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보르도액을 이용한 약제방제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1. 일반재배관리
소석회 또는 고토석회를 3년에 1회 봄철에 나무밑에 살포하며 6월초부터 8월중순까지 수관하부를 부직포로 피복하여 둔다. 나무사이는 초생재배를 하고 있으며 제초제 살포는 하지 않고 관리기를 이용하여 풀을 연 3∼4회 베어주고 있다.
수령이 10년생으로 수세는 약간 강한 편이며 도장지 제거는 겨울전정시에 제거한다. 과실비대는 나쁜 편이며 과실모양은 보통이다. 후지의 평균종자수는 8개정도이며, 중심화 수정을 위해 인공수정, 머리뿔가위벌 방사, 꿀벌을 이용한다.착색정도는 양호한 편이며 착색관리를 위해 따로 작업을 하지 않는다.
수확은 익은 과실부터 차례로 따며 일반간이 저장고에 넣은 사과는 구정전까지 출하하고 있고 저온저장고 및 사과영농조합 창고에 넣는 것은 구정이후에 판매하고 있다.
2. 병·해충·기타
병해충 방제의 핵심은 그 방제 싸인의 조기포착에 있다. 한번 대발생을 하면 방제가 대단히 어렵고 치유되더라도 그 흔적이 남아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병은 어느 것이나 온도와 습도, 병원균의 밀도(전년도의 발생정도)에 의해 그 발생상황예측의 패턴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이미 유럽에서는 흑성병 경보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데 세계 주요 사과산지 가운데는 유달리 병해가 많은 우리나라에 갈반병, 부패병 등의 예보시스템의 개발을 소망해 본다.
병해충 방제는 적기방제가 포인트라 본다. 어차피 관능과 직감, 그리고 농약살포 스케줄에 의한 정기방제라면 한발 늦어 후회하지 않도록 매년 정밀한 분석과 판단으로 정확한 방제프로그램을 작성하여야 하겠다.
장수에서 가장 피해가 큰 병해는 갈반병이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갈반병은 탄저병, 부패병 등을 위한 약제만 제대로 살포하면 동시방제가 된다하여 경시하는 경향이었지만 현장에서 당하는 피해는 실로 극심하였다.
당년의 과실에 주는 피해도 크지만 심한 낙엽을 수반하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아 그 피해가 더욱 크다. 물론 일반적인 지적대로 과번무가 주원인이고, 대발생 이후에도 원지청소가 따르지 못한점도 있지만 연간 1,800∼2,300㎜에 이르는 생육기 중의 다우가 갈반병 발생을 피할수 없게 만드는 것으로 최종 판단하였다.
기후 탓이라면 불가항력이란 말인가? 그래서인지 이태리 남티롤 사람들은 비만 오면, 비록 3일전에 약을 뿌렸더라도 새로이 농약을 뿌리는 것인가?
갈반병으로 인해 많은 고민을 하던차에 마침 이 무렵 일본의 아오모리 사과뉴스에 일본 남부지역에 전에 없이 갈반병이 대발생했는데 석회보르도액을 중점 살포하던 시절에는 별 문제없던 병이라면서 톱신과 벤레이트가 효과적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우선 손쉬운 톱신과 벤레이트를 살포해 봤으나 별 무효과였다.
그래서 다음으로 생각한 것이 석회보르도액이었다. 보르도액을 뿌리던 시절에는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는가? 게다가 친환경농업이 강조되고 있고 더구나 IMF 시대라 고가농약의 경제적 부담도 컸던 터라 용단을 내려 석회보르도액 제조용 대형탱크 2개를 설치하였다.
1998년 보르도액 살포 제 1차 연도는 실패를 넘어 약해로 인해 거의 폐농에 가까웠다. 황산동은 20%농도로 녹인 것을 쓰고 생석회는 시중의 분말생석회를 썼는데 이 생석회가 어쩐지 처음부터 꺼림칙하더니 쓰고나면 탱크 밑바닥에 거의 처음과 동량이나 됨직한 석회찌꺼기가 가라앉아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10일 간격으로 살포한 도중에는 별다른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아 3회를 계속하고 비가 와서 중단하였다. 이후 한달내내 비는 계속되고 잎뒷면이 갈변하기 시작하더니 8월 중순부터 심한 낙엽으로 이어졌다. 사과농사이래 최대의 실패를 경험한 한해였다.
1999년 나는 나의 39년 사과인생을 걸고, 고집이 아니라 깊은 사명감으로 석회보르도액에 재도전하였다. 일반적으로 석회보르도액은 그 약효에 대해서는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가제조시 공정의 번거로움, 살포시의 갑작스런 소나기나 살포후의 지속적인 우천시 받기쉬운 약해와 확인된 일도 없는 착색불량등 과실외관의 손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 약제사용을 멀리하고 있다.
우선 이 단점들의 극복이 선결과제였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농약메이커인 (주)동호케미칼이 보르도액에 깊은 관심을 가져 서로 의기투합한 탓에 수용성분말 황산동과 수산화칼슘 사용으로 제조상의 편의성은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수 있었다.
보르도액 살포의 최대의 걸림돌은 약해문제이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는 동호의 기술개발팀과 함께 일본까지 다녀왔다. 나가노현 스사까지방에서 50년동안 지속적으로 고농도 석회보르도액을 살포하고 있는 나가다마사오씨(사과 실제가의 왜화 재배 저자)의 농장을 방문방문하여 직접 이야기를 듣고 눈으로 보면서 확인하였다.
나가다씨는 석회보르도액은 고농도 일수로 약해가 없다고 하면서 6-16식과 7-16식의 고농도 살포를 주장하였다. 뿐만아니라 약해로 일컬어지는 쓰가루에 있어서의 황변 낙엽현상도 6식, 7식 등의 농후보르도액일수록 약해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석회보르도액의 약해는 빗물에 의해 석회성분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유실되는데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석회성분과 더불어 황산동 성분을 함께 오랫동안 보존시키면 약해발생을 막고 나아가 약효의 지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사실상 보르도액 사용의 핵심기술인데 나가다씨는 이를 위하여 주성분이 왁스(식물이 스스로 생성하는 물질)인 유화파라핀제인 "아비온"을 쓰다가 지금은 새로 개발된 "페탄V"라는 신제품을 혼용하고 있다.
보르도액을 살포하면 과면의 피부가 거칠어지고 착색이 불량할 것이란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 억측이었다. 전부 무대재배를 하고 있는 나가다씨는 과면에의 백색 석회도포가 마치 엷은 봉지를 싼것과 같아서 과면의 엽록소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나 오히려 밝은 착색을 유도한다고 한다.
물론 살포시기를 잘 지켜 너무 빨리도, 너무 늦게도 살포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처음 살포는 빨라도 낙화 35일후로 하고 마지막은 낙화 60일후의 단 2회로 하고, 그 이후에만 살포하지 않으면 동녹발생이나 착색불량등의 단점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일본굴지의 석회 메이커인 (주)야비시에도 들러 생석회 대용의 수산화칼슘, 보르도액 약효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가를 집중토론하였다. 칼슘이온의 활성도 외에 특별한 문제제기는 없었고, 한편으로 표면적이 큰 극미세 수산화칼슘이 보다 효과적 일 것이라는 가능성을 공부하였다.
유화파라핀과 잘 혼합되는 석회보르도액(수용성분말 황산동 + 수산화칼슘, 4-12식) 덕분인지 1999년 농사는 갈반병의 공포에서도 벗어나고 우려되었던 약해도 착색불량도 없었다.
여기에 특기할 것은 유화파라핀의 국산개발이다. 일산 아비온, 기꾸노파라핀, 페탄V에 비하여 효과면에서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이를 롱거(Longer)라 명명하였다.
아직 더 많은 반복 내지는 광역시험을 거쳐야겠지만 보르도액에 거는 기대는 대단히 크다. 저렴한 가격, 광범한 약효, 유기농업 사전에도 올라있는 친환경적 약제란 점이 더욱 그 효용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비가 많아 병이 많은 우리지역에서 고착제 롱거를 가용한 보르도액은 최선의 대안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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