洞府深深隔世塵    동부심심격세진 

 山僧無事解談眞    산승무사해담진

 他年福地尋何處    타년복지심하처

 白石淸溪入夢頻    백석청계입몽빈

 <이색 : 목은시고>


 골이 깊고 깊어 세속 티끌 끊겼는데

 스님은 무사해 참 도를 말할 줄 아네.

 뒷날 복된 땅 어디서 찾으랴

 흰 돌 맑은 물 꿈속에 자주 뵈리.


고려 말 문신 목은 이색의 송광사 제영이다. 전남 승주군 송광면 조계산 소재 송광사는 대길상사, 혹은 수선사라고도 하며, 불보 통도사·법보 해인사와 더불어,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답게 <대반열반경소>(국보 218호)를 비롯한 11개의 국보를 보유하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일명 대길상이니, 조계산에 있다” 했는가 하면, 고려 충활스님은 예조 아원(亞元 ; 과거 2등 급제자)으로 본사에서 도를 닦았으며, 나옹선사 역시 이 절에서 무학 대사에게 의발을 전했다는 삼보사찰이다.

 

제1구는 세속 티끌을 등진 깊고 깊은 산사의 전경 묘사로 시상을 일으켜, 2구는 세사의 시시비비가 아닌 불보의 법어로 부연했다. 제3구는 주제를 위한 완전이니, 짐짓 전생안락(全生安樂)의 복지로 삽상하게 전환했다.

 

그것은 바로 ‘백석청계’로 상징되는 조계의 송광사, 오매불망의 이상계로 환치되리라 했으니, 실경의 사실적 묘사와 이상계로의 유추면 제영의 값으론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