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황기로(孤山 黃耆老)
본관은 덕산(德山). 자는 태수(鮐叟), 호는 고산(孤山) 또는 매학(梅鶴). 할아버지는 경주부윤 황필이고, 아버지는 진사 황옥(黃沃)이다.
1521년(중종 16)에 지금의 경상북도 구미시 고아읍 대망리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진사가 되어 여러 번 벼슬에 천거되었으나 나가지 않고 학문과 서도에만 정진하여 서예의 대가가 되었으며 특히 초서에 능했다. 모재 김안국과 같이 명나라에 갔을 때 명나라 선비들이 그의 필재(筆才)를 알고 ‘해동장옹(海東張翁)’이라 불렀다 한다. 조선의 장욱(張旭)이란 뜻인데, 장욱은 당나라 때 유일한 초성(草聖)으로 칭호를 받은 사람이다. 또한 황기로를 ‘왕희지 다음으로 첫째(王羲之後一人者也)’라 했으며, 글 한 폭씩 얻기를 원하였다 한다.
만년에 보천탄 위의 정자 자리에 다시 정자를 지어 매학정(梅鶴亭)이라 편액하고 매와 학을 기르며 지냈다. 율곡 이이(李珥)의 아우인 옥산 이우(李瑀)와 함께 시서(詩書)와 금(琴)을 즐기며 세상을 시름없이 보냈다. 1567년(명종 22)에 졸하였으나 후사가 없어 그 유지(遺址)는 이우가 유산으로 이어받았고 외손봉사(外孫奉祀)를 했다고 한다.
할아버지에게 역학을 배워 오묘한 도리를 깨닫고 성현의 책이 아니면 읽지 않았다. 황기로에게 글 받으려는 사람들이 지필묵을 가지고 망장고개에 줄을 섰다고 한다.
금오산 삭도 승차장에서 150m 정도 등산로를 오르다 보면 바위벽에 ‘금오동학(金烏洞壑)’이라는 글자가 각자되어 있다. 가로 세로 두 자나 되는 이 큰 글자는 금오산이 웅장한 기암괴석으로 된 절경이라는 뜻인데 황기로의 작품이라 한다. 금오산 최정상 군부대 안에 후망대(候望臺)라고 음각되어 있는 글자도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경상북도 구미시 고아읍 대망리에 있는 경락서원(景洛書院)에 향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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