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장군의 아들' 김두한의 묘를 아버지 곁으로 이전하려던 충남 보령시의 계획이 무산됐다.6일 보령시에 따르면 김을동 국회의원이 경기도 양주시 장흥 신세계공원에 안장된 아버지(김두한)의 묘를 보령에 있는 할아버지(김좌진 장군) 묘역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해 충남도에 문화재 현상변경을 신청했다.
만주에 있던 김좌진 장군 묘는 1957년 선산인 보령시 청소면 재정리로 이전되고 나서 1989년 '충남도 기념물 제73호'로 지정돼 시가 관리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묘역은 2만5천344㎡ 규모로 앞쪽에는 5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대형주차장이 만들어져 있다. 시는 현상변경 허가가 나오는대로 장군의 묘와 주차장 사이에 김두한의 묘를 조성하면 그 의미가 배가 돼 관광객 등을 더 많이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문화재 전문가들로 구성된 충남도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김좌진 장군 묘역은 애국지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문화재로 지정했기 때문에 (후손 등) 성격이 다른 인물을 문화재보호구역 내로 옮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보령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아쉽기는 하지만 위원회의 결정사항이라서 따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두한(1918-1972)은 김좌진 장군의 아들로 태어나 일제강점기 말 약관의 나이에 주먹 황제로 군림해 일본의 민족말살정책 거부 등에 앞장섰으며, 해방 후 제3대, 제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