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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干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로서 天干合 연구
김만태
【주제분류】동양천문학, 주역철학, 우주론
【주제어】천간, 천간합, 십간, 음양, 오행, 五合, 合化
【요약문】하나의 태극에서 나온 둘 다섯의 음양오행이 오묘하게 화합하여 만물을 생성한다는 동아시아적 우주 세계관이 하늘을 상징하는 천간을 통해 구현된 것이 바로 천간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를 의미하는 천간합이다. 천간이 合하고 化하는 것은 하나의 陰과 하나의 陽이 만나서 만물을 낳는 夫婦의 道와 같아서 일음일양의
배합(一陰一陽之配合)이 가장 중요하다. 음양으로 서로 합하는 두 천간의 본성이 상승․상쇄․보완 작용을 함으로써 천간 五合의 각각에 고유의 성정이 채색되기도 한다. 그리고 합이 되는 듯해도 실상 합이 되지 않는 경우(合而不合), 합하였으나 화하지 못하는 경우(合而不化) 등도 있다.
천간합의 구성 원리로서 五氣經天說, 陰陽合德說, 先天河圖說, 遁起月時說 등은 어느 설이 옳고 그르다는 의미보다는 천간합에 함축된 다양한 합화의 의미를 각각의 여러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Ⅰ. 머리말
10천간과 12지지의 干支는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문화권에서 많은 문화 요소들과 결부되어 유의미하게 활용되면서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생성하고 있다. 간지의 처음 쓰임은 갑골문으로 거슬러 올라간
다. 商代에는 갑골문의 卜辭와 記事에 占을 친 날짜를 기록하기 위한 부호로 간지가 사용되었다. 이때는 단지 점친 날짜를 표기할 목적으로만 간지를 사용했을 뿐이고 점의 방식․내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干支’라는 명칭은『논형』힐술편에 ‘支干’으로 처음 등장한다.1) ‘干支’로 불리기 전에는 ‘日辰’과 ‘母子’로도 불렸다. 간지의 기원에 관해서는 신화시대의 황제가 그 스승이자 사관인 대요에게 명하여 제정했다는 설과 천황씨가 창안했다는 설, 황제가 하늘로부터 직접 내려 받았다는 설 등이 문헌상에 전해지고 있으나 모두 전설상의 인물이고 역사적 사실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신화적 유래로 봐야 한다.
십간의 10은 열 손가락을 가진 인간이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수법이 바로 10진법이라는 사실에서, 십이지의 12는 1년에 12삭망월이 있다는 사실에서 가장 크게 기인한다.2) 간지가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음양오행과의 결합이다. 간지가 음양과 오행에 각기 배속되고, 오행의 상생상극 관념과 결합되면서3) 간지는 더 이상 단순한 부호가 아니라 象數化․신비화된 관념과 복잡한 술수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1)『論衡』권25 <詰術篇>, “집[宅]을 살필 때 이미 甲乙을 가지고 하며, 五行家가 날[日]을 헤아릴 때도 마땅히 갑을을 가지고 한다. 갑을에는 支干이 있다. 지간에는 시간이 더해지는데 오로지 따르는 자는 길하고, 대적하여 해치는 자는 흉하다(數宅旣以甲乙, 五行之家數日, 亦當以甲乙. 甲乙有支干, 支干有加時. 支干加時, 專比者吉, 相賊者凶).”
2) 김만태, 민속신앙을 읽는 부호, 십간․십이지에 대한 근원적 고찰 ,『민족문화연구』제54호,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1, 263-268쪽 참조.
3)『淮南子』권3 <天文訓>,
“甲․乙과 寅․卯는 木이며, 丙․丁과 巳․午는 火이며, 戊․己와 辰․戌․丑․未는 土이며, 庚․辛과 申․酉는 金이며, 壬․癸와 亥․子는 水이다(甲乙寅卯, 木也, 丙丁巳午, 火也, 戊己, 四季土也, 庚辛申酉, 金也, 壬癸亥子, 水也).” ;
“水는 木을 낳고, 木은 火를 낳으며, 火는 土를 낳고, 土는 金을 낳으며, 金은 水를 낳는다.
子(支)의 오행이 母(干)의 오행을 생하는 것을 義라 하며,
모가 자를 생하는 것을 保라 하며, 자와 모가 서로 같은 것을 專이라 하며,
모가 자를 이기는 것을 制라 하며, 자가 모를 이기는 것을 困이라 한다
(水生木, 木生火, 火生土, 土生金, 金生水. 子生母曰義, 母生子曰保, 子母相得曰專, 母勝子曰制, 子勝母曰困).”
음양오행설은 전국시대 말 추연(鄒衍, B.C.305-B.C.240)에 의해 이론적으로 거의 완전한 형태를 갖추었다. 이후에 한나라 유학자들, 특히 동중서(董仲舒, B.C.179-B.C.104)에 의해 추연의 음양오행 사상은 더욱 체계화되며 天人感應說․災異說 등으로 발전했다. 이로부터 음양오행설은 술수학에 튼튼한 기초를 제공해주는 방대한 사상이 되었다. 진한시대에 음양오행설이 크게 흥행함에 따라 많은 사물에 오행의 의미가 부여되었는데, 이때 십간․십이지도 음양오행 체계 속으로 편입되었다.4)
이에 따라 간지는 干支曆을 통해 날짜를 매기는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방위․계절․인체․臟器․運氣․性情․物
象․色相․象數 등과도 결합되어 사용되면서 다양한 變奏를 생성하고 있는 것이다.
간지의 각 글자는 단독으로 작용하면서 본래의 상징적 의미를 표출하기도 하지만 주위 다른 간지와의 상호작용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력을 授受하는 가운데 간지 본래의 속성을 변화시키면서 작용하는 경우를 간지를 활
용하는 술수학에서는 더욱 중대하게 상정하고 있다. 두세 간지가 서로 결합하거나 충돌․제재․파괴․방해하여 간지의 본래 속성이나 작용에 변화가 오는 경우를 각각 合․沖․刑․破․害라고 말한다.
간지의 이해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간지 상호간의 변화작용 관계, 그 중에서도 특히 천간합과 지지 합․충․형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는 거의 없었다. 물론 그동안 간지에 관한 다
수의 선행 연구가 있었지만 간지 상호간의 변화작용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거나 지지 합․충에 대해 서양 점성학과의 관련성만을 제시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이다.
그간 사정이 그렇다보니 간지의 상호작용을 이해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천간합과 지지 합․충․형 등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술수학계의 현실이다.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에 관한 논의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어려움 때문이다.
따라서 천간합과 지지 합․충․형 등에 관해 논자가 평소 생각하고 있던 중요한 단초들을 제시하면서 향후 간지 간의 상호작용 관계에 관한 활발한 논의를 기대해보고자 한다.
다만 논문 분량의 제한과 논의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천간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로서의 천간합에 대해 먼저 고찰하고, 지지 상호 간의 작용관계로서의 지지 합․충․형 등에 관해서는 다음번 글에서 논의하고자 한다.
4) 김만태,『한국 사주명리 연구』, 민속원, 2011, 87쪽.
Ⅱ. 천간합에 함축된 의미와 특성
1. 천간합에 담긴 의미
천간합은 일명 干合이라고도 하며, 夫婦之合 또는 愛情之合이라고도 부른다. 甲丙戊庚壬의 다섯 陽干과 각각 그 여섯 번째 陰干과의 합으로, 본래는 상극관계이나 합한 후 서로 制伏하지 않고, 양은 음에 뿌리를 내리고
음은 양에 의지하는 것처럼 마치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마침내 부부가 서로 화합하고 일체가 되는 이치와 같다. 천간은 명리학에서 그 사람의 직업이나 대인관계 등의 사회적인 면과 정신적인 변화를 파악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5) 이 천간의 변화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천간합이라고 하겠다.
현재 통용되는 천간합의 종류에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甲己合化土, 乙庚合化金, 丙辛合化水, 丁壬合化木, 戊癸合化火 등이다. 합화하는 性情으로 말하자면, 갑기합은 中正之合, 을경합은 仁義之合, 병신합은 威嚴之合, 정임합은 仁壽之合, 무계합은 無情之合이다.
세상에 어떤 물건도 변화가 없을 수 없다. 간합이라는 것은 천간과 천간이 陰陽相剋하여 오행에 변화를 가져와서 일체가 되니, 비유컨대 양은 남자이고, 음은 여자인데 남녀부부 서로 화합하여 일체가 되는 이치와 같다.
양은 음을 뿌리로 하고, 음은 양을 뿌리로 하여 만물이 생성되는 것으로 천간의 합은 이 원리를 구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干合變化오행6)은 명리학상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7)
5) 양원석,『명리학개론』, 대유학당, 2002, 261쪽.
6) 본래 배속된 오행은 正五行, 합하여 변화된 오행은 化五行이라 할 수 있다.
7) 신육천,『사주감정법비결집』, 갑을당, 2002, 62쪽.
천간합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陰陽配合’이다. 만물은 음양의 두 기운이 서로 교감해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혼자 있는 양만으로는 (만물을) 낳지 못하고(孤陽不能獨生), 혼자 있는 음만으로는 (만물을) 성숙시킬
수 없으니(單陰不能獨成) 반드시 음양이 배합해야 만물이 모두 변화하고 형통하게 되는8) 이치로서 천간합은 인식된다. 이는 “한 번 음이 되고, 한번 양이 되는 것을 道라고 한다(一陰一陽之謂道).”9)라는『주역』계사전과 “음양의 두 氣와 오행이 만물을 변화시키고 생겨나게 한다. 오행의 다름이곧 음양의 본질이고, 음양 둘의 근본은 하나인 태극이다(二氣五行 化生萬物 五殊二實 二本則一).10)”라는『通書』의 이치와도 연관된다.
『三命通會』11)도 십간이 합하고 화하는 것은 음양의 배합(짝지음)이자 부부의 도이며12), “(천간합에서) 합은 화해(和諧)한다는 뜻이다. 양이 양을 보면 두 양이 서로 경쟁하여 극이 된다. 음이 음을 보면 두 음이라 부족하여 극이 된다. 오직 음이 양을 보고, 양이 음을 봐야만 합이 된다. 남녀가 서로 합하여 부부의 도를 이루는 것과 같다. 양으로 치우치거나 음으로 치우치면 병이 된다.”13)고 하였다.
8) 蕭吉, 『五行大義』, 김수길․윤상철 역, 대유학당, 1998, 32쪽, “有萬物滋繁, 然後萬物生成也. 皆由陰陽二氣, 鼓儛陶鑄, 互相交感. 故孤陽不能獨生, 單陰不能獨成, 必須配合, 以鑪冶爾, 乃萬物化通.”
9)『周易』 繫辭上傳 5.
10) 『性理大全書』권3『通書』 2.
11) 16세기 중반 明代 萬民英이 집성하고 찬술한 12권의 사주명리서이다.
12)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化氣>, “十干合而化者, 陰陽之配, 夫婦之道也.”
13)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夫合者 乃和諧之義. 如陽見陽, 二陽相競則爲剋. 陰見陰, 二陰不足則爲剋. 惟陰見陽、陽見陰爲合. 亦如男女相合, 而成夫婦之道焉. 易曰, 一陰一陽之謂道, 偏陽偏陰之謂疾是也.”
"가령 갑기화토에서 둘(갑․기)이 있으면 化할 수 있으나, 하나만 있다면 化할 수가 없고 오히려 본래의 성향으로 되돌아간다. 소위 하나는 (만물을) 낳을 수 없고, 반드시 둘이어야 만물을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천간의 一陰一陽이다.
만약 부부가 배합하고 짝을 이루면 비로소 능히 변화하고 형체를 이룰 수 있으나, 음양이 합하지 않으면 어떻게 변화하는 기틀을 펼칠 수 있겠는가!14)"
14) 萬民英, 『三命通會』권2 <論十干化氣>,
“甲己化土, 有二則化, 一不能化, 仍還本位之性. 所謂一不能生, 生物必兩. 此天干一陰一陽.
如夫婦配合成偶, 方能變化成形, 陰陽不合, 安得化機之宣哉.”
본체 곧 우주 만물의 궁극적 근원은 ‘무극이면서 태극(無極而太極)’이고, 태극이 움직여서 양을 낳고, 움직임이 다하여 음을 낳음으로써 하나의 태극이 음과 양의 둘로 드러나며, 음양의 두 기가 순환하면서 화합하여 수화목금토의 오행을 낳고, 이 음양오행이 오묘하게 화합하여 만물을 생성한다는15) 신유학의 세계관이 간지의 천간을 통해 구현된 것이 바로 천간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를 상징하는 천간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음양은 흑백의 논리처럼 고정된 절대의 세계가 아니라 마주 보는 대상과 함께 어우러져 작용하는 상대의 세계이다. 낮과 밤이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낮이 지나면 밤이 되고, 밤이 지나면 아침이 찾아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즉, 음 속에 양이 있고(陰中陽) 양 속에 음이 있는(陽中陰) 陰陽相和와 음이 지극하면 양이 되고(陰極陽生) 양이 지극하면 음이 되는(陽極陰生) 陰陽轉化의 원리가 천간합에 작용한다. 그리고 ‘일음일양의 배합(一陰一陽之配合)’에 가장 중요한 근거를 둔다.
15) 주돈이의『太極圖說』 참조.
2. 천간합이 갖는 성정과 작용
열 가지 천간 중에서 서로 합하는 음양 두 천간의 본성이 상승 또는 상쇄․ 보완 작용을 함으로써 다섯 가지 천간합의 각각에 고유의 성정이 나타난다.
갑과 기를 中正之合이라 하는 까닭은 갑은 양목이라 그 성품이 인자하고 십간의 처음에 자리한다.
기(已)는 음토이기에 진중하고 차분하며 순박하고 도타우므로 만물을 생하는 덕이 있다. 그러므로 갑기는 중정지합이 된다.
갑기합을 갖고 있으면 사람됨이 重大함을 높이 숭상하며, 너그럽고 후하며, 공평하고 바르다는 것16)이다.
16)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甲與已, 何名爲中正之合. 甲陽木也, 其性仁, 位處十干之首.
已陰土也, 鎭靜淳篤, 有生物之德. 故甲己爲中正之合.
帶此合, 主人尊崇重大, 寬厚平直.”
을과 경을 仁義之合이라 하는 까닭은 을은 음목이라 그 성품이 인자하나 너무 부드럽다.
경은 양금이라 굳세고 완강하여 굽히지 않는다.
그런즉 剛柔가 서로 구제하고 仁義가 함께 이르므로 사람됨이 과감하면서 분수가 있고, 유혹과 아첨에 미혹되지 않는다. 두루 행함에 오직 어질게 하며, 나
아가고 물러남에 오직 의롭게 한다는 것17)이다.
17)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乙與庚, 何名爲仁義之合. 乙陰木也, 其性仁而太柔.
庚陽金也, 堅强不屈.
則剛柔相濟, 仁義兼資. 故主人果敢有守, 不惑柔佞, 周旋惟仁, 進退惟義.”
병과 신을 威制之合이라 하는 까닭은 병은 양화이니 밝게 빛나 스스로 왕성하다.
신은 음금으로 극하는 칼날이기에 죽이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병신은 위제지합이 된다. 병신합이 있으면 사람의 거동이 위엄 있고 엄숙하여 사람들이 많이 두려워한다. 또한 혹독하고 뇌물을 좋아하며 음란함을 즐거워한다는 것18)이다.
18)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丙與辛, 何名爲威制之合. 丙陽火也, 煇赫自盛.
辛陰金也, 剋刃喜煞.
故丙辛爲威制之合. 主人儀表威肅, 人多畏懼, 酷毒好賄, 喜淫.”
정과 임을 음닐지합(淫暱之合)이라 하는 까닭은 임은 純陰의 水이니 三光(日․月․星)이 비치지 않는다.
정은 藏陰의 火이니 스스로 어둡고 밝지 않다. 그러므로 정임은 음닐지합이 된다.
정임합이 있으면 사람됨이 눈치는 빠르나 정신이 연약하고, 정이 많아 쉽게 감동되고, 고결한 것을 일삼지 않고, 하류를 익히며 의지가 없다. 또한 환락을 즐기며 색을 가까이하고 자기 것은 인색하고 남의 것은 탐욕한다는 것19)이다.
19)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丁與壬, 何名爲淫暱之合. 壬者純陰之水, 三光不照.
丁者藏陰之火, 自昧不明. 故丁壬爲淫慝之合.
主人眼明神嬌, 多情易動, 不事高潔, 習下無志. 耽歡嫟色, 於我則吝, 於彼則貪.”
무와 계를 無情之合이라 하는 까닭은 무는 양토이니 늙고 추한 남자이고, 계는 음수이니 아리따운 여자이다. 무와 계는 노양과 소음이라 비록 합하여도 무정하다. 그러므로 무계합이 있으면 사람됨이 혹은 좋고 혹은 추
접하다는 것20)이다.
20) 萬民英, 『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戊與癸, 何名爲無情之合. 戊陽土也, 是老醜之夫. 癸陰水也, 是婆娑之婦.
老陽而少陰, 雖合而無情. 主人或好或醜.”
그러나 청나라 진소암은 1660년경『命理約言』에서 천간합의 성정에 관한 설은 모두 허황된 것이므로 없애야 마땅하다고 했다.
"옛 학설에 甲己는 중정지합, 乙庚은 인의지합이라 하는데 어찌 이 4개의 간이 합한 경우에만 유독 아름답다하고, 丙辛을 위제지합, 丁壬을 음특지합, 戊癸를 무정지합이라 하는데 어찌 이 6개의 간이 합한 경우에만 유독
나쁘다고 하는가?
정말로 이 말이 맞다면 명조에 갑기합, 을경합이 있으면 모두 중정하고 인의해야 하는데 어찌하여 간사한 사람이 적지 않단 말인가?
병신합, 정임합, 무계합이 있으면 모두 위제하고 음특하고 무정해야 하는데 어찌하여 단정한 사람이 많단 말인가?
또 辛과 丁은 丙과 壬의 바른 배우자가 되는데 어찌 위력으로 제압하고, 같이 음탕하다고 하겠는가?
무릇 양은 반드시 노양과 소양을 겸하는 것이고, 음은 반드시 노음과 소음을 겸하는 것인데, 戊만 어찌 노양으로 부르고, 癸만 어찌 홀로 소음이 되겠는가?
이들이 무정하려면 반드시 甲丙庚壬이 모두 소양이고, 乙丁己辛이 모두 노음이라야 가능하다.
만일 혹시라도 그렇지 않다면 무정이 어찌 유독 戊癸에만 해당되겠는가?
이 모두가 허황된 설이니 없애는 것이 마땅하다.21)"
21) 陳素庵 著, 韋千里 選輯,『命理約言』, 香港: 上海印書館, 1987, 69쪽 <干合論>,
“若舊說以甲己爲中正之合, 乙庚爲仁義之合, 何以此四干之合獨美, 丙辛爲威制之合, 丁壬爲淫慝之合, 戊癸爲無情之合, 何以此六干之合獨美惡.
誠如是, 則人命遇甲己乙庚作合, 宜皆中正仁義, 何以不少奸邪,
遇丙辛丁壬戊癸作合, 宜皆威制、淫慝、無情, 何以多有端正.
且辛丁爲丙壬正配, 何用威制, 豈同宣淫.
凡稱陽者, 必兼老陽少陽, 稱陰者, 必兼老陰少陰, 戊何以稱爲老陽, 癸何以獨爲少陰.
而至於無情, 是必甲丙庚壬皆少陽, 乙丁己辛皆老陰而後可.
苟或不然, 則無情又 豈獨戊癸耶.
此皆妄說之當闢者也.”
천간은 합이 온전히 성립하려면 ‘일음일양의 배합(一陰一陽之配合)’이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합에서 귀한 것은 중화를 얻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만약 甲 하나가 己 하나를 얻고 각각 생왕하면 ‘得中而不偏’이라고 한다.
만약 甲이 태왕한데 己가 매우 유약하면 둘이 서로 걸맞지 않으므로 ‘太過不及’이라고 한다.
만약 己 하나가 甲 둘을 만나거나, 甲 둘이 己 하나를 만나면 음양이 偏枯하다고 한다.
이는 아내는 많은데 지아비가 적거나, 지아비가 많은데 아내가 적은 것과 같아서 서로 다투고 서로 질투하니 道를 모두 어지럽힌다. 그러므로 ‘한쪽으로 치우치면 어지러워진다(偏則亂)’고 말하는 것이다.22)
22)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合者, 貴乎得中而不偏.
如一甲得一己, 各乘生旺, 是謂得中而不偏.
如甲太旺, 己太柔, 兩不相稱, 是謂太過不及.
若一已合兩甲, 兩甲合一己, 是謂陰陽偏枯.
如婦多夫少, 夫多婦少, 相爭相妬, 皆亂之道也. 故曰偏則亂.”
심효첨은『子平眞詮』23)에서 “2辛合丙, 2壬合丁24)의 유형처럼 한 지아비가 두 아내를 거느리지 못하고, 한 아내가 두 지아비를 섬기지 못하는 妬合과 爭合이 되는 경우, 어떻게든 결국 합은 되겠지만, 그 情은 오롯하지
못하다.”25)고 하였다.
원수산은 1915년『命理探原』에서 “一陰一陽은 지극히 아름답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化이며, 一陰二陽이나 一陽二陰은 비록 지극히 아름답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음양이 化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26)고 하였다.
陽干은 正財와 합하고, 陰干은 正官과 합한다.27) 그러므로 천간합은 부부가 서로 짝을 만나는 것과 같아서 甲己합에서 甲은 己를 아내로 삼고, 己는 甲을 지아비로 삼으며, 乙庚합에서 乙은 庚을 지아비로 삼고, 庚은 乙
을 아내로 삼는다. 피차 서로 유정하여 부부가 되어 배합하면 신살 중 天貴에 해당한다.28)
『삼명통회』는『天元變化書』의 말을 인용하여, 양간이 음간을 합하며 복이 늦고, 음간이 양간을 합하면 복이 빠르며 복이 배가 된다고 하였다.
23) 건륭 41년(1776) 청나라의 심효첨이 저술하고, 1936년 중화민국의 서락오가 평주한 사주명리서이다.
24) 원문에는 ‘兩丁合壬’으로 되어 있지만 문맥상 ‘兩壬合丁’이 되어야 원활하다.
25) 沈孝瞻 著, 徐樂吾 評註,『子平眞詮評註』, 臺北: 武陵出版有限公司, 1999, 59쪽 <論十干合而不合>,
“如兩辛合丙, 兩丁合壬之類, 一夫不娶二女, 一女不配二夫, 所以有爭合妬合之說. 然到底終有合意, 但情不專耳.”
26) 袁樹珊,『命理探原』, 臺北: 武陵出版有限公司, 1996, 195쪽 <論十幹化氣論>,
“若曰一陰一陽爲盡美盡善之化, 一陰二陽、一陽二陰, 雖不盡美盡善, 而陰陽未嘗不化.”
27) 沈孝瞻 著, 徐樂吾 評註, 子平眞詮評註, 57쪽 <論十干合而不合>, “蓋五陽逢財, 五陰遇官, 俱是作合.”
28) 徐樂吾,『子平粹言』, 75쪽 <天干五合>, “蓋合者, 如夫婦配偶, 甲己相合, 甲以己爲妻, 己以甲爲夫. 乙庚相合, 乙以庚爲夫, 庚以乙爲妻. 彼此有情, 相配而合, 卽神煞中之天貴.”
"천간합은 양이 음을 합하면 복이 느리고, 음이 양을 합하면 복이 빠르다.
갑이 기와 합하면 正財가 되고, 기가 갑과 합하면 正官이 된다.
양간이 음간을 만나 합하면 干合하는 복에 그치고, 음간이 양간을 만나 합하면 (간합하는 복 외에) 정관합의 도움도 얻으므로 복이 두 배나 두텁다.29)"
29)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天元變化書云, 天干合, 陽得陰合, 福慢, 陰得陽合, 福緊.
故甲得已合爲財, 已得甲合爲官.
陽干遇陰干合, 止得干合之福, 陰干遇陽干合, 又得正官合輔, 爲兩重福.”
합을 보면 반드시 和氣와 貴神이 서로 도움을 주어야 바야흐로 유용하다. 안에 衝破가 있어 손상을 입거나, 합한 가운데 刑煞이 있으면 모두 길하지 않다.30)
또한 합으로 인해 財官印食의 길신이 쓸모없이 되거나, 殺傷梟刃의 흉신이 길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두 천간 사이의 간격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중간이나 곁에서 방해[剋]하는 글자가 있는 경우에는 합이 되는 듯해도 실제 합이 되지 않으며(合而不合), 正官과 七殺이 모두 천간에 투출하면 官殺混雜으로 좋지 않은데 合官留殺이나 合殺留官하여 사주가 오히려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천간합은 합하는 글자의 작용을 제거하는 合去작용을 기본적으로 하는데, 日干과의 합은 합거라고 보지 않는다. 그리고 합하였으나 화하는 경우(合而化)도 있고, 화하지 못하는 경우(合而不化)도 있는데, 천간의 합화하는 오행이 지지에 통근하여 왕성하면 합화하고, 그렇지 않으면 합은 하나 변화하지는 않는다고 본다.31)
그래서『淵海子平』32)에서 “眞化하면 높은 벼슬아치와 부자가 되지만 假化하면 고아나 異姓․僧徒가 된다.”33)고 했던 것이다. 천간 오운의 조화는 무궁무진하므로 오로지 生剋制化만을 궁리해야 한다는34) 것이 일음일양의 배합(一陰一陽之配合)과 더불어 천간합의 조화와 작용에서 중요한 관건이 된다.
30)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若見是合, 又須要和氣貴神相助, 方爲有用. 內有衝破受傷, 合中有刑煞, 皆爲不吉.”
31) 沈孝瞻 著, 徐樂吾 評註,『子平眞詮評註』, 49-64쪽 참조.
32) 남송 말 徐大升이 저술한 「淵海」와 후대 학자들의 문집인 「淵源」에 1634년 명의 唐錦池가 「口訣」을 더해서 편찬한 사주명리서이다.
Ⅲ. 천간합을 구성하는 원리
천간합의 개념과 본질, 천간합에 함축된 다양한 합화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천간합이 어떤 원리로 구성되는가를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이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독립된 논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뚜렷한 정설도 없다. 단지 여러 문헌에서 산발적으로 언급되는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학계 처음으로 천간합이 구성되는 원리를 五氣經天說, 陰陽合德說, 先天河圖說, 遁起月時說 등 4가지로 체계화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五氣經天說
오기경천설은 고대에 밤하늘을 관찰한 결과, 다섯 종류의 빛깔이 동서남북에 걸쳐 28수 별자리에 연관되어 있는 모습에 입각한 것이다.35) 전국시대(B.C.403-B.C.221)의 저술로 알려진『황제내경소문』의 五運行大論에서 五氣經天과 五運의 관계로 그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36)
火의 붉은 기운이 뻗쳐서 나타난 丹天, 누런 土기운의 黅天, 푸른 木기운의 蒼天, 하얀 金기운의 素天, 검은 水기운의 玄天이 바로 五天과 五運이다.
이 다섯 기운은 항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하는 오행의 기운이 강할 때만 밤하늘에 나타나서 그 오행의 하늘과 땅의 기운을 다스리는 것이다.
"단천의 기는 牛․女와 戊의 分을 지나고(丹天之氣經于牛女戊分),
금천의 기는 心․尾와 己의 분을 지나고(黅天之氣經于心尾己分),
창천의 기는 危․室․柳․鬼를 지나고(蒼天之氣經于危室柳鬼),
소천의 기는 亢․氐․昴․畢을 지나고(素天之氣經于亢氐昴畢),
현천의 기는 張․翼․婁․胃를 지나는데(玄天之氣經于張翼婁胃),
이른바 戊와 己의 분이란 奎․璧과 角․軫이니 곧 천지의 門戶이다.
무릇 때[候]가 시작하는 바이고, 道가 생겨나는 바이니 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37)"
37)『黃帝內經素問』 <五運行大論>,
“丹天之氣經于牛女戊分,
黅天之氣經于心尾己分,
蒼天之氣經于危室柳鬼,
素天之氣經于亢氐昴畢,
玄天之氣經于張翼婁胃. 所
謂戊己分者, 奎璧角軫, 則天地之門戶也.
夫候之所始, 道之所生, 不可不通也.”
<그림 1> 오천오운 천문도
출처:『천문류초』(대유학당, 2001) 12쪽 그림 응용
“단천의 기는 우․여와 무의 분을 지나고(丹天之氣經于牛女戊分)”에서
‘단천의 기’는 고대의 望氣家가 밤하늘을 관찰했을 때 북북동과 서북방의 우․여․벽․규수의 자리 사이에서 발견한 붉은 火氣이며, 우수와 여수는 북방에서 동쪽으로 약간 치우친 癸位에 있고, 벽수와 규수는 서북방의 戊位에 있다. 따라서 戊와 癸는 火運을 주관한다.
즉 단천의 화기는 28수 우․여․벽․규의 네 별자리를 지나는데, 이는 24방위에서 癸와 戊에 해당한다.
그래서 무와 계가 합해서 火로 변화된다고 보며, 그 해의 천간인 歲干이 무와 계가 되는 해는 화기운이 주관한다고 본다.
“금천의 기는 심․미와 기의 분을 지나고(黅天之氣經于心尾己分)”에서
‘금천의 기’는 고대의 망기가가 밤하늘을 관찰했을 때 동동북방과 동남방의 심․미․각․진수의 자리 사이에서 발견한 누런 土氣이며, 심수와 미수는 동방에서 북쪽으로 약간 치우친 甲位에 있고, 각수와 진수는 동남방의 己位에 있다. 따라서 甲과 己는 土運을 주관한다.
즉 금천의 토기는 28수 심․미․각․ 진의 네 별자리를 지나는데, 이는 24방위에서 甲과 己에 해당한다.
그래서 갑과 기가 합해서 土로 변화된다고 보며, 그 해의 천간인 세간이 갑과 기가 되는 해는 토기운이 주관한다고 본다.
“창천의 기는 危․실․류․귀를 지나고(蒼天之氣經于危室柳鬼)”에서
‘창천의 기’는 고대의 망기가가 밤하늘을 관찰했을 때 북북서방과 남남서방의 위․실․류․귀수의 자리 사이에서 발견한 푸른 木氣이며, 위수와 실수는 북방에서 서쪽으로 약간 치우친 壬位에 있고, 류수와 귀수는 남방에서 서쪽으로 약간 치우친 丁位에 있다. 따라서 丁과 壬은 木運을 주관한다.
즉 창천의 목기는 28수 危․실․류․귀의 네 별자리를 지나는데, 이는 24방위에서 丁과 壬에 해당한다.
그래서 정과 임이 합해서 木으로 변화된다고 보며, 그 해의 천간인 세간이 정과 임이 되는 해는 목기운이 주관한다고 본다.
“소천의 기는 항․저․묘․필을 지나고(素天之氣經于亢氐昴畢)”에서
‘소천의 기’는 고대의 망기가가 밤하늘을 관찰했을 때 동동남방과 서서남방의 항․저․묘․필수의 자리 사이에서 발견한 하얀 金氣이며, 항수와 저수는 동방에서 남쪽으로 약간 치우친 乙位에 있고, 묘수와 필수는 서방에서 남쪽으로 약간 치우친 庚位에 있다. 따라서 乙과 庚은 金運을 주관한다.
즉 소천의 금기는 28수 항․저․묘․필의 네 별자리를 지나는데, 이는 24방위에서 乙과 庚에 해당한다.
그래서 을과 경이 합해서 金으로 변화된다고 보며, 그 해의 천간인 세간이 을과 경이 되는 해는 금기운이 주관한다고 본다.
“현천의 기는 장․익․루․胃를 지나는데(玄天之氣經于張翼婁胃)”에서
‘현천의 기’는 고대의 망기가가 밤하늘을 관찰했을 때 남남동방과 서서북방의 장․익․루․위수의 자리 사이에서 발견한 검은 水氣이며, 장수와 익수는 남방에서 동쪽으로 약간 치우친 丙位에 있고, 루수와 위수는 서방에서 북쪽으로 약간 치우친 辛位에 있다. 따라서 丙과 辛은 水運을 주관한다.
즉 현천의 수기는 28수 장․익․루․胃의 네 별자리를 지나는데, 이는 24방위에서 丙과 辛에 해당한다. 그래서 병과 신이 합해서 水로 변화된다고 보며, 그 해의 천간인 세간이 병과 신이 되는 해는 수기운이 주관한다고 본다.
<표 1> 五天과 五運의 관계
오천 |
단천(丹天) |
금천(黅天) |
창천(蒼天) |
소천(素天) |
현천(玄天) |
오운 |
火運 |
土運 |
木運 |
金運 |
水運 |
28수 |
우․여․벽․규 |
심․미․각․진 |
危․실․류․귀 |
항․저․묘․필 |
장․익․루․胃 |
24방위 |
戊․癸 |
甲․己 |
丁․壬 |
乙․庚 |
丙․辛 |
化氣 |
火 |
土 |
木 |
金 |
水 |
그리고 서북의 戌亥方에 天門이 있고, 동남의 辰巳方에 地戶가 위치하는 까닭도 戊分(규․벽)과 己分(각․진)에서 비롯되었다.
규․벽은 서북방의 별자리로서 서북은 가을과 겨울이므로 만물이 거두어져 저장되는 가운데 동지에 一陽始生하는 때이면서 乾자리에 해당하므로 천문이 되고,
각․진은 동남방의 별자리로서 동남은 봄과 여름이므로 만물이 생겨나 자라서 번성하는 가운데 하지에 一陰始生하는 때이면서 巽자리에 해당하므로 지호가 되는 것이다.
『協紀辨方書』38)는 천간합화에 대해 “살펴보니 五運化氣의 이치는 심괄(沈括, 1031-1095)39)이 증거로 삼았던『황제소문』의 논의가 가장 명료하다.”40)고 하였다. 그리고 “천문은 戌亥간, 奎璧분에 있고, 지호는 辰巳간, 角軫분에 있다. 음양은 모두 辰에서 비롯되고, 오운은 角軫에서 일어나는데 역시 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지의 문호는 만물이 따라 생겨나는 곳이다. 星家에서 龍(辰)을 만난 즉 변화한다는 설 또한 여기에 본바탕을 두고 있다. 이것이 바로 十干化氣의 근원이다.”41)라고 하였다.
서락오는 “십간은 각각 本氣가 있는데 이것이 오행이다. 만약 (십간이 둘씩 짝하여) 오합이 되어 변화한다면 오운이 된다. 運이란 하늘의 緯道를 말하는 것이고, ‘辰巳에 임한다’는 것도 어느 위도가 되는 것이다.”42)라
고 했다. 이는 목화토금수가 땅에서는 오행이 되고, 하늘에서는 오운이되는 변화를 의미한다.
십간에 본래 배속된 오행과 변화된 오운이 일치하지 않는 까닭은 십간과 오행을 서로 배속할 때는 五方․五季 등의 관계로써 주로 확정한 것이라면, 오운은 天象인 일월성신 사이 기운의 변화로써 주로 확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38) 청대 초기에 흠천감에서『選擇通書』를 편찬하여 擇日에 관한 이설을 바로 잡으려고 하였지만 바로 잡히지 않자 강희 52년(1713)에 대학사 李光地(1642-1718)에게 명하여『星曆考原』을 편찬하게 하였다. 그러나『성력고원』에서도 이설이 역시 바로 잡히지 않았다. 이윽고 건륭 4년(1739)에 어명으로 흠천감 관원 30∼40인이 이전 택일설의 오류를 바로 잡아서 36권으로 집대성하니 그 책이 바로『협기변방서』이다.
39) 북송의 학자이자 정치가로 司天監이 되어 천체관측법·역법 등을 창안하였다.
40)『協紀辨方書』권1 本原1 <五合化氣>, “按化氣之理, 沈括據黃帝素問論之最明.”
41)『協紀辨方書』권1 本原1 <五合化氣>, “天門在戌亥之間, 奎壁之分. 地戶在辰巳之間, 角軫之分. 陰陽皆始于辰, 五運起于角軫者, 亦始于辰也. (…) 故曰, 天地之門戶, 而萬物所從出. 星家有逢龍則化之說, 亦本於此. 此十干化氣之源也.”
42) 沈孝瞻 著, 徐樂吾 評註,『子平眞詮評註』, 49쪽 <論十干配合性情>, “夫十干各有本氣, 是爲五行. 若五合所化, 則爲五運. 曰運者, 言天之緯道, 臨於辰巳者, 爲何緯道也.”
<그림 2> 五合化氣
출처:『협기변방서』권1
2. 陰陽合德說
음양합덕설은『五行大義』43)와『開元占經』44),『삼명통회』등에 수록된 내용이다.
甲丙戊庚壬은 陽이어서 존귀하므로 자신에게 덕이 있고, 乙丁己辛癸는 陰이어서 비천하므로 陽에게 덕을 짝한다.45)
음의 덕은 양에 있으므로 乙의 덕은 庚에 있고, 丁의 덕은 壬에 있고, 己의 덕은 甲에 있고, 辛의 덕은 丙에 있고, 癸의 덕은 戊에 있다. 이는 양에서 합을 취하여 덕이 되는 것이고46) 아내가 남편을 따르는 뜻이므로 음간 자신은 덕이 되지 않는 것이다.47)
양웅(揚雄, B.C.53-A.D.18)은 “날[日]을 짝 지우는 방법은 다섯 가지가 있는데, 甲과 己는 木이 되고, 丙과 辛은 火가 되고, 戊와 癸는 土가 되고, 乙과 庚은 金이 되고, 丁과 壬은 水가 된다.”고 하였다.
음양의 이치상 반드시 서로 짝이 되어야 하니, 이는 君臣과 夫婦의 뜻이다.48)
43) 수나라 초기 음양과 算術에 정통한 소길(蕭吉)이 24편으로 분류해서 정리한 음양오행서이다.
44) 당 현종의 개원(開元) 연간(713-741)에 인도의 천문학자 구담실달(瞿曇悉達)이 천문·기상·地·동물 등에 관한 占文들을 편술한 120권의 점복서이다.
45)『五行大義』권2 <論德>, “甲丙戊庚壬爲陽, 尊故德自處, 乙丁己辛癸爲陰, 卑故配德於陽.”
46)『唐開元占經』권91 <風占>, “陰德在陽, 乙德在庚, 丁德在壬, 己德在甲, 辛德在丙, 癸德在戊, 此謂在陽取合爲德也.”
47)『五行大義』권2 <論德>, “有從夫之義, 所以不自爲德.”
48)『五行大義』권2 <論德>, “揚子云, 配日之道, 正有五日, 甲己爲木, 丙辛爲火, 戊癸爲土, 乙庚爲金, 丁壬爲水. 陰陽之理, 必相配偶, 以則君臣夫婦之義.”
<표 2> 천간의 합덕
양간 |
甲 |
丙 |
戊 |
庚 |
壬 |
합되는 음간 |
己 |
辛 |
癸 |
己 |
丁 |
천간의 덕 |
甲 |
丙 |
戊 |
庚 |
壬 |
합화 오행 |
木 |
火 |
土 |
金 |
水 |
양웅의 음양합덕설은 현재 통용되는 천간의 합화오행과는 사뭇 다르다.
甲이 庚(의 剋함)을 두려워하여 누이인 乙을 庚에게 시집보내니 乙과 庚이 합되고,
丙이 壬을 두려워하여 누이인 丁을 壬에게 시집보내니 丁과 壬이 합되고,
庚이 丙을 두려워하여 누이인 辛을 丙에게 시집보내니 丙과 辛이 합되고,
戊가 甲을 두려워하여 누이인 己를 甲에게 시집보내니 甲과 己가 합되고,
壬이 戊를 두려워하여 누이인 癸를 戊에게 시집보내니 戊와 癸가 합이 되는 것이다.49)
스스로 서로 짝이 되어 합하니 부부의 도이다.50)
49) 五行大義권2 <論合>,
“木八畏庚九, 故以妹乙妻庚, (故乙與庚合)
火七畏壬六,故以妹丁妻壬, (故壬與丁合)
金九畏丙七, 故以妹辛妻丙, (故丙與辛合)
土五畏甲八, 故以妹己妻甲, (故甲與己合)
水六畏土五, 故以妹癸妻戊, (故癸與戊合).”
50) 五行大義권2 <論合>, “而自相配合, 有夫婦之道.”
『삼명통회』는 <論十干合>에서 위 내용을 한층 더 자세하게 부연하였다.
동방의 甲乙木은 서방의 庚辛金의 극을 두려워한다.
갑은 양에 속하여 형이 되고, 을은 음에 속하여 누이가 된다. 갑 형이 을 누이를 마침내 金家로 시집보내어 庚의 아내가 되게 하니 음양의 화합을 얻어서 둘 다 서로 상하지 않으므로 을과 경이 합하는 까닭이다.
乙이 비록 경에게 시집가서 아내가 되었으나 봄이 오면 목이 왕하고 금은 갇히니 금의 극을 두려워하지 않고, 을은 마침내 木家로 돌아가서 甲을 이룬다.
그러나 결국 金家에서 잉태함을 면치 못하고 木家로 돌아가서 출산한다. 목색은 푸르고 금색은 희니 봄이 오면 정원과 숲의 나무에 푸른 잎이 열리고 흰 꽃이 피는 것이다.51) 이런 까닭으로 乙庚이 서로 합한다고 본다.
51)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東方甲乙木, 畏西方庚辛金剋.
甲屬陽爲兄, 乙屬陰爲妹. 甲兄遂將乙妹, 嫁金家與庚爲妻, 庶得陰陽和合, 兩不相傷, 所以乙與庚合.
乙雖嫁與庚爲妻, 春來木旺金囚, 不畏金剋, 乙遂歸木家就甲.
究竟不免在金家懷胎, 歸木家産. 木色靑, 金色白, 是以春來園林木, 靑葉開白花.”
남방의 丙丁火는 북방의 壬癸水의 극을 두려워한다.
병은 양에 속하여 형이 되고, 정은 음에 속하여 누이가 된다. 병 형이 정 누이를 마침내 水家로 시집보내어 壬의 아내가 되게 하니 정과 임이 합하는 까닭이다.
丁이 비록 임에게 시집가서 아내가 되었으나 여름이 오면 화가 왕하고 수는 갇히니 수의 극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은 마침내 火家로 돌아가서 丙을 이룬다.
그러나 결국 水家에서 잉태함을 면치 못하고 火家로 돌아가서 출산한다. 수색은 검고 화색은 붉으니 소만 후 오디(뽕나무 열매)가 익으면 당연히 붉게 되는 것이다.52) 이런 까닭으로 丁壬이 서로 합한다고 본다.
52)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南方丙丁火, 畏北方壬癸水剋.
丙屬陽爲兄, 丁屬陰爲妹. 丙兄遂將丁妹, 嫁水家與壬爲妻, 所以丁與壬合.
丁雖嫁與壬爲妻, 夏來火旺水囚, 不畏水剋, 丁遂歸火家就丙.
然不免在水家懷胎, 歸火家産. 水色黑, 火色赤, 小滿後桑椹熟 當有赤.”
중앙의 戊己土는 동방의 甲乙木의 극을 두려워한다.
무는 양에 속하여 형이 되고, 기는 음에 속하여 누이가 된다. 무 형이 기 누이를 마침내 木家로 시집보내어 甲의 아내가 되게 하니 갑과 기가 합하는 까닭이다.
기가 비록 갑에게 시집가서 아내가 되었으나 6월이 되면 토가 왕하고 목은 갇히니 목의 극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는 마침내 土家로 돌아가서 戊를 이룬다.
그러나 결국 甲家에서 잉태함을 면치 못하고 戊家로 돌아가서 출산한다.
토색은 누렇고 목색은 푸르니 6월에 참외가 익더라도 속은 노랗고 껍질은 푸른 것이다.53) 이런 까닭으로 甲己가 서로 합한다고 본다.
53)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中央戊己土, 畏東方甲乙木剋.
戊屬陽爲兄, 己屬陰爲妹. 戊兄遂將己妹, 嫁木家與甲爲妻, 所以甲與己合.
己雖嫁與甲爲妻, 六月土旺木囚, 不畏木剋, 己遂歸土家就戊.
然不免在甲家懷胎, 歸戊家産.
土色黃, 木色靑, 所以六月甛瓜雖熟, 肉黃皮靑.”
서방의 庚辛金은 남방의 丙丁火의 극을 두려워한다.
경은 양에 속하여 형이 되고, 신은 음에 속하여 누이가 된다. 경 형이 신 누이를 마침내 火家로 시집보내어 丙의 아내가 되게 하니 병과 신이 합하는 까닭이다.
신이 비록 병에게 시집가서 아내가 되었으나 가을이 오면 금이 왕하고 화는 갇히니 화의 극을 두려워하지 않고, 신은 비로소 金家로 돌아가서 庚을 이룬다.
그러나 결국 火家에서 잉태함을 면치 못하고 金家로 돌아가서 출산한다. 화는 붉고 금은 희니 가을에 대추가 익으면 반은 빨갛고 반은 희며, 단풍잎은 붉게 물드는 것이다.54) 이런 까닭으로 丙辛이 서로 합한다고 본다.
54)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西方庚辛金, 畏南方丙丁火剋. 庚屬陽爲
兄, 辛屬陰爲妹. 庚兄乃將辛妹, 嫁火家與丙爲妻, 所以丙與辛合.
辛雖嫁與丙爲妻, 秋來金旺火囚, 不畏火剋, 辛乃歸金家就庚.
然不免在火家懷胎, 歸金家産. 火赤金白, 秋中棗熟, 有半赤半白之狀, 楓葉丹.”
북방의 壬癸水는 중앙의 戊己土의 극을 두려워한다.
임은 양에 속하여 형이 되고, 계는 음에 속하여 누이가 된다. 임 형이 계 누이를 마침내 土家로 시집보내어 戊의 아내가 되게 하니 무와 계가 합하는 까닭이다.
계가 비록 무에게 시집가서 아내가 되었으나 겨울이 오면 수가 왕하고 토는 갇히니 토의 극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는 마침내 水家로 돌아가서 壬을 이룬다.
그러나 결국 戊家에서 잉태함을 면치 못하고 壬家로 돌아가서 출산한다. 수는 검고 토는 누러니 엄동설한에 초목이 죽어 누렇게 나오는 것이다.55) 이런 까닭으로 戊癸가 서로 합한다고 본다.
55) 萬民英, 『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北方壬癸水, 畏中央戊己土剋.
壬屬陽爲兄, 癸屬陰爲妹. 壬兄乃將癸妹, 嫁土家與戊爲妻, 所以戊與癸合.
癸雖嫁與戊爲妻, 冬來水旺土囚, 不畏土剋, 癸遂歸水家就壬.
然不免在戊家懷胎, 歸壬家産. 水黑土黃, 嚴冬霜雪, 草木死而黃出.”
음양합덕설은 오운육기학에서 五行勝負化運說로도 응용되고 있다.
갑기화토에서 갑은 양목이고 기는 음토로서, 원래는 목극토이지만 토는 만물을 영양하는데 목도 토의 영향을 받으므로 결국 목은 음토를 따라 변화하게 된다.
을경화금에서 을은 음목이고 경은 양금으로, 목은 금을 이길 수 없으므로 금을 따라 변화하게 된다.
병신화수에서 병은 양화이고 신은 음금으로, 부족한 음금이 넉넉한 양화를 만나면 수로 변화하게 된다.
정임합목에서 정은 음화이고 임은 양수로서, 부족한 음화가 여유 있는 양수로 적셔지고, 또 수가 목을 생하는 힘이 다하면 결국 수가 목으로 변화하게 된다.
무계합화에서 무는 양토이고 계수는 음수로서, 부족한 수가 넉넉한 토를 만나면 수가 마르고 토가 건조하여 화로 변화하게 된다.56)
56) 權依經․李民聽, 앞의 책, 50쪽 참조.
3. 先天河圖說
선천하도설은『易』의 先天河圖로써 천간합의 구성 원리를 설명하는 것인데,『星曆考原』57)과 『자평진전』등에 수록되어 있다.
57) 각주 38)『협기변방서』참고.
『성력고원』의 五合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오합이란 다섯 位가 서로를 얻어서 각기 합한 것이다. 河圖에서는 1과 6, 2와 7, 3과 8, 4와 9, 5와 10이 모두 각각 합이다.
십간의 차례로써 말하자면
1은 甲이고 6은 己이므로 甲과 己가 합이다.
2는 乙이고 7은 庚이므로 乙과 庚이 합이다.
3은 丙이고 8은 辛이므로 丙과 辛이 합이다.
4는 丁이고 9는 壬이므로 丁과 壬은 합이다.
5는 戊이고 10은 癸이므로 戊와 癸는 합이다.
1․3․5․7․9는 기수(홀수)이고, 2․4․6․8․10은 우수(짝수)이다. 그러므로 甲丙戊庚壬은 양에 속하고, 乙丁己辛癸는 음에 속한다.58)
58)『星曆考原』권1 <五合>,
“甲與己合, 乙與庚合, 丙與辛合, 丁與壬合, 戊與癸合.按五合者, 即五位相得, 而各有合也. 河圖一與六, 二與七, 三與八, 四與九, 五與十, 皆各有合. 以十干之次言之,
第一爲甲, 第六爲己, 故甲與己合. 二爲乙, 七爲庚, 故乙與庚合. 三爲丙, 八爲辛, 故丙與辛合. 四爲丁, 九爲壬, 故丁與壬合. 五爲戊, 十爲癸, 故戊與癸合.
其一三五七九奇也, 二四六八十偶也. 故甲丙戊庚壬屬陽, 乙丁己辛癸屬陰.”
이처럼 1에서 10까지의 수를 天數(홀수․기수․양수)와 地數(짝수․우수․음수)로 나누어 이해하는 것은 주역 계사전에서 비롯된다. 홀수인 1․3․5․7․9는 다섯 천수이고, 짝수인 2․4․6․8․10은 다섯 지수이다.
"천1, 지2, 천3. 지4, 천5. 지6, 천7, 지8, 천9, 지10이니 천수가 5개이고 지수가 5개이다.
다섯 위가 서로 얻으며 각각 합함이 있으니 천수가 25이고 지수가 30이다.
천지의 수가 모두 55이니 이것으로써 변화를 이루며 신묘한 작용을 행한다.59)"
59)『周易』繫辭上傳 9, “天一地二天三地四天五地六天七地八天九地十. 天數五, 地數五. 五位相得, 而各有合. 天數二十有五, 地數三十. 凡天地之數, 五十有五. 此所以成變化, 而行鬼神也.”
그리고 1․2․3․4․5는 안에 있으면서 만물의 생명을 낳는다하여 ‘生數’라 하고, 6․7․8․9․10은 밖에 있으면서 만물의 형체를 이룬다하여 ‘成數’라 한다. 성수는 생수에 각각 5(中宮의 생수)를 더하여 얻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수는 用인 성수를 낳는 體가 된다. 이것이 천간은 반드시 여섯 位를 벌려야 서로 합이 되는 까닭이다. 생수와 성수가 서로 만나야 비로소 합이 되는 한편, 중궁 5土의 중재․조절로써 오행의 조화가 있게 되는 이치이다.
"천지의 수는 각각 다섯(5)인데, 위의 다섯(5)은 생수이고, 아래의 다섯(5)은 성수이다. 생수와 성수가 서로 만난 연후에야 비로소 합이 된다.60)"
60)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合>, “天地之數, 各不過五, 上五位爲生數, 下五位爲成數. 生數與成數, 相遇然後合.”
<그림 3> 선천 하도와 오행상생 <그림 4> 하도의 천간 오행상생도
하도에서 1․6은 水로 壬(1)․癸(6), 2․7은 火로 丙(7)․丁 (2), 3․8은 木으로 甲(3)․乙(8), 4․9는 金으로 庚(9)․辛(4), 5․10은 土로 戊(5)․己(10)가 각기 배열된다.
오행의 본원인 水를 기본으로 하여 오행상생의 원리에 따라 ‘수생목→목생화→화생토→토생금→금생수’로 左
旋(시계 방향)한다. 천간은 한번은 음이 되고(一陰之) 한번은 양이 되는(一陽之) 음양 원리와 오행상생의 원리
에 따라 하늘을 운행한다.
『자평진전』의 十干配合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천간의 합화하는 의의는 십간의 음양이 서로 짝지어져서 이뤄진다. 하도에서 1․2․3․4․5․6․7․8․9․10의 수가 先天之道이다.
그러므로 太陰의 水에서 시작하여 沖氣의 土에서 끝마치는데, 氣로써 그 상생하는 순서를 말한 것이다.
오행이 먼저 있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음양과 노소가 먼저 있었고, 그 이후, 기를 충하여 土로서 생겨났다.
마침내 오행이 있게 되니 만물이 또한 土에서 생겨 났으며, 水火木金 또한 土에 바탕을 둔 것이므로 土가 가장 먼저이다. 그러므로 甲己가 서로 합하는 것이 처음이며 化하여 土가 된다.
土는 金을 생하니 乙庚化金이 다음이고, 金은 水를 생하니 丙辛化水가 또 다음이고, 水는 木을 생하니 丁壬化木이 또 다음이고, 木은 火를 생하니 戊癸化火가 또 다음으로 이렇게 해서 오행이 두루 펼쳐진다.
土에서 먼저 하는 상생의 순서는 자연의 이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십간이 합화하는 의의이다.61)
61) 沈孝瞻 著, 徐樂吾 評註,『子平眞詮評註』, 47-48쪽 <論十干配合性情>,
“合化之義, 以十干陰陽相配而成. 河圖之數, 以一二三四五配六七八十, 先天之道也.
故始于太陰之水, 而終於沖氣之土, 以氣而語其生之序也.
蓋未有五行之先, 必先有陰陽老少, 而後沖氣, 故生以土.
終之既有五行, 則萬物又生於土, 而水火木金, 亦寄質焉, 故以土先之. 是以甲己相合之始, 則化爲土;
土則生金, 故乙庚化金次之;金生水, 故丙辛化水又次之;水生木, 故丁壬化木又次之;木生火, 故戊癸化火又次之, 而五行遍焉.
先之以土, 相生之序, 自然如此. 此十干合化之義也.”
<표 3> 천간의 순서에 따른 천간합
순서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천간 |
甲 |
乙 |
丙 |
丁 |
戊 |
己 | 庚 | 辛 | 壬 | 癸 |
하도數 |
3 |
8 |
7 |
2 |
5 |
10 | 9 | 4 | 1 | 6 |
正오행 |
목 |
목 |
화 |
화 |
토 |
토 | 금 | 금 | 수 | 수 |
化오행 |
토 |
금 |
수 |
목 |
화 |
토 | 금 | 수 | 목 | 화 |
중화민국의 명리학자 서락오는 1936년『자평진전』을 評註하면서 하도의 수에 따라 십간을 배합하는 것은 감여학의 이치는 되지만 명리학의 이치는 아니라고 하였다. 명리학에서 천간합은 오히려 의학의『황제내경소문』오운행대론과 근원이 동일하다고 하였다.
"십간의 배합은『易』의 천1、지2、천3、지4、천5、지6、천7、지8、천9、지10의 數에 근원을 두어서 十干之合은 곧 河圖之合으로 여겨지는데 사실은 아니다.
하도의 1․6共宗(수), 2․7同道(화), 3․8爲朋(목), 4․9爲友(금), 5․10同途(토)이다.
堪輿學은 羅盤을 체로 삼아 河圖에 근본을 두고, 운행을 용으로 삼아 洛書에 기본을 두는데, 이는 命理와 같지 않다. 오히려 명리의 십간지합은 醫道와 근원이 동일한데『내경』오운대론에서 나온다.62)"
62) 沈孝瞻 著, 徐樂吾 評註,『子平眞詮評註』, 48쪽 <論十干配合性情>,
“十干配合, 源於易天一、地二、天三、地四、天五、地六、天七、地八、天九、地十之數, 而以爲十干之合, 即河圖之合, 其實非也.
河圖一六共宗(水), 二七同道(火), 三八爲朋(木), 四九爲友(金), 五十同途(土).
堪輿之學, 以盤爲體, 根於河圖, 以運爲用, 基於洛書, 此與命理不同. 命理十干之合, 與醫道同源, 出於內經․五運大論.”
이어서 서락오는 1938년『子平粹言』의 天干五合에서도 음양의 두 천간이 단순히 결합하는 ‘合’과 합하여 그 운기가 변화하는 ‘化’는 분명히 다르다고 하였다.
"천간이 서로 합하는 이치는 하도에 근원을 둔다.
1․6은 같은 조상이고, 2․7은 같은 도이고, 3․8은 벗이 되고, 4․9는 벗이 되고, 5․10은 같은 길이다.
합(合)이 화(化)는 아니다. 오합(五合)의 근거는 하도(河圖)이고, 화합(化合)의 근거는 내경(內經)이다.
하도의 1․6공종(共宗)은 북방의 수이고, 2․7동도(同道)는 남방의 화이고, 3․8위붕(爲朋)은 동방의 목이고, 4․9상우(相友)는 서방의 금이고, 5․10동도(同途)는 중앙의 토이다.
그러나 이것은 오운(五運)의 갑기화토, 을경화금, 병신화수, 정임화목, 무계화화와는 분명히 다르다.63)"
63) 徐樂吾,『子平粹言』, 臺北: 武陵出版有限公司, 1998, 74-75쪽 <天干五合>,
“相合之理, 源於河圖.
一六共宗, 二七同道, 三八爲朋, 四九爲友, 五十同途.
甲一乙二丙三丁四戊五己六庚七辛八壬九癸十. (…)
合非化也. 五合根據河圖, 化合根據內經.
河圖一六共宗, 居北爲水, 二七同道, 居南爲火, 三八爲朋, 居東爲木, 四九相友, 居西爲金, 五十同途, 居中爲土. 與五運之甲己化土、乙庚化金、丙辛化水、丁壬化木、戊癸化火, 截然殊途.”
甲(1) |
乙(2) |
丙(3) |
丁(4) |
戊(5) |
己(6) |
庚(7) |
辛(8) |
壬(9) |
癸(10) |
즉 ‘天干合’의 이치는 하도에 근원이 있지만 ‘天干化’는『황제내경소문』의 오운행대론에 근거를 두고 있어서 엄연히 서로 구별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서락오는 다음에 살펴볼 둔기월시설도 천간합의 구성 원리로 함께 제
시하였다.
4. 遁起月時說
간지로써 연월일시의 날짜를 구분해 표기하는 간지력에서 간지로 월을 표기하는 것을 干支起月, 시를 표기하는 것을 干支起時라 한다. 이때 그 해의 천간, 즉 歲干(年干)에 따라 月干이 배열되고, 그 날의 천간, 즉 日干에
따라 時干이 배열된다. 이를 遁起法이라고 말한다.
『성력고원』과『협기변방서』에서 둔기월과 둔기시에 관한 요지를 먼저 살펴볼 수 있다.
上古의 曆元은 연월일시가 모두 甲子에서 시작하였다. 그래서 갑자년은 반드시 갑자월이 지난해의 동지 11월이 된다. 정월은 寅이므로 丙寅이 되고, 2월은 丁卯, 이런 순서대로 앞으로 세어 가면 이듬해 정월인 戊寅이 된다. 그러므로 乙년의 정월은 戊寅에서 시작한다. 이렇게 甲에서 己에 이를 때까지 5년 60월을 세어 가면 花甲이 일주하고 다시 시작한다. 따라서 己년 정월 또한 丙寅이 된다.64) 그리고 갑자일은 갑자시에 시작하며 갑자에서 순서대로 세어 가면 다음날 자시는 丙子가 된다. 그러므로 乙일은 병자에서 시작한다. 갑에서부터 기에 이를 때까지 5일 60시를 세어 가면 화갑이 일주하고 다시 시작된다. 따라서 己일 자시 또한 갑자가 된다.65)
64)『協紀辨方書』권1 本原1 <五虎遁>,
“考原曰, 上古曆元, 年月日時皆起於甲子.是甲子年, 必甲子月爲年前冬至十一月也. 而正月建寅, 故得丙寅, 二月丁卯, 以次順數, 至次年正月得戊寅. 故乙年正月起戊寅. 從甲至己, 越五年共六十月, 花甲周而復始. 故已年正月, 亦爲丙寅也.”
65)『協紀辨方書』권1 本原1 <五鼠遁>, “考原曰, 甲子日起甲子時, 從甲子順數, 至次日子時得丙子. 故乙日起丙子. 從甲至己, 越五日共六十時, 花甲周而復始. 故己日子時, 亦爲甲子也.”
『협기변방서』는 오기경천설을 천간합화의 구성에 관한 가장 명료한 논거로 제시하면서 선천하도설과 함께 둔기월시설도 천간오합의 의의가 있다고 하였다.
"연이 월을 세우고, 일이 시를 세우는데 다섯 번을 거치면 화갑이 일주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데 月時의 干이 동일하므로 또한 오합의 의의이다.66)"
66)『協紀辨方書』권1 本原1 <五合化氣>, “又年起月, 日起時, 越五則花甲周. 而復始而月時同干, 亦即五合之義.”
『삼명통회』는 三車一覽의 말을 인용해서 말하기를 “甲己年에서는 정월은 丙寅이 되고, 戊辰에 이르면 3인데, 수가 3이 되면 변화한다. 辰은 龍이므로 능히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甲己, 乙庚, 丙辛, 丁壬, 戊癸 모두 합한 오행의 소속을 따라 (辰월의 천간에서) 그 化氣를 얻는다. 또 甲己年은 丙을 歲首로 하는데, 丙은 火에 속하고 火는 土를 생함으로써 土로 변화한다. 나머지들도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67)고 하였다.
즉, 변화를 상징하는 동물인 용이 사령하는 辰월의 천간[하늘]으로 천간오합의 화기가 들어오는 것과 그 화기를 정월[歲首]의 천간이 생해주는 것을 천간합화의 논거로 제시하였다. 辰[용]월의 하늘로 같은 화기오행이 들어오는 천간끼리 합이 되는 것인데, 이는 時에서도 기본적으로 마찬가지이다.
『삼명통회』는 復陽子의 말을 인용해서 위 내용을 보다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십이지의 서두인 子에서 앞으로 여섯을 가서 만나는 巳의 천간과 合이 되고, 합한 후 寅월에서 앞으로 셋을 가서 만나는 辰월의 천간이 바
로 化하는 오행이 된다는 요지이다.
67)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化氣>, “三車以甲己年遁起丙寅, 至戊辰三數, 數至三則變化. 辰爲龍, 亦能變化. 故甲己、乙庚、丙辛、丁壬、戊癸, 隨其所屬天干而得其氣. 又曰, 甲己丙作首, 丙屬火, 火生土, 故化土. 餘例推, 其說不外前理.”
"(子에서) 여섯을 (앞으로 가서) 만나면 합이 되고, (합한 후, 寅에서) 셋을(앞으로) 나아가면 변화한다.
다섯 子로써 나머지(5×12=60갑자)를 헤아리는데, 巳에 이르면 위(천간)에서 합이 되고, 합이 되면 호랑이[寅]에서 (앞으로) 나아가 용[辰]을 다스린다.
용[辰]은 양덕(陽德)을 주관하고 하늘을 맡아서 변화를 이루는 것이다.
子는 감(坎)의 자리이고 하늘이 처음으로[天一] 水를 생한다. 혼인하는 상이고 陽을 잉태하는 중이다.
동방의 壬子가 丁巳에 이르면 여섯(6)이 된다. 그러므로 정과 임이 합하고 丁壬이 木으로 변화하고 甲이 용[辰]을 통솔한다.
남방의 戊子가 癸巳에 이르면 여섯(6)이 된다. 그러므로 무와 계가 합하고 戊癸가 火로 변화하고 丙이 용[辰]을 통솔한다.
서방의 庚子가 乙巳에 이르면 여섯(6)이 된다. 그러므로 을과 경이 합하고 乙庚이 金으로 변화하고 庚이 용[辰]을 통솔한다.
중앙의 甲子가 己巳에 이르면 여섯(6)이 된다. 그러므로 갑과 기가 합하고 甲己가 土로 변화하고 戊가 용[辰]을 통솔한다.
북방의 丙子가 辛巳에 이르면 여섯(6)이 된다. 그러므로 병과 신이 합하고 丙辛이 水로 변화하고 壬이 용[辰]을 통솔한다.
甲己년에는 戊가 용[辰]을 통솔하여 土로 변하도록 하니 黅天土氣이다.
乙庚년에는 庚이 용[辰]을 통솔하여 金으로 변하도록 하니 素天土氣이다.
丙辛년에는 壬이 용[辰]을 통솔하여 水로 변하도록 하니 玄天土氣이다.
丁壬년에는 甲이 용[辰]을 통솔하여 木으로 변하도록 하니 蒼天土氣이다.
戊癸년에는 丙이 용[辰]을 통솔하여 火로 변하도록 하니 丹天土氣이다.
용[辰]을 통솔하는 天德은 상하로 임하여 제어해서 변화를 이루도록 하는데 여러 가지로 형통하게 한다.68)"
68)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十干化氣>,
“遇六則合, 遁三則化.
以五子餘數, 至巳上得合, 旣合, 遁虎統龍.
龍主陽德, 司天而成變化者也.
子者, 坎之位, 天一生水. 媾精之象, 胎娠陽中. (…)
東壬子, 至丁巳六數. 故丁與壬合, 丁壬化木, 甲德統龍.
南戊子, 至癸巳六數. 故戊與癸合, 戊癸化火, 丙德統龍.
西庚子, 至乙巳六數. 故乙與庚合, 乙庚化金, 庚德統龍.
中甲子, 至己巳六數. 故甲與巳合, 甲己化土, 戊德統龍.
北丙子, 至辛巳六數. 故丙與辛合, 丙辛化水, 壬德統龍.
甲己之歲, 戊德統龍, 以土司化, 黅天土氣.
乙庚之歲, 庚德統龍, 以金司化, 素天金氣.
丙辛之歲, 壬德統龍, 以水司化, 玄天水氣.
丁壬之歲, 甲德統龍, 以木司化, 蒼天木氣.
戊癸之歲, 丙德統龍, 以火司化, 丹天火氣.
統龍天德, 上下臨御, 以成變化, 品彙成亨.”
十干化氣에 관한『협기변방서』와『삼명통회』의 위 내용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甲子의 경우 육십갑자 순서상 여섯을 앞으로 가면 己巳가 되므로 甲과 己가 합이 된다. 그리고 甲과 己년은 정월이 丙寅이 되며, 셋을 앞으로 더 가면 戊辰월이 된다. 월지 辰은 용을 상징하여 변화를 이루고 하늘과 양을 주관하며, 이에 맞춰 월간 戊는 변화한 오행[化氣五行]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甲己合化土’로서 甲己년에는 戊辰월이 되고 黅天土氣로 변화하는 것이다. 또한 정월인 丙寅의 천간 丙은 火生土로써 화기오행인 土를 생해 준다는 것이다.
나머지 丙子․戊子․庚子․壬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이 다섯 子를 일순하면 60갑자도 일주한다(5子×12지지=60갑자). 그래서 甲己合化土, 乙庚合化金, 丙辛合化水, 丁壬合化木, 戊癸合化火의 다섯 가지 천간합화가 구성된다는 것이다.
서락오도『자평수언』에서 日에 따라 起時하는 배열이 동일한 천간69)끼리 합이 된다고 하였다. 즉 십간 배합의 쓰임새로 말하자면, 甲일에서는 甲子시부터 시작해서 차례대로 (시를) 배열하고, 乙일은 丙子시, 丙일은 戊子시, 丁일은 庚子시, 戊일은 壬子시부터 시작하는데, 5일을 헤아리면 60갑자를 한번 돈다. 己일도 甲子시부터 시작하는데 己와 甲의 쓰임이 같으므로 甲과 己는 합이 된다. 庚과 乙의 쓰임이 같으므로 乙과 庚이 합되고, 辛과 丙의 쓰임이 같으므로 丙과 辛이 합되고, 壬과 丁의 쓰임이 같으므로 丁과 壬이 합되고, 癸와 戊의 쓰임이 같으므로 戊와 癸가 합이 된다는 것이다.70)
70) 徐樂吾,『子平粹言』, 74쪽 <天干五合>, “更就其用言之, 從甲日起甲子時挨次排列. 乙日起丙子, 丙日起戊子, 丁日起庚子, 戊日起壬子, 經五日而花甲一週. 己日又起甲子, 己與甲之用同, 故甲與己合. 庚與乙之用同, 故乙與庚合, 丙與辛之用同, 故丙與辛合, 丁與壬之用同, 故丁與壬合, 戊與癸之用同, 故戊與癸合.”
천간오합에 관한 서락오의『자평수언』견해는『협기변방서』의 언급과『삼명통회』의 십간화기에 관한 논지와 표현만 다를 뿐이지 결국 같은 내용인 둔기월시설을 말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천간합을 구성하는 원리를 4가지로 유형화하여 고찰해보았다. 대체로 오기경천설은 동양천문학의 관점에 입각한 것이고, 음양합덕설은 음양오행의 생극제화에 초점이 맞혀져 있고, 선천하도설은 하도易의 生成數간의 결합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둔기월시설은 변화를 상징하는 龍의 辰月에 이르러 합화한다는 인식에 근거한다. 종합해보면 오기경천설이 이들 중에서 가장 천간합의 근본 이치에 합당하며 설득력이 있고 체계적이라고 생각한다[體]. 나머지 세 원리는 천간합이 활용되는 측면을 설명하는 쪽에 보다 가깝다[用]고 말할 수 있다.
Ⅳ. 맺음말
갑골문 시대에 단지 점친 날짜를 기록하기 위한 부호로만 사용되던 간지는 秦漢시대에 이르러 음양오행설의 체계 속으로 편입되면서 술수학을 비롯한 역철학 등에서 매우 중요한 상징 요소가 되었다. 간지는 동아시아
인의 독특한 사유 활동을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 수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학계에서 별다른 논의가 없었던 천간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로서의 천간합에 관해 이 글에서 고찰해 보았다.
하나의 태극이 음과 양의 둘로 드러나며, 음양의 두 기가 순환하면서 화합하여 수화목금토의 오행을 낳고, 이 음양오행이 오묘하게 화합하여 만물을 생성한다는 동아시아적 우주 세계관이 천간을 통해 구현된 것이 바로
천간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를 의미하는 천간합이다. 그래서 천간이 합하고 화하는 것은 하나의 음과 하나의 양이 만나서 만물을 낳는 부부의 도와 같아서 ‘一陰一陽之配合’이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된다.
서로 합하는 두 천간의 본성이 상승․상쇄․보완 작용을 함으로써 천간오합의 각각에 고유의 성정이 채색되기도 한다. 그리고 一陰一陽 원칙에 어긋나는 투합과 쟁합의 경우, 합이 되는 듯해도 실상 합이 되지 않는 경우(合
而不合), 합하였으나 화하지 못하는 경우(合而不化), 천간에서 합하는 글자의 작용을 제거하는 合去작용으로 말미암아 사주의 淸濁이 뒤바뀌는 경우 등도 천간합의 특성이다.
천간합을 구성하는 원리를 학계 처음으로 오기경천설, 음양합덕설, 선천하도설, 둔기월시설 등 네 가지로 유형화하였다. 이는 어느 설이 옳고 그르다는 의미보다는 천간합에 함축된 다양한 합화의 구성 의미를 각각의 여러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의의가 있다. 그리고 천간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에 관한 향후 심층적인 논의의 계기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술수학계에서 천간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에 대해 관심은 많았지만 이에 관한 논의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본 연구를 통해 앞으로 간지 간의 상호작용 관계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하여 사주명리학을 비롯한 술수학이 보다 성숙된 모습으로 발전해나가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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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 Study on Clues for the Combination of the Ten Celestial Stems in Their Relations of Mutual Changes and Actions
Kim, Man-tae
(Sorabol College)
The combination of the ten celestial stems is the manifestation of East Asian view of universe and world, which states that Yin and Yang and the Five Elements from the Great Absolute are combined in a profound way and create all creatures, through the ten celestial stems representing the heaven, meaning the relations of mutual changes and actions among the ten celestial stems. The ten celestial stems being combined and becoming are like one Yin and one Yang meeting together and creating all creatures according to the truth of couple. Thus the combination of one Yin and one Yang is the most important. Two celestial stems that are combined through Yin and Yang engage in rising, offsetting, and supplementing according to their nature, thus coloring each of the five combinations of the ten celestial stems with their own temperament. There are some cases in which they seem to be combined but are not combined actually(合而不合) and other cases in which they are combined but have not become(合而不化). There are several organization principles in the combination of the ten celestial stems including Ogigyeongcheonseol, Eumyanghapdeokseol, Seoncheonhadoseol, and Dungiwolsiseol. There is no saying that some of them are right and others are wrong. They allow for looking at the meanings of diverse cases of combination and becoming implicated in the combination of the ten celestial stems from many different perspectives.
Key words: ten celestial stems, combination of ten celestial stems, ten stems, Yin and Yang, Five Elements, five combinations, combining and be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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