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오씨는 조선조에서 문과 급제자 26명, 공신 3명을 배출하였다. 오숙동 선생은 예의판서(禮儀判書)를 역임한 오점(吳漸)공의 아들로 태어나 진의부위(進義副尉)를 지낸 인물이다. 선생이 이곳 현도에 터를 잡은 지 600년이 흘러 그의 자손이 3만 명에 달할 정도로 번성하였다. 선생의 묘소는 충북 청원군 현도면 달계리에 있다.
목요반 수강생들과 함께 묘소 앞 넓은 주차장에 이르러 선생의 묘를 올려다보니 양쪽으로 용호(龍虎)가 감싸 나가고 가운데에 높고 큰 언덕이 둥글게 솟아 멈추었으며 그 위에 선생의 묘가 있었다. 언뜻 보아도 기운이 단단하게 뭉쳐 멈추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백호 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 묘 앞에 이르러 묵례를 올리고 혈장(穴場)을 살펴보았다. 입혈맥(入穴脈)을 따라 들어온 기운이 단단하고 크게 뭉친 형태이며 이곳에 멈춘 기운이 다른 곳으로 새어나갈 곳이 없는 형태였다. 혈장이 단단하고 밝고 윤택하니 이곳이 진혈(眞穴)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혈형(穴形)은 돌혈(突穴)이며 개법(蓋法)으로 혈장 좌우와 앞의 가파른 살기(殺氣)를 피하여 압살(壓殺)하였다. 혈장은 다소 좁은 편으로 점혈법(點穴法)상 어려움이 없는 곳이었다. 다만 좌우로는 협소하여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상하로 다소 여유가 있는데 이것은 돌혈의 정점(頂點)과 좌우측면 밑을 보아 배부른 육지(肉地)가 있는 지점 끼리 좌우로 연결해 보면 알 수 있는 문제로 현재의 위치가 적절하였다. 재혈(裁穴)은 탄토부침법(呑吐浮沈法)중 침법(沈法)으로 깊게 재혈해야 할 곳이었다.
내맥(來脈)을 따라 후룡(後龍)을 밟아 보니 기복(起伏)과 속기(束氣)가 잘되어 있었고 횡룡(橫龍)에 귀(鬼)도 갖추어 받쳐주었고 분지처(分枝處) 마다 돌기(突起)하였으며 내룡(來龍)을 거슬러 올라 갈수록 굴곡(屈曲)과 요도지각(橈棹枝脚)도 다양하였다.
내룡이 웅장하고 호쾌한 맛은 없지만 아기자기하고 이렇다 할 살기(殺氣)도 없이 세눈(細嫩)한 형태로 초목에 비유하자면 곧고 큰 송백(松柏)나무가 아닌 넝쿨나무를 연상케 하였다. 혈장(穴場)과 용(龍)을 비교하자니 내룡이 참외 넝쿨이라면 혈장은 참외열매에 해당하는 형상을 연상시킨다. 즉 모든 용의 기운이 혈장으로 다 모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세(龍勢)가 웅대(雄大)하지 못하고 다소 유약(柔弱)한 듯 하고 탈살(脫殺)이 완전한 형태로 세눈(細嫩)하니 큰 인물은 기대하기 어렵겠으나 자손의 수(數)가 많겠으며 혈(穴)의 기운이 견실(堅實)하고 크게 융결(融結)되었으니 발복(發福)이 장구(長久)할 상이다. 용이 세밀하고 변화가 빈번하여 잦으니 여성적인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고 탈살이 잘되어 있어 용맥의 본분을 다한 곳 이었다. 대개 이러한 용에서는 부자보다는 귀인이 많이 나오며 무장(武將)보다는 학자가 많고 혹은 예술가 또는 전문 기술자 등이 많이 배출되는 경향이 있다.
이곳의 혈정(穴情)을 살펴보면 혈성(穴星)과 혈장(穴場)의 연결 부위가 용맥의 잦은 변화에 비하여 다소 길게 느껴져 긴요한 시점에서 한가로운 행보가 눈에 거슬렸고 최종 속기처가 잘록하기 보다는 높낮이로 낮게 이루어지었기 때문에 속기처에 비하여 혈장이 지금보다 양 옆으로 더 넓게 부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혈장에서 앞을 보니 좌청룡이 겹겹으로 환포하여 그 끝을 세어보니 다섯 겹으로 감아 둘러 다섯 번째가 안산(案山)이 되어 청룡작국(靑龍作局)이 되었다. 한 수강생이 뭇기를 이와 같은 청룡의 형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어왔다. 대답하기를 일반적으로 청룡은 재물보다 자손을 주관하고 여자보다 남자를 의미하며 지차보다 장손방을 관장하고 여기와 같이 여러 겹이면 혈 가까운 쪽부터 일대(一代), 이대(二代), 삼대(三代)......식으로 헤아려 보기도 한다고 하였다.
명당(明堂)은 상하(上下)로 다소 길게 펼쳐져 있었고 연못을 조성하여 순수국(順水局;去水局)을 비보(裨補)하였다. 물길은 내당(內堂)은 좌수도우(左水倒右)나 외당수(外堂水)는 우수도좌(右水倒左)로 합법하였다. 나경을 꺼내보니 진좌술향(辰坐戌向)에 술수구(戌水口)였으나 비문에는 을좌(乙坐)로 표기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이곳에 대하여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라서 자손이 많이 퍼졌다고 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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