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地支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로서 地支合 연구
김만태
【주제분류】동양천문학, 우주론, 음양오행론
【주제어】지지, 십이지, 地支合, 六合, 三合, 方合
【요약문】동아시아인의 독특한 사유 활동을 표현하는 기호인 지지는 待對 관계 속에서 상호 작용하는 경우가 더 중대하다. 그 일환으로 지지의 합에는 六合․三合․方合 등이 있다.
육합은 음양 두 지지 간의 결합을 말하는 것으로『장자』와 『회남자』에서 언급되는 육합의 개념과도 상통한다. 세 지지 간의 同氣 결합을 의미하는 삼합은 세 지지 간의 계절적․방위적 결합인 방합과 구별된다.
육합을 구성하는 원리를 일월회합설․일월합삭설, 월건월장설, 황도12궁설 등으로 유형화하여 고찰하였다. 일월회합설은 매월 초하루[朔] 12신(辰)과 12次에서 월건과 일월회합의 상합 관계로 육합이 구성된다고 본다. 문헌상 삼합의 최초 단서는『회남자』 천문훈에 등장한다. 土局을 별도로 설정하지 않고 火局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현재의 三合說과 달리『회남자』에서는 午를 토의 生支, 戌을 토의 旺支, 寅을 토의 庫支로 인식하고서
午戌寅을 토국으로 설정하였다. 이런 논의들은 지지합에 함축된 의미를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Ⅰ. 머리말
地支는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열두 가지이다. 그러므로 十二支라고도 한다.
지지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단순한 부호의 차원을 넘어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띠며 사주명리학․풍수지리학․한의학 등 술수학에서 오래전부터 활용되어오고 있다. 甲․乙․丙․丁 등의 天干이 순수하고 순일한 기운이라면, 지지는 계절의 순환적 의미를 담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변하고 복잡한 기운이다.
천간과 지지의 각 글자는 각자 단독으로 작용하면서 본래의 상징적 의미를 표출하기도 하지만 待對 관계 속에서 상호 운용되는 경우도 상정되고 있다. 대대 관계란 하나의 개념이 성립하기 위해 상대방의 개념을 필연적으로 요청하는 내포 관계이기 때문이다. 干支는 주위 다른 간지와의 상호 작용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력을 수수하는 가운데 간지 본래의 속성을 변화시키면서 작용하는 경우가 더 중대하다. 그 중에서도 천간에 비해 지지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는 더욱 복잡하고 난해하다. 두세 지지가 서로 결합하거나 충돌․제재․파괴․방해하여 지지의 본래 속성이나 작용에 변화가 오는 경우를 각각 合․沖․刑․破․害라고 한다.1)
논의 전개의 편의를 고려하여 이 글에서는 지지합의 의미와 그것이 구성되는 원리에 대해 먼저 심층적으로 고찰해보고자 한다. 지지의 합에는 六合․三合․方合 등이 있다. 술수학에서의 육합은 음양 두 지지 간의 결합을 말하는 것으로『莊子』와『淮南子』에서 언급되는 육합의 개념과도 상통한다.
그리고 세 지지 간의 同氣 결합을 의미하는 삼합은 육합과 그 개념이 다르며, 세 지지 간의 계절적․방위적 결합인 方合과도 구별된다.
그동안 지지에 관한 다수의 선행 연구가 있었지만 지지 상호간의 변화작용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거나 지지 합․충에 대해 서양 점성술과의 관련성만을 제시하는 정도에 그쳤다.
현재 술수학계에서는 지지합의 당위성만 강조할 뿐이지 그것의 근거가 무엇이고 그 이론적 바탕이 어디에서
나왔느냐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이는 지지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가 술수학에서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논의의 출발점이 되는 그 원리에 대한 논의 자체부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술수학계의 상황이 이런 점을 감안하여 향후 지지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에 관한 활발한 논의를 기대하면서 지지합에 관해 논자가 평소 생각하고 있던 여러 단초를 제시하며 고찰해보고자 한다.
그러나 본 논문의 내용을 기술해나간다는 것이 매우 부담되고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학계에서 정통학문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는 술수학의 술법만을 논하는 걸로 자칫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급적
필자의 개인적 견해보다는 고전 및 관련 원전에 보다 충실히 입각하여 본 내용을 기술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아직 학계에서 본 논문의 주제에 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필자의 개인적 견해보다는 관련 원전 내용들을 먼저 학계에 체계적으로 제시하면서 논의하는 것이 향후 논의의 발전성을 고려했을 때 더욱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을 해본다면, 여러 문헌의 내용들 중에서 어떤 것을 선별해서 본 논문에 인용하느냐 하는 것은 결국 필자의 개인적 관점과 견해이다. 그러므로 본 논문에 기술된 인용문들도 결국에는 필자의 관점과 논지를 잘 대변해주는 것들이라고 봐도 틀림이 없다.
본 글은 「天干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로서 天干合 연구」2)에 이은 후속 글임을 미리 밝힌다. 광의로 볼 때 술수학도 그 나름의 방식으로 우주 자연의 질서를 이해하고 생로병사라는 인간의 근본적 고뇌를 해결하고 인간 삶에 대해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기존 철학의 영역으로 일부 포용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1) 김만태, 天干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로서 天干合 연구,『철학논집』제30집,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 2012, 99쪽.
2) 김만태, 天干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로서 天干合 연구 ,『철학논집』제30집,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 2012.
Ⅱ. 지지의 배속과 의미
지지는 천간의 상대 요소이다. 천간이 하늘․陽․上․外․氣를 의미한다면 지지는 땅․陰․下․內․質을 의미한다. 순수하고 순일한 천간과 달리 지지는 두세개의 천간 기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다변하고 복잡한 특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 천간의 甲은 陽木의 순일한 기운만이지만 지지의 寅은 같은 陽木이면서도 그 안에는 戊土․丙火․甲木의 서로 다른 세 기가 함께 있어 복잡다단하다. 이렇게 지지 안에 함께 들어 있는 것을 支藏干이라 하는데, 지지[支] 안에 저장된[藏] 천간[干]이라는 뜻이다. 천간을 天元, 지지를 地元, 지장간을 人元이라고 하며, 합쳐서 三元이라고 한다.
<표 5> 지지의 음양[體] 배속
陽(奇數) |
子(1) |
寅(3) |
辰(5) |
午(7) |
申(9) |
戌(11) |
陰(偶數) |
丑(2) |
卯(4) |
巳(6) |
未(8) |
酉(10) |
亥(12) |
지지의 배열 순서에서 홀수는 양에 속하고, 짝수는 음에 속한다.
따라서 子․寅․辰․午․申․戌은 陽支이고, 丑․卯․巳․未․酉․亥는 陰支이다. 천간의 음양도 이런 식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지지는 천간과 달리 그 안에 들어 있는 지장간의 주된 음양을 따르는 한편, 계절의 순환 의미도 함께 고려하여 火와 水는 음양을 다르게 적용한다.
그래서 體用으로 子水와 午火는 본래 양이지만 음으로 적용하고, 亥水와 巳火는 본래 음이지만 양으로 적용하고 있다.
오행상으로 寅卯는 목, 巳午는 화, 申酉는 금, 亥子는 수, 辰戌丑未는 토이다.
계절상으로 寅卯辰은 봄, 巳午未는 여름, 申酉戌은 가을, 亥子丑은 겨울이다.
방위상으로 寅卯辰은 동방, 巳午未는 남방, 申酉戌은 서방, 亥子丑은 북방이다.
이러한 지지의 시간적 오행[季節]과 공간적 오행[方位]의 결합을 方合, 또는 方局이라고 한다.
12지지의 오행․계절․방위 배속에 관한『星曆考原』3)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 청대 초기에 흠천감에서『選擇通書』를 편찬하여 擇日에 관한 異說을 바로 잡으려고 했지만 바로 잡히지 않자 강희 52년(1713)에 대학사 李光地(1642-1718)에게 명하여『성력고원』을 편찬하게 하였다.
"지지에서
寅卯辰은 木에 속하고 동방에 배속된다.
巳午未는 火에 속하고 남방에 배속된다.
申酉戌은 金에 속하고 서방에 배속된다.
亥子丑은 水에 속하고 북방에 배속된다.
土는 辰戌丑未에 의지하여 왕하며 사계절의 마지막에 배속된다.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설이다.4)"
4)『星曆考原』권1 <干支五行>,
“地支則
寅、卯、辰屬木,配東方也;
巳、午、未屬火,配南方也;
申、酉、戌屬金,配西方也;
亥、子、丑屬水,配北方也;
而土寄旺於辰、戌、丑、未之間,配四季也.
此古今說者之所同然.”
<그림 8> 지지의 오행․계절․방위 배속
지지는 천간과 달리 계절이 순환되는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지지는 孟仲季, 즉 각 계절의 첫 달, 중간 달, 끝 달로 묶어 生支․旺支․庫支로 나눌 수 있다.
생지는 각 계절이 시작되는 첫 달[孟月]로서 寅․申․巳․亥이다. 절기상 입춘부터인 寅월은 봄이 시작되는 첫 달, 입하부터인 巳월은 여름이 시작되는 첫 달, 입추부터인 申월은 가을이 시작되는 첫 달, 입동부터인 亥월은 겨울이 시작되는 첫 달이다. 생지는 그 계절의 기운이 비로소 형성되어 활발하게 움직이는 때이므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준비하며 분주하게 활동하는 적극적․창조적 의미를 갖는다. 이런 특성 때문에 생지인
寅․申․巳․亥를 驛馬라고도 부른다.
왕지는 각 계절이 한창인 가운데 달[仲月]로서 子․午․卯․酉이다. 절기상 춘분이 있는 卯월은 봄이 성한 달, 하지가 있는 午월은 여름이 성한 달, 추분이 있는 酉월은 가을이 성한 달, 동지가 있는 子월은 겨울이 성한 달이
다. 왕지는 그 계절의 기운이 가장 왕성하여 순수한 기운만을 가지므로 자기를 중심으로 주변 기운을 모으는 전문적․중심적 의미를 갖는다. 이런 특성 때문에 왕지인 子․午․卯․酉를 桃花라고도 부른다.
고지는 墓支라고도 하는데 각 계절이 마무리되는 끝 달[季月]로서 辰․戌․丑․未이다. 辰월은 봄을 마무리하는 달, 未월은 여름을 마무리하는 달, 戌월은 가을을 마무리하는 달, 丑월은 겨울을 마무리하는 달이다. 고지는 그 계절의 기운을 마무리하고 거두어서 보관․저장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과거 화려했던 시절을 회상하고, 인생무상에 대해 고뇌하는 종교적․철학적 의미를 내포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고지인 辰․戌․丑․未를 華蓋라고도 부른다.
Ⅲ. 지지 六合의 의미와 구성 원리
1. 지지 육합에 함축된 의미
육합의 개념은『장자』제물론에 처음 등장하는데5) 여기서 육합은 동서남북 사방에 상하가 더해진, 즉 천지를 통합한 입체적 공간 개념이다. 종종 우주나 宇內로 표현되는 이 육합이란 개념은 당시 중국인들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확대된 세계를 의미하였다.6) 그리고 『회남자』지형훈에서도 육합은 천지사방․세상․우주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7)
『淵海子平』8)에 따르면 육합은 子와 丑이 합하여 土, 寅과 亥가 합하여 木, 卯와 戌이 합하여 火, 辰과 酉가 합하여 金, 巳와 申이 합하여 水가 되고, 午와 未는 그냥 합하(여 변하지 않)는 것으로서 午는 태양[日]이고 未는 태음[月]이다.9)
5)『莊子』齊物論, “성인들은 우주 밖에 있는 것에 대해 그대로 두고서 논의하지 않는다. 성인들은 세상 안에 있는 것에 대해 논의는 하지만 분간하지 않는다(六合之外, 聖人存而不論. 六合之內, 聖人論而不議).” ; 오강남,『장자』, 현암사,2003, 105쪽 참조.
6) 홍승현, 부견의 ‘六合’ 개념과 귀속민 통치 ,『한성사학』제24집, 한성대학교 한성사학회, 2009, 136-137쪽.
7)『淮南子』권4 墬形訓, “대지가 싣고 있는 곳, 육합 사이, 사극 안에는 일월에 의해 비춰지고, 성신의 운행에 따라 다스려지며, 사시의 순환에 의해 정돈되고, 태세의 추이에 따라 바로잡혀지고 있다(墬之所載, 六合之閒, 四極之內, 照之以日月, 經之以星辰, 紀之以四時, 要之以太歲).” ; 유안 편저,『淮南子(上)』,안길환 편역, 명문당, 2001, 183쪽.
8) 남송 말 徐大升이 저술한 淵海와 후대 학자들의 문집인 淵源에 1634년 명의 唐錦池가 口訣을 더해서 편찬한 사주명리서이다.
9)『淵海子平』권1 <論十二支六合>, “子與丑合土, 寅與亥合木, 卯與戌合火, 辰與酉合金, 巳與申合水, 午與未合, 午太陽, 未太陰也.”
천간이 음과 양으로 합을 이루는 것과 같이 지지에서도 음양이 만나 합을 이룬다. 천간합은 상극하는 오행이 종적인 결합을 이루었다면, 지지 육합은 12지지를 방위에 따라 배치했을 때, 비슷한 위도상의 횡적인 유대로
결합을 한 것이다. 子丑合, 寅亥合, 卯戌合, 辰酉合, 巳申合, 午未合 등 6개로 이루어져 있어 육합이라 한다.
지지 육합 역시 천간합과 같이 다른 오행으로 변하지만 어떤 사람은 지지 육합의 이론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어10) 논란의 대상이 된다. 이 문제는 지지 육합이 사주의 어느 위치에 있는가와 어느 오행의 세력이 사주를 주도하고 있는가에 따라 합화된 오행의 변화를 판단할 수 있다.11)
『三命通會』12)에서도 음양의 화합으로 지지 육합의 의미를 말한다. 그리고 奇偶인 음양 數의 결합으로 육합의 구성을 설명한다. 합하여 3이나 9가 되는 음양 지지의 조합으로 육합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나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삼명통회의 내용은 오류가 많다. 따라서 홀수인 기수를 양, 짝수인 우수를 음으로 보는 일반적 견해에 따라 지지의 음양과 수를 <표 2>와 같이 배속해서『삼명통회』의 설명 내용을 다시 수정해야 옳다.
10) 신육천,『사주감정법비결집』, 갑을당, 2002, 63쪽, “천간에 합화가 있는 것처럼 지지도 또한 합화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겠으나 명리학에서는 이것을 적용하지 않는다.”
11) 양원석,『명리학개론』, 대유학당, 2002, 265쪽.
12) 16세기 중반 명대 萬民英이 집성하고 찬술한 12권의 사주명리서이다.
<표 6> 지지의 음양 배속
수 |
1 |
2 |
3 |
4 |
5 |
6 |
음양 |
양 |
음 |
양 |
음 |
양 |
음 |
지지 |
子 |
丑 |
寅 |
卯 |
辰 |
巳 |
지지 |
午 |
未 |
申 |
酉 |
戌 |
亥 |
"合은 조화를 이루는 것이니 음양이 서로 조화를 이뤄 그 기운이 저절로 합하는 것이다.
子寅辰午申戍 여섯 가지는 陽이 되고, 丑卯巳未酉亥 여섯가지는 陰이 되는데, 一陰과 一陽이 화합하는 것을 일러 합이라 한다.
子丑은 합이 되고, 寅亥는 합이 되지만 子亥와 寅丑은 합이 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만물이 만들어지는 중에 비록 음양이 합해지지만 기운의 수[氣數] 중에서는 陽氣가 차지하는 것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子는 一陽이 되고 丑은 二陰이 되니 一二가 三數를 이룬다.
寅은 三陽이 되고 亥는 六陰이 되니 三六이 九數를 이룬다.
卯는 四陽이 되고, 戍은 五陰이 되니 四五가 九數를 이룬다.
辰은 五陽이 되고 酉는 四陰이 되니 五四가 九數를 이룬다.
巳는 六陽이 되고 申은 三陰이 되니 六三이 九數를 이룬다.
午는 一陰이 되고 未는 二陽이 되니 一二가 三數를 이룬다.
子丑과 午未는 각각 三을 얻은 것이며 三은 만물을 낳는다.
나머지는 모두 九를 얻은 것이며 九는 陽數가 극에 이른 것이다.13)
13) 萬民英,『三命通會』권2 <論支元六合>,
“夫合者, 和也, 乃陰陽相和, 其氣自合.
子寅辰午申戍六者爲陽, 丑卯巳未酉亥六者爲陰, 是以一陰一陽和而謂之合.
子合丑, 寅合亥, 卻不子合亥, 寅合丑, 夫何故?
造物中雖是陰陽爲合, 氣數中要占陽氣爲尊.
子爲一陽, 丑爲二陰, 一二成三數 ;
寅爲三陽, 亥是六陰, 三六成九數 ;
卯爲四陽, 戍是五陰, 四五得九數 ;
辰爲五陽, 酉爲四陰, 五四得九數 :
巳爲六陽, 申爲三陰, 六三得九數 ;
午爲一陰, 未爲二陽, 一二得三數.
子丑午未各得三者, 三生萬物, 餘皆得九者, 乃陽數極也.”
지지 육합은 천과 지의 相合이므로 午未를 하늘[天]로 하고, 子丑을 땅[地]으로 해서 천지의 중간에 춘하추동을 배치하여 사계절 고유의 오행으로 변하는 것으로 본다. 즉, 지지 육합은 천지와 춘하추동․동서남북․전후좌
우 사계․사방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는『성력고원』에 나오는 내용으로 <그림 2>처럼 나타낼 수 있다.
<그림 9>『성력고원』지지 육합의 구성도. 출처: 『성력고원』 권1
<그림 10> 현재 통용 : 지지 육합의 구성도
"星命家들은 또한 寅亥를 木, 卯戌을 火, 辰酉를 金, 子丑을 土에 배속한다.午는 日이 되고 未는 月이 된다.
이 설이 (앞서 살펴본 지지의 오행 배속과) 다른 까닭은 무엇 때문인가?
대개 성명가들은 12궁을 上下와 四方에 배정한다.
子와 丑은 아래[下]에 있으므로 土가 된다. 午와 未는 위[上]에 있으므로 日과 月이 각각 된다.
寅卯辰巳申酉戌亥는 (사방)좌우에 분포하며 사계절이 天地間에 유행하는 것과 같으므로 좌우에서 합궁이 되며 별도로 木火金水의 순서가 된다.14)"
14)『星曆考原』권1 <干支五行>,
“星命家又以寅、亥屬木, 卯、戌屬火, 辰、酉屬金, 子、丑屬土. 而午則爲日, 未則爲月.
其說不同何也.
蓋星命家以十二宮排定上下四方.
子、丑在下, 故爲土 ; 午、未在上, 故爲日、爲月.
寅、卯、辰、巳、申、酉、戌、亥分布左右, 則如四時之流行於天地之間, 故以其左右之合宮, 而別爲 木、火、金、水之序也.”
그러나『協紀辨方書』15)는 『성력고원』에 수록되어 있고 현재 통용되는 ‘子丑합화土, 寅亥합화木, 卯戌합화火, 辰酉합화金, 巳申합화水, 午未합화日月(불변)’의 내용과 다르게 합화 관계를 제시한다.16)
즉 ‘子丑합화水․土, 寅亥합화木, 卯戌합화火․土, 辰酉합화金, 巳申합화水, 午未합화日月(불변)’로서, 子丑합화에 水가 추가되고, 卯戌합화에 土가 추가되었다. 그 자세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고, <표 3> ‘지지 육합의 천지․사시․합화 관계’의 『협기변방서』항목 내용처럼 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15) 건륭 4년(1739)에 어명으로 흠천감 관원 30-40인이『성력고원』 이전에 있던 택일설의 오류를 바로 잡아서 36권으로 편집․집대성한 것이다.
16) 양원석은 ‘子丑합화土․水, 寅亥합화木, 卯戌합화火, 辰酉합화金, 巳申합화水,午未합화火․土’로 제시하고 있다. 양원석, 앞의 책, 265-268쪽.
대개 天은 日과 月이고, 星은 日月 외의 나머지이다. 午未는 離(火)괘이고 子丑은 坎(水)괘이다.
離(火)괘는 日이 되고 坎(水)괘는 月이 되는데, 午(火)가 日이 되는 것은 이미 그러한 것이지만 子(水)가 月이 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月은 水의 精이며 위에 떠있고 日光을 받는 것으로서 북방의 子는 아니다.17)
17)『協紀辨方書』권1 本原1 <干支五行>,
“蓋天者,日也,月也, 星者,日、月之餘也. 午、未者,離, 子、丑者,坎.
離爲日,坎爲月,午之爲日是已,子不爲之月者何?
月者,水之精,懸乎上而受日之光者,非北方子之位也.”
子丑의 氣가 위에서 충돌하며 日과 함께 하지만, 그 방위는 반드시 맨 끝에 위치한다.
地는 水이고 土이다. 子水, 丑土이며 丑은 또한 水의 土로 비유되는데 丑이 地의 體라는 사실은 의심할 것이 없다.
地는 土이므로 子丑은 土가 된다.
天의 자리는 위이고, 地의 자리는 아래인데 둘 사이에서 행하는 것은 반드시 木火金水이다.
子丑은 水土가 되고, 水土 사이에서 木이 반드시 생겨나므로 寅亥는 木으로서 하나는 장생이고 하나는 건록 자리이다.18)
18)『協紀辨方書』권1 本原1 <干支五行>,
“子、丑之氣衝乎上,而與日並,其方固必在末也.
地者,水也,土也. 子水、丑土,丑又比水之土,其爲地之體無可疑也.
地,土也,故子、丑爲土也.
天位乎上,地位乎下,行乎兩間者,必木、火、金、水矣.
子丑爲水土,水土之際木必生焉,所以亥、寅爲木,一長生,一祿位也.”
木이 이루어지면 火가 반드시 나오며, 寅은 火의 장생이고 卯는 木의 왕지로서 왕하면 반드시 바뀌고, 바뀌면 반드시 그 근본으로 되돌아가므로 卯戌은 火가 된다.
卯戌이 火가 되는 즉 戌은 금천지기(黅天之氣)가 되고
戊가 거처하는 곳이 되는데, 금천지기는 辰에서 시작하므로 辰 또한 戊이다.
土가 왕하면 반드시 金이 생하므로 辰酉는 金이 된다.
酉는 金의 제왕이고 金이 왕한 극점에 거처하는데, 그 지극함에 이르지 않아도 벌써 申에서 水가 생긴다.19)
19)『協紀辨方書』권1 本原1 <干支五行>,
“木成而火已出矣,寅,火長生也;卯,木旺也,旺則必嬗,嬗則必歸其根,故卯、戌爲火也.
卯、戌爲火,則戌爲黅天之氣,
戊之所居,黅天之氣始於辰,辰亦戊也.
土旺必生金,故辰、酉爲金.
酉者,金之帝也,酉居金旺之極,於其未至於極,而水已生於申.”
마주하는 자리는 巳가 되고 巳는 金을 낳는 어머니이므로 水는 반드시 巳申으로 말미암으며 巳申은 午未에서 나오는데 (午未는) 가장 높은 자리이고 水가 없다.
어머니를 의거해서 자식이 돌아가는데 水는 土를 버리고 자립할 수 없다.
土에 매이는 것은 바로 子丑의 자리이다.
그러므로 土가 섭명(攝命)하는 바는 土이고 불명(不命)하는 바는 水이다.
만약 土를 떠나서 말하자면 水는 반드시 어머니의 氣[金]에서 보내지므로 巳申은 水가 된다.
水는 生物의 근원으로 日月에 매이고, 그 다음은 金이고, 그 다음은 火이고, 그 다음은 木이고, 그 다음은 土이다.20)
20)『協紀辨方書』권1 本原1 <干支五行>,
“對宮爲巳,巳,金母也,水必以申巳者,申巳逼於午未,最高之地無水也.
擧母則子歸,水不得舍土而自立.
其麗於土者,即子丑之位.
土之所攝命爲土,而不命爲水.
若其離土而言,水必納於母氣,故申巳爲水也.
水爲生物之源,是以麗乎日月,其次則金,其次則火,其次則木,其次則土.”
다섯 緯의 순서로는 水가 日에 가장 가깝고, 金이 그 다음이고, 火가 또 그 다음이고, 木이 또 그 다음이고, 土가 또 그 다음인데 이것은 天의 자연스런 순서에서 말미암는다.
水土가 생하는 것은 木이고, 위에서 생하여 火土가 되고, 또 위에서 생하여 金이 되고, 또 위에서 생하여 水가 된다.
괘를 아래에서 위로 그리는 이치와 같으며, 이것은 地에서 행하는 것의 자연스런 순서이다.
그런즉 오성과 오행은 실제적 이치를 갖추고 있으며 사람이 억지로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21)
21)『協紀辨方書』권1 本原1 <干支五行>,
“五緯之序水最近日,金次之,火又次之,木又次之,土又次之,此麗乎天者之自然之序也.
水土所生者木,上生而爲火土, 又上生而爲金,又上生而爲水.
如畫卦之由下而上也,此行乎地者之自然之序也.
然則五星、五行具有實理,而非人所能强爲也.”
지금까지 고찰한 『성력고원』․『협기변방서』의 설과 현재 통설에 따라 지지 육합에 함축된 천지․상하․사시․사방․합화 관계 등을 종합 정리해보면 <표 3>과 같다.
궁극적으로 지지 육합은 천지간에 분포하는 사방과 순환하는 사시, 조화하는 일월과 오기 등을 함축하는 의미이다. 이는 육합을 천지를 통합한 입체적 공간 개념으로서 천지사방․세상․우주의 의미로 사용했던『장자』제물론과 『회남자』천문훈의 인식과도 크게 다르지 않고 상통하는 것이다.
<표 7> 지지 육합의 천지․사시․합화 관계
『성력고원』․현재 통용 |
천지․사시 |
『협기변방서』 |
午 ― 未 : 日月 |
하늘[天]․上 |
午 ― 未 : 日月 |
巳 ― 申 : 水 |
겨울[冬] |
巳 ― 申 : 水 |
辰 ― 酉 : 金 |
가을[秋] |
辰 ― 酉 : 金 |
卯 ― 戌 : 火 |
여름[夏] |
卯 ― 戌 : 火 土 |
寅 ― 亥 : 木 |
봄[春] |
寅 ― 亥 : 木 |
子 ― 丑 : 土 |
땅[地]․下 |
子 ― 丑 : 水 土 |
2. 지지 육합을 구성하는 원리
지지 육합의 개념과 본질, 지지 육합에 함축된 다양한 합화의 의미를 보다 온전하게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지지 육합이 어떤 원리로 구성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심도 있는 논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설도 없다. 다만 여러 문헌에서 부분적으로 언급되는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학계 처음으로 지지 육합이 구성되는 원리를 日月會合說을 비롯해 日月合朔說, 月建月將說, 黃道12宮說 등 4가지로 체계화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日月會合說
『五行大義』22)에 따르면, 지지 육합은 해와 달이 12次를 운행하다가 회합하는 것이다.23)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면, 1년 12달의 매월마다 해와 달이 12차에서 만나는 방위와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인 斗建이 12신(辰)을 가리키는 방위의 順逆이 서로 겹쳐 지나므로 상호 합이 되어 육합이 성립한다는 내용이다.
신(辰)은 1년에 12번을 일월이 서로 만나는[交會] 곳이며 두건이 가리키는 곳이다.24)
22) 수나라 초기 음양과 算術에 정통한 蕭吉이 24편으로 분류해서 정리한 음양오행서이다.
23)『五行大義』권 <論合>, “支合者, 日月行次之所合也.”
24)『春秋左傳注疏』권44 昭公 7년, “일월이 서로 만나는 곳이 신(辰)이다. (두예가 주석하길) 1년 동안 일월이 12번을 서로 만나는데, 이렇게 교회하는 곳을 신이라 한다(日月之會是謂辰. (杜預注)一歲日月十二會, 所會謂之辰).” ; 『漢書』권 21하
律曆志, “신은 일월이 서로 만나는 것이며 두건이 가리키는 곳이다(辰者,日月之會而建所指也).”
구체적으로 그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고, 간명하게 정리하면 <표 4>와 같다.
정월에는 일월이 추자(娵訾)의 차에서 만나는데 추자는 亥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寅을 가리키므로 寅과 亥가 합이 된다.
2월에는 일월이 강루(降婁)의 차에서 만나는데 강루는 戌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卯를 가리키므로 卯와 戌이 합이 된다.
3월에는 일월이 대량(大梁)의 차에서 만나는데 대량은 酉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辰을 가리키므로 辰과 酉가 합이 된다.
4월에는 일월이 실침(實沈)의 차에서 만나는데 실침은 申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巳를 가리키므로 巳와 申이 합이 된다.
5월에는 일월이 순수(鶉首)의 차에서 만나는데 순수는 未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午를 가리키므로 午와 未가 합이 된다.
6월에는 일월이 순화(鶉火)의 차에서 만나는데 순화는 午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未를 가리키므로 未와 午가 합이 된다.
7월에는 일월이 순미(鶉尾)의 차에서 만나는데 순미는 巳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申을 가리키므로 申과 巳가 합이 된다.
8월에는 일월이 수성(壽星)의 차에서 만나는데 수성은 辰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酉를 가리키므로 酉와 辰이 합이 된다.
9월에는 일월이 대화(大火)의 차에서 만나는데 대화는 卯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戌을 가리키므로 戌과 卯가 합이 된다.
10월에는 일월이 석목(析木)의 차에서 만나는데 석목은 寅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亥를 가리키므로 亥와 寅이 합이 된다.
11월에는 일월이 성기(星紀)의 차에서 만나는데 성기는 丑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子를 가리키므로 子와 丑이 합이 된다.
12월에는 일월이 현효(玄枵)의 차에서 만나는데 현효는 子方이고,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가 丑을 가리키므로 丑과 子가 합이 된다.25)
25)『五行大義』권2 <論合>,
“正月, 日月會於諏訾之次. 諏訾亥也, 一名豕韋. 斗建在寅, 故寅與亥合.
二月, 日月會於降婁之次. 降婁戌也. 斗建在卯, 故卯與戌合.
三月, 日月會於大梁之次. 大梁酉也. 斗建在辰, 故辰與酉合.
四月, 日月會於實沈之次. 實沈申也. 斗建在巳, 故巳與申合.
五月, 日月會於鶉首之次. 鶉首未也. 斗建在午, 故午與未合.
六月, 日月會於鶉火之次. 鶉火午也. 斗建在未, 故未與午合.
七月, 日月會於鶉尾之次. 鶉尾巳也. 斗建在申, 故申與巳合.
八月, 日月會於壽星之次. 壽星辰也. 斗建在酉, 故酉與辰合.
九月, 日月會於大火之次. 大火卯也. 斗建在戌, 故戌與卯合.
十月, 日月會於析木之次. 析木寅也. 斗建在亥, 故亥與寅合.
十一月, 日月會於之星紀次. 星紀丑也. 斗建在子, 故子與丑合.
十二月, 日月會於玄枵之次. 玄枵子也, 一名天黿. 斗建在丑, 故丑與子合.”
<표 8>『오행대의』 일월회합설의 지지 육합
고대 중국의 천문학적 諸相을 정리해서 설명하는 最古의 기록인『회남자』천문훈은 북두칠성 자루의 3개 별인 斗杓가 1년 12달을 차례대로 나타낸다는 의미에서 ‘小歲’라고 하였다.26)
부연하여 “天帝는 四維를 둘러쳐 놓고 북두칠성이 그곳을 선회하도록 하였다. 달마다 (12신의) 1신씩 이동하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간다. 정월에는 寅을 가리키고 12월에는 丑을 가리키는데 1년을 돌다가 끝나면 시작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27)라고 하였다.
26)『淮南子』권3 天文訓, “斗杓爲小歲, 正月建寅, 月從左行十二辰.”
27)『淮南子』권3 天文訓, “帝張四維, 運之以斗. 月徙一辰, 復反其所. 正月指寅, 十二月指丑, 一歲而匝, 終而復始.”
<그림 11> 斗柄建寅之圖
[출처: 소길 저, 김수길․윤상철 공역,『五行大義』, 대유학당, 1998, 387쪽] 정월에 두건이 인방을 가리키고 있다.
즉 북두칠성의 자루가 가리키는 두건의 방향에 따라 그 달을 정할 수 있다고 인식하였다. 예를 들면, 해질 무렵 북두칠성의 여섯째 별에서 일곱째 별 쪽으로 가리키는 두건의 방향이 12신의 子方이라면 그 달은 子月(동짓달)이 되고, 寅方을 가리킨다면 그 달은 寅月(정월)이 된다.
『史記』천관서에서 “북두칠성은 천제가 타는 수레로서, 하늘의 한 가운데를 운행하면서 사방을 통제하고 음양을 나누고 사시를 세우고 오행을 고르게 하고 절기와 도수를 바꾸고 紀月 등 여러 규칙을 정하는 모든 것이 북두칠성에 연계된다.”28)라고 하여 북두칠성을 천문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그리고『天文類抄』에서도 북두칠성은 “七政(일월오성)의 중추이자 음양의 본원이며, 하늘의 한가운데를 운행하여 사방을 제어함으로써 사시를 바르게 세우고 오행을 균일하게 하는 별”29)로 인식되었다.
고대 중국 사람들은 간지로써 날[日]은 매겼으나 해[歲]는 매기지 않았다.30) 그러다가 전국시대에 이르러 천구 상에서 서→동으로 右行하는 歲星(목성)의 공전주기가 약 12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12년은 12신․12지의 수와도 합치되므로31) 전국시대 중기부터는 세성의 위치로써 연도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史記』천관서에서는 “세성이 매년 30 7/12˚를 운행하고 대략 매일 1/12˚를 운행하여 12년이면 하늘을 일주한다.”32)고 했다. 이처럼 세성은 매년 하늘 둘레의 1/12를 운행한다고 인식되었다.
28)『史記』권27 天官書, “斗爲帝車, 運于中央, 臨制四鄕, 分陰陽, 建四時, 均五行,移節度, 定諸紀, 皆繫於斗.”
29) 이순지 편찬,『天文類抄』, 김수길․윤상철 공역, 대유학당, 2001, 286쪽.
30) 顧炎武,『日知錄』권20, “古人不以甲子名歲: 爾雅疏曰, 甲至癸爲十日, 日爲陽. 寅至丑爲十二辰, 辰爲陰. 此二十二名, 古人用以紀日, 不以紀歲.”
31) 胡廣,『書經大全』권1 虞書, “辰以日月所會 分周天之度 爲十二次也.”
32)『史記』권27 天官書, “歲行三十度十六分度之七, 率日行十二分度之一, 十二歲而周天.”
『漢書』율력지 이전에는 12지나 28수로 세성의 위치를 표시하고, 12지로 가상의 세성[歲星神靈]의 위치를 표시하여 한 해의 명칭[歲名]을 기재했다.
가상의 세성을『사기』는 歲陰, 『회남자』는 太陰, 『한서』와 『이아』는 太歲라고 하였다.33)
세음․태음․태세는 세성과 반대로 동→서로 운행한다고 설정하는 가상의 천체로서 세성과 같은 공전주기를 갖는다. 가상의 천체를 설정하는 이유는 마치 태양의 운행은 서→동이지만 태양의 출몰은 동→서로 향하는 것처럼 태양이나 세성의 운행(서→동)과 반대로 시간적인 흐름(동→서)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세성이 서→동으로 운행하므로 이전부터 있던 12지궁이 동→서로 향하는 것과 상반되어 曆年을 표기하는데 불편했으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세성과 대응하여 동→서로 운행하는 가상의 천체로 세음․태음․태세를 설정하여 12지궁과 방향을 일치시켰다. 그리고 세성이 12년마다 하늘을 한 바퀴 돈다[周天]라는 규칙에 근거해서 하늘[천구의 적도]을 12등분하여 12차로 삼아서 매년 세성의 위치를 표시해 해[年]를 매기기도 하였다. 따라서 12차는 역법상의 시간 주기이면서 천구상의 공간 구획이기도 하다.
12차의 명칭은 성기(星紀)․현효(玄枵)․추자(娵訾)․강루(降婁)․대량(大梁)․실침(實沈)․순수(鶉首)․순화(鶉火)․순미(鶉尾)․수성(壽星)․대화(大火)․석목(析木) 등이다.34) 12차에 관한 내용이 전한 때의『회남자』천문훈과 시칙훈,『사기』천관서와 역서 등에는 보이지 않다가 후한 때의『한서』율력지에 보이는 걸로 봐서 12차의 기본 개념은 이미 전국시대 중기에 만들어졌으나 12차와 28수의 배합은 후한 초에 완성된 것으로 생각한다.35)
처음에는 천구의 적도를 따라 12등분했으나 당대에 이르러 인도를 비롯한 서역 천문사상의 대거 유입으로 황도12궁과 결합되면서는 황도를 따라 12등분하였다.36)
33)『사기』와 『회남자』에서는 太歲라고 호칭하는 경우도 있다.
34)『漢書』권21下 律曆志.
35) 陳遵嬀,『中國天文學史』2, 臺北: 明文書局, 1985, 167-168쪽.
36) 김만태, 『한국 사주명리 연구』, 민속원, 2011, 262-268쪽.
세성과 세성의 가상 천체인 태세가 서로 대응하는 관계에서도 지지 육합의 단서가 보인다. 예를 들어, 세성이 12신의 子[12차의 현호]에 위치하면 세성의 가상 천체인 태세는 12신의 丑에 위치하므로 子와 丑이 서로 합
되고, 세성이 亥[12차의 추자]에 위치하면 태세는 寅에 위치하므로 寅과 亥가 서로 합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성과 태세의 상응 관계에서도 지지 육합의 단서가 마련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세성태세설(歲星太歲說)도 궁극적으로는 일월회합설의 범주 안에 포함될 수 있다.37) 다만 세성태세설이 12년을 주기로 한다면, 일월회합설은 12개월을 주기로 한다.
37) 묘제 축문 첫머리의 “維歲次갑자○○月갑자朔…”의 짧은 문구 안에도 세성태세설을 포함한 일월회합설의 핵심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가령 “維歲次辛卯十一月甲申朔…”이라면 “세성이 12차의 순서상 大火에 드는 해(歲年의 차례가 辛卯년인 해), 음력 11월 초하루인 甲申일…”이란 뜻이다.
<표 9>『한서』의 12차와 12신
송나라 왕규(王逵)가 저술한 것으로 알려진 술수서인『여해집(蠡海集)』도
“음양가들이 말하는 지지 육합이란,
해와 달이 12신의 子에서 만나면 북두칠성 자루는 丑을 가리키고,
해와 달이 12신의 丑에서 만나면 북두칠성 자루는 子을 가리키므로 子와 丑이 합된다.
해와 달이 12신의 寅에서 만나면 북두칠성 자루는 亥를 가리키고,
해와 달이 12신의 亥에서 만나면 북두칠성 자루는 寅을 가리키므로 寅과 亥가 합된다.”는 등 일월과 두건의 상합으로 지지 육합이 구성된다고 하였다.38)
38) 王逵,『蠡海集』 <曆數類>,
“陰陽家地支六合者,
日月會於子則斗建丑, 日月會於丑則斗建子, 故子與丑合.
日月會於寅則斗建亥, 日月會於亥則斗建寅, 故寅與亥合.
日月會於卯則斗建戌, 日月會於戌則斗建卯, 故卯與戌合.
日月會於辰則斗建酉, 日月會於酉則斗建辰, 故辰與酉合.
日月會於己則斗建申, 日月會於申則斗建巳, 故巳與申合.
日月會於午則斗建未 日月會於未則斗建午 故午與未合.”
<그림 12> 세성과 태세의 대응관계
세성(서→동) / 태세(동→서)
16세기 중반 명대의 사주명리서인 『삼명통회』도 지지 육합의 구성 원리로 매월 초하루[朔] 12신과 12차에서 月建과 日月會合의 상응 관계를 거론하였다.
"일찍이 갑을[曆法]을 논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유로 子와 丑이 합이 되는지를 물어보니 모두들 그 까닭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여러 서적을 찾아보고 大運을 관찰해보니 壬과 亥 사이가 일월, 즉 해와 달이 12신에서 서로 만나는 곳임을 알았다.
달이 초하루에 (해를) 만나면 이 자리에서 (28수중) 璧수를 합하는데 이를 會라고 말하며, 낮게 표현하면 集이라 한다. 12달의 신(辰)이란 (12차의) 현호․성기와 같은 종류로서 이것들과 더불어 같이 있는 것이다.
1년에 12번을 (일월이 초하루에 서로) 만나는데, 태음[달]과 태양[해]은 坎(水)괘와 離(火)의 오묘함을 각기 나누어 함축해 나타낸다.
이것이 만물을 낳고 운행하는 규칙이며 비로소 일월이 회합하는 원리를 찾을 수 있다.
12월은 월건이 丑이고, 이때는 현호가 壬과 亥 사이에 있으며 12신의 子에 위치한다. 이것이 바로 子丑합이 되는 까닭이다.
(…) (이렇게 해서)
일월이 회동하는 수를 얻은 즉, 일월이 서로 합하는 운용이 되어서 두루 육합을 이루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사람 명조에 육합을 만나 조화가 되면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39)"
39) 萬民英, 三命通會권2 <論支元六合>,
“嘗問論甲乙者, 如何子與丑合, 皆莫知其故. 因偏覽群書, 以觀大運, 乃知壬亥之間, 日月十二辰交會之所.
凡月之會朔, 合之璧於此位, 謂之會, 劣謂之集. 十二月之辰, 如玄枵星紀之類, 與之同在焉.
一歲十二會, 太陰太陽隔液坎離之妙.
此生萬轉圖, 而放會合得可見也.
十二月建丑, 是時玄枵同在壬亥之間, 以玄枵在子之辰. 此其所以爲子丑之合.
(…)
得日月會同之數, 則其相合之用, 如日月彌漫六合矣. 人命逢六合造化, 豈不美哉.”
지금까지 고찰한 일월회합설의 내용을 정리하면, 1년 12달의 매월 초하루[朔]마다 해와 달이 12차에서 만나는 방위와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인 두건이 12신을 가리키는 방위가 순역이 상치하여 경과하면서 서로 합이 되므
로 육합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가령 정월 초하루[朔]에는 해와 달이 12차의 추자에서 만나는데(해―달―지구순), 그 만나는 방향은 땅(지구)에서 봤을 때 12신의 亥방이고(亥방을 향해 해―달―지구가 정렬, 실제 지구 위치는 巳), 이날(정월 초하루) 해질 무렵 북두칠성의 자루는 12신의 寅방을 가리키며, 비로소 정월인 寅월이 시작된다. 그러므로 寅亥가 합되는 것이다. 이월 초하루[朔]에는 해와 달이 12차의 강루에서 만나는데, 그 만나는 방향은 땅에서 봤을 때 12신의 戌방이고(戌방을 향해 해―달―지구가 정렬, 실제 지구 위치는 辰위), 이날(2월 초하루) 해질 무렵 두건은 卯방을 가리키며, 비로소 卯월이 시작된다. 그러므로 卯戌이 합되는 것이다.
2) 日月合朔說
청나라 陳素庵이 1660년경 저술한 命理約言에 따르면, 지지 육합의 이치는 해와 달이 합삭을 하는 것으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일월의 합삭은 지구를 사이에 두고 해와 달이 서로 일직선으로 마주 대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한다.40) 지지에 여섯 자리의 합이 있는데, 그 여섯은 子와 丑의 합, 寅과 亥의 합 등이다. 그 이치는 대개 일월이 합삭을 하는 것으로부터 유래가 되었다. 예를 들어, 11월은 월건이 子인데 丑에서 합삭하고, 12월은 월건이 丑인데 子에서 합삭 하므로 子丑이 서로 합된다. 또 정월은 월건이 寅인데 亥에서 합삭하고, 10월은 월건이 亥인데 寅에서 합삭 하므로 寅亥가 서로 합이 되는 것이다. 그 밖의 합들도 또한 마찬가지이다.41) 국내의 강진원도 일월합삭설을 지지 육합의 구성 원리로 제시하고 있다.42)
40) 강진원, 『역의 원리』, 정신세계사, 2003, 271쪽 ; 진소암 저, 『정선명리약언』,이용준 역, 청학출판사, 2007, 313쪽. 이용준은 이때 흔히 일식(日蝕)이 일어난다고 했는데 월식(月蝕)의 착오이다. 그리고 일월의 합삭을 두 사람의 견해처럼 ‘해―지구―달’의 정렬로 해석하는 것은 큰 오류이다.
41) 陳素庵 著, 韋千里 選輯, 『命理約言』, 香港: 上海印書館, 1987, 70-71쪽 <支六合論>, “地支有六位合, 六位者, 子與丑合, 寅與亥合, 是也. 其理蓋由日月合朔而來, 十一月建子, 合朔於丑, 十二月建丑, 合朔於子, 故子丑相合. 正月建寅, 合朔於亥, 十月建亥, 合朔於寅, 故寅亥相合. 餘合亦然.”
42) 강진원, 앞의 책, 271-275쪽.
천구상의 별자리(28수) 사이를 해는 매일 1˚씩 右行(서→동)하고 달은 매일 13˚씩 우행하는데, 황도와 백도는 비슷한 궤도를 그리므로43) 1년간 12번 가량을 해와 달이 서로 만나게[交會] 된다. 이렇게 해와 달이 서로 만
난 날은 둘이 함께 동쪽에서 떴다가 서쪽으로 함께 진다. 그러므로 이날은 하늘에서 달빛을 볼 수 없으므로 그믐과 초승 사이의 삭(朔), 즉 초하루가 된다. 해와 달이 북극성을 사이에 두고 서와 동에서 마주보는 날에는 해가 서쪽으로 지면 달이 동쪽에서 떠오른다. 이날은 달이 반대편의 햇빛을 가득 받아 둥글게 떠오르므로 보름[望]이라 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해와 달이 만나는 朔日을 한 달의 초하루로 삼았다. 이렇게 1년에 12번 해마다 조금씩 다른 위치에서 해와 달이 만나는 곳을 평균한 후, 하늘을 12간격으로 나누고 이를 12신(辰)이라 불렀다. 즉 12신은 해와 달이 서로 만나는, 황도와 백도 상에 위치하는 12개의 별자리 구역이다. 이 12신이 子와 枝의 관념을 거쳐 12支로 발전하였다.44)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달이 태양과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음력 1달을 주기로 ‘삭→상현→망→하현→삭’으로 모양이 변한다. 이를 삭망월이라고 하는데 그 주기는 약 29½일이며 모든 고대 문화권에서는 달의 모양 변화에 따라 달력을 만들어 사용했다. 왜냐하면 달은 태양과 달리 눈에 쉽게보이고 그 변화도 명확하기 때문이다.45) 은나라의 역법에서도 1년은 보통 12개월이었고, 때에 따라 윤달을 연말에 놓고 그것을 13월이라 불렀다. 월
에는 대소를 두어 큰 달은 30일, 작은 달은 29일로 하였다. 그 외 모든 문화권에서도 1년을 12+α[윤]월로 배정해왔던 것이다.46)
43) 지구의 공전궤도와 달의 공전궤도는 기울기가 약 5˚ 밖에 차이 나지 않으므로 땅에서 바라보는 황도와 백도는 거의 같은 길로서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
44) 김만태, 앞의 책, 261-262쪽.
45) 삭망이 음력으로 15일 주기를 의미한다면 24절기는 양력으로 15일 주기를 나타낸다. 달의 삭망으로 曆을 표기하는 태음력에서는 지구가 자전축이 기울어진 채 태양을 공전을 함으로써 생기는 계절의 변화를 알기 어렵다. 그러므로 양력으로 24절기를 따로 정하여 쓴다. 이것은 춘분을 기준으로 태양의 黃道를 따라 1년을 대략 15일 간격으로 24등분해서 계절을 구분한 것이다. 그러므로 양력 24절기는 주로 일[농사]과 관련 있다. 음력 날짜와 계절 사이에 한 달의 차이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윤달[閏月]을 넣어 계절과 맞게 조정한다.
김만태, 세시풍속의 기반 변화와 현대적 변용 ,『비교민속학』 제38집, 비교민속학회, 2009, 327쪽.
46) 김만태, 민속신앙을 읽는 부호, 십간․십이지에 대한 근원적 고찰 ,『민족문화연구』 제54호,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1, 266쪽.
"하늘은 양이 되고 땅은 음이 되며, 태양은 양이 되고 달은 음이 되는데, 나아감에 분기(分紀)가 있고 돌아감에 도리(道理)가 있으니, 태양이 1도를 나아가면 달은 13도와 우수리를 나아가므로 대소월(大小月) 365일로 1년을 완성하고, 나머지 기를 모아서 윤달을 채운다.47)"
47)『黃帝內經素問』 六節藏象論, “天爲陽, 地爲陰; 日爲陽, 月爲陰. 行有分紀, 周有道理, 日行一度, 月行十三度而有奇焉, 故大小月三百六十五日而成歲, 積氣餘而盈閏矣.” ‘度’는 해와 달이 각기 천구상의 궤도인 황도와 백도에서 하루 동안 나아간 거리의 단위이다. 오늘날과 달리 천구를 360도가 아니라 365¼도로 분할한다. 『黃帝內經素問』 六節藏象論, “天度者 日月之行也.”
김만태의 설명에 따른다면, ‘日月合朔’의 의미를 기존의 견해처럼 “지구를 사이에 두고 해와 달이 서로 일직선으로 마주 대할 때 발생하는 현상” 이라고 해석하면 안 된다. 기존 견해에 따른다면 이럴 때는 월식이 일어나
는데, 황도와 백도의 기울기가 약 5˚ 차이 나므로 우주 공간상에서 해와 달이 지구와 일직선을 이루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러므로 월식은 늘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고 1년 중 2-3회만 일어날 뿐이다. 따라서 일월합삭은 1년에 12번 가량 매월 초하루마다 해와 달이 서로 만나 둘이 함께 동쪽에서 떴다가 서쪽으로 지면서 달빛이 없는 삭이 생기는 현상으로 ‘日月合朔’을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훨씬 타당하다. 이때는 달이 해와 지구 사이에 위치한다. 즉, 해―달―지구의 순이다.
이처럼 일월합삭을 기존 견해처럼 지구를 가운데 두고 해와 달이 서로 일직선으로 마주 대하여 월식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김만태의 견해에 따라 매월 초하루[朔]마다 각 12신에서 해와 달이 서로 만나는[合] 현상으
로 해석한다면, 일월합삭설도 일월회합설과 그 내용이 다르지 않다.
3) 月建月將說
월건월장설은 성력고원에 나오는 내용이다. 성력고원에 따르면, 육합이란 월건과 월장이 서로 합하는 것이다. 가령 정월은 월건이 寅이고 월장이 亥에 있으므로 寅과 亥는 합이 된다. 2월은 월건이 卯이고 월장이 戌에 있으므로 卯와 戌은 합이 된다. 월건은 천도를 따라 左旋(시계 반대방향, 동→서)하고, 월장은 태양이 가는 길을 따라 右轉(시계 방향, 서→동)하여 순역이 상치하므로 육합이 되는 것이다.48)
48) 『星曆考原』권1 <六合>, “按六合者, 以月建與月將爲相合也. 如正月建寅, 月將在亥, 故寅與亥合. 二月建卯, 月將在戌, 故卯與戌合也. 月建從天道而左旋, 月將從日行右轉, 順逆相値, 故爲六合.”
월건은 앞에서 살펴봤듯이 북두칠성의 두건이 가리키는 12신의 방향이다. 월장은 六壬學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개념으로서, 매월 장차(將次) 나아간다는 뜻을 지니는가 하면, 한 달을 주관하는 장수(將帥)라는 뜻을 지니
기도 한다. 월장은 태양이 운행하는 궤도상의 궁으로, 태양이 매달 황도의 어느 궁에 드는 지를 보아서 그 달의 장수, 즉 월장이 정해진다. 따라서 월장은 곧 태양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명리약언』은 “월장이란 매월 中氣 후에 태양이 궤도(황도)를 따라 운행하면서 머무는 자리[次]이다. 태양이 임하는 곳에 길함은 늘고 흉함은 흩어지니 그 작용은 천덕․월덕과 같다.”49)고 하였다.
월장(태양)은 매월 중기에 한 달에 한 궁씩을 황도를 따라 12신과는 역순으로 경과한다. 가령 월장은 우수로부터 한 달간은 亥궁에 머무르고, 다음 달 중기인 춘분이 되면 戌궁으로 옮겨가서 거기서 한 달간 머무르고, 이렇게 황도상 12신의 각 궁들을 역으로 지나면서 한 달간 각 궁에 머무르며 그 궁을 관장하는 神이 된다.
결과적으로 월장은 월건과 그 운행 방향이 반대가 되므로 월장과 월건이 서로 교차하여 합하는 것이다.
49) 陳素庵 著, 韋千里 選輯, 앞의 책, 84쪽 <月將論>, “月將者, 每月中氣後, 太陽躔次也. 太陽所臨, 吉增凶散, 其用與天月二德同.”
<표 10> 12氣에 따른 월건과 월장
『협기변방서』는『성력고원』의 내용을 부연하고 있다. 월장은 곧 태양이다. 달은 빛이 없고 태양의 빛을 받는데 달이 가면서 태양과 합하여 세월의 규칙을 이룬다. 그런즉 태양이 월의 장수이다. 그러므로 월장은 별도로 다른 神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양을 따라 오른쪽으로 운행하는 것이다.
그 머무는 자리가 亥이면 추자, 戌이면 강루, 酉이면 대량, 申이면 실침, 未이면 순수, 午이면 순화, 巳이면 순미, 辰이면 수성, 卯이면 대화, 寅이면 석목, 丑이면 성기, 子이면 현효라고 한다. 『춘추좌씨전』에 이미 그 설이 있고50) 지금도 활용하며 그 궤도를 지나는 궁들이 자세히 규정되어 있다.51)
가령 월건이 寅방을 가리키는 정월[寅월]에는 태양(월장)이 황도를 따라 운행하다가 亥궁에 머물러 그 달을 주관하기 때문에 寅과 亥가 합되며, 월건이 卯방을 가리키는 2월[卯월]에는 태양(월장)이 황도를 따라 운행하다가 戌궁에 머물러 그 달을 주관하기 때문에 卯와 戌이 합되는 것이다.
월건월장설도 해와 달이 12신의 어느 곳에서 회합 또는 합삭한다는 직접적인 언급만 없을 뿐이지 결국 일월회합설과 같은 내용을 말한다. 일월이 12신의 어느 宮位에서 회합내지 합삭한다는 말이 그 한 달 동안 태양이
12신의 어느 궁위에 머물면서 그 달을 관장하는 장수, 즉 월장으로 역할한다는 말로 바뀌었을 뿐이다.
50) 襄公(재위 B.C.572-B.C.542) 후반부터 昭公(재위 B.C.541-B.C.510) 연간에 세성과 12차에 관한 기사가 집중적으로 등장한다.『春秋左傳注疏』권38 襄公 28년, “올해는 세성이 성기에 있어야 하는데 이미 현호까지 나아갔소. 이는 천시의 재변이 있을 징조니 음기가 양기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오(歲在星紀而滛於玄枵, 以有時菑陰不堪陽).”
51)『協紀辨方書』권1 本原1 <六合>, “按月將即是日. 月無光, 受日之光, 月行與日合, 而成歲紀. 則是日者月之將也. 故曰, 月將非別有神, 從日而右轉者也. 其躔次亥曰娵訾, 戌曰降婁, 酉曰大梁, 申曰實沈, 未曰鶉首, 午曰鶉火, 巳曰鶉尾, 辰曰壽星, 卯曰大火, 寅曰析木, 丑曰星紀, 子曰玄枵. 春秋左氏傳已有其說, 至今用之, 其躔度過宮, 具載公規.”
4) 黃道12宮說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그렇다(As above, so below)."는 말처럼 천체를 통해 지상의 일, 즉 인간 삶의 변화까지도 가늠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점성술은 2세기 무렵 프톨레마이오스가 체계화하기 시작하여 17세기 영국의 윌리엄 릴리에 이르러 절정기를 맞는다. 정통 점성술에서는 토성, 목성, 화성, 태양, 금성, 수성, 달의 7행성을 사용한다.52)
7개의 행성은 황도12궁 중 어느 하나 내지 둘과 특수한 친화성을 갖는다. 이러한 친화성은 무사가 전쟁터와 갑옷을, 승려가 사원과 법복을 스스로 찾는 것과 같은 자연스런 친화 관계에서 비롯된다. 해와 달은 각각 양과 음을 대표하는 천체로 가장 양성적인 사자궁과 가장 음성적인 거해궁을 지배한다. 그리고 수․금․화․목․토 5행성은 각각 음성적인 면과 양성적인 면을 함께 지니며 음과 양 한 쌍씩의 지배궁을 갖는다.53) 이 경우 그 행성은 그가 지배하는 별자리의 주인이 된다. 태양은 사자자리와 낮, 달은 게자리와 밤, 수성은 쌍둥이자리와 처녀자리, 금성은 천칭자리와 황소자리, 화성은 양자리와 전갈자리, 목성은 궁수자리와 물고기자리, 토성은 물병자리와 염소자리를 지배한다.
따라서 수성은 처녀궁(음)의 실무적 측면과 쌍자궁(양)의 의사소통적 측면을 함께 지니며, 금성은 천칭궁(양)의 타협정신과 금우궁(음)의 순응․안정성을 함께 지닌다. 화성의 추진력은 백양궁(양)에서처럼 밖으로 표출되어 정복욕이나 개척정신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천갈궁(음)에서처럼 안으로 파고들어 복수심이나 자기 갱신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목성의 이해심은 인마궁(양)의 자비와 쌍어궁(음)의 연민으로 나타나며, 모든 것을 구체화시키는 토성의 힘은 보병궁(양)의 수렴 효과와 마갈궁(음)의 응집력을 함께 갖는다.54)
황도12궁은 천궁도에서 <표 7>, <그림 6>과 같이 서로 마주하는데, 원형으로 배열된 12궁위에서 친화되는 두 궁위를 잇는 선분은 하나의 직선축에 대해 직각의 각도를 이루며 기하학적으로 평행 배열을 보여준다.
이 구조는 동양의 명리학에서 언급되는 육합 이론과 일치한다.55) 그러면서 각기 지배 행성의 영향을 받는다. 가령 子에 위치하는 물병자리와 丑에 위치하는 염소자리는 토성의 지배를 받으므로 子丑이 합하여 오행상 土가 되고, 寅에 위치하는 궁수자리와 亥에 위치하는 물고기자리는 목성의 지배를 받으므로 寅亥가 합하여 오행상 木이 된다는 논리이다.56)
이렇게 해서 午未의 合天太陽太陰까지 형성된다고 본다.
52) 이현덕, 『하늘의 별자리 사람의 운명』, 동학사, 2003, 13-47쪽.
53) 유기천, 『인간의 점성학(Ⅰ)』, 정신세계사, 2002, 75-76쪽.
54) 위의 책, 76쪽.
55) 김고은, 육합의 구조에 의거한 점성학적 상징의 의미 관련성에 대한 고찰 ,『정신과학―천문편』, 공주대학교 정신과학연구소, 열매출판사, 2005, 285-286쪽.
56) 이용준, 사주학의 역사와 격국용신론의 변천과정 연구 , 경기대학교 국제․문화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4, 14-15쪽.
<그림 6> 황도12궁과 지배 행성
출처: (상) 김만태,『한국 사주명리 연구』, 민속원, 2011, 333쪽.
(하) 유기천, 『인간의 점성학(Ⅰ)』, 정신세계사, 2002, 75쪽.
<표 11> 황도12궁․12신과 지배 행성
12궁(12신) |
지배행성 |
합화오행 |
물병자리(子)―염소자리(丑) |
토성 |
토 |
궁수자리(寅)―물고기자리(亥) |
목성 |
목 |
전갈자리(卯)―양자리(戌) |
화성 |
화 |
천칭자리(辰)―황소자리(酉) |
금성 |
금 |
처녀자리(巳)―쌍둥이자리(申) |
수성 |
수 |
사자자리(午)―게자리(未) |
일월 |
태양태음 |
Ⅲ. 지지 三合의 의미와 구성 원리
지지 삼합은 지지에서 오행의 生旺庫 세 位가 서로 합하여 局을 이루어 하나의 오행 氣로 작용하는 것이다.57) 寅申巳亥는 四孟․四生, 子午卯酉는 四正․四旺, 辰戌丑未는 四墓․四庫라 하는데, 申子辰이 합하여 水局, 亥卯未
가 합하여 木局, 寅午戌이 합하여 火局, 巳酉丑이 합하여 金局을 이룬다.58)
삼합은 Ⅱ장에서 살펴본 지지의 시간적 오행[계절]과 공간적 오행[방위]의 결합인 방합과 그 의미․작용 등이 다르다.
천간합과 지지 육합이 음양의 합이라고 한다면, 지지 삼합은 12지지 중 음양의 구분 없이 3개의 지지가 서로 합하여 강력한 기로써 동일한 세력을 형성하는 것으로서, 多衆사회의 공동생활을 위한 결합, 즉 단체나 연합세
력과 같아 천간합이나 지지 육합에 비해 강력한 힘을 주관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지지는 각자 분리되어 있을 때는 독자성과 개성이 지배하나 일단 삼합을 이루면 각 지지의 개성은 삼합하는 局勢에 동화되거나 귀속된다.59)
현재 술수학계에서 통용되는 견해에 따르면, 삼합은 사왕지인 子午卯酉가 중심이 되어 그 양 옆의 다섯 번째 지지들과 三會하여 오행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화기오행은 모두 사왕지의 神, 즉 子午卯酉의 오행을 채용한
다. 그러므로 삼합은 사왕지가 다른 것과 결합하여 그 역량이 더욱 커지는 형세가 된다. 삼합은 生旺墓 3자로써 국이 성립되고, 국은 木火金水의 4국만 있을 뿐, 土는 국이 되지 못한다. 토는 중앙의 것으로 四隅에 기우하기 때문에 會局하지 못하는 것이다. 삼합은 母子가 서로 상생하여 합이 되고 有始有終하는 것이다. 유시유종이란 삼합은 12운의 생왕묘 세 위가 완전하게 국을 이루는 것으로서 生은 출산, 旺은 장성, 墓는 거두는 것이므로 처음이 있고 끝을 맺는 것을 뜻한다.60)
57) 이를『성력고원』에서는 『曾門經』의 말을 인용하여 “서로 다른 位가 同氣를 이루는 것이다(曾門經曰, 三合者, 異位而同氣也).”라고 하였다. 『星曆考原』권3 <三合>.
58)『星曆考原』권1 <三合>, “按三合者, 取生旺庫三者, 以合局也. 如水生於申, 旺於子, 墓於辰, 故申子辰合水局也. 木生於亥, 旺於卯, 墓於未, 故亥卯未合木局也. 火生於寅, 旺於午, 墓於戌, 故寅午戌合火局也. 金生於巳, 旺於酉, 墓於丑, 故己酉丑合金局也.”
59) 양원석, 앞의 책, 269쪽.
60) 신육천, 앞의 책, 63-65쪽.
『삼명통회』에서는 삼합의 첫 글자인 생지를 精, 가운데 글자인 왕지를 氣, 끝 글자인 고지를 神으로 보고 精氣神을 모두 온전히 갖춰야만 삼합이 된다고 하였다. 또한 土局이 없는 까닭은 만물은 모두 土로 돌아가 갈무리되기 때문이며, 만약 辰戌丑未가 온전하면 자연히 토가 국을 이룬다고 보았다.
"精은 氣의 본원이고, 氣는 神의 근본이므로 精은 氣의 어머니가 되고, 神은 氣의 자식이 되어서 母子가 서로 상생한다. 精氣神이 온전하여 흩어지지 않으면 합이 된다.
대개 지지에 속하는 것(지장간)을 人元이라 하는데 이것으로써 삼합을 논한다.
가령 申子辰이면 申[정]은 子[기]의 어머니가 되고, 辰[신]은 子[기]의 자식이 된다. 申은 水를 낳고, 子는 水가 왕하고, 辰은 水를 저장한다.
生한즉 낳고, 旺한즉 이루고, 庫한즉 거둔다. 생함이 있고, 이룸이 있고, 거둠이 있어서 만물의 시작과 마침을 얻는 것이 곧 자연의 이치이다. 그러므로 申子辰은 水局이 된다.
만약 3자 중 하나라도 빠지면 국을 이루지 못하므로 삼합하여 化局이 되는 것으로 논하지 않는다.
오행 중에서 土를 말하지 않은 것은 四行 모두 土에 의지하여 국을 이루며, 만물은 모두 土로 돌아가 감춰지기 때문이다. 만약 辰戌丑未가 온전하면 자연히 土局을 이룬 것으로 논한다.61)"
61) 萬民英, 『三命通會』권2 <論支元三合>,
“精乃氣之元, 氣乃神之本, 是以精爲氣之母, 神爲氣之子, 子母互相生. 精氣神全而不散之爲合.
蓋謂支屬人元, 故以此論之.
如申子辰, 申乃子之母, 辰乃子之子. 申乃水生, 子乃水旺, 辰乃水庫.
生卽産, 旺卽成, 庫卽收. 有生, 有成, 有收, 萬物得始得終, 乃自然之理. 故申子辰爲水局.
若三字缺其一, 則化不成局, 不可以三合化局論. (…)
五行不言土者, 四行皆賴土成局, 萬物皆歸藏於土故也. 若辰戌丑未全, 自作土局論.”
또 『삼명통회』는 “申子辰의 초기는 모두 1각62)에서 일어나고, 巳酉丑의 초기는 모두 26각에서 일어나고, 寅午戌의 초기는 모두 51각에서 일어나고,亥卯未의 초기는 모두 76각에서 일어난다. 氣는 모두 같은 시각에서 일어나는데, 이것이 천지자연의 이치이다. 그러므로 삼합이라 하였고, 삼합으로써 사람 일신의 운에 적용한다.”63)라고 하였다. 이는 1일을 4등분하여 수→금→화→목국의 순으로 삼합의 기가 운행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문헌상 지지 삼합의 최초 단서는 기원전 2세기 劉安(B.C.179?-B.C.122)이 학자들을 모아 저술한 『회남자』 천문훈에 등장한다. 여기서 십이지와 오행의 성쇠 관계를 설정하였다. 토국을 별도로 설정하지 않고 화국(火局)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현재의 삼합설과 달리 午戌寅을 토국으로 설정하였다.
즉,『회남자』는 午를 토의 생지, 戌을 토의 왕지, 寅을 토의 고지로 인식하고 土의 삼합국을 설정하였는데 일리가 있는 추론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도 앞으로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
62) 근대 이전에는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으로써 시간을 표시했는데, 100刻이 하루가 된다.
63) 萬民英, 『三命通會』권2 <論支元三合>, “考曆家, 申子辰初之氣, 俱起於下漏一刻, 巳酉丑初之氣, 俱起於二十六刻, 寅午戌初之氣, 俱起於五十一刻, 亥卯未初之氣, 俱起於七十六刻. 氣皆起於同刻, 是天地自然之理也. 故謂之三合, 或以三合者, 如人一身之運用也.”
"木은 亥에서 나고 卯에서 성했다가 未에서 죽는데, 亥卯未 모두 목이다.
火는 寅에서 나고 午에서 성했다가 戌에서 죽는데, 寅午戌 모두 화이다.
土는 午에서 나고 戌에서 성했다가 寅에서 죽는데, 午戌寅 모두 토이다.
金은 巳에서 나고 酉에서 성했다가 丑에서 죽는데, 巳酉丑 모두 금이다.
水는 申에서 나고 子에서 성했다가 辰에서 죽는데, 申子辰 모두 수이다.
이렇게 해서 오행은 1에서 나고 5에서 성했다가 9에서 끝마친다. 5에 9를 곱하면 45, 그러므로 神(오행)은 45일마다 1번씩 이동하며, 3이 5에 대응하는 까닭에 8번을 이동하여 1년을 마친다(45일×8번=360일).64)"
64)『淮南子』 天文訓,
“木生於亥, 壯於卯, 死於未, 三辰皆木也.
火生於寅, 壯於午, 死於戌, 三辰皆火也.
土生於午, 壯於戌, 死於寅, 三辰皆土也.
金生於巳, 壯於酉, 死於丑, 三辰皆金也.
水生於申, 壯於子, 死於辰, 三辰皆水也.
故五勝生一, 壯五, 終九. 五九四十, 五故神四十五日而一徙, 以三應五, 故八徙而歲終.”
『협기변방서』에서도 지지 삼합은 『회남자』에서 처음 비롯되었다고 보면서, 『淮南子』의 애초 내용과 달리 지금은 土의 삼합이 전하지 않는 까닭이 궁금하다고 하였다.
"지금 이것을 살펴보니 음양가들이 말하는 삼합은 오직 水․火․木․金뿐이며 土는 없다.
그러나 음양을 말하는 책으로서 『회남자』또한 옛것이 될 수 있으며, 이른바 삼합의 설은 반드시 이 책에서 시작되었던 것인데 土의 삼합이 지금 세상에 전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또 지금 세상에서 토의 장생 등이라고 말하는 12위는 火와 다르지 않으나,『회남자』는 토가 午에서 나고, 戌에서 장성하고, 寅에서 죽는다고 하는데 이 또한 다른 책에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설을 덧붙여 실어서 그 뜻을 갖추고자 한다.65)
65)『協紀辨方書』권1 本原1 <三合>,
“由今考之, 陰陽家言三合者, 唯水、火、木、金而已, 不及於土也.
然言陰陽之書, 淮南子亦可爲古矣, 所爲三合之說未必不始於是書, 而土之三合則不傳於世者何歟.
且世所言土之長生等十二位 與火無異, 而淮南子則謂生午、壯戌、死寅, 亦他書所無有也.
今附載於此, 以備一義.”
<그림 14> 지지 삼합
출처: 『협기변방서』 권1
<그림 15> 지지 삼합의 구성도
<그림 7>, <그림 8> 지지 삼합의 구성도에서 보듯이 삼합의 관계는 기하학적으로 정삼각형을 이룬다. 이런 관계를 서양의 정통 점성술에서는 三角(Trine) 또는 大三角(Grand Trine)이라 한다. 삼각은 정통 점성술에서 가
장 좋은 座上(aspect), 즉 大吉角(120˚)으로 간주되어 왔다. 좌상은 각 행성들이 상징하는 여러 기능 사이의 상호 작용을 나타내기 위한 원리인바, 천궁도 내에서 행성과 행성, 중요한 지점 사이의 각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서양 점성학의 삼각 좌상으로 지지 삼합의 원리를 설명하기도 한다.66)
황도에 위치한 12개의 별자리는 3가지 특질과 4가지 원소로 분류된다. 3대 특질과 4대 원소를 조합하여 생겨나는 12가지의 서로 다른 조합들은 12궁 각각의 기질을 설명해준다. 또한 3대 특질과 4대 원소는 각 궁 상호간의 우호 및 적대 관계를 설명하는 원칙이 된다. 즉, 같은 원소의 궁들끼리는 같은 성질을 지니면서 우호적인 삼각(120˚) 좌상을 이루는 공생 관계에 있지만, 같은 특질의 궁들끼리는 서로 다른 성질을 갖고 대립하거나 방해하면서 자신의 성질을 고집하기 때문에 공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67)
66) 이용준, 앞의 글, 15-16쪽.
67) 유기천, 앞의 책, 46-48쪽 참조.
<표 12> 황도12궁의 4대 원소
원소 / 특질 |
활동 |
고정 |
변통 |
비고 |
火 |
백양(戌) |
사자(午) |
인마(寅) |
寅午戌 火局 |
地 |
금우(酉) |
처녀(巳) |
마갈(丑) |
巳酉丑 金局 |
風 |
쌍자(申) |
천칭(辰) |
수병(子) |
申子辰 水局 |
水 |
거해(未) |
천갈(卯) |
쌍어(亥) |
亥卯未 木局 |
서로 120˚ 좌상을 갖는 3개의 행성은 대개 같은 원소에 속한다. 그러므로 삼각 좌상이 주종을 이루면 한 가지 원소만이 특히 두드러진다. 삼각을 이루는 두 행성은 기능면에서 서로 간에 친화성이 부족하더라도 같은 원소
의 궁에 위치하므로 서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삼각 좌상은 경우에 따라 매우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것은 두 행성이 따로따로 작용하거나 서로 싸우는 것보다 훨씬 큰 업적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관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68) 따라서 삼각 좌상은 편안하고 조화로운 성질을 띠며, 무상원조․공감․협동․안락 등을 의미한다.
지지의 음양 결합인 육합과 달리 오행상 동일한 기세의 결합인 삼합은 生旺庫 3위의 精氣神으로써 성립된다. 본래는 午戌寅을 土行의 삼합으로 인식했으나 『삼명통회』를 비롯하여 지금은 辰戌丑未 그 자체를 土局으로
보면서 木火金水의 四行 삼합만 말하고 있다. 사행 삼합은 점성학의 삼각좌상 원리와도 일정한 연관이 있는데 후대에 인위적인 짜 맞춤이 있으면서 토행 삼합은 배제된 것으로 판단된다.
68) 위의 책, 127-143쪽 참조.
Ⅳ. 맺음말
동양의 전통적 사유 구조(특히 술수학)에서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지지합의 구성 원리와 그 의미에 대해서 고찰해보았다. 천간과 달리 지지는 그 안에 두세 개의 천간, 즉 지장간을 함께 내포하기 때문에 복잡한
속성을 갖는다. 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子丑 등 지지의 시간적 오행[계절]과 공간적 오행[방위]의 결합을 방합이라 한다. 그리고 지지는 생지․왕지․고지로 구분․배속되며 각 범주 고유의 특성을 갖는다.
음양 두 지지 간의 상합인 지지 육합은 천지와 춘하추동(사시)․동서남북(사방)을 상징하며,『장자』와 『회남자』에 등장하는 육합의 개념과도 상통한다. 12지지를 상하와 사방에 배정하면, 子丑은 아래[땅]에 있으므로 土가 되고, 午未는 위[하늘]에 있으므로 日月이 각각 된다. 寅卯辰巳申酉戌亥는 각기 사방좌우에 분포하며 사계절이 천지간에 유행하는 것과 같다. 그리하여 사계절 특유의 오행으로 변화된다.
지지 육합을 구성하는 원리로 일월회합설을 위시하여 일월합삭설, 월건월장설, 황도12궁설 등을 학계 처음으로 유형화해서 고찰하였다. 일월회합설은 12신과 12차에서 월건과 일월회합의 상합 관계로 육합이 구성된다고
보는데, 매월 초하루[朔] 해와 달이 12차(12신)에서 만나는 방위와 이때 북두칠성의 자루인 두건이 12신을 가리키는 방위가 순역이 서로 교차해서 경과하므로 상합이 되어 육합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초하루에 해와 달이 12신의 丑에서 만나면 북두칠성 자루는 子을 가리키므로 子와 丑이 합된다는 것이다. 일월합삭설과 월건월장설은 기본 개념상으로는 일월회합설과 같은 내용이다.
황도12궁설은 서양 점성학을 근거로 7행성이 황도12궁 중 어느 하나 내지 둘과 특수한 친화성을 갖는 관계로 지지 육합의 구성을 설명한다.
지지 삼합은 지지에서 오행의 생왕고 세 위가 서로 합하여 국을 이루어 하나의 큰 오행 기로 작용하는 것이다. 세 지지 간의 同氣 결합을 의미하는 삼합은 같은 지지합이면서도 세 지지 간의 계절적․방위적 결합인 방합과 구별된다. 천간합과 지지 육합이 음양의 합이라고 한다면, 지지 삼합은 음양의 구분 없이 母子가 서로 상생하여 합이 되고 유시유종하는 것과 같다.
문헌상 지지 삼합의 최초 단서는 『회남자』천문훈에 등장한다. 토국을 별도로 설정하지 않고 화국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현재 통용되는 삼합설과 달리 『회남자』에서는 午를 토의 생지, 戌을 토의 왕지, 寅을 토의 고지로 인식하고 午戌寅을 토국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서양 점성학을 근거로 동일한 원소에 속하는 三角(Trine, 120˚) 좌상으로 삼합의 원리를 설명할 수도 있다.
이 글에서 논의들은 지지합에 함축된 다양한 의미를 여러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명리학․한의학 등 술수학계에서 지지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에 대해 관심은 많았지만 지금까지 이에 관한 논의의 실마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었다. 본 연구를 계기로 앞으로 지지 상호간의 변화작용 관계에 관한 학술적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어, 보다 성숙되고 높은 차원으로 술수학이 나아가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참고문헌
『史記』, 『三命通會』, 『書經大全』, 『星曆考原』, 『蠡海集』, 『淵海子平』, 『五行大義』, 『日知錄』, 『莊子』, 『春秋左傳注疏』, 『漢書』, 『協紀辨方書』, 『黃帝內經素問』, 『淮南子』
강진원, 『역의 원리』, 정신세계사, 2003.
김고은, 육합의 구조에 의거한 점성학적 상징의 의미 관련성에 대한 고찰 ,『정신과학―천문편』, 공주대학교 정신과학연구소, 열매출판사, 2005.
김만태, 민속신앙을 읽는 부호, 십간․십이지에 대한 근원적 고찰 , 『민족문화연구』 제54호,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1.
김만태, 세시풍속의 기반 변화와 현대적 변용 , 『비교민속학』38집, 비교민속학회, 2009.
김만태, 天干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로서 天干合 연구 ,『철학연구』제30집,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 2012.
김만태, 『한국 사주명리 연구』, 민속원, 2011.
蕭吉, 『五行大義』, 김수길․윤상철 역, 대유학당, 1998.
신육천, 『사주감정법비결집』, 갑을당, 2002.
양원석, 『명리학개론』, 대유학당, 2002.
오강남, 『장자』, 현암사, 2003.
유기천, 『인간의 점성학(Ⅰ)』, 정신세계사, 2002.
유안 편저, 『淮南子(上)』, 안길환 편역, 명문당, 2001.
이순지 편찬,『天文類抄』, 김수길․윤상철 공역, 대유학당, 2001.
이용준, 사주학의 역사와 격국용신론의 변천과정 연구 , 경기대학교 국제․문화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4.
이현덕, 『하늘의 별자리 사람의 운명』, 동학사, 2003.
좌구명 지음, 『춘추좌전』 1․2․3, 신동준 옮김, 한길사, 2006.
진소암 저, 『정선명리약언』, 이용준 역, 청학출판사, 2007.
홍승현, 부견의 ‘六合’ 개념과 귀속민 통치 , 『한성사학』 제24집, 한성대학교 한성사학회, 2009.
萬民英, 『三命通會』, 臺北: 武陵出版有限公司, 1996.
陳素庵 著, 韋千里 選輯, 『命理約言』, 香港: 上海印書館, 1987.
陳遵嬀, 『中國天文學史』 2, 臺北: 明文書局, 1985.
<Abstract>
A Study on Clues for Jiji Combinations as Relations of Mutual Changing Actions among Jijis
Kim, Man-tae
(Sorabol College)
Jijis, which are the signs to express the unique thinking activities of East Asian people, claim more significance when they operation in the counteract relationships. There are such combinations of Jijis as Yukhap, Samhap, and Banghap as part of them. Yukhap means the combination of two Jijis, Yin and Yang, and has something to do with the concept of Yukhap mentioned in Jangja and Hoinamja. Meaning the Donggi combination among three Jijis, Samhap are distinguished from the seasonal and directional combinations among three Jijis. The organization principles of Yukhap were examined according to the categories of Ilwolhoihap theory, Ilwolhapsak theory, Wolgeonwoljang theory, and 12 signs of the zodiac theory. The Ilwolhoihap theory states that Yukhap is organized by the Sanghap relations between Wolgeon and Ilwolhoihap at the 12 Sin and Cha on the first day of every lunar month. The first clues for Samhap were first found in Cheonmunhun of Hoinamja. Unlike the current Samhap theory that does not set separate Toguk and treats it the same as Hwaguk, the one in Hoinamja sees Oh as the Saengji of land, Sul as the Wangji of land, and In as the Goji of land and sets Ohsulin as Toguk. Those discussions make it possible to look at the meanings implicated in Jiji combinations from various perspectives.
Key words: Jiji, Sibiji, Jijihap, Yukhap, Samhap, Banghap
=================
第一節【北斗七星與月建】 北斗共七星,天樞、天璇、天璣、天權、玉衡、開陽、搖光。一至四為【魁】、五至七為【杓】,合而為斗(道家亦名之為天罡星)。
Quote:
坊間流行的【紫微斗數】,有貪狼、巨門、祿存、文曲、廉貞、武曲和破軍星。概括根據《中國天文學史》一書考證,這些都是梵文譯音,出自唐僧一行(張遂)譯述的《梵天火羅》。它們其實就是大熊座的天樞、天璿、天權、玉衡、開陽、搖光等北斗七星。根據翻譯的佛典,印度以北斗為鎮將之象,它們的名稱,順次為貪狼星(欲)、巨門星(家)、祿存星(祿)、文典星(文)、廉貞星(正)、武曲星(武)和破軍星(軍)。
每年十二個月的月建,皆以【戌正初刻】時,斗杓所指定之。(斗杓所指在【天盤】上之辰宮末度,即卯辰二宮交接處)。 例如: 正月立春戌正(戌正初刻),斗杓指艮之正中;雨水戌正(斗杓)指寅之正中。 二月驚蟄戌正(斗杓)指甲之正中;春分戌正(斗杓)指卯之正中。 .....(其他節氣省略,打字好辛苦) 自艮山之正中至甲至正中,屬寅宮範圍。自甲之正中迄乙之正中屬卯宮範圍。此正月所以建寅、二月所以在卯也。 以下為示意圖,但此圖實把天地兩盤混合為一。理論上,應該把天地盤盤分開討論,但為了讓初學者容易理解,此處姑且先如此,比較容易體會。
作者: 天機 时间: 2005-5-24 16:22
對北斗七星之【斗魁】、【斗衡】、【斗杓】的方向有概念後,我們來解讀【三統三合圖】:
1、天統乃依【斗衡】的位置來判斷,書中提到:『天統四建,第一仲冬(冬至)斗衡建【子】,季冬斗衡建【丑】,孟春斗衡建【寅】。此天統之夜半建,即律書云:夜半建者衡是也。』
2、地統乃依【斗魁】的位置來判斷,書中提到:『地統四建,第一仲冬(冬至)斗魁建【子】,季冬斗魁建【丑】,孟春斗魁建【寅】。此地統之平旦建,即律書云:平旦建者魁是也。』
3、人統乃依【斗杓】的位置來判斷,書中提到:『人統四建,第一仲冬(冬至)斗杓建【子】,季冬斗杓建【丑】,孟春斗杓建【寅】。此人統之黃昏建,即律書云:黃昏建者杓是也。』
根據以上三點,我們可以有一個重要結論:北斗七星之【斗魁】、【斗衡】、【斗杓】的方向,即是【三統】、【三合】的三個方向。
如下圖所示:
1、天統乃依【斗衡】的位置來判斷,故圖中的【斗衡】方向應指向【天統】的【子】。
2、地統乃依【斗魁】的位置來判斷,故圖中的【斗魁】方向應指向【地統】的【子】。
3、人統乃依【斗杓】的位置來判斷,故圖中的【斗杓】方向應指向【人統】的【子】。
http://www.forum.fengshui-168.com/viewthread.php?action=printable&tid=22
'선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사랑이 조각하는 죽음의 공간 (0) | 2016.06.04 |
---|---|
[스크랩] 天干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로서 天干合 연구 (0) | 2016.06.04 |
[스크랩] 地支의 상호 변화작용 관계로서 地支合 연구 (0) | 2016.06.04 |
[스크랩] 성숙한 죽음문화의 모색 - 소극적 안락사의 3가지 대안 - (0) | 2016.06.04 |
[스크랩] 성숙한 죽음문화의 모색 - 소극적 안락사의 3가지 대안 - (0) | 2016.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