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이기론)

산신제(오래된사진한장)

장안봉(微山) 2014. 2. 17. 22:28


 
제목 시산제(始山祭) 절차 및 축문
작성자 형산 정경연     200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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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시산제(始山祭)를 지내는 모습


시산제 의의

   시산제는 1년 산행을 시작하면서 산신령께 정성을 다하여 음식을 차리고 안전 산행과 먼저간 우인들을 추모하는 제사의식의 하나다. 매년 음력 1월 중에 제를 올리는게 정석이지만 각 단체들의 사정에 따라 대부분 양력 1월에서 3월 사이에 지낸다. 우리 학회는 매년 양력 1월 첫 답사에 시산제를 지내왔다.
   자연을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의 가장 큰 바램은 역시 안전이다.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 인간의 힘은 나약해 질 수밖에 없다. 대자연은 항상 두려움의 존재다. 자연을 거슬리지 않고 순응하고 동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신령께 정중히 제를 올려 안전을 기원하는 것이다.
   옛날 시산제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숙연히 제를 올렸지만 최근에는 축제 분위속에서 자유스럽게 제를 올린다. 정성이 중요한 것이지 의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모든 의식에는 예의와 절차가 있는 법이다.

시산제의 유래

   시산제는 주로 산악인들이 지내왔는데 시산제가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월간 사람과 산』에 따르면 동국대학교 산악회가 1968년 신년에 북한산에 올라 돼지머리와 음식을 장만하고 제사를 올린게 시산제 시초라고 한다. 그후 각 단체들에게 유행되어 지금은 연중 행사의 하나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산에 제를 올리고 소원을 기원하는 의식은 매우 오래되었다. 『삼국사기』잡지 제사편에 의하면 신라는 오악을 숭배해왔다고 한다. 태백산(북악)·지리산(남악)·토암산(동악)·계룡산(서악)·팔공산(중악)에 사당을 세우고 국가차원에서 제사를 올렸다. 조선시대에는 묘향산(상악단)·계룡산(중악단)·지리산(하악단)에 단(壇)을 설치하고 1년에 두 차례씩 산신에게 제를 지냈다. 다만 그 시기가 봄과 가을이어서 시산제라고는 하지 않았다.
   이러한 전통의 산악숭배사상이 안전 산행을 기원하는 산악인들의 정서와 맞아 떨어져 의식화 된 것이다. 옛부터 모든 제천행사는 제사에도 목적이 있었지만 소속감과 일체감을 가져다 주었다. 의식을 통해서 국민들의 대동단결을 유도했던 것이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로 시산제를 통해서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단합을 위한 성격이 강하다.

시산제를 지내는 산과 장소

   산과 장소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장소에서도 상관은 없으나 우리 사단법인 정통풍수지리학회에서는 가능한 기가 세고 옛부터 민족의 성지로 불렸던 산을 택하고 있다. 예컨대 2004년 시산제는 단군의 성지였던 강화 마니산을 택했고, 2005년에는 오악과 삼악 중의 하나인 지리산 노고단을 택했다. 다음해에도 민족정기가 서린 산 중에서 한 곳을 택하려고 한다.
   산을 택했으면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가능한 산정상이 좋겠으나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옛 산제를 지내는 장소도 정상에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시간적으로 알맞고 제상을 펼치고도 여러 사람이 함께 서 있을 수 있는 장소면 무난하겠다. 다만 너무 비좁은 장소나 사람의 왕래가 심한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제수 준비와 진설(陳設)

   시산제를 지낼 장소를 정했다면 제수를 준비해야 한다. 음식은 크게 제한이 없지만 기본적인 것은 시루떡, 돼지머리, 술, 북어, 감, 대추, 밤, 배, 사과, 양초 2자루, 향, 술잔, 퇴주 그릇 등이다. 우리 음식이 아닌 것은 가능한 피한다. 이 중 술은 반드시 막걸리를 준비한다. 휴대하기 편하다고 소주를 올리는 사람도 있지만 소주를 올리는 산제는 지내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 산악인들의 지적이다.
   산 위를 바라보도록 하고, 홍동백서(紅東白西) 원칙에 의해 붉은 것은 동쪽, 흰 것은 서쪽에 놓는다. 돼지머리는 동쪽 떡은 서쪽에 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장소와 형편에 따라 편리하게 놓는다. 분향을 위한 향로와 촛대를 설치하고 앞에는 돗자리를 깔아 놓는다.

산신제 절차

   유교식 제례순서인 강신(降神)·참신(參神)→초헌(初獻)→독축(讀祝)→아헌(亞獻)→종헌(終獻)→헌작(獻爵)→사신(辭神)→철상(撤床)→음복(飮福)으로 이어지는 대원칙은 어떤 산제에서든 철저하게 지켜져 내려오고 있다.
   제사상이 차려지고 좌중이 정리되면 사회는 "지금부터 ○○학회 시산제를 거행하겠습니다." "먼저 국민 의례가 있겠습니다. 순국선열과 풍수선열을 위한 묵념∼, 바로" "다음은 우리 학회의 대표이신 ○○○님의 인사말이 있겠습니다."
   인사말이 끝나면 사회는 "다음은 강신(降神)과 참신(參神)입니다." 강신은 산신이 내려와 음식을 들게 청하는 것이고, 참신은 신을 뵙는 것이다.
   회장이나 원로회원이 제상 아래에 마련한 돗자리에 올라 향을 피우고 술을 부은 잔을 올리고 삼배를 한다. 사람의 제사에는 재배를 하지만 산신이나 지신에게는 삼배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때 참가자들은 삼배를 하거나, 모자를 벗고 두손을 앞으로 모은 다음 예의를 표한다.
   강신과 참신이 끝나면 사회는 "다음은 초헌(初獻)입니다." 초헌은 산신에게 첫 번째 잔을 올리는 것으로 보통 단체의 대표가 맡는다. 술을 올리고 삼배한다.
   초헌이 끝나면 사회는 "다음은 독축(讀祝)입니다" 독축은 축문을 읽는 것으로 초헌 후에 일동이 무릎을 꿇어 앉는다. 축관(祝官)이 엄숙한 목청으로 축문을 천천히 크게 읽는다. 축관은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
   독축이 끝나면 사회는 "다음은 아헌(亞獻)입니다." 아헌은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것으로 대표 다음가는 부회장이 맡는다. 술을 올리고 삼배한다.
   아헌이 끝나면 사회는 "다음은 종헌(終獻)입니다" 종헌은 세 번째로 술잔을 올리는 것으로 그 다음 서열자나 가장 연로자 또는 활동을 가장 많이 했던 회원이 맡는다. 술을 올리고 삼배한다.
   종헌이 끝나면 사회는 "다음은 헌작(獻爵)입니다." 임원이나 외부인사, 기타 회원들 누구나 차례로 술잔을 올리고 삼배한다.
   헌작이 끝나면 사회는 "다음은 사신(辭神)입니다." 사신은 산신과 작별하는 의식으로 참가자 모두는 삼배한다. 대표는 축문을 불사른다.
   사신이 끝나면 철상(撤床)을 하고 음복(飮福)을 한다. 음식은 참석자 모두가 골고루 나누어 먹는다. 제사상에 음식을 먹으면 연중 탈이 없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준다.
   시산제는 제상에 술과 음식을 많이 차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회원들 모두가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제사를 올리는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제를 올리는 동안 웃고 떠들거나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행위 등은 시산제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또 시산제 후에 남은 음식이나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행위 등도 양심을 저버리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시산제 축문

   시산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문이다. 현재 각 단체에서 사용하는 제문은 한글로 쓴 현대식, 한글과 한문을 혼용한 절충식, 한문으로만 쓴 유교식 등이 있다. 제문에는 시산제 시기와 장소, 자연에 대한 감사, 풍수인의 소망, 제주가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이 들어간다. 그리고 제문은 대개 한지에 종서로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횡서로도 쓰고 형편에 따라서는 컴퓨터로 작성한 제문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시산제 축문 예]

[예 1] 사단법인 정통풍수지리학회 2004년 마니산 시산제

   유세차 단기4337년 갑신년 1월 18일 정오. 삼가 한울님과 천지신명께 비옵니다. 저희 사단법인 정통풍수지리학회의 모든 회원들은 두 손 모아 본 학회의 무궁한 발전과 회원님들의 가정에 평온과 행운이 깃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또한 매월 셋째 및 넷째 주 일요일 전국의 명혈을 찾아 나서는 풍수유적 답사의 길이 아무런 사고없이 무사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천지신명의 따뜻한 보살핌을 바라오니 부디 저희들의 앞날에 축복과 행운을 내려주십시오.
   아울러, 우리 민족의 명산 마니산에서 지신과 천신님께 간절히 염원하오니 반쪽이 된 민족의 땅을 이어주는 통일의 길을 밝혀주십시요. 사단법인 정통풍수지리학회 회원 일동 상향.

[예 2] 한국등산중앙연합회 소속 K산악회

   한배검 나라 세우신지 사천삼백삼십삼년 OO날. XX산 아래 배달 아들 딸 모여 작은 정성 모두옵고 산신님께 엎드려 비나이다. 뭇 산의 어머니시여! 당신의 가이 없는 지혜와 자비와 힘을 구부려 한마음으로 기리나이다(중략). 산신님 굽어보시는 하늘 아래 봄빛 어리고 누리에 바람차니 햇살 가득 하오이다. 작은 정성 거두시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들거나 나거나 저희 얼과 몸을 부디부디 봄날의 햇살처럼 감싸 보살펴 주소서!  한배검 나라 세우신지 사천삼백삼십삼년 O월 O일

[예 3] 모 산악회

  維歲次 OO年 X月 X日 朔 XX會 OO會長 敢昭告于 土地之神 OO會 會員一同 合心恭修歲事于 OO道 XX面 XX山 山神 惟時保佑無事山行 日就月長實賴神伏敢以 酒餠脯果敬伸尊獻尙饗

   풀이를 하면, OO년 X월 X일 XX회 회장 OOO은 XX토지신께 감히 고합니다. OO회 회원 일동은 합심하여 OO도 XX면의 산신께 제를 올리니 굽어살피셔서 올해도 무사하게 등산하게 도와주십시오. 여기 술, 떡, 포, 과일 등을 준비했으니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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