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송림(松林)에 감추어진 시비공원(詩碑公園)
송림(松林)에 감추어진 시비공원(詩碑公園)
백두대간이 상주의 청화산(靑華山:970m)에 달려와 문장대,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을 지나 속리산의 최고봉
천왕봉(天王峰:1058m)을 올려놓아 화북의 용유리는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하다.
용유천과 화양천의 두 물이 49번 지방도와 32번 지방도가 만나는 아래쪽에 승무산(僧舞山:588m)과 도장산(道藏山:828m) 사이로
내려가면서 이름만 들어도 시원함을 느끼는 명승(名勝) 쌍용계곡을 이룬다.
이곳에 수백 년의 연륜을 자랑하는 소나무숲 속에 시비공원(화북면 용유1길 20-22)이 있어 지나는 이방인의 발걸음을 잡아둔다.
공원입구의 표지석은 「속리산(俗離山)시비공원(詩碑公園)」으로 새겨져 있으며,
이는 화북면 노인회 분회외 19개 단체가 조성한 것으로서, 뒷면을 보면 이곳에는 “강개(慷慨)의 충절을 담은 애국시(愛國詩),
우복동에 안거(安居)하는 탈속시(脫俗詩), 산천풍경을 찬미한 유람시(遊覽詩)등을 모아 요산요수(樂山樂水)하는
강호제현(江湖諸賢)들의 흥취를 돋우는 공간으로 공원을 조성(造成)한다. 서기2007년 3월” 이라 밝히고 있다.
상주 화북은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곳으로서 조선 십승지중의 하나로 우복동(牛腹洞)이라 불리어졌으며, 예부터 시인묵객(詩人墨客)들의 발길이 잦은 지역으로 알려진 곳이다.
시(詩)라는 것은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感興)과 사상(思想) 따위를 함축적(含蓄的)이고 운율적(韻律的)인 언어로 표시한 글 이라 하는데, 내용에 따라 서정·서사·극시로 나눈다고 한다. 우리는 시를 “읽는 것을 읊다, 쓰는 것을 짓는다고 말한다.
이곳의 자연환경은 말 그대로 한편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가장 흔한 것으로서 서로가 잘 어우러진 바위와 물과 소나무이다. 서쪽 고봉(高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하천에 노니는 물고기의 모습은 아주 편안하고 모든 것을 잊게 만들고 빠져들게 만든다.
최근 조용한 곳을 찾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둥지가 ‘펜션’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여러 곳이 서 있기도 하는데, 지방도 32번 옆 도장산 기슭에 조성된 시비공원에는 40여 편의 시가 시의 내용과 부합되게 잘 다듬어진 돌에 새겨져 있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서 시를 읊어보고 또 읽어보고 하다보면 어느새 나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한 덩어리가 되는데, 이것이야말로 바로 힐링(healing)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대도시와는 여러 가지로 문화적인 혜택이 적은 지방의 산골에 이러한 규모의 시비를 간직한 곳도 별로 흔치않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주변의 명산을 등산한 후 하천에 발도 담그면서 천천히 시에 흠뻑 취해 보는 것도 최고의 피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 편의 시중에서
도창의대장 운강 이강년(都倡義大將 雲崗 李康秊)선생의
옥중시(獄中詩)를 소개하면
成敗何須說(이기고 패함을 어찌 말하랴)
從容始踐言(태연히 처음한 말 실천했을 뿐이로다)
丹心培養驗(충성심 기르기를 체험했으니)
感泣聖朝思(임금님 은혜에 감격하도다)라 적고 있지요.
또한 금포 채주환(錦浦 蔡周煥)선생의
견훤산성(甄萱山城)을 소개하면
古城秋日 白雲去(가을날 옛 성마루 흰 구름 가니)
一世英雄 歲月過(한 세상 영웅들의 간 곳이 어디메뇨)
百濟興亡 千載恨(백제의 흥망성쇠 천년의 한이)
晩山樵笛 數聲歌(늦은 산 초동들의 한 가닥 노래로세) 이다.
주변에 속리산 문장대 일원, 견훤산성, 화북켐핑장, 상오 숲, 금란정, 장각폭포, 상오리칠층석탑, 쌍룡계곡, 심원사, 미타사, 신흥사, 성불사, 원적사등 많은 볼거리가 있어 우리지역의 명소들을 한 번쯤 둘러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