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설기 한라산 특집 | 제주도 드라이브 코스] 따뜻한 차 안에 앉아 맛보는 제주 자연의 절정
- 동부와 서부의 명 드라이브 코스들… 환해장성로·해맞이해안로·신창풍차해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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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드라이브 코스 ① (제주 동부)
겨울 망망대해 실컷 보며 영화촬영 명소도 구경
환해장성로~섭지코지~성산일출봉~해맞이해안로
제주는 산과 오름, 숲길만 좋은 게 아니다. 드라이브하기 또한 좋은 도로도 곳곳에 나 있다. 다만 겨울 제주도는 한라산에 가까울수록 적설량이 많아 편안하게 운전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겨울에 제주의 비경을 차로 둘러보기에는 역시 해안가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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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해장성로에서 섭지코지로 이어진 해안길. 물감을 칠한 듯 물빛이 맑고 이국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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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하이라이트 드라이브 코스로는 우선 환해장성로와 해맞이해안로를 이은 길을 꼽을 수 있다. 환해장성로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에서 시작되는 해안도로다. 1132번 도로보다 바다에 더 가깝게 나 있어 제주 동부해안의 묘미를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코스의 장점은 바닷가 쪽 시야를 막는 시설물이 없어 망망대해를 실컷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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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섭지코지의 해안가와 올인하우스. 2003년 드라마 올인을 촬영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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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암절벽이 화려한 섭지코지. 연중 관광객으로 붐비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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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도로는 온평리를 지나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으로 이어진다. 북쪽으로 달리면서 나타나는 해안절벽과 오름은 드라이브의 참맛이다. 섭지코지는 기암절벽이 화려한 해안으로, 주차하고 걸어서 30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섭지코지는 다국적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곳이며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은 곳이다. 봄철이면 노란 유채꽃과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해안풍경이 일품이다.
계절을 잊은 유채꽃들 중 일부는 겨울에도 피어 관광객을 즐겁게 한다. 휘날리는 갈대밭과 바위로 둘러친 해안절벽, 우뚝 치솟은 전설 어린 선바위 등은 제주의 전형적인 아름다운 풍경이라 해도 무방하다. 특히 제주의 다른 해안과는 달리 ‘송이’라는 붉은 화산재로 되어 있고, 밀물과 썰물에 따라 물속에 잠겼다가 일어서는 기암괴석들은 자연 수석전시회를 연출한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서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 ‘천일야’, ‘올인’ 등을 이곳에서 찍었다. 영화 ‘단적비연수’에서 최진실이 살았던 그림 같은 푸른 바닷가 집이 이곳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2003년에 방영한 드라마 올인 촬영 세트장이 ‘올인하우스’란 이름으로 남아 있다. 경치 좋은 등대에 오르는 것도 바다를 구경하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주차료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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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차장에서 본 성산일출봉. 제주도의 대표적인 명물로 이름처럼 바다 위로 솟구치는 일출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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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타나는 성산일출봉은 멀리서 본 모습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는 제주 최고의 관광지다. 드라이브 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가 바로 성산일출봉이다. 해발 182m인 성산일출봉은 제주도의 여러 분화구 중에서는 드물게 바다 속에서 수중폭발한 화산체이다. 용암이 물에 섞일 때 일어나는 폭발로 용암은 고운 화산재로 부서져 분화구 둘레에 원뿔형으로 쌓여 있다. 원래는 화산섬이었지만 신양해수욕장 쪽 땅과 섬 사이에 모래와 자갈이 쌓여 육지와 연결되었다.
일출봉 정상에는 지름 600m, 바닥면의 높이 해발 90m에 면적이 8만여 평이나 되는 분화구가 자리한다. 이곳에서 이장호 감독의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의 한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농사를 짓기도 했는데 지금은 억새밭을 이루었고, 우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성산일출봉에서 보는 일출은 영주10경(제주의 경승지) 중에서 으뜸이라 했다. 지방기념물로 관리해 오다 2000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입장료 2,000원, 한 시간 정도면 걸어서 다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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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산일출봉에서 구좌읍으로 이어진 해맞이해안도로. 거친 파도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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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을 나와서는 우회전해 성산항 방향으로 간 다음 갑문교를 건너 삼거리에서 시흥 해안도로를 따른다. 이후부터는 계속 해안을 따라가면 된다. 날씨가 좋으면 경치를 감상하기에 금상첨화지만 기후가 안 좋을 때도 나쁘진 않다. 차가 흔들릴 정도로 강한 돌풍과 거센 파도 곁을 지나는 스릴을 체험할 수 있다.
종달리해안도로에서는 지미봉이 솟은 게 보이고 바닷가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해맞이해안도로는 성산일출봉이나 섭지코지처럼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제주의 수수한 시골바다를 한가롭게 누리는 재미가 있다. 세화해수욕장을 지나면 풍경이 비슷하므로 구좌읍에서 1132도로로 빠져나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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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드라이브 코스 ② (제주 서부)
겨울 바다와 한라산 풍치가 황금비율로 어울린다
수월봉~차귀도 선착장~신창풍차해안로
제주에 가면 수월봉(水月峰·78m)에 올라보자. 동쪽으로는 너른 들판, 서쪽으로는 태평양 바다가 펼쳐진 수월봉은 수월과 노꼬의 애틋한 전설이 전하는 해안가 오름이다. 수월이가 병든 어머니를 위해 약초를 구하러 나섰다가 해안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자 오빠 노꼬가 17일간 슬피 울었는데 그 눈물이 절벽 곳곳에서 솟아나와 샘이 되었다는 얘기다. 그런 구슬픈 전설 때문일까, 폭 1.5km 높이 70여m의 해안절벽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는 가슴을 아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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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월봉에서 바라본 용당 풍차 단지. 풍차가 대명사인 네덜란드를 떠올리게 하는 풍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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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꼬물오름’ 물노리오름, 고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수월봉은 제주도에 분포하는 여러 오름 중 성산일출봉, 송악산, 소머리오름 등과 더불어 수성화산활동(水性火山活動)에 의해 형성된 대표적인 화산(응회환)이다. 특히 화쇄난류(火碎亂流)라고 불리는 독특한 화산재 운반작용에 의해 쌓인 화산체로서, 해안절벽 노두의 측방 연장성이 뛰어나 화쇄난류층의 세계 최고 노두로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 지질학적인 측면을 떠나 수월봉은 무엇보다 풍광이 일품이다. 태평양 바닷바람, 한라산 산바람이 맞부딪치면서 정신을 쏙 빼놓지만 그 맛에 살아 있다는 즐거움에 감격하게 된다. 송악산, 삼방산, 그리고 한라산자락에 봉긋봉긋 솟아오른 크고 작은 오름들이 반겨주고, 그 뒤로 한라산 정상 부악이 마음을 든든하게 잡아준다. 그에 못지않게 멋진 풍광은 해안 절벽 너머 고래처럼 바다 떠오른 듯한 와도(臥島)와 차귀도(遮歸島)다. 크고 작은 2개의 섬은 바다를 오가는 고깃배와 신창용수풍차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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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서해를 대표하는 섬인 차귀도. 바다낚시터에서 해적잠수함 투어코스로 더욱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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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봉 서쪽 해안단애는 풍광도 아름답지만 잘 발달된 층리(層理)를 볼 수 있고, 아래쪽 해식동(海蝕洞·파도에 깎여 만들어진 동굴)은 학술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해안단구(海岸段丘)는 신석기 시대 유적으로 사적 제412호로 보호되고 있다.
수월봉에서 내려와 해안도로로 내려서면 차귀도를 배경으로 너른 바다가 펼쳐진다. 해안절벽에 형성된 자연 샘인 용운천(龍雲泉)을 지나 차귀도로 가는 길은 바다와 육지를 가르는 길인 양 한쪽은 해안절벽이 우뚝 솟구치고 또 한쪽은 바다로 끌어내리려는 듯 허연 파도가 툭하면 해안을 혀로 핥듯 끌어당긴다.
해안도로는 차귀도선착장으로 이어진다. 와도와 잘 어우러진 차귀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얘기가 호종단 전설이다. 옛날 중국 송나라에서 제주도에 장수가 날 지세라 하여 지맥을 자르기 위해 호종단을 보냈는데, 이 호종단이 중국에 돌아갈 때쯤 어디선가 매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폭풍이 일어 침몰되었다는 내용의 이야기다. 결국 호종단이 중국으로 돌아가는 길을 차단했다고 해서 ‘차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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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상대가 올라앉은 수월봉 절벽해안. 풍광도 아름답지만 층리(層理)가 잘 발달돼 학술적 가치도 높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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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귀도는 바다낚시터로도 이름난 섬이지만 잠수함 관광으로 한층 유명해졌다. 해적잠수함이라 불리는 잠수함 여행은 선착장에서 수송선으로 차귀도 해안까지 5분 이동한 다음 잠수함을 바꿔 타고 25분간 바닷속을 탐승하는 여행이다. 옥빛 바닷물 속에 들어가 산호와 물고기떼를 보는 즐거움이 일품이다. 약 1시간 소요. 주말 8회(09:40~15:30), 주중 7회 운항. 대인 5만 원, 청소년 4만 원, 소인 3만 원. 예약 필수. 문의전화 064-772-2808, www.chagwido.kr.
제주 서부 해안 바닷가 풍광 만끽할 수 있는 코스
차귀도선착장에서 빠져나와 다시 1132번 일주도로(한경해안로)를 따르다 왼쪽 절부암 방향 도로로 들어서면 신창고산해안도로에 다가서고, 곧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기념관이 눈에 들어온다.
기념관은, 1845년 8월 17일 김대건 신부(1822-1846)가 중국 상해 김가항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후 상해를 출발, 조선으로 향하던 중 풍랑을 만나 28일간의 표류 끝에 제주 용수리 해안에 표착한 것을 기념함과 동시에 제주 지역에서 한국 최초 신부의 첫 번째 미사와 성체성사가 이루어진 것을 기리기 위해 설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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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월봉 아래서 바라본 해안도로. 차귀도가 육지와 겹쳐 하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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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성 김대건 신부 유해공경실과 신부를 고통스럽게 한 각종 고문장비가 전시돼 있으며 2층은 김대건 신부관, 제주교회사관, 제주교구 선종사제관으로 꾸며져 있다. 또한 기념관 동쪽에는 김대건 신부가 타고 왔던 라파엘호를 고증·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문의전화 064-772-1252, www.kimdaegun.net.
기념관을 지나면 이제 풍차들이 덮칠 듯이 다가온다. 파도는 검은 용암해안을 후려치고, 바람은 거인처럼 느껴지는 풍차의 바람개비를 힘차게 돌려댄다. 그런 바닷가는 강태공들 차지. 겨울바다에서 대물 한번 낚아보겠다는 꿈을 가진 강태공들은 강풍과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닷물을 바라본다.
- 신창고산해안도로는 용당어촌계 건물을 지나 신창풍차해안로로 이어지면서 한층 더 고즈넉해지고, 제주에서는 드물게 민물이 흘러내리는 벌내물공원을 지나면 일주도로 상의 신창사거리로 올라선다.
올레 12코스에 속하는 수월봉~차귀도 선착장~1132번 일주도로~절부암 코스와 신창고산해안로~신창풍차해안로는 10km에도 못 미치는 짤막한 해안 드라이브 코스지만 제주 오름과 서부 해안 바닷가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수월봉 가는 길 제주 연안을 따르는 일주도로(1132번 지방도)를 따르다 한경면 고산리 한국뷰티고등학교 앞 육거리에서 서쪽으로 곧장 뻗은 도로를 따른다. 약 1.1km 가면 수월봉 입구에 닿고, 삼거리에서 수월봉 방면으로 0.8km 더 오르면 조망대 아래 주차장에 올라선다.
숙식 차귀도선착장 일원에는 식당과 펜션이 여럿 있다. 달래민박식당 064-773-2244, 만덕식당 772-3356, 차귀도펜션 772-5545, 섬풍경펜션 772-3611.
“모슬포항에서 가장 맛있는 식당이 어디예요?”라는 질문에 제주도민들은 대부분 항구식당(064-794-2254)을 꼽는다. 무엇보다 싱싱한 생선을 음식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4~7월 자리 철에는 자리 요리를, 추석 전후에는 한치 요리를 손님들에게 추천한다. 생선회 2만~3만 원, 자리구이 2만 원, 물회 2만 원, 한치회 2만 원, 고등어구이백반 1만1,000원, 자리구이백반 7,000원, 잡어매운탕 7,000원, 돔매운탕 8,000원. 부근의 물꾸덕식당(794-5871)도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다.
/ 글 한필석 부장, 신준범 기자
사진 허재성 기자, 김영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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