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주택

[스크랩] 전망 좋은 백운봉 자락에 살며…

장안봉(微山) 2013. 4. 18. 21:32

전망 좋은 백운봉 자락에 살며…

 


준비 없이 무작정 전원생활을 시작했다가 실패한 뒤 이번에는 제대로 배워서 집을 짓자고 결심했다는 곽근배씨. 5년 동안의 전원생활에서 그가 느끼고 배운 것이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전원생활 5년차.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실패도 하고 노하우도 쌓았습니다. 전원생활은 인생을 걸고 하는 모험이니 만큼 많은 공부와 연습을 해야 한다고 곽근배씨는 말합니다.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백운봉 자락의 산 중턱에 전원주택과 펜션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습니다. 시멘트 포장된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갈래길 곳곳을 따라 펜션을 가르키는 이정표도 여럿 보입니다.

곽근배씨의 전원주택은 그 중에서도 지대가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집 중 하나입니다. 전망을 한껏 살리기 위해 지대를 높여 지은 덕분에 양평시내와 남한강이 한눈에 들어와 마치 구름 위에서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는 신선놀음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녁이 되면 노을이 기가 막혀요. 전망을 가로막는 것이 없으니 멀리 산 위로 하늘 전체가 다 들어오는데,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은 여기 와서 처음 봤어요.”

곽근배씨가 저 멀리 풍경을 가르키며 말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데크 위 테이블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노라니 ‘그림 같은 풍경’이라는 말이 실감 납니다.

한번 실패 끝에 전원생활 재도전

곽근배씨가 양평에 자리잡은 지는 3년쯤 됩니다. 그 전에 가평에서 2년을 살다 자리를 옮겼는데, 그는 집터를 잘못 택해 실패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도로 근처인데다 지대가 낮고, 기존 마을과 너무 가까워서 평소 원하던 호젓한 생활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입니다. 소음이 잦고 축사가 가까운데다, 지역주민과 교류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주민들과 완전히 담을 치고 별개의 삶을 살라는 건 아니지만, 여태까지 살아온 방식이나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불편함이나 오해는 감수해야 하잖아요. 또 대부분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라 세대차이도 있고요. 도시에서도 사람과 부대끼며 정신없이 살았는데, 시골에 와서는 조용하고 호젓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모든 일이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듯이, 전원생활을 하는 데도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곽근배씨. 하지만 전원생활의 시행착오는 많은 비용을 대가로 치뤄야 합니다. 전재산을 투자해서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집을 잘못 지었다거나 위치를 잘못 선정하여 1년 살다보니 후회가 든다면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 후 곽근배씨는 전원주택에 대해 좀더 공부해보려는 생각에 NS홈의 목조주택 학교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목조주택 건축주도 공부가 필요

“건축주가 집에 대해 잘 모르면 눈 뜬 봉사가 됩니다. 양심적인 업체를 만나면 다행이지만, 간혹 엉터리로 짓고 돈을 떼어먹는 곳도 있을 수 있잖아요. 목조건축 공부는 어렵기 때문에 그냥 업체에 다 맡기겠다는 분도 많지만, 몇억짜리 집을 짓는 건데요. 기본이라도 알고 있으면 훨씬 도움이 되죠.”

목조주택 교육을 받으러 온 사람들 중엔 전문적으로 집 짓는 기술을 배우기 위한 사람도 있지만, 반 정도는 목조주택에서 살기 전 준비과정으로 듣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목조주택을 지을 때 건축주 입장에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자재의 등급입니다. 골조공사와 마감공사로 나뉘는 목조건축 과정 중에 마감공사는 건축주가 지켜보면서 벽지, 페인트, 사이딩 등에 의견을 많이 반영할 수 있지만, 골조는 문외한이라 간섭할 수가 없습니다. 규격에 안 맞는 싼 자재를 사용해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곽근배씨는 예를 들어 데크의 못 하나만 봐도 데크의 수명이 20~30년이기 때문에 못 역시 그 정도를 가야 하는데, 1년만 되도 녹이 슬거나 규격에 안 맞는 못을 사용한다면 큰일이 아니겠냐고 말합니다.

설계를 할 때도 미리 공부를 하면, 설계사가 그리는 대로 짓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건축주 입장을 반영할 수 있고, 도면을 보는 법도 알게 돼 배수나 전기시설에 하자가 생기더라도 쉽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집은 건평은 41평에, 집에서 정원까지 데크와 테라스를 30평 정도로 넓게 지었습니다. 외부마감을 적삼목 시더사이딩으로 하여 주위의 소나무숲과 잘 어우러진 집입니다.

지방에서도 문화생활 어렵지 않아

서울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곽근배씨는 시골로 내려오면서 경영 대부분을 직원들에게 맡기고,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올라가 자문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시간 여유가 생기면 등산을 가거나 야외를 찾았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잔디 관리하고, 야생화 가꾸고, 배추 심고, 고추 따서 말리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아파트에서는 기르지 못했던 큰 진돗개도 키우기 시작했는데, 가족들에게는 애교덩어리지만 낯선 사람을 보면 큰 소리로 짖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땅은 200평 정도인데 넓지도 작지도 않은 딱 적당한 크기라고 합니다. 집 짓고 데크 놓고 정원 꾸미고 나면 남는 공간은 없지만, 텃밭은 집 옆의 남의 땅에 지어도 흔쾌히 허락하여 불편한 점이 없다는 것입니다.

야생화를 좋아해서 봄, 여름, 가을 계절별로 꽃을 심어놓았습니다. 가을로 향해가는 지금은 하늘거리는 갖가지 코스모스에 둘러싸인 집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그가 밝히는 야생화 기르는 노하우 한가지는 심을 때 씨를 직파하지 않고, 모판에 씨를 뿌린 뒤 싹이 나면 모종을 띄엄띄엄 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실패율도 적고, 그 후에는 꽃 스스로 씨를 뿌려 퍼져나갑니다.

전원생활을 시작하기 전에는 문화생활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조금만 신경 써서 찾아보면 지방에서 알차게 즐길 수 있는 것도 많다고 합니다. 그가 활동하고 있는 양평 아마추어 사진 동호회는 양평군의 후원을 받아 보조금도 받고, 무료로 장소를 대여해 전시회도 엽니다.
군민회관에서 각종 영화나 연극, 음악회,무용회 등도 무료로 감상할 수 있고, 도서관에선 인터넷이나 DVD 감상을 할 수 있습니다.

양평 중심지까지 자동차로 5~1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외식이나 장을 보는 일도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집까지는 40분 정도 걸리는데, 덕분에 주위 펜션에는 사시사철 손님들이 많이 드는 편입니다. 곽근배씨의 집에도 방을 빌려달라는 사람들이 곧잘 찾아오고, 방송국이나 잡지사에서 촬영장소로 대여하고 싶다는 문의도 옵니다.

그래서 그는 펜션을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양평 근방으로 이사를 해서 펜션에 맞게 집을 짓거나 현재 집을 개조할 예정입니다. 온갖 정성이 들어간 집을 떠나자니 아쉬워서 선뜻 결심은 안 서지만, 전원생활에 노하우와 재미가 붙은 지금 어디를 가더라도 잘 살 자신은 있다는 게 곽근배씨의 자랑스러운 말입니다.

■ 글쓴이 : OK시골
 

출처 : 주목 (목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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