如相忘於江湖(불여상망어강호) : 드넓은 강이나 호수에서 서로

의 존재를 잊고 있는 것만 못하다

與其譽堯而非桀也(여기예요이비걸야) : 요임금을 칭찬하고 걸왕

을 헐뜯기보다는

不如兩忘而化其道(불여량망이화기도) : 양 쪽을 다 잊고 도와 하

나가 되는 것만 못하다

 


夫大塊載我以形(부대괴재아이형) : 자연은 우리에게 모습을 주었

勞我以生(로아이생) : 또 우리에게 삶을 주어 수고하게 하고

佚我以老(일아이로) : 우리에게 늙음을 주어 편하게 하며 우

息我以死(식아이사) : 리에게 죽음을 주어 쉬게 한다

故善吾生者(고선오생자) : 그러므로 스스로의 삶을 좋다고 하는

것은

乃所以善吾死也(내소이선오사야) : 곧 스스로의 죽음도 좋다고

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夫藏舟於壑(부장주어학) : 배를 골짜기에 감추고

藏山於澤(장산어택) : 그물을 못에 감추고서

謂之固矣(위지고의) : 그것으로 튼튼하다고 한다

然而夜半有力者負之而走(연이야반유력자부지이주) : 그렇지만 한

밤중에 장사가 그것을 메고 달려가 버린다

昧者不知也(매자부지야) : 어리석은 자는 알지 못한다

藏小大有宜(장소대유의) : 작은 것을 큰 것에 잘 감추었다 해도

猶有所遯(유유소둔) : 역시 가지고 가 버릴 데는 있다

若夫藏天下於天下而不得所遯(약부장천하어천하이부득소둔) : 만

약 온 세상을 온 세상에 감춘다면 가져갈 데란 없게 된다

是恒物之大情也(시항물지대정야) : 이것이 바로 만물의 커다란

진리이다

 


特犯人之形而猶喜之(특범인지형이유희지) : 그저 사람의 형체를

얻고 태어나도 기뻐하지만

若人之形者(약인지형자) : 사람의 형체 따위는

萬化而未始有極也(만화이미시유극야) : 갖가지로 변화하여 끝이

없는 것이다

其爲樂可勝計邪(기위락가승계사) : 그 즐거움은 헤아릴 수 없지

않겠는가

故聖人將遊於物之所不得遯而皆存(고성인장유어물지소부득둔이개

존) : 그래서 성인은 어떤 것도 빠져 나갈 수 없는 경지에서 노

릴며 만물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려 한다

善夭善老(선요선노) : 그러니 일찍 죽어도 좋고 오래 살아도 좋

으며

善始善終(선시선종) : 태어나도 좋고 죽는 것도 좋다

人猶效之(인유효지) : 사람들은 이러한 성인도 본받으려 하는데

又況萬物之所係(우황만물지소계) : 더구나 만물이 매이고

而一化之所待乎(이일화지소대호) : 모든 변화가 의존하는 것을

어찌 더욱 본받으며 하지 않겠는가

 


夫道(부도) : 데체 도란

有情有信(유정유신) : 실제로 나타나는 작용이 있고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으나

無爲無形(무위무형) : 행동도 없고 형체도 없다

可傳而不可受(가전이불가수) : 전할 수는 있으나 주고 받을 수는

없다

可得而不可見(가득이불가견) : 터득할 수는 있으나 볼 수는 없다

自本自根(자본자근) : 스스로 근본이 되어 있고

未有天地(미유천지) : 천지가 아직 생기기 전의

自古以固存(자고이고존) : 옛날부터 본래 존재하며 귀

神鬼神帝(신귀신제) : 신이나 상제를 영묘하게 하고

生天生地(생천생지) : 하늘과 땅을 낳고 있다

在太極之上而不爲高(재태극지상이불위고) : 가장 높은 곳은 곳보

다 더 위에 있으면서 높은 척하지 않고

在六極之下而不爲深(재육극지하이불위심) : 가장 깊은 곳보다 밑

에 있으면서 깊은 척하지 않는다

先天地生而不爲久(선천지생이불위구) : 천지보다 먼저 생겨났으

면서도 오랜 세월이라 여기지 않고

長於上古而不爲老(장어상고이불위노) : 까마득한 옛날보다 더 오

래면서도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狶韋氏得之(희위씨득지) : 희위씨는 도를 터득하여

以挈天地(以설천지) : 천지를 들고 다니고

伏羲氏得之(복희씨득지) : 복희씨는 도를 터득하여

以襲氣母(이습기모) : 생성의 기운 속에 들어갔다

維斗得之(유두득지) : 북두성은 도를 터득하여

終古不忒(종고불특) : 영원히 변함 없고

日月得之(일월득지) : 해와 달은 도를 터득하여

終古不息(종고불식) : 영원히 꺼지지 않고

堪坏得之(감배득지) : 감배는 도를 터득하여

以襲崑崙(이습곤륜) : 곤륜산에 들어가고

馮夷得之(풍이득지) : 풍이는 도를 터득하여

以遊大川(이유대천) : 황하에 노닐며

肩吾得之(견오득지) : 견오는 도를 터득하여

以處大山(이처대산) : 태산에 살고

皇帝得之(황제득지) : 황제는 도를 터득하여

以登雲天(이등운천) : 하늘에 오르며

전頊得之(전욱득지) : 전욱은 도를 터득하여

以處玄宮(이처현궁) : 현궁에 살고

禺强得之(우강득지) : 우강은 도를 터득하여

立乎北極(립호북극) : 북극에 서 있다

西王母得之(서왕모득지) : 서왕모는 도를 터득하여

坐乎少廣(좌호소광) : 소광산에 앉았으나

莫知其始(막지기시) : 태어난 때도 모르고

莫知其終(막지기종) : 죽은 때도 알지 못한다

彭祖得之(팽조득지) : 팽조는 도를 터득하여

上及有虞(상급유우) : 위로는 유우 때부터

下及五伯(하급오백) : 밑으로는 오패 때까지 살았고

傅說得之(부설득지) : 부열은 도를 터득하여

以相武丁(이상무정) : 무정을 도와 천하를

奄有天下(엄유천하) : 차지하고

乘東維(승동유) : 별이 되어 동유를 타고

騎箕尾(기기미) : 기미에 올라

而比於列星(이비어열성) : 많은 성신과 나란히 있게 되었다

 


南伯子葵問乎如偊曰(남백자규문호여우왈) : 남백자규가 여우에게

물었다

子之年長矣(자지년장의) : 당신은 나이가 많은데

而色若孺子(이색약유자) : 얼굴빛은 마치 어린애 같은 것은

何也(하야) : 어째서입니까

曰吾聞道矣(왈오문도의) : 여우가 대답하기를 나는 도를 들었기

때문이오

南伯子葵曰(남백자규왈) : 남백자규가 물었다

道可得學邪(도가득학사) : 도란 배울 수가 있는 것입니까

曰惡(왈악) : 여우가 대답하기를 아, 아

惡可(악가) :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子非其人也(자비기인야) : 당신은 그런 사람이 못 됩니다

夫卜梁倚有聖人之才(부복량의유성인지재) : 저 복량의는 성인의

재능은 있으면서도

而无聖人之道(이무성인지도) : 성인의 도가 없습니다

我有聖人之道(아유성인지도) : 그런데 나는 성인의 도는 있으면

而无聖人之才(이무성인지재) : 성인의 재능이 없습니다

吾欲以敎之(오욕이교지) : 그를 가르치고는 싶지만

庶幾其果爲聖人乎(서기기과위성인호) : 과연 성인이 될 수 있을

 


不然(불연) : 그렇게는 못 되더라도

以聖人之道告聖人之才(이성인지도고성인지재) : 성인의 도를 성

인의 재능이 있는 자에게 가르치기는

亦易矣(역이의) : 그래도 쉬운 거요

吾猶告而守之(오유고이수지) : 나는 신중히 대하다가 그에게 가

르쳐 주었소

三日而候能外天下(삼일이후능외천하) : 사흘이 지나자 그는 천하

를 잊게 되었소

已外天下矣(이외천하의) : 천하를 잊게 되었으므로

吾又守之(오우수지) : 나는 다시 신중히 하였는데

七日而後能外物(칠일이후능외물) : 7일이 지나니까 그는 사물을

잊게 되었소

已外物矣(이외물의) : 사물을 잊게 되었으므로

吾又守之(오우수지) : 나는 또 신중히 하였는데

九日而後能外生(구일이후능외생) : 9일이 지나니까 그는 삶을 잊

게 되었소

已外生矣(이외생의) : 삶을 잊게 되자

而後能朝徹(이후능조철) : 비로소 깨달음을 얻게 되었소

朝徹(조철) : 깨달음을 얻게 되자

而後能見獨(이후능견독) : 도의 절대적인 경지를 보게 되고

見獨(견독) : 절대적인 경지를 보게 되자

而後能无古今(이후능무고금) : 고금을 초월하게 되며

无古今(무고금) : 고금을 초월하게 되자

而後能入於不死不生(이후능입어불사불생) : 죽음도 삶도 없는 경

지에 들어가게 되었소

 


殺生者不死(살생자불사) : 삶을 죽이는 자에게 죽음은 없고

生生者不生(생생자불생) : 삶을 살려는 자에게 삶은 없소

其爲物(기위물) : 그 도의 사물 됨은

無不將也(무불장야) : 모든 것을 보내지 않음이 없고

無不迎也(무불영야) : 모든 것을 맞아들이지 않음이 없고

無不毁也(무불훼야) : 모든 것을 파괴하지 않음이 없고

無不成也(무불성야) : 모든 것을 이룩하지 않음이 없다

其名爲攖寧(기명위영녕) : 그런 것을 변화 속의 안정이라 하오

攖寧也者(영녕야자) : 변화 속의 안정이란

攖而後成者也(영이후성자야) : 변화가 있은 후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오

 


南伯子葵曰(남백자규왈) : 남백자규가 물었다

子獨惡乎聞之(자독악호문지) : 당신은 대체 어디서 그러한 것을

들었소

曰聞諸副墨之子(왈문제부묵지자) : 여우는 대답하기를 그것을 부

묵의 아들에게서 들었는데

副墨之子聞諸洛誦之孫(부묵지자문제락송지손) : 부묵의 아들은

그것을 낙송의 손자에게서 들었고

洛誦之孫聞之瞻明(락송지손문지첨명) : 낙송의 손자는 그것을 첨

명에게서 들었으며

瞻明聞之聶許(첨명문지섭허) : 첨명은 그것을 섭허에게서 들었고

聶許聞之需役(섭허문지수역) : 섭허는 그것을 수역에게서 들었으

需役聞之於謳(수역문지오구) : 수역은 그것을 오구에게서 드었고

於謳聞之玄冥(어구문지현명) : 오구는 그것을 현명에게서 들었으

玄冥聞之參寥(현명문지참료) : 현명은 그것을 삼료에게서 들었고

參寥聞之疑始(참료문지의시) : 삼료는 그것을 의시에게서 들었소

 


子祀子輿子犁子來(자사자여자리자래) : 자사, 자여, 자려, 자래

四人相與語曰(사인상여어왈) : 네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

孰能以無爲首(숙능이무위수) : 누가 무를 머리로 삼고

以生爲脊(이생위척) : 삶을 등골로 알며

以死爲구尻(이사위고) : 죽음을 꽁무니로 여길 수 있을까

孰知死生存亡之一體者(숙지사생존망지일체자) : 누가 죽음과 삶

있음과 없어짐이 하나임을 알 수 있을까

吾與之友矣(오여지우의) : 그런 자와 벗삼고 싶구나

四人相視而笑(사인상시이소) : 네 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웃고

莫逆於心(막역어심) : 마음 속에서 거역함이 없어

遂相與爲友(수상여위우) : 이윽고 벗이 되었다

 


俄而子輿有病(아이자여유병) : 갑자기 자여에게 병이 생겨

子祀往問之(자사왕문지) : 자사가 문병을 갔다

曰偉哉夫造物者(왈위재부조물자) : 자여는 말하기를 저 조물자란

위대하다

將以予爲此拘拘也(장이여위차구구야) : 내 몸을 이처럼 오그라들

게 하려한다

曲僂發背(곡루발배) : 과연 굽은 등은 불쑥 나오고

上有五管(상유오관) : 오장은 위로 올라가 있으며

頤隱於齊(이은어제) : 턱은 배꼽에 가려지고

肩高於頂(견고어정) : 어깨는 정수리보다 높이 올라 갔으며

句贅指天(구췌지천) : 목덜미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陰陽之氣有沴(음양지기유려) : 몸속의 음양의 기가 어지러워졌으

其心閒而無事(기심한이무사) : 그 마음은 고요하여 아무 일도 없

었다

변선而鑑於井曰(변선이감어정왈) : 비틀거리며 우물 물에 비추어

보고 말했다

嗟乎(차호) : 아,

夫造物者又將以予爲此拘拘也(부조물자우장이여위차구구야) : 저

조물자가 내 몸을 이처럼 오그라 들게 한단 말이야

 


子祀曰(자사왈) : 자사가 말했다

女惡之乎(여오지호) : 자넨 그게 싫은가

曰亡(왈망) : 자여는 대답하기를 아니

予何惡(여하악) : 내가 어찌 싫어하겠나

浸假而化予之左臂而爲鷄(침가이화여지좌비이위계) : 조물자가 내

왼팔을 차츰 바꾸어서 닭으로 만들면

予因以求時也(여인이구시야) : 난 그 것이 새벽을 알리기를 바라

겠네

浸假而化予之右臂以爲彈(침가이화여지우비이위탄) : 내 오른팔을

차츰 바꾸어서 활로 만들면

予因以求鴞灸(여인이구효구) : 난 그것으로 올빼미구이를 바라겠

浸假而化予之尻以爲輪(침가이화여지고이위륜) : 내 꽁무니를 차

츰 바꾸어서 수레바퀴로 만들고

以神爲馬(이신위마) : 마음을 말로 만들면

予因以乘之(여인이승지) : 난 그것을 타겠네

豈更駕哉(기갱가재) : 딴 마차가 뭐 필요하겠나

且夫得者(차부득자) : 대체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時也(시야) : 그런 때를 만났음이며

失者(실자) : 삶을 잃는다는 것은

順也(순야) : 죽음의 도리를 따를 따름이다

安時而處順(안시이처순) : 태어난 때에 편안히 머물고 자연의 도

리에 따르면

哀樂不能入也(애락불능입야) : 슬픔이나 즐거움이 끼어들 수가

없다네

此古之所謂縣解也(차고지소위현해야) : 이것이 옛날에 말하던 현

해라는 걸세

而不能自解者(이불능자해자) : 그런데 스스로 풀려나지 못하는

것은

物有結之(물유결지) : 외계의 사물이 얽혀 매듭져 있기 때문이지

 

且夫物不勝天久矣(차부물불승천구의) : 대체 사물이 자연의 도리

에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옛날부터의 사실일세

吾又何惡焉(오우하오언) : 내 또한 이 병을 싫어찌 다하겠나

 


俄而子來有病(아이자래유병) : 갑자기 자래가 병이 났다

喘喘然將死(천천연장사) : 숨이 차서 헐떡거리며 곧 죽을 것 같

았다

其妻子環而泣之(기처자환이읍지) : 그 아내와 자식들이 둘러싸고

울고 있었다

子ꝃ往問之(자려왕문지) : 자려가 문병을 가서

曰叱(왈질) : 말하여 꾸짓기를

避無怛化(피무달화) : 죽는 사람을 놀라게 하지 마시오

倚其戶與之語曰(의기호여지어왈) : 문가에 기대서서 자래에게 말

했다

偉哉造化(위재조화) : 위대하구나, 조화의 힘은

又將奚以汝爲(우장해이여위) : 또 자네를 무엇으로 만들고

將奚以汝適(장해이여적) :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일까

以汝爲鼠肝乎(이여위서간호) : 자네를 쥐의 간으로 만들려나

以汝爲蟲臂乎(이여위충비호) : 벌레의 팔뚝으로 만들려는 것인가

 


子來曰(자래왈) : 자래가 대답했다

父母於子(부모어자) : 부모는 자식에 대해

東西南北(동서남북) : 동서남북 어디든

唯命之從(유명지종) : 그 명령을 따르게 하지

陰陽於人(음양어인) : 음양의 자연의 변화가 사람을 따르게 함은

不翅於父母(불시어부모) :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정도의 것이 아

닐게

彼近吾死而我不聽(피근오사이아불청) : 조화가 내 죽음을 바라는

데 내가 듣지 않으면

我則悍矣(아칙한의) : 나는 곧 순종하지 않는 것이 되네

彼何罪焉(피하죄언) : 그 조화에 무슨 죄가 있겠는가

夫大塊載我以形(부대괴재아이형) : 자연은 내게 형체를 주었지

勞我以生(로아이생) : 삶으로 나를 수고롭게 하고

佚我以老(일아이로) : 늙음으로 나를 편하게 하며

息我以死(식아이사) : 죽음으로 나를 쉬게 해주네

故善吾生者(고선오생자) : 그러므로 내 삶을 좋다 함은

乃所以善吾死也(내소이선오사야) : 바로 내 죽음도 좋다고 하는

것이 되는 것일세

 


今之大冶鑄金(금지대야주금) : 지금 훌륭한 대장장이가 쇠붙이를

녹여 주물을 만들려는데

金踊躍曰(금용약왈) : 쇠붙이가 뛰어 오르며 말하기를

我且必爲鏌鎁(아차필위막야) : 나는 꼭 막야가 되겠다고 한다면

大冶必以爲不祥之金(대야필이위불상지금) : 대장장이는 반드시

불길한 쇠붙이라 생각할 것이다

今一犯人之形(금일범인지형) : 지금 사람의 형태로 태어났는데

而曰(이왈) : 그런데 이르기를

人耳人耳(인이인이) : 사람으로 사람으로만 있겠다고 한다면

夫造化者必以爲不祥之人(부조화자필이위불상지인) : 저 조화자는

반드시 불길한 인간이라 생각할 것이다

今一以天地爲大鐪(금일이천지위대로) : 지금 천지를 커다란 화로

로 여기고

以造化爲大冶(이조화위대야) : 조화를 훌륭한 대장장이로 생각한

다면

惡乎往而不可哉(오호왕이불가재) : 무엇이 된건 좋지 않은가

成然寐(성연매) : 죽으면 편안히 잠들고

蘧然覺(거연각) : 살면 빨리 깨어나는 것일세

 

 

 

子桑戶(자상호) : 자상호와

孟子反(맹자반) : 맹자반

子琴張三人相與語曰(자금장삼인상여어왈) : 자금장 등 세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孰能相與於無相與(숙능상여어무상여) : 누가 과연 새삼 서로 사

귀는 것이 아니면서도 사귀고

相爲於無相爲(상위어무상위) : 서로 돕는 것이 아니면서도 도울

수 있을까

孰能登天遊霧(숙능등천유무) : 어느 누가 과연 하늘에 올라 안개

속에 노닐며

撓挑無極(요도무극) : 무궁한 곳을 돌아다니고

相忘以生(상망이생) : 서로 삶도 잊은 채

無所終窮(무소종궁) : 다함이 없을 수 있을까

三人相視而笑(삼인상시이소) : 세 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웃고

莫逆於心(막역어심) : 뜻이 맞아

遂相與爲友(수상여위우) : 이윽고 벗이 되었다

 


莫然有間而子桑戶死(막연유간이자상호사) : 아무 일 없이 얼마

동안 지나다가 자상호가 죽었다

未葬(미장) : 아직 장사지내기 전에

孔子聞之(공자문지) : 공자가 이 소식을 듣고

使子貢往侍事焉(사자공왕시사언) : 자공을 시켜 가서 일을 돕게

했다

或編曲(혹편곡) : 하나는 누에 채반을 엮고

或鼓琴(혹고금) : 또 하나는 거문고를 뜯으며

相和而歌曰(상화이가왈) : 목소리를 맞추어 노래하고 있었다

嗟來桑戶乎(차래상호호) : 아, 상호여

嗟來桑戶乎(차래상호호) : 아, 상호여

而已反其眞(이이반기진) : 그대는 이미 그대의 진실로 돌아갔는

而我猶爲人猗(이아유위인의) : 우리만 아직 사람이구나

子貢趨而進曰(자공추이진왈) : 자공이 종종걸음으로 나아가 말했

敢問臨尸而歌(감문림시이가) : 감히 묻겠습니다, 주검 앞에서 노

래를 부르는 것이

禮乎(례호) : 예의입니까

二人相視而笑曰(이인상시이소왈) :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웃으며

말했다

是惡知禮矣(시악지례의) : 이 친구들이 어찌 예의 뜻을 알습니까

 


子貢反(자공반) : 자공이 돌아와

以告孔子曰(이고공자왈) : 공자에게 그 일을 고하면서 말했다

彼何人者邪(피하인자사) :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修行無有(수행무유) : 예절 바른 행동은 전혀 없고

而外其形骸(이외기형해) : 자기 몸 따위는 도외시한 채

臨尸而歌(림시이가) : 주검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顔色不變(안색불변) : 얼굴빛조차 변하지 않으니

無以命之(무이명지) :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彼何人者邪(피하인자사) : 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彼遊方之外者也(피유방지외자야) : 그들은 이 세상 밖에서 노니

는 사람들이고

而丘遊方之內者也(이구유방지내자야) : 나는 이 세상 안에서 노

니는 사람이다

外內不相及(외내불상급) : 이 세상 밖과 안은 서로 미치지 못하

는 것인데

而丘使女往弔之(이구사녀왕조지) : 난 자네를 조상하려 보냈네

丘則陋矣(구칙루의) : 내가 생각이 모자랐다네

 


彼方且與造物者爲人(피방차여조물자위인) : 그들은 이제부터 조

물자와 벗이 되어

而遊乎天地之一氣(이유호천지지일기) : 천지에서 노닐려 한다

彼以生爲附贅縣疣(피이생위부췌현우) : 그들은 삶을 군살이나 혹

이 달라붙고 매달린 것처럼 생각하며

以死爲決환潰癰(이사위결환궤옹) : 죽음을 붓거나 곪은 데가 터

졌다고 여긴다

夫若然者(부약연자) : 대체 이런 인물들이

又惡知死生先後之所在(우악지사생선후지소재) : 어찌 죽음과 삶

의 우열의 소재 따위를 아랑곳하겠느냐

假於異物(가어이물) : 갖가지 다른 것을 빌어

托於同體(탁어동체) : 하나의 몸이 되고

忘其肝膽(망기간담) : 간이나 쓸개 따위를 잊고

遺其耳目(유기이목) : 눈이나 귀도 잊은 채

反覆終始(반복종시) : 삶과 죽음을 끝없이 되풀이하며

不知端倪(부지단예) : 그 처음과 끝을 알지 못한다

芒然彷徨乎塵垢之外(망연방황호진구지외) : 구애되지 않는 모양

으로 속세 밖을 유유히 돌아다니며

逍遙乎無爲之業(소요호무위지업) : 무위자연의 경지를 한가로이

노닌다

彼又惡能궤궤然爲世俗之禮(彼又惡能궤궤연위세속지례) : 그들이

어찌 또 성가신 세속의 예의를 따라 함으로써

以觀衆人之耳目哉(이관중인지이목재) : 세상 사람들의 이목에 뜨

이게 하겠는가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물었다

然則夫子何方之依(연칙부자하방지의) : 그럼 선생님은 어떤 세계

를 따르고 있습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丘天之戮民也(구천지륙민야) : 나는 하늘의 벌을 받고있는 사람

이다

雖然(수연) : 하지만

吾與汝共之(오여여공지) : 나는 자네와 함께 이 세상에 머물겠다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또 물었다

敢問其方(감문기방) : 이 세상에 무무는 그 방법을 말씀해 주십

시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魚相造乎水(어상조호수) : 물고기는 물에서 살고

人相造乎道(인상조호도) : 사람은 도에서 산다

相造乎水者(상조호수자) : 물에 사는 자는

穿池而養給(천지이양급) : 못을 파 주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고

相造乎道者(상조호도자) : 도에 사는 자는

無事而生定(무사이생정) : 세상 일을 버리므로 마음이 편안하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魚相忘乎江湖(어상망호강호) : 물고기는 강이나 호수 속에서 서

로를 잊고

人相忘乎道術(인상망호도술) : 사람은 도의 세계에서 서로를 잊

는다고 하는 것이다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다시 물었다

敢問畸人(감문기인) : 그럼 기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曰畸人者(왈기인자) : 공자른 대답하기를, 기인이란

畸於人而侔於天(기어인이모어천) : 보통 사람과는 다르며 하늘과

같은 것이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天之小人(천지소인) : 하늘의 입장에서의 소인이

人之君子(인지군자) : 사람의 세계에서 군자이고

天之君子(천지군자) : 하늘의 군자는

人之小人也(인지소인야) : 사람의 세계에서 소인이다고 하는 것

이다

 


顔回問仲尼曰(안회문중니왈) : 안회가 중니에게 물었다

孟孫才(맹손재) : 맹손재는

其母死(기모사) : 그 어머니가 죽었을 때 소

哭泣無涕(곡읍무체) : 리 내어 울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고

中心不戚(중심불척) : 마음속이 우울해지지도 않았으며

居喪不哀(거상불애) : 상중에도 애통해 하지 않았습니다

無是三者(무시삼자) : 이 세 가지가 없었는데도

以善處喪蓋魯國(이선처상개로국) : 훌륭하게 초상을 치렀다는 소

문이 온 노나라에 퍼졌습니다

固有無其實而得其名者乎(고유무기실이득기명자호) : 애초 그러한

사실이 없는데도 소문이 좋아지는 일이 있는 것입니다

回壹怪之(회일괴지) : 저는 정말 그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夫孟孫氏盡之矣(부맹손씨진지의) : 저 맹손씨는 훌륭히 잘 처리

한 것이다

進於知矣(진어지의) : 상례를 아는 자보다 앞서 있다

唯簡之而不得(유간지이부득) : 다만 그 일을 간단히 하려해도 할

수가 없는데

夫已有所簡矣(부이유소간의) : 그는 이미 간단하 해 버렸다

孟孫氏不知所以生(맹손씨부지소이생) : 맹손씨는 태어나는 까닭

을 모르고

不知所以死(부지소이사) : 죽는 까닭을 모른도

不知孰先(부지숙선) : 또 삶을 쫓을 줄도 모르며

不知孰後(부지숙후) : 죽음을 쫓을 줄도 모른다

若化爲物(약화위물) : 그저 자연의 변화를 따라

以待其所不知之化已乎(이대기소부지지화이호) : 어떤 것이든 되

고 그리하여 미지의 변화를 기다릴 뿐이다

且方將化(차방장화) : 대체 일단 변해 버리면

惡知不化哉(악지불화재) : 변하기 전의 일을 어지 알겠으며

方將不化(방장불화) : 아직 변하지 않았으면

惡知已化哉(악지이화재) : 변한 뒤의 일을 어찌 알겠느냐

吾特與汝(오특여여) : 나와 너만이

其夢未始覺者邪(기몽미시각자사) :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

는 자가 아닐까

 


且彼有駭形而無損心(차피유해형이무손심) : 또한 그는 외형의 변

화에 놀라기는 하지만 마음이 상하지는 않고

有旦宅而無耗精(유단택이무모정) : 있는 곳을 옮길 뿐 정말로 죽

는 일은 없다

孟孫氏特覺(맹손씨특각) : 맹손씨야말로 도를 깨닫고 있다

人哭亦哭(인곡역곡) : 남이 제사 때 곡을 하면 역시 그도 곡을

했지만

是自其所以乃(시자기소이내) : 이것이야말로 그에게 알맞은 바이

且也相與吾之耳矣(차야상여오지이의) : 또한 사람들은 서로 현실

의 자기를 자기라고 할 뿐이다

庸거知吾所謂吾之非吾乎(庸거지오소위오지비오호) : 그러나 자기

가 말하는 자기라는 것이 과연 자기 아닌지 어찌 알겠느냐

且汝夢爲鳥而厲乎天(차여몽위조이려호천) : 그런데 또 자네는 꿈

에 새가 되어 하늘에 이르기도 하고

夢爲魚而沒於淵(몽위어이몰어연) : 꿈에 물고기가 되어 연못 속

으로 가라앉기도 하겠지

不識今之言者(불식금지언자) : 그러면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도

其覺者乎(기각자호) : 깨어 있는 것인지

其夢者乎(기몽자호) : 꿈구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 않느냐

造適不及笑(조적불급소) : 남의 결점을 고자질함은 웃는 것만 못

하고

獻笑不及排(헌소불급배) : 웃음을 즐김은 사물의 추이에 그대로

맡기는 것만 못하다

安排而去化(안배이거화) : 추이에 편히 몸을 맡긴채 변화를 따르

乃入於료寥天一(내입어료천일) : 곧 고요한 하늘과 하나인 경지

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意而子見許由(의이자견허유) : 의이자가 허유를 찾아가 만나자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물었다

堯何以資汝(요하이자여) : 요는 자네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나

意而子曰(의이자왈) : 의이자가 대답했다

堯謂我(요위아) : 요는 나에게 이르기를

汝必躬服仁義(여필궁복인의) : 넌 반드시 몸소 인의의 덕을 실천

하고

而明言是非(이명언시비) : 시비를 분명히 말하라고 했습니다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말했다 자네는

而奚來爲軹(이해래위지) : 어째서 여기에 왔나

夫堯旣已黥汝以仁義(부요기이경여이인의) : 저 요가 이미 인의의

덕으로 자네에게 묵형을 가했고

而劓汝以是非矣(이의여이시비의) : 시비로 코 베는 형벌을 가했

汝將何以遊夫遙蕩恣睢轉徙之塗乎(여장하이유부요탕자휴전사지도

호) : 그런데 자네는 저 자유분방하고 변화 많은 길에서 어찌 노

닐 수 있겠느냐 

意而子曰(의이자왈) : 이의자가 대답했다

雖然(수연) : 그렇기는 하지만

吾願遊於其藩(오원유어기번) : 저는 도의 언저리에서라도 노닐고

싶습니다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말했다 그

不然(불연) : 렇지 않아

夫盲者無以與乎眉目顔色之好(부맹자무이여호미목안색지호) : 대

체 장님은 옷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고

瞽者無以與乎靑黃黼黻之觀(고자무이여호청황보불지관) : 또한 장

님은 옷의 아름다운 빛깔이나 무늬를 보지 못하는 거야

 


意而者曰(의이자왈) : 의이자가 말했다

夫无莊之失其美(부무장지실기미) : 대체 미인인 무강이 그 미모

를 잊게 되고

據梁之失其力(거량지실기력) : 자아인 거량이 그 힘을 잊게 되며

皇帝之亡其知(황제지망기지) : 박식한 황제가 그 지혜를 잊게 된

것은

皆在鑪捶之間耳(개재로추지간이) : 모두 천지의 호로 속에서 도

의 힘에 단련됐기 때문입니다

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용거지부조물자지불식아경) : 어찌 알

겠는가, 조불자가 저의 묵형을 지워 주고

而補我劓(이보아의) : 베어진 코를 붙여 주어서

使我乘成以隨先生邪(사아승성이수선생사) : 저를 온전한 몸으로

만들어 선생임을 따라오게 했는지를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대답했다

噫未可知也(희미가지야) : 아, 그랬을지도 모르겠군요

我爲汝言其大略(아위여언기대략) : 내 자네를 위해 그 대강을 말

해 주지

吾師乎(오사호) : 내 스승

吾師乎(오사호) : 내 스승이란

齏萬物而不爲義(재만물이불위의) : 만물을 이뤄 놓으면서도 의롭

게 여기지 않고

澤及萬世而不爲仁(택급만세이불위인) : 만세에 미치는 혜책을 베

풀면서도 어질다 생각하지 않는다

長於上古而不爲老(장어상고이불위로) : 아득한 옛날 보다 더 오

래 살면서도 늙었다 하지 않고

覆載天地刻雕衆形而不爲攷(복재천지각조중형이불위고) : 천지를

싣고 감싸서 갖가지 모양을 조각해 내면서도 재주라고 여기지 않

는다

此所遊已(차소유이) : 이것이 바로 마음을 노닐게 하는 경지일세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는 물었다

何謂也(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忘禮樂矣(왈회망예악의) : 저는 예악을 잊었습니다

曰可矣(왈가의) : 말하기를, 좋다

猶未也(유미야) :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他日(타일) : 다른 날

復見曰(부견왈) : 다시 안회가 만나서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曰何謂也(왈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忘仁義矣(왈회망인의의) : 저는 예악을 잊었습니다

曰可矣(왈가의) : 말하기를, 좋다

猶未也(유미야) :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他日(타일) : 다른 날

復見曰(부견왈) : 또 안회가 만나서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曰何謂也(왈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坐忘矣(왈회좌망의) : 말하기를, 저는 좌망하게 되었습니다

仲尼蹴然曰(중니축연왈) : 중니는 놀라서 물었다

何謂坐忘(하위좌망) : 무엇을 좌망이라고 하느냐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대답했다

墮肢體(타지체) : 손발이나 몸이란 것을 잊고

黜聰明(출총명) : 귀나 눈의 작용을 물리쳐서

離形去知(리형거지) : 형체를 떠나서 지식을 버리고

同於大通(동어대통) : 저 위대한 도와 하나가 되는 것

此謂坐忘(차위좌망) : 이것을 좌망이라 합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는 말했다

同則無好也(동칙무호야) : 도와 하나가 되면 좋다 하는 것이 없

어지고

化則無常也(화칙무상야) : 변하면 한 군데 집착하지 않게 된다

而果其賢乎(이과기현호) : 너는 정말 훌륭하구나

丘也請從而後也(구야청종이후야) : 나도 네 귀를 다라야겠다

 


子輿與子桑友(자여여자상우) : 자여와 자상은 벗이었다

而霖雨十日(이림우십일) : 그런데 장마가 열흘이나 계속되었다

子輿曰(자여왈) : 자여가 말했다

子桑殆病矣(자상태병의) : 자상은 아마 병인 났으리라

裏飯而往食之(리반이왕식지) : 밥을 싸 가지고 가서 먹이려 했다

至子桑之門(지자상지문) : 자상의 집 문앞에 이르자

則若歌若哭(칙약가약곡) : 안에서 노래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는

것 같기도 한 목소리로

鼓琴曰(고금왈) : 거문고를 뜯으며 이르기를

父邪(부사) : 아비지일까

母邪(모사) : 어머니일가

天乎(천호) : 하늘일까

人乎(인호) : 사람일가 하고 읊조리고 있었다

有不任其聲而趨擧其詩焉(유불임기성이추거기시언) : 소리를 내는

것도 힘에 겨운 듯 가사를 서둘러 읊조린다

子輿入曰(자여입왈) : 자여는 들어가 물었다

子之歌詩(자지가시) : 자네의 노래는

何故若是(하고약시) : 어찌하여 그런가

曰吾思夫使我至此極者而不得也(왈오사부사아지차극자이불득야) :

자상이 대답하기를, 난 나를 이런 막바지에 몰아 넣은 것이 무엇

인지 생각해 보지만 전혀 알 수가 없네

父母豈欲吾貧哉(부모기욕오빈재) : 부모가 어찌 내가 가난하길

바랐겠나

天無私覆(천무사복) : 하늘은 공평하게 만물을 뒤덮고

地無私載(지무사재) : 땅은 공평하게 만물을 실어준다

天地豈私貧我哉(천지기사빈아재) : 그러니 하늘과 땅이 어찌 나

만을 가난하게 하겠나

求其爲之者而不得也(구기위지자이부득야) : 나를 가난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가 하고 애써 생각해 보지만 전혀 알 수가 없어

然而至此極者(연이지차극자) : 그런데도 이런 막바지에 몰린 것

命也夫(명야부) : 운명이리라

 

 

응제왕(應帝王)-장자(莊子)

 

 


齧缺問於王倪(설결문어왕예) : 설결이 왕예에게 물었다

四問而四不知(사문이사부지) : 네 번 물었으나 네 번 다 모른다

고 했다

齧缺因躍而大喜(설결인약이대희) : 설결은 그러자 껑충 뛰며 매

우 좋아하고

行以告蒲衣子(행이고포의자) : 포의자에게 가서 그것을 알렸다

蒲衣子曰(포의자왈) : 그러자 포의자가 말했다

而乃今知之乎(이내금지지호) : 너는 지금에야 그걸 알았느냐

有虞氏不及泰氏(유우씨불급태씨) : 세상에서 성군이라고 하는 유

우씨도 태씨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有虞氏(유우씨) : 유우씨는

其猶藏仁以要人(기유장인이요인) : 아직도 인을 마음속에 지닌

채 그것으로 사람들을 모으려 한다

亦得人矣(역득인의) : 그래도 인심은 얻을 수 있다

而未始出於非人(이미시출어비인) : 그러나 아직 조금도 남을 헐

뜯는 입장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泰氏其臥徐徐(태씨기와서서) : 태씨는 누워 자면 그지없이 편안

하고

其覺于于(기각우우) : 깨어나면 어수록하여

一以己爲馬(일이기위마) : 혹은 스스로 말이 되기도 하고

一以己爲牛(일이기위우) : 혹은 스스로 소가 되기도 한다

其知情信(기지정신) : 자연에 맡기므로 그 지혜는 아주 확실하고

其德甚眞(기덕심진) : 그 덕은 매우 진실하다

而未始入於非人(이미시입어비인) : 그러니 아직 조금도 남을 헐

뜯는 입장에는 빠져 들지 않는다

 


肩吾見狂接輿(견오견광접여) : 견오 가 광접여를 만났을 때

狂接輿曰(광접여왈) : 광접여가 물었다

日中始何以語女(일중시하이어여) : 전에 중시는 네게 무슨 말을

했느냐

肩吾曰(견오왈) : 견오가 대답했다

告我君人者以己出經式義度(고아군인자이기출경식의도) : 제게 말

하기를 남의 군주된 자가 자기 생각대로 갖가지 규범이나 법도를

지어 낸다면

人孰敢不聽而化諸(인숙감불청이화제) : 사람들이 어찌 그것을 따

르고 교화되지 않겠느냐 라고 했습니다

狂接輿曰(광접여왈) : 광접여는 말했다

是欺德也(시기덕야) : 그건 거짓 덕이다

其於治天下也(기어치천하야) : 그 따위로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

猶涉海鑿河(유섭해착하) : 바다를 걸어서 건너고 강을 손으로 파

헤치며

而使蚊負山也(이사문부산야) : 모기에게 산을 지게 하는 것이다

夫聖人之治也(부성인지치야) : 대체 성인의 정치란

治外乎(치외호) : 밖을 다스리는 걸까

正而後行(정이후행) : 스스로를 올바르게 한 뒤라야 잘 다스려지

는 것이니

確乎能其事者而已矣(확호능기사자이이의) : 성인의 정치는 다만

확고하게 자기 일을 해 내는 것뿐이다

且鳥高飛以避矰弋之害(차조고비이피증익지해) : 새는 높이 날아

화살의 위협을 피하고

혜鼠深穴乎神丘之下(혜서심혈호신구지하) : 생쥐는 신단 밑을 깊

숙이 굴을 파고서 연기에 그을리거나

以避熏鑿之患(이피훈착지환) : 파헤쳐지는 화를 피한다

而曾二蟲之無如(이증이충지무여) : 너는 저 두 새나 짐승만도 못

한 것이다

 


天根遊於殷陽(천근유어은양) : 천근이 은양에서 노닐며

至蓼水之上(지료수지상) : 요수 강가에 이르러

適遭無名人而問焉(적조무명인이문언) : 문득 무명인과 만나게 되

자 물었다

曰請問爲天下(왈청문위천하) : 이르기를, 천하를 다스리는 방법

을 묻고 싶습니다

無名人曰(무명인왈) : 무명인이 대답했다

去汝鄙人也(거여비인야) : 물러가라 넌야비한 인간이다

何問之不豫也(하문지불예야) : 얼마나 불쾌한 물음이냐

予方將與造物者爲人(여방장여조물자위인) : 난 지금 조물자와 벗

이 되려 하고 있다

厭則又乘夫莽眇之鳥(염칙우승부망묘지조) : 싫증이 나면 다시 아

득히 높이 나는 새를 타고

以出六極之外(이출육극지외) : 이 세계 밖으로 나아가

而遊無何有之鄕(이유무하유지향) :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노닐

以處壙垠之野(이처광은지야) : 끝없이 넓은 들판에서 살려 한다

汝又何帠以治天下感予之心爲(여우하예이치천하감여지심위) : 그런

데 너는 또 무엇 때문에 천하를 다스리는 일 따위로 내 마음을

움직이려 하느냐

又復問(우복문) : 천근이 또 묻자

無名氏曰(무명씨왈) : 무영인은 대답했다

汝遊心於淡(여유심어담) : 너는 마음을 담담한 경지에서 노닐게

하고

合氣於漠(합기어막) : 기를 막막한 세계에 맞추어

順物自然而無容私焉(순물자연이무용사언) : 모든 일을 자연에 따

르게 하며 사심을 개입시키지 않는다면

而天下治矣(이천하치의) : 천하는 잘 다스려질 것이다

 


陽子居見老聃曰(양자거견노담왈) : 양자거가 노담을 만나 물었다

有人於此(유인어차) : 여기한 사람이 있는데

嚮疾强梁(향질강량) : 재빠르고 억세며

物徹疏明(물철소명) : 사물의 도리에 밝고

學道不倦(학도불권) : 도를 부지런히 배우고 있습니다

如是者(여시자) : 이런 사람은

可比明王乎(가비명왕호) : 훌륭한 왕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老聃曰(노담왈) : 노담은 대답했다 그

是於聖人也(시어성인야) : 런 자른 성인의 입장에서 보면 지

胥易技係(서역기계) : 혜만 앞서고 재주에 얽매여

勞形怵心者也(노형출심자야) : 몸을 지치게 하고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자다

且也虎豹之文來田(차야호표지문래전) : 가령 호랑이나 표범의 무

늬는 사냥군을 부러 들이게 되고

猨狙之便來藉(원저지변래자) : 재빠른 원숭이나 너구리를 잡는

개는 노끈에 매이게 되는 것이다

如是者(여시자) : 이런 자가

可比明王乎(가비명왕호) : 훌륭한 왕에 비교될 수 있겠느냐

陽子居蹴然曰(양자거축연왈) : 양자거는 놀라며 물었다

敢問明王之治(감문명왕지치) : 그러면 부디 훌륭한 왕의 정치에

대해 들려 주십시오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대답했다

明王之治(명왕지치) : 훌륭한 왕의 정치란

功蓋天下而似不自己(공개천하이사부자기) : 그 공적이 온 세상에

미치면서도 자기에 의한 것이 아닌 것처럼 하고

化貸萬物而民弗恃(화대만물이민불시) : 만물에 교화를 베풀지만

백성은 의지 하지 않는다

有莫擧名(유막거명) : 선정이란 베풀어지고 있으나 뭐라고 나타

낼 수 없으며

使物自喜(사물자희) : 만물을 각기 만족하게 하고 있다

立乎不測(립호불측) : 그러한 왕은 짐작할 수 없는 지경에 서서

而遊於無有者也(이유어무유자야) : 무의 세계에 노니는 사람이다

 


鄭有神巫曰季咸(정유신무왈계함) : 정나라에 계함이라는 신들린

무당이 있어

知人之死生存亡(지인지사생존망) : 사람의 사생과 존망이며

禍福壽夭(화복수요) : 화복과 수명의 장단을 알고

期以歲月旬日若神(기이세월순일약신) : 마치 귀신처럼 연월일까

지 예언해서 맞혔다

鄭人見之(정인견지) :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자

皆棄而走(개기이주) : 모두 피해서 도망쳤다

列子見之而心醉歸(열자견지이심취귀) : 그러나 열자는 그를 만나

진심으로 매혹되어 돌아오자

以告壺子曰(이고호자왈) : 호자에게 알려 이르기를

始吾以夫子之道爲至矣(시오이부자지도위지의) : 애초 저는 선생

님의 도를 최고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則又有至焉者矣(칙우유지언자의) : 또한 그 이상적인 자가 있었

습니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가 말했다

吾與汝旣其文(오여여기기문) : 나는 네게 도의 표면은 가르쳤지

未旣其實(미기기실) : 아직 도의 내용을 충분히 가르치지 않았다

而固得道與(이고득도여) : 그런데 굳이 도를 터득했다고 할 것인

衆雌而无雄(중자이무웅) : 암컷이 많아도 수컷이 없으면

而又奚卵焉(이우해란언) : 어찌 알이 생기겠는가

而以道與世亢必信(이이도여세항필신) : 너는 도로 세상과 맞싸우

며 억지로 뻗어나가려 하느냐

夫故使人得而相汝(부고사인득이상여) : 그러니까 남이 네 관상을

보고 쉽사리 알아 맞히는 것이다

嘗試與來(상시여래) : 어디 시험삼아 데려다가

以予示之(이여시지) : 그에게 나를 보여 보자

 


明日(명일) : 다음날

列子與之見壺子(열자여지견호자) : 열자는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났다

出而謂列子曰(출이위열자왈) : 밖으로 나오자 열자에게 말했다

噫子之先生死矣(희자지선생사의) : 아, 당신의 선생은 죽을 것입

니다

弗活矣(불활의) : 살지 못해요

不以旬數矣(불이순수의) : 열흘을 못 넘깁니다

吾見怪焉(오견괴언) : 난 괴상한 상을 봤어요

見濕灰焉(견습회언) : 축축한 재의 상을 봤거든요

列子入(열자입) : 열자는 방에 들어가

泣涕沾襟以告壺子(읍체첨금이고호자) : 눈물로 옷깃을 적시며 그

것을 호자에게 알렸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했다

鄕吾示之以地文(향오시지이지문) : 아까 난 그에게 대지의 상을

보여 주었다

萌乎不震不止(맹호불진불지) : 산같이 육중하여 움직이지도 멈추

지도 않는다

是殆見吾杜德機也(시태견오두덕기야) : 즉 그는 거의 내 덕을 막

는 조짐을 봤을 것이다

嘗又與來(상우여래) : 어디 시험삼아 한 번 데려와 보아라

 


明日(명일) : 다음날

又與之見壺子(우여지견호자) : 열자는 다시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났다

出而謂列子曰(출이위열자왈) : 밖으로 나오자 열자에게 말했다

幸矣(행의) : 다행이군요

子之先生遇我也(자지선생우아야) : 당신의 선생은 날 만나서

有瘳矣(유추의) : 병이 나았습니다

全然有生矣(전연유생의) : 아주 생기가 있어요

吾見其杜權矣(오견기두권의) : 난 그의 생명의 싹을 봤어요

列子入(열자입) : 열자는 들어가

以告壺子(이고호자) : 그것을 호자에게 알렸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했다

鄕吾示之而天壤(향오시지이천양) : 아까 난 천지의 상을 보여 줬

名實不入(명실불입) : 명목도 실체도 끼어들지 못하며

而機發於踵(이기발어종) : 생명의 조짐이 몸의 깊은 데서 생겨나

는 것이다

是殆見吾善者機也(시태견오선자기야) : 그는 거의 내 생명의 조

짐을 봤을 것이다

嘗又與來(상우여래) : 어디서 시험삼아 또 데려와 보라

 


明日(명일) : 다음날

又與之見壺子(우여지견호자) : 열자는 또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

났다

出而謂列子曰(출이위열자왈) : 점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영자

에게 말했다

子之先生不齊(자지선생부제) : 당신의 선생은 상이 일정하지않아

吾无得而相焉(오무득이상언) : 그래서 나는 상을 볼 수가 없었습

니다

試齊(시제) : 만약 일정해지면

且復相之(차부상지) : 다시 한 번 점쳐 봅시다

列子入(열자입) : 열자는 들어가

以告壺子(이고호자) : 그것을 호자에게 알리니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하기를

鄕吾示之以太沖莫勝(향오시지이태충막승) : 나는 아까 차별이 없

는 허무의 상을 보여 주었다

是殆見吾衡氣機也(시태견오형기기야) : 그는 거의 내 조화 된 기

의 조짐을 봤을 것이다

예桓之審爲淵(예환지심위연) : 가령 소용돌이치는 깊은 물도 연

못이고

止水之審爲淵(지수지심위연) : 괴어 있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流水之審爲淵(류수지심위연) : 흐르는 깊은 물도 연못이다

淵有九名(연유구명) : 연못에는 아홉 가지가 있는데

此處三焉(차처삼언) : 이것은 그 중 세 가지일 뿐이다

嘗又與來(상우여래) : 어디 또 데려와 보아라

 


明日(명일) : 다음 날

又與之見壺子(우여지견호자) : 열자는 또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

났다

立未定(립미정) : 서기도 전에

自失而走(자실이주) : 계함은 얼이 빠져 도망쳤다

壺子曰追之(호자왈추지) : 호자가 쫓으라 하여

列子追之不及(열자추지불급) : 열자는 쫓아갔으나 잡지 못하고

反以報壺子曰(반이보호자왈) : 돌아와 호자에게 보고 하기를

已滅矣(이멸의) : 사라져 버렸습니다

已失矣(이실의) : 간 곳을 모르겠습니다

吾弗及已(오불급이) : 저는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했다

鄕吾示之以未始出吾宗(향오시지이미시출오종) : 아까 나는 내 본

질 그대로의 상을 보여 줬다

吾與之虛而委蛇(오여지허이위사) : 나는 스스로를 허심하게 하여

사물에 순종하였으므로

不知其誰何(부지기수하) : 그는 내 실체를 알지 못한 것이다

因以爲弟靡(인이위제미) : 바람 부는 대로 나부끼고

因以爲波流(인이위파류) : 파도 치는 대로 흐른다고 생각했기 때

문에

故逃也(고도야) : 점을 치지 못하고 도망친 것이다

 


然後列子自以爲未始學而歸(연후열자자이위미시학이귀) : 그런 일

이 있은 뒤에 열자는 비로소 자기가 아직 학문을 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갔다

三年不出(삼년불출) : 3년 동안 밖에 나가지 않으며

爲其妻爨(위기처찬) : 아내를 위해 밥도 짓고

食豕如食人(식시여식인) : 돼지 기르기를 사람 먹이듯이 하여

於事无與親(어사무여친) : 세상 일에 좋아하고 싫어함이 없어졌

雕琢復朴(조탁복박) : 허식을 깎아 버리고 본래의 소박함으로 돌

아가

塊然獨以其形立(괴연독이기형립) : 무심히 독립해 있으면서

紛而封哉(분이봉재) : 갖가지 일이 일어나도 거기 얽매이지 않았

一以是終(일이시종) : 그는 오로지 이와 같이 하여 일생을 마쳤

 


无爲名尸(무위명시) : 명예의 표적이 되지 말라

无爲謀府(무위모부) : 모략의 창고가 되지 말라

无爲事任(무위사임) : 일의 책임자가 되지 말라

无爲知主(무위지주) : 지혜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

體盡无窮(체진무궁) : 무궁한 도를 잘 터득하고

而遊无朕(이유무짐) : 자취 없는 경지에 노닐며

盡其所受乎天(진기소수호천) : 자연으로부터 받은 것을 온전하게

하고

而无見得(이무견득) : 스스로 얻는 바가 있었다고 생각지 말라

亦虛而已(역허이이) : 오직 허심해지는 것뿐이다

至人之用心若鏡(지인지용심약경) : 지인의 마음의 작용은 거울과

같다

不將不迎(불장불영) : 사물을 보내지도 맞아 들이지도 않는다

應而不藏(응이불장) : 사물에 따라 응하되 감추지 않는다

故能勝物而不傷(고능승물이불상) : 그러니까 사물에 대응하여 몸

을 손상시키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南海之帝爲倏(남해지제위숙) : 남해의 임금을 숙이라 하고

北海之帝爲忽(북해지제위홀) : 북해의 임금을 홀이라 하며

中央之帝爲混沌(중앙지제위혼돈) : 중앙의 임금을 혼돈이라 한다

숙與忽時相與遇於混沌之地(숙여홀시상여우어혼돈지지) : 숙과 홀

이 때마침 혼돈의 땅에서 만났는데

混沌待之甚善(혼돈대지심선) : 혼돈이 매우 융숭하게 그들을 대

접했으므로

倏與忽謀報混沌之德曰(숙여홀모보혼돈지덕왈) : 숙과 홀은 혼돈

의 은혜에 보답할 의논을 했다

人皆有七竅以視聽食息(인개유칠규이시청식식) : 사람은 누구나

일곱 구멍이 있어서 그것으로 보고 듣고 먹고 숨쉬는데

此獨無有(차독무유) : 이 혼돈에게만 그것이 없다

嘗試鑿之(상시착지) : 어디 시험삼아 구멍을 뚫어주자

日鑿一竅(일착일규) : 그래서 날마다 한 구멍씩 뚫었는데

七日而混沌死(칠일이혼돈사) : 7일이 지나자 혼돈은 죽고 말았다

 

 

騈拇(병무)

 


騈拇枝指(병무지지) : 병무와 지지는

出乎性哉(출호성재) : 성에서 나온 것이다.

而侈於德(이치어덕) : 그러나 그것은 덕에 있어서는 군더더기요

附贅縣疣(부췌현우) : 살에 붙은 사마귀나 달려 있는 혹은

出乎形哉(출호형재) : 형에서 생긴 것이다

而侈於性(이치어성) : 그러나 그것은 성에 있어서는 군더더기다

多方乎仁義而用之者(다방호인의이용지자) : 인과 의를 여러 방면

으로 쓰는 것은

列於五藏哉(열어오장재) : 오장에서 짜낸 지혜인 것이다

而非道德之正也(이비도덕지정야) : 그러나 그것은 도덕의 진정한

것은 아니다

是故(시고) : 그러므로

騈於足者(병어족자) : 네 발가락은

連無用之肉也(연무용지육야) : 쓸 데 없는 군살을 붙인 것이요

枝於手者(지어수자) : 여섯 손가락은

樹無用之指也(수무용지지야) : 쓸 데 없는 한 손가락을 덧붙인

것이요

騈枝於五藏之情者(병지어오장지정자) : 오장의 진성에서 인의를

짜내는 것은

淫僻於仁義之行(음벽어인의지행) : 인의의 행에 치우쳐 빠져서

而多方於聰明之用也(이다방어총명지용야) : 쓸 데 없는 총명의

활동을 덧붙이는 것이다

是故(시고) : 그러므로

騈於明者(병어명자) : 쓸 데 없이 눈을 쓰는 사람은

亂五色(란오색) : 오색을 어지럽히고

淫文章(음문장) : 아름다운 채색에  빠진 사람이다

 


靑黃黼黻之煌煌非乎(청황보불지황황비호) : 그래서 청황보불을

눈부시게 찬란하게 하였으니 그것도 또한 쓸데 없는 것으로서

而離朱是已(이이주시이) : 저 이주가 그 사람이 아니었던가

多於聰者(다어총자) : 또 쓸 데 없이 귀를 많이 쓰는 사람은

亂五聲(란오성) : 오음을 어지럽히고

淫六律(음육률) : 육률에 빠진 사람들이다

金石絲竹黃鐘大呂之聲非乎(금석사죽황종대려지성비호) : 그래서

금석사죽과 황종·대려를 지어냈으니 그것도 또한 쓸 데 없는 것

으로서

而師曠是已(이사광시이) : 저 사광이 그 사람이 아니었던가

枝於仁者(지어인자) : 또 쓸데 없이 인에 지나친 사람은

擢德塞性以收名聲(탁덕색성이수명성) :  덕을 해치고 성을 막아

서 그로써 이름을 거두어

使天下簧鼓以奉不及之法非乎(사천하황고이봉불급지법비호) : 천

하의 이목을 시끄러이 감하게 하여 사람이 미쳐가지 못할 법을

받들게 했으니 그것도 또한 쓸 데 없는 것으로서

而曾史是已(이증사시이) : 저 증참과 사유가 그 사람이 아니었던

騈於辯者(병어변자) : 또 쓸 데 없이 변론에 지나친 사람은

累瓦結繩竄句(루와결승찬구) : 재주 있고 끊임 없는 말과 아름다

운 글귀를 찾아서

遊心於堅白同異之閒(유심어견백동이지한) : 견백동이의 궤변을

놀려

而敝跬譽無用之言非乎(이폐규예무용지언비호) : 쓸데 없는 말을

칭찬하기에 지치었으니

而楊墨是已(이양묵시이) : 저 양주와 묵적이 그 사람들이 아디었

던가

故此皆多騈旁枝之道(고차개다병방지지도) : 그러므로 그들은 모

두 다병방지의 학설이라

非天下至至正也(비천하지지정야) : 천하의 왜곡이 아닌가

彼至正者(피지정자) : 저 천하의 지정은

不失其性命之情(불실기성명지정) : 그 성명의 정을 잃지 않은 것

이다

故合者不爲騈(고합자불위병) : 그러므로 합해도 네 발가락이라

하여 싫어하지 않고

而枝者不爲岐(이지자불위기) : 갈라져도 여섯 손가락이라 하여

싫어하지 않으며

長者不爲有餘(장자불위유여) : 길어도 남는다 생각하지 않고

短者不爲不足(단자불위부족) : �아도 모자란다 생각하지 않는다

是故鳧脛雖短(시고부경수단) : 그러므로 오리 다리가 비록 짧아

續之則憂(속지칙우) : 이어 주면 걱정할 것이요

鶴脛雖長(학경수장) : 학의 다리가 비록 길어도

斷之則悲(단지칙비) : 끊어주면 슬퍼할 것이다

故性長非所斷(고성장비소단) : 그러므로 그러므로 천성은 길어도

끊을 것이 아니요

性短非所續(성단비소속) : 짧아도 이을 것이 아니니

無所去憂也(무소거우야) : 만일 천성을 따라 실행한다면 걱정은

스스로 없어질 것이다

意仁義其非人情乎(의인의기비인정호) : 이렇게 생각한다면 저 인

의는 사람의 생명의 진실이 아닌 것 같다

彼仁人何其多憂也(피인인하기다우야) : 왜냐하면 저 인의에는 어

찌 그리 걱정도 많으가

且夫騈於拇者(차부병어무자) : 또한 저 붙은 발가락도

決之則泣(결지칙읍) : 갈라 째면 울 것이요

枝於手者(지어수자) : 여섯 손가락도

齕之則啼(흘지칙제) : 물어 끊으면 울 것이다

二者或有餘於數(이자혹유여어수) : 두 가지 중에서 하나는 수에

서 하나가 더 있고

或不足於數(혹부족어수) : 하나는 수에서 하나가 모자라지마는

其於憂一也(기어우일야) : 그 걱정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今世之仁人(금세지인인) : 오늘날 이 세상의 어진 이는

蒿目而憂世之患(호목이우세지환) : 근심스러운 눈으로 세상의 걱

정거리를 걱정하고 있는지마는

不仁之人(불인지인) : 그것은 저 어질지 않은 이가

決性命之情而饕貴富(결성명지정이도귀부) : 자기의 성명의 정을

어지럽히어 부귀에 탐을 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故曰仁義其非人情乎(고왈인의기비인정호) : 그러므로 저 인의는

사람의 성명의 진실이 아닌 것 같다

自三代以下者(자삼대이하자) : 왜냐 하면 삼대로부터 내려오면서

天下何其囂囂也(천하하기효효야) : 천하는 어찌 그리도 시끄러웠

던가

 


且夫待鉤繩規矩而正者(차부대구승규구이정자) : 또한 곡척이나

먹줄이나 정원기낭 정방기를 기다려서 비로소 그 모양을 바르게

하는 것은

是削其性者也(시삭기성자야) : 그 물의 성을 깎는 것이요

待繩約膠漆而固者(대승약교칠이고자) : 노끈으로 묶거나 아교불

로 붙쳐서 비로소 단단하게 하는 것은

是侵其德者也(시침기덕자야) : 그 사람의 본성을 잃어버리게 하

는 것이다

屈折禮樂(굴절예악) : 예악으로 다듬고

呴兪仁義(구유인의) : 인의로 달래어

以慰天下之心者(이위천하지심자) : 천하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은

此失其常然也(차실기상연야) : 그 사람의 본성을 잃어버리게 하

는 것이다

天下有常然(천하유상연) : 천하의 모든 물에는 그 본연의 성이

있는 것이다

常然者(상연자) : 그 본연의 성에 있어서는

曲者不以鉤(곡자불이구) : 굽은 것도 곡척으로써 된 것이 아니며

直者不以繩(직자불이승) : 곧은 것도 먹줄로 된 것이 아니며

圓者不以規(원자불이규) : 둥근 것도 규로 된 것도 아니며

方者不以矩(방자불이구) : 모난 것도 정방기로써 된 것이 아니다

附離不以膠漆(부리불이교칠) : 둘러 붙은 것도 아교불로써 된 것

이 아니요

約束不以纆索(약속불이묵색) : 단단한 것도 노끈으로써 묶어서 된

것이 아니다

故天下誘然皆生而不知其所以生(고천하유연개생이부지기소이생) :

그리하여 천하의 모든 물은 끊임없이 생겨나지마는 어떻게 생겨

나는 까닭을 모르고

同焉皆得而不知其所以得(동언개득이부지기소이득) : 그와 같이

천하의 모든 물은 그 덕성을 얻으면서도 어떻게 얻는 까닭을 모

르는 것이다

故古今不二(고고금불이) : 그러므로 그것은 예나 이제나 변함이

없어

不可虧也(불가휴야) : 사람의 힘으로는 없앨 수도 없는 것이다

則仁義又奚連連如膠漆纆索(칙인의우해연연여교칠묵색) : 그럴진대

또 어떻게 인의를 가지고 마치 아교풀이나 노끈처럼 사람을 묶어

而遊乎道德之間爲哉(이유호도덕지간위재) : 도덕의 사이에서 노

닐 수 있겠는가

使天下惑也(사천하혹야) : 그것은 오직 천하의 마음을 미혹시킬

뿐인 것이다

夫小惑易方(부소혹역방) : 대개 작은 미혹은 동서남북의 방위를

바꿀 뿐이지마는

大惑易性(대혹역성) : 큰 미혹은 사람의 성명의 진실을 바꾸게

하는 것이다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떻게 그러한 줄 아는가

有虞氏招仁義以撓天下也(유우씨초인의이요천하야) : 저 순임금이

인의를 내걸어 천하를 어지럽게 함으로부터

天下莫不奔命於仁義(천하막불분명어인의) : 온 천하는 모두 그

인의로 말미암아 분주했으니

是非以仁義易其性與(시비이인의역기성여) : 이것은 인의로써 그

성명의 진실과 바꾼 것이 아니겠는가

故嘗試論之(고상시론지) : 그러면 시험삼아 짐짓 말해 보리라

自三代以下者(자삼대이하자) : 하·은·주 삼대로부터 내려오면

서 천하는

天下莫不以物易其性矣(천하막불이물역기성의) : 모두 외물로써

그 성명의 진실과 바꾸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

小人則以身殉利(소인칙이신순리) : 소인은 이익을 위해 몸을 죽

였고

士則以身殉名(사칙이신순명) : 선비는 이름을 위해 몸을 죽였으

大夫則以身殉家(대부칙이신순가) : 대부는 국가를 위해 몸을 죽

였고

聖人則以身殉天下(성인칙이신순천하) : 성인은 천하를 위해 몸을

죽였던 것이다

故此數子者(고차수자자) : 그러므로 이들은

事業不同(사업부동) : 사업도 같지 않고

名聲異號(명성이호) : 명성도 달랐지마는

其於傷性以身爲殉(기어상성이신위순) : 그 성을 해치고 몸을 죽

인 데 있어서는

一也(일야) : 같은 것이다

臧與穀二人相與牧羊而俱亡其羊(장여곡이인상여목양이구망기양) :

어떤 종 내외가 염소를 먹이다가 다같이 염소를 잃어버렸다

問臧奚事(문장해사) : 계집종이 사내종에게 “어쩌다가 염소를

잃었는가?”고 물었다

則挾筴讀書(칙협협독서) : 사내종은 “책을 읽다가 잃었다”고 대

답했다

問穀奚事(문곡해사) : 다시 사내종이 계집종에게 “어쩌다가 염

소를 잃었는가.”고 물었다

則博塞以遊(칙박색이유) : 계집종은 “사위를 놀다가 잃었소.”

하고 대답했다 한다

二人者(이인자) : 이들은

事業不同(사업부동) : 그 한 일은 달랐지마는

其於亡羊均也(기어망양균야) : 염소를 잃은 데 있어서는 같다

伯夷死名於首陽之下(백이사명어수양지하) : 백이는 이름을 위하

여 수양산 밑에서 죽었고

盜跖死利於東陵之上(도척사리어동릉지상) : 도척은 이익을 휘해

서 동릉산 위에서 죽었으니

二人者(이인자) : 두 사람은

所死不同(소사부동) : 죽은 바 까닭은 다르지마는

其於殘生傷性均也(기어잔생상성균야) : 그 목숨을 죽이고 본성을

해친 데 있어서는 같은 것이다

奚必伯夷之是而盜跖之非乎(해필백이지시이도척지비호) : 그런데

어째서 백이는 옳다 하고 도척은 그르다 하는가

天下盡殉也(천하진순야) : 천하는 모두 그 “무엇”을 위하여 죽

는 것이다

彼其所殉仁義也(피기소순인의야) : 저 한 사람은 인의를 위해서

죽었다 하여

則俗謂之君子(칙속위지군자) : 세속에서는 그를 군자라 일컫고

其所殉貨財也(기소순화재야) : 또 한 사람은 재물을 위해서 죽었

다 하여

則俗謂之小人(칙속위지소인) : 세상에서는 그를 소인이라 일컫는

其殉一也(기순일야) : 그러나 그 “무엇을 위해서 죽음”은 하나

이건만

則有君子焉(칙유군자언) : 거기에 군자다

有小人焉(유소인언) : 소인이라 구별을 붙이는구나

若其殘生損性(약기잔생손성) : 그러나 그 목숨을 죽이고 본성을

해친데 있어서는

則盜跖亦伯夷已(칙도척역백이이) : 도척이나 백이가 다름이 없거

又惡取君子小人於其間哉(우악취군자소인어기간재) : 거기에 또

무슨 군자니 소인이니 하는 구별을 붙일 것인가

且夫屬其性乎仁義者(차부속기성호인의자) : 또 저 본성을 억지로

인의에 따르게 한다면

雖通如曾史(수통여증사) : 비록 증참이나 사유처럼 인의에 통한

다해도

非吾所謂臧也(비오소위장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훌륭함이

아닌 것이다

屬其性於五味(속기성어오미) : 이와 같이 그 본성을 억지로 오미

에 따르게 한다면

雖通如兪也(수통여유야) : 비록 유아처럼 음식 맛에 통한다 해도

非吾所謂臧也(비오소위장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훌륭함이

아니요

屬其性乎五聲(속기성호오성) :  또 그 본성을 억지로 오성에 따

르게 한다면

雖通如師曠(수통여사광) : 비록 안광처럼 소에 통한다 해도

非吾所謂聰也(비오소위총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청이 아니

屬其性乎五色(속기성호오색) : 그 본성을 억지로 오색에 따르게

한다면

雖通如離朱(수통여이주) : 비록 이주처럼 빛깔에 통한다 해도

非吾所謂明也(비오소위명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면이 아닌

것이다

吾所謂臧者(오소위장자) : 내가 이르는 바 훌륭하다는 것은

非仁義之謂也(비인의지위야) : 인의를 말한 것이 아니다

臧於其德而已矣(장어기덕이이의) : 그 덕을 완전하게 하는 것을

말한 것뿐이요

吾所謂臧者(오소위장자) : 내가 이르는 바 훌륭하다는 것은

非所謂仁義之謂也(비소위인의지위야) : 저 인의를 말한 것이 아

니라

任其性命之情而已矣(임기성명지정이이의) : 자연의 정에 맡김을

말한 것 뿐이며

吾所謂聰者(오소위총자) : 내가 이르는 바 총이라 하는 것은

非謂其聞彼也(비위기문피야) : 저 사람이 만든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自聞而已矣(자문이이의) : 자기 스스로를 듣는 것을 말한 것뿐이

吾所謂明者(오소위명자) : 내가 이른바 명이라 하는 것은

非謂其見彼也(비위기견피야) : 저 사람이 만든 빛깔을 보는 것이

아니라

自見而已矣(자견이이의) : 자기 스스로를 보는 것을 말한 것뿐이

夫不自見而見彼(부불자견이견피) : 대개 자기 스스로 보지 못하

고 남의 본 것만을 본다거나

不自得而得彼者(불자득이득피자) : 자기 스스로 얻지 못하고 남

의 얻은 것만을 얻는다는 것은

是得人之得而不自得其得者也(시득인지득이불자득기득자야) : 이

것은 남의 얻은 것을 얻었을 뿐으로 자기의 얻은 것을 자기 스스

로 얻지 못한 것이요

適人之適而不自適其適者也(적인지적이불자적기적자야) : 남의 만

족을 만족할 뿐으로 자기의 만족으 자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夫適人之適而不自適其適(부적인지적이불자적기적) : 대개 남의

만족을 만족할 뿐으로 자기으리 만족을 자기 스스로 만족하지 못

한다면

雖盜跖與伯夷(수도척여백이) : 비록 도척과 백이의 차별은 있지

마는

是同爲淫僻也(시동위음벽야) : 다같이 바깥 물에 본성을 잃는 것

이다

余愧乎道德(여괴호도덕) : 내 도덕에 미치지 못함을 부그러워하

노니

是以上不敢爲仁義之操(시이상불감위인의지조) : 그러므로 위로는

감히 인의의 조종을 굳이 지키려고도 하지 않거니와

而下不敢爲淫僻之行也(이하불감위음벽지행야) : 아래로는 감히

바깥 물을 위하여 본성을 잃지도 않으려 한다

 

 

馬蹄(마제)

 


馬(마) : 말은

蹄可以踐霜雪(제가이천상설) : 발굼으로써 서리와 눈을 밟을 수

있고

毛可以禦風寒(모가이어풍한) : 털로써는 바람이나 추위를 막을

수 있다 

齕草飮水(흘초음수) : 또 풀을 뜯고 물을 마시며

翹足而陸(교족이륙) : 발을 들어 뛰기도 한다

此馬之眞性也(차마지진성야) : 이것은 말의 진성으로서

雖有義臺路寢無所用之(수유의대로침무소용지) : 비록 의대와 노

침이 있어도 그에게는 아무 쓸 데가 없는 것이다

及至伯樂(급지백락) : 그런데 백락 이 세상에 나와서

曰我善治馬(왈아선치마) : <나는 말을 잘 다른다>하고는

燒之(소지) : 털을 불사르거나

剔之(척지) : 깎기도 하고

刻之(각지) : 발톱을 깍거나 

雒之(락지) : 지지기도 하면

連之以羈馽(연지이기칩) : 또 여러 놈의 머리와 발을

編之以皁棧(편지이조잔) : 한 줄에 엮어 마판에 매어 놓으니

馬之死者十二三矣(마지사자십이삼의) : 죽는 놈이 10의 2, 3이나

되었다

飢之(기지) : 또 훈련을 시킨다 하여 굶주리고

渴之(갈지) : 목마르게 하기도 하고

馳之(치지) : 달리게 하기도 하여

驟之(취지) : 또 여러 가지로 다독거리고

整之(정지) : 길을 들이고

齊之(제지) : 가지런히 하기도 한다

前有橛(전유궐) : 앞에는 자갈과

飾之患(식지환) : 치레의 귀찬스러운 꾸밈이 있고

而後有鞭筴之威(이후유편협지위) : 뒤에는 채찍질의 무서움이 있

으니

而馬之死者已過半矣(이마지사자이과반의) : 이에 죽는 놈은 거의

반이 넘었다

陶者曰我善治埴(도자왈아선치식) : 또 도자는 <나는 진흙을 잘

다루는데

圓者中規(원자중규) : 둥근 그릇을 만들면 정원기에 맞고

方者中矩(방자중구) : 모난 그릇을 만들면 정방기에 맞는다>하고

匠人曰我善治木(장인왈아선치목) :  또 목수는 <나는 나무를 잘

다르는데

曲者中鉤(곡자중구) : 굽은 것을 만들면 곡척에 맞고

直者應繩(직자응승) : 곧은 것을 만들면 먹줄에 맞는다>고 한다

夫埴木之性(부식목지성) : 그러나 진흙이나 나무의 성질이

豈欲中規矩鉤繩哉(기욕중규구구승재) : 어찌 정원기나 방력기 곡

척이나 먹줄에 맞추어지기를 바랄 것인가

然且世世稱之曰(연차세세칭지왈) : 그런데 세상 사람은 오랜 세

월을 두고

伯樂善治馬(백락선치마) : 백락은 말을 잘 다루고

而陶匠善治埴木(이도장선치식목) : 도장은 진흙이나 나무를 잘

다른다고 칭찬하고 있으니

此亦治天下者之過也(차역치천하자지과야) : 이 또한 인의로써 천

하를 잘 다스린다는 사람의 허물과 같은 것이다

吾意善治天下者不然(오의선치천하자불연) : 그러나 내 생각에는

천하를 잘 다스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彼民有常性(피민유상성) : 저 백성들에게는 떳떳한 성질이 있는

것이다

織而衣(직이의) : 베 짜서 옷해 입고

耕而食(경이식) : 밭 갈아서 밥을 먹는다

是謂同德(시위동덕) : 이것을 동덕이라 하고

一而不黨(일이불당) : 오직 순일해서 치우치지 않으니

命曰天放(명왈천방) : 이것을 천방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故至德之世(고지덕지세) : 그러므로 지덕의 세상에 있어서는

其行塡塡(기행전전) : 백성들의 행동은 느리고 무거웠으며

其視顚顚(기시전전) : 그들의 보는 것은 한 곬으로 마음을 썼던

것이다

當是時也(당시시야) : 그리하여 이 때에는

山无蹊隧(산무혜수) : 산에는 아직 길이 없었고

澤无舟梁(택무주량) : 바다에는 배가 없었다

萬物群生(만물군생) : 사람들은 한데 모이어

連屬其鄕(연속기향) : 그 고장에서 추녀를 잇대어 살았을 뿐 아

니라

禽獸成群(금수성군) : 짐승들은 때를 짓고

草木遂長(초목수장) : 초목은 저절로 자랐던 것이다

是故禽獸可係羈而遊(시고금수가계기이유) : 그러므로 짐승들을

이끌어 같이 놀 수 있었고

鳥鵲之巢可攀援而闚(조작지소가반원이규) : 까막까치의 둥우리에

도 올라가 볼 수 있었던 것이다

夫至德之世(부지덕지세) : 대개 지덕의 세상에 있어서는

同與禽獸居(동여금수거) : 짐승과 한가지도 함께 살았고

族與萬物竝(족여만물병) : 만물과 겨레하여 구별이 없었으니

惡乎知君子小人哉(악호지군자소인재) : 군자와 소인을 어떻게 알

았겠는가

同乎无知(동호무지) : 한가지로 무지하여

其德不離(기덕불리) : 덕에서 떠남이 없었고

同乎无欲(동호무욕) : 한가지로 무욕했으니

是謂素樸(시위소박) : 이것을 일러 소박이라 하는 것이다

素樸而民性得矣(소박이민성득의) : 그렇게 소박하였기에 백성들

은 그 성명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及至聖人(급지성인) : 그러다가 성인이 나옴에 이르러

蹩躠爲仁(별설위인) : 허덕허덕 분주히 인을 지었고

踶跂爲義(제기위의) : 억지로 애를 써서 의를 삼으니

而天下始疑矣(이천하시의의) : 천하가 비로소 의심하게 된 것이

澶漫爲樂(단만위락) : 음탕한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고

摘僻爲禮(적벽위례) : 손발을 굽혀 예를 정하니

而天下始分矣(이천하시분의) : 천하는 여기서 갈라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故純樸不殘(고순박불잔) : 그러므로 순박을 깎지 않고서

孰爲犧樽(숙위희준) : 어떻게 희존을 만들겠으며

白玉不毁(백옥불훼) : 백옥을 부수지 않고서

孰爲珪璋(숙위규장) : 어떻게 규장을 만들겠는가

道德不廢(도덕불폐) : 그와 같이 도덕을 폐하지 않고서

安取仁義(안취인의) : 어떻게 인의를 내세울 것이며

性情不離(성정불리) : 본성을 떠나지 않고서

安用禮樂(안용예악) : 어떻게 예악을 쓸 것이겠는가

五色不亂(오색불란) : 또 오색을 어지럽히지 않고 서

孰爲文采(숙위문채) : 어떻게 문채를 지을 것이며

五聲不亂(오성불란) : 오성을 어지럽히지 않고서

孰應六律(숙응육률) : 어떻게 6율을 만들겠는가

夫殘樸以爲器(부잔박이위기) : 박을 해치어 그릇을 만든 것은

工匠之罪也(공장지죄야) : 이 공장의 허물이요

毁道德以爲仁義(훼도덕이위인의) : 도덕을 헐어 인의를 만든 것

聖人之過也(성인지과야) : 이 성인의 허물이다

 


夫馬(부마) :

陸居則食草飮(륙거칙식초음수) : 대개 말이 들에 있을 때에는 풀

을 뜯고 물을 마시며

喜則交頸相靡(희칙교경상미) : 기쁘면 목을 비비어 서로 친하고

怒則分背相踶(노칙분배상제) : 성이 나면 등을 나누어 서로 밟는

馬知已此矣(마지이차의) : 말의 지혜는 여기에 그쳤던 것이다

夫加之以衡扼(부가지이형액) : 그러다가 그 목에다가 명에를 지

우고

齊之以月題(제지이월제) : 그 이마에 월제를 붙이면

而馬知介倪(이마지개예) : 말의 지혜는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니

곁눈으로 달아날 틈을 엿보기도 하고

闉扼(인액) : 목을 굽혀 항거흘 하며

鷙曼(지만) : 재빨리 뛰어 치치기도 하고

詭銜(궤함) :  가만히 자갈을 �어 내거나

竊轡(절비) : 몰래 고삐를 풀어 뜯기도 한다

故馬之知而態至盜者(고마지지이태지도자) : 그러므로 말의 지혜

가 이처럼 간사하게 된 것은

伯樂之罪也(백락지죄야) : 백락의 허물이다

夫赫胥氏之時(부혁서씨지시) : 저 혁서씨 때에는

民居不知所爲(민거부지소위) : 백성들은 집에 있어도 할 일을 몰

랐고

行不知所之(행부지소지) :  밖으로 나가도 꼭 가야 할 곳을 몰랐

含哺而熙(함포이희) : 밥을 먹으면 즐거워하고

鼓腹而遊(고복이유) : 배를 두드리면서 놀았으니

民能以此矣(민능이차의) : 백성들의 능은 여기에 그쳤던 것이다

及至聖人(급지성인) : 그러다가 성인이 나움에 이르러

屈折禮樂以匡天下之形(굴절예악이광천하지형) : 예악으로써 손발

을 굽혀 꺽어 천하 사람의 모양을 바꾸고

縣跂仁義以慰天下之心(현기인의이위천하지심) : 인의를 높이 내

세워 천하 사람의 마음을 위로했다

而民乃始踶跂好知(이민내시제기호지) : 그리하여 백성들은 이에

준주히 지를 서로 좋아하고

爭歸於利(쟁귀어리) : 서로 다투어 이익으로 돌아가서

不可止也(불가지야) : 그것을 그치게할 수가 없었으니

此亦聖人過也(차역성인과야) : 이것은 또한 성인의 허물이다

 

 

胠篋(거협)

 


將爲胠篋探囊發匱之盜而爲守備(장위거협탐낭발궤지도이위수비) :

상자를 열고 푸대 주머니를 뒤지고 궤작을 들추는 도둑을 막기

위해서는

則必攝緘縢固扃鐍(칙필섭함등고경휼) : 반드시 노끈으로 잡아매거

나 비짱이나 자물쇠를 단단히 하면 되는 것이다

此世俗之所謂知也(차세속지소위지야) : 이것은 세상의 이른바 지

혜라는 것이다

然而巨盜至(연이거도지) : 그러나 큰 도둑은 오면

則負匱揭篋擔囊而趨(칙부궤게협담낭이추) : 궤짝을 지고 상자를

들고  주머니를 메고 달아나면서도

唯恐緘縢扃鐍之不固也(유공함등경휼지불고야) : 오히려 노끈이나

자물쇠가 실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然則鄕之所謂知者(연칙향지소위지자) : 그렇다면 앞에서 말한 바

지혜 있는 사람이란

不乃爲大盜積者也(불내위대도적자야) : 차라리 큰 도둑을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둔 사람이 되지 않는가

故嘗試論之(고상시론지) : 그러므로 이제 짐짓 시험삼아 논해 보

리라

世俗之所謂知者(세속지소위지자) : 세상에서 이르는 바 지혜있는

사람이란

有不爲大盜積者乎(유불위대도적자호) : 결국 큰 도둑을 위해서

재물을 쌓아 두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가

所謂聖者(소위성자) : 세상에서 이르는 바 성자란

有不爲大盜守者乎(유불위대도수자호) : 결국 큰 도둑을 위해서

문지기 노릇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가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째서 그런 줄을 아는가

昔者齊國隣邑相望(석자제국린읍상망) : 옛날 제나라는 이웃 고을

이 잇대어 있어서

鷄狗之音相聞(계구지음상문) : 닭이나 개소리가 서로 들리고

罔罟之所布(망고지소포) : 그물을 펴 고기를 잡고

耒耨之所刺(뢰누지소자) : 호미를 들어 밭을 가는 지경이

方二千餘里(방이천여리) : 사방 삼천 여 리나 되었다 그

闔四竟之內(합사경지내) : 래서 사방의 국경 안을 잘 통일하여

所以立宗廟社稷(소이립종묘사직) : 그 안에 종묘와 사직을 세우

治邑屋州閭鄕曲者(치읍옥주려향곡자) : 읍옥·주려·향곡을 다스

릴 때에 

曷嘗不法聖人哉(갈상불법성인재) : 어찌 저 성인의 법을 본받지

않겠는가

然而田成子一旦殺齊君而盜其國(연이전성자일단살제군이도기국) :

그러나 전성자는 하루 아침에 제나라 임금을 죽이고 그 나라를

도둑질 했으니

所盜者豈獨其國邪(소도자기독기국사) : 그 도둑질한 것이 어찌

오직 그 제나라뿐이겠는가

竝與其聖知之法而盜之(병여기성지지법이도지) : 또한 그 성인지

자의 법도 아울러 도둑질한 것이었다

故田成子有乎盜賊之名(고전성자유호도적지명) : 그러므로 전성자

는 도둑의 이름은 가졌지만는

而身處堯舜之安(이신처요순지안) : 그 몸은 요·숨처럼 편안히

살았다

小國不敢非(소국불감비) : 그러나 작은 나라들은 감히 그를 그르

다고 하지 못했고

大國不敢誅(대국불감주) : 큰 나라들도 또한 감히 그를 죽이지

못해서

專有齊國(전유제국) : 12대로 제나라를 가지고 있었으니

則是不乃竊齊國(칙시불내절제국) : 이것은 곧 저 제나라와

竝與其聖知之法以守其盜賊之身乎(병여기성지지법이수기도적지신

호) : 또한 그 성인지자의 법과를 아울러 도둑질함으로써 그 도

둑의 몸을 보전한 것이 아니었던가

嘗試論之(상시론지) : 또한 짐짓 시험삼아 말래 보리라

世俗之所謂至知者(세속지소위지지자) : 세상의 이른바 지지로

有不爲大盜積者乎(유불위대도적자호) : 큰 도둑을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지 않은 사람이 이떤가

所謂至聖者(소위지성자) : 또 세상의 이른바 지성도

有不爲大盜守者乎(유불위대도수자호) : 큰 도둑을 위하여 문지기

노릇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던가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째서 그런 줄을 아는가

昔者龍逢斬(석자용봉참) : 옛날에 능봉은 목을 베이어 죽고

比干剖(비간부) : 비간은 가슴을 쪼개어 죽고

萇弘胣(장홍이) : 장홍은 창자를 오려 내여 둑고

子胥靡(자서미) : 자서는 불에 살리어 죽었으니

故四子之賢而身不免乎戮(고사자지현이신불면호륙) : 그러면 이

네 사람은 어짊으로 해서 그 몸이 죽음을 면하지 못한 것이다

故跖之徒問於跖曰(고척지도문어척왈) : 그러므로 도척의 무리들

이 도척에게

盜亦有道乎(도역유도호) : “도둑에도 도가 있습니까?”하고 물

었을 때에

跖曰(척왈) : 도척은

何適而无有道邪(하적이무유도사) : “어는 곳엔들 도가 없을 수

있겠는가?

夫妄意室中之藏(부망의실중지장) : 대개 사람의 집안에 간직해

있는 물건을 미루어 알아 맞치는 것은

聖也(성야) : 성이요

入先(입선) : 먼저 들어가는 것은

勇也(용야) :  용이요

出後(출후) : 뒤에 나오는 것은

義也(의야) : 의요

知可否(지가부) : 되고 안 될 것을 아는 것은

知也(지야) : 지요

分均(분균) : 고르게 나누는 것은

仁也(인야) : 인이다 

五者不備而能成大盜者(오자불비이능성대도자) :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못하고는 큰 도둑이 된다는 것은

天下未之有也(천하미지유야) : 천하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하

였다

由是觀之(유시관지) : 이 대답으로써 보면

善人不得聖人之道不立(선인부득성인지도불립) : 착한 사람도 이

성인의 도를 얻지 못하면 세상에 설 수 없고

跖不得聖人之道不行(척부득성인지도불행) : 도척도 이 성인의 도

를 얻지 못하면 행할 수 없는 것이다

天下之善人少而不善人多(천하지선인소이불선인다) : 그런데 천하

에는 착한 사람은 적고 착하지 않는 사람은 많은 것이니

則聖人之利天下也少而害天下也多(칙성인지리천하야소이해천하야

다) : 그렇다면 성인으로서 천하를 이롭게 하는 일은 적고 천하

를 해롭게 하는 일이 도리어 많은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唇竭則齒寒(진갈칙치한) :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차고

魯酒薄而邯鄲圍(로주박이감단위) : 노나라 술이 박해서 조나라

한단이 에워싸이었으며

聖人生而大盜起(성인생이대도기) : 성인이 태어남으로 해서 큰

도욱이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

掊擊聖人(부격성인) : 그러므로 성인의 지혜를 물리치고

縱舍盜賊(종사도적) : 도둑을 놓아 주어야

而天下始治矣(이천하시치의) : 천하는 비로소 다스려질 것이다

夫谷虛而川竭(부곡허이천갈) : 시냇물이 마르면 골짜기 물이 없

어질 것이요

丘夷而淵實(구이이연실) : 언덕이 무너지면 깊은 못이 메일 것이

聖人已死(성인이사) : 성인이 죽으면

則大盜不起(칙대도불기) : 큰 도둑은 일어나지 않아서

天下平而无故矣(천하평이무고의) : 천하는 태평하여 스스로 일이

없을 것이다

聖人不死(성인불사) : 그러나 성인이  죽지 안흐면

大盜不止(대도부지) : 큰 도둑은 그치지 않을 것이니

雖重聖人而治天下(수중성인이치천하) : 아무리 성인이 잇달아 일

어나서 천하를 다스린다 해도

則是重利盜跖也(칙시중리도척야) : 그것은 곧 도척을 잇대어 이

롭게 하는 것이 될 것이다

爲之斗斛以量之(위지두곡이량지) : 섬나 말을 만들어 물건을 달

則竝與斗斛而竊之(칙병여두곡이절지) : 저울대마저 도둑질할 것

이요

爲之權衡以稱之(위지권형이칭지) : 권형을 만들어 믿는 표로 쓰

則竝與權衡而竊之(칙병여권형이절지) : 그 권형마저 도둑질 당할

것이요

爲之符璽以信之(위지부새이신지) : 부새를 만들어 믿는 표로 쓰

則竝與符璽而竊之(칙병여부새이절지) : 그 부새마저 도둑질 당할

것이요

爲之仁義以矯之(위지인의이교지) : 인의의 도를 내세워 사람을

고치려 하면

則竝與仁義而竊之(칙병여인의이절지) : 그 인의마저 도둑질 당할

것이다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째서 그런 줄을 아는가

彼竊鉤者誅(피절구자주) : 저 조그마한 갈고랑이쯤 도둑질한 사

람은 목을 베이고

竊國者爲諸侯(절국자위제후) : 큰 다라를 도둑질한 사람은 제후

가 되는데

諸侯之門而仁義存焉(제후지문이인의존언) : 제후의 문에 인의가

있으니

則是非竊仁義聖知邪(칙시비절인의성지사) : 그러면 이것은 곧 인

의의 성지를 도둑질한 것이 아닌가

故逐於大盜(고축어대도) : 그러므로 큰 도둑을 따르고

揭諸侯(게제후) : 제후를 내세우고

竊仁義竝斗斛權衡符璽之利者(절인의병두곡권형부새지리자) : 인

의와 몇 섬이나 말이나 저울대나 부새의 이익을 도둑질한 것을

빼앗을 수 있는 사람이면

雖有軒冕之賞弗能勸(수유헌면지상불능권) : 비록 큰 벼슬의 상을

주어 착한 일을 권해도 듣지 않을 것이요

斧鉞之威弗能禁(부월지위불능금) : 무거운 형벌을 주어 악한 일

을 금해도 듣지 않을  것이다

此衆利盜跖而使不可禁者(차중리도척이사불가금자) : 이렇게 도척

에게 거듭거듭 큰 이익을 주어 금할 수 없도록까지 한 것은

是乃聖人過也(시내성인과야) : 이 곧 성인의 허물이니라

故曰(고왈) : 그러므로

魚不可脫於淵(어불가탈어연) : “고기는 못을 떠나서는 안 되고

國之利器不可以示人(국지리기불가이시인) : 나라의 이기는 사람

에게 보여서는 안된다.”했으니

彼聖人者(피성인자) : 저 성자는

天下之利器也(천하지리기야) : 천하의 이기라

非所以明天下也(비소이명천하야) : 천하에 드러내어 보일 것이

아니다

故絶聖棄知大盜乃止(고절성기지대도내지) : 그러므로 성을 끊고

지를 버리면 큰 도둑이 그칠 것이요

擿玉毁珠(적옥훼주) : 옥을 던져 버리고 구슬을 깨어 버리면

小盜不起(소도불기) : 작은 도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요

焚符破璽而民朴鄙(분부파새이민박비) : 부를 불사르고 새를 부수

어 버리면 백성은 순박해질 것이요

掊斗折衡(부두절형) : 말을 쪼게고 저울대를 꺾어 버리면

而民不爭(이민부쟁) : 백성은 다투지 않을 것이다

殫殘天下之聖法(탄잔천하지성법) : 그리하여 저 천하의 성법을

모두 없애버리면

而民始可與論議(이민시가여론의) : 백성들은 비로소 도덕을 이야

기하게 될 것이다

擢亂六律鑠絶竽瑟(탁란육률삭절우슬) : 육율을 휘저어 버리고 젖

대나 거문고를 불살라 버리고

塞師曠之耳(색사광지이) : 사광의 귀를 막아 버려야

而天下始人含其聰矣(이천하시인함기총의) : 천하의 사람들은 비

로소 그 천진의 총명을 가질 수 있을 것이요

滅文章(멸문장) : 문장을 �애 버리고

散五采(산오채) : 오채를 흩어 버리고

膠離朱之目(교이주지목) : 이주의 눈을 봉해 버려야

而天下始人含其明矣(이천하시인함기명의) : 천하 사람들은 비로

소 그 천진의 밝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요

毁絶鉤繩而棄規矩(훼절구승이기규구) : 구승을 부수어 버리고 규

구를 던져 버리고

攦工倕之指(려공수지지) : 공수의 손가락을 꺾어 버려야

而天下始人含其巧矣(이천하시인함기교의) : 천하의 사람들은 비

로소 천진의 기교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削曾史之行(삭증사지행) :

故曰(고왈) : 그러므로

大巧若拙(대교약졸) : 옛말에 “큰 교는 졸과 같다.”고 한 것이

削曾史之學(삭증사지학) : 이와 같이 저 증참과 사추의 행을 깎

아 버리고

鉗楊墨之口(겸양묵지구) : 양주·묵적의 입을 봉해 버리고

攘棄仁義(양기인의) : 인의를 물리쳐 없애 버려야

天下之德始玄同矣(천하지덕시현동의) : 천하의 덕은 비로소 절대

의 천진으로 돌아갈 것이다

彼人含其明(피인함기명)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밝음을 가지면

則天下不鑠矣(칙천하불삭의) : 천하의 마음은 어지럽지 않을 것

이요

人含其聰(인함기총)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총명함을 가지면

則天下不累矣(칙천하불루의) : 천하의 마음은 얽매이지 않을 것

이요

人含其知(인함기지)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지를 가지면

則天下不惑矣(칙천하불혹의) : 천하의 마음은 혹하지 않을 것이

人含其德(인함기덕)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덕망을 가지면

則天下不僻矣(칙천하불벽의) : 천하의 마음은 치우치지 않을 것

이니

彼曾史(피증사) : 저 증사·

楊墨(양묵) : 양묵·

師曠(사광) : 사광·

工倕(공수) : 공수·

離朱(리주) : 이주 따위들은

皆外立其德而以爚亂天下者也(개외립기덕이이약란천하자야) : 밖

으로 덕을 세움으로써 천하를 어지럽힌 사람들이라

法之所无用也(법지소무용야) : 정법에 있어서는 쓸 데 없는 사람

들이었다

 


子獨不知至德之世乎(자독부지지덕지세호) : 자네는 저 지덕의 세

상을 모르는가

昔者容成氏(석자용성씨) : 옛날에는 용성씨

大庭氏(대정씨) : 대정씨

伯黃氏(백황씨) : 백황씨

中央氏(중앙씨) : 중앙씨

栗陸氏(률륙씨) : 율육씨

驪畜氏(려축씨) : 여축씨

軒轅氏(헌원씨) : 헌원시

赫胥氏(혁서씨) : 혁서씨

尊盧氏(존노씨) : 존로씨

祝融氏(축융씨) : 축용씨

伏羲氏(복희씨) : 복희씨

神農氏(신농씨) : 신농씨들이 있었으니

當是時也(당시시야) : 이 때에는

民結繩而用之(민결승이용지) : 백성들은 노끈을 맺어 문자로 썼

甘其食(감기식) : 먹는 밥은 달게 여겼으며

美其服(미기복) : 입는 옷은 아름답게 여겼고

樂其俗(락기속) : 그 풍속을 즐겨하였으며

安其居(안기거) : 그 거처는 편안히 여겼다

隣國相望(린국상망) : 이웃 나라의 경계를 같이하여

鷄狗之音相聞(계구지음상문) : 닭소리 개소리가 서로 들렸지마는

民至老死而不相往來(민지로사이불상왕래) : 백성들은 늙어 죽도

록 서로 오고가지 않았으니

若此之時(약차지시) : 이러한 때를

則至治已(칙지치이) : 지치의 세상이라 하는 것이다

今遂至使民延頸擧踵曰(금수지사민연경거종왈) : 그러나 지금 세

상은 어떠한가, 백성들로 하여금 목을 빼고 발꿈치를 들어

某所有賢者(모소유현자) : “아무 곳에는 어진 이가 있다.”하며

贏糧而趣之(영량이취지) : 양식을 걸머지고 찾아가게 하고 있다

則內棄其親而外去其主之事(칙내기기친이외거기주지사) : 그리하

여 안으로는 그 어버이를 버리고 밖으로는 나라의 일을 버리게

되어

足跡接乎諸侯之境(족적접호제후지경) : 그 발자취는 제후의 나라

에 이었고

車軌結乎千里之外(차궤결호천리지외) : 그 수레바퀴는 천리 밖에

뻗치게 되었으니

則是上好知之過也(칙시상호지지과야) : 이것은 곧 윗사람들이 지

를 좋아하는 허물이다

上誠好知而無道(상성호지이무도) : 이와 같이 윗사람이 지를 좋

아할 줄만 알고 도가 없으면

則天下大亂矣(칙천하대란의) : 곧 천하는 크게 어지러워질 것이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떻게 그런 줄을 아는가

夫弓弩畢弋機變之知多(부궁노필익기변지지다) : 대개 활이나 그

물이나 줄살 따위의 기계를 Tm는 지혜가 많으면

則鳥亂於上矣(칙조란어상의) : 새들은 공중에서 어지러울 것이요

鉤餌罔罟罾笱之知多(구이망고증구지지다) : 그물이나 통발 따위를

쓰는 지혜가 많으면

則魚亂於水矣(칙어란어수의) : 고기들은 물에서 어지러울 것이요

削格羅落罝罘之知多(삭격라락저부지지다) : 닻이나 새그물이나

토끼그물 따위의 기계가 많으면

則獸亂於澤矣(칙수란어택의) : 짐승들은 늪에서 어지러울 것이다

知詐漸毒頡滑堅白解垢同異變多(지사점독힐활견백해구동이변다) :

이와 같이 괴로써 남을 속여 사회에 해를 끼치고 간사와 거짓과

재주와 궤변을 쓰는 변화가 많으면

則俗惑於辯矣(칙속혹어변의) : 세상은 이론에서 미혹될 것이다

故天下每每大亂(고천하매매대란) : 그리하여 천하는 언제나 크게

어지러울 것이다

罪在於好知(죄재어호지) : 그 죄는 지를 좋아하는 데 있는 것이

故天下皆知求其所不知(고천하개지구기소부지) : 그러므로 천하는

모두 자기가 모르는 바깥 것을 구할 줄만 알고

而莫知求其所已知者(이막지구기소이지자) : 자기가 이미 아는 안

의 것은 구할 줄을 모르며

皆知非其所不善(개지비기소불선) : 그 옳지 못한 것을 그르다 할

줄만 알고

而莫知非其所已善者(이막지비기소이선자) : 이미 옳다고 생각한

것도 때로는 그름이 되는 줄은 모른다

是以大亂(시이대란) : 그러므로 천하는 크게 어지러워질 것이다

故上悖日月之明(고상패일월지명) : 그러므로 위로는 일월의 밝음

을 어기고

下爍山川之精(하삭산천지정) : 아래로는 산천의 정기를 녹히며

中墮四時之施(중타사시지시) : 중간으로는 사시의 순행을 해치어

惴耎之蟲(췌연지충) : 발 없는 벌레나

肖翹之物(초교지물) : 날으난 짐스으로서

莫不失其性(막불실기성) : 어느 것 하나 그 성을 잃지 않는 것이

없으니

甚矣夫好知之亂天下也(심의부호지지란천하야) : 지를 좋아함이

천하를 어지럽게 하느는 것도 너무나 심하구나

自三代以下者是已(자삼대이하자시이) : 저 3대로부터 내려오면서

는 언제나 이러했었다

舍夫種種之民(사부종종지민) : 저 소박하고 참된 백성들은 버리

而悅夫役役之佞(이열부역역지녕) : 저 힘써 꾸미는 간사를 즐겨

했으며

釋夫恬淡無爲(석부념담무위) : 저 조용하고 깨끗하여 욕심이 없

는 풍속은 버리고

而悅夫啍啍之意(이열부톤톤지의) : 말 많은 조그마한 지혜를 즐겨

했으니

啍啍已亂天下矣(톤톤이란천하의) : 말 많은 조그마한 지혜에 천하

는 이미 어지러워졌던 것이다

 

 

在宥(재유)

 


聞在宥天下(문재유천하) : 천하를 편안하게 두어야한 다는 말은

들었어도,

不聞治天下也(불문치천하야) : 천하를 다스려서 된다는 말은 듣

지 못했다.

在之也者(재지야자) : 천하를 있게 하는까닭은

恐天下之淫其性也(공천하지음기성야) : 천하로 하여금 그 본성을

어지럽게 할가 두려워 하기 때문이요

宥之也者(유지야자) : 천하를 너그러이 하는 까닭은

恐天下之遷其德也(공천하지천기덕야) : 천하로 하여금 그 덕을

변하게 할가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天下不淫其性(천하불음기성) : 천하가 그 본성을 어지럽게 하지

않고

不遷其德(불천기덕) : 그 덕을 변하지 않는다면

有治天下哉(유치천하재) : 거기에 또 무슨 다스림이 있을 것인가

昔堯之治天下也(석요지치천하야) : 옛날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에는

使天下欣欣焉人樂其性(사천하흔흔언인락기성) : 천하로 하여금

바쁘게 그 본성을 즐기게 였으니

是不恬也(시불념야) : 이것은 편안하게 하지 못한 것이요

桀之治天下也(걸지치천하야) : 하의 걸주가 천하를 다스릴 때에

使天下瘁瘁焉人苦其性(사천하췌췌언인고기성) : 천하로 하여금

최최히 그 본성을 괴롭게 하였으니

是不愉也(시불유야) : 이것은 즐겁게 하지 못한 것이다

夫不恬不愉(부불념불유) : 편안하지 못하고 즐겁지 못한 것은 

非德也(비덕야) : 덕이 아니니

非德也而可長久者(비덕야이가장구자) : 덕이 아니고서 오래 가는

일은

天下無之(천하무지) : 천하에 없는 것이다

人大喜邪(인대희사) : 사람이 너무 기뻐하면

毗於陽(비어양) : 양에 치우친 것이요

大怒邪(대노사) : 너무 성내면

毗於陰(비어음) : 음에 치우친 것이다

陰陽竝毗(음양병비) : 양과 음이 아울러 치우치면

四時不至(사시부지) : 사시가 고르지 못하고

寒暑之和不成(한서지화불성) : 추위나 더위가 조화를 이루지 못

하는 것이다

其反傷人之形乎(기반상인지형호) :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도리어

사람의 몸을 해치는 것이니

使人喜怒失位(사인희노실위) : 사람으로 하여금 기뻐하고 성냄이

자리를 잃게 하고

居處無常(거처무상) : 거하고 처하기에 떳떳함이 없게 하며

思慮不自得(사려부자득) : 생각하고 헤아림에 결정을 짓지 못하

게 하고

中道不成章(중도불성장) : 하는 일을 중간에서 그쳐 끝을 내지

못하게 한다

於是乎天下始喬詰卓鷙(어시호천하시교힐탁지) : 여기에서 천하는

비로소 교만하고 꾸짓고 자랑하고 사납게 되는 것이니

而後有盜跖(이후유도척) : 그래서 도척과

曾史之行(증사지행) : 증사의 행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故擧天下以賞其善者不足(고거천하이상기선자부족) : 그러므로 온

천하를 가지고 그 착한 이에게 상을 주려해도 만족하지 못했고

擧天下以罰其惡者不給(거천하이벌기악자불급) : 온 천하를 가지

고 그 악한 이에게 벌을 주려 해도 끝이 없었던 것이다

故天下之大(고천하지대) : 그러므로 천하의 큰 것을 가지고도

不足以賞罰(부족이상벌) : 상 주고 벌 주기에 부족하거늘

自三代以下者(자삼대이하자) : 삼대로부터 내려오면서

匈匈焉終以賞罰爲事(흉흉언종이상벌위사) : 서둘러 떠들면서 상

주고 벌주기를 일삼았으니

彼何暇安其性命之情哉(피하가안기성명지정재) : 저 백성들이 어

느 겨를에 그 성명의 진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而且說明邪(이차열명사) : 그래서 밝음을 즐기는 것은

是淫於色也(시음어색야) : 색에 빠지는 것이요

說聰邪(열총사) : 총명을 즐기는 것은

是淫於聲也(시음어성야) : 성색에 빠지는 것이며

說仁邪(열인사) : 인애함을 즉기는 것은

是亂於德也(시란어덕야) : 덕성을 어지럽히는 것이요

說義邪(열의사) : 의를 즐기는 것은

是悖於理也(시패어리야) : 이치를 어기는 것이며

說禮邪(열예사) : 예를 즐기는 것은

是相於技也(시상어기야) : 기교를 돕는 것이요

說樂邪(열락사) : 음악을 즐기는 것은

是相於淫也(시상어음야) : 음탕함을 돕는 것이며

說聖邪(열성사) : 성스러움을 즉기는 것은

是相於禮也(시상어예야) : 재주를 돕는 것이요

說知邪(열지사) : 지혜를 즐기는 것은

是相於疵也(시상어자야) : 시비의 병을 돕는 것이다 

天下將安其性命之情(천하장안기성명지정) : 천하가 장차 그 성명

의 진실에 편안할 수 있다면

之八者(지팔자) : 이 여덟 가지는

存可也(존가야) : 있어도 좋고

亡可也(망가야) : 없어도 좋겠지만

天下將不安其性命之情(천하장불안기성명지정) : 천하가 장차 그

성명의 진실에 편안할 수 없다면

之八者(지팔자) : 이 여덟 가지는

乃始臠券獊囊而亂天下也(내시련권창낭이란천하야) : 사람을 얽매

고 사람을 바쁘게 하여 천하를 어지럽게 할 것이다

而天下乃始尊之惜之(이천하내시존지석지) : 그러하거늘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들을 높이고 그것들을 아끼니

甚矣天下之惑也(심의천하지혹야) : 심하기도 하구나, 천하의 미

혹됨이여

豈直過也而去之邪(기직과야이거지사) : 더구나 그것을 존경하고

만 말면 그만이겠지만

乃齋戒以言之(내재계이언지) : 이제 사람들은 재계한 뒤에 그것

을 말하고

跪坐以進之(궤좌이진지) : 꿇어앉아서 그것을 주고 받고

鼓歌以儛之(고가이무지) : 북치고 노래하며 떠들어대니

吾若是何哉(오약시하재) : 내가 이것들을 어떻게 하겠는가

故君子不得已而臨莅天下(고군자부득이이림리천하) : 그러므로 군

자가 할 수 없어 천하에 나올 때는

莫若無爲(막약무위) : 무이가 제일이니

無爲也而後安其性命之情(무위야이후안기성명지정) : 무위한 뒤에

라야 그 성명의 진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貴以身爲天下(귀이신위천하) : 그 몸을 천하를 다스리는 거보다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면

則可以託天下(칙가이탁천하) : 천하를 부탁할 수 있을 것이요

愛以身爲天下(애이신위천하) : 그 몽을 천하를 다스리는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면

則可以寄天下(칙가이기천하) : 천하를 맡길 수 있을 것이다

故君子苟能无解其五藏(고군자구능무해기오장) : 그러므로 군자로

서 진실로 오장을 풀어헤침이 없고

无擢其聰明(무탁기총명) : 그 총명을 휘두름이 없으면

尸居而龍見(시거이룡견) : 신주처럼 앉아 있어도 용처럼 활동하

淵黙而雷聲(연묵이뢰성) : 깊은 못처럼 잠잠해 있어도 그 이름은

우뢰처럼 울리며

神動而天隨(신동이천수) : 정신이 한 번 움직이면 천기는 저절로

따르고

從容无爲而萬物炊累焉(종용무위이만물취루언) : 조용히 무위하여

만물이 스스로 피어날 것이니

吾又何暇治天下哉(오우하가치천하재) : 내 또 어느 겨를에 천하

를 다스린다 할 것인가

 


崔瞿問於老聃曰(최구문어노담왈) : 최구가 노염에게 물었다

不治天下(불치천하) : “천하를 다스리지 않고

安臧人心(안장인심) :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착하게 할 수 있겠

읍니까?”했던 것이다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女愼無攖人心(여신무영인심) : “자네는 부디 사람의 마음을 어지

럽게 하지 말라

人心排下而進上(인심배하이진상) : 사람의 마음은 누르면 가라앉

고 추키면 올라가며

上下囚殺(상하수살) : 또한 오르고  내릴 때에 그 괴로워하는 것

은 옥에 갇치거나 죽음을 당하는 것 같은 것이다

淖約柔乎剛疆(뇨약유호강강) :  부드럽고 아름다워서 강강을 부

드럽게 하며

廉劌彫琢(렴귀조탁) :팽팽하고 모난 것을 뚜렷하게 하는 것이다

其熱焦火(기열초화) : 그 뜨거움은 타는 불과 같고

其寒凝氷(기한응빙) : 그  차거움은 언 얼음과 같으며

其疾俛仰之間而再撫四海之內(기질면앙지간이재무사해지내) : 그

빠르기는 한 쳐다보고 내려보는 사이에 사해 밖을 두 번이나 돌

수 있는 것이다

其居也淵而靜(기거야연이정) : 거처함에는 깊은 못과 같고

其動也懸而天(기동야현이천) : 움직일 때에는 하늘에 오르는 것

같으며

僨驕而不可係者(분교이불가계자) : 억세고 방만하여 억누를 수 없

는 것은

其唯人心乎(기유인심호) : 오직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昔者皇帝始以仁義攖人之心(석자황제시이인의영인지심) : 옛날 황

제가 처음으로 인의로써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힌 뒤로

堯舜於是乎股無胈脛無毛(요순어시호고무발경무모) : 요·순은 그

뒤를 이어 종아리의 살과

다리의 털을 없애서까지 활동하여

以養天下之形(이양천하지형) : 천하의 백성을 길렀고

愁其五藏以爲仁義(수기오장이위인의) : 오장을 괴롭혀 인의를 지

어내고

矜其血氣以規法度(긍기혈기이규법도) : 혈기를 자랑삼아 법도를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然猶有不勝也(연유유불승야) : 그러나 그래도 오히려 천하를 이

기지 못했던 것이다

堯於是放讙兜於崇山(요어시방환두어숭산) : 그래서 요임금은 환투

를 숭산으로 쫓아내고

投三苗於三峗(투삼묘어삼위) : 삼묘를 삼흘산에 몰아 넣고

流共工於幽都(유공공어유도) : 공공씨를 유도 귀양보냈으니

此不勝天下也(차불승천하야) : 이것이 곧 천하를 이기지 못한 까

닭이다

夫施及三王而天下大駭矣(부시급삼왕이천하대해의) : 그러다가 삼

왕 때에 이르러서는 천하가 크게 놀랐으니

下有桀跖(하유걸척) : 밑으로는 걸주와 도척이 있었고

上有曾史(상유증사) 위로는 증참과 사유가 있었다

而儒墨畢起(이유묵필기) : 그리하여 유자 묵가의 무리가 한꺼번

에 일어났다

於是乎喜怒相疑(어시호희노상의) : 좋거니 밉거니 하여 서로 의

심하고

愚知相欺(우지상기) : 어리석거니 지혜로우니 하여 서로 속이고

善否相非(선부상비) : 착하니 그르니 하여 서로 나무라고 것이니

誕信相譏(탄신상기) : 참이니 하여 서로 비방앴으니

而天下衰矣(이천하쇠의) : 그래서 천하는 쇠퇴해졌다

大德不同(대덕부동) : 대덕은 고르지 못하여

而性命爛漫矣(이성명란만의) : 성명은 어지러이 흩어졌으니

天下好知(천하호지) : 천하는 갈수록 지식을 좋아하여

而百姓求竭矣(이백성구갈의) : 백성들은 살기에 허덕였던 것이다

於是乎釿鋸制焉(어시호근거제언) : 그러자 다시 대패나 톱과 같

은 형구를 베풀고

繩墨殺焉(승묵살언) : 먹줄 같은 법률로써 죽이고

椎鑿決焉(추착결언) : 방망이나 끌로써 살을 찢고 뼈를 끊는 육

형을 베풀어

天下脊脊大亂(천하척척대란) : 천하는 척척하여 크게 어지러웠우

罪在攖人心(죄재영인심) : 그 죄는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힌 데 있

는 것이다

故賢者伏處大山嵁巖之下(고현자복처대산감암지하) : 그러므로 어

진 사라은 높은 산 험한 바위 밑에 숨어 살고

而萬乘之君憂慄乎廟堂之上(이만승지군우률호묘당지상) : 큰 나라

의 임금은 묘당 위에서 걱정 근심에 떨고 있었던 것이다

今世殊死者相枕也(금세수사자상침야) : 그러나 지금은 세상은 칼

에 베이어 죽은 사람은 서로 베고 누웠고

桁陽者相推也(항양자상추야) : 차고에 채인 사람은 서로 밀치며

刑戮者相望也(형륙자상망야) : 매에 맞아 죽는 사람은 서로 바라

보고 있는 것이다

而儒墨乃始離跂攘臂乎桎梏之間(이유묵내시리기양비호질곡지간) :

그런데도 저 유묵들은 높은 발걸음으로 질곡 사이를 팔을 휘두르

며 다니고 있으니

噫甚矣哉(희심의재) : 슬프다, 심하구나

其無愧而不知恥也甚矣(기무괴이부지치야심의) : 남에 대한 부끄

럼도 없고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심하구나

吾未知聖知之不爲桁陽接槢也(오미지성지지불위항양접습야) : 내

아직 성지가 행양을 놀리는 기계가 아니요

仁義之不爲桎梏鑿枘也(인의지불위질곡착예야) : 인의가 질곡을

놀리는 기계가 아닌 줄을 모르기로

焉知曾史之不爲桀跖嚆矢也(언지증사지불위걸척효시야) : 어떻게

증참 사로가 걸왕 도척의 첫 출발이 아닌 줄을 알겠는가

故曰(고왈) : 그러므로

絶聖棄知而天下大治(절성기지이천하대치) : 성을 없애고 지를 버

려야 천하는 크게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皇帝立爲天子十九年(황제립위천자십구년) : 황제가 임금이 된 지

19년에

令行天下(영행천하) : 그 명령이 천항 행해졌다

聞廣成子在於空同之山(문광성자재어공동지산) : 광성자가 공동산

위에 있다는 말을 듣고

故往見之(고왕견지) : 일부러 찾아 보았다.

曰我聞吾子達於至道(왈아문오자달어지도) : 황제가 “내 들으니

당신은 지극한 도에 통했다고 하는데

敢問至道之精(감문지도지정) : 지극한 도의 정수는 어떠한 것입

니까

吾欲取天地之精(오욕취천지지정) : 나는 천지의 정기를 앗아

以佐五穀(이좌오곡) : 오곡을 풍성하게 하여

以養民人(이양민인) : 백성들을 기르고자 하며

吾又欲官陰陽(오우욕관음양) : 또 나는 음양을 조화시켜

以遂群生(이수군생) : 모든 중생을 기르고자 합니다

爲之奈何(위지내하) :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廣成子曰(광성자왈) : 광성자

而所欲問者(이소욕문자) : “그대여 묻고자 하는 것은

物之質也(물지질야) : 사물의 근본인데
而所欲官者(이소욕관자) : 그대의 관리하고자 하는 것은

物之殘也(물지잔야) : 물의 끄트머리이다

自而治天下(자이치천하) : 그대가 천하를 다스림으로

雲氣不待族而雨(운기부대족이우) : 구름 기운이 모이기 전에 비

가 나리고

草木不待黃而落(초목부대황이락) : 초목은 누렇게 물들기 전에

잎이 떨어지며

日月之光益以荒矣(일월지광익이황의) : 해·달의 빛은 더욱 거칠

어 졌다

而佞人之心翦翦者(이녕인지심전전자) : 그런데 너는 사람의 마음

을 맞추기에 바쁜 옹졸한 사람이거든

又奚足以語至道哉(우해족이어지도재) : 또 어떻게 지극한 도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皇帝退(황제퇴) : 황제는 물러나와

損天下(손천하) : 천하를 버리고

築特室(축특실) : 별다른 집을 짓고

席白茅(석백모) : 흰 떼풀을 깔고

閒居三月(한거삼월) : 석달 동안을 한가이 지내다가

復往邀之(복왕요지) : 다시 낭가 광성자를 찾았다

廣成子南首而臥(광성자남수이와) : 그때 광성자는 남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 있었다

皇帝順下風膝行而進(황제순하풍슬행이진) : 황제는 그 아랫목에

서 무릎 걸음으로 나아가

再拜稽首而問曰(재배계수이문왈) :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

며 물었다

聞吾子達於至道(문오자달어지도) : “당신은 지극한 도를 통했다

하오니

敢問(감문) : 감히 묻건대

治身奈何而可以長久(치신내하이가이장구) : 몸을 어떻게 다스려

야 하며 또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겠습니까?”

廣成子蹶然而起(광성자궐연이기) : 광성자는 놀란 듯 벌떡 일어

나 앉으면서

曰善哉問乎(왈선재문호) : “좋구나 그대의 물음이여

來吾語汝至道(래오어여지도) : 가까이 오라 내 그대에게 지극한

도를 일러주리라

至道之精(지도지정) : 지극한 도의 정기는

窈窈冥冥(요요명명) : 깊고 멀어서 어떻게 모양지을 수 없고

至道之極(요요명명지도지극) : 지극한 도의 극은

昏昏黙黙(혼혼묵묵) : 고요하고 아득하여 어떻게 눈으로 볼 수 없

는 것이다

無視無聽(무시무청) :그러므로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아서

拘神以靜(구신이정) : 오직 정신을 안고 고요히 있으면

形將自正(형장자정) : 몸도 정신과 함께 스스로 바르게 될 것이

다 

必靜必淸(필정필청) : 어디까지나 고요하고 어디까지나 맑아서

無勞汝形(무로여형) : 그대의 몸을 괴롭히지 말고

無搖汝精(무요여정) : 그대의 정신을 어지럽히지 말아야

乃可以長生(내가이장생) : 비로소 오래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目无所見(목무소견) : 눈으로는 보는 것이 없고

耳无所聞(이무소문) : 귀로는 듣는 것이 없으며

心无所知(심무소지) : 마음으로는 아는 것이 없으면

汝神將守形(여신장수형) : 그대의 정신은 그대의 몸을 굳게 지킬

것이니

形乃長生(형내장생) : 그러면 그대의 몸은 오래 살 수 있을 것이

愼汝內(신여내) : 그래서 그대의 안을 삼가고

閉汝外(폐여외) : 그대의 바깥을 닫아 버려라

多知爲敗(다지위패) : 지혜가 많으면 반드시 패하리라

我爲汝遂於大明之上矣(아위여수어대명지상의) : 내 그대를 가르

쳐 저 태양의 위에 올라

至彼至陽之原也(지피지양지원야) : 저 지극한 양기의 근본에 이

르게 하리라 

爲汝入於窈冥之門矣(위여입어요명지문의) : 내가 그대를 위해 저

깊도 어두운 땅의 문에 들어가서 지극한 음기의 군본에 이르게

하리라

至彼至陰之原也(지피지음지원야) :

天地有官(천지유관) : 원래 하늘과 땅은 맡은 바가 각각 있고

陰陽有藏(음양유장) : 음과 양은 간직한 바가 끝이 없는 것이다

愼守汝身(신수여신) : 그러므로 조김조심 너 몸을 지켜라

物將自壯(물장자장) : 그러면 만물도 또한 너와 함께 피어날 것

이다

我守其一以處其和(아수기일이처기화) : 나는 오직 하나의 근본을

지켜서 그 조화에 살기 때문에

故我修身千二百歲矣(고아수신천이백세의) : 내 몸을 닦기 시작해

서 1 천 2백년이 지났지마는

吾形未常衰(오형미상쇠) : 내 몸은 아직도 쇠하지 않은 것이다.

皇帝再拜稽首曰(황제재배계수왈) : 황제는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廣成子之謂天矣(광성자지위천의) : “광성자야말로 덕이 하늘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廣成子曰(광성자왈) : 광성자가

來余語汝(래여어여) : “가까이 오라 내 그대에게 다시 일러 주

리라

彼其物无窮(피기물무궁) : 저 도는 다함이 없건마는

而人皆以爲有終(이인개이위유종) : 사람들은 그 것을 마침이 있

다 하고

彼其物无測(피기물무측) : 저 도는 헤아릴 수 없건마는

而人皆以爲有極(이인개이위유극) : 사람들은 그것을 끝이 있다

하는구나

得吾道者(득오도자) : 내 도를 얻은 사람은

上爲皇而下爲王(상위황이하위왕) : 먼 옛날에는 황제가 되었고

내려와서는 왕이 되었으며

失吾道者(실오도자) : 내 도를 잃은 사람은

上見光而下爲土(상견광이하위토) : 살아서는 해·달의 빛을 볼

뿐이요 죽어서는 한 줌의 흙이 될 뿐이었다

今夫百昌皆生於土而反於土(금부백창개생어토이반어토) : 그런데

이 땅 위의 모든 만물도 모두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故余將去汝入无窮之門(고여장거여입무궁지문) : 그러므로 내 이

제 그대로 하여금 무궁의 문에 들어가

以遊無極之野(이유무극지야) : 무극의 들에서 놀도록 인도하리라

吾與日月參光(오여일월참광) : 나야말로 해·달과 함께 그 빛을

같이하고

吾與天地爲常(오여천지위상) : 천지와 더불어 항구한 것이다

當我(당아) : 물이 있어 내게 와도

緡乎(민호) : 나는 아랑곳할 것 없고

遠我(원아) : 물이 있어 내게서 떠나도

昏乎(혼호) : 나는 마음을 쓰지 않는다

人其盡死(인기진사) : 그러므로 사람들은 모두 그 몸뚱이와 함께

죽더라도

而我獨存乎(이아독존호) : 나는 홀로 우뚝히 살아있는 것이다.”

 


雲將東遊(운장동유) : 운장이 동으로 날아

過扶搖之枝而適遭鴻蒙(과부요지지이적조홍몽) : 부요 가지를 지

나다가 마침 홍몽을 만났다

鴻蒙方將拊脾雀躍而遊(홍몽방장부비작약이유) : 그때 홍몽은 한

창 신이 나서 다리를 두드리고 새처럼 뛰면서 기쁘게 놀고 있었

雲將見之(운장견지) : 운장은 그것을 보고

倘然止(당연지) : 놀라서 멈칫하고는

贄然立(지연립) : 가만히 서서 물었다

曰叟何人邪(왈수하인사) :  “영감님은 어떤 사람이며

叟何爲此(수하위차) :또 무얼 하고 있는 것입니까?”

鴻蒙拊脾雀躍不輟對(홍몽부비작약불철대) : 홍몽은 기뻐 뛰놀기

를 계속하면서 대답했다

雲將曰遊(운장왈유) : 운장이 이르기를 “나는 이렇게 놀고 있지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朕願有問也(짐원유문야) : “나는 당신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鴻蒙仰而視雲將曰吁(홍몽앙이시운장왈우) : 운몽은 운장을 우러

러 보면서 “어히”운몽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天氣不和(천기불화) : “하늘 기운은 화하지 못하고

地氣鬱結(지기울결) : 땅 기운은 펴지 못하며

六氣不調(육기부조) : 육기는 고르지 못하고

四時不節(사시부절) : 사시는 차례가 없습니다

今我願合六氣之精以育群生(금아원합육기지정이육군생) : 그래서

이제 나는 육기의 정기를 모아 모든 중생을 기르고자 하는데

爲之奈何(위지내하) :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鴻蒙拊脾雀躍掉頭曰(홍몽부비작약도두왈) : 홍몽은 여전히 기뻐

뛰었다 그리고 머리를 흔들면서 이르기를

吾弗知(오불지) : “난 몰라,

吾弗知(오불지) : 난 몰라”

雲將不得問(운장부득문) : 운장은 다시 묻지 못했다.

又三年(우삼년) : 뒤 3년을

東遊(동유) : 그동쪽으로 다녔다

過有宋之野而適遭鴻蒙(과유송지야이적조홍몽) : 운장은 다시 송

아날의 어는 들을 지나다가 마침 또 홍몽을 만났다

雲將大喜(운장대희) : 운장은 못내 기뻐

行趨而進曰(행추이진왈) : 달려 앞으로 나와 이르기를
天忘朕邪(천망짐사) : “당신은 나를 잊었습니까?

天忘朕邪(천망짐사) : 나를 잊었습니까?”

再拜稽首(재배계수) :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願聞於鴻蒙(원문어홍몽) : 홍몽의 말을 기다렸다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浮遊(부유) : “자유로이 놀아

不知所求(부지소구) : 구할 바를 모르고

猖狂(창광) : 얽매임이 없어

不知所往(부지소왕) : 갈 바를 모르는 것이다

遊者鞅掌(유자앙장) : 이렇게 노는 사람은 스스로 얻고 스스로

유쾌하여

以觀无妄(이관무망) : 망녕됨이 없는 참된 활동을 볼 수 있는 것

이니

朕又何知(짐우하지) : 내 이 밖에 또 무엇을 안다 하겠는가?“

雲將曰(운장왈) : 운장도 이르기를

朕也自以爲猖狂(짐야자이위창광) : “나도 스스로 얻고 스스로

유쾌하다고 행각하고 있었습니다

而民隨予所往(이민수여소왕) : 그러니 백성들이 항상 나를 따르

기 때문에

朕也不得已於民(짐야부득이어민) : 나는 부득이 백성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今則民之放也(금칙민지방야) : 그래서 이제 나는 백성들의 법이

되어 있습니다

願聞一言(원문일언) : 원컨대 백성을 다스리는 법을 한 마디 일

러 주십시오.”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亂天下之經(란천하지경) : “천지의 큰 법을 어지럽게 하고

逆物之情(역물지정) : 생물의 참된 정을 거스르면

玄天弗成(현천불성) : 현천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解獸之群(해수지군) : 그러므로 짐승들은 그 때에서 흩어지고

而鳥皆夜鳴(이조개야명) : 새들은 밤중에 울고

災及草木(재급초목) : 그 재앙은 초목이나

禍及止蟲(화급지충) : 곤충에게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니

噫治人之過也(희치인지과야) : 아, 이것이 모두 사람을 다스리는

허물이다.”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然則吾奈何(연칙오내하) : “그러면 나는 어찌하면 좋습니까?”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噫毒哉(희독재) : “아, 할 수 없는 병이구나

倦倦乎歸矣(권권호귀의) : 그만 선선히 돌아가라.”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吾遇天難(오우천난) : “나는 좀처럼 당신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願聞一言(원문일언) :  꼭 한 마디 들어야 하겠습니다.”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噫心養(희심양) :“어허, 그래, 마음을 기르른 것 그저 그것 뿐

이야

汝徒處無爲(여도처무위) : 네가 만일 오직 무위에 살면

而物自化(이물자화) : 만물은 스스로 다스려질 것이다.

隨爾形體(수이형체) : 네 몸을 생각하지 말고

黜爾聰明(출이총명) : 네 총명을 떨어 버리고

倫與物忘(륜여물망) : 자기와 물을 함께 잊어버리면

大同乎涬溟(대동호행명) : 자연의 기운과 한 몸이 될 것이요 

解心釋神(해심석신) : 마음의 집착을 풀어버리고 정신의 속박을

벗어버리고

莫然無魂(막연무혼) : 막연히 기운을 거두어 버리면

萬物云云(만물운운) : 만물은

各復其根(각부기근) : 제각기 그 근본으로 돌아갈 것이다

各復其根而不知(각부기근이불지) : 그러나 제각기 그 근본으로

돌아가면서도 스스로 그 까닭은 모르는 것이다

渾渾沌沌(혼혼돈돈) : 저들은 혼돈하기 때문에

終身不離(종신불리) : 몸이 다하도록 도에서 떠나지 않지마는

若彼知之(약피지지) : 만일 저들이 지혜를 쓰면

乃是離之(내시리지) : 곧 도에서 떠나게 될 것이다

無問其名(무문기명) : 그 이름도 묻지 말고

無闚其情(무규기정) : 그 정도 엿보지 말라

物固自生(물고자생) : 물은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다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天降朕以德(천강짐이덕) : “당신은 덕으로써 내게 내려 주셨고

示朕以黙(시짐이묵) : 묵으로써 내게 보였습니다

躬身求之(궁신구지) : 내몸소 애써서 이것을 구했더니

乃今也得(내금야득) : 이제야 끝내 얻었습니다.”

再拜稽首(재배계수) : 운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두 번 절하고 머

리를 조아리고

起辭而行(기사이행) : 일어나 하직하고 물러갔다

 


世俗之人(세속지인) : 세상 사람들은

皆喜人之同乎己(개희인지동호기) : 자기와 같은 사람을 좋아하고

而惡人之異於己也(이악인지이어기야) : 자기와 같지 않은 사람을

미워한다

同於己而欲之(동어기이욕지) : 자기와 같기를 바라고

異於己而不欲者(이어기이불욕자) : 자기와 다르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以出乎衆爲心也(이출호중위심야) : 여러 사람에서 뛰어나기를 애

쓰는 마음이다

夫以出乎衆爲心者(부이출호중위심자) : 대개 여러 사람에서 뛰어

나기를 애쓴다 해서

曷常出乎衆哉(갈상출호중재) : 어떻게 항상 뛰어날 수 있을 것인

因衆以寧(인중이녕) : 그러므로 여러 사람을 따르면 스스로 편안

할 수 있을 것이다

所聞不如衆技衆矣(소문불여중기중의) : 그렇다면  자기의 들은

바가 여러 사람의 많은 재주에 미치지 못하면서

而欲爲人之國者(이욕위인지국자) : 자기의 혼자 생각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은

此攬乎三王之利(차람호삼왕지리) : 삼왕이 이로움은 볼 줄 알면

而不見其患者也(이불견기환자야) : 그 환란은 보지 못하는 사람

이다

此以人之國僥倖也(차이인지국요행야) : 그것은 사람의 나라를 가

지고 요행을 바란 것이니

幾何僥倖(기하요행) : 요행을 바라서

而不喪人之國乎(이불상인지국호) : 그 나라를 망치지 않은 일이

얼마나 되던가?

其存人之國也(기존인지국야) : 그 나라를 보존한 것은

無萬分之一(무만분지일) : 만에 하나도 없었고

而喪人之國也(이상인지국야) : 그 나라를 망친 것은

一不成而萬有餘喪矣(일불성이만유여상의) : 만이 넘고도 하나가

못되었으니

悲夫(비부) :슬프다,

有土者之不知也(유토자지부지야) : 나라를 가진 사람의 지혜롭지

못함이여

夫有土者(부유토자) : 대개 한 나라를 가진 사람은

有大物也(유대물야) : 가장 <큰 것>을 가진 사람이다

有大物者(유대물자) : 그 큰 것을 가진 사람은

不可以物(불가이물) : 그 물을 <큰 것>으로 보지 말아야 하는 것

이다

物而不物(물이불물) : 그래서 그 물을 <큰 것>으로 보지 않기 때

문에

故能物物(고능물물) : 능히 물을 물할 수 있는 것이다

明乎物物者之非物也(명호물물자지비물야) : 그러나 다시 더 나아

가 물을 주관하는 물의 물이 아닌 것을 밝게 아는 사람이면

豈獨治天下百姓而已哉(기독치천하백성이이재) : 어찌 오직 천하

의 백성만을 다스리겠는가

出入六合(출입육합) : 그는 육합에 드나들고

遊乎九州(유호구주) : 구주에 노닐어 홀로 가고 홀로 오는 것이

獨往獨來(독왕독래) : 홀로 가고 홀로 오는 것을

是謂獨有(시위독유) : 독유라고하는데

獨有之人(독유지인) : 홀로 있는 사람을

是謂至貴(시위지귀) : 지귀라고 하는 것이다

大人之敎(대인지교) : 저 지귀의 대인의 가르침은

若形之於影(약형지어영) : 형체에 그림자와 같고

聲之於響(성지어향) : 소리에 울림과 같아서

有問而應之(유문이응지) : 물음이 있는대로 곧 응하되

盡其所懷(진기소회) : 그 생각한 바를 다해

爲天下配(위천하배) : 천하를 위하여 나누어 주는 것이다

處乎無響(처호무향) : 그래서 소리없는 데 처하고

行乎無方(행호무방) : 방위 없는 데 행해서

挈汝適復之撓撓(설여적부지요요) : 천하를 제각기 알맞은 곳으로

이끌어

以遊無端(이유무단) : 저 무극에 노닐며

出入無旁(출입무방) : 드나들기에 의지함이 없고

與日無始(여일무시) : 해와 더불어 항상 새로운 것이다

頌論形軀(송론형구) : 그의 형체를 한 말로 따진다면

合乎大同(합호대동) : 그는 곧 대동이다

大同而無己(대동이무기) : 대동이기에 자기가 없는 것이요

無己(무기) : 자기가 없는데

惡乎得有有(악호득유유) : 또 무슨 유가 있겠는가

覩有者(도유자) : 유를 본 사람은

昔之君子(석지군자) : 옛날의 군자요

覩无者(도무자) : 무를 본 사람은

天地之友(천지지우) : 천지의 벗이다

賤而不可不任者(천이불가불임자) : 천하기는 하지만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

物也(물야) : 물건이다

卑而不可不因者(비이불가불인자) : 비천하기는 하지만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民也(민야) : 백성들이다

匿而不可不爲者(닉이불가불위자) : 귀찮기는 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事也(사야) : 일이다

麤而不可不陳者(추이불가불진자) :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공포하

지 않을 수 없는 것이

法也(법야) : 법이다

遠而不可不居者(원이불가불거자) : 본성과 먼 것이지만 실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義也(의야) : 의이다

親而不可不廣者(친이불가불광자) : 인정에 가까운 것이지만 널리

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仁也(인야) : 인이다

節而不可不積者(절이불가불적자) : 절도가 있기는 하지만 쌓여서

복잡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禮也(예야) : 예이다

中而不可不高者(중이불가불고자) : 잘들어맞기는 하지만 높아지

지 않을 수 없는 것이

德也(덕야) : 덕이다

一而不可不易者(일이불가불역자) : 통일되어 있기는 하지만 변화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道也(도야) : 도이다

神而不可不爲者(신이불가불위자) : 신묘하기는 하지만 그것에 따

라 행동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天也(천야) : 하늘이다

故聖人觀於天而不助(고성인관어천이불조) : 그러므로 성인은 하

늘을 잘 살펴 따르기만 하지 힘들여 일을 돕지는 않는다

成於德而不累(성어덕이불루) : 덕을 이루지만 쌓아 올리지는 않

는다

出於道而不謀(출어도이불모) : 도를 따라가지만 모의하지는 않는

會於仁而不恃(회어인이불시) : 인에 합쳐지지만 그것에 의지하지

는 않는다

薄於義而不積(박어의이불적) : 의에 몸을 두고 있지만 그것을 쌓

지는 않는다

應於禮而不諱(응어례이불휘) : 예에 들어맞지만 꺼리는 것도 없

接於事而不辭(접어사이불사) : 일을 처리해도 사양하지 않는다

齊於德而不亂(제어덕이불란) : 덕에 따라 정제하여지되 어지러워

지지 않는다

恃於民而不輕(시어민이불경) : 백성들에게 의지하되 가볍게 여겨

지지 않는다

因於物而不去(인어물이불거) : 물건은 쓰기는 하되 버리지는 않

는다

物者莫足爲也(물자막족위야) : 일이란 할 만 한 것은 못되지만

而不可不爲(이불가불위) :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不明於天者(불명어천자) : 하늘에 밝지 않은 사람이란

不純於德(불순어덕) : 덕에 있어서 순수하지 않다

不通於道者(불통어도자) : 도에 통하지 않은 사람에게

無自而可(무자이가) : 잘 되는 것이라고는 없다

不明於道者(불명어도자) : 도를 잘 모른다는 것은

悲夫(비부) : 슬픈 일이다

何謂道(하위도) : 도란 무엇을 말하는가

有天道(유천도) : 하늘의 도가 있고

有人道(유인도) : 사람의 도가 있다

無爲而尊者(무위이존자) :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아도 존귀한 것은

天道也(천도야) : 하늘의 도이다

有爲而累者(유위이루자) : 인위적인 것으로서 번거로운 것이

人道也(인도야) : 사람의 도이다

主者(주자) : 임금이란

天道也(천도야) : 하늘의 도에 속하는 것이고

臣者(신자) : 신하란

人道也(인도야) : 사람의 도에 속하는 것이다

天道之與人道也(천도지여인도야) : 하늘의 도와 사람의 도란

相去遠矣(상거원의) : 서로 멀리 떨어짐이 머니

不可不察也(불가불찰야) : 살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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