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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민속신앙을 읽는 부호, 십간(十干)ㆍ십이지(十二支)에 대한 근원적 고찰

장안봉(微山) 2016. 10. 2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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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연구 54호(2011.06.30),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민속신앙을 읽는 부호, 십간(十干)ㆍ십이지(十二支)에 대한 근원적 고찰

 

김만태*

* 서라벌대학 풍수명리과 전임강사

 

목 차

 

1. 머리말
2. 십(10)과 십이(12)의 선정 배경
3. 십간ㆍ십이지의 명칭과 기원
4. 갑골문에 나타난 십간ㆍ십이지
5. 고문헌에 나타난 십간ㆍ십이지
6. 십간ㆍ십이지의 고대 한국으로 전래와 정착

 

 

국문초록

 

십간ㆍ십이지는 상고대 이래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수많은 문화 요소들과 결부되어 유의미하게 사용되고 있다. 여러 문헌ㆍ유물자료를 통해볼 때 한 반도에서는 늦어도 5세기 전반부터 십간ㆍ십이지를 활용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록 한국의 고유 문화요소는 아니지만 십간과 십이지는 날짜 ㆍ방위ㆍ색상 등과 연계되어 궁합ㆍ택일ㆍ운수 등 한국 민속신앙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십간의 10은 열 손가락을 가진 인간이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수법은 바로 10진법이라는 사실에서, 십이지의 12는 1년에 12삭망월이 있다는 사실에서 가장 크게 기인한다. 간지의 쓰임은 갑골문으로 거슬러 올라 가지만 ‘간지(干支)’라는 명칭은 논형 「힐술편」에 처음으로 보인다. ‘간 지’로 불리기 전에는 ‘일진(日辰)’과 ‘모자(母子)’로도 불렸다. 간지의 기원에 관해서는 황제가 그 스승이자 사관인 대요에게 명하여 제정했다는 설과 천황씨가 창안했다는 설, 황제가 하늘로부터 직접 내려 받았다는 설 등이 전해지고 있으나 역사적 사실로 보기는 어렵고 신화 상의 유래로 봐야 한다.

 

?설문해자?를 비롯한 고문헌에 나타난 십간ㆍ십이지의 의미는 대부분 자연의 생장수장(生長收藏) 과정, 음양의 교차 순환, 사람의 신체 일부 등에 결부지어 설명되고 있는 반면, 갑골문에 나타난 십간ㆍ십이지의 의미는 대부분 물고기ㆍ새ㆍ벼, 그리고 수렵ㆍ어로ㆍ농경 도구 등을 직접 형상한 것이다. 고문헌상의 간지는 갑골문상의 간지와 달리 후대에 이르러 음양오행설로 채색되었다. 이렇게 음양오행의 상생상극 관념과 결합하면서 십간ㆍ십이지는 더 이상 단순한 부호가 아니라 상수화ㆍ신비화된 관념과 복잡한 술수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주제어 : 간지(干支), 십간(十干), 십이지(十二支), 천간(天干), 지지(地支),육십갑자(六十甲子), 사주(四柱), 열두 띠, 민속신앙, 속신(俗信)

 

1. 머리말

 

언어와 문자는 인간의 사유 활동을 표현하는 구체적인 형식이다.그러한 형식 가운데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만 쓰이는 매우 독특한 것으로 십간(十干)ㆍ십이지(十二支)의 간지(干支)가 있다. 간지는 상고대(上古代)에 기원한 이래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등에서 수많은 요소들과 결부되어 유의미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 대표적 쓰임 예가 날짜를 매기는 시간이고 그 외 방위ㆍ계절ㆍ음양ㆍ오행ㆍ숫자ㆍ인체ㆍ장기(臟器)ㆍ운기(運氣)ㆍ성정(性情)ㆍ물상(物象)ㆍ색상(色相)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간지의 쓰임 예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주요한 것으로는 사람이 태어난 해의 지지(地支)에 열두 동물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말로서 생초(生肖)인 ‘띠’가 있다. 자(子쥐)ㆍ축(丑소)ㆍ인(寅호랑이)ㆍ묘(卯토끼)ㆍ진(辰용)ㆍ사(巳뱀)ㆍ오(午말)ㆍ미(未양)ㆍ신(申원숭이)ㆍ유(酉닭)ㆍ술(戌개)ㆍ해(亥돼지) 등이 그것이다. 열두 띠 문화는 사람의운명을 미리 판단하여 사람의 행동을 규정하는 속신(俗信)으로까지 확대되었다. “범띠나 말띠 여자는 팔자가 사납다”거나 쥐띠 사람은 쥐의 생래적(生來的) 특성에 비유되어 “부지런하다, 영리하다, 다복하다” 등의 평가를 받는 것이 그 예이다. 그리고 뱀띠가 개띠나 돼지띠와 혼인하면 서로 원수가 되어 부부지간에 평생 불화하여 생이별하지 않으면 사별한다는 등의 속신도 오래전부터 한국인의 심성에 뿌리내려 기층문화를 형성해오고 있다.

 

출산율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2007 정해(丁亥)년을 ‘황금돼지해’라고 호칭한 것은 십간 중 정(丁)의 색깔이 적황(赤黃)이고 십이지의 해(亥)가 돼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2010 경인(庚寅)년을 ‘백호랑이해’라고 호칭한 것은 십간 중 경(庚)의 색깔이 백(白)이고 십이지의 인(寅)이 호랑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성에 대한 속설이 가장 많은 ‘백말띠’가 경오(庚午)년인 것도 같은 이치이다. 속신은 초인간적 존재의 힘을 믿고 거기에 대처하는 지식이나 기술로서, 한국 민속신앙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십간ㆍ십이지는 우리 전통문화에서 날짜ㆍ방위ㆍ색상ㆍ운수(運數)등과 관련하여 광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민속신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사주명리ㆍ풍수지리ㆍ마을신앙ㆍ무속신앙ㆍ가정신앙 등 우리 민속신앙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십간ㆍ십이지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와 고찰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이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는 한국 민속학계 내에서도 매우 영성했다.

 

본 연구에 앞서 십간ㆍ십이지와 관련된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그 성과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가장 먼저 윤창렬의 한의학 박사학위논문인 「간지와 운기(運氣)에 관한 연구」(1987)1)가 있고, 이를 출발점으로 해서 이명희의 「갑골문에 나타난 간지자(干支字) 연구」(1994)2), 윤창렬의 「십간과 십이지에 대한 고찰」(1996)3), 조규문의「십간십이지의 명리적(命理的) 이해」(2002)4), 전경찬의 「간지와 음양오행의 융합 및 적용에 관한 고찰」(2008)5), 소재학의 「오행과 십간십이지 이론 성립에 관한 연구」(2009)6) 등이 있다. 윤창렬의 학위논문은 십간ㆍ십이지에 관한 운기학설적(運氣學說的)7) 해석, 이명희의 글은 갑골문을 통해 기존의 음양오행설적 관점과 다른 간지 해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1) 윤창렬, 「간지와 운기에 관한 연구」(경희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87).
2) 이명희, 「갑골문에 나타난 간지자 연구」(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4).
3) 윤창렬, 「십간과 십이지에 대한 고찰」, ?한의학 논문집? 4권 2호(대전대학교 한의학연구소, 1996).
4) 조규문, 「십간십이지의 명리적 이해」(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2002).
5) 전경찬, 「간지와 음양오행의 융합 및 적용에 관한 고찰」(동방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6) 소재학, 「오행과 십간십이지 이론 성립에 관한 연구」(동방대학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7) 운(運)은 木ㆍ火ㆍ土ㆍ金ㆍ水의 오운(五運)을 말하며, 기(氣)는 風ㆍ寒ㆍ燥ㆍ濕ㆍ相火ㆍ君火의 육기(六氣)를 말한다. 즉 운기(運氣)는 오운육기(五運六氣)의 약칭이다. 오운육기를 응용하여 기후 변화와 인체 질병ㆍ건강과의 관계를 연구하고 아울러 그 규칙을 궁리하는 학설이 바로 운기학설(運氣學說)이다.

 

 

그리고 열두 띠와 십이지의 의미를 고찰한 연구도 있다. 손경수의 「한국 십이지생초의 연구」(1962)8), 이종환의 ?누구나 주어진 띠 열두 동물이야기?(1989)9), 이찬욱의 ?한국의 띠文化?(1999)10), 천진기의 「한국 띠동물의 상징체계 연구」(2002)11)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논의들은 십이 ‘지지’가 왜 열두 ‘띠’로 배정되었으며 그 배경에는 어떤 의미가 있느냐에 관한 것이다. 즉 ‘지지-띠-동물’의 연관성에 관한 것이다. 물론 이 연구들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왜 어떤 경위로 ‘열[十] 천간(天干)’이 생겨났고 ‘열두[十二] 지지(地支)’가 만들어졌느냐는 논의도 한국 민속신앙의 온전한 이해를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동안 학계에서는 이에 관한 기본 연구가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너무나 당연한 주제로 인식하다보니 오히려 연구가 소홀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글은 우리 민속문화와 민간신앙의 바탕을 이루는 십간ㆍ십이지의 선정 배경, 십간ㆍ십이지의 명칭에 담긴 의미, 십간ㆍ십이지의 기원에 관한 학설, 갑골문과 고문헌에 나타난 십간ㆍ십이지의 의미와 그 변화 등을 차례대로 고찰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더 이상 단순부호가 아니라 운명과 길흉을 읽는 부호로서 민속신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십간ㆍ십이지에 대한 근본 사항들을 탐색해서 고찰해보고자 한다.

 

8) 손경수, 「한국 십이지생초의 연구」, ?梨大史苑? 제4집(이화여자대학교 사학회, 1962).
9) 이종환, ?누구나 주어진 띠 열두 동물이야기?(신양사, 1989).
10) 이찬욱, ?한국의 띠文化?(황금시대, 1999).

11) 천진기, 「한국 띠동물의 상징체계 연구」(중앙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2002).

 

 

2. 십(10)과 십이(12)의 선정 배경

 

십간과 십이지에 대한 고찰에서 가장 우선 논의되어야 할 대상은 그 많은 수(數) 중에서 왜 하필 십(10)과 십이(12)였을까 하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 점이 십간과 십이지의 근원적 특성을 가장 함축적으로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학계에서는 십간과 십이지의 수인 십(10)과 십이(12)를 매우 당연한 걸로 관성적(慣性的)으로 받아 들여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거의 없었다. 단지 12가 10보다 숫자로서 활용도가 높아서라거나 사람의 손가락이 10개라서 계산하기 쉬웠기 때문이라는 논의에 그친 정도였다.

 

따라서 비록 추론이긴 하지만 고대인들은 왜 하필 십(10)과 십이(12)를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의 수로 선정했을까하는 문제를 생각해보고, 추후 보다 심층적인 논의를 위한 바탕으로 삼고자한다. 나아가 이는 십(10)간과 십이(12)지 중 어느 것이 먼저 만들어져서 활용되기 시작했을까하는, 언뜻 보기에는 매우 사소한 것 같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이에 대해 이은성은 12가 10보다 더 여러 개의 소인수(素因數)를 갖고 있어 숫자로서 활용성이 더 크므로 12개월의 순서를 알리기 위해 12지가 10간보다 훨씬
앞서 쓰였을지 모른다고 했다.12)

 

사람은 열 손가락과 열 발가락을 가지고 있다. 이것 때문에 10진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만약 사람의 손가락이 열두 개였더라면 12진법이 만들어졌을 것이다.13) 인간이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수법(記數法, algorism)은 바로 10진법이다. 그래서 10진법이 가장 먼저 만들어졌고 모든 문명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어 왔다. <표 1>에 정리한 갑골문에서 사용했던 숫자 기호들을 살펴보면14) 상대(商代) 사람들도 10진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12) 이은성, ?역법의 원리분석?(정음사, 1985), 189~190면.
13) E. G. 리처즈 지음, 이민아 옮김, ?시간의 지도 : 달력?(까치, 2004), 108~109면 참조.
14) 조셉 니덤 지음, 콜린 로넌 축약, 이면우 옮김, ?중국의 과학과 문명: 수학,하늘과 땅의 과학, 물리학?(까치, 2000), 10ㆍ15면 참조.

 

<표 1> 상대의 숫자 기호

 

 

갑골문을 통해 상대의 역법에 대해 많은 내용이 밝혀졌다. 갑골문에는 월식과 별 이름이 기록되어 있고 시간과 날짜의 기록, 월ㆍ년ㆍ윤달(년) 등이 정연하게 계산되어 있다. 연월(年月)은 1, 2, 3등의 서수(序數)로, 하루하루의 날짜는 10간 12지의 조합인 60갑자로 붙여 나갔다. 1년은 보통 12개월이고, 때에 따라 윤달을 연말에놓고 그것을 13월이라 불렀다. 월에는 대소를 두어 큰 달은 30일,작은 달은 29일로 하였다. 은력(殷曆)은 비록 완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태음태양력이었다.15)

 

15) 董作賓, 「中國古代文化的認識」, ?大陸雜誌? 제3권 제12기(김충열, ?중국철학사―1. 중국철학의 원류?(예문서원, 1994), 118면에서 재인용).

 

그리고 상대에는 10일을 1순(旬)으로 묶어서 사용했고, 1삭망월을 3순으로 나누어 상순ㆍ중순ㆍ하순으로 배정했다. 상대 사람들은 60갑자로 하루하루 날짜를 표기하면서도 10일을 순(旬이란 한 단위로 묶어 날짜를 계산했다. 그런즉 60갑자 기일법(紀日法)은 10일 단위의 계산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열 손가락을 3번만 헤
아리면 1삭망월이 되는 매우 손쉬운 날짜 계산법이다. 그래서 旬자도 날짜[日]가 열흘간 한 바퀴 돌았다는[勹] 의미로 상형되었던 것이다.

 

 

 

<그림 1>旬의 갑골문과 금문

 

 

태양을 통해 낮과 밤, 여름과 겨울을 구별할 수 있다. 그러나 일출과 일몰은 너무나 짧은 하루의 간격을 알려주며, 1년의 길이는 너무 길어서 정확히 재기가 어렵다. 그러나 달은 비교적 긴 시간 간격인 1달을 재는 시계이다.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달이 태양과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음력 1달(약 29.5일)을 주기로 ‘삭(朔)
→상현→망(望)→하현→삭’으로 모양이 변한다. 이를 삭망월(朔望月)이라고 하는데 모든 고대 문화권에서는 달의 모양 변화에 따라 달력을 만들어 사용했다. 왜냐하면 달은 태양과 달리 눈에 쉽게 보이고 그 변화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류는 석기시대부터 태음력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16)17)

 

지지의 숫자로 12가 선정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1년에는 12삭망월이 있다는 사실에서 가장 크게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1년은 본래 365일이지만 약 12삭망월이며 60갑자(2삭망월)의 6회 반복과도 근사하다. 따라서 1년을 구분하는 단위로는 12가 가장 적합하다. 그래서 모든 문화권에서 1년을 12+α[윤]월로 배정해왔던 것이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매혹적이고 사랑스러운 은빛으로 빛나는 달이 규칙적으로 변하기까지 했으니 한눈에 가장 완벽한 시계로 보였으리라. 29일 반의 주기로 초승달에서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 다시 초승달로 변하는 달은 누구라도 그 변해가는 과정을 알 수 있는 천체였다. 거기다 달이 대략 열두 번 차고 기울면 계절도 다시 돌아온다는 것도 알았고, 여기서 1년이라는 시간 개념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18)

 

 

16) 이정모, ?달력과 권력?(부키, 2001), 38면 참조.
17) 삭망이 음력으로 15일 주기를 의미한다면 24절기는 양력으로 15일 주기를 나타낸다. 달의 삭망으로 역(曆)을 표기하는 태음력에서는 지구가 자전축이 기울어진 채 태양을 공전을 함으로써 생기는 계절의 변화를 알기 어렵다. 그러므로 양력으로 24절기를 따로 정하여 쓴다. 이것은 춘분을 기준으로 태양의 황도(黃道)를 따라 1년을 대략 15일 간격으로 24등분해서 계절을 구분한 것이다. 그러므로 양력 24절기는 주로 일[농사]과 관련 있다. 음력 날짜와 계절 사이에 한 달의 차이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윤달[閏月]을 넣어 계절
과 맞게 조정한다. 김만태, 「세시풍속의 기반 변화와 현대적 변용」, ?비교민속학? 제38집(비교민속학회, 2009), 327면.

18) 데이비드 유윙 던컨 지음, 신동욱 옮김, ?캘린더?(씨엔씨미디어, 1999), 34~35면.

 

 

초창기 인류에게 달은 그 자체가 시간 표지기(time indicator)였으며 달이 모든 위상 단계를 지나는데 29일 또는 30일 정도 걸린다는 사실은 알아내기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19) 고대 수메르나 그리스, 중국, 북아메리카 애리조나의 아나사지족 등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음력 12달이 1년이 되는 354일의 달력을 사용했다.20) ?황제내경소문?에도 “하늘에 10일[十日]이 있는데, 일이 6번 이어져 갑을 한 바퀴 돌고, 갑을 6번 되풀이하여 한 해를 마치니 360일법(日法)이다”21)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또한 ‘10일×6×6=360일’의 산
법(算法)으로 10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12에 관한 표현도 된다.

 

19) 앤서니 애브니 지음, 최광열 옮김, ?시간의 문화사?(북로드, 2007), 163~165면.
20) 데이비드 유윙 던컨 지음, 신동욱 옮김, 앞의 책, 36~39면.
21) ?黃帝內徑素問? 「六節藏象論」, “天有十日, 日六竟而周甲, 甲六復而終歲, 三百六十日法也.”

 

 

"하늘은 양이 되고 땅은 음이 되며, 태양은 양이 되고 달은 음이 되는데,나아감에 분기(分紀)가 있고 돌아감에 도리(道理)가 있으니, 태양이 1도(度)를 나아가면 달은 13도와 우수리를 나아가므로 대소월(大小月) 365일로 1년을 완성하고, 나머지 기를 모아서 윤달을 채운다."22)23)

 

22) ?黃帝內徑素問? 「六節藏象論」, “天爲陽, 地爲陰; 日爲陽, 月爲陰. 行有分紀, 周有道理, 日行一度, 月行十三度而有奇焉, 故大小月三百六十五日而成歲, 積氣餘而盈閏矣.”
23) 그 나아가는 궤도를 해는 황도(黃道), 달은 백도(白道)라 일컫는다. 지구의 공전궤도와 달의 공전궤도는 기울기가 약 5도 밖에 차이나지 않으므로 땅에서 바라보는 황도와 백도는 거의 같은 길로서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인용문에서 ‘도(度)’는 해와 달이 각기 천구(天球)상의 궤도인 황도(黃道)와 백도(白道)에서 하루 동안 나아간 거리의 단위이다. 오늘날과 달리 천구를 360도가 아니라 365¼도로 분할한다. ?黃帝內徑素問? 「六節藏象論」, “天度者日月之行也.”

 

위 내용들을 종합해볼 때, ‘1ㆍ2ㆍ3ㆍ4ㆍ6ㆍ12’로 나눠지는 12가 ‘1ㆍ2ㆍ5ㆍ10’으로 나눠지는 10보다 숫자로서 활용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손쉽게 사용하기에는 10이 가장 간단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여러 근거가 이런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따라서 12지보다는 10간이 먼저 창안되어 사용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천구상의 별자리[28수] 사이를 해는 매일 1도씩 우행(右行, 서→동)하고 달은 매일 13도씩 우행하는데, 황도와 백도는 비슷한 궤도를 그리므로 1년 365일간 12번을 해와 달이 서로 만나게 된다. 이렇게 해와 달이 만난 날은 둘이 함께 동쪽에서 떴다가 서쪽으로 진다. 그러므로 이날은 하늘에서 달빛을 볼 수 없으므로 그믐[朔]이라 부른다. 해와 달이 북극성을 사이에 두고 서와 동에서 마주보는 날에는 해가 서쪽으로 지면 달이 동쪽에서 떠오른다. 이날은 달이 반대편의 햇빛을 가득 받아 둥글게 떠오르므로 보름[望]이라 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해와 달이 만나는 이 삭일(朔日)을 한 달의 초하루로 삼았다. 이렇게 1년에 12번 해마다 조금씩 다른 위치에서 해와달이 만나는 곳을 평균한 후, 하늘을 12간격으로 나누고 이를 12진(辰)이라 불렀다. 즉 12진은 해와 달이 서로 만나는, 황도와 백도상에 위치하는 12개의 별자리 구역이다.24) 이 12진(辰)이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자(子)와 지(枝)의 관념을 거쳐 12지(支)로 발전했다고 추정한다.

 

24) ?漢書? 권21下「律曆志」, “辰者日月之會而建所指也.”

 

 

3. 십간ㆍ십이지의 명칭과 기원

 

1) 십간ㆍ십이지의 명칭

 

십간과 십이지를 합칭하여 간지(干支)라고 한다. 간(干)은 천간(天干)이고, 지(支)는 지지(地支)이다. 간은 줄기[幹]의 의미로 열 가지이므로 십간(十干)이라고 하며, 갑(甲)ㆍ을(乙)ㆍ병(丙)ㆍ정(丁)ㆍ무(戊)ㆍ기(己)ㆍ경(庚)ㆍ신(辛)ㆍ임(壬)ㆍ계(癸)이다. 지는 가지[枝]의 의미로 열두 가지이므로 십이지(十二支)라고 하며, 자(子)ㆍ축(丑)ㆍ인(寅)ㆍ묘(卯)ㆍ진(辰)ㆍ사(巳)ㆍ오(午)ㆍ미(未)ㆍ신(申)ㆍ유(酉)ㆍ술(戌)ㆍ해(亥)이다. 간지를 일러 갑자(甲子)라고도 하는데, 이는 간지의 조합으로 갑자(甲子)ㆍ을축(乙丑)에서 임술(壬戌)ㆍ계해(癸亥)까지십간의 10과 십이지의 12의 최소공배수로 갑자와 같은 60가지의 간지 조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간지의 쓰임은 갑골문이 쓰인 상대(商代, B.C.1751~B.C.1050)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고문헌에서 ‘간지(干支)’라는 명칭은 후한(後漢,25~220) 때 왕충(王充, 27~100?)의 ?논형(論衡)? 「힐술편(詰術篇)」에서 ‘지간(支干)’으로 처음 등장한다.

 

 

"집[宅]을 살필 때 이미 갑을(甲乙)을 가지고 하며, 오행가(五行家)가 날[日]을 헤아릴 때도 마땅히 갑을을 가지고 한다. 갑을에는 지간(支干)이 있다. 지간에는 시간이 더해지는데 오로지 따르는 자는 길하고, 대적하여 해치는 자는 흉하다."25)

 

‘干支’로 불리기 전에는 ‘일진(日辰)’으로 불렸고, 전국시대(B.C.403~B.C.221) 이래 오행생승설(五行生勝說)과 결부되면서는 ‘모자(母子)’로도 불렸다.

선진(先秦)시대(B.C.770~B.C.221)의 저술로 알려진 ?황제내경소문(黃帝內徑素問)?에도 “하늘에 10일[十日]이 있는데”26)라는 언급이 나오며, 전한( 前漢,B.C.206~A.D.8) 때 문헌인 ?회남자(淮南子)? 「천문훈(天文訓)」과 ?사기(史記)? 「율서(律書)」에도 관련 내용이 언급된다.

 

 

"자(子: 支)의 오행이 모(母: 干)의 오행을 낳는 것을 ‘의(義)’라 하고, 모의 오행이 자의 오행을 낳은 것을 ‘보(保)’라 하고, 자와 모의 오행이 서로 같은 것을 ‘전(專)’이라 하고, 모의 오행이 자의 오행을 이기는 것을
‘제(制)’라 하고, 자의 오행이 모의 오행을 이기는 것을 ‘곤(困)’이라 한다.(…) 수(數)는 갑자로부터 시작한다. 자모(子母)가 서로 구하여 합하는 곳을 합(合)이라 한다. 십일(十日)과 십이진(十二辰)은 60일을 돌아서 8번 합한다. 합일(合日)이 태세(太歲) 앞에 있으며 사망에 이르고, 태세 뒤에 있으면 재앙이 없다".27)

 

"십모(十母: 십간)ㆍ십이자(十二子: 십이지)ㆍ종율(십이율)은 상고 때부터 갖추어졌다."28)

 

 

25) ?論衡? 권25 「詰術篇」, “數宅旣以甲乙, 五行之家數日, 亦當以甲乙. 甲乙有支干, 支干有加時. 支干加時, 專比者吉, 相賊者凶.”

26) ?黃帝內徑素問? 「六節藏象論」, “天有十日.”
27) ?淮南子? 권3 「天文訓」, “子生母曰義, 母生子曰保, 子母相得曰專, 母勝子曰制, 子勝母曰困. (…) 數從甲子始. 子母相求所合之處爲合. 十日十二辰周六十日凡八合. 合於歲前則死亡, 合於歲後則無殃.”
28) ?史記? 권25 「律書」, “十母十二子鐘律調自上古.”

 

 

수(隋, 581~617) 초기 소길(蕭吉)은 ?오행대의(五行大義)?에서 일진과 간지의 관계에 대하여 “하늘에 대한 일들은 ‘일(日)’을 쓰고,땅에 대한 일들은 ‘진(辰)’을 쓰니, 음양이 구별되기 때문에 간지(干支)의 이름이 있는 것이다”29)고 했다.

모자(母子)로 호칭되다가 본격적으로 간지(干支)로 불리기 전의 중간 시기에는 줄기와 가지의 의미로서 간지(幹枝)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후한 때 반고(班固, 32∼92)가 79년 백호관회의(白虎觀會議) 내용을 바탕으로 펴낸 ?백호통의(白虎通義)? <성명(姓名)> 항목에 나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干支’를 ‘幹枝’로 여기는 인식은 이후에도 계속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여전한데, 북송(北宋) 때 소옹(邵雍,1011~1077)이 펴낸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 「관물외편(觀物外篇)」에 등장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간(干)―줄기(幹)―하늘(天)―양(陽)’과 ‘지(支)―가지(枝)―땅(地)―음(陰)’처럼 음양(陰陽)의 다양한 이분법적 의미가 첨가되기 시작했다. 干支는 幹枝의 간략한 형태이며, 간지라는 개념이 정식으로 사용된 것은 후한 때부터이다.

 

 

"은(殷)은 왜 생일(生日)에 따라 자식 이름을 짓는가? 은가(殷家)는 타고난 바탕을 중히 여기므로 특별히 생일에 맞춰 자식 이름을 짓는다. 그러므로 ?상서(尙書)?에서 은의 왕가를 말할 때 태갑(太甲)ㆍ제을(帝乙)ㆍ무정(武丁)이라고 한다. (…) 왜 자축(子丑)으로 이름을 짓지 않는가? 갑을(甲乙)은 줄기[幹]이고 자축(子丑)은 가지[枝]이기 때문이다. 줄기는 근본이고 근본은 바탕이다. 그러므로 갑을로써 이름을 짓는다."30)

 

"십간은 하늘[天]이고 십이지는 땅[地]이다. 간지는 천지의 쓰임[用]으로 나뉜다. 간(干)은 줄기[幹]의 뜻이며 양(陽)이다. 지(支)는 가지[枝]의 뜻이며 음(陰)이다. 간은 10이고 지는 12인데 이것은 양수(陽數) 가운데 음이있고, 음수(陰數) 가운데 양이 있는 것이다. 양수는 1이고, 펼치면 10이 되는데 십간의 종류가 이것이다. 음수는 2이고, 펼치면 12가 되는데 십이지와 열두 달의 종류가 이것이다."31)

 

29) 蕭吉, ?五行大義?(대유학당, 1998), 5면, “有事於天則用日有事於地則用辰 陰陽之別故有支干名也.”

30) ?白虎通義? 권下<姓名>, “殷以生日名子何? 殷家質, 故直以生日名子也. 以尙書道殷家太甲、帝乙、武丁也. (…) 不以子丑何? 曰: 甲乙者幹也, 子丑者枝也.幹爲本本質, 故以甲乙爲名也.”
31) ?皇極經世書? 권13 「觀物外篇」上, “十干天也. 十二支地也. 支干配天地之用也. 干者幹之義陽也. 支者枝之義陰也. 干十而支十二是陽數中有陰, 陰數中有陽也. 陽數一衍之爲十, 十干之類是也. 陰數二衍之爲十二, 十二支十二月之類是也.”

 

 

동진(東晉)의 곽박(郭璞, 276~324)이 주(注)를 보태고 북송 때 형병(邢昺, 932~1010)이 소(疏)를 첨가한 ?이아주소(爾雅注疏)? 「석천(釋天)」편에도 앞에서 살펴본 일진(日辰)과 음양(陰陽)을 결부지어 설명하고 있다.

 

 

"갑(甲)에서 계(癸)까지 십일(十日)이 되고, 일(日)은 양(陽)이다. 인(寅)에서 축(丑)까지 십이진(十二辰)이 되고, 진(辰)은 음(陰)이다."32)

 

 

후한 때 채옹(蔡邕, 133~192)이 쓴 ?독단(獨斷)?에서 “간(干)은 간(幹)이고 그 이름에는 10가지가 있으며 십모(十母)라고도 하는데(…) 지(支)는 지(枝)이고 그 이름에는 12가지가 있으며 십이자(十二子)라고도 하는데”33)라고 한 내용이 명대(明代)의 문헌인 만민영(萬民英)의 ?삼명통회(三命通會)?와 진요문(陳耀文)의 ?천중기(天中記)?에도 나온다.34)

 

종합해보면, 十[日→母→幹→干]과 十二[辰→子→枝→支]의 양상으로 십간과 십이지가 쓰여 왔으며, 진한(秦漢)시대 음양오행설의 영향으로 천지ㆍ음양ㆍ상생ㆍ상극의 개념이 첨가되면서 한의학을 위시한
술수학(術數學)에서 간지를 활용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

 

32) ?爾雅注疏? 권中「釋天」, “甲至癸爲十日, 日爲陽. 寅至丑爲十二辰, 辰爲陰.”
33) 萬民英, ?三命通會?(臺北: 武陵出版有限公司, 1996), 26면, “蔡邕獨斷曰: 干幹也其名有十亦曰十母即今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是也. 支枝也其名十有二亦曰十二子即今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是也.”
34) ?삼명통회? 권1과 ?천중기? 권6에 나오는데 정작 ?독단?에는 이런 내용이 실려 있지 않다.

 

 

2) 십간ㆍ십이지의 기원

 

현재 간지의 기원은 갑골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대(商代)에는 간지로 날짜를 기록[紀日]했다. 그러므로 간지의 기원은 갑골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유추할 수 있다. 문헌에 나타나는 간지의 기원에 관한 기록들을 살펴보면 크게 대요(大撓)35) 창제설, 천황씨(天皇氏)36) 창제설, 황제(黃帝)37)시대 하강설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황제(黃帝) 때의 사관(史官)인 대요가 간지를 창제했다는 설이다. 수(隋) 초기 소길(蕭吉)은 ?오행대의(五行大義)?에서 “간지(干支)는 오행(五行)을 따라서 세운 것이니, 옛날에 황제 헌원이 나라를 다스릴 때 대요가 만든 것이다”38)고 한다. 송조(宋朝)의 고승(髙承)은 ?사물기원(事物紀原)?에서 후한 때 채용이 쓴 ?월령장구(月令章句)?39)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대요가 간지를 제정했다고 한다. 북송 때의 사가(史家)인 유서(劉恕, 1032~1078)도 ?자치통감외기(資治通鑑外紀)?에서 비슷한 내용을 밝히고 있다.

 

 

"?월령장구?에서 말하기를 “대요가 오행의 이치를 탐구해서 북두칠성의 자루가 세워지는 바를 점쳤는데, 이에 처음으로 갑을(甲乙)을 만들어 해[日]에 이름을 붙여서 이르기를 ‘간(幹)’이라 하고, 자축(子丑)을 만들어 달[月]에 이름을 붙여서 이르기를 ‘지(支)’라 했으며, 간지(幹支)를 서로 배합하여 육순[육십갑자]를 완성했다”고 한다."40)

 

 

35) 황제(黃帝) 헌원(軒轅) 때의 사관(史官)이자 황제의 스승.
36)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 삼황(三皇)의 으뜸으로 12형제가 각각 18,000년씩 천하를 다스렸다고 한다.
37)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 이름은 헌원(軒轅). 문명을 발전시켰으며 도교(道敎)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다. B.C.2704년경에 태어나 B.C.2697년 제왕이 되었다고 한다. 통치기간 중 목조건물·수레·배·활·화살·문자를 만들었고, 지금의 산시[山西] 지방에서 야만족을 물리친 것으로 전해진다.
38) 蕭吉, ?五行大義?(대유학당, 1998), 5면, “支干者因五行而立之昔軒轅之時大撓之所制也.”
39) 지금은 전하지 않는다.
40) 高承, ?事物紀原? 권1, “月令章句曰: 大撓探五行之情占斗綱所建于是始作甲 乙以名日謂之幹作子丑以名月謂之支支幹相配以成六旬.”

 

 

"황제의 스승인 대요가 오행의 이치를 탐구하고 북두칠성의 자루가 세워지는 바를 점쳐서 처음으로 갑자를 만들었다. 갑을(甲乙)은 간(幹)을 말하며, 자축(子丑)은 지(枝)를 말하는데 지간(枝幹)을 서로 배합하여 날[日]의이름으로 삼았다.”41)

 

대만의 명리학자 원수산(袁樹珊)도 ?명리탐원(命理探原)?(1915)에서 ?오행대의?의 견해를 따라 대요로부터 간지가 유래했다고 본다.42)

 

41) 劉恕, ?資治通鑑外紀? 권1, “帝受河圖見日月星辰之象始有星官之書. 其師大撓探五行之情占斗綱所建始作甲子. 甲乙謂之幹 子丑謂之枝 枝幹相配以名日.”
42) 袁樹珊, ?命理探原?(臺北: 武陵出版有限公司, 1996), 41면, “五行大義云: 枝幹者因五行而立之昔軒轅之時大撓之所制也.”

 

 

둘째, 천황씨가 간지를 창제했다는 설이다. 16세기 중엽 명대의 명리학자 만민영은 ?삼명통회?에서 “천황씨의 1성 13인 형제가 반고씨를 이어 다스리니 이를 천령담박(天靈澹泊)이라 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풍속이 저절로 교화되었으며, 처음으로 간지의 이름을 제정하여 세성(歲星)의 소재를 정하니 (…) 그러므로 간지의 이름은 천황씨 때 비로소 만들어졌다”43)고 한다. 청대(淸代)의 종연영(鍾淵映)이 펴낸 ?역대건원고(歷代建元考)?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위로 천황씨가 처음 간지를 제정했다고 말한다.44) 명대의 형운로(邢雲路)는 ?고금율력고(古今律曆考)?에서 ?세편(世編)?의 내용을 인용하여 “천황씨가 간지를 제정했는데 간(干)은 간(幹)이고 모(母)라 이름하고, 지(支)는 지(枝)이고 자(子)라 이름하며 이로써 태세(太歲)의 소재를정했다”고 한다.45)

 

43) 萬民英, 앞의 책, 25~26면, “故天皇氏一姓十三人繼盤古氏以治是曰天靈澹泊 無爲而俗自化始制干支之名以定歲之所在(…) 故干支之名在天皇時始制”
44) 鍾淵映, ?歷代建元考? 권2, “天皇氏繼盤古氏以治一姓十三人兄弟各一萬八千歲始制干支”
45) 邢雲路, ?古今律曆考? 권3, “世編云: 天皇氏制干支干幹也名曰母支枝也名 曰子以定歲之所在.”

 

 

셋째, 황제시대 간지가 하늘에서 하강했다는 설이다. 남송(南宋,1127~1279) 말의 명리학자 서대승(徐大升)의 논술을 근간으로 하는?연해자평(淵海子平)?에서는 “이에 황제가 재계를 하고 단을 쌓아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방구(方丘)에서 땅에 예를 드리자 하늘에서 십간과 십이지를 내려주셨다. 이어 황제가 십간을 둥글게 펴서 하늘 모양을 본뜨고, 십이지를 모나게 펴서 땅 모양을 본떠서 처음으로 간을 하늘로 삼고 지를 땅으로 삼았다”46)고 한다.

 

이처럼 간지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십간ㆍ십이지를 조합해서 만든 육십갑자는 황제 때 대요가 만들었다고 대부분의 문헌에서 기술하고 있다. ?연해자평?에서는 “(황제로부터 간지가 유래한) 후에 대요씨가 후세 사람을 위하여 근심하며 말하길 “아! 황제께서는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악살(惡煞)을 다스릴 수 없었는데, 만에 하나라도 후세 사람이 재앙을 만나고 고통을 당하면 장차 어찌하겠는가!”라고 하며 마침내 십간과 십이지를 분배하여 육십갑자를 완성했다”고 한다.47) 만민영은 ?삼명통회?에서 “황
제가 (…) 명하여 대요에게 오행의 본질을 탐구하게 하고, 두강(斗綱, 북두칠성의 자루부분)이 세워지는 것을 점치게 했으니, 이로부터 갑자(甲子)가 시작되었다”48)고 한다. ?진서(晉書)? 「율력지(律曆志)」49)와 ?송서(宋書)? 「역지(歷志)」50), ?구당서(舊唐書)? 「열전(列傳)」51) 등에서도 황제의 스승인 대요가 간지와 갑자를 만들었다고 적고 있다.

 

정리해보면, 간지의 기원에 관해서는 신화(神話)시대의 황제가 그 스승이자 사관인 대요에게 명하여 제정했다는 설과 천황씨가 창안했다는 설, 황제가 하늘로부터 직접 내려 받았다는 설 등이 문헌에 전해지고 있으나 모두 전설상의 인물이고 역사적 사실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간지 기원설 역시 신화와 전설상의 유래로 봐야 할 것이다.

 

46) 徐升, ?淵海子平評註?(臺北: 武陵出版有限公司, 1996), 20면, “黃帝於是齋戒築壇祀天方丘禮地天乃降十干十二支. 帝乃將十干圓布象天形十二支方布象地形始以干爲天支爲地.”
47) 徐升, ?淵海子平評註?, 20면, “自後有大撓氏爲後人憂之曰“嗟吁黃帝乃聖人尙不能治其惡煞萬一後世見災被苦將何奈乎” 遂將十干十二支分配成六十甲子云”
48) 萬民英, 앞의 책, 26면, “黃帝(…) 命大撓探五行之情占斗綱所建於是始作甲子.”
49) ?晉書? 권17 「律曆志」7, “大撓造甲子.”
50) ?宋書? 권12 「歷志」2, “黄帝使大撓造六甲.”

 

 

 

 

<그림 2> <합37986>편의 60갑자와 관련된 갑골문 기록

 

 

4. 갑골문에 나타난 십간ㆍ십이지

 

상대 은(殷)나라 사람들은 국가의 대사나 왕실의 갖가지 일을 귀갑(龜甲)이나 수골(獸骨)을 이용해 점복하였고, 점복한 후에는 점친 복사(卜辭) 내용이나 점복과 관련 있는 기사(記事) 내용을 문자로 새겨 넣었는데 이것이 갑골문52)이다. 복사의 내용은 통상 천체(天體)의 현상, 복순(卜旬)이나 복일(卜日)53) 등의 정기적인 예측, 여행이나 전쟁 등 장차 발생할 사건에 대한 예측,인사(人事)에 대한 길흉, 조상과 신령에 대한 제사 등이고, 기사의 내용은 점치는 데는 쓰이지 않았고 단독적인 사실의 기록으로 수렵과 전쟁의 역사적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54)

 

갑골문에는 점복을 행한 날짜가 모두 간지를 써서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해석된 글자는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의 천간 열 글자와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지지 열두 글자였다. 곽말약(郭沫若)이 주편하고 호후선(胡厚宣)이 책임 편집한 ?갑골문합집(甲骨文合集)?제37986편(片)에는 60조의 간지가 정연히 새겨져 있는 간지표(干支表)가 실려 있다. 이는 상대의 사관들이 일기(日期)를 검사하는데 편리하도록 하기 위해 새긴 것이거나 혹은 역서(曆書)를 손으로 새겨 놓은 것이라고도 한다. 혹은 각사(刻辭) 연습용으로
새겨 놓은 것이라고도 한다. 어쨌든 이러한 자료를 통하여 이미 4,000년 무렵 전 간지를 배합하여 날짜를 기록했던 사실이 매우 보편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곽말약이 펴낸 ?은계수편(殷契粹編)? 제112편에는 상대 선왕(先王)의 제사에 관한 기록이 새겨진 갑골문이 있는데 여기서 보면 상대의 왕 이름에는 반드시 천간 열 글자 중 한 자를 사용했음을 알아낼 수 있다. 이 덕분에 ?사기? 「은본기(殷本紀)」에 실린 은왕세계(殷王世系)의 오류를 바로 잡을 수도 있었다.55)

 

51) ?舊唐書? 권94 「列傳」44, “大撓造甲子.”
52) 초기에는 갑골문이 은나라의 옛 땅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은허문자(殷墟文字)라고도 불렀고, 대부분의 내용이 점을 치는 것들이었기에 복사(卜辭)라고도 불렀다. 그러나 은허 외의 등지에서도 발견되고, 또 1977년에는 주나라때의 갑골문인 이른바 주원갑골(周原甲骨)이 발견되면서 더 이상 은허의 이름을 쓰기 어렵게 되었다. 또 갑골문에는 점을 치는 기록 외에 단순한 사실 기록들도 많기 때문에 복사라는 표현도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많은 갑골문 연구학자들이 관습적으로 갑골문자로 칭함에 따라 그 재료를 들어 갑골문이라 부르게 되었다. 김경일, ?갑골문이야기?(바다출판사, 2002), 21면.
53) 갑골문에서는 천간의 갑(甲)에서 계(癸)까지 열흘 단위로 날짜를 표시했으며,이 열흘을 旬(순)이라 했다. 旬자는 둥글게 둘둘 말려서 끝을 매듭지은 모양을 나타낸 상형문자이다. 후에 日자가 더해져서 그 뜻을 확실히 했다. 은대를 비롯한 고대에는 정기적으로 점복이 행해졌는데 旬의 끝 날인 癸일에 다음 열흘간의 길흉을 점쳤다. 이를 卜旬(복순)이라 했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씩 점치는 복일(卜日)도 있었다. 점복은 대개 낮에 행해졌지만 간혹 급한 일이 생기면 예외적으로 밤에 점복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것을 ‘저녁(夕)에 치는

점(卜)’이란 뜻에서 ‘外’라고 했다. 통상적인 방법에서 벗어났으므로 ‘外’는 ‘바깥’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54) 이명희, 앞의 글, 2~3면.

55) 같은 글, 3면 참조.

 

 

일반적으로 갑골문은 다섯 시기로 나뉜다. 이것은 또 초기ㆍ중기ㆍ후기의 세 시기로 나뉠 수 있다. 간지자의 사용 상황으로 볼 때 제1기와 제2기의 서법(書法)은 기본적으로 동일해서 별 차이가 없다. 제3기부터 일부 글자의 서법이 점차 달라지기 시작해서 자형이 변화된 것도 있고, 필획이 증가된 것도 있다. 제1기와 제5기의 서법을 비교해보면 차이가 상당히 뚜렷한 글자들도 있다. 예를 들면 甲은 @으로 썼고, 乙은 @로, 丙은 @으로, 丁은 @으로, 己는 @로, 壬은 @으로, 卯는 @로, 亥는 @로 썼는데, 이 글자들의 서법은 전후 시기가 동일해서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戊ㆍ辛ㆍ癸ㆍ丑ㆍ申ㆍ戌등의 글자는 앞뒤시기에 약간의 차이가 보인다.56)

 

앞뒤시기에 비교적 큰 변화를 보이는 글자로는 庚ㆍ子ㆍ寅ㆍ辰ㆍ巳ㆍ午ㆍ未ㆍ酉가 있다. 이 글자들은 전반적으로 필획이 증가되고 복잡한 형태로 변화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 중 ‘酉’자가 특히 그러하다. 酉는 본래 술동이의 형태를 본뜬 것으로 상단부는 항아리의목과 입 부분을 본뜬 것이고 하단부는 배 부분을 본뜬 것이다.57)

 

56) 진위담 저, 이규갑 외 역, ?갑골문도론?(학고방, 2002), 136~137면.
57) 같은 책, 137~138면.

 

<표 3> 간지의 자형 변화 2

 

갑골학자들 간에 비록 이견(異見)이 아직 있긴 하지만 그들의 해석을 중심으로 갑골문에 등장하는 십간ㆍ십이지의 자형에 담긴 의미를 정리해보면 <표 4>와 같다.58)

 

 

<표 4> 십간ㆍ십이지의 자형(字形)의 의미

 

십간

甲  물고기 비늘 4개가 모인 형상(곽말약)

乙  물고기 창자(곽말약) / 칼(오기창) / 제비[玄鳥,]에십(10)과 십이(12)서 차용

丙  물고기 꼬리(곽말약) / 받침대(우성오) /그릇[簋](엽옥삼)

丁  궁실[宮, ]의 가장 높은 곳[頂, ]에서 차용

戊  도끼[戉戚](서중서)

己  새를 쏘는 주살[弋](나진옥ㆍ곽말약) /낚싯줄(엽옥삼)

庚  손으로 쥐고 흔들 수 있고 귀가 달린 악기(곽말약)

辛  조각칼[剞](곽말약)

壬  양날 도끼(오기창) / 돌침[讒](곽말약)

癸   @의 변형(위는 3개의 산봉우리 모양, 아래는 만물이 빛나는 모양)(나진옥) / 쌍화살(오기창)/ 나뭇잎

     (4개가 마주보고 나있는 모양)(요형)

 

 

십이지

子  유아(머리털이 나있고 두 다리가 있는 모양)

丑  손톱[爪](곽말약) / 손[手](엽옥삼)

寅  활 또는 화살(곽말약) / 활이 아니다(서중서) /화살이 아니다(주방포)

卯  쌍도(雙刀)가 나란히 있는 모양(오기창) /물건이 잘린 모양(호소석) / 투구(임의광) /劉에서 차용

    (왕국유ㆍ서중서)

辰  조개껍질낫( )을 노끈으로 손가락에 감은 모양

巳  강보 안에 있는 유아의 모양

午  밧줄(곽말약) / 실로 묶여 서로 얽혀 있는 모양(서중서)

未  벼이삭(곽말약)

申  하나의 선으로 두 가지 물건을 연결한 모양(곽말약) / 번개가 번쩍이면서 꺾이고 부러지는 모양(엽옥삼)

酉  술병(곽말약) / 술잔(서중서)

戌  도끼[斧鉞](서중서)

亥  돼지[豕](상승조ㆍ오기창) / 돼지가 아니다(곽말약ㆍ서중서)

 

갑골문에 보이는 간지자(干支字)는 모두 상형자(象形字)이지만 원래 자형의 모습이 무엇이었던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설이 확립되어있지 않다. 그리고 간지자는 본래 제 의미의 글자로 쓰인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이전의 다른 글자들에서 음(音)만 빌려다가 가차(假借)하여 사용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갑골문 이전 시기에 이미 간지자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증거가 된다.59) 또한 간지자는 현대와 비교해서 자형이 크게 변하지 않았으며 갑골문자 중에서 가장 판독하기 쉬운 글자에 속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56) 진위담 저, 이규갑 외 역, ?갑골문도론?(학고방, 2002), 136~137면.
57) 같은 책, 137~138면.

58) 이명희, 앞의 글, 12~52면 참조.

59) 같은 글, 53면.

 

 

5. 고문헌에 나타난 십간ㆍ십이지

 

1) 고문헌에 나타난 십간의 의미

 

전한 때 사마천(司馬遷, B.C.145?~B.C.86?)의 ?사기? 「율서」, 후 한 때 반고(班固, 32~92)의 ?한서(漢書)? 「율력지(律曆志)」, 허신(許愼, 30?~124?)의 ?설문해자(說文解字)?, 후한 말 유희(劉熙)의 ?석명
(釋名)? 등에 나타나는 십간ㆍ십이지의 의미를 각 간지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갑(甲)
갑이란 만물이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것을 말한다.(甲者言萬物剖符甲而出也)60) ― ?사기?
갑에서 껍질을 벗고 나오며(出甲於甲)61) ― ?한서?
갑은 동쪽의 첫머리에 자리하며 양기가 싹이 트며 움직이는 것이다. 나무가 껍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양을 따랐다. 일설에는 아마도 사람 머리가 갑이 되었고, 갑은 사람 머리를 본뜬 것이라고 한다.[ (甲)位東方之孟陽氣萌動. 从木戴孚甲之象. 一曰人頭宜爲甲甲象人頭]62) ― ?설문해자?
갑은 껍질이다. 만물이 껍질을 벗고 생겨나는 것이다.(甲孚也萬物解孚甲而生也)63) ― ?석명?

 

60) ?史記? 권25 「律書」.
61) ?漢書? 권21上「律曆志」.

62) 許愼撰, 徐鉉增釋, ?說文解字? 권14下.
63) ?釋名? 권1 <釋天>.

 

 

② 을(乙)
을이란 만물이 힘들게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乙者言萬物生軋軋也) ― ?사기?
을에서 힘내어 헤집고 가까스로 자라며(奮軋於乙) ― ?한서?
을은 봄의 초목이 굽고 굽어서 나오는 모양이다. 음기가 아직 강하며 구불구불하게 나오는 것이다. ‘丨(뚫을 곤)’과 같은 뜻이다. 을은 갑 다음이고, 사람 목을 본뜬 것이다.[ (乙)象春艸木冤曲而出. 陰氣尙彊其出乙乙也.與丨同意. 乙承甲象人頸] ― ?설문해자?
을은 꼬불꼬불함이다. 스스로 싹틔워 굽어서 나오는 것이다.(乙軋也自抽軋而出也) ― ?석명?

 

③ 병(丙)
병이란 양도(陽道)가 뚜렷하게 밝은 것을 말한다.(丙者言陽道著明故曰丙) ― ?사기?
병에서 환히 밝고 빛나며(明炳於丙) ― ?한서?
병은 남쪽에 자리하며, 만물이 이뤄지고 밝게 빛나는 것이다. 음기가 처음으로 일어나고 양기가 장차 이지러지는 것이다. 一과 入과 冂을 합친데서 나왔고 一은 양이다. 병은 을 다음이고, 사람 어깨를 본뜬 것이다.[
(丙)位南方萬物成炳然. 陰氣初起陽氣將虧. 从一入冂一者陽也. 丙承乙?史記? 권25 「律書」象人肩] ― ?설문해자?
병은 빛남이다. 만물이 생겨나 빛나고 모두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다.(丙炳也物生炳然皆著見也) ― ?석명?

 

62) 許愼撰, 徐鉉增釋, ?說文解字? 권14下.
63) ?釋名? 권1 <釋天>.

 

 

④ 정(丁)
정이란 만물의 장정(壯丁)을 말한다.(丁者言萬物之丁壯也) ― ?사기?
정에서 성대하며(大盛於丁) ― ?한서?
정은 여름에 만물이 튼실해지는 모양이다. 정은 병 다음이고 사람 심장을 본뜬 것이다.[ (丁)夏時萬物皆丁實象形. 丁承丙象人心] ― ?설문해자?
정은 씩씩함이다. 물체가 다 장성하여 씩씩한 것이다.(丁壯也物體皆丁壯也) ― ?석명?

 

 

⑤ 무(戊)
무에서 풍성하고 무성하며(豊楙於戊) ― ?한서?
무는 가운데이다. 여섯 거북과 다섯 용이 서로 얽히고설킨 모양이다. 무는 정 다음이고, 사람 옆구리를 본뜬 것이다.[ (戊)中宫也. 象六甲五龍相拘絞也. 戊承丁象人脅] ― ?설문해자?
무는 무성함이다. 만물이 다 무성한 것이다.(戊茂也物皆茂盛也) ― ?석명?

 

 

⑥ 기(己)
기에서 다스려 벼리를 잡고(理紀於己) ― ?한서?
기는 가운데이다. 만물이 돌아들어 모이며 굽은 모양이다. 기는 무 다음이고, 사람 배를 본뜬 것이다.[ (己)中宫也. 象萬物辟藏詘形也. 己承戊象人腹] ― ?설문해자?
기는 벼리이다. 모두 정해진 모양이 있으므로 그 바탕을 알 수 있다.(己紀也皆有定形可紀識也) ― ?석명?

 

 

⑦ 경(庚)
경이란 음기가 만물을 여물게(변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庚者言陰氣庚萬物故曰庚) ― ?사기?
경에서 거두어 고치며(斂更於庚) ― ?한서?
경은 서쪽에 자리하며, 가을에 만물이 여물어 단단해지고 열매를 맺는 모양이다. 경은 기 다음이고, 사람 배꼽을 본뜬 것이다.[ (庚)位西方象秋
時萬物庚庚有實也. 庚承己象人臍] ― ?설문해자?
경은 고침이다. 굳센 모양으로 바뀌는 것이다.(庚猶更也庚堅强貌也) ―?석명?

 

 

⑧ 신(辛)
신이란 만물의 매운 맛이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辛者言萬物之辛生故曰辛) ― ?사기?
신에서 모두 새롭게 하고(悉新於辛) ― ?한서?
신은 가을에 만물이 무르익고 금이 단단해지며 맛이 매워지는 것이다.

매운 맛이 심하므로 눈물이 난다. 一에 䇂을 합친 것으로 䇂(허물 건)은 辠(허물 죄)이다. 신은 경 다음이고 사람 허벅지를 본뜬 것이다.[ (辛)秋時萬物成而孰金剛味辛. 辛痛即泣出. 从一从䇂䇂辠也. 辛承庚象人股] ― ?설문해자?
신은 새로움이다. 만물이 비로소 새롭게 되어 두루 거두고 이루는 것이다.(辛新也物初新者皆收成也) ― ?석명?

 

 

⑨ 임(壬)
임은 아이를 밴다는 말이다. 양기가 아래(땅ㆍ생식기)로부터 만물을 낳고 길러냄을 말한다.(壬之爲言妊也言陽氣妊養萬物於下也) ― ?사기?
임에서 아이를 배고(懷妊於壬) ― ?한서?
임은 북쪽에 자리한다. 음이 극성해져서 양이 생겨나므로 역에 이르기를 “용이 들에서 싸운다(龍戰于野)”64)고 했는데 戰은 接[교접]이다. 여자가 임신한 모습을 본뜬 것이며, (子가) 亥다음이므로 壬은 자식[子]이 생겨나는 순서이다. ‘巫’와 같은 뜻이다. 임은 신 다음이고, 사람 종아리(정강이)를 본뜬 것이며 脛(정강이 경)은 몸을 맡기는 것이다.[ (壬)位北方也. 陰極陽生故易曰龍戰于野戰者接也. 象人褢妊之形承亥壬以子生之叙也. 與巫同意. 壬承辛象人脛脛任體也] ― ?설문해자?
임은 임신이다. 음양이 교합하여 만물이 회임하는 것이다. 子에 이르면 싹 트는 것이다.(壬妊也陰陽交物懐妊也至子而萌也) ― ?석명?

 

64) 중지곤(重地坤)괘 상육(上六)의 효사, “上六龍戰于野其血玄黃.”

 

 

⑩ 계(癸)
계는 헤아린다는 말이다. 만물을 헤아릴 수 있음을 말한다.(癸之爲言揆也言萬物可揆度故曰癸) ― ?사기?
계에서 펼쳐 헤아린다.(陳揆於癸) ― ?한서?
계는 겨울에 물과 흙이 평평해지는 것을 미루어 헤아릴 수 있는 것이다.물이 사방으로부터 땅 가운데로 흘러 들어오는 모양을 본뜬 것이다. 계는 임 다음으로, 사람 발을 본뜬 것이다.[ (癸)冬時水土平可揆度也. 象水從四方流入地中之形. 癸承壬象人足] ― ?설문해자?
계는 헤아림이다. 헤아렸다가 낳아서 비로소 나오는 것이다.(癸揆也揆度而生乃出之也) ― ?석명?

 

 

2) 고문헌에 나타난 십이지의 의미

 

① 자(子)
자는 번식한다[滋]는 뜻이다. 자(滋)란 만물이 아래(땅ㆍ생식기)로부터 불어나는 것을 말한다.(子者滋也滋者言萬物滋於下也) ― ?사기?
자에서 싹이 트고(孶萌於子) ― ?한서?
자는 11월에 양기가 동하여 만물이 번식하는 것으로 사람으로서 본떴다.[ (子)十一月陽氣動萬物滋人以爲偁象形] ― ?설문해자?
자는 불어나는 것이니 양기가 처음 싹터서 아래로부터 자라나는 것이다.역(易)에서는 감(坎)괘가 되는데 감은 험하다는 뜻이다.(子孳也陽氣始萌孳生於下也. 於易爲坎坎險也) ― ?석명?

 

 

② 축(丑)
축은 얽어맨다[紐]는 말이다. 양기가 위에 있고 아직 내려오지 않아서 만물이 얽혀 감히 나오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丑者紐也言陽氣在上未降萬物厄紐未敢出也) ― ?사기?
축에서 얽혀 나오고(紐牙於丑) ― ?한서?
축은 묶는다는 뜻이다. 12월에 만물이 동하여 작용하는 것으로 손의 모양을 본떴다. 시에 축을 더하면 역시 손을 드는 때이다.[ (丑)紐也. 十二月萬物動用事象手之形. 時加丑亦舉手時也] ― ?설문해자?
축은 묶는 것이니 한기가 스스로 굽혀서 묶는 것이다. 역에서는 간(艮)괘가 되는데, 간은 그치게 하는 것이니 아직 할 수 없는 때이므로 만물이 생겨나는 것을 살펴서 나아가기를 그만두는 뜻이다.(丑紐也寒氣自屈紐也.於易爲艮艮限也時未可聴物生限止之也) ― ?석명?

 

 

③ 인(寅)
인은 만물이 꿈틀꿈틀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寅言萬物始生螾然也故曰寅) ― ?사기?
인에서 당겨 나오고(引逹於寅) ― ?한서?
인은 종지뼈를 뜻한다. 정월에 양기가 동하면 황천에서 벗어나 위로 나오고자하나 음기가 아직 강하다. 宀가 종지뼈 아래에 이르지 못한 형상이다.[ (寅)髕也. 正月陽氣動去黄泉欲上出陰尙彊. 象宀不達髕寅於下也] ―
?설문해자?
인은 펼치는 것이니 널리 펴서 만물을 낳는 것이다.(寅演也演生物也)― ?석명?

 

 

④ 묘(卯)
묘는 무성하다는 뜻으로 만물이 무성한 것을 말한다.(卯之爲言茂也言萬物茂也) ― ?사기?
묘에서 뚫고 나오고(冒茆於卯) ― ?한서?
묘는 무릅쓴다는 뜻이다. 2월에 만물이 땅을 뚫고 나오는 것으로 문이 열린 형상을 본떴다. 그러므로 2월은 천문(天門)이 된다.[ (卯)冒也. 二月萬物冒地而出象開門之形. 故二月爲天門] ― ?설문해자?
묘는 무릅쓰는 것이니 흙을 뚫고 나오는 것이다. 역에서는 진(震)괘가 되는데 2월에 비로소 우레가 울리는 것이다.(卯冒也載冐土而出也. 於易爲震二月之時雷始震也) ― ?석명?

 

 

⑤ 진(辰)
진은 만물이 움직인다는 뜻이다.(辰者言萬物之蜄也) ― ?사기?
진에서 아름다움을 떨치고(振美於辰) ― ?한서?
진은 떨친다는 뜻이다. 3월에 양기가 동하여 우레와 번개가 치고 백성들이 농사를 짓는 때이다. 만물이 모두 생겨나므로 乙과 匕에서 나왔는데 匕은 가시모양이며 厂은 소리이다. 진은 방성(房星)이고 천시(天時)이다. 二에서 나왔는데 二는 上의 고문(古文)이다.[ (辰)震也. 三月陽氣動靁電振民農時也. 物皆生从乙匕匕象芒達厂聲也. 辰房星天時也. 从二二古文上字]― ?설문해자?
진은 펴는 것이니 만물이 다 펼쳐져서 나오는 것이다.(辰伸也物皆伸舒而出也) ― ?석명?

 

 

⑥ 사(巳)
사는 양기가 이미 쇠진했음을 말한다.(巳者言陽氣之已盡也) ― ?사기?
사에서 매우 성하고(已盛於巳) ― ?한서?
사는 그치는 것이다. 4월에 양기가 이미 나오고 음기가 이미 숨으니 만물을 보고 문장을 이룬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는 뱀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巳)已也. 四月陽氣已出陰氣已藏萬物見成文章. 故巳爲蛇象形] ― ?설문해자?
사는 그치는 것이니 양기가 다 펼쳐지고서 그친 것이다. 역에서는 손(巽)괘가 되는데 손은 흩어지는 것이고 만물이 다 생겨나서 펼쳐지고 흩어지는것이다.(巳已也陽氣畢布已也. 於易爲巽巽散也物皆生布散也) ― ?석명?

 

 

⑦ 오(午)
오는 음양이 교류하는 것을 말한다.(午者陰陽交故曰午) ― ?사기?
오에서 널리 펴지고(咢布於午) ― ?한서?
오는 거스르는 것이다. 5월에 음기가 양을 거슬러 뚫고 나오는 것이다.矢(화살 시)와 같은 의미이다.[ (午)啎也. 五月陰氣午逆陽冒地而出. 此與矢同意] ― ?설문해자?
오는 거스르는 것이니 음기가 아래로부터 올라와 양기와 서로 거스르는 것이다. 역에서는 리(離)괘가 되는데 리는 붙는 것이다. 만물이 다 양기에 붙어서 무성해지는 것이다.(午仵也陰氣從下上與陽相仵逆也. 於易爲離離麗也. 物皆附麗陽氣以茂也) ― ?석명?

 

 

⑧ 미(未)
미는 만물이 모두 성장하여 맛[味]이 더해지는 것을 말한다.(未者言萬物皆成有滋味也) ― ?사기?
미에서 어둑해지며 우거지고(昧薆於未) ― ?한서?
미는 맛이다. 6월에 맛이 잘 드는 것이다. 오행의 목은 未에서 노쇠해지는데 木에 지엽을 더하여 본뜬 글자이다.[ (未)味也. 六月滋味也. 五行木老於未. 象木重枝葉也] ― ?설문해자?
미는 어두워지는 것이니 해가 중천에 있으면 기울어져 어둠으로 향한다.(未昧也日中則昃向幽昧也) ― ?석명?

 

 

⑨ 신(申)
신은 음기가 사물에 작용한다는 뜻이다. 만물을 거듭 해치기 때문에 신이라 한다.(申者言陰用事申賊萬物故曰申) ― ?사기?
신에서 거듭 단단해지고(申堅於申) ― ?한서?
신은 신령함이다. 7월에 음기가 이뤄지면 몸체가 저절로 펴지고 단단해지는 것이다. 臼에서 나왔는데 스스로 가진다는 뜻이다. 관리는 저녁에 정사를 듣고 아침에 정사를 펼치는 것이다.[ (申)神也. 七月陰氣成體自申束. 从臼自持也. 吏以餔時聽事申旦政也] ― ?설문해자?
신은 몸이니 만물이 다 그 몸을 이루어서 각기 단단하도록 하며, 갖추어서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申身也物皆成其身體各申束之使備成也) ― ?석명?

 

 

⑩ 유(酉)
유는 만물이 늙었다는 뜻이다.(酉者萬物之老也故曰酉) ― ?사기?
유에서 오래 무르익고(留孰於酉) ― ?한서?
유는 이루는 것이다. 8월에 기장이 익으면 술을 빚을 수 있다. 고문 酉의 형상이다.[ (酉)就也. 八月黍成可爲酎酒象古文酉之形也] ― ?설문해자?
유는 빼어나는 것이니 빼어나다는 것은 만물이 다 이뤄지는 것이다. 역에서는 태(兌)괘가 되는데 태는 기쁨이다. 만물이 다 갖추므로 모두 기뻐하는 것이다.(酉秀也秀者物皆成也. 於易爲兌兑說也. 物得備足皆喜説也) ― ?석명?

 

 

⑪ 술(戌)
술은 만물이 모두 없어진다는 뜻이다.(戌者言萬物盡滅故曰戌) ― ?사기?
술에서 모두 들어가고(畢入於戍) ― ?한서?
술은 없어지는 것이다. 9월에 양기가 쇠하고 만물이 다 이뤄지면 양기는 땅 속으로 들어간다. 오행의 토는 戊에서 생겨나서 戌에서 왕성하므로 戊에 一을 더한 것이다.[ (戌)滅也. 九月陽氣微萬物畢成陽下入地也. 五行土生於戊盛於戌从戊含一] ― ?설문해자?
술은 구휼하는 것이니 만물이 응당 수렴되어서 구휼하는 것이다. 또한 겉을 벗고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戌恤也物當收斂矜恤之也. 亦言脱也落也) ― ?석명?

 

 

⑫ 해(亥)
해는 막히고 감추어진다는 뜻이다. 양기가 아래(땅)에 감추어지는 까닭에 해라고 하는 것이다.(亥者該也言陽氣藏於下故該也) ― ?사기?

해에서 모두 갈무리된다.(該閡於亥) 그러므로 음양의 시행과 조화이고,만물의 끝과 시작이다.(故陰陽之施化萬物之終始) ― ?한서?
해는 풀뿌리이다. 10월에 미약한 양이 일어나 왕성한 음과 접하는 것이다. 二에서 나왔는데 二는 上의 고문이다. 한 사람은 남자이고 또 한 사람은 여자이다. 乙에서 나왔는데 아이를 품에 안고 기침하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춘추전?에 이르길, “亥는 두 머리와 여섯 몸이 있는 것이다”고 했다.[ (亥)荄也. 十月微陽起接盛陰. 从二二古文上字. 一人男一人女也. 从乙象褢子咳咳之形. 春秋傳曰亥有二首六身] ― ?설문해자?
해는 핵심이다. 만물을 거두어 감추면서 핵심은 그 좋고 나쁨과 참됨과 거짓을 취하는 것이다. 또한 만물이 이뤄져 모두 견실해지는 것을 말한다.(亥核也收藏百物核取其好惡直偽也亦言物成皆堅核也) ― ?석명?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 분석하면, ?설문해자?를 비롯한 고문헌에 나타난 십간ㆍ십이지의 의미는 대부분 자연의 생장수장(生長收藏) 과정65), 음양의 교차 순환, 사람의 신체 일부66) 등에 결부지어 설명되고 있는 반면, 갑골문에 나타난 십간ㆍ십이지의 의미는 대부분 물고기ㆍ새ㆍ벼, 그리고 수렵ㆍ어로ㆍ농경 도구 등을 직접 형상한 것이다. 따라서 갑골문과 고문헌 간에 십간ㆍ십이지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

이런 상황을 미뤄볼 때 고문헌상의 간지는 갑골문 상의 간지와 달리 후대에 이르러 음양오행설로 채색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67)68) 이렇게 음양오행설로 덧씌워진 십간ㆍ십이지가 지금까지 민속신앙ㆍ한의학ㆍ술수학ㆍ기일(紀日)ㆍ기방(紀方)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65) 자연의 변화는 초목(草木)에서 잘 나타나므로 초목을 위주로 자연의 성쇠 순화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66) 간지를 사람의 머리에서 발까지 그리고 인체의 장기(臟器)에 배속한 것은 지금도 한의학에서 통용되고 있다.
67) 관련 자료를 시대별로 일일이 고찰하면서 십간ㆍ십이지에 관한 인식의 형성및 변화과정을 입체적으로 고찰하는 역사적 관점도 필요하나 소논문의 분량 제약상 충족하지 못한 점은 다음 과제로 남겨둔다.
68) 음양오행과 십간ㆍ십이지의 만물 배속 관계를 정리해보면 <표 5>와 같다. 滕德潤, ?神秘的八字: 揭示人生運動軌迹的學識?(北京: 廣西人民出版社, 2004),

 

 

음양오행설은 전국시대 말 추연(鄒衍, B.C.305~B.C.240)에 의해 이론적으로 거의 완전한 형태를 갖추었다. 이후에 한나라 유학자들,특히 동중서(董仲舒, B.C.179~B.C.104)에 의해 추연의 음양오행 사상은 더욱 체계화되며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ㆍ재이설(災異說) 등으로 발전했다. 이로부터 음양오행설은 술수학에 튼튼한 기초를 제공해주는 방대한 사상이 되었다. 진한시대에 음양오행설이 크게 흥행함에 따라 많은 사물에 오행의 의미가 부여되었다. 십간ㆍ십이지도 음양오행 체계 속으로 편입되었다.

특히 전한 때 유안(劉安,B.C.179?~B.C.122)이 학자들을 모아 저술한 ?회남자?에서는 오행에 배속된 간지69)를 다시 음양으로 구분했다.

“간(干)에서 갑(甲)은 강하고 을(乙)은 유약하며, 병(丙)은 강하고 정(丁)은 유약하니, 계(癸)까지 이러하다”70)고 하여, 갑ㆍ병ㆍ무ㆍ경ㆍ임은 양(陽)의 강한 성질을 띠고, 을ㆍ정ㆍ기ㆍ신ㆍ계는 음(陰)의 약한 성질을 띤다는 것이다. 그리고 십이지와 오행의 성쇠(盛衰) 관계도 정했다.71)

 

 

목(木)은 해(亥)에서 나고 묘(卯)에서 성했다가 미(未)에서 죽는데, 해묘미(亥卯未) 모두 목이다.
화(火)는 인(寅)에서 나고 오(午)에서 성했다가 술(戌)에서 죽는데, 인오술(寅午戌) 모두 화이다.
토(土)는 오(午)에서 나고 술(戌)에서 성했다가 인(寅)에서 죽는데, 오술인(午戌寅) 모두 토이다.
금(金)은 사(巳)에서 나고 유(酉)에서 성했다가 축(丑)에서 죽는데, 사유축(巳酉丑) 모두 금이다.
수(水)는 신(申)에서 나고 자(子)에서 성했다가 진(辰)에서 죽는데, 신자진(申子辰) 모두 수이다.72)

 

69) ?淮南子? 권3 「天文訓」, “甲乙寅卯, 木也, 丙丁巳午, 火也, 戊己, 四季土也,庚辛申酉, 金也, 壬癸亥子, 水也.”(갑ㆍ을ㆍ인ㆍ묘는 木이며, 병ㆍ정ㆍ사ㆍ오는 火이며, 무ㆍ기는 사계의 土이며, 경ㆍ신ㆍ신ㆍ유는 金이며, 임ㆍ계ㆍ해ㆍ자는 水이다)
70) ?淮南子? 권3 「天文訓」, “凡日甲剛乙柔, 丙剛丁柔, 以至於癸.”
71) 김만태, 「한국 사주명리의 활용양상과 인식체계」(안동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0), 44면 참조.
72) ?淮南子? 권3 「天文訓」, “木生於亥, 壯於卯, 死於未, 三辰皆木也. 火生於寅,壯於午, 死於戌, 三辰皆火也. 土生於午, 壯於戌, 死於寅, 三辰皆土也. 金生於巳, 壯於酉, 死於丑, 三辰皆金也. 水生於申, 壯於子, 死於辰, 三辰皆水也.”

 

 

"수(水)는 목(木)을 낳고, 목(木)은 화(火)를 낳으며, 화(火)는 토(土)를 낳고, 토(土)는 금(金)을 낳으며, 금(金)은 수(水)를 낳는다. 자(子: 支)의 오행이 모(母: 干)의 오행을 생하는 것을 의(義)라 하며, 모가 자를 생하는 것을 보(保)라 하며, 자와 모가 서로 같은 것을 전(專)이라 하며, 모가 자를 이기는 것을 제(制)라 하며, 자가 모를 이기는 것을 곤(困)이라 한다."73)

 

또한 ‘3. 1) 십간ㆍ십이지의 명칭’에서 살펴본 바처럼 십간을 모(母)에, 십이지를 자(子)에 비유하여 간지의 상생상극 관계로써 의(義)ㆍ보(保)ㆍ전(專)ㆍ제(制)ㆍ곤(困) 등을 정했다. 이렇게 오행의 상생상극 관념과 육십갑자가 결합하면서 십간과 십이지는 더 이상 단순한 부호가 아니라 운명과 사건의 길흉을 읽는 부호로서, 상수화(象數化)ㆍ신비화된 관념과 복잡한 술수적(術數的) 의미를 지니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73) ?淮南子? 권3 「天文訓」, “水生木, 木生火, 火生土, 土生金, 金生水. 子生母曰義, 母生子曰保, 子母相得曰專, 母勝子曰制, 子勝母曰困.”

 

 

6. 십간ㆍ십이지의 고대 한국으로 전래와 정착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십간과 십이지를 날짜를 매기는 기년(紀年)이나 기일(紀日), 방위를 정하는 기방(紀方)의 개념으로 사용했는지 그 경위가 명확하지 않다.74) 그러나 관련 문헌자료나 유물을 통해서 그 양상을 대략 추정할 수는 있다. 문헌자료로는 ?삼국유사?의 ‘거문고 갑을 쏘다[射琴匣]’ 기사에 십이지와 날짜의 연관성에 관한 내용이 등장한다.

 

"제21대 비처왕(毗處王)이 즉위 10년 무진(488년)에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했다. 이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사람처럼 말을 했다.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살피시오.” 왕이 기병에게 명하여 뒤따르게 했다.
(…) 이때 한 노인이 연못 속에서 나와 글을 올리니 겉봉에 이렇게 씌어 있었다. “이를 뜯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뜯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것이다.” (…) 일관(日官)이 아뢰었다. “두 사람이란 서민이요, 한 사람이란 왕입니다.” 왕이 그 말을 옳게 여겨 뜯어보니 “거문고 갑[琴匣]을 쏘라”고 씌어 있었다. 왕이 궁궐로 돌아와 거문고 갑을 쏘니, 그 속에는 내전에서 분향수도(焚香修道)하던 중[僧]과 비빈이 몰래 간통하고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사형을 당했다. 이때부터 나라 풍속에 해마다 정월 상해(上亥)·상자(上子)·상오(上午)일에는 모든 일에 조심하여 함부로 움직이지도 않았고 15일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으로 제사
지냈는데 지금까지도 이를 행하고 있다.(…) (노인이 나와 글을 바친) 그 연못의 이름을 서출지(書出池)라 한다."75)

 

이 기사를 통해볼 때 5세기경 신라에서는 이미 십이지가 기일에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과 정월에 처음 맞이하는 돼지날(上亥日)ㆍ쥐날(上子日)ㆍ말날(上午日) 등을 매사 조심하고 근신하는 날로 정해 지내는 풍속이 있었음을 잘 알 수 있다.

 

74) 중국에서도 12생초가 어느 시기에 어떤 경위로 형성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많은 이견이 있다. 중국 호북성 운몽현 수호지의 11호 진나라 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죽간(竹簡)에서 12생초를 기록한 ?일서(日書)?가 발견되었다.?일서?는 도적(盜賊)의 모습과 체형의 특징을 설명한 일종의 점술책이다. 죽간의 연대는 선진(先秦)시대로 판정되어 현재로서는 ?일서?가 12생초에 관한 가장 이른 기록이 된다.

75) ?三國遺事? 권1 「紀異」1 射琴匣, “第二十一, 毗處王[一作炤知王], 卽位十年戊辰, 幸於天泉亭. 時有烏與鼠來鳴, 鼠作人語云, 此烏去處尋之. 王命騎士追之, (…) 時有老翁, 自池中出奉書, 外面題云, 開見二人死, 不開一人死. (…)日官奏云, 二人者庶民也, 一人者王也. 王然之開見, 書中云, 射琴匣. 王入宮,見琴匣射之, 乃內殿焚修僧, 與宮主潛通而所奸也. 二人伏誅. 自爾國俗, 每正月上亥上子上午等日, 忌愼百事, 不敢動作, 以十五日爲烏忌之日, 以飯祭之, 至今行之. (…) 命其池曰書出池.”

 

 

신라 서봉총 출토 은합우(銀合杅, 391년)의 ‘태세재묘삼월(太歲在卯三月)’, ‘태세재신삼월(太歲在辛三月)’이란 명문(銘文)에서는 ‘卯’,‘辛’ 등의 간지가 보인다. 고구려 강서 덕흥리 고분(408년)의 ‘태세재술신십이월신유삭입오일(太歲在戌申十二月辛酉朔卄五日)’이란 묵서(墨書)에서는 ‘戌’, ‘申’, ‘辛酉’ 등의 간지가 판독된다.

 

백제 무령왕릉 출토 지석(誌石, 525년)의 ‘계묘년오월병술삭칠일임진붕(癸卯年五月丙戌朔七日壬辰崩) 도을사년팔월계유삭십이일갑신안조(到乙巳年八月癸酉朔十二日甲申安厝)’란 명문에서는 ‘癸卯', ‘丙戌', ‘壬辰', ‘乙巳', ‘癸酉', ‘甲申' 등의 간지가 등장한다. 그리고 왕의 지석 뒷면에는 능묘의 방위도(方位圖)로서 천간 8자와 지지 9자가 새겨져 있다. 이 방위도를 재현해보면76) <그림 5>와 같은데 서방(西方)인 ‘신경유신술(申庚酉辛戌)’은 표시되어 있지 않다. 무령왕릉에서 지석과 함께 출토된 청동신수경(靑銅神獸鏡)에는 거울 중앙의 꼭지를 둘러싼 정방형의 공간 안에 12개의 작은 돌기가 솟아 있으며 돌기 사이에 십이지 문자가 새겨져 있다. 이런 유물자료들을 통해볼 때 늦어도 5세기 전반부터는 백제도 이미 간지로써 기년ㆍ기일ㆍ기방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76) 김영욱, 「百濟吏讀에 對하여」, ?口訣硏究? 제11집(구결학회, 2003), 135면 참조.

 

 

열두 띠, 즉 12생초(生肖)는 간지기년(干支紀年)에서 연화(演化)되어 나온 일종의 특수한 동물기년법(動物紀年法)이다. 12생초인 열두띠 문화는 오늘날까지도 한국문화 속에서 면면히 작용하고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며 ‘민간의 종합적 사고형태요 민간철학의 관념세계’77)로 표출되고 있다. 12생초가 어느 시기에 어떤 지역에서 무슨 경위로 형성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지금도 많은 이견이 있다.
중국에서는 호북성(湖北省) 운몽현(雲夢縣) 수호지(睡虎地)의 11호진나라 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죽간(竹簡)에서 12생초를 기록한 ?일서(日書)?가 발견되었다. ?일서?는 도적(盜賊)의 모습과 체형의 특징을 설명한 일종의 점술책이다. 죽간의 연대는 선진(先秦)시대로 판정되어 현재로는 12생초에 관한 가장 이른 기록이 된다.

 

이 12생초가 우리나라에 언제, 어떤 경로로 유래되었는지를 밝히는 것도 관련 자료가 거의 없어 곤란하다. 그러므로 손경수는 조영(造營)유물의 양식사적(樣式史的) 순위로 시대 순위를 추정하여 신라 성덕왕릉(聖德王陵)이 축조된 736년경을 하한선으로 잡았다.78)
성덕왕릉보다 앞서 축조된 진덕왕릉(653년경)이나 김유신묘(673년경)의 분묘호석에 조각된 십이지상은 당시에 조성된 것으로 보지 않고 후대에 개축하면서 조성된 것으로 본다.십이지가 외연을 넓힌 열두 띠 문화는 십이지설과 간지기년의 일단으로서 응용되어 형성된 풍속이므로 십이지설과 간지기년이 먼저 한반도로 유래된 이후에야 비로소 열두 띠 문화가 출현했거나 동시에 같이 유입되었을 것이다.

 

77) 김선풍, 「韓國人의 禁忌語와 禁忌談」, ?語文論集? 제23집(중앙어문학회, 1994),57면.
78) 손경수, 앞의 글, 29~30면.

 

 

7. 맺음말

 

지금까지 ‘십’간ㆍ‘십이’지의 선정 배경, 십간ㆍ십이지의 명칭과 기원, 갑골문과 고문헌 간에 나타난 십간ㆍ십이지의 의미 변화 등을 문헌적ㆍ역사적으로 심층 고찰하고 십간ㆍ십이지의 고대 한국으로의 전래와 정착에 대해서도 문헌과 유물자료를 통해 전반적으로 고찰해보았다. 특히 그 동안 학계에서 논의가 미흡했던, 왜 하필 10과 12를 천간과 지지의 수로 선정했을까하는 문제를 비록 추론이긴 하지만 보다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갑골문과 고문헌간의 자료 비교를 통해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오행의 상생상극 관념과 육십갑자가 결
합하면서 십간과 십이지는 더 이상 단순한 부호가 아니라 길흉을 읽는 부호로서 술수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음도 종합적으로 분석 고찰했다.

 

십간과 십이지가 서로 조합된 육십갑자(六十甲子)는 간지기법(干支紀法)의 간지력(干支曆)을 통해 사람의 생년월일시를 사주팔자(四柱八字)로 치환하고, 각 간지에 음양오행의 상생상극 개념이 결부되면서 ‘사주팔자’라는 사람 운명의 길흉을 읽는 부호로 쓰이고 있다.한국인에게서 사주팔자는 삶의 시작이요 물음이며 끝이다. 생년월일시의 간지로 이루어진 사주 여덟 글자는 그 글자의 의미를 넘어서서 오랫동안 한국인의 기층사상 체계를 이루며 한국인의 삶 속에서 면면히 작용해오고 있다.

 

십간ㆍ십이지의 주요 쓰임새인 사주는 한 사람의 운세를 알아보는 것 외에도 혼인을 하는 경우에 중요하게 쓰인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혼인을 할 때 사주를 적은 종이를 혼인 전에 교환해 보는 풍습이 있다. 혼인할 두 사람의 사주를 따져 보고 비교해 봄으로써 두 사람이 혼인하기에 적합한 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전통사회에서는 이것이 혼인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서 사주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혼인이 깨지기도 하였다.79) 그리고 남녀간 생년 간지의 납음오행(納音五行)의 생극(生剋) 관계로써 궁합이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방법도 쉽고 간편했기 때문에 항간에서 널리 애용되어 왔다.80)

 

“아리랑 고개는 열두 고개”란 전래 노랫말에서도 보듯이 십이지에 기원을 둔 ‘열둘(12)’은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며, 십이지는 열두 띠로도 매겨져 지금까지 궁합ㆍ택일ㆍ운세 등 우리 민속신앙 분야에서 광범위하면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당일 운수가 좋지 않을 경우 사람들이 무심코 흔히 내뱉는 “오늘은 일진(日辰)이 사납다ㆍ나쁘다”는 말도 바로 간지와 관련된 것이다.

 

비록 우리가 만든 문화요소는 아니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일생의례와 민속신앙 등 우리 전통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는 십간과 십이지의 유래와 양상에 대해 한중(韓中)의 문헌과 유물 자료를 통해 면밀히 고찰해보았다. 그냥 단순한 부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날짜ㆍ방위ㆍ색상ㆍ운수ㆍ동물 등과 연계되면서 우리 민속신앙을 읽는 필수 부호로 자리매김한 십간과 십이지에 관한 이 글이 미흡하나마 향후 관련 연구에 기초자료로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한국 민속신앙에 대한 연구가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되는데 일조할 수 있길 기대한다.

 

79) 국립국어연구원, ?우리 문화 길라잡이?(학고재, 2004), 324~325면.
80) 김만태, 「한국 사주명리의 활용양상과 인식체계」, 2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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