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권씨는 조선조에서 문과 급제자 359명, 상신 8명, 대제학 3명, 공신 17명을 배출한 명문이다. 권근 선생(1352~1409)은 고려말에서 조선초의 대학자로서 안동권씨 제일의 인물로 꼽힌다. 묘소는 충북 음성군 생극면 방축리에 있으며 그의 둘째아들 권제(權踶)(1387~1445)공과 손자인 권람(權擥)(1416~1465)공의 묘와 함께 같은 혈장(穴場)에 상중하로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권근선생묘소는 본래 경기도 광주에 있었던 것을 조선 세종 22년(1440)에 이곳으로 이장한 것이다. 오늘은 목요반 수강생들과 함께 이곳에서 현장실습을 하게 되어 정기적인 본 답산보다는 시간적으로 여유 있게 돌아 볼 기회가 되었다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니 명당에 저수지가 있고 주산(主山)인 수리산에서 뻗어 내린 용맥이 청룡줄기를 거쳐 와서 다시 기봉(起峰)하여 조산(祖山)을 향하여 개면(開面)하고 이어서 오른쪽을 휘감아 백호를 만들고 멈추었으니 회룡고조(回龍顧組)의 형국이었다. 중명당(中明堂)에서 올려다본 혈성(穴星)과 혈장(穴場)의 모습은 후현무(後玄武)에서 내려온 맥이 곧게 내려오지 않고 굽어 낙맥(落脈)하여 혈장에 이르니 혈장의 상하(上下)축이 중심에서 벗어나 측뇌금성(側腦金星)격으로 낙산(樂山)이 필요할 것 같으나 청룡쪽으로 이어진 용맥이 높게 감싸 두르니 별도의 낙산이 없어도 장풍에 문제가 없겠다. 회룡고조(回龍顧祖)에는 전주작(前朱雀)이 후현무(後玄武)보다 고대(高大)할 수밖에 없으나 회룡고조에서는 크게 꺼리지 않는다. 글에 보면 높은 산이 평강(平岡)으로 내려온 혈이 회룡고조가 되면 조산(朝山)이 모두 나의 조종(祖宗)부모(父母)가 되니 비록 높아도 해(害)가 없고 그 핍박함을 싫어하지 않는다(高山落平岡之穴而爲回龍顧祖之地則前朝之山皆我祖宗父母雖高無害亦不惡基逼迫)하였으며 만약 객산(客山)이 높아 핍박하면 능압(陵壓)하는 근심이 있어 그것을 일러 객산이 주인을 속인다하여 장사할 수 없다. 그러나 고조혈(顧祖穴)은 비록 앞의 조산(朝山)이 높아 핍박함을 두려워하지 않으나 또한 모름지기 그 산이 개면(開面)하고 평정(平正)수려(秀麗)하여야 하며, 거칠어 악하고 기울어지며 지저분하고 추루(醜陋)한 현상과 뾰족하게 쏘고 비주(飛走)하여 파괴되고 바위절벽등의 형상이 없어야 한다(若是客山高迫則有陵壓之患謂之客山欺主不可下也然顧祖穴雖不畏前朝高逼亦須其山開面平正秀麗而無粗惡欹斜臃腫醜陋形狀及尖射飛走破碎巉岩等像則可)고 하였다. 그러나 이곳은 조산 앞에 낮은 안산(案山)이 유정하게 응대하고 일정한 거리를 두었으니 그럴 염려가 없었다. 대개 회룡고조형국에는 조수국(朝水局) 즉 역수국(逆水局)이 보통이나 이곳은 오히려 순수국(順水局) 즉 거수국(去水局)이니 그만큼 노룡(老龍)으로부터 박환(剝換)되어 탈살(脫殺)이 완전하고 혈(穴)을 맺을 수 있는 독립된 어린용(嫩龍)으로 바뀌었다는 증거가 되겠다. 그러나 비록 백호가 역수(逆水)하여 국을 이루었어도 순수국의 결함 즉 초년에 불리하고 재물복이 약함은 면할 수 없겠으나 이곳은 명당에 저수지를 만들어 비보(裨補)하여 부귀면원(富貴綿遠)한다는 거수국(據水局)즉 취수국(聚水局)을 만들었다. 혈장(穴場)에 올라 묵례를 올리고 주변을 살펴보니 앞에는 조산(朝山)아래로 유정한 안산이 낮게 응대하였고 청룡너머로 조산이 중중(重重)으로 환포하여 나성(羅城)을 이룬 것이 보였으며 백호가 역수(逆水)하여 수구(水口)를 관란(關攔)하고 당기(堂氣)를 거두었다. 혈장은 우선(右旋)으로 굽어 있었고 내맥(來脈)과 함께 갈지자(之)처럼 굴곡한 형태였다. 그런데 후룡(後龍)의 내맥(來脈)보다 높게 기정(起頂)을 못하였으며 횡맥(橫脈)에 귀(鬼)가 뚜렷하지 못하였으니 이곳 첫 번째 결함이 되었다. 혈형(穴形)은 유혈(乳穴) 중에 장유(長乳)의 형태였다. 글에 보면 장유(長乳)는 양국(兩掬)의 중간에 드리운 유(乳)가 긴 것으로 선배들은 대부분 장유(長乳)를 삼정(三停)으로 나누어 입혈(立穴)하여 그것을 일러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혈이라 하였다(長乳者兩掬中間垂乳長也~前輩多以長乳分三停立穴謂之天地人三才之穴~)고 하였는데, 이곳도 상중하로 세 곳에 작혈(作穴)하였다. 그러나 정상적인 유혈에는 양국(兩掬)이 있어 양쪽에서 가깝게 감싸주는 혈장사(穴場砂) 즉 인목(印木)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였고 혈장에 개구(開口),개수(開手),개각(開脚)등이 없으니 이곳 두 번째 결함이 되었다. 그러나 유상(乳上)이 광원(光圓)하고 비윤(肥潤)하여 좋았다. 이처럼 유체(乳體)가 굽어있는 것을 옛글에서는 좋지 않게 적고 있다. 글에 보면 대개 유혈은 결로(缺露)회절(回折)을 가장 꺼리므로 반드시 양팔이 있어 호위해야 진결작(眞結作)이 된다. ~또 드리운 유(乳)가 빗겨 굽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일러 가유(假乳)라 한다.~ 유혈이 굽으면 나쁘다. 굽으면 속을 감싸니 정혈이 아니다. ~대개 정중(正中)하면 드리운 유(乳)이고 빗겨 굽으면 이는 산각(山脚)이다~(盖乳穴最忌缺露回折故必有兩臂衛區方爲眞結作耳~又有垂乳而斜曲者謂之假乳~乳穴曲卽非曲是包裹非正穴~盖正中是垂乳斜曲是山脚~)라고 하여 굽은 것을 꺼린다. 그러나 여기서는 굽은 것이 결정적인 흠이 되어 혈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굽었어도 혈마다 각기 원만(圓滿)하고 상하(上下)간에 독립된 공간을 형성하기위한 낙차(落差)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곧은 것 보다는 이런 형태가 나쁘지 않다고 본다. 혈장(穴場)을 뒤로하고 내맥(來脈)을 따라 올라 현무정(玄武頂)에 이르러 보니 좌청룡을 타고 온 용맥은 축방(丑方)에서 올라와 기봉(起峰)하고 분지(分枝)한 인맥(寅脈)은 백호방(白虎方)으로 뻗어내려 갔으며 중출(中出)한 맥은 내려가서 임맥(壬脈)으로 속기(束氣)하고 기복(起伏)한 다음 방향을 돌려 좌출(左出)로 신맥(辛脈)을 타고 내려가다 술맥(戌脈)으로 바뀌어 최총 입혈맥(入穴脈)이 건맥(乾脈)으로 혈장에 도달하여 권근선생의 자리로 들어갔다. 다시 혈장으로 내려와 앞을 보니 백호가 역수(逆水)하여 수구(水口)를 막고 안산(案山)이 금성체(金星體)로 응하여 국(局)을 이루었다. 앞에 펼쳐진 중명당(中明堂)은 전후(前後)에 비하여 좌우(左右)로 다소 좁아보였다. 명당은 둥글어야 하는데 조산(祖山)으로부터 내려온 맥이 청룡으로 들어오는데 청룡 줄기의 형태가 둥글게 지금보다 더 밖으로 벌어져야하는데 일종의 퇴거(堆車)형태로 곡선이 아닌 직선 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명당이 상하에 비하여 좌우로 좁으니 전체적으로 좁아보였다. 옛 말에 혈은 명당을 보며 명당은 초대를 관장하고 화복은 그것을 따라 응한다(~看穴觀明堂 明堂管初代 禍福隨他之應~)하였고 모두 청룡 백호 안의 중명당의 물이 관계가 심히 크고 부귀빈천과 수요궁통 및 화복생사가 모두 그것의 분별에 있다(~總在龍虎內中明堂之水關係甚大 富貴貧賤 壽夭窮通 禍福生死 總在此辨~)고 하였으며 명당이라는 것은 재물창고이며 귀한 바는 평탄하고 깨끗하며 아늑하게 그 가운데에 모인 물이 사철 마르지 않아야 좋고 혈앞에 모여 머물러야 아름답다(明堂者財庫也 所貴平淨窩聚于其中 四時不乾爲吉 停聚穴前爲佳)고 하였고 요컨대 당국은 둥글고 깨끗하며 평탄하고 바르게 있어 움직이지 않아야 아름답다(要堂局員淨 要平正不動爲佳)고 하였다. 혈장을 살펴보니 횡(橫)으로 내려온 맥에는 귀(鬼)와 낙(樂)이 필요한데 뒤에서 받혀주는 탱조사(撑助砂)의 역할을 하는 귀(鬼)가 미약한 형태였다. 그러나 뒤쪽으로 청룡줄기가 높게 환포하여 장풍이 되었기 때문에 별도의 낙산(樂山)은 필요치 않았다. 그러나 양각(兩脚)이 열리지 못하여 아쉬움이 크다. 혈형(穴形)은 유혈(乳穴)인데 그에 필요한 양각(兩脚)이나 양국(兩掬) 즉 양쪽에서 혈을 감싸주는 혈장사(穴場砂)인 인목(印木)이 없이 가운데에 있는 유(乳)만 노출되어 있었다. 옛글에 개구(開口)를 못하면 혈은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혈장이 어느 곳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개구(開口)가 아니면 개수(開手)다~유돌(乳突)은 고단하면 않된다~단지 환포하여 나의 호위가 되어야 한다. 바짝 껴안은 것은 구(口)이고 조금 넓게 껴안은 것은 수(手)이다. 구(口)는 원기(元氣)를 품고 수(手)는 중심을 보호한다(星不開口穴不現 若問穴場何處有 不是開口便開手~乳突不可孤單用~只要環抱爲我護 抱之緊者仍是口 抱之稍寬乃是手 口含元氣手護心)고 하였다. 양국(兩掬)없이 유(乳)만 노출되니 이곳이 혈을 맺을 혈장인지 아니면 오른쪽 백호방을 호위할 하나의 사(砂)에 불과한지 의심이 들었다. 즉 좌선수(左旋水)인 이곳은 청룡쪽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막아줄 혈장 왼쪽의 보사(保砂)가 없이 노태(露胎)되었고 입혈맥과 혈장 상하(上下)축이 꺾이어 입혈맥과 혈장의 굽은 형태가 백호방의 어느 곳을 보호하는 듯한 형태였다. 혈장에서 내려와 백호방을 살펴보니 그곳에는 안숙공(安肅公)권준(權蹲)선생의 비각이 있고 그 뒤로 묘소가 있었다. 의심을 풀기 위하여 다시 혈장에 올라 자세히 살펴보았다. 갈지자(之)처럼 굴곡된 혈장에 있는 상중하(上中下)자리를 다시 검토하였다. 그러나 호종사(護從砂)로 의심되었던 생각은 해소되었다. 왜냐하면 혈처(穴處)마다 독립된 형태를 띠고 내맥(來脈)에 비하여 비원(肥圓) 광윤(光潤)하기 때문에 사(砂)가 아닌 혈장(穴場)이 틀림없었다. 이곳 상중하(上中下) 세 곳의 장단점을 조사하고 비교 분석하여 혈장 점혈법(點穴法)을 연구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였다. 먼저 한 수강생이 말하기를 위에 있는 권근선생자리가 제일 좋다하였다. 왜냐하면 이곳에 처음으로 자리 잡았고 맨 먼저 내맥의 기운을 직접 받았기 때문이라 했다. 이어서 다른 수강생이 말하기를 위의 자리는 너무 위에 있어 뒤가 허(虛)하며 봉분이 뇌두보다 높아 뒤편의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노출되고 귀(鬼)가 약하여 풍취수겁(風吹水刦)의 염려가 있고 너무 올려 써서 투살(鬪殺)을 범하였기 때문에 자기가 볼 때는 가운데의 권제 선생 묘가 제일 좋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뒤의 바람에 영향이 없고 앞에는 비교적 넓은 여기(餘氣)의 순전(脣氈)이 받쳐주었으며 실제로 후손의 발복이 크다고 하였다. 또 한 수강생이 말하기를 가운데 권제 선생 자리는 혈장의 청룡쪽으로 옆 부분이 요함(凹陷)하여 기운이 융결된 형태의 원만(圓滿)함에 위배된다고 하며 아래의 권람선생자리가 제일 좋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위로부터 흘러내린 모든 기운이 이곳에 최종적으로 융결된 듯 풍비원만(豊肥圓滿)하고 풀잎 끝에 이슬이 맺히듯 혹은 유방에는 유두(乳頭)가 아래에 있듯이 맺힌 곳이라 하였다.
수강생들 중에 가운데가 좋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위의 자리를 말하였으며 아래의 자리는 소수였다. 끝으로 나에게 의견을 물어왔다 답변하기를 이곳에서는 혈장의 양쪽 옆 부분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위의 자리는 혈장의 백호쪽으로 경사가 완만하여 뚜렷한 계수(界水) 즉 분(分)이 모호하니 기운이 백호쪽으로 누설되는 형태고, 가운데 자리는 혈장의 청룡쪽으로 요함(凹陷)하고 백호쪽으로는 계수(界水) 즉 상분(上分)이 시작될 무렵으로 모든 기운이 완전히 멈추어 갈무리 되지 못하였으며, 아래의 자리는 양옆이 위의 자리들보다는 낙차 크게 계수(界水)가 분명하여 기운이 설기될 곳이 없으며 하합(下合)되어 여기에 최종적으로 흘러내려 모인 기운이 누설될 염려가 없는 형태라고 하였다. 옛 글에 유(乳)는 반드시 양수(兩手)를 합해야 한다 진유(眞乳)는 반드시 유두(乳頭)에 천혈(扦穴)해야 한다~마치 사람의 유즙(乳汁)은 유두로부터 나오는 것과 같다 조금 위는 공규(孔竅)가 아니다 맥이 오지 않고 기가 흐르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은 유혈을 얻으면 왕왕 위에 천혈(扦穴)하여 진혈(眞穴)을 파서 손상하니 재앙은 있으나 복은 없다(凡乳必合兩手言之 眞乳必扦乳頭~如人物之乳汁從乳頭出 稍上非其孔竅 脈不來氣不注矣 今人得乳往往扦上 掘損眞穴 有禍無福)고 하였다. 나경을 꺼내 보니 수구(水口)는 오방(午方)에 있었고 권근 선생 묘의 좌향은 해좌사향(亥坐巳向)으로 우이승기(右耳乘氣)되었다. 권제 선생과 권람 선생 자리는 임좌병향(壬坐丙向)이었다. 이상과 같이 살펴볼 때 횡입혈맥에 귀(鬼)가 미약하고 유혈(乳穴)에 필요한 선익(蟬翼)이나 양국(兩掬)이 없으며 앞의 중명당(中明堂)이 둥글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대지(大地)는 못되어도 중지(中地)이상인 자리로 생각된다. 이곳 후손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하산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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