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현공)

[스크랩] 음택풍수학 -산수론 기초

장안봉(微山) 2013. 4. 9. 22:33

음택풍수학 기초
/ 1. 산수론
산은 강을 넘지 못한다

<사진 : 백두대간>


  7할 이상이 으로 둘러싸인 한반도에 자리잡은 우리에게 산은 곧 삶의 고향인 동시에 죽음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양지바르고 아늑한 산자락이면 으레 크던 작던 마을이 들어서 있고, 우리는 산에 의지하며 살아왔다.
  먼 할아버지 대부터 조상들의 뼈와 살을 산에 묻어 왔기에, 산은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포용한 잉태지(孕胎地)이기도 하다. 아울러 조상의 영혼이 숨쉬는 성스러운 곳이기도 하다.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면 거대하게 굽이치는 산맥과 산줄기 사이의 조그만 땅에 오밀조밀 모여 사는 우리의 작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저 산의 커다란 품에 안겨 그 정기를 받아서 살 뿐 절대 자연에 대하여 강자일 수 없는 나약한 존재들이다.

  "북한산과 관악산은 한강을 마주보고 있지만 근본 뿌리는 전혀 다른 산이다."
  "무슨 소리야. 두 산 모두 광주 산맥에 속한 산으로 금강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북한강을 건너 북한산에 이르고, 다시 남쪽으로 뻗어 한강을 건너 관악산과 광교산으로 이어졌어."
  싸우지 말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북한산과 관악산은 비록 가까이 마주보고 있지만, 뿌리는 몇 천리나 떨어져 있는 즉 촌수(寸數)가 매우 먼 산이다. 산과 산으로 이어진 산맥은 강이나 내(川)를 만나면 무조건 멈춘다. 그러므로 강을 사이에 두고 지척에 있는 산일지라도 근원만은 서로 다른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산맥은 강을 건너거나 강 아래로 이어지지 않는데, 우리는 마치 장백, 마천령, 함경, 낭림, 강남, 적유령, 묘향, 언진, 멸악, 마식령, 태백, 추가령(구조곡), 광주, 차령, 소백, 노령산맥 등에서 보듯 산맥이 제멋대로 강을 건너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으로 잘못 배워왔다. 이런 산맥의 구분과 명칭은 일본의 지질학자 고토(小藤文次郞)에 의해서 명명되었다. 그는 19세기 후반부터 감행한 한국의 지질조사를 바탕으로 1903년 「An Orographic Sketch of Korea(조선의 산악록)」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논문을 쓴 배경에는 조선을 합방한 후에 금을 비롯한 지하자원을 수탈하고자 땅 속에 흐르는 광맥을 산맥인 것처럼 표시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의 옛 지도는 바로 '산줄기 지도'라 할만큼 정확하게 산줄기를 따라 이어지고, 강과 바다를 만나면 산맥이 끝남을 확실하게 표시해 놓았다. 두만강의 땅 끝에서 뻗어 목포의 유달산에서 멈추고, 신의주 앞산에서 시작하여 부산의 금정산까지 연결된 능선을 한줄기로 연결시켜 놓았다. 그런가 하면 언뜻 스쳐보아 산줄기가 없을 법한 낮은 산능선까지도 세밀하게 측정하게 뚜렷이 산줄기를 그려 놓았다. 아울러 산줄기에 의해 구별되는 물줄기도 시작은 어디이며 어느 고을을 거쳐 어디로 흘러가는가를 자세히 그려 놓았다.

  신경준(申景濬)이 작성한 『산경표(山經表)』는 옛 지도에 나타난 산맥을 문헌으로 정리한 책이다. 전국의 산맥을 하나의 대간(大幹), 하나의 정간(正幹), 그리고 13개의 정맥(正脈)으로 규정하고, 여기에서 다시 가지처럼 뻗은 기맥(岐脈)까지 족보책을 엮듯이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산맥의 이름과 순서는 (1)백두대간(白頭大幹)(2)장백정간(長白正幹)(3)낙남정맥(落南正脈)(4)청북정맥(淸北正脈)(5)청남정맥(淸南正脈)(6)해서정맥(海西正脈)(7)임진북예성남정맥(臨津北禮成南正脈)(8)한북정맥(漢北正脈)(9)낙동정맥(洛東正脈)(10)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11)한남정맥(韓南正脈)(12)금북정맥(錦北正脈)(13)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14)금남정맥(錦南正脈)(15)호남정맥(湖南正脈)이다.

  산경표를 살펴보면,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뻗어내린 한반도의 중심 뼈대를 이루며 모든 물줄기를 크게 동서로 양분하는 산맥이다. 정맥은 대간에서 가지쳐 나온 산줄기로 큰 강의 유역 능선, 즉 큰 강이 발원하는 곳이다. 따라서 정맥은 산줄기의 높이, 규모 등에 관계없이 아무리 낮고 미약한 산줄기라도 그 끝까지 표현하였다.

  산과 물은 음과 양의 관계로 서로 조화롭게 어울려야 전체가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산의 우뚝함은 물의 깊숙함과 대조되어야 더욱 뚜렷해지고, 산의 고요함과 물의 흘러감이 어울러져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삶도 풍요로워진다. 따라서 큰 산줄기인 정맥은 큰 강과 내(川) 그리고 깊은 골짜기가 생기는 물의 발원지로 대체로 특정한 산에서 시작해 강 하구의 해안선에서 끝나고, 작은 산줄기인 기맥은 도시와 마을을 형성하며 강과 내 앞에서 멈춰선다. 절대로 산줄기는 강이나 내를 건너뛰는 법이 없고, 물줄기 역시 산을 넘지 못한다.



산에도 조상이 있다

<사진 : 백두산 천지주변에 화산재로 이루어진 암석/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중에서>


  무릇 땅의 기운을 제대로 알려면 그 땅의 할아버지 되는 산[祖山]을 알아야 한다. 조산이 있다는 것은 나무에 뿌리가 있다는 것과 같으며 물의 근원이 있다는 것과 같다. 뿌리가 깊으면 잎이 무성하고, 물의 근원이 멀면 흐름이 길 듯이 발복도 오래갈 것이다. 태조산(太祖山)은 멀리 떨어져 수려한 채 항상 구름에 가려 있고, 가까이서 보면 암석의 살기가 등등한 신비스런 산을 가리킨다. 한국을 전체적으로 보면, 백두산이 태조산이다. 우리나라를 전체로 보지않고, 좁게 한 지역을 본다면 백두대간에서 정맥으로 분기되는 산이 있고, 또 정맥과 정맥이 분기되는 산이 있는데, 그런 산들도 태조산이 된다.

  북한산의 태조산은 백두산이다. 하지만 먼 조상이 정승, 판서를 지냈어도 증조부가 반역죄로 몰려 천민이 되었다면 나도 천민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먼곳의 태조산보다는 가까운 곳의 태조산이 더 중요하다. 그럼 북한산을 낳은 가까운 태조산은 어디인가? 금강산 위쪽에서 한북정맥이 분기한 추가령이다. 그럼 한강 이남에 있는 관악산의 태조산은 어디인가? 대간에서 한남금북정맥이 분기한 산은 속리산이고,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이 분기한 산은 안성의 칠현산이다. 따라서 가깝게는 칠현산이 태조산이고, 멀게는 속리산이 태조산이다. 종로 땅을 밟고서 속리산 줄기라 한다면 틀린 말이다.
&bvsp; 한국 땅에서 태백산은 대간과 낙동정맥이 분기한 곳이니, 영남 해안가인 포항, 경주, 부산 등지의 태조산이고, 충북 땅은 속리산이고, 충남과 경기도 땅은 칠현산이고, 영취산은 대간과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였고, 주화산은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의 분기해 전남과 전북 일부 지방의 태조산이 된다.

  중조산(中祖山)은 태조산을 떠나 사방으로 뻗어 나간 용맥이 태조산 다음으로 웅장함을 갖춘 산이다. 보통은 각 정맥 내에서 가장 높고 수려한 산으로 광교산, 가야산, 계룡산, 마이산, 내장산, 주왕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태조산에서 흘러온 용맥은 중조산을 이루고, 중조산에서 흘러온 용맥은 소조산을 이룬다.

  풍수학의 측면에서 볼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소조산(小祖山)이다. 소조산은 혈을 맺은 내룡이 직접 출맥한 산을 말하며, 모양은 첨원방정(尖圓方正)하고 청룡 백호가 첩첩으로 감싸안은 것을 제일로 친다. 이것은 30대 윗조상보다는 아버지가 어떠한 사람이었냐가 나(혈)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태조산이나 중조산이 아무리 출중해도 소조산이 핍박하고 생기롭지 못하면 그곳에서 뻗어내린 용도 혈을 좋게 맺지 못한다는 논리이다.

  『장경』에는 소조산의 산세가 붕괴되거나 험악하면 살기를 품은 것이니, 묘터를 잡으려면 산이 길한 것을 택하라고 하였다. 흙이 건조하여 초목이 자라지 못한 산(童山)은 생기가 없고, 생기는 용맥을 따라 흐르기 때문에 내룡이 붕괴되거나 끊어진 산(斷山)은 기의 흐름도 끊어진 것이다. 또 흙 없이 암석으로만 이루어진 산(石山)은 생기를 품지 못하고, 용맥의 기세가 멈추지 못하고 흐른 산(過山)은 기도 머물지 못한다. 사방이 허한 채 홀로 솟아난 산(獨山)은 장풍이 어려워 생기가 흩어져버린다.

  앞에서 설명한 형기론 풍수에서는 주산(主山)의 형세도 혈의 길흉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부모가 키 크고 잘 생겼다면 그 자식도 키 크고 잘 생길 가능성이 많고, 아버지가 풍수사라면 그 자식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아 반풍수(?)는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부모가 의사일 경우 모든 자식이 의사가 되지 못하는 것처럼 주산의 모양에 따라 혈의 효험이 곧이곧대로 나온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단순히 주산의 모양만으로 후손의 부귀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이다. 혈의 조화는 사람이 판단하고 예측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신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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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정산풍수명리학회
글쓴이 : 휴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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