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버스로 약 2시간 반 달리면 도착하는 충남 서천군. 모 주최로 ‘부동산 필드 아카데미’ 행사가 열렸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예치한 프라이빗뱅킹(PB) 고객 50명이 부동산 투자 현장에서 전문가들로부터 ‘나쁜 땅’을 골라내는 훈련을 받은 것이다. 땅투자로 망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땅테크 4계명’을 정리해본다.
◆도로 옆이면 좋다?
도로변 땅이라도 가드레일과 전신주가 마구잡이로 들어서 있으면 옮기는 데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떨어진다. 또 도로변이라도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은 토지가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마을에서 반경 1.5㎞ 이내에 있는 곳이 적합하다. 토질 상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단단한 암석이 많다면 토목 공사할 때 막대한 비용(평당 20만~30만원 선)이 들게 된다.
◆숲이 울창하고 개울이 흐르는 곳?
땅에 투자할 땐 거꾸로 수목(樹木) 밀도가 높은 곳을 피해야 한다. 자연보호법 규제를 받아서 오래된 나무들을 함부로 베거나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땅 주변에 개울이 흐르고 있으면 투자 가치는 뚝 떨어진다. 군청 허가를 받아 복개 작업을 하지 않으면, 땅의 활용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땅은 ‘싼게 비지떡’이 아니다?
이날 소개된 땅들 중에 가장 싸다는 평당 7만원짜리 신합리 땅. 하지만 값이 싼 이유가 있었다. 바로 물이 고이는 유지(溜地)였던 것. 인근 지역이 평당 20만~30만원인 데 비하면 아주 싼 가격이지만, 유지를 매립하려면 토목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호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유지인지 아닌지 여부는 토지대장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묘지 있는 땅, 괜찮을까?
농촌 지역 토지에는 묘지가 있는 땅들이 많다. 하지만 일단 사고 보자며 덤벼들다간 낭패보기 쉽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매매 계약을 하기 전에, 반드시 원주인이 이장한다는 조건을 붙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주인이 이장 작업을 형식적으로 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이장 당일에 현장에 나가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