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鶴洞(청학동)
남명 조식(曺植)
獨鶴穿雲歸上界(독학천운귀상계)
한 마리 학은 구름으로 솟구쳐 하늘로 올아 갔고.
一溪流玉走人間(일계루옥주인간)
구슬처럼 흐르는 한 가닥 시내는 인간 세상으로 흐르네.
從知無累翻爲累(종지무루번위루)
누 없는 것이 도리어 누가 된다는 것을 알고서,
心地山河語不看(심지산하어불간)
산하를 마음으로 느끼고는 보지 않았다고 말하네,
작자 : 南冥 曺植(남명 조식)
연대 : 조선 중기
형식 : 한시, 7언 절구
주제 : 남명(南冥)이 산유(山遊)하며 靑鶴洞을 묘사한 詩
출처 : 南冥集
남명이 지리산을 유람하다가 靑鶴洞의 경치를 보고 읊은 것이다
청학동의 맑은 물이 인간세상으로 흘러간 탓에 만 기밀이 누설되어사람이그 물줄기를 따라
청학동을 찾아오게 되었고,속인의 발길이 들어서자 靑鶴은 떠나고 말았다.
누가 없는 맑음이 도리어 누가 되어 청학동은 속인에 발길에 의해 오염되고 말았듯이
深地(심지) 본연의 티 없는 맑음도자칫 외물에 의해 오염되기 쉽다.
따라서 深地(심지)의 산하는 절대로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단단히 지켜야겠다는 것이다.
이해와 감상
남명(南冥) 조식(曺植)선생(先生) 일행이 산유(山遊)한
靑鶴洞을 등반(登攀) 할 때의 풍경을 보기로 한다.
<두류록(頭流錄)에 이르기를>
<右釋(우석)은 허리에 찬 북을 두드리고 천수(千守)는 긴 횡적(橫笛)을 불고.
두 기생이 이들을 따라 가면서 전대(前隊)를 이루었다.
나머지 여러 사람들은혹은 앞서거니 뒷서 거니 하면서
물고기를 꼬챙이에 꿴 것처럼줄지어 전진하면서 중대(中隊)를 형성하였다.
강국년(姜國年)과 요리사와 종으로 음식을 운반하는 사람들
수십 명이 후대(後隊)가 되였다. 그리고 중 신욱(愼旭)이 길을 안내했다.
중간에 큰 돌 하나가 있었는데이은경(李彦憬) 홍연(洪淵)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오암 에도 시은형제(枾隱兄弟)라는 글자가 새겨진 것이 있었다.
아마도 바위와 같이 썩지 않는 곳에 영원히 전하려 하는 것이라 하겠다.
대장부의 이름은마치 푸른 하늘의 밝은 해와 같아서 사관(史官)이 책에 記錄(기록)해 두고
넓은 땅 위에 사는 사람들의 입에 새겨 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구구하게 숲 속 잡초더미 사이원숭이와 이리가 사는 곳의 돌에 새겨서
永遠히 썩지 않기를 구하려 하니.
이는 아득히 날아가 버린새의 그림자 만도 못한 것으로
세상 사람들이 훗날 그것이 무슨 새 인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열 걸음에 한번 쉬시고 열 걸음에 아홉 번 돌아 보면서
비로소 불일암(佛日菴)이라는 곳에 도착 하였다.
곧 世上에서 靑鶴洞이라고 이르는 곳에 도착 하였다.
바위로 된 멧 부리가 허공(虛空)에 매 달린 듯내리 뻗어서 굽어 볼 수가 없었다.
동쪽에 높고 가파르게 서서 서로 떠받치듯 찌르면서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것은 향로(香爐)봉(峰)이고
서쪽에 푸른 벼랑을 깍 아 내어 만길 낭떠러지로우뚝 솟아 있는 것은 毗盧峯(비로봉)이었다.
靑鶴 두 세 마리가그 바위틈에 깃들어 살면서
가끔 날아 올라 빙빙 돌다가하늘을 올라갔다 내려오곤 했다.
그 밑에 학연(鶴淵)이 있는데 컴컴하고 어두워서 바닥이 보이지를 않았다.
좌우 상하에 절벽이 고리처럼 둘러서서겹겹으로 쌓인 위에 다시 한 층이 더 있고
문득 도는가 하면 문득 합치기도 하였다.
그 위에는 초목이 무성하게 우거져 온통 뒤덮고 있어
물고기나 새도 또한 다닐 수가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아득하니 도달할 수 없는 곳에서바람과 천둥이 뒤얽혀 서로 싸우니
마치 하늘과 땅이 열리는 듯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상태가 되어
문득 물과 바위를 구별 할 수 없을 정도였다>라 하였다.
世上에서 말하는
신선(神仙)이 사는 초월(超越)의 世界 靑鶴洞은
수많은 桎梏(질곡)이 있는 현실세계와 관련하여
부조리(不條理)로 얼룩진 현실(現實)과 사절하고
자신의 내적 정신적(精神的) 초월만 강조되는
이 신선의 세계는 과연 정당한가에 대하여
南冥先生은 청학동에서 여기에 대한 고민(苦悶)을
<靑鶴洞>이라는 7언 절구에 고스란히 담아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