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스크랩] 부끄러운 공자 행동

장안봉(微山) 2013. 12. 13. 22:52

                 공자가 제자들과 채나라로 가던 도중

         양식이 떨어져 채소만 먹으며 일주일을 버텼다.

         걷기에도 지친 그들은 어느 마을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그 사이 공자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제자인 안회는 몰래 빠져 나가 쌀을 구해 와 밥을 지었다.

  

         밥이 다 될 무렵 공자가 잠에서 깨어났다.

         공자는 코 끝을 스치는 밥 냄새에 밖을 내다봤는데

         마침 안회가 밥솥의 뚜껑을 열고 밥을

         한 움큼 집어 먹고 있었다.

 

         안회는 평상시에 내가 먼저 먹지 않은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이것이 웬일일까?

         지금까지 안회의 모습이 거짓 이었을까?

  

         그때 안회가 밥상을 공자 앞에 내려 놓았다.

         공자는 안회를 어떻게 가르칠까 생각하다가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거든 먼저 조상에게 제사 지내라고 하더구나"

  

         공자는 제사 음식은 깨끗하고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안회도 알기 때문에

         그가 먼저 밥 먹은 것을 뉘우치게 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안회의 대답은 오히려 공자를 부끄럽게 했다.

        

         "스승님, 이 밥으로 제사를 지낼 수는 없습니다.

         제가 뚜껑을 연 순간 천장에서 흙덩이가 떨어졌습니다.

         스승님께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서

         제가 그 부분을 이미 먹었습니다."

 

         공자는 잠시 안회를 의심한 것을 후회하며

         다른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 나는 나의 눈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눈도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예전에 나는 나의 머리를 믿었다.

         그러나 나의 머리도 역시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너희들은 알아 두거라.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출처 : 安 喩 齋
글쓴이 : 安喩齋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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