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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 위한 조건
- 선생경 이야기 -
각만스님
여러분 반갑습니다. 다들 행복하신가요?
달라이라마스님의 <행복론>이란 책에는 인간이 살아가는 가치는 행복추구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 지구상의 모든 종교 문화 과학의 발전이 어떻게 하면 인간이 좀 더 행복 해 질수 있을까 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동화사 법당에 오신 여러분은 어떤가요?
개인적으로는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이 자리에 오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휴일 같은 날 집에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서 있을 때가 있습니다.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몸을 움직일 때는 뭔가 불편할 때 움직입니다. 여러분이 여기오실 때도 세상 속에 있다가 뭔가 불편하고 또는 새로운 뭔가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오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절에 오면 행복해 질수 있을까요?
오늘 절에 오셨는데 많이 행복하십니까? 오늘 제가 하고자하는 법문은 “행복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내용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경전중에 ‘선생경’ 또는 ‘육방예경’이라는 경전이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 초기경전으로 빨리어로는 싱갈라경이라고 하는데 선생이라는 장자의 이야기를 통해 여섯 방위에 대한 외형적인 예배가 아닌 원만한 상호관계를 통한 훌륭한 삶을 추구하는 삶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경전을 살펴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의 일이다.
장자의 아들 선생이란 사람은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 목욕을 하고 몸과 마음을 청결히 한 다음 육방을 향해 절을 하는 것을 보고 여느 때와 같이 걸식을 하러 가시던 부처님이 보시고 “장자의 아들이여 그대는 무슨 이유로 그와 같이 육방에 절을 하는가?”라고 물으셨다.
그 때 선생이 말씀하시기를 “우리 아버지는 임종 때에 제게 유언하셨습니다. ‘네가 예배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먼저 동방, 남방, 서방, 북방, 상방, 하방에 예배하라 그러면 원하는 일이 잘 될 것이며 행복해 질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목욕한 뒤 깍지 손으로 동방을 향해 예배하고 남, 서, 북방과 상, 하 모든 방위에도 두루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장자의 아들아 “마땅히 육방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서 예배하여야 한다. 어떤 것이 육방인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설명하리라.”
부모와 자식은 동방이요, 스승과 제자는 남방이다. 남편과 아내는 서방이요, 친척과 친구는 북방이다.
아랫사람은 하방이요, 사문 바라문의 모든 행이 높은 사람은 상방이다.
1) 동방예경
- 부모자식간의 덕목으로 대개 사람의 자식이 된 자는 마땅히 五사로 부모에게 경순(敬順)하라.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이바지해 받들어 모자람이 없게 하는 것이다.
二는 무릇 할 일이 있으면 먼저 부모에게 사뢰는 것이다.
三은 부모의 하는 일에 순종하여 거슬리지 않는 것이다.
四는 부모의 바른 명령을 감히 어기지 않는 것이다.
五는 부모의 하는 바른 직업을 끊이게 하지 않는 것이다.
선생아, 대개 사람의 자식이 된 자는 五사로써 부모에게 경순해야 한다.
부모도 또 五사로써 그 아들에게 사랑해야 한다.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자식을 제어하여 악을 행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는 것이다.
二는 가리키고 일러주어 그 착한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三은 그 사랑이 뼈 속까지 스며드는 것이다.
四는 자식을 위해 좋은 짝을 구하는 것이다.
五는 때를 따라 그 쓰임을 대어 주는 것이다.
선생아, 자식이 부모에게 경순하고 공봉(恭奉)하면 그는 안온하여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2) 남방예경
- 스승과 제자간의 덕목으로 제자가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고 받드는 데에도 다시 五사가 있다.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필요한 것을 대어 주는 것이다.
二는 예경하고 공양하는 것이다.
三은 존중하고 우러러 받드는 것이다.
四는 스승의 가르침이 있으면 경순하여 어김이 없는 것이다.
五는 스승에게 법을 듣고는 잘 가지어 잊지 않는 것이다.
선생아. 대개 제자된 자는 마땅히 이 다섯 법으로써 사장을 공경하고 섬겨야 한다.
스승도 다시 五사로써 제자를 잘 보살펴야 한다.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법을 따라 다루는 것이다.
二는 그 듣지 못한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三은 묻는 바를 따라 뜻을 알게 해 주는 것이다.
四는 착한 벗을 보이는 것이다.
五는 아는 것을 다 가르쳐 주어 인색하지 않는 것이다.
선생아, 제자가 사장을 경순 공봉 하면 그는 안온하여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3) 서방예경
- 부부간의 덕목으로 남편이 아내를 공경하는 데에도 또한 五사가 있다.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존경으로써 아내를 대할 것이다.
二는 위엄을 지켜 경멸하지 말 것이다.
三은 난잡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四는 때를 따라 장식품을 제공 할 것이다.
五는 집안 일을 맡기는 것이다.
선생아, 남편은 이 五사로써 아내를 공경하게 대접해야 한다.
아내는 다시 五사로써 남편을 공경해야 한다.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집안일을 잘 처리할 것이다.
二는 친척을 잘 거둘 것이다.
三은 난잡한 행동을 하지 말 것이다.
四는 공경하고 순종하는 것이다.
五는 저축한 것을 잘 지키고 근면할 것이다.
선생아, 남편이 아내를 공경스럽게 대접함이 이같이 하면 그녀는 안온하여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4) 북방예경
- 친족. 친구간의 덕목으로 대개 사람된 자는 마땅히 五사로써 친족을 친하고 공경해야 한다.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베풀어주는 것이다.
二는 착한 말을 쓰는 것이다.
三은 이롭게 하는 것이다.
四는 이익을 한 가지로 하는 것이다.
五는 속이지 않는 것이다.
선생아, 이 五사로써 친족을 친하고 공경해야 한다.
친족도 또 五사로써 사람을 친하고 공경해야 한다.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방일에서 보호하는 것이다.
二는 방일의 손재(損財)에서 보호하는 것이다.
三은 두려워하는 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四는 가만히 서로 가르쳐 훈계하는 것이다.
五는 항상 서로 칭찬하는 것이다.
선생아, 이렇게 친족을 친하고 공경하면 그는 안온하여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5) 하방예경
- 아랫사람에 대한 덕목으로 (노사관계) 고용주는 五사로써 고용인을 가르쳐야 한다.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그 능력에 따라 부리는 것이다.
二는 때에 따라 음식을 주는 것이다.
三은 때에 따라 수고를 위로하는 것이다.
四는 병나면 약을 주는 것이다.
五는 휴가를 허락하는 것이다.
선생아, 이것이 五사로써 고용인을 부리는 것이다.
고용인도 또 五사로써 그 고용주를 받들어 섬겨야 한다.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二는 일을 할 때에 주밀히 하는 것이다.
三은 주지 않으면 취하지 않는 것이다.
四는 일을 순서 있게 하는 것이다.
五는 주인의 명예를 빛내는 것이다.
이렇게 고용주가 고용인을 잘 대접하면 그는 안온하여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6) 상방예경
- 신도와 사문의 관계의 덕목으로 시주(施主)는 마땅히 五사로써 사문 바라문을 공양해 받들어야 한다.
어떤 것이 五인가.
一은 몸의 사랑을 행하는 것이다.
二는 입의 사랑을 행하는 것이다.
三은 뜻의 사랑을 행하는 것이다.
四는 때맞추어 보시하는 것이다.
五는 문을 막지 않는 것이다.
선생아, 만일 시주가 이 五사로써 사문 바라문을 공양해 받들면 사문 바라문은 또 六사로써 가르쳐야 한다.
어떤 것이 六인가.
一은 보호하여 악을 짓지 않게 하는 것이다.
二는 착한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三은 선한 마음을 품게 하는 것이다.
四는 듣지 못한 것을 듣게 하는 것이다.
五는 이미 들은 것은 잘 알게 하는 것이다.
六은 하늘의 길을 열어 보이는 것이다.
선생아, 이렇게 시주가 사문 바라문을 공양해 받들면 그는 안온하여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장자의 아들아 “부친이 육방에 예배를 가르친 것은 이와 같은 깊은 뜻이 있었던 것이니라.”
이 경전에서 보듯이 우리가 진정 행복하기 위해서는 신들에 예배하고 공양하고 부처님께 108배하고 공양 올리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이런 관계들이 갈등없이 조화로울 때 행복은 저절로 찾아옵니다.
내가 행복해지고 가정이 평화롭고 행복하고 나아가서 사회와 나라가 평화롭고 행복해질때 세상은 불국정토가 된다는 것이 이 경전의 가르침인 것입니다.
여러분도 참다운 불자로서 바른 신행과 믿음으로서 항상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八公山門
대한불교 조계종 팔공산 동화사. 2012. 4 통권 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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