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추석의 어원과 유래
추석은 설, 단오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명절의 하나로, 음력 8월 15일, 보름날을 기념하는 우리 고유의 명절입니다. 다른 말로 한가위, 중추절(仲秋節) 또는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부르는데 "한"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그리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8월 15일인 한가위는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추석의 기원은 고대로부터 있어 왔던 달에 대한 신앙과 농사와의 밀접한 관련에서 그 뿌리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인,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三國史記)》유리이사금 조에 의하면, "가위"라는 말은 신라 유리왕 때, 길쌈 놀이인 "가배"에서 유래한 것으로, "길쌈"이란 실을 짜는 일을 말합니다. 한가위 한달 전에 유리왕이 베 짜는 여자들을 궁궐에 모아 두 편으로 나누어서 한 달 동안 베를 짜게 했다고 합니다. 한 달 뒤인 한가윗날 그동안 베를 짠 양으로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게 하였으며, 이에서 "가배" 라는 말이 나왔고, 후에 "가위"로 변한 것입니다.
또 한문으로는 '가배'라고 합니다. 올 해의 추석은 일찍 찾아온 덕분에 아직도 한여름 더위가 남아있습니다만, 추석이 되면 한더위도 물러가고 서늘한 가을철로 접어든 때입니다. 추석 무렵에는 넓은 들판에 오곡이 무르익어 황금 빛으로 물들며 온갖 과일이 풍성해집니다.
본래 추석이라는 말은《예기》의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에서 나온 것입니다. 또한 중추절(仲秋節)이라 하는 것도 가을을 초추·중추·종추 3달로 나누어 음력 8월이 그 중간에 들었으므로 붙은 이름입니다.
가윗날이 신라 이래 국속으로 지속되었음은 중국에서 나온 《수서(隋書)》 동이전 신라 조에 임금이 이 날 음악을 베풀고 신하들로 하여금 활을 쏘게 하여 상으로 말과 천을 내렸다고 하였으며, 《구당서(舊唐書)》 동이전에도 신라국에서는 8월 15일을 중히 여겨 음악을 베풀고 잔치를 열었으며 신하들이 활쏘기 대회를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2. 추석의 풍습과 놀이
추석 때가 되면 농사일도 거의 끝나 갈 무렵이며, 남쪽에서는 햇곡식과 오곡백과를 먹을 수 있고, 덥고 춥지도 않아 좋은 계절입니다. 가족이 모두 모이게 되며, 차례와 성묘도 하게 됩니다. 추석에 행해지는 세시풍속으로는 벌초(伐草), 성묘(省墓), 차례(茶禮), 소놀이, 거북놀이, 강강 수월래, 원놀이, 가마싸움, 씨름, 반보기, 올게심니, 밭고랑 기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봅니다.
(1) 벌초와 성묘
추석에 조상의 무덤에 가서 여름 동안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 주는데 이를 벌초라 합니다. 옛날 조상의 묘를 풍수설에 의하여 명당에 쓰기 위하여 몇 십리 먼 곳에까지 가서 쓰는 수가 많았고, 또 묘를 쓴 다음 이사를 가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묘가 집근처가 아닌 먼 곳에 있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추석을 맞이하여 반드시 벌초를 하는 것이 자손이 해야하는 효성의 표시와 도리로 여겼습니다. 한가위 때에 성묘를 와서 보고 벌초를 안한 경우에는 보기에도 흉할 뿐만 아니라 불효의 자손을 두었거나 임자없는 묘라 해서 남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2) 차례
추석 이른 아침에 사당을 모시고 있는 종가(宗家)에 모여 증조(曾祖)까지의 차례를 지냅니다. 차례 지내는 절차가 설날과 다른 것은 흰떡국 대신 메[밥]를 쓰는 점입니다. 조상에 대한 추원 보본(追遠報本)과 천신제(薦新祭)를 겸하였기 때문에 제물은 햅곡으로 만들어 진열합니다. 고조 이상의 윗대는 10월에 시제라 해서 묘에서 제사를 지냅니다.
(3) 소놀이
추석날 차례를 마치고 난뒤 알맞은 시간에 소놀이는 진행됩니다. 먼저 마을 사람들로 구성된 농악대가 풍물을 울리면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상쇠의 선도에 따라 한바탕 신나게 풍물을 울리며 어우러져 놀다가 소놀이가 시작됩니다. 두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그 위에 멍석을 뒤집어 씌우며 뒷사람은 큰 새끼줄로 꼬리를 달고, 앞사람은 막대기 두 개로 뿔을 만들어 소의 시늉을 합니다.
소를 끌고 농악대와 마을 사람들은 그 마을에서 가장 부농집이나 그 해에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사람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대문 앞에서 '소가 배가 고프고 구정물을 먹고 싶어 왔으니 달라'고 외치면 주인이 나와서 일행을 맞이합니다.
소를 앞세우고 일행은 앞마당으로 들어가 농악을 치고 노래하고 춤추고 놀면 주인집에서는 술과 떡과 찬을 차려 대접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한참 놀다가 다시 소를 끌고 다른 집으로 향하며, 이렇게 여러집을 찾아가 해가 질 때까지 어울려 놉니다.
소놀이를 할 때는 당년에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 머슴을 상머슴으로 뽑아 소등에 태우고 마을을 돌며 시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농사를 천하의 대본으로 여겨온 농경 민족에게 있어 농사를 잘지어 풍작을 거두게 하였다는 것은 큰 공이니 위로하고 포상하는 뜻에서 소에 태우는 영광을 주었던 것입니다. 한번 상머슴으로 뽑히면 다음해 머슴 새경을 정할 때 우대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4) 원놀이, 가마싸움
옛날 서당 교육은 훈장을 초빙해서 가르치는 것이었습니다. 명절이 되면 훈장도 고향에 가서 차례 성묘를 하게 되므로 서당도 며칠을 쉬게 되고 학동들은 자유롭게 놀수가 있었습니다. 이럴 때에 학동들에 의해서 원놀이와 가마싸움을 합니다.
원놀이란 학동들 중에서 공부를 많이 했고 재치있는 사람을 원님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학동들은 백성이 되어 원님께 소장을 내어 그 판결을 받는 놀이인데, 오늘날의 대학에서 행해지는 모의 재판과 그 성격이 유사합니다. 이 때에 현명하고 지혜로운 원님은 사건을 잘 해결하지만 서투른 원님은 백성들의 놀림감이 됩니다. 장차 과거에 등과해서 벼슬을 하고 백성을 다스려야 할 학동들의 놀이로서는 매우 적격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마싸움도 학동들이 주가되어 행하여졌습니다. 훈장이 없는 틈을 타서 가마를 만들어 이웃마을 학동들과 또는 이웃 서당의 학동들끼리 대결을 하는 놀이입니다. 가마를 끌고 넓은 마당에 나아가 달음질ㅎ여 가마끼리 부딪혀서 부서지는 편이 지게되는데 이긴 편에서 당년에 등과가 나온다고 하여 좋아합니다.
(5) 반보기
추석이 지난 다음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끼리 일자와 장소를 미리 정하여 만나는 것을 반보기라고 합니다. 옛날에 시집간 여자들은 마음대로 친정 나들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녀 사이에 중간 지점을 정해서 서로 즐기는 음식을 장만하여 만나 한나절 동안 그 동안 나누지 못했던 회포를 푸는 것을 반보기라고 합니다.
또 한 마을의 여인들이 이웃 마을의 여인들과 경치 좋은 곳에 집단으로 모여 우정을 두텁게 하며 하루를 즐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에 각 마을의 소녀들도 단장하고 참여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며느릿감을 선정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반보기란 중로 (中路)에서 상봉했으므로 회포를 다 풀지 못하고 반만 풀었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6) 올게심니
추석을 전후해서 잘 익은 벼, 수수, 조 등 곡식의 이삭을 한 줌 베어다가 묶어 기둥이나 대문 위에 걸어 두는데 이것을 올게심니라고 합니다. 올게심니를 할 때에는 주찬(酒饌)을 차려 이웃을 청해서 주연을 베푸는 수도 있으며, 올게심니한 곡식은 다음 해에 씨로 쓰거나 떡을 해서 사당에 천신하거나 터주에 올렸다가 먹습니다. 올게심니를 하는 것은 다음 해에 풍년이 들게 해달라는 기원의 뜻이라고 합니다.
(7) 밭고랑 기기
전라남도 진도에서는 8월 14일 저녁에 아이들이 밭에 가서 발가벗고 자기 연령 수대로 밭고랑을 기어다닙니다. 이 때에 음식을 마련해서 밭둑에 놓고 하는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그 아이는 몸에 부스럼이 나지 않고 밭농사도 잘된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3. 추석 음식
추석에는 햅쌀로 밥도 짓고 송편도 하고, 신도주(新稻酒)라 하여 술도 빚어 조상께 수확의 기쁨을 추석 차례로써 알리는 것입니다. 추석의 차례 음식으로는 정월 차례 때의 떡국 대신 햅쌀밥과 편 대신 송편을 놓습니다. 주, 과, 포, 탕, 적, 혜, 나물, 침채(김치), 청장을 정해진 굽이 있는 제기에 담고, 위치는 가풍이나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차리기도 합니다. 8월의 시식으로는 오려 송편, 햇과일, 토란탕, 송이버섯 요리, 배숙, 화양적, 느르미적 등이 있습니다.
(1) 오려 송편 올벼로 찧은 오려쌀로 만들어서 오려 송편이라고 합니다. 쌀가루에 쑥, 송기, 치자로 맛과 색을 달리하여 끓는 물로 익반죽하여 오래도록 치대어 마르지 않게 젖은 보자기로 덮어 둡니다. 송편소로 거피 팥, 햇녹두, 청대콩, 꿀이나 설탕과 소금으로 맛을 낸 깨 등이 있습니다. 송편 반죽을 밤톨 만하게 떼어 가운데 우묵하게 우물을 파서 소를 넣고 빚는다. 시루에 솔잎을 송편 사이사이에 두어 쪄냅니다. 모양은 지방마다 달라 북쪽은 대체로 크고, 서울은 작게 빚습니다. 조개 모양 또는 손자국을 내서 창해도, 강원도 지방은 소박하게 빚습니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쑥 대신 모시잎을 뜯어 삶아 섞는다. 쌀 대신 감자 녹말, 고구마녹말로 빚기도 합니다. 송편을 쪄 내어 찬물에 재빨리 넣었다가 건져 참기름을 바르는데 오래 두었다 먹거나 멀리 가져갈 것은 물에 씻지 않고, 솔잎이 붙은 채 바구니에 담아둡니다.
(2) 토란탕 |
토란은 추석 절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흙 속의 알이라 하여 토란(土卵)이라고 하며, 연잎같이 잎이 퍼졌다 하여 토련(土蓮)이라고도 합니다. 토란은 전분이 대부분이고 미끈거리기 때문에 조리할 때는 꼭 소금물이나 뜨물에 삶아 씁니다. 이 토란으로 토란탕, 산적, 찜, 조림, 구이, 장아찌, 엿 등을 해먹습니다. 토란탕은 국거리로 양지머리나 사태를 푹 고거나 곱창과 양을 합하여 곰국을 끓여도 좋습니다. 흠씬 무른 고기를 양념하여 넣고 무, 삶은 토란, 다시마를 넣어 폭 끓여 냅니다. 산적이나 구이 등을 할 때는 갸름한 모양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3) 배숙 | |
배수정과라 하여 곶감 대신 배를 넣은 것인데 예전에는 작고 단단한 문배를 사용하였습니다. 배를 통째로 삶아 꿀물이나 설탕물에 담근 것을 말합니다. 생강을 편으로 썰어, 알맞은 매운 맛의 생강물을 만들어 두고, 배는 여섯 쪽 또는 다시 반 나누어 삼각형으로 하여 가도련한 다음 속을 빼내고 등쪽에 통후추를 깊이 박습니다. 생강물에 설탕으로 단맛을 내고, 배를 넣어 말갛게 익혀서 차게 식혀 그릇에 담고 잣을 띄웁니다. 익힌 배라 하여 이숙(梨熟)이라고도 합니다. |
(4) 햇밤 | |
햇밤을 푹 삶아서 반으로 갈라 작은 숟가락으로 파내어 체에 쳐서 밤고물을 만듭니다. 여기에 꿀과 계핏가루를 넣어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으면 밤다식이고, 밤 모양으로 빚으면 율란이 됩니다. 밤을 설탕물에 넣어 졸이다가 꿀로 볶아 내면 밤초가 되며, 잣가루를 묻혀 냅니다. 차례상에는 좋은 밤만 골라 속껍질까지 예쁘게 생률을 쳐서 돌려 담아 올립니다. |
(5) 버섯 요리 | |
8월에는 가지각색의 버섯이 나는 철로 옛날에는 첫째가 표고, 둘째가 송이, 셋째가 능이, 넷째가 느타리, 다섯째가 석이, 여섯째가 목이라 하였습니다. 그 밖의 것은 잡 버섯(싸리버섯, 밤버섯 등)이라 하고 못 먹는 것은 독버섯이라 했는데 표고가 흔치 않아 제일로 쳤던 것입니다. 송이버섯은 원래 공기가 맑은 산중에서도 소나무나 잣나무 밑에서 자라 그 향과 모양이 고상합니다. 조선시대 때는 남산에서 자란 것을 최고로 쳤고, 한 때는 양주 망월사의 것을 최고로 쳤다고 합니다. 송이로 맛나게 음식을 하려면, 양념을 되도록 적게 하고 슬쩍 익혀야 송이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
(6) 송이 산적 | |
도톰하게 저며 절여서 쇠고기와 번갈아 끼워 석쇠에 굽습니다. |
(7) 반월 송편 | |||
《동국세시기》에는 송편, 시루떡, 인절미, 밤단자를 시절음식으로 꼽았는데, 송편은 대표적인 추석음식입니다. 전하는 말로는 송편을 예쁘게 잘 빚어야 시집을 잘 간다고 하여, 예쁜 손자욱을 내기도 합니다. 반월형의 송편에 꿀·밤·깨·콩 등을 넣어 맛있게 쪄냈으며 이 때 솔잎을 깔아 맛으로만 먹은 것이 아니고 후각적 향기와 시각적인 멋도 즐겼습니다. 추석전날 송편을 잘 빚어 놓고 추석 차례의 여러 제수를 장만합니다. 아래 사진은 추석 절식인 송편과 토란탕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비로운 것은 온달[滿月]이 뜨는 추석날에 왜 반달[半月] 모양의 송편을 빚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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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차례음식의 의미
추석날에는 1년 동안 농사를 지어서 그해 추수한 햅쌀로 송편을 빚고 밤, 대추, 배, 감, 사과 등 햇과일을 제상에 차려놓고 조상님께 한해의 수확을 감사드리는 차례를 지냅니다.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토란탕, 오려송편, 밤단자, 대추단자, 은행단자, 석이단자, 토란단자, 무호박을 섞어서 만든 떡들이 있습니다.
또한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무, 숙주 등을 이용한 갖은 나물과 어산적, 고기산
적, 화양적, 누름적 등의 적(炙)이 있고, 버섯, 생선, 고기로 만드는 전(煎), 약포, 어포, 장포 등의 포(脯)와 햇김치와 물김치, 그리고 식혜, 수정과, 배숙, 화채, 유과, 다식, 정과, 밤초, 대추초, 율란, 조란, 외에도 생율, 대추, 사과, 배,감, 포도 등의 햇과일 등이 있습니다.
- 송편: 송편은 하늘의 씨앗인 보름달과 알알이 여문 알곡을 뜻하기도 한다.
- 탕: 3탕은 天, 地, 人
- 도라지:‘도(道)를 알아라’는 뜻입니다.
- 고사리: 도(道)를 구하는 마음을 지금 이 시간부터 주저하지 말고 행하라는
의미입니다
- 대추: 이치에 닿는 높은 사고의식으로 일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 밤: 밤은 3알이 한 밤송이가 된다. 그래서 三 정승이 나오라는 의미입니다.
- 감: 씨가 6개로 六조 판서의 서열을 의미한다. 집안에 육조판서 감이 나오는
정도를 점칠 수 있습니다
- 사과: 사과는 자비, 사랑을 뜻하며 모양이 하트형으로 "사랑"이라는 의미로
그 집안의 화목과 사랑의 정도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쓰입니다.
- 배: 배는 색깔이 황금색으로 깨달음이며, 배는 수분이 많은데, 이 수분은
지혜를 의미합니다.
- 조기: 생선의 으뜸으로 생각되어져 왔기 때문에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올립니다.
- 명태(북어포): 동해바다의 대표적인 어물이자 머리도 크고 알이 많아 훌륭한
아들을 많이 두고 알과 같이 부자가 되게 해 달라는데 유래가 있습니다
②-차례상 차리는 순서
차례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제사와는 달리 설 추석 한식 동지 같은 명절에 지내는 제례임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차려놓는 음식도 다릅니다. 차례에는 제사 때처럼 메(제사밥)와 갱(국)을 쓰지 않고 절식으로 추석엔 송편, 설에는 떡국으로 상을 마련합니다. 절차도 일반제례보다 간소하고요.
차례상은 기(忌)제때와 거의 같으나 추석에는 밥 대신 햅쌀로 빚은 송편과 햇과일을 올리는 게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추석차례상 차림은 지방과 가문에 따라 진설법이 다른데 신위를 모신 위치를 북쪽으로 간주해서 제주(祭主)의 위치가 남쪽 ,제주의 오른쪽이 동쪽, 제주의 왼쪽이 서쪽이 됩니다.
<진설법>
일반적으로 제주가 제상을 바라보아 오른쪽을 동(東), 왼쪽을 서(西)라 하고, 제사상 앞은 남(南), 지방 붙이는 쪽을 북(北)으로 삼습니다. 상을 놓는 순서는 맨 앞줄에 과일, 둘째 줄에 포와 나물, 셋째 줄에 탕(湯), 넷째 줄에 적과 전, 다섯째 줄에 메(밥)와 갱(국)입니다.
첫줄(1열) 에 과실과 조과(造菓)가 오르는데 조율이시(棗栗梨枾) 법이나 또는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하여 오른쪽에 대추·사과 등의 북은 과일을 놓고, 왼쪽에 밤·배 같은 흰색 과일을 진설합니다.
둘째줄(2열)은 좌포우혜(左脯右醯)로 왼쪽에 포, 오른쪽에 식혜·건지를 담아 올리고 나물류는 포와 식혜 사이에 놓고 맑은 국간장과 나박김치를 놓습니다.
셋째줄(3열)에는 육탕, 소탕, 어탕을 놓구요.
넷째줄(4열)에는 전과 적을 놓는데 적은 고기와 생선 및 닭을 따로 담지 않고 한 접시에 담아 합적(合?)해서 올립니다. 배열은 어동육서(魚東肉西)라 하여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해야 합니다.
다섯번째줄(5열)인 신위 바로 밑에는 시접(수저를 남아놓는 대접)과 잔반(잔과 받침대)을 놓는데, 시접은 단위제의 경우에만 좌측에 올리고 양위 합제의 경우 중간 부분에 올립니다. 잔반 양편으로 송편을 소담스럽게 담아 놓습니다.
진설을 하는 순서는 시접과 잔반을 제일 먼저 올린 뒤 첫째 줄인 과실과 조과류 줄부터 차례로 놓아 가면 됩니다.
③-차례상 차리는 유의점
- 과실 중 복숭아는 제사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복숭아는 요사스런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죠)
- 생선 중에 '치'로 끝나는 꽁치, 멸치, 갈치, 삼치 등은 사용하지 않구요.
- 이면수 같은 비늘 없는 생선은 올리지 않는다.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 잉어, 붕어처럼 비늘이 그대로 붙어있는 생선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 장어를 쓰지 않아요
(이는 용과 그 모양이 비슷하여 왕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 마늘처럼 향이 강한 양념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 귀신을 ?음 ^-^
- 붉은색(고춧가루)쓰지 역시 쓰지 않습니다.
(도라지나물도 하얗게 무치고, 닭찜도 간장으로만 조미하는 것. 붉은고추, 생고추. 풋고추도 넣지 않습니다. 떡을 올릴 때도 붉은 팥을 쓰지 않고 흰 고물을 내서 사용합니다.)
- 제사 음식은 짜거나 맵거나 현란한 색깔은 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 설에는 밥 대신 떡국을 놓으며 추석 때는 밥 대신 송편을 놓아도 됩니다.
- 삼적에도 의미를 두는데... 석잔의 술을 올릴때 마다 바닷고기인 어적, 네발짐승인 육적, 두부나 각가지 야채꽂이로 만든 야채적을 올리면서 자연이 내린 음식을 고루 맛보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 삼색나물의 경우 흰색은 뿌리나물이라하여 도라지를 쓰고, 검은색은 줄기로 고사리를 사용합니다. 푸른색은 잎나물로 미나리를 쓴고, 뿌리는 조상을, 줄기는 부모를, 잎은 나를 상징합니다.
3, 추석음식에 담긴 영양 및 조상의 지헤
추석음식으로는 송편, 토란국을 주축으로 하여, 닭찜, 가리 찜, 빈대떡, 송이산적, 나박김치, 삼색나물(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생선전, 쇠고기 적, 한과, 햇과일 등이 올라가는데 모두 제철 재료를 사용한 음식들이라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고, 5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로 이루어져서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은 음식들로 오방색이 골고루 들어간 음식입니다.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인 송편을 보면 우리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데, 송편은 그 이름부터 다른 찐 떡과는 달리 솔잎과 함께 쪄 내므로 송병(松餠) 또는 송엽병(松葉餠)이라고도 부르는데 솔잎을 송편과 송편사이에 깔고 찌면 떡에 솔잎의 향이 자욱하게 배어들어 은은한 솔향기와 함께 가을 산의 정기를 한껏 받아 소나무처럼 건강해 진다고 여겼으며, 떡에 있는 소나무 무늬도 아름답죠. 또한 은은한 솔잎향이 더위가 가시지 않은 음력 8월에 떡을 오래 동안 부패하지 않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보아도 솔잎을 이용한 조상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겠죠?!
차례상은 영양학적으로 아주 완벽에 가깝습니다. 고기와 생선의 단백질, 국물재료에 쓰이는 다시마의 칼슘, 전과 적에서는 양질의 지방 등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으로 차례를 지낸 후 먹는 술과 안주는 평소에는 잘 먹지 못하는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식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사용으로 준비하는 음식은 예로부터 소금 간을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양념문화가 발달하기 이전에 제사문화가 굳어졌기 때문이라는 설과 가능한 모든 음식을 옛 자연의 맛에 가장 가깝게 만들었고, 귀신이 붉은 색을 싫어한다는 의미에서 붉은색인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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