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스크랩] 채근담 (萬曆本) 前集완역해설 (151 ~ 200 )

장안봉(微山) 2013. 4. 13. 10:20

 

151.  水不波則自定,鑑不翳則自明。
     수불파즉자정,  감불예즉자명.

      故心無可淸,去其混之者而淸自現。
     고심무가청,  거기혼지자이청자현.

      樂不必尋,去其苦之者而樂自存。
     낙부필심,  거기고지자이락자존.

     물은 물결이 일지 않으면 저절로 고요하고, 거울은 흐려지지 않으면 저절로 맑다. 그러므로 마음을 맑게 하려고 굳이 애쓸 필요가 없으니 그 호된 것을 없애면 맑음이 저절로 나타날 것이요, 즐거움을
찾으려고 굳이 애쓸 필요가 없으니 그 괴로움을 없애면 즐거움은 저절로 있게 되리라.
 
 


152.  有一念而犯鬼神之禁,
     유일념이범귀신지금.

      一言而傷天地之和,
     일언이상천지지화,

      一事而釀子孫之禍,最宜切戒。
     일사이양자손지화, 최의절계.

     하나의 생각으로도 귀신의 금기를 범하고 한 마디 말로도 천지의 조화를 해치며 한 가지 일로도
자손의 재앙을 빚을 수 있으니, 마땅히 가장 간절히 경계할지니라.
 
 


153.  事有急之不白者,寬之或自明,毋躁急以速其忿。
     사유금지불백자,  관지혹자명, 무조급이속기분.

      人有操之不從者,縱之或自化,毋操切以益其頑。
     인유조지부종자,  종지혹자화, 무조절이익기완.

     일에는 급하게 서둘면 드러나지 않다가도 너그럽게 하면 혹 저절로 명백해지는 것이 있으니,
조급하게 서둘러서 그 분노를 초래하지 말라. 사람에는 부리려고 하면 따르지 않다가도 그냥 놓아두면
 혹 스스로 감화되는 사람이 있으니, 너무 심하게 부려서 그 완고함을 더하지 말라.
 
 
 

154.  節義傲靑雲,文章高白雲,
     절의오청운,  문장고백운.

      若不以德性陶鎔之,終爲血氣之私̖技能之末。
     약불이덕성도용지, 종위혈기지사, 기능지말.

     절의가 청운을 내려다볼 만하고 문장이 백설보다 높을지라도, 만약 덕성으로써 이를 도야하지
않는다면 마침내 사사로운 말단의 되고 말리라.
 
 
 


155.  謝事,當謝於正盛之時。
     사사,  당사어정성지시.

      居身,宜居於獨後之地。
     거신, 의거어독후지지.

     일에서 물러서려거든 마땅히 그 전성기에 물러서야 하고, 몸을 두려거든 마땅히 홀로 뒤떨어진
곳에 두어야 하느니라.
 
 
 


156.  謹德,須謹於至微之事。
     근덕,  수근어지미지사.

      施恩,務施於不報之人。
     시은, 무시어불보지인.

     덕을 삼가 함에는  모름지기 아주 작은 일에 삼가 할 것이요, 은혜를 베풀려거든 보답하지 못할
사람에게 힘써 베풀라.
 
 


157.  交市人,不如友山翁。
     교시인,  부지우산옹.

      謁朱門,不如親白屋。
     알주문,  불여친백옥.

      聽街談巷語,不如聞樵歌牧詠。
     청가담항어,  불여문초가목영.

      談今人失德過擧,不如述古人嘉言懿行。
     담금인길덕과거,  불여술고인가언의행.

     시정(市井)의 사람과 사귀는 것은 산촌의 늙은이를 벗함만 못하고, 권문세가의 대문에 배알하는
것은 오막살이와 친함만 못하며, 거리에 떠도는 말을 듣는 것은 나무꾼이나 목동의 노래를 들음만
못하고, 지금 사람의 실덕과 허물을 이야기하는 것은 옛사람의 아름다운 말과 행실을 이야기함만
못하니라.
 
 
 


158.  德者,事業之基。未有基不固而棟宇堅久者。
     덕자,  사업지기. 미유기불고이동우견구자.

     덕은 사업의 기초이니,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고서도 그 집이 오래 견딘 일은 이제까지 없었느니라.
 
 
 


159.  心者,後裔之根。未有根不植而枝葉榮茂者。
     심자,  후예지근. 미유근불식이지엽영무자.

     마음이란 후손들의 뿌리이니, 뿌리가 뽑히고도 가지와 잎이 무성한 일은 이제까지 없었느니라.
 
 
 


160.  前人云,󰡔��抛却自家無盡藏,沿門持鉢效貧兒󰡕��。
     전인운,   포각자가무진장, 연문지발효빈아.

      又云,󰡔��暴富貧兒休說夢,誰家竈裡火無烟󰡕��。
     우운,   폭부빈아휴설몽, 유가조리화무연.

      一箴自味所有。一箴自誇所有。可爲學問切戒。
     일잠자매소유.  일잠자과소유. 가위학문절계.

     옛사람이 이르기를 “자기 집의 무한한 재산을 버려 두고, 밥그릇 들고 이 집 저 집 거지 흉내낸다.”고
 하였다. 또 이르기를 “벼락부자가 된 가난한 사람아, 꿈 이야기하지 말라. 뉘 집 부엌인들 불 때면
연기 나지 않으랴!”고 하였다.

 하나는 스스로 가진 것에 어두움을 경계한 것이고, 하나는 가진 것을 자랑삼음을 경계한 것이니,
학문의 간절한 훈계로 삼아야 하리라.
 
 
 


161.  道是一重公衆物事,當隨人而接引。
     도시일중공중물사,  당수인이접인.

      學是一個尋常家飯,當隨事而警惕。
     학시일개심상가반,  당수사이경척.

     도는 하나의 공중의 것이니 마땅히 사람마다 이끌어 접하게 하여야 하고, 학문은 하나의 날마다
먹는 밥과 같으니 마땅히 깨우쳐 삼가야 할지니라.
 
 
 


162.  信人者,人未必盡誠。己則獨誠矣。
     신인자,  인미필진성. 기즉독성의.

      疑人者,人未必皆詐。己則先詐矣。
     의인자, 인미필개사.  기즉선사의.

     남을 믿는 것은 남이 반드시 다 성실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혼자만은 성실하기 때문이요, 남을
의심하는 것은 남이 반드시 다 속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속이기 때문이다.
 
 
 


163.  念頭寬厚的,如春風煦育,萬物遭之而生。
     염두관후적,  여춘풍후육, 만물조지이생.

      念頭忌刻的,如朔雪陰凝,萬物遭之而死。
     염두기각적,  여삭설음응, 만물조지이사.

     생각이 너그럽고 후한 사람은 봄바람이 따뜻하게 길러줌과 같아서 만물이 이를 만나면 살아나고,
생각이 편협하고 각박한 사람은 겨울 눈보라가 음산하여 얼어붙게 함과 같아서 만물이 이를 만나면
죽느니라.
 
 
 


164.  爲善,不見其益,如草裡東瓜,自應暗長。
     위선, 불현기익,  여초리동과, 자응암장.

      爲惡,不見其損,如庭前春雪,當必潛消。
     위악, 불현기손,  여정전춘설,  당필잠소.

     착한 일을 하여도 그 이익은 보이지 않지만 풀 속의 동아와 같아서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자라나고,
 악한 일을 하여도 그 손해는 보이지 않지만 뜰 앞의 봄눈과 같아서 반드시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사라지리라.
* 후절; 자신의 행복과 자신의 모까지도 망치게 된다는 뜻
 
 
 


165.  遇故舊之交,意氣要愈新。
     우고구지교,  의기요유신.

      處隱微之事,心迹宜愈顯。
     처은미지사, 심적의유현.

      待衰朽之人,恩禮當愈隆。
     대쇠후지인,  은례당유륭

     옛 친구를 만나면 뜻을 모름지기 더욱 새롭게 하여, 비밀스런 일을 당하면 마음자취를 마땅히
더욱 드러내야 하고, 쇠퇴한 사람을 대하면 은혜와 예우를 더욱 높일지니라.
 
 
 


166.  勤者,敏於德義,而世人借勤而濟其貧。
     근자, 매어덕의,  이세인차근이제기빈.

      儉者,淡於貨利,而世人假儉以飾其吝。
     검자, 담어화리,  이세인가검이식기린

      君子持身之符,反爲小人營私之具矣,惜哉。
     군자지신지부,  반위소인영사지구의, 석재.

     부지런함이 도덕과 의리에 민첩한 것을 말함인데 세상 사람들은 부지런함을 빌어 그 가난함을
구제하는구나. 검소함이란 재물과 이익에 담백한 것을 말함인데 세상 사람들은 검소함을 빌어
그 인색함을 꾸미는구나.
 군자가 몸을 닦는 것은 방법이 도리어 소인이 사욕을 도모하는 도구가 되고 있으니, 애석한 일이로다.
 
 
 


167.  憑意興作爲者,隨作則隨止,豈是不退之輪?
     빙의흥작위자,  수작즉수지, 기시불퇴지륜?

      從情識解悟者,有悟則有迷,終非常明之燈。
     종정식해오자,  유오직유미, 종비상명지등.

     즉흥적인 생각으로 시작하는 일은, 시작하자마자 곧 그치게되니 어찌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수레바퀴라 하랴. 감정과 의식에 따라 깨달은 것 또한 깨닫자마자 곧 혼미하게 되니 끝내는 영원히
밝은 등불이 되지 못하리라.
 
 
 

168.  人之過誤,宜恕,而在己則不可恕。
     인지과오,  의서,  이재기즉불가서.

      己之困辱,當忍,而在人則不可忍。
     기기곤욕, 당인,  이재인즉불가인.

     남의 잘못은 마땅히 용서해 주어야 하나 자신의 잘못은 용서하지 말라. 자신의 곤란은 마땅히
참아야 하나 남의 곤란은 참아서는 안 될지니라.
 
 
 


169.  能脫俗,便是奇。作意尙奇者,不爲奇而爲異。
     능탈속,  변시기. 작의상기자.  불위기이위이.

      不合汚,便是淸。絶俗求淸者,不爲淸而爲激。
     불합오, 변시청.  절속구청자, 불위청이위격.

     능히 속됨을 벗어날 수 있다면 이 곧 기인이니 뜻을 지어 기행을 숭상하는 자는 기인이 아니라
이상한 사람일뿐이다. 더러움에 섞이지 않으면 이 곧 청렴한 사람이니 세속을 끊고 청렴을 구하는
자는 청렴한 것이 아니라 과격한 사람일뿐이다.
 
 
 


170.  恩宜自淡而濃。先濃後淡者,人忘其惠。
     은의자담이농, 선농후담자, 인망기혜.

      威宜自嚴而寬。先寬後嚴者,人怨其酷。
     위의자엄이관. 선관후엄자,  인원기혹.

     은혜는 마땅히 엷은 데서부터 짙게 하여야 하니, 먼저 진하게 하고 뒤에 엷게 하면 사람들은 그 은혜
를 잊느니라. 위엄은 마땅히 엄한 데서부터 너그럽게 하여야 하니, 먼저 너그럽고 뒤에 엄하게 하면
사람들은 그 혹독함을 원망하느니라.
 
 
 


171.  心虛則性現。不息心而求見性,如撥波覓月。
     심허즉성현,  불식심이구견성, 여발파멱월.

      意淨則心淸。不了意而求明心,如索鏡增塵。
     의쟁즉심청. 불료의이구명심,  여색경증진.

     마음이 비어야 본성이 나타나니, 마음을 편안히 하지 않고 본성 보기를 구한다면 이는 마치 물결을
 헤치면서 달을 찾는 것과 같으리라. 뜻이 깨끗하여야 마음이 맑아지리니, 뜻을 환하게 하지 않고
마음 밝아지기를 구한다면 이는 마치 거울의 맑음을 찾으면서 먼지를 더하는 것과 같으리라.
 
 
 

172.  我貴而人奉之,奉此峨冠大帶也。
     아귀이인봉지,  봉차아관대대야

      我賤而人侮之,侮此布衣草履也。
     아천이인모지, 모차포의초리야.

      然則原非奉我,我胡爲喜? 原非侮我,我胡爲怒?
     연즉원비봉아, 아호위희?  원비모아, 아호위노?

     내가 귀할 때 남들이 나를 받드는 것은 이 높은 관과 큰 허리띠를 받드는 것이고, 내가 천할 때
남들이 나를 업신여기는 것은 이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런즉 본래의 나를 받드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기뻐할 것이며, 본래의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성을 내랴!
 
 
 
    

173.  爲鼠常留飯,憐蛾不點燈。
     위서상류반, 연아부점등.

      古人此等念頭,是吾人一點生生之機。
     고인차등념두, 시오인일점생생지기.

      無此,便所謂󰡔��土木形骸󰡕��而已。
     무차, 변소위 토목형해 이이.

     ‘쥐를 위하여 언제나 밥을 남겨두고 부나방을 불쌍히 여겨 등불을 켜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옛사람의 이 같은 생각이야말로 우리 인생이 나고 자라는 한 점의 작용이로다. 이것이 없다면 이른바
흙이나 나무로 된 형체일 따름이리라.
 
 
 


174.  心體,便是天體。
     심체, 변시천체.

      一念之喜,景星慶雲。一念之怒,震雷暴雨。
     일념지희, 경성경운, 일념지노,  진뢰폭우.

      一念之慈,和風甘露。一念之嚴,烈日秋霜。
     일념지자, 화풍감로.  일념지엄, 열일추상.

      何者少得? 只要隨起隨滅,廓然無碍,便與太虛同體。
     하자소득? 지요수기수멸, 확연무애, 변여태허동체.

마음의 본체는 곧 하늘의 본체와 같다.
 
하나의 기쁜 생각은 빛나는 별이며 상서로운 구름이요,
하나의 노여운 생각은 진동하는 우레며 쏟아지는 비요,
하나의 자비로운 생각은 따뜻한 바람이며 달콤한 이슬이요,
하나의 엄한 생각은 뜨거운 햇빛이며 가을 서릿발이니, 그 어느 것인들 없어서 되는 것이랴.
다만 모름지기 때에 다라 일어나고 때에 따라 없어져서 훤하게 막힘이 없어야만,
문득 태허와 더불어 동체가 되리라.
 
 


175.  無事時,心易昏冥,宜寂寂而照以惺惺。
     무사시, 심이혼명, 의적적이조이성성.

      有事時,心易奔逸,宜惺惺而主以寂寂。
     유사시, 심이분일,  의성성이주이적적.

     일이 없을 때에는 마음이 어두워지기 쉬우니 마땅히 고요하면서도 깨어 있는 지혜로써 비추어야
하고, 일이 있을 때에는 마음이 흩어지기 쉬우니 마땅히 깨어 있는 지혜 가운데에 고요함으로써
주인을 삼아야 할지니라.
 
 


176.  議事者,身在事外,宜悉利害之情。
     의사자, 신재사외,  의싱이해지정.

      任事者,身居事中,當忘利害之慮。
     임사자,  신거사중,  당망이해지려.

     일을 논의하는 사람은 몸을 일의 밖에 두어 마땅히 이해의 실정을 다 살펴야 하고, 일을 맡은 사람은
 몸을 일의 가운데에 두어 마땅히 이해에 대한 생각을 잊어 버려야 하느니라.
 
 
 

177.  士君子處權門要路,操履要嚴明,心氣要和易。
     사군자처권문요로, 조리요엄명, 심기요화이.

      毋少隨而近腥羶之黨,亦毋過激而犯蜂蠆之毒。
      무소수이근성전지당, 역무과격이범봉채지독.

     군자가 권세 있는 중요한 지위에 처하게 되면 모름지기 품행을 엄명하게 하고 마음을 온화하게
해야 하니, 조금이라도 비린내나는 무리를 가까이하지 말 것이며 또한 과격하여 사악한 무리의 독침을
 건드리지도 말지니라.
 
 
 


178.  標節義者,必以節義受謗。榜道學者,常因道學招尤。
     표절의자, 필이절의수방.  방도학자, 상인도학초우.

      故君子不近惡事,亦不立善名。
     고군자불근악사, 역불립선명.

      只渾然和氣,纔是居身之珍。
     지혼연화기, 재시거신지진.

     절의를 내세우는 사람은 반드시 절의 때문에 비난을 당하고, 도학을 내세우는 사람은 언제나
도학으로 인해 원망을 불러들인다. 그러므로 군자는 나쁜 일을 가까이하지도 않지만 또한 좋은 평판을
 내세우지도 않으니, 다만 혼연한 화기만이 몸을 보전하는 보배일 뿐이니라.    
 
 
 


179.  遇欺詐的人,以誠心感動之,
     우기사적인, 이성심감동지,

      遇暴戾的人,以和氣薰蒸之,
     우폭려적인, 이화기훈증지,

      遇傾邪私曲的人,以名義氣節激勵之,
     우경사사곡적인, 이명의기절격려지,

      天下無不入我陶冶中矣。
     천하무불입아도야중의

     속이는 사람을 만나면 정성스런 마음으로 그를 감동시켜야 하고, 난폭한 사람을 만나면 온화한
기운으로 그를 감화시켜야 하며, 사악함에 기울어져 사욕만 탐하는 사람을 만나면 명분과 의리와 기개와
 절조로 그를 격려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도 천하에 나의 가르침 속으로 들어오지 않을 자는 업ㅅ으리라.
 
 
 
 


180.  一念慈祥,可以醞釀兩間和氣。
     일념자상, 가이온양량간화기.

      寸心潔白,可以昭垂百代淸芬。
     촌심결백, 가이소수백대청분.

     하나의 조그마한 자비심이 천지간에 온화한 기운을 빗어내며, 조그마한 마음의 결백이 맑고
꽃다운 이름을 백대에 환히 드리우리라.
 
 
 


181.  陰謀怪習̖異行奇能,俱是涉世的禍胎。
     음모괴습, 이행기능, 구시섭세적화태.

      只一個庸德庸行,便可以完混沌而召平和。
     지일개용덕용행, 변가이완혼돈이소평화.
 
     음흉한 계략, 괴이한 습관, 이상한 행동, 기이한 능력 등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재앙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다만 하나의 평범한 덕성과 평범한 행실만이 가히 온전히 하여 화평을 부를 수 있느니라.
 
 
 


182.  語云,󰡔��登山耐側路,踏雪耐危橋󰡕��,一耐字極有意味。
     어운  등산내측로,  답설내위교,  일내자극유의미.

      如傾險之人情̖坎坷之世道,
     여경험지인정, 감가지세도

      若不得一耐字撑持過去,幾何不墮入榛莽坑塹哉?
     약부득일내자탱지과거, 기하불타입진망갱참재?

     옛말에 이르기를 ‘산을 오를 때는 비탈길을  견디고, 눈을 밟을 때는 위험한 다리를 견뎌라’고
하였으니 이 ‘견딜 내자’에 무한한 의미가 들어 있다.
  만약 기울고 험악한 인정과 험난한 세상길에서 이 ‘내자’ 하나를 얻어 의지하여 지나가지 못한다면,
어찌 가시덤불이나 구렁텅이에 떨어지지 않으랴. 
 
 
 


183.  誇逞功業,炫耀文章,皆是靠外物做人。
     과정공업, 현요문장,  개시고외물주인.

      不知心體瑩然,本來不失,
     부지심체형연, 본래불실.

      卽無寸功隻字,亦自有堂堂正正做人處。
     즉무촌공척자, 역자유당당정정주인처.

     공업을 뽐내고 문장을 자랑함은 그가 외물에 의지하여 이루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니라. 마음의 본체
가 밝아서 그 본래적 모습을 잃지만 않는다면, 비록 한 치의 공적이 없고 한 글자의 문장이 없다
하더라도 스스로 정정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184.   忙裡,要偸閒,須先向閒時討個杷柄。
      망리, 요루한,   수선향한시토개파병

      鬧中,要取靜,須先從靜處立個主宰。
      요중,  요취정,  수선종정처립개주재

      不然,未有不因境而遷̖隨事而靡者。
     불연,  미유불인경이천,수사이미자.

     바쁜 속에서도 한가한 틈을 내려면 모름지기 먼저 한가한 때를 향해 하나의 자루를 잡아
두라. 시끄러운 가운데서도 조용함을 취하려거든 모름지기 먼저 조용할 때를 좇아 하나의 주체를
 세워 두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 움직이고 일에 따라 흔들리지 않을 수 없느니라.
 
 
 


185.  不昧己心。不盡人情。不竭物力。
     불매기심,  부진인정. 불갈물력.

      三者可以爲天地立心,爲生民立命,爲子孫造福。
     삼자가이위천지입심,  위생민입명, 위자손조복.

     자기의 마음을 어둡게 하지말고, 남의 정을 다하지 말며, 물건의 힘을 다 쓰지 말라,
이 세 가지는 가히 그로써 천지를 위하여 마음을 비우고, 백성을 위하여 목숨을 세우며, 자신을
위하여 복을 만드는 길이니라. 
 
 
 


186.  居官,有二語,曰惟公則生明,惟廉則生威。
     거관, 유이어,  왈유공즉생명, 유렴즉생위.

      居家,有二語,曰惟恕則情平,惟儉則用足。
     거가, 유이어, 왈유서즉정평, 유검즉용족.

     관직에 있음에 두 마디 말이 있으니, ‘오직 공정하면 밝음이 생기고, 오직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는 것이요. 집안을 다스림에 두 마디 말이 있으니, ‘오직 용서하면 정분이 공평해 지고,
오직 검소하면 비용이 넉넉해진다’는 것이니라.
 
 
 


187.  處富貴之地,要知貧賤的痛癢。
     처부귀지지,  요지빈천적통양.

      當少壯之時,須念衰老的辛酸。
     당소장지시,  수념쇠로적신산.

     부기한 처지에 있을 때에 마땅히 빈천함의 고통을 알아야 하고, 젊을 때에 모름지기 노쇠함의
 괴로움을 생각해야 할지니라.
 
 
 

188.  持身,不可太皎潔。一切汚辱坵穢,要茹納得。
     지신,  불가태교결, 일체오욕구예, 요여납득.

      與人,不可太分明。一切善惡賢愚,要包容得。
     여인, 불가태분명. 일체선악현우, 요포용득.

     몸가짐을 지나치게 깨끗하게 하지 말라. 모든 더러움과 욕됨을 마땅히 다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느니라. 남과 사귐에 지나치게 분명하게 하지 말라. 모든 선함 사람과 악한 사람, 어진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마땅히 다 포용할 수 있어야 하느니라.
 
 
 

189.  休與小人仇讐,小人自有對頭。
     휴여소인구수, 소인자유대두.

      休向君子諂媚,君子原無私惠。
     휴향군자첨미, 군자원무사혜.

     소인과 더불어 원수를 맺지 말라. 소인은 저대로 상대가 있느니라. 군자를 향하여 아첨하지
말라. 군자는 원래 사사로운 은혜를 베풀지 않느니라.
 
 
 


190.  縱欲之病可醫,而執理之病難醫。
     종욕지병가의, 이집리지병난의.

      事物之障可除,而義我理之障難除。
     사물지방가제,  이의리지장난제.

     욕심을 함부로 부리는 병은 고칠 수 있지만 이론을 고집하는 병은 고치기 힘들고, 사물의
막힘은 없앨 수 있지만 의리의 막힘은 힘드니라.
 
 


191.  磨礪者,當如百煉之金。急就者,非邃養。
     마려는,  당여백련지금. 급취자, 비수양.

      施爲者,宜似千鈞之弩。輕發者,無宏功。
     시위자,  의사천균지노. 경발자, 무굉공.

     갈고 닦는 것은 마땅히 백 번 단련한 쇠와 같아야 하나, 급하게 성취한 것은 깊은 수양이
아니다. 실행하는 것은 의당 천균의 활과 같아야 하나, 경솔히 쏘는 것에는 큰 공이 없으리라.
 
 
 


192.  寧爲小人所忌毁,毋爲小人所媚悅。
     영위소인소기훼,  무위소인소미열.

      寧爲君子所責修,毋爲君子所包容。
     영위군자소책수, 무위군자소포용.

     차라리 소인으로부터 시기와 비방을 당할지언정 소인의 아첨과 칭찬을 받지 말라.
차라리 군자로부터 꾸짖음과 바로잡음을 받을지언정 군자의 포용은 받지 말라. 
 
 


193.  好利者,逸出於道義之外,其害顯而淺。
     호리자, 일출어도의지외,  기해현이천.

      好名者,竄入於道義之中,其害隱而深。
     호명자, 찬입어도의지중, 기해은이심.

     이(利)를 좋아하는 사람은 도의 밖에 멀리 벗어나 있으므로 그 피해가 나타나되 얕지만,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도의 안에 깊이 숨어 있으므로 그 피해가 드러나지 않되 깊으니라.
 
 
 


194.  受人之恩,雖深不報,怨則淺亦報之。
     수인지은, 수심불보,  원즉천역보지.

      聞人之惡,雖隱不疑,善則顯亦疑之。
     문인지악, 수은불의,  선즉현역의지.

      此刻之極̖薄之尤也。宜切戒之。
     차각지극, 박지우야. 의절계지.

     남에게서 입은 은혜는 비록 깊어도 갚지 않으면서, 원한은 얕아도 그것을 갚으며,
남의 악함을 들으면 비록 확실하지 않아도 의심하지 않으면서, 착한 일은 확실해도 그것을
의심한다. 이것이야말로 각박함의 극단이요, 야박함의 더욱 성함이니 모름지기 간절히 경계해야
할 것이니라.
 
 
 
 

195.  讒夫毁士,如寸雲蔽日,不久自明。
     참부훼사,  여촌운폐일, 불구자명.

      媚子阿人,似隙風侵肌,不覺其損。
     미자아인, 사극풍침기, 불각기손.

     참소하고 헐뜯는 자들은 마치 조각구름이 해를 가리는 것과 같아서 오래지 않아 저절로
밝혀지나, 아양하고 아첨하는 자들은 마치 문틈으로 들어온 바람이 살갗에 닿음과 같아서
그 해로움을 깨닫지 못하느니라.
 
 
 


196.  山之高峻處無木,而谿谷廻環,則草木叢生。
     산지고준처무목, 이계곡회환, 즉초목총생.

      水之湍急處無魚,而淵潭停蓄,則魚鼈聚集。
     수지단급처무어, 이연담정축,  즉어벌취집.

      此高絶之行̖褊急之衷,君子重有戒焉。
     차고절지행, 편급지충, 군자중유계언.

    산이 높고 험한 곳에는 나무가 없으나 골짜기가 감도는 곳에는 초목이 무성하고,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곳에는 고기가 없으나 못물이 깊고 고요한 곳에는 물고기와 자라가 떼지어
모여든다. 이렇듯 지나치게 고상한 행동과 좁고 급한 마음을 군자는 깊이 경계해야 하느니라.
 
 
 


197.  建功立業者,多虛圓之士。
     건공입업자,  다허원지사.

      僨事失機者,必執拗之人。
     분사실기자, 필집요지인.

     공을 세우고 사업을 일으키는 사람은 대게 허심탄회하고 원만하나, 일에 실패하고 기회를
잃는 사람은 반드시 집착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니라.
 
 
 


198.  處世,不宜與俗同,亦不宜與俗異。
     처세, 불의여속동,  역불의여속이.

      作事,不宜令人厭,亦不宜令人喜。
     작사, 불의령인염, 역불의령인희.
    
     처세함에 있어 세속과 더불어 같아도 옳지 않고 또한 세속과 더불어 달라도 옳지 않으며,
일을 함에 있어 남들이 싫어하도록 해도 안 되지만 남들이 기쁘게 하여도 마땅치 않느니라.
 
 


199.  日旣暮而猶烟霞絢爛,歲將晩而更橙橘芳馨。
     일기모이유연하현란, 세장만이갱등귤방형.

      故末路晩年,君子更宜精神百倍。
     고말로만년, 군자갱의정신백배.

     날은 이미 저물었으되 오히려 노을은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한 해는 장차 저물려 하되
등자와 귤은 새로운 향기를 풍겨낸다. 그러므로 군자는 인생의 만년에 새로이 정신을 백 배나
더해야 마땅하리라.
 
 
 


200.  鷹立如睡,虎行似病,正是他攫人噬人手段處。
     응립여수, 호행사병,  정시타확인서인수단처.

      故君子要聰明不露̖才華不逞,纔有肩鴻任鉅的力量。
     고군자료총명불로, 재화불정, 재유견홍임거적역량.

     때는 서 있되 조는 듯하고 범은 걸어가되 병든 듯하니, 바로 이것이 그들의 사람을 움켜잡고
 사람을 깨무는 수단이니라. 그러므로 군자는 모름지기 총명을 드러내지 말고 재주를 나타내지
 말아야 하니, 이것이 곧 어깨가 넓어 큰 짐을 짊어질 수 있는 역량인 것이니라.
 
 
 
 

 

 

 

 

 

 

 

 

 

 

 

 

 

 

 

 

 

 

 

출처 : 마음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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