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건 당시로 되돌아가 보자. 돌해태 두 마리가 동, 서로 버티고 있는 저만큼에 삼홍예(三虹霓) 중첨이라고 일컫는 세 개의 아치형 돌문에 겹처마 다락집으로 된 광화문을 들어서면 동, 서양편으로 행각(行閣)이 일자로 서 있었다. 동행각에는 협생문(協生門), 서행각에는 용성문(用成門)이 나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흥례문(興禮門)이 있었다.<현재 복원 공사중> 이문을 들어서면 바로 앞에 서쪽에서 동쪽으로 금천(禁川)이 흐르고 영제교(永濟橋)라는 돌다리가 걸려 있고 그다리 기둥 양쪽에 국초 때의 석천록(石天祿) 네 마리가 동, 서 양편으로 두마리씩 놓여 있었다. 영제교에서 좀 멀리 떨어져 평행을 이루는 동편과 서편에 물 위로 돌기둥을 버티어 지은 수각(水閣)이 있었는데 그하나를 청량전(淸凉殿)이라 하고 다른 하나를 자신전(紫宸殿)이라 하였다. 영제교를 건너면 청량전과 자신전에 연속된 북무랑에 동쪽으로는 덕양문(德陽門) , 서쪽으로는 유화문(維和門)이 있었다.
동,서 양편으로 협문(夾門)인 일화문(日華門)과 월화문(月華門)을 거느린 근정문을 들어서면 저 멀리 삼급(三級)의 돌층계 위에 웅장하고 화려한 근정전(勤政殿)이 의젓하게 높직이 앉혀 있다. 이집이 바로 임금께서 문무 백관(文無百官)의 조하(朝賀)를 받던 정전이다. 정면5간, 측면 5간, 겹처마 집에다 돌난간이 휘 둘린 그짜임새는 진정 뛰어나고 훌륭하여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근정전 뒤로 사정문(思政門)을 들어서면 정면에 임금이 정사를 보살피던 사정전(思政殿)이 있고 그서편에 천추전(千秋殿), 동편에 만춘전(萬春殿)이 있다. 여기에도 동, 서, 남, 북 사방으로 행각이 둘리어 있고, 북쪽 행각에 향오문(嚮五門)이 있다. 사정문 북문(北門)인 향오문을 들어서면 임금이 한가롭게 지내는 연침(燕寢)인 강녕전(康寧殿)이 있고, 그 동서 양편에 연생전(延生殿)과 경성전(慶成殿)이 있다. 역시 그 뒤 북행각에 양의문(兩儀門)이 있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 안에 왕후가 사는 교태전(交泰殿)이 있었다. 교태전에도 동쪽에 인지당(麟趾堂)이 딸렸고 인지당 뒤에 동편으로 원길헌(元吉軒) 서편으로 함광각(含光閣)이 있었으며 다시 그동북편으로 건순각(建順閣)이 있었다. 또 교태전 서편에는 앞뒤로 흠경전(欽敬殿)과 함원전(含元殿)이 있었다. 이렇듯 교태전, 강녕전을 중심으로 수많은 전각이 배치되어 있었고, 교태전 뒤의 나직한 구릉지대는 아미산(峨嵋山), 즉 금원(禁苑)이었다. 지난 날에는 늙은 소나무가 군데군데 서있는 가운데 샘과 연못과 정자와 별궁이 여기저기 제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 아름다운 분위기가 한층 흥취를 돋우었었다. 정문인 광화문을 들어서면 홍례문으로부터 이 곳 교태전에 이르기 까지 근정문, 사정문, 향오문, 양의문 등 문이 모두 그좌우의 둘림채, 곧 낭무로 연결되어 있어서 이들 문무와 그울 안의 전당은 경복궁안에서 가장 중요한 그야말로 구중궁궐의 알맹이었다. 일찍이 외국 사신이나 나라 안 신하들에게 향연을 베풀던 경회루에도 원래는 담장으로 휘둘려있어서 그동쪽에 정문인 함홍문(含弘門)이 있었고 서쪽에 천일문(天一門), 남쪽에 경회문(慶會門)이 딸려 있었다. 경회루 남문인 경희문 밖에는 수정전(修政殿)이 있고 수정문이 딸려 있었다. 그 서쪽에 내각(內閣) 검서청(檢書廳)이 있었으며, 남쪽으로 내반원(內班院), 의약청(醫藥廳), 이 있었고 다시 서남쪽으로 옥당(玉堂), 즉 홍문관(弘文館)과 또 그 남쪽에 선전청(宣傳廳)이 있었다. 그동쪽에 임금의 어명(御命)을 들이고 내는 직무를 맡은 승정원(承政院)과 대신 등 당상관(堂上官)들이 임금을 만날 때 모여서 회의하는 빈청(賓廳)이 있었으며 , 그남쪽인 궁성 울 안 서남쪽 모퉁이 지점에는 일영대(日影臺), 누국(漏局), 궁성 안에서 말 기르는 내사복사(內司僕司), 임금님 가마 고간인 연고(輦庫), 마구간(馬廚)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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