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다리의 멍자국♡
제 나이 26살입니다.
여자나이 26살...
대학 졸업하고 지금쯤은
자리를 잡아야 할 나이인데...
빠르다면 결혼을 할 나이인데 말입니다..
부끄럽게도 아직도 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물론 졸업은 했구요...
졸업도 남들보다 2년 늦게 했답니다.
올해 졸업했는데 졸업하고 취직을 했는데
다시 공부해야겠단 생각에
지금은 이렇게 공부를 하고 있죠.
처음 직장을 관두고 다시 공부한다고 말했을때
아버지께서는 아무말씀 없이
그저 제 의견에 따라 주셨죠...
집은 전남 목포구요...
공부를 하기위해 저는 광주에 올라왔죠.
주말에 목포에 내려갔다왔는데...
아버지 다리에 멍이 들어계시더라구요..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봤더니
처음엔 모기 물린것처럼
조금 빨갛게 되었더래요.
그래서 모기가 물었나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점점 상처가 커지더니 멍자국처럼 되더랍니다.
멍이 점점 더 커지면서 지금은
손바닥만한 멍이 되어있더라구요...
아프시면서도 아무말씀없이
자식들에게 감추고 계셨던겁니다.
병원에 가보라고 말씀드려도
그저 괜찮다는 말씀만 하시고
안가시니 너무나도 속상하더라구요.
저희집은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식당을 했거든요.
자장면집 말입니다.
혹시나 당신이 병원에 입원하시면
집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가시지 않고
고집을 부리고 계신거랍니다.
요즘들어 장사도 잘 안된다고 하시면서 말입니다.
저희 아버지 50년생이신데요.
아직도 추운날씨에 배달을 하신답니다.
앞으로 5년은 더 식당을
운영해야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말입니다.
자식들 공부 더 시키실려고 하시는 말씀...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버지 다리의 멍을 보고있는데
순간 가슴이 턱~하니 막히더라구요.
주변에 보면 그런 슬픈얘기들 있잖습니까.
부모님 속만 썩여드리다 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신뒤에 부모님의 사랑을 알고
눈물 흘리는 그러한 슬픈 이야기..
혹시나 내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밀려오더라구요..
부모님께 효도는 못해드릴망정
경제적으로 독립도 못하고 아직까지 부모님께
손벌리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하고 싫었답니다.
아무런 도움도 되어드리지 못하는
제 자신이 왜 이리도 싫은지..
결국 병원에 꼭 가보라는 말만하고
저는 광주에 올라와버렸답니다.
올라오는 차안에서 얼마나 울었던지...
걱정을 한다곤 해도 결국
자식의 부모에 대한 사랑은
그것밖엔 안되나 봅니다.
병원 가라는 말한마디만 달랑 하고
올라오는 내자신..
아무리 울면 뭐합니까.
제가 실천하는 사랑이란
이다지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에비해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란..
자신의 몸이 아프더라도 자식에게
내색도 안하시고 자식이 원하는건
뭐든지 들어주시는 너무나도 크나큰 사랑...
아버지 다리의 멍..
큰 병이 아니였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나중에 효도 할 수 있을때까지는
꼭 살아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구경도 많이 시켜드리고
맛난것도 많이 사드리고 싶은데..
나중에 부모님이 안계시면 어떻게 합니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 못드는 밤에
두서없이 써봤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할께요.
아버지, 어머니 사랑해요~~~
아직은 너무나 부족한 저이기에
아무것도 못해드리지만...
제가 효도 많이 많이 할테니까요.
그때까지 꼭 건강하게 지내셔야 해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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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MBC라디오 여성시대에서
스크랩한 글입니다
◈아름다운 황혼열차◈-카페지기 석양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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