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재배(매실)

[스크랩] 매실주, 매실장아찌, 매실베개 등 만드는 법

장안봉(微山) 2013. 4. 15. 01:08
ⓒ 송진숙
해마다 이맘때면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매실 효소 담기'다.

하동 횡천에 남편 후배가 살고 있어 해마다 매실이 우리집에 올라온다. 일부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팔고, 일부는 매실을 담근다. 매실은 요즘엔 개량종이 나와 크기도 하고 실해 보이나, 후배집에서 보내주는 것은 토종이고 대량재배가 아니고 산에 야생으로 자라는 것이라 외관상으론 훨씬 작다.

매실을 어찌 크기로만 판단을 할 수 있으랴! 크기는 작아도 안에 씨가 작고 수분이 많아서 '즙(효소)'이 훨씬 많이 나온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보자면 매실과 설탕을 1 대 1로 넣어서 30일 내지 45일 정도 그늘 아래 두고 발효를 시키면, 매실 2kg에 페트병(1.5L) 1병 반 정도가 나온다. 중간에 설탕을 저어주어 완전히 녹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배집 매실은 즙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시중에서 사다 담그던 사람들도 부탁을 해서 사가곤 한다. 올해는 생산량이 많은지 1톤을 수확했다고 한다. 우리집에 보내온 것이 520kg이란다.

그 중 아는 사람들에게 연락해 385kg은 소비를 했으나, 나머지 135kg은 남았다. 남편이 집에서 매실을 담그자고 한다. 아, 혈압이 오른다!

▲ 매실 80kg과 설탕 80kg이 들어감. 항아리 바닥에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다.
ⓒ 송진숙
남편은 한술 더 떠, 항아리는 소리네 집에서 빌려서 하자고 한다. 집에 있는 항아리에는 20∼30kg 정도는 담을 수 있겠다. 그래도 남편은 자기가 매실을 씻어서 물을 빼서 담그고, 성골에 있는 80kg은 같이 씻어서 헹구었다. 팔이 닿지 않는 단지를 의자를 놓고 올라가서 헹구고, 물기를 닦아서 매실과 황설탕을 켜켜이 놓으면서 담갔다.

매실의 진가는 여름이다. 몇 년 전에 동네사람들 여럿이서 농사를 지을 때, 한여름에 35∼6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에 400여평에 달하는 고추밭과 옥수수밭을 매고 나면 하늘이 노래지면서 지치고 기력이 떨어진다. 그럴 때 냉수에 매실효소를 넣어 얼음을 띄워 먹었더니 지치지도 않고 더위도 먹지 않고 지낸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매실효소가 기적의 음료처럼 느껴졌다.

매실 열매는 발효가 다 되면 건져서 소주를 부어 매실주로도 담지만, 씨를 발라내고 고추장에 박아 장아찌를 담아서 먹어도 좋다. 씨앗은 깨끗이 말려서 베개 속으로 사용해도 좋다. 지금 매실 베개를 쓰고 있는데 먼지도 나지 않고 가볍고, 특히 땀이 안차서 그만이다.

새콤달콤한 매실 효소에 물을 부어 얼음 동동 띄워 먹으면 좋기야 하지만, 135kg이나 되는 많은 매실을 한꺼번에 직접 담자고 무모하게 일을 벌이는 남편 때문에 돌아가실 지경이다. 결국 3분의 2에서 5분 4 정도는 다 남에게 퍼줄 거면서…. 설탕 값만 해도 18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청주에 계신 어머님과 큰 집, 작은 집 등등 이 집 저 집 나눠주는 것도 좋은 일인 줄 알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장단맞추기 정말 힘들다. 사실 주위에 나눠주면 다들 감사하고 좋아한다.

한 번은 술을 별로 안하시는 어머님이 매실주를 더 달라고 하시기에 어디에 쓰시느냐고 했더니, 노인정에 갖다 드리니까 무척 좋아하신다고 더 갖다드리려고 하신다는 것이었다. 매실을 건져내고 나면 소주만 해도 3.6L짜리 통소주를 몇 병을 부어대는지 모른다. 소주 값도 장난이 아니다. 매실주도 집에서 다 처리를 하지 못하니 남편은 여기저기 돌려 인심쓰고 있다.

좋은 일도 좋지만…, 남편의 전생은 도대체 뭐였기에 이렇게 퍼주는 것을 좋아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여보 이제 우리 분수 것 삽시다. 매실 효소 좀 줄여서 담으면 안되겠습니까?"

[매실효소 및 매실주 담그는 법]

1) 준비물 : 매실과 설탕 동량, 깨끗한 유리병 또는 옹기 항아리

2) 담는법
ㄱ. 매실을 깨끗하게 씻어서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ㄴ. 유리병이나 항아리에 매실과 설탕을 차례로 켜켜이 얹는다. 설탕은 좀 여유있게 남겨서 마지막 매실을 넣은 다음 매실이 안 보일 정도로 설탕을 뿌린다.
ㄷ. 유리병은 뚜껑을 꼭 닫아 공기가 통하지 않게 해서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놓아둔다.
ㄹ. 20∼30일쯤 지나 뚜껑을 열어 보아서 설탕이 다 녹지 않고 바닥에 쌓여 있으면 잘 저어서 설탕이 완전히 녹게 한다.
ㅁ. 45∼50일 지나 매실이 쪼글쪼글해지면 매실을 건져서 효소는 다른 병에 옮기고, 건진 매실은 유리병에 넣고 매실 2kg에 23도 소주(30도짜리 부으면 독해서 못먹음) 1.8L짜리 1병 부으면 매실소주가 된다. 소주를 넣고 90일 후에 먹으면 아주 맛있게 익는다.

▲ 매실 효소 : 그늘진 곳에 두고 '효소 : 물 = 1 : 5∼6 정도'의 비율로 맞춰 얼음 몇 조각을 띄우면 훌륭한 음료수가 된다.

▲ 매실장아찌 : 매실을 건져서 씨를 발라낸 다음 고추장에 박아서 간이 배면 먹으면 된다.

▲ 매실 씨앗 베개 : 매실주를 담근 다음 건져서, 혹은 효소에서 바로 건져서 삶든지 아니면 며칠 담가서 씨만 발라내, 씨를 말려서 베개 속으로 이용하면 된다. (오마이뉴스)
출처 : 다락골사랑
글쓴이 : 다락골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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