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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선시대의 요구르트 ‘타락’/ 광산김씨 예안파 종가

장안봉(微山) 2014. 12. 27. 04:57

  

 

 

 조선시대의 요구르트 ‘타락’/ 광산김씨 예안파 종가

 

'수운잡방'의 산실 광산김씨 예안파 종가

 

 

몇 년 전, 전통음식 관련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에서 조선 초기 안동에 살았던 김유(金綏·1481∼1552)가 쓴 조리서 '수운잡방(需雲雜方)'을 주제로 경북 안동 군자마을에서 촬영을 했다. 수운잡방은 '풍류를 아는 사람들에게 걸맞은 격조 높은 요리를 만드는 방법'이란 뜻. 이 책은 고려 말기∼조선 전기 안동 지방 사림 계층의 식생활을 잘 보여준다.

당시 우리는 수운잡방에 나와 있는 여러 음식을 재현했는데 그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음식이 있었다.

그 이름은 타락. '낙타 타(駝)'에 '진한 유즙 락(酪)'이 합쳐진 말이다.

타락은 돌궐어의 '토라크'(말린 우유라는 뜻)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데(몽골어가 어원이란 설도 있음),

조선 시대에는 우유는 물론이고 그것으로 만든 제품을 통틀어 타락이라 불렀다.

수운잡방에 나오는 타락은 그 조리법이나 생김새가 딱 지금의 요구르트와 닮아 흥미로웠다.

 

광산김씨 종가의 타락 조리과정

(우유에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킨다)

 

책 속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유방이 좋은 암소의 젖을 송아지가 빨게 한 뒤, 우유가 나오기 시작할 때 젖을 씻고 우유를 받는다. 그 양이 많으면 한 사발, 적으면 반 사발 정도 되는데 체로 세 번 걸러 죽을 끓인다. 끓여 익힌 타락(숙타락)을 오지항아리에 담고 본타락(이전에 만들어둔 것)을 조그만 잔으로 하나 분량 섞어 따뜻한 곳에 두고 두껍게 덮어둔다. 밤중에 나무(꼬챙이)로 찔러 보아 누런 물이 솟아 나오면 그릇을 서늘한 곳으로 옮긴다.

만약 본타락이 없으면 좋은 탁주를 한 종지 넣어도 된다. 본타락을 넣을 때 좋은 식초를 조금 넣으면 더욱 좋다.'(수운잡방, 윤숙자 엮음, 질시루)

이 조리법에서 '죽을 끓인다'는 것은 현재의 살균 과정에 해당한다. 본타락이나 탁주(막걸리)를 첨가하는 것은 유산균을 넣기 위해서이다. 본타락은 이미 만들어진 타락이니 당연히 유산균이 들어 있고, 탁주에도 유산균이 많다. 참으로 과학적이지 않은가

 

 

유산균 발효유인 요구르트의 기원은 사실 정확하진 않다. 성경에 요구르트가 나온다는 설도 있고, 지중해 근처 더운 지역에서 처음 먹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요구르트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건 20세기 초반 무렵이다. 러시아의 병리학자 메치니코프가 불가리아인의 장수 비결로 장내 유해 세균 증식을 막는 요구르트의 유산균을 지목한 이후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요구르트가 칼슘 흡수율을 높여주고 장을 깨끗하게 해주는 건강 음식으로 소개되면서 많은 관련 제품이 시판돼 사랑을 받고 있다.

요구르트의 기원과 마찬가지로 타락의 기원 역시 정확하진 않지만 어쨌든 서양에서 들어온 건강식품으로만 생각했던 요구르트를 이미 500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먹고 있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우유에 막걸리를 첨가해 만든 우리 전통 요구르트. 이 타락의 조리법이 계속 이어져 왔더라면, 우리는 지금 서양식 이름인 요구르트 대신 타락이란 말을 쓰고 있지 않을까.

조선시대에는 소의 젖(우유)이 귀했다. 아마도 타락은 일반 백성이 쉽게 접하기 힘든, 특정 계층만의 음식이었을 것이다. 어느 순간 타락의 맥이 끊겼다는 사실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우리 조상의 지혜에 감탄사가 나온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동아일보/정윤화 단국대 교수(식품영양학) 2012.3.10

 

 

수운잡방(需雲雜方)

조선 초기 '김유'가 저술한 요리책. 수운잡방

 

 

수운잡방은 조선 초기 1540년경에 탁청공 김유에 의해 저술된 요리책이다. 현존하는 최초의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보다 100여 년 전에 발간된 고서적이다

제목에서 수운(需雲)은 격조를 지닌 음식문화를 뜻하며, 잡방(雜方)은 여러 가지 방법을 뜻한다. 즉 풍류를 아는 사람들에게 걸맞은 요리를 만드는 방법을 의미한다.

상하권 두 권에 술빚기 등 경상북도 안동 지방의 121가지 음식의 조리법을 담고 있다. 수운잡방은 표지를 비롯하여, 25매의 한자의 필사본으로, 하권은 김유의 후손이 덧붙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책은 조선전기의 식생활을 알려주는 중요한 문서로 평가된다

 

책에 수록된 요리법은 장 담그는 법을 비롯해 우유와 쌀을 끓여 만드는 '타락죽', 솔잎으로 빚은 전통주 '송엽주', 쇠고기로 만드는 국수 '육면', 꿩고기를 넣어 만든 물김치 '치저', 오이김치 '수과저' 등 200여 개에 이른다.

 

이 책을 소장하고 있던 광산 김씨 설월당 종택의 15대 차종손(次宗孫)인 김원동 씨는 소중한 유물인 수운잡방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자 국학진흥원에 기탁을 하였다.

이에 따라 경상북도는 현재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운잡방에 나오는 요리

 고기로 만든 국수 - 육면

 

꿩고기를 넣어 만든 물김치 ‘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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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산이씨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후손들
글쓴이 : 기라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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