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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醫學에 나타난 陰陽觀
- 四象醫學 의 成立背景과 四象醫學에 나타난 陰陽觀 -
송 일 병
(경희대학교 사상의학과 교수)
목 차
1. 서 론
2. 陰陽五行學說의 哲學史的 흐름
3. 陰陽五行學說의 醫學史的 흐름
4. 四象醫學의 陰陽觀
5. 결론
1. 서 론
춘추전국시대의 다양한 思想들이 출현하는 시기에 陰陽과 五行學說도 그 사상적 기원을 둘 수 있으며 오랫동안 中國의 여러 문화를 지배하여 왔다. 陰陽五行思想은 중국의 정치, 문화는 물론 과학과 결부되었으며 韓醫學을 통해 지금도 실제에 적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와 같이 陰陽五行說에 기본을 둔 한의학이 주류가 되어 맥을 잇고 있었으나 1894년 東武 李濟馬에 의해 四象醫學이 완성됨으로서 불과 100여 년 사이에 한국 한의학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四象醫學은 인간을 臟局大小의 편차에 따라 네 가지 체질로 구분하여 각 체질마다 독특한 병증과 치료를 하는 우리 고유의 체질 의학이다. 기존의 ≪內經≫을 중심으로 한 의학이 질병의 발생을 正氣와 邪氣의 虛實에 두고 있다면 四象醫學에서는 正氣의 편차에 따른 각 개체의 특수성에 두고 있다. 內經醫學이 道家와 黃老之學에 근거를 두고 自然의 秩序를 인간에게 적용하여 陰陽五行的 循環原理를 인식의 바탕으로 한다면 四象醫學은 儒學에 근거를 두고 인간 중심의 倫理를 社會現象에 적용하며 性情의 四象類型인 四氣의 升降을 통해 체계를 정립하였다.
그러므로 한의학에 나타난 陰陽觀을 알기 위해서 먼저 한국 의학인 四象醫學이 성립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고, 四象醫學의 四象類型的 要約精神을 파악하고, 이 중 陰陽의 속성으로 볼 수 있는 것은 內經醫學과 비교를 통해 四象醫學에 나타난 陰陽觀의 적용이 다름을 살펴보기로 한다.
2. 陰陽五行學說의 哲學史的 흐름
- 四象哲學 의 成立 背景 -
陰陽은 볕과 그늘에서1) 그 의미의 기원을 찾아 볼 수 있으며 최초의 언급은 ≪國語≫<周語>에서 지진의 발생 원리를 陰陽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에서 찾아 볼 수 있다2). 그 이후의 陰陽說은 주로 ≪周易≫과 연관되어 설명되는데, 특히 <繫辭>에서 ‘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 四象生八卦, 八卦定吉凶, 吉凶生大業.’이라 하여 太極․兩儀․四象과 八卦로써 모든 宇宙現象을 설명하며 특히 ‘乾․坤․震․選․坎․離․艮․兌’의 八卦가 모든 事物을 상징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八卦를 중심으로 萬物의 變化를 점쳤으나 五行에 대한 인식은 없었다.
五行은 ≪尙書≫ <洪範>에서 ‘一, 五行 : 一曰水, 二曰火, 三曰木, 四曰金, 五曰土, 水曰潤下 火曰炎上 木曰曲直 金曰從革 土爰稼穡’라 하였으며, <月令>에서는 四季節과 方位에까지 배속하였다.
鄒衍의 <五德終始論>에 나타난 ‘五行相克說’과 劉向의 ‘五行相生說’은 五行이 사물의 변화와 관계를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陰陽家의 著作과 ≪周易≫ <繫辭>에서 우주의 기원과 구조를 설명하려는 양대 노선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漢의 董仲舒에 의해 융합되게 된다3).
儒家經典의 토대 위에서 陰陽論과 五行論을 合一하여 儒學의 이론 내에서 陰陽五行이 적용되게 되고 醫學의 원리를 설명하는 ≪黃帝內經≫에서도 陰陽五行說이 완성을 보게 되었다. 이것은 新儒學者에게 영향을 미쳐 ≪周易≫에서 太極․兩儀․四象․八卦로 宇宙를 설명하던 것과는 달리 周濂溪의 ≪太極圖說≫에서는 太極․陰陽․ 五行의 宇宙論을 성립하여 道學을 형성하였고 이는 朱子의 性理學에서 宇宙論의 바탕을 제공하게 된다4).
1) 山南曰陽 山北曰陰 ≪爾雅書≫.
2) 馮友蘭, ≪中國哲學史≫, 형설출판사, 서울, 1985.
3) 그는 우주의 10대 요소를 天․地․陰․陽․木․火․土․金․水와 人으로 보고, 人間이 항상 陰陽의 氣 속에 잠겨 있으며, 天地의 陰陽과 같이 人性에서의 性情을 주장하고 陰陽으로 인간사회의 질서인 君爲臣綱․父爲子綱․夫爲婦綱의 三綱을 주장하였다. 또한 仁義禮智信의 五常을 五行에 배속시켰다.
4) 無極而太極 太極動而生陽 動極而靜 靜而生陰 靜極復動 一動一靜互爲其根 分陰分陽 兩儀立焉
陽變陰合而生水火木金土 五氣順布 四時行焉 五行一陰陽也 陰陽一太極也 太極本無極也 五行之生也 各一其性 無極之眞 二五之精 妙合而凝 乾道成男 坤道成女 二氣交感 化生萬物 萬物生生 而變化無窮焉 惟人也得其秀而最靈 形旣生矣 神發知矣 五性感動 而善惡分 萬事出焉 聖人定之以中正仁義而主靜 立人極焉 ≪周子全書≫.
‘理는 곧 太極이다’는 朱子의 太極觀은 理哲學의 기조와 더불어 退溪 理哲學의 淵源이 되어 조선 性理學의 바탕이 되었다. 李退溪는 四端은 ‘理發而氣隨之’하고 七情은 ‘氣發而理乘之’라 하여 理氣互發說을 주장하였으며, 理尊氣卑의 主理的 입장을 견지하였다.
이에 반하여 李栗谷은 天地造化를 ‘非氣則 不能發 非理則無所發’이라 하였고 人性에 있어서 四端과 七情은 모두 ‘氣發理乘’이라 하여 ‘七情包四端’을 주장함으로써 主氣的 입장을 견지하였다.
<표 1> 周易․周濂溪․李濟馬의 太極圖
四端七情說을 중심으로 한 理氣論爭으로 인해 朝鮮의 性理學이 空理空論에 치우침을 비판하면서 조선 후기에는 實學이 나타나 독자적인 체계를 확립하게 된다. 박지원은 陰陽五行說을 正德․利用․厚生의 도구로서만 인정하고 五行의 相生相克說을 비판하였고5) 정약용은 陰陽五行說의 기본 구조에서 陰陽說은 수용하고 五行說을 부정하여 天(乾)․地(坤)․水(坎)․火(離)의 4원 구조로 그의 形而上學的 宇宙論을 정립하고 있다6).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에 맞추어 李濟馬도 朱子의 性理學에서 벗어나는 ‘太極心也 兩儀心身也 四象事心身物也 八卦 事有事之終始 物有物之本末 心有心之緩急 身有身之先後’라는 宇宙觀을 확립하여 四象醫學의 哲學的 배경이 성립되게 된다.
이렇듯 四象醫學은 우리 나라 고유의 유학적 풍토, 즉 고려 중엽부터 조선 말엽까지 700년간 지속된 性理學의 空理空論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시대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原始 儒學에 대한 李濟馬 특유의 儒略精神인 四象哲學을 배경으로 삼아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5) 夫五行者天之所賦地之所蓄而人得以資焉大禹之所第次 武王箕子之所問答 其事則不過正德利用厚生之具 其用則不出乎中和位育之功而已矣 漢儒篤信休咎乃以某事必爲某事之徵 分排推演樂其演樂其誕妄流而 爲陰陽卜莁之學遁而 爲星曆讖緯之書遂與三聖之旨大相乖謬 至於五行相生之說而極矣≪燕巖集≫.
6) 五行不過萬物中五物 則同是物也而以五生萬 不亦難乎≪中庸講義≫ 四象者揲四之名而其所象者天地水火也≪雜卦明義≫(李乙浩, ≪茶山經學思想硏究≫, 乙酉文化社, 서울, 1985, 143쪽.
3. 陰陽五行學說의 醫學史的 흐름
- 四象 醫學 의 成立 背景 -
韓醫學은 陰陽五行學說이 기본이 되어 성립된 醫學으로 그 전반적인 내용은 ≪內經≫을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다. 우선 ≪內經≫에서 醫學을 중심으로 陰陽五行이 적용된 것을 살펴보고 四象醫學이 성립되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內經醫學에서 陰陽五行은 天地의 道로 인식하여 人體의 生理와 病理등 모든 현상을 설명하였고 陰陽이 서로 조화되어 生命力을 지니게 된다고 보았다7). 陰陽의 실제적인 적용은 五行과 관련하여 左右를 陰陽의 道路로 水火를 陰陽의 徵兆로 보아 설명하기도 하였다8). 內經醫學 속에서 陰陽이 적용된 것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人體의 構造를 陰陽으로 인식하여 人體의 외측과 후면은 陽으로 보고 내측과 전면은 陰으로 보았고 五臟은 陰으로 六腑는 陽으로 인식하여 心은 陽中之陽, 肺는 陽中之陰, 腎은陰中之陰, 肝은 陰中之陽, 脾는 陰中의 至陰으로 보아 五臟의 속성을 陰陽으로 살펴 自然의 陰陽에 應한 것으로 보았다9).
陰陽之氣 多少의 편차로 생긴 三陰三陽은 고유한 氣血의 偏在를 낳아 12經絡마다 각기 다른 氣血의 상태를 나타내며10) 經絡의 유주에서 陽經은 六腑에 陰經은 六臟에 배속되어 陰經은 신체의 전면과 내측을 유주하고 陽經은 신체의 후면과 외측을 유주하며 순환한다.
질병의 발생 또한 陰陽之氣의 손상으로 인하며 감정 중 怒는 陰을 傷하고 喜는 陽을 傷하는 경향이 있다11). 진단은 陰․陽․表․裏․寒․熱․虛․實의 八綱辨證을 사용하는데, 그 중 陰陽은 病證의 總括이 된다. 치료의 목표는 陰陽의 氣를 고르게 하는 것이며 養生의 方法도 陰陽에 근본을 두고 있다.
이 외에 ≪內經≫에서는 陰陽의 多少에 따라 太陽人․太陰人․少陽人․少陰人․陰陽和平之人으로 體質을 나누기도 하였으나12) 性情의 차이로 인해 臟腑의 大小가 달라져 구분되어진 四象醫學의 체질과는 다르다.
7) 陰陽者 天地之道也 萬物之綱紀 變化之父母 生殺之本始 神明之府也 治病必求於本 ≪素問≫ <陰陽應象大論>.
8) 天地者萬物之上下也 左右者陰陽之道路也 水火者陰陽之徵兆也 金木者 生成之終始也 ≪素問≫<天元紀大論>.
9) 故人亦應之 夫言人之陰陽 則外爲陽, 內爲陰 言人身之陰陽 則背爲陽, 腹爲陰. 言人身之臟腑中陰陽, 則臟者爲陰, 腑者爲陽. 肝心脾肺腎五臟皆爲陰. 膽胃大腸小腸膀胱三焦六腑 皆爲陽 ……故背爲陽, 陽中之陽心也. 背爲陽, 陽中之陰肺也. 腹爲陰, 陰中之陰腎也, 腹爲陰, 陰中之陽肝也, 腹爲陰, 陰中之至陰脾也, 此皆陰陽表裏, 內外雌雄, 相輸應也. 故以應天之陰陽也≪素問≫ <金匱眞言論>.
10) 夫人之常數 太陽常多血少氣 少陽常少血多氣 陽明常多氣多血 少陰常少血多氣 厥陰常多血少氣 太陰常多氣少血 此天地之常數 ≪素問≫ <血氣形志篇>.
11) 故喜怒傷氣, 寒暑傷形, 暴怒傷陰, 暴喜傷陽. ≪素問≫ <陰陽應象大論>.
12) 太陰之人, 多陰而無陽, 其陰血濁, 其衛氣澁, 陰陽不和, 緩筋而厚皮, 不之疾瀉, 不能移之. 少陰之人, 多陰少陽, ⋯ 必審調之, 其血易脫, 其氣易敗也. 太陽之人, 多陽而少陰, 必謹調之, 無脫其陰而瀉其陽, 重脫者易狂, 陰陽皆脫者, 暴死不知人也. 少陽之人, 多陽少陰, ⋯ 實陰而虛陽, 濁邪其絡脈, 則强氣脫而疾, 中氣不足, 病不起也. 陰陽和平之人, 其陰陽之氣和, 血脈調, ⋯ 審有餘不足, 盛則瀉之, 虛則補之, 不盛不虛, 以經取之, 此所以調陰陽, 別五態之 人者也≪靈樞≫ <通天>.
<표 2> 五行物類
內經醫學에서 인체의 각 부위는 五行의 物類的 특성을 지니고 邪氣와 病도 五行의 相生 ․相克 관계에 따라 轉變되며 또한 치료에 있어서도 五行의 相生․相克의 관계를 이용한다. 藥物에서는 五味로 藥性을 정하고 臟腑와 經絡의 歸經이 정해지며 鍼治療에서는 穴을 五行에 배속하여 相生․相克을 이용한 五行鍼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상은 ≪內經≫을 중심으로 한 중국 의학에서의 陰陽五行의 특징을 살펴보았고 東武 李濟馬의 四象醫學을 통해 한국 한의학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고 본다.
東武는 ≪東醫壽世保元≫ <醫源論>에서 醫家의 功績으로 張仲景․朱肱․許浚을 으뜸으로 꼽고 있어 이들의 의학 사상을 이어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許浚의 의학 정신이 四象醫學에 끼친 영향을 살펴 한국 한의학의 특징을 밝히고자 한다.
許浚은 ≪東醫寶鑑≫ <集例>에서 “臣이 생각하건대 사람의 몸에는 안으로 五臟六腑가 있고 밖으로 筋骨 肌肉 血脈 皮膚가 있어 그 形을 이루니 精氣神이 또한 臟腑百體의 주인이 된다”고13) 하여 精氣神이 안의 五臟六腑와 밖의 筋骨․肌肉․血脈․皮膚의 外形을 주재하는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동무의 氣裏形表의 정신과 일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許浚은 ≪東醫寶鑑≫을 <身形>으로 시작하여 그의 의학 체계의 첫머리를 形과 氣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形氣는 雜病門의 形證病證이란 용어로 疾病의 診斷과 治療에 응용되었다. 이에 근거하여 許浚의 醫學精神은 氣裏形表와 形象辨證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것은 李濟馬로 이어져 心을 太極으로, 人趨心慾과 人禀臟理를 兩儀 心身으로, 外形인 四象人의 體形氣像, 容貌詞氣, 性質材幹은 사상으로 보아 설명하고 있다.
이렇듯 李濟馬의 의학 체계는 中國의 陰陽五行을 중심으로 한 內經醫學과는 달리 許浚의 氣裏形表와 形證病證의 정신을 이어 한국 고유의 의학인 四象醫學이 탄생하게 되었다.
13) 臣謹按, 人身 內有五臟六腑 外有筋骨肌肉血脈皮膚 以成其形而 精氣神又爲藏府百體之主 故道家之三要 釋氏之四大皆爲此也 …… 此書先以 內景精氣神藏府爲內篇 次取外境頭面手足筋脈骨肉爲外篇≪東醫寶鑑≫ <集例>.
4. 四象醫學의 陰陽觀
이상에서 한국 한의학인 四象醫學이 성립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四象醫學은 四象類型的 인식 체계로 이루어져 陰陽五行의 인식 체계로 이루어진 內經醫學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먼저 四象醫學의 四象類型的 認識體系의 특징을 살펴보고 이 중 陰陽으로 설명되어질 수 있는 것을 언급한 다음 內經醫學과의 차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四象醫學은 四象類型의 체계이나 本體論的 陰陽觀, 構造的 陰陽觀, 機能的 陰陽觀과 病證論的 陰陽觀의 순으로 四象속에서의 陰陽觀을 살펴보고 한다.
가. 本體論的 陰陽觀
李濟馬가 1893년에 완성한 ≪格致藁≫ <反誠箴>에서 그의 우주관을 살펴 볼 수 있다.
그는 ≪周易≫ <繫辭>의 ‘易曰 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 四象生八卦 八卦定吉凶 吉凶生大業’을 언급하면서 ‘太極心也 兩儀心身也 四象事心身物也 八卦 事有事之終始 物有物之本末 心有心之緩急 身有身之先後’ 이라 하였다. 이는 ≪周易≫의 太極․兩儀․四象․八卦의 개념을 차용하기는 하였으나 ≪周易≫에서 兩儀를 陰陽으로, 四象을 陰陽이 분화되어 나타난 太陽․太陰․少陽․少陰으로, 八卦를 ‘乾․坤․震․選․坎․離․艮․兌’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표 3> ≪周易≫과 ≪格致藁≫의 四象
太極․兩儀․四象․八卦의 과정을 萬物의 分化原理로 본 ≪周易≫과는 달리 李濟馬는 관점의 分化로 보아 一元的 本體는 心이고 二元的 本體는 心身이며 四元的 本體는 事心身物로 설정하였다.
즉, ≪周易≫에서 生이라는 관계를 통해 太極이 陰陽으로 陰陽이 太少陰의 四象으로 점차 분화되어 가는 의미라면, 李濟馬는 心에서 心身이, 心身에서 事心身物이 분화되는 것이 아니라 心․心身․事心身物이 각각 독립적인 인식의 관점인 것이다.
이 중 李濟馬는 특히 四象에 그의 哲學的 本體觀을 두고 있는데 이것은 ≪周易≫에서 四象이 陰陽에서 만물의 변화를 설명하는 八卦로 넘어가는 중간 개념에 지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東武는 四元的 本體인 事心身物로 모든 사물을 설명하고자 하였으며 오히려 四象의 事心身物을 本體的 要素로 설정하고 철학과 의학의 근본으로 삼아 모든 현상을 四象을 통해 인식하고자 하였다.
事心身物의 四象은 四象哲學의 근본으로 東武는 이를 통해 儒學의 이론을 ≪格致藁≫<儒略>에서 정립하고 있는데 <표 4>와 같다.
<표 4> ≪格致藁≫ <儒略>의 事心身物
이와 같이 李濟馬의 本體論은 事心身物이라는 독특한 認識體系이며 그의 宇宙觀과 世界觀도 四象類型的 要約精神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러한 事心身物은 四元構造이나 그 개념중에는 大小遠近이나 一萬의 精神이 있어 陰陽으로 나누어 본다면 事와 心이 無形으로 形而上學的이라면 身과 物은 有形으로 形而下學的으로 볼 수 있으며 心과 身은 主內하며 生物 즉 人間으로 볼 수 있고 事와 物은 主外하며 非生物 즉 環境으로 볼 수 있다.
나. 構造的 陰陽觀
東武의 構造的 陰陽觀은 크게 四元構造, 複合四元構造, 六合四元構造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四元構造는 더 이상 분화되지 않는 實體的 개념인 事心身物로 이는 宇宙의 構成的 要素, 發生變化的 要素, 自體造化的 要素, 物象으로서의 表象的 要素를 지녀 宇宙現象, 社會現象, 人體生理現象 등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14).
複合四元構造는 ≪東醫壽世保元≫ <性命論>에서 인간의 身體構造와 哲學的 槪念을 결합시켜 天人性命을 宇宙의 四元構造로 설명한 것에서 찾아 볼 수 있다. 宇宙構成的 要素로서 天(物)과 人(己), 宇宙現象的 要素로서 性(道)과 命(德)의 철학적 개념과 耳目鼻口, 肺脾肝腎, 頭肩腰臀과 頷臆臍腹의 人體構造로 설명하고 있다.
身體構造에서 耳目鼻口는 外部를 인식하는 감각기관으로 觀於天하고 肺脾肝腎은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기본 장기로 入於人하며 頷臆臍腹은 인간의 前面部位로 인식적 개념인 知를 결합시키고 頭肩腰臀은 인간의 後面部位로 실천적 개념인 行을 결합시켰다.
14) 宋一炳, <四象人 體質證과 體質病證의 성립과정에 대한 연구>, ≪사상의학회지≫ Vol. 6. No.1. 71쪽.
<표 5> 天人性命의 四象構造
六合四元構造는 ≪格致藁≫ <反誠箴>에 나타난 李濟馬의 太極圖에서 살펴 볼 수 있다.
이 太極圖는 李濟馬가 人間과 社會環境 그리고 時間과 空間을 인식하는 기본 構造圖로 太極圖내의 八卦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反誠箴」의 각 편의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표 6> 李濟馬의 太極圖
太極圖에서 李濟馬는 중간에 心인 太極을 두고, 안에 있는 乾坤离坎箴은 存心之戒로 밖에 있는 艮兌震選箴은 修身之戒로 心身 즉 人間을 설명하고, 왼쪽에는 知行을 오른쪽에는 財祿을 대입하여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社會環境을 설명하고 하늘 아래 乾兌部에는 中庸之道를, 땅 위의 坤艮部는 大學之德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적인 대입외에 未來는 하늘에 있고 過去는 땅에 있다고 하여 時間을 태극도에 설정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李濟馬의 太極圖는 六合에 時間이 포함되어 있으며 心인 太極과 心身인 人間을 중심으로 한 이제마 특유의 인간 중심의 宇宙觀과 世界觀을 엿볼 수 있다. ≪周易≫과 周濂溪의 太極圖가 우주에 대한 인식을 통해 인간을 파악하고자 했다면 李濟馬의 太極圖는 心身의 人間을 중심으로 社會와 宇宙를 파악한 것으로 四象醫學은 인간 중심의 철학을 바탕으로 완성된 醫學이다.
다. 機能的 陰陽觀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李濟馬의 四象哲學에서 本體的 陰陽觀과 構造的 陰陽觀을 살펴 볼 수 있다면, 四象醫學에서는 內經醫學과 다른 실제에 적용되는 機能的 陰陽觀을 볼 수 있다.
內經醫學에서 陰陽五行을 기본적인 인식의 도구로 사용하였다면 四象醫學에서는 喜怒哀樂의 四氣가 기본적인 인식의 출발이다. 內經醫學에서는 칠정 중 怒喜思悲恐을 五志로 취하였으나 四象醫學에서는 喜怒哀樂을 취하여 性과 情, 그리고 氣의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먼저 四氣를 살펴보면 哀氣는 直升하고 怒氣는 橫升하는 陽氣로 보고, 喜氣는 放降하고 樂氣는 陷降하는 陰氣로 보았다15).
喜怒哀樂의 四氣는 順動과 逆動의 작용으로 인체 내 장부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는 內經醫學에서 五行의 相生․相克이 장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해당된다.
順動의 작용을 살펴보면 哀怒의 기운이 순동하면 왕성하게 위로 올라가고 喜樂의 기운이 순동하면 부드럽게 아래로 떨어진다. 逆動의 작용을 살펴보면 哀怒의 上升之氣가 逆動하면 陰에 해당하는 肝腎이 傷하고 喜樂之氣가 逆動하면 陽에 해당하는 脾肺가 傷한다. 怒氣가 자주 發하면 肝이 있는 腰脇이 손상을 받고, 喜氣가 자주 發하면 脾가 있는 胸腋이 손상을 받고 哀氣가 자주 發하면 腎이 있는 脊曲이 손상을 받고 樂氣가 자주 發하면 肺가 있는 背隹頁가 손상을 받는다16).
15) 哀氣直升 怒氣橫升 喜氣放降 樂氣陷降 哀怒之氣上升 喜樂之氣下降 上升之氣過多 則下焦傷 下降之氣過多則 上焦傷 哀怒之氣 陽也 順動則順而上升 喜樂之氣 陰也 順動則順而下降≪東醫壽世保元≫ <四端論>.
16) 頻起怒而頻伏怒則 腰脇頻迫而頻蕩也 腰脇者肝之所住着處也 腰脇迫蕩不定則 肝其不傷
乎 乍發喜而乍受喜則 胸腋乍闊而乍狹也 胸腋者脾之所住着處也 胸腋闊狹不定則 脾其不傷
乎 忽動哀而忽止哀則 脊曲忽屈而忽伸也 脊曲者腎之所住着處也 脊曲屈伸不定則 腎其不傷
乎 屢得樂而屢失樂則 背隹頁暴揚而暴抑也 背隹頁者肺之所住着處也 背隹頁抑揚不定則 肺其不傷乎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이러한 四氣의 특징 중 하나는 陽에 속하는 哀怒之氣는 相成하고 喜樂之氣는 相資하여 陽에 속하는 기는 陽끼리 陰에 속하는 기는 陰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로 보는 것이다17).
喜怒哀樂을 性과 情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각 체질에 따른 臟局의 차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太陽人은 哀性이 遠散하고 怒情이 促急하여 肺大肝小하고 少陽人은 怒性이 宏抱하고 哀情이 促急하여 脾大腎小하고 太陰人은 喜性이 廣張하고 樂情이 促急하여 肝大肺小하고 少陰人은 樂性이 深確하고 喜情이 促急하여 腎大脾小한 장국을 지니게 된다.
이 외에 ≪東醫壽世保元≫ <太陽人內觸小腸病論>에서 性은 表氣를 손상시키고 情은 裏氣를 손상시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喜怒哀樂의 性과 情은 表裏, 즉 內外로 작용함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四象醫學에서 喜怒哀樂의 氣는 升降으로 性과 情은 表裏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內經醫學이 三焦로 人體를 구분한다면 四象醫學은 上下의 수직적 개념에 의한 四焦로 人體를 구분하고 있다. 內經醫學이 三焦의 기능을 上焦如霧․中焦如漚․下焦如瀆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에 반해18) 四象醫學은 寒熱의 氣로 四焦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四焦의 寒熱은 水穀之氣의 유입으로 실제 발생하는 熱氣와 寒氣이다. 흔히 上部인 陽은 熱氣가 있고 下部인 陰은 寒氣가 있어 熱溫凉寒으로 四焦의 寒熱이 정해질 것으로 생각되나
東武는 水穀之氣의 유입으로 中上焦인 胃는 停畜之力으로 인해 熱하고 上焦인 胃脘은 溫하고, 中下焦인 小腸은 凉하고, 下焦인 大腸은 寒한 것으로 파악하여 四焦에 보다 실증적인 寒熱을 배속시켰다.
이상에서와 같이 喜怒哀樂의 四氣는 四象醫學에서 陰陽의 氣를 대표하는 것으로 升降을 통해 그 작용을 하며 相成․相資하는 특징이 있다. 垂直的 구조인 四焦의 溫熱凉寒은 보다 실증적인 寒熱의 배속이다.
17) 哀怒相成 喜樂相資 哀性極則怒情動 怒性極則哀情動 樂性極則喜情動 喜性極則樂情動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18) ≪靈樞≫ <營衛生會>.
라. 病證論的 陰陽觀
四象醫學에서는 太陽人․少陽人․太陰人․少陰人의 각각 네 체질에 따른 疾病의 특징이 있으며 그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太陰人과 太陽人은 氣液之病證으로 呼吸氣液의 門戶인 肝肺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病證으로 肺의 呼散之氣와 肝의 吸聚之氣가 관여하는 內外溫凉의 病證이다. 少陽人과 少陰人은 出納水穀의 府庫인 脾腎의 관계에서 寒熱의 病證이 발생하며 陰氣와 陽氣의 升降을 조절하는 上下寒熱의 病證이다.
이러한 陰陽의 上下升降과 內外緩束의 조절은 李濟馬의 기본적인 치료 방법으로 內經醫學에서 陰陽의 虛實로 인한 병증을 치료하는 補瀉의 치료 방법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마. 內經醫學과 四象醫學의 차이
앞에서 사상의학의 음양관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四象醫學은 기존의 內經醫學과는 많은 면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內經醫學이 黃老之學과 道家의 思想을 기초로 하여 陰陽五行을 주 인식의 도구로 사용하는데 반하여 四象醫學에서는 儒學의 인간중심 사상을 기초로 하여 四象을 주 인식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內經醫學과 四象醫學의 차이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內經醫學에서 각기 五行物類의 특성으로 五臟機能系를 설정하여 인체 구조를 설명하고 장부생리를 이루고 있는데 반해 四象醫學에서는 喜怒哀樂의 四氣의 升降에 따른 臟局의 차이를 낳고 四物類的인 要約精神으로 四臟․四腑․四焦․四海의 臟腑生理를 완성하였다.
<표 7> 內經醫學의 臟腑生理 <표 8> 四象醫學에서 臟腑生理
<표 9> 內經醫學과 四象醫學에서의 五志와 四氣의 비교
<표 9>와 <표 10>에서와 같이 人體를 垂直的인 四焦를 중심으로 인식하는 것은 ≪內經≫의 臟腑生理論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內經醫學에서 肺는 大腸과 배속되나 東武는 肺와 胃脘을 배속하여 臟과 腑의 배속이 다를 뿐만 아니라 內經醫學에서는 筋이 肝에 배속되나 東武는 이를 脾에 배속하는 등의 차이가 있다.
이 중 情志와 臟腑의 배속을 보면 內經醫學에서
五志는 七情 중 怒․喜․思․悲․恐을 肝․心․脾․肺․腎의 五臟에 배속되나
四象醫學에서 四氣는 七情 중 哀․怒․喜․樂을 ( 의 四氣를) 肺․脾․肝․腎의 四臟에 배속된다.
怒의 경우 내경의학에서는 肝에 배속되나 사상의학에서는 脾에 배속되는 등의 차이를 볼 수 있다.
또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內經醫學에서는 인체의 생리․병리 변화를 五行의 相生․相克의 관계에 따라 인식한 반면에 四象醫學에서는 喜怒哀樂 四氣의 順動과 逆動의 관계를 통해 인체를 인식하였다.
5. 결론
이상의 고찰을 통해 한국 한의학은 陰陽五行論을 중심으로 한 內經醫學과 四象을 중심으로 한 四象醫學으로 구분되는데, 두 의학에서 陰陽觀의 차이를 살펴 아래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① 內經醫學이 道家와 黃老之學에 근거를 두고 自然의 秩序를 인간에게 적용한 自然중심의 陰陽五行的 循環原理를 인식의 바탕으로 삼고 있다면 四象醫學은 儒學의 인간 중심의 倫理에 근거를 두고 性情의 四象類型인 喜怒哀樂 四氣의 升降을 통해 체계를 정립한것이다.
② 東武는 一元的 本體인 太極은 心, 二元的 本體인 兩儀는 心身, 四元的 本體인 四象은 事心身物이라는 각기 독립적인 本體論的 認識體系를 확립하였으며 四元的 本體인 事心身物을 哲學과 醫學의 근본으로 보아 모든 현상을 四象을 통해 인식하고자 하였다.
③ 東武는 事心身物의 四元構造, 天人性命의 複合四元構造, 時間을 포함한 六合四元構造를 통해 人體의 構造와 機能, 社會現象과 宇宙現象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④ 內經醫學은 七情을 五志로 인식하는데 반해 四象醫學은 七情을 喜怒哀樂의 性과 情과 氣로 구분하여 인식하였다. 喜怒哀樂의 性과 情은 內外表裏로 작용하고 喜怒哀樂의 氣는 上下升降으로 작용하며 相成, 相資의 특성과 順動․逆動의 특성을 지닌다.
⑤ 四象醫學에서는 疾病의 치료정신을 陰陽升降緩束의 균형에 두어 內經醫學의 補瀉法을 대체하였다.
⑥ 韓國韓醫學에 나타난 陰陽觀은 自然中心의 原理 위주의 陰陽觀에서 人間中心의 實證위주의 陰陽觀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보다 합리적인 認識體系의 發展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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