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스크랩] 왕희지(王羲之) 난정기(蘭亭記), 이야기

장안봉(微山) 2013. 1. 24. 04:37

 

 

난정.jpg

                                                                                 신룡본난정서

                                                                                                                      

 

 

서기 354년, 초봄


왕희지와 그의 세 아들 그리고 사돈인 서안을 비롯한 친구 친지 42명이
지금의 절강성 소흥에 있는 회계산(會稽山) 양란저(陽蘭渚)의 정자에 모여서
'불계의 예'(봄맞이 목욕행사)을 거행하고 술을 마시며 시를 지었는데,
술을 마시는 곳이 굽이쳐 도는 물가인지라

  
문방사우 준비하고
물에 술잔을 띄우는 놀이를 하면서
즉흥시도 짓고 벌주도 마셔가면서 놀았던 바...
막판에 종이들을 모아서 종합해보니
시 두편을 지은 사람이 11명, 시 한편을 지은 사람이 15명
시를 못지은 사람에게는 한사람당 벌주로 큰 잔으로 3잔씩 마시게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시가 총 37편이 모여져서 (11*2+15=37)
그걸 다 모아서 한권을 책으로 묶게 되는데
이때 왕희지선생이 여기다 서(序)를 쓰게 되고

이를 '난정서'라 칭 했다 합니다


전문은 모두 28행으로 전체의 글자수는 324자입니다

 

여기 난정서는 행서입니다

획이 날카로운듯 하면서도 적당한 부드러움과 여유를 가진 듯 하고
점획 하나 하나도 헛됨이 없습니다.


공간 배치 또한 기가 막히고,
같은 글자가 나타나도 모두 모양이 다를만큼

변화와 생동감이 넘치고 있습니다.

 

난정기의 사연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작품은 왕선생의 7대손인 어느 스님한테 전해오다가
당시 문화애호가이면서 서예광인 당태종의 끈질긴 추적끝에
그에 손에 들어갔고
운명시 유언으로 난정서를 함께 묻을 것을 명해 그와 함께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역사는 순장(殉葬)이라고 기록했구요.

 

당태종은 난정서를 얻은 뒤 당대 최고의 서예가 4명한테
똑같이 베껴쓰라고 명을 내려 각각 몇부씩 모사하게했고..

그렇게 얻어진 작품들을

주변 신하들한테 선물로 하사했다고 하는데
그들 작품들중 하나일 것입니다

 

 

난정4.jpg


윗사진은 그 유명한 왕희지부자의 '太'자입니다.
왕선생의 7번째 아들인 왕헌지는 어렸을때부터 총명했으나
놀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어느날 대충 글씨 몇자 써놓고 나가 놀려고 하는 순간
모친한테 들킨 왕헌지 대충 얼버무릴려고 하죠
그렇지만 단호한 모친...글씨를 하나 써서 가져오라고 합니다.


방에 들어온 왕헌지...
큰맘먹고 종이에 '大'를 쓰고 득의양양하는데
마침 그 옆을 지난던 왕선생 그 '大'자 밑에 점을 하나 찍곤 밖으로 나가죠.
이 결과 '太'자가 되버린 글씨를 모친한테 가져 가고


이걸 본 모친 說...
"이 점 하나만이 좋구나.."...
아들은 크게 부끄러워 했음은 물론이고요
그길로 아버지한테 가서

서예를 잘 할수있는 비법을 물어봅니다.


그때 왕희지선생은 말없이 아들을 데리고 정원으로 나가
그곳에 있는 18개의 큰 물독을 가르키며 말합니다.


"비법은 모두 이 물독안에 있다.
 네가 이 물독안의 물을 다 쓰고 나면 너는 반드시 비법을 알게 될것이다".....
나중에 아들 왕헌지는 어버지 왕희지에 바금가는 대 서예가가 됩니다.

 

 

 

 

난정의 모임을 적다-왕희지(王羲之)



永和九年歲在癸丑暮春之初(영화구년세재계축모춘지초)에 : 영화(永和) 9년 계축(癸丑) 늦은 봄 초에
會于會稽山陰之蘭亭(회우회계산음지란정)하니 : 회계산(會稽山) 북쪽 난정(蘭亭) 에 모였으니
修禊事也(수계사야)라 : 계제사를 지내기 위해서이다.
群賢畢至(군현필지)하고 : 여러 현사(賢士)들이 모두 모이고
少長咸集(소장함집)이라 : 젊은이 늙은이들이 다 모였구나.
此地有崇山峻嶺(차지유숭산준령)과 : 이 곳은 높은 산과 가파른 고개가 있고,
茂林修竹(무림수죽)하고 : 무성한 숲과 길게 자란 대나무가 있고
又有淸流激湍(우유청류격단)이 : 또 맑은 물과 격동치는 여울이
映帶左右(영대좌우)라 : 좌우를 죽 비추고 있다.
引以爲流觴曲水(인이위류상곡수)하여 : 물을 끌고 와 굽이치는 물에 잔을 흘려 보내게 만들어
列坐其次(열좌기차)하니 : 차례대로 둘러앉으니,
雖無絲竹管絃之盛(수무사죽관현지성)이나 : 비록 거문고와 피리는 없지만
一觴一詠(일상일영)하니 : 술 한 잔 마시고 시 한 수를 읊으니,
亦足以暢敍幽情(역족이창서유정)이라 : 그윽한 마음 활짝 펴기에 충분하도다.


是日也天朗氣淸(시일야천랑기청)에 : 이날 하늘은 깨끗하고 공기는 맑으니
惠風和暢(혜풍화창)하다 : 봄바람은 따스하고 부드럽구나.
仰觀宇宙之大(앙관우주지대)하고 : 우주의 넓음을 우러러 살피고 .
俯察品類之盛(부찰품류지성)하다 : 만물의 풍성함을 굽어살핀다
所以遊目騁懷(소이유목빙회)가 : 눈을 돌려 회포를 달는 까닭은
足以極視聽之娛(족이극시청지오)이니 : 보고 듣는 즐거움이 충분하기 때문이니
信可樂也(신가락야)로다 : 진실로 즐길 만 하구나


夫人之相與俯仰一世(부인지상여부앙일세)에 : 사람이 태어나 하늘을 우러러보고 땅을 굽어보며 한 세상을 서로 더불어 살아감에,
或取諸懷抱(혹취제회포)하여 : 혹 어떤 이는 마음에 품은 생각을 서로 취하여
悟言一室之內(오언일실지내)하고 : 한 방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或因寄所託(혹인기소탁)하여 : 혹 어떤 이는 마음속에 들어있 것을 생각에 붙임으로서
放浪形骸之外(방랑형해지외)라 : 멋대로 몸밖에서 마음대로 내뱉는 것이다.
雖趣舍萬殊(수취사만수)k고 : 이와 같이 사람들의 취하고 버리는 것이 비록 만가지로 다르고
靜躁不同(정조불동)이나 : 고요하고 급함이 비록 같지 않으나,
當其欣於所遇(당기흔어소우)하여 : 저마다 자신이 처한 경우에 기쁨을 당하여
暫得於己(잠득어기)하여는 : 잠시 자기 뜻을 얻어서는
快然自得(쾌연자득)하여 : 유쾌하게 스스로 만족하여,
曾不知老之將至(증불지로지장지)라 :  늙음이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及其所之旣倦(급기소지기권)에 : 그러다가 그 것이 이미 권태로워지고
情隨事遷(정수사천)하여 : 또 이러나는 감정이 일에 딸라 옮겨지게 되면
感慨係之矣(감개계지의)라 : 감회가 그것에 이어지게 된다
向之所欣(향지소흔)이 : 이전의 즐기던 것이
仰之間(앙지간)에 : 잠깐 올려보는 사이에
以爲陳迹(이위진적)하니 : 옛 일이 되어 버리니,
尤不能不以之興懷(우부능부이지흥회)로다 : 더욱 그 것 때문에 감회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況脩短隨化(황수단수화)하여 : 하물며 목숨의 길고 짧음이 자연의 조화를 따라
終期於盡(종기어진)이랴 : 마침내는 죽음에 다다르는 것이니,
古人云死生亦大矣(고인운사생역대의)니 : 옛 사람이 말하기를, "생사가 또한 큰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豈不痛哉(기부통재)아 : 어찌 애통하지 않겠는가.


每攬昔人興感之由(매람석인흥감지유)에 : 옛 사람이 가졌던 감회의 연유를 매번 볼 때마다
若合一契(약합일계)라 : 내 생각과 합치되는 듯하다.
未嘗不臨文嗟悼(미상부임문차도)하여 : 아닌게 아니라 글을 보고 애도하지만,
不能諭之於懷(부능유지어회)나 : 마음속에서 그것을 깨우칠 수 없었으니,
固知一死生爲虛誕(고지일사생위허탄)하고 : 진실로 안 것은, “죽고 사는 일이 동일하다는 허황되다.”하고
齊彭殤爲妄作(제팽위망작)이라 : “오래 산 팽상과 일찍 죽은 사람이 같다는 것은 망령되다”는  말이다.
後之視今(후지시금)이 : 뒷사람이 지금 사람을 보는 것이
亦猶今之視昔(역유금지시석)이리니 : 또한 지금 우리가 옛 사람을 보는 것과 같을 터이니,
悲夫(비부)라 : 슬픈 일이로구나.


故列敍時人(고열서시인)하고 : 그르므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순서대로 적고,
錄其所述(녹기소술)하니 : 그 지은 바를 기록하니,
雖世殊事異(수세수사이)나 : 비록 세상이 달라지고 세태도 변하겠지만
所以興懷(소이흥회)는 : 회포를 일으키는 까닭은
其致一也(기치일야)라 : 그 이치가 하나인 것이다.
後之覽者(후지람자)도 : 후세에 이 글을 살펴 보는 사람도
亦將有感於斯文(역장유감어사문)이니라 : 이 글에 대한 감회가 있을 것이다

 

 

출처 : ▒ 한 산 草 堂 ▒
글쓴이 : 천하한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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