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가난에 허덕여 끼니를 굶거나 병이 난 부모를
위해 자신의 살을 베어 봉양했다는 효자의 얘기는
많이 전해 내려온다.
실제로 병든 남편을 위해 자신의 종아리살을 베어 먹여
기사회생시킨 열부가 최근 알려져 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방송된 MBC ‘TV특종 놀라운 세상은 사연의 주인공
송쌍례(82)씨의 일화를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방송에 따르면 송씨는 일본 식민통치 시절 14살의
어린 나이에 당시 22살의 한 남자와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일찍이 어려서 양친을 여의고 혼자 외롭게 자란 남편은
아내를 극진히 사랑했고 부부는 마을에서도 유명할 정도의
금슬을 자랑했다.
아내가 결혼 4년만에 첫 아이를 임신하자 부부는 더 바랄 것이 없었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은 강제징용으로
일본으로 끌려가게 됐고 송씨는 한순간에 혼자 남아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며 살아야 했다.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주변의 재혼권유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남편을 기다린 송씨의 정성을 알았는지 남편은 7년만에 집으로
돌아왔고 부부에겐 다시금 행복이 찾아오는 듯했다.
그러나 이들의 기구한 운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본의 탄광에 끌려가 고된 노역으로 지칠 데로 지친 남편이
병을 얻게 된 것이다.
남편은 폐결핵과 간질까지 겹쳐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심한 가난에 병원은 커녕 약을 사는 것도 여의치 않았던
아내는 지극정성으로 간호했지만 남편의 병세는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마침내 남편은 죽을 고비에 처했고 결국
아내는 남편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생살을
도려내 남편에게 먹였다.
그 후 3일 밤낮을 내리 잠만 자던 남편은 기적같이 눈을 떴고
아들이 장성해 결혼할 때 까지 오랫동안 가족의 곁에 머물다
편안히 눈을 감았다고 한다.
한편 이제 할머니가 된 주인공 송쌍례씨는 방송에서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다리의 흉터를 보여주며 “어렸을 때 살을
베어 먹였더니 죽을 사람이 살았다는 소리를 듣고 당시 나도
내 종아리살을 베어 먹였다”고 전했다.
살을 베는 고통도 불사한 사랑. 송씨는 “(남편이) 이 세상에서
고생만 했으니까 후세에서는 고생 안하고 좋은 곳에서 살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TV리포트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