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초
如土
기초는 모심(侍)이다.
기초가 집의 기둥, 벽, 지붕을 받들어 모신다.
집은 기초의 모심에 의해 집으로서 존재한다.
그것은 뿌리가 둥치, 가지, 잎, 꽃을 받들어 모시는 것과 같다.
널리 퍼져 있는 수많은 민초들의 모심으로 나라가 존립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기초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은 기둥, 벽체, 지붕일 뿐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떠받친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보이게 한다.
그것은 땅속의 뿌리가 나무의 둥치, 가지, 잎을 받쳐주는 것과 같다.
우리는 땅위에 보이는 것만을 보고 나무라 하는 경향이 있다.
보이지 않는 뿌리를 간과한 반쪽의 판단이다.
뿌리 없는 나무를 상상할 수 있는가?
보이지 않는 뿌리가 보이는 가지와 잎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
우리들의 삶도 이러하다.
이름 없는 수많은 무지랭이들이 사람의 세상을 지탱해 준다.
그들의 보이지 않는 삶의 헌신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우주의 이치가 이러하다.
수많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것을 존재하게 한다.
그러나 이 세태는 어떠한가?
보이는 것만을 중요시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무시하는 세상이 아닌가?
지금 우리들 허영의 삶은 기초 없이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기초는 돌보지 않고 보이는 외면의 모양에만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얼짱, 몸짱이 다 이러한 현상들이다.
기초는 아래에 있다.
기초위에 기둥, 벽체, 지붕이 서 있다.
아래에 있는 것이 위에 있는 것을 존재하게 한다.
뿌리가 잎을 먹여 살린다.
고객이 사장을 먹여 살리며, 학생이 선생을 먹여 살리며, 죄인이 판, 검사를 먹여 살리며, 환자가 의사를 먹여 살리며, 백성이 임금을 먹여 살린다.
낮은 자가 높은 자를 먹여 살린다.
그렇다면 진정 높은 자, 귀한 자, 받들어야 할 자는 누구인가?
....................................
노자 선생님의 말씀이다.
“강과 바다가 모든 골짜기의 왕인 까닭은 그것들 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도 말씀하신다.
“문을 활짝 열고 아래로 흐르라!(開門流下), 밑바닥 놈들과 어울려 하나 되어야 개인이고 집단이고 오류가 없네!”
흔히 기초가 튼튼해야 집이 튼튼하다고 한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삶의 기초는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기에 食, 住, 醫이다.
우리는 먹지 않고 살 수 없으며, 쉬거나 잠자지 않고 살 수 없으며, 몸을 돌보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생명의 食생활, 住생활, 醫생활의 홀로서기가
건강한 삶, 행복한 삶의 세 가지 근본 토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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