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전라도)

[스크랩] [나주] 황포돛배의 운치… 홍어 본고장의 별미… 나주

장안봉(微山) 2013. 9. 16. 07:18

황포돛배의 운치… 홍어 본고장의 별미… 나주

  • 나주=글·사진 김혜영 여행작가
  • 입력 : 2013.05.28 14:24

'천년牧使고을'의 古都… 신록의 계절 가족 여행지로 제격


	전남 나주시 산포면에 있는 산림자원연구소에는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가로숫길이 우거져 있다. 싱그러운 숲길을 배경으로 가족끼리 기념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전남 나주시 산포면에 있는 산림자원연구소에는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가로숫길이 우거져 있다. 싱그러운 숲길을 배경으로 가족끼리 기념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전남 나주 하면 십중팔구 나주배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나주는 의외로 내력 깊은 고도(古都)이다. 나주 시내를 걷다 보면 '천년 목사(牧使)고을' 나주의 옛 영화(榮華)를 어렵잖게 엿볼 수 있다. 홍어거리가 있는 영산포에는 지금도 황포돛배가 떠간다.

황포돛배는 영산포구의 옛 추억 싣고


	영산강을 오르내리는 황포돛배.
영산강을 오르내리는 황포돛배.
황포돛배의 출항지는 영산포등대 앞 선착장이다. 영산포등대는 1915년 일제(日帝)가 범람이 잦았던 영산강 수위를 측정하기 위해 설치했다. 오늘날까지 내륙하천에 남아있는 유일한 등대다. 영산강 뱃길이 끊긴 지금은 등대로서의 기능은 상실했지만, 밤마다 불을 밝혀 영산포구의 옛 추억을 되살려 주고 있다.

영산포에 황포돛배가 다시 등장한 것은 30여년 만의 일이다. 1978년 영산강 하굿둑 건설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황포돛배를 비롯한 수십 척의 선박들이 이곳을 드나들었다. 옛날 황포돛배는 홍어, 소금, 쌀 등의 농수산물을 실어 날랐지만, 지금의 나주 황포돛배는 영산포의 옛 정취를 찾아 나선 관광객들을 나르고 있다. 처음 운항을 시작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나주영상테마파크 인근 선착장을 출항지로 삼았다가, 지난해 10월 영산포 선착장(매표소 061-332-1755)으로 옮겼다.

황포돛배는 황토로 염색한 돛을 단 전통 한선이다. 호수처럼 잔잔한 영산강의 물길을 가르며 천천히 나아간다. 영산포 선착장을 출발한 배는 다시면 회진리 천연염색문화관 앞 풍호나루터까지 약 5km 구간을 55분 동안 왕복 운항한다.

'천년 목사고을'에서 운치 있는 하룻밤


	나주목의 객사였던 금성관.
나주목의 객사였던 금성관.
나주는 '천년 목사고을' 또는 '작은 한양'이라고도 불린다. '목사(牧使)'는 고려시대 12곳, 조선시대 20곳만 설치된 '목'(牧)의 최고 수장이다. 전라도에서는 전주와 나주만 '목'이다. 나주 시내의 나주목문화관을 둘러보면 '천년 목사고을' 나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나주목문화관 주변에는 나주목사의 관사였던 목사내아(금학헌)와 나주목 관아의 정문인 정수루, 나주목의 객사였던 금성관, 대성전 건물이 보물 제394호로 지정된 나주향교, 나주읍성의 3개 성문 등이 산재해 있다. 남고문·동점문·서성문 등 3개 성문은 근래 복원됐지만, 둘레가 3679m에 달했던 나주읍성은 대부분 훼손되고 일부만 남았다. 나주읍성 안내 지도를 들고 옛 읍성 자취를 더듬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목사내아(금학헌)에서의 하룻밤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만하다. 평면 구조가 'ㄷ'자형인 목사내아는 단출하고도 아담하다. 방에 놓인 침구와 가구들은 옛집에 걸맞게 단정하고 고풍스럽다. 넓고 시원한 대청마루는 여럿이 둘러앉아 담소 나누기에 안성맞춤이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옆 한옥마을

'산포수목원'으로 더 잘 알려진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는 신록의 싱그러움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 수목원의 명물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다. 정문에 들어서면 길이 500m쯤 되는, 진입로 양쪽에 하늘을 찌를 듯한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서 있다.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보다 짧지만, 폭이 좁아서 더 아늑한 느낌이 든다.

수목원에서 걸어서 약 5분 거리인 다도면 풍산리에는 풍산 홍씨 집성촌인 도래마을이 있다.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홍기응 가옥과 홍기헌 가옥, 한국 내셔널트러스트의 시민유산 제4호로 선정된 도래마을옛집 등 조선시대 양반집이 많아 전통 한옥과 예스런 돌담의 조화가 아름답다. 안채·별당채·대문채로 구성된 도래마을옛집에서는 한옥 숙박체험이 가능하다.

도래마을에서 광주 방면으로 나가는 길에서는 불회사를 들러볼 만하다. 불회사는 366년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창건했다는 고찰이다. 절 입구에 세워진 할아버지, 할머니 돌장승 한 쌍이 인상적이다. 할아버지 돌장승은 왕방울만 한 눈에 주먹코, 수염을 길게 땋은 모습이 심통이 난 듯 보이는 반면, 할머니 장승은 우리네 외할머니처럼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다. 돌장승 앞을 지나 불회사로 들어가는 숲길에는 편백나무·비자나무·전나무 등이 빼곡하게 들어차 발걸음이 날아갈 듯 가뿐하다.

나주 3대 별미: 곰탕·장어·홍어

나주에는 곰탕거리·장어거리·홍어거리 등 3대 맛거리가 있다. 그중 금성관 주변에 형성된 곰탕거리에는 내로라하는 나주식 곰탕집들이 몰려 있다. 나주곰탕은 뼈 대신 살코기로 육수를 내어 국물이 맑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깍두기 국물로 간을 맞춰 얼큰하게 먹어야 제 맛이다.

영산포에는 홍어거리가 있다. 홍어가 잡히는 곳은 흑산도지만, 홍어 요리의 본고장은 영산포다. 옛날 흑산도에서 잡은 생선을 며칠 동안 배에 싣고 영산포로 오다 보면 대부분의 생선이 상하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상한 것을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 것은 홍어뿐이었다. 지금도 영산포 홍어거리에 들어서면 삭힌 홍어 냄새가 진동한다. 잘 삭힌 홍어는 코감기에 걸린 사람의 코도 뚫어줄 정도로 냄새가 강하다. 가장 인기 있는 홍어 요리는 삭힌 홍어를 돼지고기, 묵은 김치와 함께 먹으며 막걸리까지 곁들이는 ‘홍탁삼합’이다. 삭힌 홍어회 맛을 안다면, 암모니아 냄새가 머리털까지 곤두서게 하는 홍어애나 홍어튀김도 먹어봄 직하다.

장어거리는 옛날에 장어가 많이 잡혔던 구진포에 있다. 영산강 하굿둑이 들어서기 전에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던 곳이다. 오랜 내력과 깊은 손맛을 지닌 장어전문점이 여럿 있다. 맛깔난 밑반찬은 기본이고, 뜨겁게 달군 철판에 노릇하게 구운 장어를 상에 올린다.

여행 수첩


	전남 나주 지도
1박 2일 추천 코스: 영산포 황포돛배 체험→천연염색문화관→나주읍성권 답사(금성관-나주목문화관-나주목사내아-서성문-나주향교-동점문-완사천)→나주목사내아 숙박→산포수목원→도래한옥마을→불회사

호남고속도로 신월IC→광주 제2순환도로 유덕IC→무진대로→무안광주고속도로 나주IC→831번 지방도→나주

곰탕거리에 모여 있는 노안집(061-333-2053), 남평할매집(061-334-4682), 하얀집(061-333-4292)이 소문난 나주곰탕식당이다. 홍어거리에서는 홍어1번지(061-332-7444), 영산홍가(061-334-0585)를 추천할 만하다. 장어거리에서는 대승장어(061-336-1265)가 유명하다. 나주 시내 박경중 가옥에 있는 사랑채(한정식, 061-333-0116), 동신대 인근의 송현불고기집(돼지연탄불고기, 061-332-6497), 산포수목원 부근의 번영회관(백반, 061-336-0254) 등도 나주를 대표하는 맛집들이다.

나주목사내아(061-332-6565), 도래마을옛집(061-336-3675), 나주천연염색문화관(061-335-0091)
출처 : 癡叔堂
글쓴이 : cheesookd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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