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정(伴鷗亭)
반구정(伴鷗亭)은 안동 임청각(安東臨淸閣)을 지은 이명(李洺)의 여섯째 아들 이굉(李汯)이 건립한 정자이다. 이굉은 자가 계임(季任), 호가 반구옹(伴鷗翁)이다. 1531년(중종 26) 사마시에 합격하고 음보로 예빈시별제(禮賓寺別提)에 제수되었으나 곧 사직하였다. 이후 안동부(安東府)의 남쪽 낙동강 건너편에 반구정을 짓고 자적하였다. 반구정은 이굉의 자호인 반구옹에서 따온 것이다.
원래 반구정 터는 이명이 귀래정(歸來亭) 동편의 수려한 강산을 동경하여 이곳에 정자를 지어 형 이굉(李汯)과 함께 노년을 보낼 것을 기약하였으나 성사하지 못한 곳이다. 이명은 형인 이굉을 따라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그 후 형인 이굉은 강 아래에 귀래정을 짓고 이명은 강 건너편 상류에 안동 임청각을 지어 거처하였다. 그러나 강물이 가로막고 있어서 이굉과 이명은 자주 만나지 못하였다. 그 뒤 반구정은 이명의 아들 이굉에 이르러 완성되었다. 이굉 또한 벼슬에 뜻이 없어 안동 지역으로 돌아와 은거하니 반구정은 고성이씨(固城李氏)가 내리 삼세(三世) 동안 벼슬을 그만두고 수양하던 터전이 되었다.
반구정에 대한 옛 표현을 빌리면 ‘까마득한 절벽 밑에 심연청류(深淵淸流)가 구비치고, 배후에는 갈라연봉이 뻗어 내리고, 동북쪽엔 무산(巫山)이 아름답고, 대안(對案)엔 영남산(映南山)이 다정하며, 멀리 학가산(鶴駕山) 영봉이 북망(北望)되고, 상하에 백사(白沙) 수십 리가 평임(平臨)하며, 안전(眼前)에는 수천가읍(數千家邑)에 일대장림(一大長林)이 들어 있는 절승이다’라고 하였다.
반구정은 경상북도 안동시 정상동 486번지[옹정골길 81-7]에 있다. 귀래정 동쪽에 남향으로 앉아 있고 주위에는 방형(方形)의 담장을 둘렀다. 경상북도 안동시에서 영호대교를 건너 좌회전하여 강변도로로 600m쯤 올라가면 길 오른편에 성희여자고등학교가 나온다. 여기서 800m를 더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용정교가 나타나고, 우측으로 접어들면 안포선이다. 갈림길 사이에는 이굉(李汯)의 정자인 귀래정이 자리 잡고 있다. 귀래정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어 마을 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반구옹 이굉의 아들인 이용(李容)의 어은정(漁隱亭)이 나타나는데, 반구정은 여기서 동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반구정은 1560년경 이굉이 건립하였다. 처음에는 정자 건물만 있었는데, 당시 이곳에서 안동 유림의 시회와 향회가 자주 열림에 따라, 많은 선비가 출입하거나 숙식을 함으로써 동재와 서재까지 건축하게 되었다. 여기에다 장판각과 주사(廚舍)까지 건축하여 건물이 확장되었다.
1700년(숙종 26)에는 이명, 그의 아들 이굉과 손자 이용 삼대가 벼슬을 버리고 은둔한 것을 기리기 위하여 고성이씨 삼세유허비(固城李氏三世遺虛碑)가 건립되었다. 그 후 퇴락하여 빈터만 남았던 것을 1741년(영조 17) 개축하였다. 반구정 재사는 1905년에 중건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반구정은 1945년의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46년에 중건한 것이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고성이씨삼세유허비각
비문은 조현명(趙顯命)이 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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